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블럭




말이 통하는 생명체












런커 1화





깜짝 선물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어떤 공원의 수풀 속에、실장석 친자가 햇볕을 쬐고 있었다。
친실장은 아무래도 임신한 모양인지、배를 사랑스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데에…와타시는 정말로 행복한 실장인 데스우……」

들실장인 그녀들에게 있어 “자식을 낳는 것”은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적당한 영양과 임신할 타이밍、그리고 출산할 장소가 있으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것은 “기르는 것” 단 하나뿐이었다。
비상식으로 삼기、포식을 당하는 것、분충화……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는 요인은 산더미처럼 존재했다。
군웅할거 상태인 들실장 중에서、착한 자식을 가진다는 건 하나의 신분을 가지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마마、꽃 받으란 테치♪」

「……착한 자를 얻었고、그리고 다시 새로운 자를 얻은 데스。
와타시는 정말로 행복한 데스우…이 배안의 자도 분명 착한 자로 자랄 데스우♪」

온화한 날들은、확실히 친실장에게 태교가 성공할 것임을 예감하게 해주었다。








『뭘……모친임을 만끽하는 거야 이 빌어먹을 멍청아!!』

행복에 젖어있던 친실장에게、갑자기 인간의 발이 덮쳐왔다。

「데에에!? 뭔 짓인 데스우!」

『분충 따위가 주제에 맞지 않게 자식을 기르고 임신을 해? 웃기지 말라?고……』

친실장을 발길질하면서、남자는 욕을 퍼부었다。
그의 표정은 차분하면서도 분노가 담겨있었다。

「마마ー!」

「마마에게 뭐하는 짓인 테치이!」

참을 수 없던 새끼들이 어미를 감쌌다。그러나 그 압도적인 체격의 차이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만……그만둬달라는 데스우! 이 안엔 와타시의 소중한 자가……!」

저항했지만 헛되게도、남자의 발은 집요하게 친실장의 배를 둥글게 짓밟아갔다。








『방금、우리 사육실장이 엉망진창이 돼서 돌아와서 말이야……。  
알겠어? 어어!? 저 녀석의 산책 코스는 이 공원이야!
어차피 너희 같은 놈들이 덮쳤겠지! 분충 놈들이!!
소중하게 키우던 자식이 2마리나 죽었다고……、불쌍하게도。
충격받아서 이제 새끼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됬다고! 의사가 말했단 말이야!』

「데깃…데……데에에!?」

그 말을 친실장이 이해한 것 같진 않았다。남자 자신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말하진 않고서、화를 풀 수는 없었던 것 같았다。
사랑하는 실장석이 심신을 상실한 것에 대한 슬픔을、증오를 말이다……。

『저 녀석은 이후 일생 자식을 기르는 즐거움을 빼았겼다고……、
네 녀석들은 똥 같은 새끼벌레를 슴풍슴풍 낳아대잖아。
뭐야 이건、뭐냐고 이 불합리함은! 부조리하잖아!!
납득할 수 있겠냐?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래、할 마음도 없겠지!』








『그럼 어떻게 해야겠냐?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할 수밖에 없잖아……네 녀석들에게 복수할 수밖에 없잖아!』

남자는 원망스럽게 중얼거리면서、자실장 2마리를 잡아 병 속에 쑤셔 넣었다。

「테ー엥! 꺼내 테치ー!」

「마마ー! 마마아ー! 투명한 벽이 방해인 테치이ー!」

「데데에에! 와타시의 자에게 뭐하는 짓인 데스우! 꺼내달라는 데스우!」

물론 실장석의 힘 정도로 유리병이 깨질린 없었다。
친실장은 울부짖으며 새끼의 앞에서、그저 당황하고 있을 뿐이었다。

남자는 그 옆에서 담담하게 구멍을 파고 있었다。

「뭐、뭘 할려는 속셈인 데스우……?」

『네 녀석에게도 충분히 느끼게 해줄게……자식을 빼앗기는 절망이란 걸 말이야!』








남자는 자신에게 달라붙는 친실장을 무시하고、그 병을 땅에 묻어버렸다。

(마마아아아앗! 마마아아아!!)

