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의 시골 실장



TV에서 논에 빠진 실장석 얘기를 하고 있다.
물부족으로 갈증이 난 실장석이 논에 다가갔다가 그대로 빠져서 나올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부드러운 흙에 허리까지 몸이 빠지면 다시는 올라올 수 없다.
진흙에 속수무책 빠져 들어가는 친실장을, 자실장들이 둘러 싸고 울고 있다.
생각컨대, 시청자들의 상당수는 구해 주어야 된다고 생각할 것이 틀림 없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시골에서는, 저것이 실장석이라고 하는 생물이 살아가는 자연스런 모습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몸에 익은 실장석과의 거리감은, 어른이 되어도 결국 그대로다.

*****************************************************************

내 초등학교 시절의 집은 시골에 있었다.
시골이라고 해도 신흥 주택지와 전원, 잡목림이 섞여 있는 어중간한 시골이었다.
도시 같이 아이들이 놀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산과 강이 놀이터가 되었다.
칼싸움, 숨바꼭질, 자연탐구 ... 그렇게 놀고 있으면, 반드시 실장석들과 엮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들이 시골실장이라고 불리는 것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동생과 도토리를 줍다가 처음 실장석을 만났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이다.
주택지에서 숲으로 가는 갈림길에, 큰 모밀잣밤나무가 있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통하던 이름은 "시의 나무". 도토리는 이상한 매력이 있어서, 특별히 무엇에 쓰지 않더라도, 예쁘고 깨끗한 것들은 주워 챙기게 된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거기서 도토리를 줍는 것이 근처 아이들의 일과였다.

저녁이라고 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실장석은 한참 전부터 거기에 있었던 듯, 도토리를 닥치는대로 모아 작은 산을 만들고 있었다. 일단 모아둔 후 나누어서 둥지에 들고 갈 생각이었던지, 상당한 양이었다.
힐끔- 우리 쪽을 보곤 즉시 채집으로 돌아갔다. 우리 쪽이 아이들이라 거리만 두면 괜찮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동생이 물리기라도 하면 큰 일이어서, 나도 실장석으로부터 미묘하게 거리를 두도록 동생을 유도했다.
땅 위에 붙어 기던 2명과 1마리....

"형, 좋은 도토리가 별로 없다."

동생이 금간 도토리를 던지면서 투덜거렸다.

"그래, 전부 밟혀 버렸어!"

나도 깨끗한 도토리를 간신히 6개 정도 찾아낸 상황이었다.

"저쪽에 더 있을지도...."

동생은 내가 막을 틈도 없이 나무 반대 쪽 ... 즉 실장석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순간, 녹색 생물이 총에라도 맞은 것처럼 반응했다.

"데갸아아아앗!"

다가온 동생을 향해 실장석이 소리를 지르며 위협을 해댔다.
지금 생각하면, 월동을 위해서 채집한 먹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이다.
그 기백 때문인지, 아니면 갑작스런 큰 소리 때문인지, 어린 동생은 깜짝 놀라서

"우와아아아"

울면서 도망가 버렸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동생이 돌아가는 길은 걱정이 없었지만...

아이라고는 해도 나도 형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었다. 눈앞에서 동생이 괴롭혀 졌다.
바지에 손을 넣어, 도망친 동생을 아주 쫓아버리려는 듯 대변을 던지는 생물은 혼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발밑의 자갈을 가득 움켜 쥐고 실장석에게 던졌다.
비처럼 쏟아지는 작은 돌들에 머리를 감싸는 실장석. 봐 줄 생각은 없었다.

"이거나 먹어라, 먹어라, 먹어라!"
"데에에엣, 데에에에에에엣!!?"

자갈비가 퍼억-퍼억- 실장석의 전신을 두들겼다. 비교적 깔끔했던 앞치마가 모래와 진흙에 마구 더러워졌다.
몸통에, 손발에, 그리고 얼굴에 자갈이 쏟아졌다. 짧은 팔이라 큰 눈을 가릴 수 없어, 눈에 맞을 때마다

"데벳-데벳-"

하고 소리치면서 땅을 굴렀다. 물론 멈추지 않았다. 이 녀석이 동생을 울린 것이다.
전력으로 자갈을 던졌다. 작은 멍 투성이가 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던 실장석은 드디어 피가 흐르기에 이르자

"데에에엥-데에에엥-"

하고 울면서 숲쪽으로 달려 갔다. 아이들의 싸움이다. 울리면 승리니까 뒤쫓을 필요는 없다.
나는 실장석이 모으고 있던 도토리의 작은 산을 그대로 비닐봉투에 넣었다. 동생에게 줄 선물로, 실장석과 싸움에서 승리한 증거로 삼을 생각이었다.
흥분이 식지 않았던 나는 봉투에서 넘친 도토리는 다 발로 밟아 으깬 후, 날이 저물기 전에 귀로에 올랐다.

다음 날, 자전거로 "시의 나무" 아래에 갔을 때, 그 나무 아래에 멍투성이 실장석이 "데브..." 하며 힘없이 웅크리고 있는 것을 봤다.
품에 "테에엥-테에에엥-" 하고 우는 작은 자실장을 안고 있던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별로 신경쓰진 않았다.
나는 깨진 도토리 껍질을 타이어로 으깨며 그 자리를 떠났다.


*****************************************************************************************************************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또래 소년들과 놀게되었다. 주요 놀이터는 논 옆의 용수로였다.
말이 용수로지 사실 수문이있는 작은 강 같은 것으로, 운이 좋으면 잉어의 그림자도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논과 이어진 비탈길을 자전거로 내려 가다보면, 자들을 데리고 나온 실장석을 한둘은 볼 수 있었다.
야산과 물터 사이에 있는 유일한 길. 이곳을 통하지 않으면 물터에 갈 수 없는 실장석들에게 이 포장도로는 악마의 사냥터로 보였을 것이 틀림 없다.
실장석들에게는 불행하게도, 그리고 우리들에게는 운 좋게도, 자실장이 있으면 우리는 한마리씩 낚아채 자전거의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

"데에에에에엣? 테에에에!?"

친실장이 비명을 지르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놀 수 있는 시간은 짧았다.
페달을 빠르게 밟았다.

"테챠! 테챠아아아아아!"

순식간에 멀어지는 친실장을, 바구니안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부르는 자실장들.
그 자실장들이 그날의 놀이 파트너가 되는 거였다.

"그럼, 준비는 끝났나?"

작게 잘린 스티로폼 조각, 나무 젓가락이나 나뭇 가지, 빨대와 야쿠르트의 용기로 만들어진 작은 배들. 그 위에 실린 자실장들이 불안해 하며 주위를 바라본다.

"스타트!"

외치는 소리와 함께, 자실장들이 탑승한 발포 스티로폼 보트들이 강물에 흘러가기 시작한다.
이번 엔트리는 4척. 내가 선택한 자실장이 탄 화이트 드래곤호는 빙글빙글 돌면서 흘러간다.
덧붙이자면, 엔트리 1번 슈퍼 번개호는 주인의 손을 떠난 순간 기울어,

"테베에에에!"

자실장을 물결에 내던지고 자꾸자꾸 가라앉아 간다.
뒤집힌 배는 실격이므로, 이제 남은 것은 3척.
1번 자실장을 구하려 하다간 나머지 3척이 여파로 뒤집힐지도 모르기 때문에 구조는 뒷전이다.
게다가 레이스에 온 신경을 쓰고 있으니 '어푸-어푸-' 하며 익사 직전인 실장석 따위 이미 안중에도 없다.
네사람은 괜찮은 기세로 흘러가는 배들을 쫓아 자전거를 몰아, 30m 정도 앞에서 흰색 보트를 발견했다.

"테에에에에! 테에에에에!"

처음 만났을 때 보다 훨씬 날카로운 소리로 울고 있는 자실장의 보트, 그레이트 캐논호가 물풀에 걸리고 말았다.
키는 커녕 발라스트 조절도 없는 보트를 욕하며, 물풀에 돌을 던지는 친구. 직접 손으로 보트를 만지지만 않는다면 장애물에 걸렸더라도 레이스 복귀는 가능한 게 규칙.
물풀을 흔들 물결을 일으켜 배를 본류로 돌아오게 할 작정이다. 예리한 돌팔매가 자실장의 주위를 강타한다.
"테챠아아아! 테챠아아아아아!"
실장석은 필사적으로 돌을 피하려고 하지만, 좁은 보트위에선 그런게 가능치 않다.

"치벳-"

우연히 얼굴에 맞은 돌에 코피를 쏟으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갈 뿐.
"아, 피해야지! 바보 실장석!"
친구가 자신의 서투른 솜씨를 한탄한다. 모두들 거기에 웃으며 장단을 맞춘다.
그런데, 이곳에서 시간을 지체했지만 레이스는 어떻게 됐을까?
목표지점인 수문까지 가니 깊은 쪽의 흐름 위에서 2개의 스티로폼 조각이 흔들흔들 한다.
"테에엥-테에에엥-!"

화이트 드래곤호 위에서 자실장이 울고 있다.
브레이크 소드호에는 자실장이 없다.
브레이크 소드호는 나무젓가락이나 이쑤시게 등을 손잡이로 쓰라고 여기저기 꽂아 놓아 발디딜 틈도 없던 보트다.
곳곳에 적록의 얼룩이 흩뿌려진 보트의 모습에 우리는
「(아, 도중의 난류에 심하게 흔들렸던 건가?)」하고 막연히 상상의 나래를 폈다.

골인 지점인 수문이 우리의 메인 놀이터다.
수풀에는 상태가 좋은 빈 양동이나 벌레잡기 그물이 숨겨져 있다.
우승한 자실장을 양동이에 넣고, 우리들은 저녁때까지 거기서 놀았다.
물가의 벌레잡기나 수면에 돌튕기기 (그냥 물보라를 일으킬 뿐 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은 단순할 뿐인 행위를 우리는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
해가 지면 돌아갈 시간이다.
놀이가 끝나고 돌아가는 비탈길에 기진한 친실장이 쓰러져 있었다.
일으켜 주니 무서운 기세로 덤벼왔다.
"데뱌아아아앗! 데뱌아아 … 데?"
"자…여기 있어"

우승한 자실장을 돌려 주려고 양동이에서 꺼내보니 그 녀석의 몸에는 아까 잡은 장구애비들이 매달려 체액을 다 빨아먹고 있었다.
숨이 끊어진 자실장을 친실장에 건네주니, 친실장은 흔들흔들 시체를 계속 흔든다.

"데데뎃-데데뎃…데…데에에 …"
"아, 그럼 다신 만나지 말자"

우리들이 서둘러 그 장소를 자전거로 벗어날 때 뒤에서
"데에에에에에에에????????? !!"

친실장의 긴 비명이 들렸다.



고학년이 되면 위험한 놀이들을 더 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것은 물론 칼싸움이다.
컴퓨터 게임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 영웅이나 용사는 항상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우리들도 적당한 구호을 외치면서, 막대기를 휘둘르며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칼싸움에 필요한 것은 물론 막대기이다.
태풍 등이 지나간 뒤에는 딱 맞는 나뭇가지도 발견되지만, 평상시는 좀처럼 좋은 것을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웃집 밭 주위에 박혀 있는 막대기를 실례한 적이 있다.

여름 방학 때 였다.
시골실장에 대한 일반적 오해와는 달리, 농가들은 그다지 실장석의 피해를 입지 않는다.
분명히 밭의 농작물은 실장석의 먹이가 되기 쉽지만, 간단한 조치만 하면 실장석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실장 방어벽' 이다.
밭 주위의 땅을 파고 무릎 깊이의 도랑을 만든다.
그 도랑에 돌출 형상으로, 60cm 정도의 막대기를 틈새 없이 울타리 같이 꽂는다.
밭에 접근한 실장석은 도랑에 들어 간다.
도랑의 바닥에서는 빼곡한 창의 숲이 보이는 셈이다.
그것을 넘어 밭에 침입하는 실장석은 없다.
가로로 비닐이나 끈을 두르면 더욱 완벽 해진다.

나는, 그런 실장방어벽에 빈 틈을 만든 것이다.
들쑤셔 먹혀버린 토마토 앞에서, 나는 엄청나게 혼이 났다.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피해는 적었지만
"일단 야채의 맛을 기억한 실장은 꼭 다시 온다"
라고 옆집 아저씨는 단언했다.
결국 밭에 침입을 시도한 실장석을 내가 붙잡게 되었다.

침입을 허용한 다음날 아침, 라디오 체조를 끝낸 뒤 바로 아저씨의 밭 주위의 방어벽에 갔다.
...... 있었다!
아침 이슬에 젖은 덤불 가장자리에 녹색 두건이 크고 작게 4 개 보였다.
몰래 뒤에서 접근하며 이제 어떻게 잡을까? 하고 고민했다.
그러나, 주위를 경계하고 있던 친실장은 어린아이의 변변치 않은 미행을 알아챈 것 같았다.
"데슷! 데스데슷!"

친실장의 호령에 여러 방향으로 도망쳐 가는 자실장들. 전부 붙잡는 것은 무리였다.
"…어! 에잇!"
가장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자실장을 붙잡아 올렸다.
"테챠아아아아!"
다른 개체들은 놓쳐 버렸다…
어깨가 쳐진 채 옆집 아저씨에게 보고하였다.
"훌륭하다"
옆집 아저씨는 붙잡힌 자실장을 응시하여, 좋은 기분이었다.
바구니에 갇힌 자실장은, 구석에 웅크려 '테치-테치-' 울고 있었다.
"좋아, 지금부터 가족을 통째로 꾀어내야 하니 너도 와라"
"응.. 아저씨, 어떻게 할 건데...."
"다 방법이 있어. 이제 보면 안다. 더러워져도 괜찮은 옷으로 갈아 입고 와!"
밭 옆에 아저씨와 함께 구멍을 팠다.
크기는 직경 1m 반 정도, 깊이는 허리 보다 조금 얕은 정도의 큰 구멍 이었다.
구멍의 바닥에 시든 가지와 오래된 잡지 를 던져 넣고 불을 붙였다.
불길이 안정되자 썩은 나무나 삭은 풀을 던져 불을 더 키웠다.

그 후, 아저씨가 자실장을 나에게 건네 주었다.
"옷을 벗겨"
"…응...알겠어"
"테체…테치-!"

꾀죄죄하고 흙 투성이였던 실장옷은 잡기가 어려웠지만, 두건을 제외하면 바나나 껍질 같이 쉽게 벗겨졌다.
옆집 아저씨가 그 옷을 불길에 던져 넣자 손 안에서 마구 날뛰는 자실장. 피눈물을 흘리며 뭔가 아우성 쳤지만 뭐라는지 알 수 없었다. 당시엔 실장링갈 따위는 없었다.
실장석과의 대화 따윈 아무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아저씨는 담담하게 계속했다.
"머리를 뽑아라"
"응"
"테치이이! 테챠아아아!"
머리를 휘두르며 머리카락을 지키겠다는 듯 구는 자실장. 귀찮아서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교수형에 처해진것 같이 달랑달랑 매달려 떨고 있던 살색의 덩어리도, 앞머리를 뽑으니 얌전해져서, 오른쪽 뒷머리를 잡아 뜯을 땐 "테체-!" 라고 밖엔 외치지 않았다.
완전히 독라가 되고 나선 "테히-테히-" 하고 작게 흐느끼는 정도였고.

