그녀의 짜증

 


맑게 개인 하늘.

화창한 날씨의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그녀는 맑은 날씨완 반대로 무척 기분 나쁜 상태였다.

평소에도 간간히 약속을 지키지 않던 그녀의 애인은 오늘도 어김없이 늦고 있다.

벤치위에서 기다리는 것도 한참 시간이 흐른것 같다.



매사에 깐깐한 그녀였지만 애인이 늦는것 정도는 어느정도 이해해 줄 수 있었다.

문제는 여기 저기서 기웃거리는 초록 무리들.



지저분한 몰골에 악취를 풍기며 다가오는 저 똥벌래 무리들을 바라 보는것 만으로도 그녀는 머리가 아파온다.

도대체 저것들은 왜 이세상에 존재해서 이리도 불쾌함을 가져다 줄까?

이 공원의 관리인은 왜 저런것들이 돌아 다니도록 두는 걸까??

짜증 섞인 의문들이 머리를 헝클어 놓는다.




애인이 늦고 있긴 하지만, 이제 곧 도착하겠지.

그때까지만 이 짜증을 참자.

당장이라도 달려가 저 똥벌래들을 발로 차버리고 싶지만, 애인과의 데이트를 위해 가장 마음에 든 원피스를 입고


나왔기 때문에 그녀는 조용히 벤치위에 앉아서 짜증을 참기로 했다.



어느정도 지능이 있는 들실장이라면 섣불리 그녀에게 접근하지 않겠지만, 실장석이라는

무리에는 필수적이라 할만큼 개념없는 분충들이 꼭 존재한다.

그녀의 다가오지 말라는 무언의 눈빛을 무시한체 자실장 한마리가 경계심 없이

벤치로 다가온다.




[고귀한 와타치가 배고픈 테치! 특별히 이몸이

노예로 삼아줄테니 콘페이토를 내놓는 테치!]

머리가 어질거린다. 도데체가 이 분충은 뭘

믿고 이러는 걸까??




대답조차 가치를 느끼지 못해 바라보고 있자.

자실장이 점점 벤치로 다가온다.

태어나서 한번도 씻지 않았는지 악취가 진동한다.

콘페이토를 받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 일까?

자신의 머리통만한 빵콘덩어리를 덜렁덜렁 달고 오는 그 모습은 혐오 그 자체였다.



그녀는 혐오감에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더이상 다가왔다간, 정말로 구토가 올라올것 같았다. 마침 콘페이토 라면 몇알 가지고 있다.


가방에서 콘페이토 한알을 꺼내 멀리 집어던진다.




둥근 동선을 그리며 날라가는 콘페이토를 본 자실장이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른다.


[텟치!!!!!!!!!!]




자실장은 아마 태어나서 가장 필사적으로 콘페이토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꿈에도 그리던 콘페이토를 떨리는 손으로 주어든다.

태교로부터 들어오기만 했던 콘페이토.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실장석의 본능이 이것이 바로 콘페이토라고 말해주고 있다.




빛나는 보석과도 같은 콘페이토를 얻은 자실장의 행복은 불과 3초를 가지 못한다.



벤치위의 그녀를 경계하여 다가가지 못한 들실장 무리였지만, 자실장에겐 거칠것이 없다.

순식간에 자실장을 둘러싼 무리는 약속이라도 한듯, 순식간에 참상을 만들어낸다.




콘페이토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거북이처럼 웅크린 자실장이었지만, 상대는 다수의 친실장.

이윽고 자실장의 팔, 다리가 억지로 뜯겨 나간다.

친실장 5마리의 쟁탈전은 어느 한마리가 간신히 입에 콘페이토를 넣음으로서 끝나게 되었다.




쟁탈전이 끝날 즈음, 자실장은 머리통과 몸통의 절반가량만이 남았을 뿐이다.

콘페이토를 얻지 못한 들실장들은, 더이상의 싸움이 무의미 하다는것을 깨닳고 자실장의 나머지 부분을 적당하게 나눠 갖는다.




지독하게 혐오스러운 장면이었지만, 벤치위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그녀는


아까까지의 짜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유쾌해진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저 한없이 더럽고 저열한 똥벌래들이 겨우 콘페이토 한알에 저런 쇼를 보여주다니.

분충도 분충 나름대로의 쓸모가 있는듯 하다.




입맛을 다시며 자실장으로 배를 채우던 들실장 무리에게로 '톡' 하고 무엇인가가 날아왔다.



또 한알의 콘페이토.

벤치위의 그녀는 손을 들며 웃어준다.



그녀의 미소를 보기나 했을까?

방금전 사이좋게 자실장을 나눠 먹던 들실장 무리들이 다시한번 격전에 들어선다.

정말 문자 그대로의 피와 살이 튀기도록 추접한 싸움을 재개한다.