(어두운 테치 무서운 테치이! 마마 어디있는 테치이!!)

반향하는 소리와 함께、병 입구에서 가는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

「데에에에아아!! 와타시의 자가 죽어버리는 데스우우!!」

『공기가 들어갈 구멍을 확보해놨으니깐 죽지는 않는다고……그저 병 안은 아주 깜깜할 뿐이야。
네 놈은 고작 굶주림과 어둠속에 빠져 겁먹은 아이를 향해 외칠뿐이구나。
네 녀석이 할 수 있는 건 그게 고작이겠지、자신의 무력함을 영원히 한탄해라……!』

「꺼내 데스! 빨리 꺼내란 말인 데스우! 와타시의 자란 말인 데스우!!
정말로 착한 자들이란 말인 데스우! 이 자들이……와타시가 뭘했다고 그러는 데스우우!」

친실장의 절규를 무시하고、남자는 그곳을 떠났다……。








그 이후、친실장은 지면을 향해 계속 외쳐댔다。

「마마 데스우! 마마는 여기있는 데스우!!」

(테에~엥…테에에에~엥…배고픈 테치이이……)

다른 들실장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친실장은 생활 전체를 어둠속에 갇힌 자신의 자식들에게 쏟았다。

「추추……추운 데스우……그래도、이 자들이 빠져죽는 데스우…!」

친실장은 무거운 몸을 끌고、때로는 몸을 던져 비바람으로부터 병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갈수록 작아지는 자실장의 소리를 훌쩍거리면서、몇 번이고 계속 불러댔다。

「힘내라는 데스、분명 살아날 수 있는 데스! 마마는 쭉 여기 있을 데스우!!」

(…………테에…)

그 장면엔 확실히 “어머니의 사랑”이 보여지고 있었다……。








자실장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무렵、남자는 병 안의 내용물을 꺼냈다。

『우왓、구려……』

깨진 유리병 밑바닥에서 굉장한 악취와、장난 아니게 많은 똥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에 감싸인 것 같은、끔직하게 여윈 자실장 1마리의 시체。
그리고…가늘게 위협을 반복해대는 꾀죄죄한 자실장이 1마리가、모습을 드러냈다。
병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도리는 없었다。그러나、미루어 짐작하건데 일목요연한 점은 존재했다。

「지시이이잇! 지잇!? 쟈아아아아!!」

어둠、그리고 굶주림。그 공포에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상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실장은 완전히 정신병에 걸려、보이는 대로 이상한 소리를 퍼붓고 있었다。

「와타시…와타시의、소중하고、사랑스러운 자들이……데에에……」

변해버린 자신의 자식을 본 친실장은、하염없이 한탄할 뿐이었다。








「쟈아아아아악!!」

친실장이 겁먹은 자식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이었다。
거침없이 이빨을 드러낸 자실장은、어미의 손을 깨물었다。

「데갸아아아아!! 아픈 데스우! 마마에게 뭔 짓인 데스우!!」

「지이잇! 깃!! 쟈아아아아앗!!」

그것은 공포에서 오는 반사행동은 아니었다。이 녀석은 “명확히” 어미를 적시하고 있던 것이다。

「마마 데스우!! 와타시는 마마 데스우!! 제정신으로 돌아오라는 데스우!!」

「마쟈아아아!! 갸아아아앗!!」

『노렸던 대로 결과가 나왔군……큭큭큭』

싸우는 어미와 자식을 내려다보며、남자는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혼란 상태에서의 일정한 자극은、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상황” 그 차제의 상징으로서 의식적으로 주입된다。
이는 심리학의 개념인 「조건화」를 응용한 것이었다。

(마마 데스우~…마마는 여기있는 데스우~)

「마마아! 도와 테치이!!」

(힘내는 데스우~……분명 살아날 수 있는 데스우~……)

「마마아! 마마앗!! 마마아아아아!!」

몇 시간이고 끊임없이 계속 암흑 속에서 들려오는 어미의 소리。
그것은 점차 희망의 상징에서 고통 그 자체로 변질되었을 것이다。
그 자실장에게 있어、이미 어미의 목소리는 안식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굶주림과 어둠을 가져다주는 공포의 상징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남자는 거래하려는 악마처럼、엷은 웃음을 지으며 친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자 어쩔 거냐、그 분충을 상처투성이가 되면서까지 기를 거냐?』