"이것을 찔러 넣어라"
"예?...... "

아저씨가 길고 가느다란 쇠막대를 내밀어 왔을 때, 잠깐 망설였다.

"하지만 아저씨, 그러면 이 녀석은 죽을 건데..."
"죽지. 네가 죽이는 거다."
나는 더 충격을 받았다.
왜? 하고 묻는 듯한 시선에 아저씨가 대답했다.
"이 녀석들은 이제 야채 맛을 기억해 버렸다. 놔두면 분명 밭에 다시 돌아올거야. 그러면 손해가 커진다.
그래서 죽이는 거야. 야채에 맛을 들인 탓에 죽는 거지.
네가 그때 막대기를 뽑지 않았다면 이 녀석은 죽지 않아도 되었겠지.
그러니까, 너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해. 녀석을 죽여라."









천천히 설득되도록 아저씨는 말했다.
그 시점에서야, 나는 겨우 내가 무책임한 일을 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쇠막대기를 자실장의 배 아래에 댔다.
탈진해 있던 자실장도, 본능으로 치명적인 위기를 느낀 것인지, 허둥지둥 이쪽을 올려다 보아 왔다.
눈물에 젖은 자실장의 눈동자와, 역시 눈물에 젖은 나의 눈동자가 마주 봤다.

"미안해"
무슨말인지 이해못하겠지만, 자실장은 끝까지 자기 몸을 지키려 했다.
그 최후의 수단이었을까.... 자실장은 황급히 오른손을 뺨에 대고 고개를 갸웃- 했다.
지금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아양 포즈였다.

"테베벳!"
자실장이 뭔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막아 버리듯이, 나는 쇠막대기를 깊숙히 박아 넣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결국 자실장은 죽지 않았다.쇠막대기에 박힌 채로, 빈사이지만 살아 있었던 것이다.
아저씨는 자실장이 박힌 막대기를 모닥불 위에 오도록 고정했다.
"테뱌아아아앗!! 테뱌아아아아!!"
불에 그을리며, 연기에 휩싸이며, 상처가 말려들어가는 고통에 자실장이 절규했다.
노출된 피부가 붉게 물들었다, 갈색으로 타들어 가 눈 깜짝할 순간에 너덜너덜하게 되었다.
탄화된 조직이 오래된 나무 껍질처럼 벗겨져 떨어졌다.
"데스우우우!!"
"테챠아아아아!"
"테치이이이이!"
그런 모습에, 잡목림의 언저리에서, 실장석 가족이 뛰쳐 나왔다.
아까 놓친 실장석 가족의 나머지였다.
뭔가 말하려는 나를 아저씨가 억눌렀다. 같이 수풀뒤에 숨어 실장석들을 응시했다.

모닥불에 화형된 자실장의 비명.
그것을 보고, 결국 참을 수 없게 된 것일까.
마마가, 언니가, 동생이, 가족을 되찾으려 모닥불에 달려 갔다.
시선은 땅 위에 가족에게 고정되어 있었으니 당연히 발밑은 보지 않았고, 움푹 파인 바닥의 화염은 실장석들에겐 시야 밖이었다.
"데샤아아아아아!?"
"테챠아!?"
"치베에에엣!!"
달려 가다 가속도를 억제 못한 채 성체 한 마리와 자실장 두 마리는 구덩이로 굴렀다.
구덩이의 바닥은 지옥의 화염이었다.
"데베에에에에!"
"데샤아아아아"
"테힛-"








가연성인 실장석의 육체는 모닥불 속에 사라져 갔다.
"바보인 실장석은 괜찮다. 분충인 놈도 괜찮다. 제일 귀찮은 건 똑똑하고 가족 생각을 하는 개체들이다. 왜냐고?"
아저씨가 말하기 시작했다.

"바보는 밭에 들어오지 못한다. 이기적인 놈은 혼자 배부르게 되면 만족한다.
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놈들은 자기가 먹을만큼이 아니라, 가족의 몫까지 가지고 간다.
그리곤, 다음에 가족과 함께 온다. 그 자들이 새끼를 치면 다시 자기 가족에게 가르친다.
그 정도 되면 이미 밭은 끝장이다. 그래서 이놈들은 가족째로 몰살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저씨는 작열의 도가니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잠시도 모닥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혼자가 되니 갑자기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두려워서, 당황하며 아저씨의 뒤를 쫓았다.
그때 그 상태 그대로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아침밥을 아저씨의 집에서 먹으며 평소 보지 않던 TV 프로그램을 아줌마와 보았다.
시간이 좀 지난 후, 아저씨와 모닥불이 있던 곳까지 돌아가 봤다.

불은 그 즘에는 다 꺼져 있었지만, 구덩이의 바닥에는 10 마리의 까맣게 탄 시체가 있었다.
" 고기 굽는 냄새에 이끌려 다른 분충들도 떨어진 거야."

아저씨가 그렇게 툭하고 말했다.
둘이서 미끼로 쓴 자실장과 함께 다른 실장석들의 시체에 흙을 덮어 갔다.
이때의 일은 부모에게도, 형제에게도, 친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 독신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

시골실장이라고 불려지는 실장석들이 있다.
도시에서의 생활이 만만치 않고, 동족과 겨루기에는 약하고,
산에 들어가기에는 체력이 떨어지고, 인간에게서 단절되기에는 각오가 부족하다.
그런 미련하고, 무르고, 빈약하고, 멍청한 실장석.

나의 유년기의 추억의 대부분은 그놈들의 비명과 함께 떠올려진다.
저 인근의 산에는, 아직 시골실장들이 살고 있을까?
아니면 이제 근교의 산에선 사라져 버린 것일까?
어디에서인가 들려 오는 실장석의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해봤다.






사육실장 메리




‘키워주시는 데스우 ..! 이 자를 키워주시는 데스우우 ...!’
‘저기 말이야...그딴 거 엄청 귀찮은 거 알기나 해?’

‘그치만...그치만! 이제 먹이가 없는 데스! 이 자는 당장 먹지 못하면 죽는 데스....제발...’
‘이 자만이라도 좋은 데스...제발 먹이를 먹여주시는 데스우....오로롱...’


공원에 산책 중이었던 나에게 어느 보잘 것 없고 지저분한 들실장이 말을 걸어왔다.
옷은 낡았고, 몸은 오물투성이, 시궁창 냄새 같은 악취를 풍기는 하잘 것 없는 녀석이었다.
녀석이 두 손으로 내밀고 있는 자실장의 상태도 비슷하다. 태어난지는 얼마 돼보이지도 않지만 어미 녀석은 어지간히도 무능한 모양.
아니 그보다 이 자실장 살아있긴 한건가? 애초 냄새가 너무 심해서 이미 시체가 부패하는 냄새인지 실장취인지 구분이 안 가지만 말이야.

인적이 끊긴 공원을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으면 으레 마주치는 실장석의 존재.
그녀들에게 있어 ‘식량문제’는 늘 따라다니는 동반자이며 사활의 문제.
보통 궁지에 몰린 실장석들이 먹이를 구하는 방법으론, 길가에 나와 아양을 떤다든가 몰래 탁아를 시도한다던가 하는데....이 녀석은 다르다.
대로변에 나와 대놓고 새끼를 거두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뭐 고민할 것도 없이 아사직전에 내몰려 판단력을 잃은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생면부지의 타인.
그것도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 녀석의 터무니없는 배짱은 어리석음의 반증이기도 하겠다.
눈앞의 고난을 피하기 위해 새끼를 탁아하려는 어리석은 행동.
그것은 즉, 실장석이기에 벗어나지 못하는 나선이다.

‘거절한다. 니 녀석들 사정따위 알게 뭐야. 니깟년들이 들러붙을 정도로 내가 만만하게 보였냐? 열받네...’
‘제발...! 부탁인 데스! 제발...제발....’

그대로 걸어 나가려 하려던 나 앞을 다시 막고 새끼를 들어올리 애걸하는 친실장.
잠시 생각 끝에 슬쩍 던져본다.


‘말해두겠지만 난 학대파다. 뭘 할지 모른다고?’
‘데에에...그래도 키워만 주신다면...밥만 주신다면 어찌 되든 좋은 데스우,,,’

‘너의 자, 정신을 잃은 것 같지만, 니가 방금 한 말을 들으면 꽤나 슬퍼할 것 같은데? 부모가 할 말이야 그게?’
‘뎃승...뎃승....그래도 먹을 것이 없는 데스...이대론 확실하게 굶어 죽는 데스. 뎃승...뎃승....’


[애초 나온 것도 학대용 자실장 구하러 온 거니깐...받아볼까?]

‘....그렇다면 내놔라. 죽어도 모른다고? 나중에 이 녀석이 돌아가겠다 질질 짜면 진짜로 돌려보낼 거야’

‘그래도 좋은 데스...감사한 데스...정말 감사한 데스....’


짜증을 팍팍 내며 거친 어투로 대답했지만, 난 진심으로 실장석들을 증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난 조교계의 학대파.
이 만남은 이상적이었다.
모처럼 느끼지 못했던 고양감이 끓어오른다.
커져가는 기대를 억누르며 귀가를 서두르는 내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런 만남이었다.
공원의 쓰레기장에서 신문지를 몇 장 주워서 빈사상태의 자실장을 싸서 가져갔다.

이 공원의 쓰레기통은 알루미늄 재질의 박스형태로, 정면에 있는 뚜껑을 눌러야만 열리는 구조이다.
들실장에 의한 쓰레기통 환경문제에 골치를 썩던 시 당국이 기존 값싼 바구니형 휴지통에서 대체한 것이다.
더 이상 쓰레기통을 뒤질 수 없게 된 들실장들은 안전한 먹이공급이 끊기게 되었고, 결국 도로나 골목으로 나가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움켜쥐기 위해 발버둥 쳐야만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임시방편일 뿐, 먹이는 거의 구할 수 없고 사망률은 경악스러운 가망 없는 사냥에 그녀들은 다시 공원의 쓰레기통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신형 쓰레기통은 몸을 부딪쳐 쓰러뜨리는 방법을 사용하지 못 한다.
들실장들은 자신의 새끼들을 쓰레기통 위로 던져 올려 안으로 집어넣지만, 넣어진 이들은 다시는 나올 수 없었다.
당연히 친실장들도 진입을 시도하지만 뚜껑에 머리를 파고든 시점에서 내부의 어둠에 겁을 먹고 도로 몸을 뒤로 내빼지만 깔대기꼴로 디자인 된 입구는 들실장의 목을 강하게 압박한다.
한참을 발버둥 친 결과는 질식사.
쓰레기상자 입구에 목이 매달린 채 축 늘어진 친실장의 모습은 마치 교수형의 그것이다.
한 줌의 있을지도 모르는 식량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바보들의 최후다.
운 좋게 내부침투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완벽한 어둠속에서 뭘 어찌할 도리가 없다.
쓰레기 수거업자가 올 때까지 탈출은 절대 불가능, 종국에는 보건소행으로 정해진 운명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형 알류미늄 쓰레기통은 다소 공원의 미관을 흩뜨려놓지만, 그래도 들실장의 구제를 겸하는 중요한 역할을 지게 되었다.
잠시 이야기가 빗나가갔지만, 중요한 것은 들실장들은 절박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이 아이는 정말로 아시직전이었던 듯,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대로 위석을 적출하면 확실하게 죽는다. 우선은 영양공급이다.








집의 세면대에 눕힌 후 콘페이토를 물에 적셔 입안에 억지로 쑤셔 넣는다 .
그리고 한 알의 콘페이토는 이 자실장을 훌륭히 소생시켰다.

[코...콜록...콜록콜록....]
‘아...아마...아마...콜록...’

가래가 낀 기침소리를 내며 꿈틀거리는 자실장.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콘페이토를 삼킨다.
비록 무의식이라해도 굶주린 새끼는 맛에 민감한 것.
그렇게 1알의 콘페이토를 거의 다 먹을 무렵 희미하게 눈을 뜬 자실장.
눈꼽투성이의 눈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소.
뭔가를 눈치 챘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떨기 시작한다.
난 이어서 두 번째 콘페이토를 입에 밀어 넣었다.

회복이 최우선이다, 자실장이 스스로 일어나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상태가 되기까지는 전부 5알이 소비되었다.
나른한 표정으로 화장실을 둘러보는 새끼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인간에게 탁아된 것, 사육실장이 된 것, 더 이상 굶주림과 외적의 공포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연히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던 자실장은, 하늘이 내린 이 행운을 음미할 순간도 없었다.
그저 울상을 짓고 ‘마마...마마아...’ 하고 웅얼거리며 나를 바라볼 뿐.

‘어쨋든 지금 그 더러운 옷하고 몸은 스스로 씻어라’








세면대에 온수를 받아 던져 넣는다.
코와 입에 들어찬 물에 콜록거리며 울상을 짓지만, 그것도 잠시. 식은 몸은 금방 따듯해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져보는 온수.
들실장의 목욕 대부분 식수대 내지는 수돗가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자유롭게 뛰어놀만큼 충분한 물을 받을 수도 없다.
귀한 수원지를 두고 벌어지는 싸움에 자칫 휘말리면 작은 개체들은 순식간에 압사 내지는 익사도 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 목욕.
느긋하게 씻을 여유도 없이 황급히 물만 끼얹고 재빨리 도로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들실장의 삶.
어쨌거나 냉수밖에 모르는 이 자실장은 상당히 놀랐다.


몸에 잠길 정도로 채워진 ‘따뜻한 물’
살짝 참방거리며 흥미를 보이지만, 여전히 의아스러운 표정은 지워지지 않았다.
여전히 현재 상황에 대한 불안과, 남자의 냉담한 태도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

‘테...테에...마마아...’

참방참방 소리를 내며 어색하게 몸을 비벼 씻으며 오염을 없앤다.
아무래도 위생이 뭔지는 아는 듯했다.
굶기 전까지는 제대로 살고 있던 모양.
훈육이 되어있다는 사실은 그 어미도 어느 수준의 생활력을 갖고 있었다는 뜻.
겉보기와는 달랐군 그래...? 그렇다면 녀석들은 과도하게 늘어난 동족 간의 경쟁에서 밀린 탓이지 약간의 지혜는 갖고 있던 듯하다.
열심히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생각하는 사이에도 자실장은 여전히 안정을 찾질 못하고 있다.
두 눈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린 피눈물 덕에 물은 벌서 적록색 오염이 번지고 있었다.
어쩌면 응석받이 개체일 수도 있겠다.