처음의 싸움에서 두눈뜨고 콘페이토를 놓친 들실장들은 독이 올라


팔이 떨어져 나가도, 다리가 뽑혀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싸움은 어느새 콘페이토 쟁탈전이 아닌 살육전이 된다.

머리가 나쁜 들실장들도, 콘페이토를 뺏는것보다, 라이벌을 무력화 시키는편이 빠르다는것을 깨닳았기 때문이다.


네 마리의 시체위에 간신히 우뚝선 한마리.

당당하게 승리자의 전리품을 취해 보지만, 싸움이 끝나기를 기다린 머리 좋은 난입자에게 간단하게 뺏겨 버린다.

콘페이토를 뺏긴 들실장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것도 아님에도, 극단적인 상실감에

[파킨~!]

해버리고 만다.




두번째의 쟁탈전이 끝나자 많은 수의 들실장이 모여든다.

'싸움에서 이기면 콘페이토를 받을 수 있다'

라는 규칙을 학습해버린 들실장들이 목숨을 건 콘페이토 쟁탈전에 참여 하기위해 모여든 것이다.



벤치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던 그녀는 아까의 불쾌감은 이제 유열이 되어 추한 벌레들의 싸움을 황홀하게 지켜본다.

이미 약속에 늦은 애인따윈 머릿속에서 날아간지 오래다.




모여든 들실장들의 성원에 답하듯이 가방에서 세번째 콘페이토를 꺼내 무리의 한가운데 던져놓는다.

자. 이번엔 대규모 살육전의 시작이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벤치 주변엔 수많은 실장석들의 시체와, 시체와 다를바 없이 숨을 유지한 폐실장들이 적록의 향연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녀는 몇개의 콘페이토를 던졌는지 기억 못한다.



다만 이제 그녀의 가방에 콘페이토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겨우 콘페이토 몇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녀에게 들실장 무리들이 다가온다.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도, 더욱 많아진 들실장 무리에게 빈가방을 보여주며 이제 없다는 제스츄어를 취한다.



워낙 간단한 제스츄어였기 때문일까?

들실장들은 대번에 이해해 버렸다.

그리고 들실장 무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들실장들은 목숨을 건 싸움을 계속하면서도 언잰가 콘페이토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지금까지 싸워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제 없다니!!

평소같으면 그녀를 경계해 다가가지 못한 들실장무리들이었지만, 살육전의 흥분과 분노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수 없게 만들었다.

들실장들의 분노가 하나되어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녀는 그제서야 즐거운 기분에서, 아까의 불쾌감을 기억했다.

그로테스크한 광경에서도 무서울리는 없다.

저 쓰레기같은 생물들이 몇백마리가 덤벼도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자신과 저 벌레들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예쁜 원피스에 저 오물들이 묻는건 절대 사양이다.

그런 까닭에 다시금 짜증이 밀려들어왔다.




그리고 그때, 소란을 듣고도 늦장을 부린 공원 관리인 두명이 드디어 현장에 도착했다.

관리인들은 적록의 범벅이 된 공원 바닥을 보며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분노로 하나되어 그녀에게 다가오던 들실장 무리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도주를 시도하지만,

젊은 관리인이 빠른 속도로 집게를 이용해, 들실장들을 마대자루에 집어 넣는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에게 다가가 콘페이토를 요구하는 들실장들도 여전히 존재했다.

그녀가 다급하게 관리인에게 자신 주변의 실장석들을 처리해달라고 요구한다.

공원 관리를 게을리 해서 이런 불쾌감을 느꼈다는 힐난도 잊지 않고.




늙은 관리인이 그녀의 말을 듣던 벤치로 다가와























그녀를 집게로 집어 마대자루에 넣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 그거 사육실장 아니에요?]

젊은 관리인의 질문에 늙은 관리인이 담배를 입에 물며 대답한다.

[이 친구 역시 짬밥이 부족하구만. 딱 봐도 버린거잔아. 이시간까지 사육 실장을 혼자 둘리가 있나?]

늙은 관리인은 공원에 실장석을 유기한 시민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욕하며 작업을 마무리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대자루에 넣어진 원사육실장은 비명을 지르며 저항해보지만, 소용없었다.

이런 똥벌레들과 고귀한 자신을 같은 취급 해버린 멍청한 관리인에게 욕을 해보지만,

돌아오는 답변대신 마대에 새로 넣어진 들실장들이 그녀의 몸을 짖누른다.



주인을 자신의 애인이라 생각하여 분충성이개화된 그녀는 오늘 아침 공원에 버려졌다.

잠시후 오겠다는 약속을 티끝만한 의심조차 없이 믿었던 그녀는 죽는 순간까지,

관리인의 착각으로 고귀한 자신의 생명이 끊긴다고 생각했다.



주인이 마지막 정으로 가방에 넣어준 콘페이토 몇알로 큰 유열을 느낄수 있었기에

그리 나쁘지 않은 실장생이었다.










댓글 1개: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