「데에……」

『그렇지 않으면、뱃속의 “착한 자식”의 영양으로 만들거냐?』

「데……데에에……!!」

그 순간…친실장은 외치는 동시에、자실장의 배에 이빨을 쑤셔넣었다。

「지갸아아아아아아!! 갸아아아악!!」

「이럴 수밖에 없는 데스! 마마를……용서해달라는 데스!!」

어미의 결단은、빨랐다。








「마、마……?」

그 때、배 부분을 물어 뜯겨진 자실장이 떨리는 손으로 어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죽음이란 극한상태가 일시적으로 이성을 되찾게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눈은 이미 공포와 적의로 물들어 있지 않았고、어미를 그리워하는 눈이 되어있었다。

「마마…배 아픈 테츄……어째서인 테츄…?」

「데에!? 마、말도 안 되는 데스! 와타시는 네、네게……심한 짓을…」

「마마아…외로웠던 테츄…무서웠던 테츄우……」

「요、용서해달라는 데스우! 와타시를、용서해……」

「그래도、이제 안심한 테츄。마마의、품에 안겨진 테츄……」

「그런 데스! 마마의 품은 안심할 수 있는 데스! 그러니까……!」

「마、마……정말 좋은…테츄……」

그 말을 마지막으로、자실장이 움직이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었다……。








「어째서 이런…태……? 태어……데…………에!」

뿌지지지지직!! 부루루루루룩!

친실장의 음부에서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죽을 때 제정신을 차린 자실장을 보고 어미의 마음은 심각히 상처 받았다。
자식을 먹은 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그녀의 출산을 과도하게 앞당겨지고 말았던 것이다。

「와타……자? 태어、나……데에?」

그러나 친실장의 발밑에 태어난 것은、사랑 받은 자신의 새끼가 아니었다…。

「데……?」

불쾌한 냄새를 퍼뜨리는、하나의 똥이었다。








『앗하하하하! 익숙하지도 않으면서 임신할 때 자기 자식을 먹는 바보가 어디있냐!』

박장대소한 남자를 개의치 않게 여기며、친실장은 자신의 자식이 될 뻔한 “그것”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것이 틀림없는 “똥”임에도、친실장은 웃지도 않고 소리내지도 않았다。
친실장이 끌어안은 “똥”은、그 손에서 허무히 우수수…부서져갔다。

「와……와타시의 자가……똥이……」

『그 말대로다! 병을 지키는 일 때문에 상당히 배가 줄어든 것 같구나!
네 놈은 자식을 먹은 탓에 네 놈의 배안에 있는 분충까지 「먹이」라고 인식해 버린거다!
네 녀석이 애정을 쏟으며 기른 뱃속의 자식은、경사스럽게 또・오・옹이 되버린 거라고!
말 그대로 똥 벌레 그 자체가 탄생한 거라고、꺄~앗하하하하하아!!』

남자는 한바탕 웃은 뒤、만족스럽게 돌아갔다。
그는 이제 여기에 오지 않을까、아니면 학대파로서 각성하고 말 것일까。
그것은、똥을 끌어안으며 한탄하는 어미에겐……알 길이 없는 것이었다。








친실장의 머릿속에서、주마등처럼 태교에 힘쓴 나날이 떠올랐다 사라져갔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새 가족、여동생의 탄생을 고대하던 상냥한 자식들。
그것들이 전부 무자비하게 사라졌던 것이다。

「이제、모두 끝나버린 데……데에?」

그 때、기적이 일어났다。

「마마…? 마마 테치…?」

흘러내려가는 똥 속에서、간신히 살아남은 자실장이 얼굴을 드러냈다。

「데에에…이걸……기적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하는 데스……!
돌아온 데스! 모든 걸 빼앗긴、와타시에게 자가 돌아온 데스!!」