끔찍한 배고픔에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전혀 모르는 곳과 날 내려 보고 있는 닝겐상 마마는 어디...?
꿈에도 그리던 사육실장의 생활, 처음 맛보는 콘페이토, 따뜻한 목욕
모두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다.
오물이 눌어붙은 실장옷의 때는 매우 완고하여 자실장의 무력한 손힘으론 깨끗이 될 리가 없다.
나는 세면대 옆에 있는 클렌징폼의 뚜껑을 열고,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던 자실장의 머리 위에 짜낸다.

‘텟?! 테치잇! 테챠아아아!?’

머리위에 쏟아진 유백색 액체에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는 자실장.

‘뭘 그리 안절부절해? 엄마한테 들어본 적 없어? 거품내면 깨끗이 된다’

‘마마...? 아와아와테치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감촉을 확인한다.
클랜징 폼이 아무 해가 없음을 깨닫자 거품을 내어 세탁을 재개한다.
여전히 어미를 찾고 있지만 배가 고픈 모양인지 말은 잘 들었다.
거품이 충분이 일자, 그것이 재미있는지 ‘아와아와테치이~ ♪’ 하고 처음 웃기도 하였다.

이 자실장은 들 출신이지만 이미 거품목욕을 체험한 적이 있었다.
예전 친실장이 가져온 생활쓰레기 중에 있던 바닥에 눌러붙은 식기용 세제를 그릇에 풀어 시켜준 거품목욕.
달콤한 향기와 거품으로 예쁜 몸으로 거듭난 기억은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이었다.


먼저 세탁한 옷을 드라이기로 건조를 시작했을 때는 갑자기 난 송풍소리에 놀란 나머지 세면대 속에서 몸을 닦으며 눈을 부라리고 굳어 있었다.

‘자...자동차 같은 소리가 난 테치이...저건 작은 자동차인 테치?’

경계심도 누그러들었는지 조금씩 얘기도 시작하였다.
목욕 후에는 새 수건에 깜짝 놀랐다.

‘폭신폭신한 수건 테치이. 이건 선녀님의 옷인 테치’

이 놈의 부모는 대체 어떤 교육을 하는지 모르지만 일일이 하는 표현이 재미있다.
이런 싸구려에도 저렇게 기뻐하다니.
현지 상공회에서 받아온 이 싸구려 수건엔 로고가 인쇄되어 있다.


여기까지의 모습을 보고나서 난 대체로 합격점을 내렸다.
역시 식량난으로 궁지에 몰렸을 뿐 근본은 올바른 모녀였다.
물론 충분히 분충으로 어긋날 수 있지만 이 녀석이라면 해낼 것이라 믿는다.
건전한 주종관계를 쌓고 싶다.
앞으로 귀여워해줄 것이다.
꼭 잘 나갈 것이다.
아직 가르칠 것이 많지만 열심히 하니깐.


대충 몸을 닦은 후에는 녀석이 애타게 기다린 식사.
갑자기 사치할 수는 없으니 싸구려 건조푸드를 준비한다.
마침 옷 갈아입기가 끝난 자실장은 바닥에 마련된 푸드 접시를 발견한다.
굶주린 짐승처럼 달려갔지만 입을 처박고 더럽게 먹는 짓은 하지 않았다.
이제 막 푸드 한 알을 들어 올린 그 시점에서 난 즉각 이쑤시개를 찔렀다.








왼손에 박힌 이쑤시개는 부드러운 자실장의 살을 꿰뚫는다.

‘챠아아아!’하는 비명과 함께 탈분하는 녀석.

[브리릿! 브리리리리잇!]

‘아픈 테치이이! 아픈 테치이이잇!!’

‘밥을 받고나서 인사도 없어? 넌 사육실장 실격이야’

미리 말해뒀지만 난 조교계의 학대파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무...무슨....테에에에? 아..아픈 테치이이이이이!!! 이픈 테치이이이이이!!! 마마아아아아!!!!!’

귀여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라고 도저히 생각 못 할 정도의 비명.
그 가녀린 목이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의 절규였다.
큰 숨을 들이마신 후 폐가 텅 비도록 외치고 다시 반복하는 것 완전 풍선이나 다름없다.
자실장의 몸은 발라당 뒤집혀져 마치 거북이 같은 꼴이다.
가랑이에서는 끝없이 무른 대변을 부르르륵 쏟아낸다.

‘치에에에에에에에엣!!’

착실한 사람이 팔에 뭔가를 찔렸다면 통증의 원인과 상처의 처치에 다시 의식을 집중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실장의 비명은 그저 자신의 불행의 어필이었다.
그렇게 비명을 질러 타인의 동정과 구조를 끌어내려는 반사행동.
실제로 이 녀석은 자신의 팔을 찌른 이쑤시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부당한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쓰러진 채 허공을 응시하며 마마를 부르는 것이다.

‘츄아아아아아앗! 마마아아아!! 마마아아아아!!!!!

[브리리릿! 브리리리리릿!]

대체로 실장석은 임계치를 벗어난 고통에 대해선 이렇게 이성을 잃고 만다.
한없이 약한 녀석들이 그나마 연명을 하는 비법이라면 비법이랄까.

‘인사를 하기 전에 밥을 먹는 건 분충이다. 니가 아무리 들출신이라 해도 봐주지 않을 것이다’
‘테에에에에에엥!! 테에...테에에에엥!! 아픈 테치이이이이!’

[브리리릿! 브릿! 브리리릿!]


아니나 다를까 내말을 전혀 듣고 있지 않는다.
그냥 제 몸 귀한 줄만 아는 응석받이인가?
그 친실장은 새끼를 사육실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예의범절에는 미온적이었던 것 같구나.

자실장은 울부짖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도 태연한 나의 눈치를 민감하게 캐치해내고 다음 행동을 취한다.
애원이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녀석이 기껏 한 일은 두 손발을 넓게 바동거리는 것.
누운 채 허둥대며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 빵콘이 사방에 쏟아져 나와 주변을 대변으로 더럽힌다.

실장석을 오랫동안 다뤄온 조련계 학대파인 남자에게 이 정도 행위는 예상범위 내.
자실장은 어디까지나 부당하게 상처받은 자신에게 간호와 애정을 집중하라는 메시지의 일종으로 짜증스럽게 오염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며 마트 바닥에 드러눕는 아기와도 같이 투정을 부리는 것이다.
이것이 평균적 실장석의 어리석은 사고회로의 한계.
실장석이 학대대상이 되는 이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장석의 생태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겠지만, 나에겐 어림도 없다.

바닥의 오염은 확대되었지만 추가로 이쑤시개 처벌은 실시하지 않는다.
경솔하게 날뛰는 통에 이미 꽂힌 이쑤시개가 더욱 깊게 몸에 박힌다.
혼자서 허둥대고 애쓰며 제멋대로 고통을 증가시킨다.
비명은 한 옥타브 더 높아지고, 탈분은 그칠 기미가 없다.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공복인 주제 잘도 이렇게 똥을 싸지르는구나.
감탄해주마.
장판이라 청소는 편하다.
문제는 장판 틈에 똥이 스며드는 것이지.
바로 그걸 제거할 때 이쑤시개다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학대겸 청소도구로 항시 구비하고 있는 나의 아이템이다.

‘우리집에서 길러지고 싶으면 규칙에 따라라. 자신의 똥은 스스로 처리해라. 처음만 봐준다’

나는 자실장의 옷을 강제로 벗긴다.

‘테에에...? 그만하는 테칫! 와타시의 옷을 돌려주는 테치! 와타시의 옷인 테치이이잇!’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척을 하던 녀석도 옷을 뺏기자 금새 마각을 드러냈다.
실장석에게 있어 옷은 유일한 재산.
거기에 들실장 출신들은 더더욱 옷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절대 빼앗겨서는 안 되는 것이 옷.
옷을 잃은 자에게 기다리는 것은 실장카스트의 밑바닥인 독라로의 강등과 린치.
비록 지금은 사육실장이라 해도 본능에 새겨진 법칙은 쉽게 떨칠 수 없다.
거기에 자신의 정조가 흔들린다는 이유도 있지만 나에게는 관계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 일이었다.
그보다...기분 나쁘다. 그딴 착각.

‘니놈 옷으로 직접 똥을 닦아라’
‘왜 테치이! 그만 두는 테치이! 아픈 테치! 아픈 테치이!’

옷은 벗겨지다가, 이쑤시개가 박혀있는 팔이 걸려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됐지만 개의치 않고 억지로 빼내면 테챠아아앗! 하고 비명을 지른다.
팔꿈치에서 손목까지 쭉 찢어졌다.
번거롭게 거부하며 옷을 잡고 늘어지던 자실장이었지만 세로로 찢어진 왼손을 보자 경직한다.
타격이나 찌르기는 알기 쉬운 아픔이지만 육체의 변형은 처음 경험해본다.
금붕어처럼 입을 뻐금거리며 천식환자가 보이는 호흡을 반복하고 있다.
눈물은 더, 하염없이 쏟아져 자실장의 가슴을 적록으로 물들였다.
실장석의 육체회복력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 정도 부상은 하룻밤 사이에 나을 것. 이 또한 실장석이 학대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걸쭉한 자실장의 똥을 힐끔 보고는, 빼앗은 옷으로 똥을 닦아낸다.
재빨리 정신을 차린 자실장은 거센 항의를 시작했다.

‘테에에? 멈추는 테치! 모처럼 세탁한 테치! 와타시의 옷으로 똥을 닦지 마는 테치이이! 테챠앗! 아픈 테치!’
‘애초에 니가 똥을 함부로 싸재끼지 말았어야지. 분충과 사육실장의 차이는 한 장 차이다. 명심해라’

‘똥이 나왔던 테치! 어쩔 수 없는 테칫!’
‘세상에는 싼 똥을 먹이는 학대파도 있다. 이건 덜한 편이야’

‘테에?! 마마처럼 똥을 먹는 테치?’
‘그놈 똥도 먹었던 거냐...’

알고 싶지 않는 남의 사정이다.
식량난에 의한 식분행위는 드물지 않지만, 모녀가 둘러앉아 녹색 똥을 오물거리는 광경이 자동으로 떠올라 기분 나쁘다.
화장실 훈련이 불완전한 이상, 당분간 수조에서 사육한다.
반항적인 실장석의 사육에 있어 케이지는 별로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똥을 던져 온 주변을 더럽히는 수가 생긴다.
평범한 자실장용 소형수조에서 사육을 시작하기로 한다.







음수대와 모래화장실만 구비된 최소한의 환경이다.
똥묻은 옷과 함께 던져진 자실장은 바로 플라스틱 벽에 들러붙는다.
테치테치하며 떠들며 짝짝 벽을 쳤지만 벽 너머의 나는 팔짱을 낀 채 말없이 노려본다.
저항이 무의미하다고 이해할 때까지 30분이 걸려야 했다.
지쳐서 나가떨어진 녀석은 조용해졌다.

‘테에에...닝겐상. 다시 목욕을 하고 싶은 테치. 보글보글 거품을 하고 싶은 테치...배도 고픈 테치...’
‘이상한 테치이...이런거 사육실장이 아닌 테치...구린 테치이...’

‘목욕탕은 하루에 한번! 실수했으니 밥빼기를 한다. 거기서 반성하라고! 그리고 구린 건 니놈 똥이다!’

약간 소질은 있지만 응석받이 자실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행복하게 될지는 너 하기 나름이야.
맘껏 버릇없이 굴어라.
그때마다 훈육해주마.
그 조그마한 몸으로 나를 즐겁게 해달라고.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다.


학대파는 단순히 폭력을 즐기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이 풍부한 실장석의 반응에 더 큰 관심이 있는 사람도 많다.
이 남자 또한 실장석의 인간적 모습에 끌릴 뿐 일방적 살육은 내켜하지 않는다.
자실장은 [메리]로 명명되어 훌륭한 자실장으로 성장한다.
이름을 받은 자실장은 다시 태어난 것처럼 노력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메리의 운명을 크게 바꾸게 되는 크리스마스 시기가 다가왔다.








와타시의 이름은 메리.
닝겐상이 준 소중한 이름인 테치.
마마가 필사적으로 부탁해서 닝겐상이 길러준 테치.
마마는 공원에서 살고 있지만 와타시는 여기서 사는 테치.
마마는 공원에서 똥을 먹지만 와타시는 여기서 맛있는 밥을 먹는 테치.
훈육은 너무너무 겁이 나는 테치.
많이많이 아파아파하는 테치.
그래도 힘내는 테치.
마마 대신 거두어진 사육실장으로서 열심히 노력하는 테치.
와타시는 마마보다 귀여우니깐 사육실장에 어울리는 테치.
이름도 받았고, 목걸이도 받은 와타시는 행복한 테치.


메리의 주인인 남자는 자신만의 훈련방법으로 메리를 키웠다.
그 기술은 프로의 조련사가 봐도 고수준의 것이었다. 실장석의 조교는 난이도가 높다.
기본적으로 당근과 채찍의 조합을 중요시 하는데 어느 한쪽으로 조금이라도 쏠리면 역으로 파멸을 자초하는 수도 있고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다.
물론 그 분기는 개체의 소질에 따라 크게 좌우되지만 메리는 대체로 우수한 편이었다.
풍부한 정서와 솔직한 성격이라는, 남자로선 이상적인 요소들을 지니고 있었다.

또 주인남자는 실장석의 반응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보람이었다. 끈덕지게 훈육을 완수해내는 메리와 이 남자의 궁합은 타고난 행운의 만남이었다.
사육실장이 된 지 불과 한 달만의 성과였다.

안타까운 점은, 어미와 함께 공원의 밑바닥 생활을 지내다 한 순간에 어미와 떨어져, 인간에게 거두어 탓에 지하에서 하늘로 올라간 체험을 하게 되었다.
메리에게 있어 과거는 점차 교훈이 아닌 ‘한심했던 옛일’로 변해갔다.
메리가 말하는 말 마디마디에 어미에 대한 모욕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흔히 말하는 ‘분충’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탁해져가는 메리의 정신을 남자는 별로 개의치 않았고, 후일 문제가 생기면 그때 조련시키면 그만이라 가볍게 여겼다.
그렇게 메리의 작은 마음에 난 구멍은 다신 메워지지 않았다.


숨만 붙여놓을 생각이라면 수조 하나로 충분하다.
하지만 자실장의 정서적 발달에 있어 산책은 필수적.
특히 직장인들에게 길러지는 사육실장들의 경우에는, 매일매일이 독방생활과 같은 상황이 재현되기 때문에 많은 실장석들이 희망과 삶을 포기하고 우울증에 빠진다.
주인 남자는 그것을 고려하여 매일같이 메리에게 산책을 시킨다.


메리에게는 산책친구가 있다.
근방에서 유명한 실장석 애호 할머니의 사육실장인 해바라기짱이다.
전신을 오렌지색의 코디네이트로 물들인 옷을 입고 있는, 전형적인 졸부취미의 자실장이었다.
자실장의 주인인 애호파 할머니는 한때 공원뿐 아니라 집 현관 앞에서조차 푸드나 식빵을 뿌려 많은 들실장 무리를 끌어들이곤 했었다.
역시나 그것은 지나쳤는지, 인근 주민들의 격렬한 항의가 쇄도하였고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먹이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도 어김없이 나타난 들실장 무리들은 갑작스럽게 중단된 먹이공급에 분을 터트리며 현관 앞으로 온통 똥투성이로 만들고 할머니에게 투분을 하였다.

‘왜 빵을 안 주는 데스!’
‘고귀한 와타시의 입에 걸맞은 요리를 내놓는 데스!’ ‘빨리 먹이를 주는 데샤아아아!’

쩔쩔 애를 매며 조용조용 돌려보내려 하지만 들실장들의 반응은 뻔했다.
요란하게 떠들며 할머니를 공격하였고 할머니는 그저 오열할 뿐.
그런 지옥의 광경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들어간 것이 메리와 해바라기옷의 자실장과 인연이었다.
남자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고추즙이 담긴 물총을 꺼내 들실장들의 오른쪽 눈만 저격한다.

‘데에에엣! 누..눈이 아픈 데스우!’
‘와타시의 눈이...!! 데샤아아아!’
‘학대파가 온 데스우! 도망가는 데스!’

단체 패닉상태에 빠진 집단은 둔한 걸음으로 달아난다.
한쪽눈을 무사히 남긴 까닭은 도망갈 수 있도록 계산한 것.
이 사건을 기점으로 최악의 애호할머니는 반성하여 [보통 애호 할머니]로 변모하였다.
한 마디로 별로 바뀌지 않았다는 뜻.
소동이 한참일 때 할머니 뒤에서 벌벌 떨며 탈분하고 있던 해바라기짱에게 ‘이제 무섭지 않는 테치’라고 위로하는 메리.
두 사람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서로를 크게 기대게 되었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메리의 첫 번째 친구였다.








친구인 해바라기짱은 멋쟁이씨인 테치.
아줌마의 남편한테 많은 선물을 받는 테치.

‘메리 너는 목줄을 왜 받지 않는 테치?’
‘와타시는 많이 받은 테치. 가방도 브로치도 모두 루이비똥인 테치’

‘우에노 낙원 공원(동물원)에서 페르시아인에게서 산 거인 테치’
‘테에에...굉장한 테치. 와타시도 우에노 낙원공원에 가고 싶은 테치’

현재 우에노 공원은 실장석 애호단체의 체계적인 기부와 압력에 의해 우에노 낙원공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육실장과 들실장을 불문하고 모두 자유롭게 놀고 거주할 수 있는 지옥으로 화해있었다.
여름의 분수광장은 부지기수의 들실장의 목욕에 의해 물이 똥색으로 물들어 녹색분수를 내뿜고 있었다.
동물원은 우리의 동물들과 투분경쟁을 벌이는 지옥.
미술관은 몰래 잠입한 실장석이 저명한 그림에 대변을 발라 엉망으로 만들었다.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은 들실장의 투분게임의 타깃이 되어 점점 똥의 오브젝트화 되어가고 있었다.
단 한마디의 과장 없이 현생지옥이었다.







‘선물은 애정의 증표인 테치이. 메리 오마에의 주인님은 매정한 테치’
‘테에에...아닌 테치. 주인님은 와타시를 사랑하시는 테치’

‘이제 곧 크리스마스 테치. 닝겐상의 축제 테치. 이 날에 선물을 못 받으면 사랑을 못 받고 있다는 증거인 테치’
‘테에에에? 그런 날이 있었던 테치? ...그렇다면...와타시도 설마 선물을 받을 수 있는 테치....’

‘그런 테치. 없으면 이상한 것인 테치 그럼 이번 선물은 반드시 받아내는 테치! 기대하는 테치-!’
‘그렇게 하는 테치...’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눈은 내리지 않고 기온도 예년 수준.
특별히 바뀐 것도 나아진 것 없는 크리스마스이브.
공원에서도 어김없이 먹을 것 없는 실장석들이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고 있었다.
오늘만 넘기면...오늘 밤만 넘기면 주택과 거리에 크리스마스 음식물 쓰레기가 대량폐기 될 것.
달력의 지식과 인간의 일을 이해하는 현명한 실장석은 내일 있을 큰 수확에 대비해 푹 잠들어 있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우둔한 개체들만이 동족상잔과 뻔한 자살행위에 몸을 내던지고 있었다.


그 무렵 메리는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마련된 데리야끼 치킨과 케익을 실컷 먹고 만족스런 심정이었지만, 시시각각 그 표정은 초조함으로 바뀐다.
그것이 없다...
중요한 그것은 왜 나오지 않는가...








주인 남자는 평소와 같이 식사를 마치고 TV를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그냥 평범히 잠에 드는 패턴 아닌가.
메리의 초조함은 폭발직전.
캔 맥주를 기울이며 TV를 바라보는 남자를 가만히 바라보는 메리.

‘응...? 왜 그러고 있어 메리? 여기와서 같이 TV 볼래? 오늘 크리스마스라고 재밌는 프로 많이 하고 있어’

‘와타시 아는 테치. 크리스마스의 사실을 알고 있는 테치이....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 주는 테치? 떼쓰기는 나쁜 거라고 배운 테치...그래도....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반드시 짚어야 하는 테치! 선물을 주는 테치!‘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갑자기....저기 말이야 메리, 몇 번이나 가르쳤잖아. 그런거 하지 말라고. 너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생각하고 있으니깐. 그런 말 하면 분충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좋은 테치! 정말 좋은 테치! 괜찮은 테치! 선물은 애정의 증표니...주인님 제발..!’

[뭐지? 오늘따라 무척이나 물고 늘어지는데...?]

친구의 영향일까 아니면 선물을 서로 보여주기로 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일까.
메리는 분명 평소와 다르다.
초조한 몸짓, 달아오른 얼굴, 막무가내씩 떼쓰기...결코 평소와 같은 모습이 아니다.
다른 때 그런 말을 했다면 따귀를 때리거나 팔을 부러뜨려 확실히 처벌했을 것이다.
사치할 수 없다는 욕구불만도 있었을 것이다.
들실장의 기준에서 본다면 비교가 되지 않는 생활수준도 익숙해지면 보통일.
메리에게 있어 치킨과 케익은 똑같은 식사의 연장선일 뿐이다.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은 특별한 것. 사랑이 들어간 ‘선물’이다.

나는 크리스마스에 관해서 메리에게 별다른 교육을 하진 않았지만, 산책 도중 만난 다른 사육실장으로부터 쓸데없는 것을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나 예상으론 해바라기가 수상하지만....그나저나 메리의 이런 모습에 조금 놀랐다.
그토록 어렵게 길들였는데도 불구하고, 실장석의 욕망은 역시나 끈질긴 것이구나...

‘이제 적당히 해라’

마치 아기의 새끼손가락처럼 부드러운 오른손을 잡고 들어올린다. 테에? 하고 당황하며 올려보는 메리.








남자는 조교계의 학대파. 그대로 기세 좋게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오랜만의 떼거지에 오랜만의 일격.
약간 손속을 둔다는 것보다 약간 강하게 힘이 들어갔다.
오랜만에 제멋대로 하니깐 나도 모르게 흥분한 모양이다.
격렬한 반동과 함께 메리의 팔이 충격으로 찢어지고 만다.
미안해 메리.








‘테에....아픈 테치...! 아픈 테치이이이!’
‘멋대로 하니깐 이렇게 되는 거다’

‘아파아파 되도 좋은 테치이이! 다아아아 좋은 테치이이이! 선물! 서어언무울!!!’
‘아파아파한 다음에는 어쩔 생각이냐 메리!’

‘와...와타시의 팔이....테에....테챠아아아!’
‘메리! 이쪽을 봐라!’

‘아픈 테치....아픈 테치이이이이!!’








충족되지 못하는 마음과 오른팔에서 전해지는 격통에서 짜낸 비명이 문자 그대로 슬프게 울려 퍼진다.
잔뜩 힘이 들어간 안면은 말라비틀어진 것처럼 보이고, 눈물, 콧물, 코피, 침 등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국물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매우 당연하게 탈분도 하였다.
메리는 말을 듣지 않았다. 벌을 받아야 한다.








메리는 빵콘을 한 채 부엌 쪽으로 기어간다.
오랫동안 참아온 빵콘을 하고 말이야.
이 녀석의 수준의 한계가 온 건지도 모르겠다.
겨우 한 달 동안 여기까지 제법 자라는 것은 드물지만, 바로 오늘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기어 다니면 더러운 게 번지잖아.

‘이쪽으로 돌아와라 메리’
‘마마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아!!’

‘돌아와라!’
‘마마아!!! 마마아아아아아!! 도와주는 테치이이!!’

‘으이구....영차’

코타츠에서 나온 남자에게 간단히 붙잡힌 메리는 엉엉 울었다.

‘왜 도망치는 거냐 메리? 아픈게 싫어? 지금까지 많은 아픈 일을 참아왔잖아. 오늘도 한 번 더 버티는 거야’
‘잘 끝날 거라고 메리’

‘싫어 싫어 싫어어어어어!! 테챠아아아아!! 이따이 테치이이이이! 놓는 테이이이이이이이이!!’
‘테챠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아!!!!!! 구해주는 테치이이이이!!!’

‘마마를 부르는 거야? 니 어미는 공원에 있다고. 추운 공원에서 널 위해 참고 있는 거야. 너도 그러니 버릇을 참아라 메리...‘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성야에 메아리치는 통곡의 캐롤. 불쌍한 자실장 메리의 긴 밤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때는 12월24일 오후9시.
식사를 마시고 TV를 볼 타이밍에, 메리의 애절한 곡소리로 성야의 단란한 시간은 끝을 고했다.
불과 1달의 훈육에 의해 뛰어난 사육 자실장으로 성장한 메리였다.
지금까지 문자 그대로 몸을 에는 듯한 격렬한 훈육을 감당하였지만 마음속으로는 늘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비유한다면, 서로 맞지 않는 퍼즐조각을 억지로 끼워 넣은 듯한, 갚을 수 없는 빚을 구걸하는 친의 권유로 인해 사랑도 없는 남자와 부부가 되는 듯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한 기분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느끼고는 있었지만 그게 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심한 처벌의 일격으로 메리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이성의 둑은 무너졌다.








찢어진 팔을 뒤로하고 메리는 부엌 쪽으로 기어서 도주를 도모한다.
거북이처럼 지지부진한 도주.
가랑이 사이에 부풀어 오른 속옷에서 흘러나온 똥의 궤적이 그녀를 따라간다.
추적이라 할 것도 없었다.
하아...하고 한숨을 내쉰 남자는 3초 만에 메리를 포획.
도망자는 챠아아아하고 울부짖는다.
일단 상투적으로 메리를 타일러 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마마를 부르는 소리와 격통의 호소 뿐.
차분히 말로 타일러봤자 소용없다고 판단한 남자는 결정한다.
비록 크리스마스 전야지만 오랜만의 학대에 약간 고양된다.


남자는 젖은 걸레처럼 축축한 메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그 자리에 쭈그려 앉는다.
움켜쥔 자실장은 유년기에 개구리를 움켜쥔 그 느낌과 비슷했다. 주방은 추웠지만 상관없다.
여전히 메리는 심하게 날뛰며 남자의 손을 짝짝하고 내리치지만 남자는 메리를 눈높이까지 들어 올려 말을 건넨다.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어. 무슨일이야 메리? 너는 제멋대로인 분충이 아니잖아’
‘테에에엥엥!! 싫은 테치이!!! 이제 질린 테치이이이!!!’

‘메리’
‘선물을 안 주다니 싫은 테치이이!! 선물! 선무우우울!!! 마마아아아!!!’

‘그러니깐 이유를 --’
‘도와주는 테치이이이!! 학대파인 테치이이!! 마마아아!!’

‘진정해라’
‘놓은 테치이이! 너야말로 분충인 테치이이! 죽어라 테치이이!’

[철퍽]

필사적으로 날뛰는 통에, 가랑이에서 새어나온 똥이 발끝에 고여 솟구친다.
남자의 안면에 녹색 똥줄기가 흘러 내리지만 이까짓 일로 화내지 않는다.
조교 초기의 메리에게 몇 번이나 당했던 것이다.
들실장을 괴롭힐 때도 이정도 반격도 염두에 두지 않고 달려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메리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봐야할 것이다.
축하의 밤이기 때문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부드럽게 타이르려 하다니 무의미한 일이었다.
실장석은 실장석답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처벌이다’
‘츄아아아아아아아앗!’

옷이 벗겨진다고 깨달은 메리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질펀한 똥 투성이의 팔다리는 속옷 한 장도 지키지 못하고 순식간에 벌거숭이가 돼버린다.
의외로 투실투실한 감촉에 제법 자랐구나...하며 감회가 깊은 듯 감탄하는 남자.

‘부끄러운 테치이이! 그만두는 테치! 하지 마는 테치이이!’
‘메리, 너 지금부터 뭘 할지 알기나 해?’

‘어차피 따귀나 엉덩이 쿡쿡형 테칫! 이제 지지 않는 테치이!’
‘그래, 그럼 다른 걸로 할까?’

‘테...테에? 그럼 데코핀 테치? 그...그것도 아프지만 굴하지 않는 테치이...!’
‘보통의 처벌에 익숙해졌구나. 그럼 저걸 한다....세면대’

세면대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메리는 두 배는 더 날뛰기 시작한다.
마치 말 안 듣는 강아지를 손에 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기세로 날뛴다.
절규도 심상치 않다.
목이 찢어지는 것이 아닌지 내질러대는 것이, 이웃에 들릴까봐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갔다.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무엇 때문에 이리 세면대를 두려워하는가.
잠시 이야기를 되돌려보자.

불쌍한 자실장을 우리 집에 영입한 첫 날, 처음으로 세면대에서 목욕을 끝낸 메리를 양손에 잡고 옆에 수건에 내려놨지만, 목욕 도중 몸에서 나온 뗏국물에 더러워져 한 번 더 행굴 필요가 있었다.

오랜만의 사육이라 조금 순서를 헷갈린 남자 탓도 있었다.
사소한 일이지만 첫 번째는 일단 마개를 뽑고 1차적으로 몸을 씻어 내린 후에 물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이틀째에 이변이 일어났다.
세안을 마치고 거품투성이인 메리를 세면대 가장자리로 가도록 지시한다.

‘물을 빼야 하니깐 거기서 가만히 있어 메리’

테치이? 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메리.
상관 않고 마개를 뽑고, 물은 흘러내려간다.
물이 절반 정도 사라진 그 찰나 메리는 발광한다.

‘테치이이이이이이잇!’
‘뭐야? 왜 그래?’

쿠루루룩 소리를 내며 소용돌이치는 구멍을 피해 벌벌 기는 메리.
그 격한 반응은 첫날의 학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무서운 테치이이이이!!!’
‘정신차려!’

‘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메리!’