어미는 가는 소리로 우는 자신의 새끼의 앞에、끝없이 기뻐하며…울어댔다。
그것은 언젠가 흘릴 예정이었던 출산으로 인한 기쁨의 눈물。
그 눈물은 자신의 자식이 행복한 미래를 누리길 비는、가장 순수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까부터 씨끄러운 분충 데스우! 뭐인 데스、그 맛있어보이는 건。
고귀한 와타시에게 걸맞는 간식인 뎃스우♪ 먹어주겠는 데스!」

「데갸아아아아!! 와타시의 자에게 뭔 짓인 데갸아아!!」

「똥한테 뭔 말을 하는 데스 너는……데에? 자충이 들어간 똥인 데스?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감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데스우♪」

「짓…!」

「데아아아아앙!! 와타시가 뭘했다고 이러는 뎃스아아아앗!!!!」

「마마ー! 와타치타치(우리들)도 맛있는 똥 먹고 싶은 텟치이!」

「안 되는 데스、아까 뺏은 예쁜 양복이 더러워지는 데스。
이건 마마에게 양보하라는 데스、그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란 것인 데스우…♪」

「테에에…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란 건 어려운 테치이……」







여름은 이제 시작일 뿐



여름 방학 오후.

농구부 연습에 나가기 전에, 세라복 차림의 중학교 2학년 누나가 초등학교 6학년인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너, 실장석 어떡할거니?"
"엣?"


에어컨 바람 시원한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 휴대 게임기에 빠져 있던 동생은 돌아보지도 않고,

"누나가 먹이 좀 줘"
"싫어. 너의 실장석이지?"
"누나한테 팔께. 산 것과 같은 3백엔으로."
"누가 산대? 거저 줘도 필요 없어!"

동생이 키우는 새끼 실장은 방학 전 현지의 축제에서 산 것 이다. 방학 자유 연구로 관찰일기를 쓰고자 했는데 숙제는 국어와 산수 뿐이었다.
중학교 시험을 준비하는 동급생의 부모가 학교 측에 심심풀이밖에 안되는 자유 연구를 숙제로 내놓지 말라고 항의한 결과다.
기르기 시작한 다음 날부터 먹이만 준 채 방치하는 등 제대로 키우는 기색이 전무하던 동생은, 그것으로 완전히 흥미를 잃어버렸다.

새끼 실장은 낡은 수조 (작년에 동생이 사슴벌레를 기르던 것)에 담겨져 발코니 구석에 팽개쳐 졌다.
그늘인 것은 다행이지만, 한여름의 낮 기온은 상당히 올라간다. 게다가 먹이도 물주기도 잊어버리기 일쑤. 놀아 주기는커녕 눈길을 돌리지도 않는다. 새끼 실장에게는 학대에 가까운 취급이다.

이쪽을 보려고도 않는 동생에게 화가 난 누이는 말했다.

"버려! 베란다에서 냄새 나고 있으니까!"
"내 실장석이야. 함부로 버리지 마!"
"그럼 잘 보살펴. 똥을 청소하고 목욕도 시켜!"
"누나가 보살펴 줘, 공짜로 줄께."
"그러니까 필요 없다는 거지, 이제! 정말 버린다!"
"누나에게 주었으니 마음대로 해!"
"..."

누이는 부루퉁해 거실의 문을 닫았다.
나가는 길에 실장석을 버려야지. 등하교 길 중간에 공원이 있다. 동생과 같이 쓰는 공부방에 가서 베란다쪽 유리문을 여니 밖의 열기가 몰려 든다. 그것에 섞인 불쾌한 실장 냄새. 누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베란다 한 구석에 눈길을 돌린다.

"테에에에에에……"







값싼 플라스틱 수조 안, 그 구석에 무릎을 안고 앉아 있는 꾀죄죄한 새끼 실장. 수조의 반대편 구석엔 마른 똥더미가 쌓여 있다.
새끼 실장은 인간 소녀가 자신에게 눈을 돌리고 있음을 깨닫고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그리고 양손을 올리고 열심히 호소한다.

"테히이, 테히이이이……"
(주인님, 집에 넣어 주는 테치. 와타치는 길러실장인 테치이……)

링갈도 없고, 휴대폰 링갈앱을 기동하는 기색도 없이 누나는 혀를 찬다.