메리의 총배설구에서 내뿜는 똥은 무른 정도를 넘어 아예 물똥이었다.
마치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것 같은 기세로 물똥을 분사하고 있었다.
혹여나 똥의 기세로 도망치는 속도를 도하하는 실장석의 새로운 특성 아닐까하고 생각했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자는 혼란스러웠다.


똥을 분사하며 데굴데굴 굴러 엉덩이는 좌우로 흔들린다.
덕분에 똥은 부채꼴로 광범위하게 오염시켰고, 세면대 안은 완전히 똥바다였다.
아직도 쿠루루룩 소리를 내는 소용돌이에 놀라, 자신의 똥에 미끄러지고 이리저리 부딪치다 결국엔 정신을 잃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똥지옥.
남자는 이 광경을 평생 동안 잊지 않게 되었다.
이 때문에 메리는 앞으로 세면대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고, 그 뒤로는 목욕탕에 물을 가득 담아 욕조 대신 쓰게 되었다.


도대체 메리가 무엇 때문에 거기까지 겁먹은 것인가.
소용돌이가 내는 불쾌한 소리에 외적을 연상했는지도 모르고, 메리 자신이 배수구에 빨려들어가는 환상을 가졌을 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진실을 저 너머에 있다.
하지만 남자는 이 공포를 훈육에 이용했다.
메리가 좋은 사육실장으로 자라는 데엔 세면대가 한 몫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방금 메리가 진정으로 두려워 한 것은 이 트라우마를 이용한 학대방법이었다.


‘저걸 할 거란다. 기억하지 메리?’
‘테에에에! 테에에에엥!!! 그...그건....!’

‘그래 이거란다’
‘.....이...싫은 테치이이이!! 저것만은 싫은 테치이이! 그 학대는 그만 두는 테치이이이!!’

‘기억력이 좋구나 너 하핫. 우린 [핀헤드 인 더 아비스홀]을 할거란다’

울부짖는 메리를 세면대에 내려놓는다.
그때 자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지만 (뭐하는 거야 나...) 별 다른 감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

‘이제 성장해서 저 구멍에 들어가지 않는단다’

안면을 창백하게 한 채 가늘게 떠는 메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는다.
하지만 그 순간 남자가 핸드로션을 온몸에 바르자, 그제야 ‘아아...역시나 하는구나’ 하고 잘 알아채며 절망한다.
오늘로서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절망.

‘그만 두는 테히힛! 싫은 테치이이잇! 테히히히히힉!!’
‘이상한 소리하지 마라 역겹다’

다음에 남자는 메리의 전신을 손으로 짰다.
소의 젖을 짜듯이 위에서 아래로 짜낸다.

‘텟! 그에에에에에엣!! 테히이이잇!’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짜내야 한다.
아래서 위로 짜낼 경우, 입에서 똥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건 좀 너무하잖아?
마지막으로 남자는 비틀린 메리를 배수구에 집어넣는다.

‘으웃! 즈봇!’
‘히이이잇!’

전신에 발린 핸드로션 덕분에 부드럽게 구멍에 삽입됐다.
몸에 걸맞지 않은 커다란 머리만 걸려있는 이 상태는 남자가 개발한 [abyss hole(심연의 구덩이)] 이란 학대방법이다.
배수구는 메리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
거기에 전신이 들어가는 것은 마치 뱀에게 통째로 삼켜지는 듯한 공포감일 것이다.
거기에 남자는 수도꼭지를 틀어 수공까지 가한다.

‘테베베베....그만 두....테히히히힛! 보보보복! 죽는..보보보복!’

죽지 않을 정도로 수위를 조절한다.
메리는 호흡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개를 위로 향하게 하였고 평소에는 삼각으로 열리는 입을 금붕어처럼 뻐끔거린다.
물론 거센 수공과 주변에서 밀려오는 물 덕분에 전혀 되고 있진 않지만 일단은 호흡이다.
적록색 눈물이 수면을 점차 흐린다.

‘진정해 메리. 가만히 있으면 빠지지 않고 말할 수 있어’
‘후이이이잇! 테히이이...보보보복...죽은....없는...보보보...이제 선물은 필요 없는 테보보보....미안...히이이이’

‘아니야 메리. 그딴 건 듣기 싫어. 그냥 무서우니깐 되는 대로 내뱉을 뿐이잖아. 진실된 외침이 아니야. 어차피 이제 사과의 말 따윈 필요 없는 그냥 처벌이라고. 네가 사과해도 계속 할 거야. 훈육이 끝난 뒤에 다시 한 번 너의 마음을 들을게. 죽이진 않을 테니깐 힘내라!‘

"……"


사과가 무의미하다면 지금의 자신은 대체 뭘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질문에 메리는 답할 수 없었다.
임시방편인 반성으로 일을 모면하려는 수작이 쉽게 간파되었으니.
다만 죽는 일은 없다고 하니 차라리 학대를 견디는 수밖에 없는 지도 모르겠다.

배수구에 빠져 거동이 불가능한 메리를 덮친 것은 다음 단계의 학대인 [핀 헤드].
이미 깨달은 독자들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 남자의 장기인 이쑤시개를 이용한 학대방법이다.
예전에 본 영화인 [헬레이져]에서 영감을 얻은 이 학대는 바로 영화의 등장인물인 핀헤드를 모티프로 한 것이다.
세면거울 앞에 비치된 통에서 이쑤시개 팩을 꺼낸다.
다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게 되었지만 역시나 별다른 감상은 일지 않는다.
언제나 변함없는 나의 모습 때문.

‘싫은 테히이이...’
‘눈 감지 마라’

이쑤시개를 벗어나기 위해 고개를 기울여 봤자 물만 빠진다.
그저 눈을 감고 있는 것만이 최소한의 저항방법이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왼손 엄지를 사용해 안과의사와 같은 솜씨로 메리의 오른쪽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그 주변에 이쑤시개를 푹푹 찌른다.

‘키이이이잇!’

좀 전까지의 공포의 퍼벌과는 확연히 다른 직접적인 날카로운 통증이 메리를 강타한다.
왼쪽 눈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지고 있어서 메리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안구가 마르는 익숙지 않는 통증에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눈에 스며드는 타격까지 추가되었다.
이 빈틈없는 소행은 도대체 무엇일까.
실장석을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악마일까.
메리는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며 학대에서 멀어지려고 애를 쓴다.

‘구멍 속은 캄캄해서 뭔가 나올 지도 몰라...’

고통도 잠시 잊을 정도로 격렬히 발버둥 치는 메리.
방금 것은 괜한 짓인가 하고 혀를 찼다.
그 뒤 남자는 여유롭게 천천히 이쑤시개를 꽃아 나갔다.
일일이 정중하게.
장인의 손놀림같이 놀린다.
머리 위에는 당연히 두개골이 있는데, 실장석의 두개골은 그리 단단한 느낌 없이 약간 질긴 달걀껍질 같은 감촉이다.
살짝 힘을 주어 찌르면 초반에 마주치는 저항을 제외하곤 나머지는 부드럽게 삽입되는 것.
껍질은 질기고 안은 부드러운 아보카도 같은 감촉이다.
사실 메리는 이 학대를 의외로 편하게 넘기지 않을까 하고 낙관하고 있었지만, 이쑤시개가 뇌를 천천히 관통하며 내려오면,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무거운 두통이 울려댄다.
계속 토할 듯이 메슥거리지만 뱉을 수 없는 상태다.
몸이 쥐어짜지는 바람에 구멍이란 구멍은 모조리 틀어 막혀 있었고, 내장도 압축되어 있어 구토는 불가능했다.
메슥거리지만 토는 할 수 없다.
거기에 이쑤시개가 뇌의 이곳저것을 건드리며 숨도 쉴 수 없다.
그 어떤 저항도 불가능한 학대의 풀코스.
이것이 [핀헤드 인 더 아비스 홀]의 진면목이다.


이제 시간 개념도 모른다.
세계는 아픈 일 뿐이다.
왜 살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 마마아...?
팩의 이쑤시개를 모두 사용한 남자도 다수 피로의 기색을 보였다.

‘이제 정신 좀 차렸니 메리? 그래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앞으로도 열심히 사육실장 할거야? 케이크도 남아있고 하니 야식이나 먹고 몸을 쉬는 게 좋겠다‘

메리는 단 한마디만 대답했다.

‘마마한테 돌아가고 싶은 테치’
‘그래 그렇게 하자꾸나 메리. 그대로 있으렴’

‘테치이...’


검은색 다운 재킷 주머니에 실린 메리.
그리운 마마.
그리운 집.
무슨 축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거룩한 밤에, 자신의 유일한 육친, 마마의 품으로 돌아간다.
--선물을 받기 위해.
메리가 요구한 귀향의 소원에 남자는 맥이 빠졌지만 깨끗이 받아들였다.
그것은 공원에서 처음 했던 친실장과의 약속도 있었고, 처참한 학대를 극복한 메리의 진실 된 외침이 가슴에 닿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최근 들어 메리의 사육이 귀찮아졌다는 이유도 없잖아 있었다.
어쨌든 남자가 시행착오로 만들어 낸 악마같은 사악한 학대 [핀헤드 인 더 아비스 홀]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은 메리.
남자도 다소간 패배감을 느꼈음에 틀림없다.
일부러 이런 밤중 말고 내일 날이 밝거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남자의 제안을, 메리는 기각했다.
지금 당장 이 학대의 저택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성탄절 선물을 지금 바로 손에 넣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은 마마를 사랑하고, 마마는 자신을 사랑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마마라면 반드시 기대대로 선물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편리한 망상. 완전한 꽃밭사고.
단순히 메리만 유별난 것이 아니다.
모든 실장석에게 똑같이 탑재되는 기능이다.
옷을 입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귀향의 소원을 고한 뒤 메리는 의식을 잃었다.
전신의 골절, 머리의 자상, 오른팔 파열....
우선 이 남자는 메리를 이런 꼴로 친실장의 슬하에 돌려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원상회복은 남자의 모토.
실장석 회복용액을 목욕탕 대야에 풀고 위석을 체내에 되돌린 뒤, 완치를 기다린다.
수천엔짜리 고급용액을 아낌 없이 사용했다.
그 사이 세면대를 청소하며 힐끗 훔쳐본다.
청소가 끝난 뒤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차를 마시고 있자 메리는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

‘벌써 날짜기 바뀐 것 같은 테치! 마마는 어디인 테치? 테치이잇! 차가운 테치...! 따듯한 목욕이 아닌 테치!’
‘약이야. 몸에 좋은 거라고’

‘옷을 주는 테치’
‘옷? 니옷은 이미 니가 버렸잖아?’

‘테에에에?! 무슨 말인 테치이이이! 와타시의 오오옷! 옷을 돌려주는 테치이이!’
‘그건 모두 내가 너한테 빌려준 것들이었다고. 사육실장을 관두면서 도로 돌려받은 것 뿐이야’

‘그...그럼 와타시의 원래 옷을 돌려주는 테치!’
‘그건 니가 버렸잖아’

‘테에에에? 그런거 모르는 테치이잇!’

이후 시시한 문답이 몇 번 오갔지만 결국 메리는 발가벗은 채로 있는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남자가 새 옷을 사왔을 때 ‘저런 더러운 건 필요없는 테치! 버리는 테치!’ 하고 자신의 녹색옷을 버리라고 요구했다.
남자는 언젠가 이런 때가 왔을 때 도로 찾는 것 아니냐며 설득하려 했지만 이미 자신은 사육실장이 되었다고 확신한 메리는 전혀 들어 주지 않았다.
‘필요없는 테칫!’라고 외치며 자신의 녹색 실장복을 짓밟는 것은 조금 지나친 행위였지만, 이는 비참했던 들생활과 결별을 의미했는지도 모른다.
물론...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그 땐 생각도 안 했겠지만.


올해의 이브는 눈도 바람도 없이 온화한 기후여서 나다니기가 쉬웠다.
그래도 나신인 메리에게는 지독한 추위였다.
남자의 다운재킷 주머니 안에 있어도 손발은 뼛속까지 시려서 떨리는 정도였다.
가끔 테챠테챠거리며 날뛰는 메리를 떨어뜨릴 세라 내미는 남자의 손이 아주 따듯하게 느껴졌고, 마치 옛날의 감회에 젖어보기도 했다.

‘니가 똥을 흘리면 내 옷이 망가지거든’
‘테에에에...’ (실은 벌써 조금 새어나온 테치...가만히 있는 테치...)

메리의 궁둥이는 헐렁헐렁이었다.
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일까.
자전거는 쓰지 않았다.
실장석으로 득실거리는 지역에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은 그리 현명하지 못하다.
인간이 쓰는 도구에 큰 흥미를 느끼는 실장석이, 누군가 세워놓은 자전거를 뒤적거리는 현장을 목격한 적도 있었고, 간혹 생각 없는 녀석들이 똥투성이로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이런 밤에 그런 실장석의 난동을 우려하는 것은 기우라 할 수도 있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거기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실장석 뿐만 아니라 사람도 포함된다.
그래야 하겠지만...꼭 좋지 않은 일은 이런 때 일어나는 법.

‘이런 망할....’

정면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이 거리에선 잘 보이진 않지만 복장부터 직장인 남자라고 생각된다.
짐짓 여유를 부리지만 심장은 두근두근.
어쨌든 누구든 타인과의 접촉은 피하고 싶었다.
주머니의 메리를 움켜잡은 손에는 흥건히 땀이 벤다.
다행히 직장인 남자는 아무 일 없이 스쳐지나갔다.
심장에 좋지 않다.
가능하면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공원에 도착해야겠다고 신에게 기원한다.

‘저런...’

다시 정면에서 그림자가 다가온다.
이번엔 커플처럼 보인다.
이건 정신적 데미지가 크다.
괜히 예정에도 없이, 자판기 앞에서 고민하며 대충 밀크티를 산다.
주머니 속에 메리가

‘왜 그러는 테치이’ 하고 중얼거리는 것을 지퍼를 잠궈 밀봉, 가벼운 질식상태에 빠트려 잠재운다.
등 너머로 지나가는 커플은 자신들끼리 대화에 정신이 팔려 그대로 통과하였다.
캔 밀크티를 홀짝이며 공원으로 향한다.
그 사이 메리가 ‘그거 먹고 싶은 테치’ 하고 요구하는 것도 묵살.

‘오오 신이시여...’

세 번째 그림자가 다가온다.
좋지 않은 일은 이상하게 겹친다.
머피의 법칙은 진실이었다.
그러나 일이 이 지경에 이르러서는 오직 발뺌보단 당당하게 마주보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판단을 내린다.
그림자의 주인은 바로 해바리기짱의 주인, 애호할머니였다.
애호할머니는 고립무원의 독거노인은 아니다.
근처 카페에서는 중심적 존재이기도 하고, 제법 수다스럽다.
면식이 있는 사람은 그냥 보내지 않는 타입의 말많은 노인이었다.
이런 심야에 무참히 옷을 벗긴 실장석을 옷에 숨기고 실장석의 거주지인 공원으로 향하다니 맛이 간 학대파의 행동 아니겠는가.
머리가 이상한 학대파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일단 남자는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의 학대 행동을 비밀로 하고 있지만, 애호할머니에게 알려지는 순간 파멸은 정해진 수순이다.
전력으로 부딪치자고 결심한다.
메리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괴로운 테치이이...’

남자를 목격한 애호할머니는 과장된 액션을 취하며 말을 걸어왔다.

‘메리크리스마스 젊은이. 잘 지내는감?’
‘아..안녕하세요! 할머니? 무슨 일이세요 이런 밤중에?’

‘아아...연하장이 부족해서 급하게 편의점에서 사오는 중이야 호호...’
‘연하장~아아 과연’

아아~과연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래도 일단은 무난히 지나간 거 아닌가?

‘젊은이는 이런 밤중에 어딜 돌아다니는감?’
‘아~네? 아 그...’

‘....치잇....’

주머니 속에서 안면을 잡힌 메리가 질식하며 울었다.

‘집?’

순간 온몸의 모공에서 땀이 쏟아졌다.

‘아! 그...뭐? 아 잠깐...여친네 집에 가는 중입니다’

물론 여친 따윈 없다.

‘아하..하하하...거 늙은이가 눈치 없이 굴었구먼...이브니깐요! 이브! 호호호호’
‘하핫 참....그렇네요 하하하...’

제발 빨리 지나가자!
외침이 통했는지 애호할머니는 거기서 대화를 마치고 인사를 한다.
황급히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순간, 애호할머니는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다시 말을 걸어왔다.

‘아! 그리고 그때 고마웠다우!’

이전 현관에서 들실장 무리를 내쫒아준 일을 말하는 거다.

‘덕분에 생각을 약간 고쳤다오! 그것만 말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말하며 애호할머니는 갈 길을 갔다.
듣기론 그 사건 이후 애호를 끊었다는 얘기는 듣긴 했지만, 사실인가 의심했었다.
어쩌면 들켜도 별 상관없었을 지도....
문득 주머니를 열어보면 호흡곤란으로 기절한 메리가 똥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메리가 울음소리를 낸 이후에 안면을 힘껏 움켜쥔 탓에 질식하였고, 총배설구 주변 근육이 느슨해지며 똥을 분출하였다.
싸구려 다운을 입고 오긴 했으나 남자는 마음속으로 울었다.


주변은 고요했다. 공원 정문에서 직진한다.
안쪽, 약소개체들이 여럿 서식하는 곳에서 메리의 어미는 살고 있었다.
통행인이 많은 광장 부근은 인간에게 먹이를 얻기 위한 어필 포인트다.
완력이 강한 개체는 경쟁상대를 걷어차며 거점을 마련한 후 무리를 짓고, 연약하고 무력한 녀석들은 구석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공원 안쪽, 벤치와 외등이 같이 서있는 유일한 장소.
그 뒤편에 메리 어미의 집이 있었다.
옆으로 쓰러진 골판지에서 크리스마스 잔반을 꿈에 그리며 이미 잠들어 있었다.

‘어이 일어나’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집 전체가 흔들린다.
이런 밤중의 방문자는 학대파밖에 없다.
외등 밑에 있어서 눈에 띄기 쉬운 탓에 또 심한 학대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 하고 한탄하는 메리의 친.
그렇지만 그 이상의 행패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는 것에 오히려 전보다 더한 오한을 느끼는 메리의 어미는 살그머니 입구를 열고 나온다.

‘모...목숨만은 살려주는 데스’
‘아니야. 나라고 나’

집 밖을 바라보면, 외등을 등진 인간남자.
역광으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상냥한 목소리.
거기에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밀크티의 향기...혹시 이것이 천사?

‘나라고. 그때 니 새끼를 데려간 사람. 메리를 돌려주러 왔다’

박스에서 허둥지둥 뛰쳐나온 친실장은 공손히 무릎을 꿇고 쳐다본다.
시커먼 싼타클로스도 있는 모양이다.
최고의 선물은 역시나 가장 사랑하는 딸?

‘메리는 공원입구에서 풀어줬다. 자력으로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거야’

그제서야 떠올린다. 이 녀석은 학대파의 남자.

‘너에게 이야기가 있다’

최악의 성야는 곧 종말을 고한다.
학대보다 비참한 결말이 불쌍한 모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원에 도착한 남자는 우선, 똥묻은 메리를 공중 음수대의 수도에서 씻었다.
12월 몸에 사무치는 추위 속에서 말이다.

‘그만두는 테치이이잇! 게보보복 차가운 테치이잇! 가보보보복...’

남자의 손 또한 괴롭다.
하지만 참는다.
꼼꼼하게 똥을 닦아낸다.
머리에 달라붙은 똥을 박박 문질러 씻어내고 그 다음 온몸 구석구석, 떨어지기 어려운 곳이 있으면 엄지에 힘을 주고 몇 번이고 문질러 깨끗이 한다.
그 와중에도 총배설구에선 무른 대변에 새어나오고 있어 어떻게든 마치지 않을 수 없었다.

‘테히이이이잇!! 아픈 테칫! 그만...테히이이잇!’
‘이상한 소리 하지마라. 기분 나쁘다’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씻는 바람에 메리는 뼛속까지 꽁꽁 얼어붙는다.
통증과 수공에 의한 쇼크와 추위와 공포로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마치 휴대전화의 진동모드처럼 계속 떨렸다.

‘테헤에....테....추운...테치이.....테헤에에.....’

[달달달달....]

‘엄마를 보러가는 거니깐 예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난 먼저 가서 얘기 좀 하고 있으마. 넌 뒤에서 쫒아오렴. 장소는...알지? 그리고 괜히 소리 질렀다간 동족을 잡아먹는 들실장들이 오니깐 알아서 조용히 하렴‘

그렇게 고하자마자 마리에게 일별도 주지 않고 약수터를 뒤로하고 떠나는 남자.
당연히 메리는 아연실색한 얼굴로 몇 초간 굳어졌지만 곧 정신을 다잡고 뒤쫓는다.
혹시나 다시 돌아오는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분노와 공포로 뒤섞인 해괴한 얼굴을 한 메리의 얼굴은 학대파가 본다면 박수를 쳤을 정도로 훌륭했다.

‘기...기다리는 테치이...! 기다...텟! 무서운 테치! 테...벌벌벌....’

바이브레이터 마냥 달달 떨며 남자를 쫓아 어두컴컴한 공원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메...메리가 불쌍한 데스! 당장 구하러 가는 데스’

사정을 들은 친실장은 메리를 구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남자는 허락하지 않았다.
걱정할 것 없다고 달래며 친실장을 벤치에 앉힌다.
실제로 이 남자는 최근 이 공원의 생태와 치안상황에 대해 관찰해왔다.
동족상잔종은 실은 극히 일부 개체에 불과했고, 메리의 이동경로 주변에는 흉포한 개체의 주거지는 없었다.
만약 사고로 만난다 하더라도 죽이기까진 하지 않을 것이라 계산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
메리의 어미의 모습은 이전보다도 더 추레해졌다.
그 전에도 너덜너덜했지만, 지금은 거의 두건과 팬티만 남아 있는 수준이다.
벤치에 나와 앉을 땐 하우스에서 신문지를 꺼내들고 망토처럼 걸치고 있었다.
역시나 춥겠지.
지금까지 잘 살아있는게 신기하다.
냄새도 이전보다 훨씬 심하다.
아마 식분행위도 지속적으로 해오던 모양.
메리는 이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남자는 크게 걱정했다.

‘데에...데에에....’

[사라락...사락사락]

친실장을 앉혀두고 잠시 자신만의 생각에 빠진 남자.
친실장의 신음에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어...그 일단 이거 마실래?’

절반정도 남아 있던 밀크티를 건넨다.
벌써 살얼음이 꼈는지 사락거리지만 메리의 어미는 눈물을 흘리며 한 입 맛본다.

‘달콤한 데스! 덕분에 살아난 데스....최고의 선물인 데스우...뎃승...뎃승...’

기억의 저편에 사라졌던 그 감미가 살아나며 뇌까지 녹는 듯한 느낌이다.
최고로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 모금 맛본 후 아직 남아있는 밀크티를 집에 숨겼다.

‘아까운 데스...잘 마신 데스’

저장도 알고 있다...역시나 이건 보통 실장석이 아니다.
메리 어미의 출신.
이것을 알아내는 것이 남자의 목적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너 원래 사육실장이었지?’
‘데에에...맞은 데스.....원래 사육되던 데스우...’

‘그럼 알려줘. 왜 들이 된거야?’
‘....성장해서 버림받은 데스. 주인님은 심한 학대파였던 데스. 그래도 가장 학대받은 것은 와타시의 마마인 데스’

메리의 어미의 어미는 능력 있는 브리더가 직접 조련한 우수한 자실장으로, 실장숍에서 가장 비싼 값이 붙여진 고급개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남자에게 팔리게 되었다.
새로운 생활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에 도착한 순간, 그 자리에서 수세식 화장실에 거꾸로 쳐 박혔다고 한다.

‘물 속은 깜깜하고 너무 힘들었다고 한 데스...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도 몰랐다고 한 데스...깜깜하고 똥투성이지만 그래도 숨 쉴만한 구멍인 있었다고 한 데스‘

‘...아아 공공하수도 말하는 건가. 예전 하수도 관리과에서 알바뛴적있어’

‘꺼내질 때 까지 계속 똥만 먹고 살았다고 한 데스....’
‘심하네’

메리의 친실장은 계속 말을 잇는다.

‘그 뒤 마마는 대머리에 알몸이 되고 또 떠내려갔다고 한 데스.
주인은 몇 번이고 건져내어 도로 흘려보냈던 데스.
그 충격으로 마마는 인간과 화장실을 극도로 무서워하게 된 데스...‘

‘응? 화장실이 무서워? 설마...’
‘와타시도 화장실을 무서워하는 데스. 메리도 무서워하는 데스....’

‘유전자에 각인 되버린 기억인가....’

가설이지만 메리는 극심하게 세면대 물줄기를 두려워했다.
이건 화장실에 휩쓸린 할머니의 기억을 상기하고 있었다고 여겨지는 메리의 친도 마찬가지.
격류에 휩쓸리고 어둠 속 똥으로 겨우 살아갔다.
그 끔찍한 기억이 유전자에 깊은 상처를 낸 것인가.
세대를 걸친 가혹한 똥의 나선.
운명의 나선에 자아낸 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죽어가던 마마는 나를 낳은 순간부터 살아갈 희망을 가진 데스. 그리고 와타시가 커지면서 와타시만 공원에 버려진 데스우...너무너무 외로워서 메리를 낳은 데스....그래서 마마가 어떻게 되었는지 잘 모르는 데스우...‘

‘어미의 이름은?’
‘미미 데스우’

흔한 이름이다.
딱히 마음 짚이는 데는 없다.
실장석은 불면 날아갈 듯한 존재이다.
매일 엄청난 수가 태어나지만 태반이 죽는다.
그런 만큼 한 개체에 깊숙이 사정을 알고 싶었다.
이런 놈들 중에도 조상 대대로 계승하는 것이 있다.
남자는 그것이 알고 싶었다.
그런 녀석을 만나게 되어 오늘은 의미 있는 날이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저...닝겐상...’
‘응?’ ‘오늘 밤은 역시...그거인 데스우?’

‘그거가 뭐?

메리 어머니의 모습이 이상하다, 망설이면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와타시한테...관심있는 데스우?’
‘뭐?’

‘마음의 준비는 된 데스우?’
‘잠깐...씨바.. ㄹ...아니 기달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일족의 인연을 알고 싶었을 뿐 너의 개인정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당신에게 길러질 수 있는 데스!’
‘필요없어’

‘데...그래도...그게...’
‘너따위 안 키워’

지금 분명히 말해두지 않으면 계속 달라붙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너희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두 번 다시없을 것. 오늘로 이별이다.

[빠짓...]

엥?

‘뎃그우우우...!’

메리의 어미가 갑자기 가슴을 누르고 괴로워하기 시작.
남자는 그 직전의 파열음을 놓치지 않았다. 이 녀석, 위석에 금이 갔구나.
생명의 근원이라는 위석은 스트레스에도 손상을 일으킨다.
남은 것 없는 생활에도 포기하지 않은 것은 메리와 존재.
동시에 메리를 연줄로, 잘하면 자신도 사육실장이 된다는 헛된 소망, 마지막 남은 희망의 끈이 무참하게 찢어진 순간 메리 어미의 위석은 손상된 것이다.
그 아픔은 무거운 요통에 가깝다고 비유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나다고 들었다.


매일 같이 행한 대변식도 위석의 손상 원인이다.
똥에는 영양은커녕 몸에서 배출된 독기가 들어있다.
거기에 정신적 고통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두 독소는 메리의 친의 위석을 서서히 죄여왔던 것이다.
남자가 수많은 실장석을 학대를 하면서 몇 번씩이나 생각 없이 들은 소리이다.
대개는 완전히 깨져서 사망하게 되는데, 이 정도 소리는 거의 치명상, 이렇게 되면 오래 가지 않아 죽거나 또는 정신에 중대한 이상을 초래하기 일쑤다.

‘아...아픈 데스우...아픈 데수우우....’

남자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와타시, 죽는 데스우? 좋은 일 따윈 하나도 없는 실장생이었던 데스우... 그래도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는 데스...)

외등이 조용히 비추는 장소, 텅 비고 깜깜한 공원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빛을 향하여 작은 벌거숭이가 달려오고 있었다.
녀석의 발은 엉망이다.
멈추지 않는 떨림이 걸음을 늦춘 덕분에 발소리가 나지 않았다, 혹한에 얼어붙은 폐가 목소리 내지 못한 행운으로 들실장의 습격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데스우우우우우!’
‘마...마...!’

메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친실장은 위석의 아픔도 잊고 딸을 끌어안아 엉엉 운다.

‘마, 마마아 …선 …싶...치이...'
'메리짜아앙! 장한 데스우우우우!'

'테, 테에에엥...크 …마스...선물...치이...'
'이렇게 얼어붙고 불쌍한 데스우, 마마가 따뜻하게 해 주는 데스우'

'테에에엥!! 마마...선...받고 싶....테치...'

감동의 재회다.
허나 메리가 시종일관 선물을 요구하고 있었으므로 남자는 조금도 감동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닝겐상 부탁드리는 데스'
'엉?'

'메리짱을 설득할 것인 데스. 또 기르고 주시길 바라는 데스우'
'...나는 이제 메리에 관심이 없어졌고, 메리도 나랑 지내기가 싫어하는데? 설득할 수 있겠어?'

'메리 오마에는 알지 못한 데스요, 들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를 데스...비록 학대를 받으며 길러진다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데스. 마마인 와타시부터 이야기하면 꼭 알고 반성할 것인 데스우'

(이놈 아비스 홀의 내용 들으면 저딴 개소리는 못 할 건데...)