"정말, 더럽고 징그러워. 실장석은."
"테히이이이, 테에에에에에……"
(더러운 건 죄송한 테치. 욕조에 넣어 주시느 테칫……)

누이는 일단 주방에 가서 45L 사이즈 봉투를 찾았다. 베란다에 돌아와서 새끼 실장 째 수조를 봉투에 넣으며, 악취에 얼굴을 돌리고 입구를 묶었다.

"정말 냄새가 최악이야!"
"테에엣? 테치이이이? 테치이이이...?"
(이것은 쓰레기 봉지 테칫? 와타치는 쓰레기가 아닌 테치!)

누이는 한 팔로 봉투를 최대한 몸에서 떼어놓고 들고, 다른 한 팔로 학교 지정의 스포츠 백을 들고 집을 나섰다. 플라스틱의 수조는 새끼 실장을 넣어도 별로 무겁지는 않지만, 몸에서 조금이라도 떨어뜨리려 하면 팔이 아파.

"정말 귀찮아, 정말 최악……"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엥..."
(버린 실장은 싫은 테치이, 주인님 용서하시는 테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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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실장은 연일 포장마차에서 "훈육완료" 라며 팔리고 있다. 실제로는 그 훈육이란게 실장 생산 공장에서 태교로 치러진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애완용 실장석으로서 이 새끼 실장의 실제 등급은 "선별완료." 분충, 바보를 배제하는 최소한의 선별을 출하단계에서 마쳤을 뿐.

이 새끼 실장은 분충도 바보도 아니지만 지능의 정도는 실장석으로선 극히 평균적이었다. 결국 3백엔에 팔린 개체이다. 애완 동물 가게에서 다루는 정규 "훈육완료" 실장석들과 같은 레벨의 현명함을 갖추고 있을 리가 없다.

아니. 만약 이 새끼 실장이 예외적으로 고급 사육 실장에 필적하는 지성을 갖춘 개체라 해도 처음부터 제대로 키울 생각도 없었던 인간 남매가 그것을 이해할 기회가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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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온 인간 소녀는 나무그늘에 봉투를 놓고 봉투를 풀어 벌리고, 그 순간 피어오르는 실장 냄새에 혀를 찼다. 소녀는 봉투 속, 또 그 안의 수조에 담긴 새끼 실장에게 말한다.

"실장 회수함에 버리지 않은 걸 고맙다고 생각해."

"테에에에엣? 테에에에엣...?"
(기다리는 테치, 와타치는 좋은 자인 테치! 나쁜 자가 아닌 테칫...)

"너 며칠 밥빼기해도 괜찮았으니, 공원에서도 잘 살 수 있을거야. 그럼 안녕."

소녀는 봉지 위로 수조를 잡고 그것을 지면을 향해 뒤집었다.

"테벳!?"

하고 먼지 덩어리와 새끼 실장이 땅에 떨어졌다.
새끼 실장은 얼굴을 땅에 박고 엎드린 채 벌렁거리며 경련한다.

소녀는 그것을 감동 없이 바라보더니, 수조를 넣은 채 쓰레기 봉투의 입을 묶었다. 그대로 공원 밖의 쓰레기장에 두고 갈 생각이다.
내일은 불연 쓰레기의 날이다. 쓰레기를 내려면 좀 이르지만, 공원에 버리고 가는 것보다 좋다.

"테에에에, 테지이이이..."
(아파 아파 테치이, 나쁜 테칫, 학대인 테치이...)

줄줄 피눈물을 흘리며 얼굴을 들었던 새끼 실장은 멀어져 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테쟈아아아앗?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엥...!"
(기다리는 테칫! 집에 데리고 가는 테치이...테에에에엥...!)

서둘러 소녀를 쫓아가지만 새끼 실장의 발걸음으로는 어림도 없다. 결국 자갈에 걸려 새끼 실장은 다시 얼굴을 땅바닥에 부딪쳤다. 바로 얼굴을 들었지만 이제 인간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새끼 실장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울 뿐이었다.

"테에에에, 테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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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포장마차에서 팔리는 실장석. 수백엔에 사고 팔리는 그 생명.

과연 이 여름. 그들 중 몇마리가 사육 포기돼 굶주림과 더위에 시달리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을까?

여름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