남자는 회의적이었지만 일단 시도는 해보라 허용했다.

'지체하면 돌아간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데스우! 꼭 설득해 보이는 데스우'

'마마아아!! 쟤는 학대파인 테치이! 해치워 버리는 테칫!'

어미의 체온으로 완전히 깨어난 메리는 성가신 남자를 욕 했지만,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야단을 맞으며 하우스 속으로 끌려간다.


낡은 하우스.
추억의 집.
메리의 가슴을 진심으로 안도시키는 것은 그토록 갈망하던 어머니의 사랑.
안주의 땅.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저기 마마아~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디인 테치이?'

입에 손을 대고 어두컴컴한 하우스 안을 기웃거리는 메리.

'테에에에? 아까부터 뭘 말하는 데스우? 그것보다 할 말이 ― ―‘
'뭔가 달콤한 냄새가 나는 테치이...텟! 밀크티 ー테치이 ー!'

아까 남자에서 베풀어 준 밀크 티가 눈에 들어왔다.
당장 마시고 싶다며 테칫테칫 행패를 부리는 메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허락하는 친실장.

'조금만인 데스, 한 모금 데스우...잘 마시지 않으면 데 …데 … 그렇게 하면...'
'구우~구우~그우 테치이....! 끄어어어...어억!!!!!!'

통을 끌어안고 꿀꺽꿀꺽 마시는 메리.
한 모금이라 일러도 도저히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든다.
끈질기게 말리는 친실장의 손을 이리저리 뿌리치며 그대로 뒤로 벌러덩 넘어간 채로 밑바닥에 남은 한 방을 까지 마셔버린다.
땡그랑...하며 텅빈 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구는 밀크티.
어느새 배가 산만하게 부풀어 오른 메리는 만족스럽게 배를 쓰다듬으며 기분 좋게 텟치이~ ♪하고 운다.

'데에에에에? 아까운 데스우우! 한입만 마시라고 일렀던 데스우...!!'

‘달콤한 테치~ ♪’하고 혀를 날름거리며 입 주변에 흐른 국물을 천박하게 핥는 자실장을 보고, 친실장도 마치 겨루듯이 깡통 입구 주변을 핥는다.
그리고 그것이 완전히 고갈되자 메리 얼굴에 붙은 국물도 남김없이 핥는다.
아까운 지출이지만, 어차피 내일 크리스마스 잔반을 수확할 수 있다.
메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게 된다면 이 정도는 감수할 만한 지출이라 여기며 고개를 끄덕이는데...

'마마아~선물은 어디 테치이?'
'데에에? 방금 밀크티를 마신 걸로 된 데스우!'

'다른 테치! 선물을 가져오는 테치!'

소용없던 모양이다. 밀크티는 그냥 식후간식이었던 모양.
선물이라는 인식이 없다.
왠지 아깝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말렸어야 했는데....
지금와서 후회해도 사후 약방문이다.
마마는 훈육을 결정한다.
메리는 사육실장의 생활에 제멋대로가 돼버리고 말았다.
설득이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굳게 결심한다.

'적당히 하는 데스!'
'테에에!? 뭔 테치이...'

'언제까지 망상하고 자빠져 있는 데스우우!! 선물은 어디에도 없는 데스!!'
'테에에? 테에에에...어..없는 테치이?'

'그런 데스!! 없는 데스!! 들생활에는 그딴 거랑 인연 없는 데스!'
'테에...'

메리의 눈에서 몽상의 색이 사라지고 다시 사육 자실장의 눈빛이 돌아온다.

'좋은 데스우? 지금부터 마마가 너에게 말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인 데스우. 긴 이야기인데, 마마의 마마한테 배운 소중한 ― ―‘

'그럼 된 테치, 돌아가는 테치‘

'그래, 돌아가 ……데에에? 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

메리의 결정은 빨랐다.
웃차하고 일어서서 밖으로 향하고 걷는다.
좁은 골판지 하우스의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 속에 메리는 잠시 멈춰 선다.
돌아보면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 있는 어미.
사육실장과 들실장의 가르는 명암의 경계선에서 메리는 말한다.

‘마마가 보고 싶었던 건 사실인 테치, 그래도 들생활은 불쾌한 테치’
‘선물을 기대하고 돌아왔던 테치. 없다면 학대를 당하더라도 사육실장으로 돌아가는 테치’

‘마마는 학대를 만만하게 보는 테치. 마마라면 하루도 못 버티는 테치’

나도 학대경험 정도는 있다.

‘와타시도 고생하고 있는 테치'

나의 자, 메리야 뭐가 너를 바꾸었니.

'그리고 마마의 입, 구린 테치. 똥만 먹고 있으니까 테치.'

어머니가 필사적으로 숨어, 화장실용으로 판 구멍에 얼굴을 처박고 똥을 먹고 있던 모습을 메리는 가끔 들여다 보고 있었다.

'마마가 핥아주는 것, 안아주는 것 따윈 불쾌한 테치‘

메리에게 똥을 먹일 수 없으면서, 먹이를 찾으러 가려면 적어도 자신만큼은 똥이라도 먹고 견디지 않으면 안됐다.
모두가 메리를 위하기 때문...똥을...자신의 똥을 ― ―

'데에에에...데에에에에엥...!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되는 데스우...데승...데승'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떠나는 메리를, 친실장은 붙잡을 기력이 없었다.

물론 남자에겐 메리만을 사육실장으로 다시 받아주는 것이 약속이었으나 내심, 자신도 허락해주는 일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없진 않았던 것이다.
그 덧없는 소원도 날아가고, 자신의 딸의 입에서 나온 모멸의 말로 상처를 받은 어미는 진정으로 외톨이가 됬다는 마음이 들어, 진심의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맺힌 시계의 건너편.
왜일까 외등 아래에는 메리가 주저앉은 채 그대로다.

‘테챠아아아아아앗!!’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비명에 친실장은 놀라 뛰어간다.
거기에는 메리만 있을 뿐, 남자의 모습은 없었다.

'주인니이이임!!!! 어디인 테치이이이이!!'
'데에에에!? 닝겐상이 없어진 데스우? 돌아간 데스우!?'

(크으...멋져...! 멋지다고! 이 얼마나 훌륭한 가정파괴인가! 완벽한 붕괴야! 아아..죽어도 여한이 없어!)

남자는 하우스 뒤에 숨어 자초지종 듣고 있었다.
처음에는 진짜로 기다렸다 도로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두 마리가 밀크티를 가지고 날름거리기 시작한 시점에서 되는 데로 지껄이자 조금 계획을 바꾸었다. 재밌잖아?
아픔. 탄식. 모멸. 절망...만감이 교차하는 최고의 스토리였다.
남자는 크게 만족하며 수풀 속을 살금살금 지나 집으로 돌아갔다.
메리의 환상적인 마지막 말을 몇 번이고 되뇌기며.
메리는 더욱 크게 남자를 부른다.

‘주인니이이이이이임!!! 돌아가고 싶은 테치이이이이이!!!’
'기다리는 데스!! 더 이상 떠드는 것은 위험한 데스!!! 나쁜 놈들이 오는 데스!'

사주경계를 하며 메리의 입을 틀어막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함부로 날뛰는 메리는 말을 듣지 않는다.

‘이야아아아아!!! 똥 따위는 먹기 싫은 테치이잇! 구려! 구린 테치이이이!’

억지로 내빼는 메리의 팔꿈치가 친실장의 가슴에 직격한다.

[빠짓...!]

‘뎃그우우우우우우우우.....!’

운 나쁘게도 이미 갈라진 친실장의 위석에 명중하였다.
그 통증은 보통이 아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찌릿하며 신경이 찢기는 듯한 아픔이었다.

‘똥쟁이 분충을 물리친 테치!

메리는 무너진 어머니 위로 지나가며 한 번 더 발길질을 한다.
하우스로 도로 들어온 메리는 ‘추운 테치이...’하고 웅얼거리며 바닥에 흘린 밀크티를 할짝거려보지만 거의 맛이 남아있지 않아 더욱 분노하며 깡통을 차고 난동을 부렸다.
한참을 그러며 사라진 남자를 찾으며 사육실장이 되고 싶은 테치이이! 하고 울부짖는다.

‘....적당히 하는 데샤아아!’

하우스 입구에 서서 외등의 빛을 등진 친실장.

‘아직도 숨이 붙어있는 테치이! 저딴 똥마마는 죽여서 똥통에 처박는 테칫-!’

쌍수를 들고 돌진하는 메리의 정수리에 직격하는 친실장의 철권.
그 충격에 폭포 같은 물똥을 분사한다.
신체비율이 전혀 맞지 않는 커다란 머리엔 위에서 충격으로 움푹 들어간다.
철권은 정수리를 지나 계속 파고들어 몸통에 박힌다.
압박에 의해 경추는 S자로 변형되고 내장은 절반 이상 찌부러진다. 허나 물론 살아있다.

‘그렇게 키워지고 싶으면 와타시가 기르는 데스...!’

메리의 염원인 사육실장 복귀의 순간이었다.
다만 들이라는 환경은 변함없는 채이지만.

‘테에에에...? 왜...왜그러는 테치? 마마 화난 테치? 마마 화내지 마는 테치. 와타시는~ ♪ 아주 좋~은 ♪ 딸인 테치 ♪ 마마의 말도 잘 듣는 테~치이 ♪ 계속~계속 함께하는 테치~마마아 ♪‘

자신이 내뿜은 똥웅덩이 위로 챨박!하고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리고 우뚝 솟은 어미를 쳐다보며 아양을 부린다.
아직도 외등을 등지고 있어 표정을 제대로 엿볼 수는 없지만 텅 빈 분위기를 풍기는 어미는 천천히 흔들리며 데이- 데이-하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메리의 친실장은 거듭되는 위석의 손상으로 인해 제정신을 잃었다.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
어쩌면 어머니로서 집념이 그걸 가능케 했을지도 모른다.
성야 아래, 메리의 일가에서 벌어진 소동은 결착을 맞는다.


귀가한 남자는 매우 지쳤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밤새 울부짖는 메리도 오랜만이었고 학대도 오랜만이었다.
거기엔 그동안 잘 돌보고 키운 자실장을 포기한 일에 대한 섭섭함도 있었다.
어쨌든 자고 일어나면 전부 괜찮아 질 것이다.
정 궁금하다면 나중에 얼마든지 메리모녀의 모습을 관찰하러 갈 수 있다.
따로 만날 수도 있다.
오늘은 일단 모든 걸 내려놓고, 여기서 마음을 정리하자.
그렇게 정한 후 장롱을 열어 옷을 갈아입고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비밀상자를 하나 꺼냈다.
빨강과 초록색 줄무늬 무늬가 들어간 분홍빛 리본으로 묶인 금속상자.
바로 오늘 밤 메리의 머리맡에 놓을 예정이었던 크리스마스선물.
자신도 그랬든,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감쪽같이 믿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결국 헛짓이 돼 버렸지만...’ 중얼거리며 휴지통에 던졌다.


다음 날은 새벽부터 시끄러웠다.
공원 주변의 음식물쓰레기통에는 쓰레기통이 넘치다 못 해 미어터지고 있었다.
오늘 저녁에 되어서야 수거는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현명한 실장석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치킨 맛있는 테치이~’
‘돌아갈 때 까지 먹으면 안 되는 데스. 모두 봉지에 모아 잘 묶어두는 데스’

‘하이 테츄’

예절바른 4마리의 자실장을 거느린 들실장 가족이 착착 성과를 뽑아낸다.
음식물 쓰레기 수집과 그 뒤처리까지 교육하고 있는 이 영리한 일가는 공원에 들어온 지 무려 10세대나 된 가장 번영한 일가다.
친실장의 자매가 번갈아가며 빈집을 맡아 미숙한 아이를 지키고, 다른 자매는 이렇게 어린 후손들에게 들생활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의 기근 때도 사전에 비축해놓은 식량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지만 오늘의 수확으로 인해 올해 겨울도 문제없이 든든하다.
거기에 설 근처에 또 이런 대규모 쓰레기를 기대할 수 있으니깐.

‘예쁜 상자인 테치이...마마...이거 갖고 싶은 테치!’
‘그럼 갖고 돌아가는 데스. 하지만 독점은 안 되는 데스. 모두 함께 열어보는 데스~’

그것은 빨강과 초록 줄무늬의 분홍색 리본에 묶인 금속상자.
실로 실장석의 가슴을 불사르는 물건이었다.
남자가 어제 버린 그 상자, 메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을 것이다.

내용물을 말하자면, 그것은 별사탕 전문점 ‘료큐주안시미즈’ 특제 별사탕 셋트였다.
<주 : 교토에 있는 유일한 전통 콘페이토 제조명가. 가격은 씹창렬>

보물상자를 손에 넣은 행운의 현명한 일가는 잠시 후 내용물에 대한 소유권 분쟁으로 골육분쟁을 벌여 일가를 파멸로 이끌지 아직 모르고 있다.
분수를 넘은 장물은 때론 손에 넣어도 오히려 해가 된다는 교훈이다.


한편 메리의 어미는 새벽을 맞이하기 전 절명했다.
하우스 입구를 가로막은 자세 그대로 메리를 끌어안고 죽었다.
죽기 직전 정신이 돌아와, 조금이라도 메리를 따듯하게 해주겠다는 배려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그런 것을 알아채는 것은 메리로선 불가능했고, 그런 일은 관심없었다.
남자의 집에서 강력한 영양제에 절여지고 있던 덕분에 친실장의 체벌로 인한 타격을 완전히 회복한 메리.
이미 어미가 얼어붙어 죽은 것을 깨닫자, 감회도 없이 테칫하고 욕하며 어미의 시신을 짓밟고 올라가 밖의 동정을 살핀다.
배가 고팠지만 너무 추워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남자에게 길러지기 전, 들실장 시절 메리는 친실장으로부터 음식물 쓰레기회수의 노하우를 전수받았지만, 사육실장 으로서 사치스러운 생활의 연속으로 인해 그 능력은 이미 잃어버렸다.
죽은 어미의 품 속으로 파고들어가 황량한 겨울의 한기로 채워진 공원을 바라보는 메리.

‘이제부터 어떻게 하는 테치....똥마마도 죽은 테치...밥도 없는 테치...’

눈 앞에서 여러 마리의 실장석이 지나간다.
오늘 아침 쏟아져 나온 많은 수확을 손에 넣고 귀가 중이었다.

‘테에에...맛있어 보이는 테치이...’

배가 고파 어떻게 할지 몰랐지만 마마처럼 운치를 먹진 않겠다고 다짐했다. 신에게 맹세했다.
면식이 있는 자실장 한 마리가 지나갈 때 깨달았다.
오렌지 코디네이트의 옷.
해바라기짱이 혼자 산보하고 있었다.
메리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며 결코 발견되지 않도록 웅크렸지만, 오히려 이상한 쪽은 해바라기짱이었다.
그녀는...울부짖으며 방황하고 있었다.

‘마마~!! 왜 와타시를 버린 테치이이~~!! 이제 제멋대로 안 하는 테치이이!! 그러니 도로 키워주는 테치이이이!!’

어떤 경위인진 모르겠지만 해바라기짱이 들실장에게 시달릴 것이라는 사실은 메리의 쳐진 기분을 약간이나마 고양시켜주었다.
졸부취미의 같잖은 해바라기를 마음속으로는 혐오했던 것일까.
당장 달려 나가 비웃어 주고 싶었지만 자신 또한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입을 누르고 조용히 치프프프 하고 웃고 있었다.


시선은 다시 행복한 들실장 가족으로 옮겨간다.
편의점 봉투에 대량의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귀가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보였다.
참 행복해보였다...가난해도 행복한 가족. 어쩌면 메리 자신이 바라던 그것이었을까.

‘왜 이렇게 되어버린 테치이....마마는 바보테치....왜 와타시를 버린 테치....학대받고 싶지 않은 테치'

눈앞으로 지나가는 일가를 미련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메리는 맨 끝에 타박타박 걸어가는 자실장에 주목했다.
그것은 작은 상자였지만, 자실장이 충분히 들 수 있는 크기.
적록색 줄무늬의 분홍빛 리본으로 묶인 금속제 상자.
실로 실장석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듯한 디자인이었다.
남자가 버린 상자였다.

‘서어어어언!!! 무우우우우울!!!!!’

갑자기 외치며 상자를 들고 있던 자실장을 향해 돌격하는 메리.
어미에게 맞아 찌그러진 얼굴에서 코피를 쏟거나 맨발인 채 달려 뾰족한 돌이 발바닥에 박히기도 했지만, 피, 눈물, 침도 똥을 뿌리며 달려오는 것이 마치 광견병 걸린 개의 모습다운 비장하고 더러운 돌진이었다.

‘와타시의 것인 테치이이이이이이이!!!!’

상자를 지닌 자실장에게 달려들 듯 구른다. 갑작스런 습격이었지만 상자를 지닌 자실장도 모처럼 얻은 보물상자를 놓칠세라 사수하며 자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도와주는 테치이-!’ ‘오네챠! 도둑인 테치!!’

손발이 착착 맞는 자매의 대처에 의해 가볍게 떨쳐진 메리.
일가는 쓰러진 메리를 둘러싸고 펀치와 발길질을 연달아 날렸고, 전의를 상실한 메리는 목숨구걸을 시작했다.

‘아픈 테치! 그만두는 테치! 미안한 테치이이!’
‘마마! 이 녀석은 도둑테치! 독라에 도둑인 테치!’

‘보물상자를 훔치려는 나쁜 놈인 테치!’
‘살리면 안 되는 테치!’

‘죽여야 하는 테치!’
‘뭐 기다리는 데스. 독라라면 마침 좋은 데스. 노예로 하는 데스~’

뭐 그렇게....사육실장 복귀다.
노예로서의 사육이지만.

‘아픈 테치이! 그만 두는 테치! 뭘 하는 테치이이!’

들실장 자매들에게 강제로 머리카락을 뜯기며 억지로 끌려가는 메리.
머리카락은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었고 뜯겨진 머리가 바닥에 흩날릴 때마다 손을 뻗어보지만 들실장 일가는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계속 질질 끌고 간다.
이미 등과 엉덩이의 가죽은 벗겨져 피투성이다.
혈액과 살점은 자갈과 모래가 섞인 페이스트로 변하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일가는 오늘의 성과에 기뻐했다.
예상 밖의 수확은 메리였다.
이미 메리의 조치는 결정되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노예화 작업에 착수한다.
옷을 남자에게 빼앗기고, 남은 머리털마저 들실장 일가에게 빼앗긴 메리는 완전한 최하층 독라가 되는 것이다.

‘와타시는 사육실장인 테치! 주인님 도와주는 테치이이-!’
'이 녀석 머리도 이상한 테치'

4마리의 자실장은 일시에 달려들어 그나마 남아있던 머리털을 우드득 우드득 뜯어낸다.
순식간에 완전한 독라로 변하는 메리.
둘러싼 자실장들이 치프프프 웃고 손가락질한다.
메리는 땅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쥐어들고 자신의 머리에 찰싹찰싹 붙여보지만 되돌아올 리가 없다.
마침내 가장 저변의 나락에 빠졌다는 일을 실감했다.

‘그럼 조금씩만 먹는 데스~’

기뻐하는 자매들 중심에서 메리는 방금 전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른다.
네 마리의 자매는 메리의 손발 끝에 달라붙어 갉아먹기 시작했다.
실장석은 높은 재생능력을 지니고 있다.
손발 정도는 잃어도 금방 자란다.
그것을 이용해 노예의 몸을 간식 대신 먹는 것은 드물지 않다.
상할 수도 있는 생식을 우선 먹고 보존식은 비축하는 현명한 식량분배계획이다.

학대는 익숙한 메리였지만 산채로 손발이 뜯어 먹히는 경험은 이때가 처음이다.
통증과 함께 감각이 사라지는 경험은 찔리거나 맞는 경험과는 전혀 다르다.
이질의 격통에 메리의 머릿속에서는 긴장과 불꽃이 흩날리고 사고는 혼란스러웠다.
배고픈 자매들의 식욕은 엄청났다.
금방 손발을 먹어치워 절반이상 사라졌다. 마치 피라냐의 모양이다.

‘테히힛! 테챠아아아! 테히이이이이이이잇!!!’
‘싫어하고 울부짖는 노예를 먹는 건 맛있는 테치~ ♪’

‘앞으로 여기가 오마에의 잠자리인 데스~똥이나 먹는 데스요’

손발을 잃은 채 구더기처럼 된 메리가 던져진 곳은 구멍. 깊고 구린 구멍.
하우스 뒤쪽에 있는 변소 구멍이었다.
데구르르 굴러 떨어지는 메리. 온 몸에 똥이 묻는다.
상처엔 똥이 스며들어 새로운 고통을 선사한다.
구멍 안에는 커다란 파리가 흩날리고 있었고, 구멍은 자실장에게 너무나 깊어 올라갈 수 없었다. 손발이 온전하다 해도 어려운 높이다.
잠시 냉정하게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지만 고통으로 인해 정신은 점점 흐려져 간다.
새로운 노예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즐기는 자매들은 곧 신선한 똥을 배출한다.
이제 막 싼 똥은 따듯했고, 심지어 여긴 알고 보면 좋은 장소가 아닐까...하고 생각될 정도였다.
물론 너무나 더러웠지만 땅굴에 발효되고 있는 똥으로 인해 제법 따듯했다.

거기에 올려다 본 하늘은 청명하고 아름다웠다.
산책 할 때 주인님을 올려다보면 보이던 하늘도 늘 예뻣다.
내일은 해바라기짱과 여기서 놀아야겠다.
마마는 어떻게 됬더라...? 빨리 데리러 왔으면 좋겠다.
이윽고 배가 고파 시키는 대로 똥을 먹었다.
손발은 사라졌으므로 혀와 입으로만 먹었다.

‘마마의 똥 맛있는 테치~ ♪’

배불리 먹었다.


==================================

[플러스]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히 살아요’

메리가 남자의 집에서 [핀헤드 인 더 아비스 홀]에 의한 지옥을 맛보고 회복용액에 절여지던 그 시각, 공원 안에선 슬픈 의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작은 상자에는 핸드타올에 싸인 자실장 해바리기짱이 크리스마스 이브의 호화스런 음식을 실컷 먹고 잠들어있었다.
테스-테스-하는 희미한 숨소리와 함께 그녀 위에 덮인 수건은 해바리기짱의 호흡에 따라 작게 오르내렸다.
그 상자를 내려놓은 양손의 주인은 ‘전’ 애호할머니.
그녀의 마지막 배려인지 울타리 속 수풀에 상자를 깊게 숨겨준다.

‘안녕 해바리기짱. 이제 넌 더 이상 귀엽지 않아. 귀엽지 않아....지저분한 들실장 무리가 나와 내 집을 똥투성이로 한 이후론 너희들이 너무나 미워서 어쩔 수가 없어. 나쁜 일이지만 어쩔 수 없구나...마음의 문제인 것을‘

그런 너무나 이기적인 말을, 잠자던 해바라기짱이 듣지 않았던 것은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육실장과의 결별은 또 다른 변화를 주었는지, 애호할머니는 [보통애호 할머니]에서 [잠재적 학대파]로 스킬업했다.
몰래 메리의 주인에게 자신의 변화를 사사하고 지역 들실장 구제에 열을 올리는 날도 멀지 않았다.
그렇게 할머니의 변덕에 의해 버려진 해바라기는 확실히 억울할 지도 모르겠다.

[실장석은 골판지에서 산다] 라는 지식에 기초하여 골판지와 함께 버린 것은 좋았지만, 상자의 사이즈는 한 변에 30cm....당연히 자실장인 해바라기로선 하우스의 이용이 불가능하고, 해바리기 본인의 지식 또한 없다. 거기에 무엇보다도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나갈 수 없다.
불쌍한 해바라기
그 후는 공원을 방황하던 들실장 가족에게 발견되어 두들겨 맞고 쫒겨나고,
공원의 보스에게 눈에 띄여 독라에 구더기가 된 채 똥구더기로 떨어지지만, 그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한다.


--------------------------------------------------------------------

[동족식에 대한 징벌]


메리와 어미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남자는 하우스 뒤쪽에 있었다.

(훌륭한 가정붕괴다. 이제 충분해 ㅋㅋㅋ)

모녀가 눈치 채지 않도록 우회하여 어두컴컴한 숲 속을 지나 돌아가려 했던 남자.
이미 외등의 불빛도 닿지 않는 거리.
수풀 속에 뭔가가 튀어나왔다.
이 지점에는 실장석의 집이 없었고, 보통 담벼락을 따라 있을 텐데...의외의 장소에서 튀어나온 한 마리.

‘데에...? 데?’

옷은 입지 않은 채 온통 붉게 물든 가슴.
양손에 꽉 쥐고 있는 것은 입을 뻐끔거리고 있는 자실장.
그 자실장의 목은 180도 돌아가 목소리는 흘러나오지 않는다.
천천히 자실장의 고기를 베어 물며 즙을 질질 흘린다.
전혀 비명을 지르지 못 하게 하며 잡아먹는 기술.
솜씨가 좋다.
틀림없는 동족포식 개체다.

‘...뭐냐 너?’
‘데샤아아....’

실장석의 고기는 영양가가 높다.
맛도 좋고.
식용실장이 존재할 정도로 의외로 맛있는 것이다.
동족식에 빠진 개체가 다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맛들이면 절대 빠져나오지 못 한다.
그리고 실장석 하나에 먹을 수 있는 부위는 풍부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없다.
그런 풍부한 영양과 열량을 공급받은 동족식 개체는 거의 인간의 유아사이즈만큼 성장하여 순간 이 녀석이 실장석이 아닐 정도로 착각할 수준의 사이즈.
여기까지 성장하려면 엄청난 양을 먹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원에 큰 패닉이 없다는 것은 아마 외곽의 일가부터 조용히 습격한 까닭일 것이다.
자연계에서 고립되고 배척된 개체는 그야말로 끝이다.
동족상잔에 대한 저항도, 대책도 없이 누구의 도움도 부르지 못한 채 무참히 먹히는 것이다.

‘....뭐 그것도 이젠 끝이지만’

다운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고 차분히 말하는 남자.

‘데샤아아아아아아아!!!’

고작 실장석의 위협에 움츠려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허나 동족식 실장석은 어둠 속에 남자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 했다.
인간인지 아닌지도 흐릿해 일단 위협을 하고 보는 것이다.
애초 이런 곳에 인간이 있을 리가 없는 건 사실.

‘별로 상대할 기분 아니야 저리가’

타이르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에 오히려 화가 났다.

‘뎃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일이면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오니깐 얌전히 돌아가라’

‘샤아아아앗!’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자실장을 내팽개치고 간격을 좁히는 동족식 실장석.
명백한 공격의사다.

‘죽는 데샤아아아! 닝게에에에엔!!’
‘시끄러워’

덤벼드는 동족식 개체의 얼굴에 뿌린 것은 주머니에서 꺼낸 메리의 똥.
투번하면 실장석의 장기다.
이것을 인간에게 당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허를 찔린 동족식 개체는 얼굴을 일그리뜨리지만 여전히 증오와 혐오의 불길은 활활 타오른다.
사냥감을 향해 번득이는 동족색 실장석의 눈이 남자를 향해 번득이는 순간, 시계는 완벽한 어둠으로 변한다.
남자는 허리를 굽혀 이쑤시개로 녀석의 두 눈을 찌른 것이다.
수직으로 파고드는 이쑤시개.
남자는 이쑤시개를 잡고 있는 엄지손가락이 눈동자에 닿을 정도로 깊게 찌른다.
동족식 개체의 시력은 이것으로 완전히 상실한다.
비명은 울리지 않는다.
필살의 투킥이 턱을 걷어차 후방 수십미터까지 목이 날아갔기 때문.
천천히 자리를 떠나는 남자의 배후에서 동족식 개체는 두세 걸음 비틀거리더니 마침내 실이 끊긴 것처럼 무너졌다.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징벌 덕분에 이브의 밤은 누구도 습격 받는 일이 없었다.


----------------------------------------------------------------------




후기

 내 폴더의 자작 실장관련 파일, 크리스마스 학대에 관련된 스크와 이미지의 날짜를 보니 2008년9월의 표기. 이거 실화냐, 라고밖에 할수가 없습니다요.

 일단 처음에 작품에 손을 댄 시점에서 최종화는 크리스마스에 업데이트!라는 목표하에 만들기 시작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자신있었는데 삽화 붙은 스크립트라는 형태로 그림의 비중이 커졌고, 서서히 속도가 줄더니 결국 크리스마스를 넘어버렸고, 이래서야 의미가 없잖아…라는 허접한 결과. 이러한 모티베이션이라 내년에야 말로!라던 결심도 헛돌다가 결국7년이 넘어서 완결하게 되었습니다.


 『동족식 정벌』만 약간 색채가 다른 이야기가 되었기에 뒷이야기로 분할했는데, 그것을 쓸 즈음에 【스루가성 어전시합駿河城御前試合】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어쩔수없지.
 하지만 7년이라니, 실화냐, 약간 믿기 어렵군요.
 그림에 관해서는 지금은 그리지 못하는 상태이기에, 라기보다 그림은 은퇴했기에, 스크립트에 의한 완결이 되었습니다만, 어쨌거나 노력했으니 이것으로 용서해주실수 있으실까요…

 (´;ω;`)

 마지막으로, 오래도록 졸고를 읽어주신 것과,
 오랜기간 기다려주신 것에 사과와 감사를 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ω・´)







뜨끈뜨끈한 테치




친실장의 분노




3단 애교




강속구







에어백







참교육




저게 뭐인 테치?





위협 짤방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