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페이토 한 알

 

내가 두루마리 공원에서 본 일이다.

늙은 실장석 하나가 애호파에게 가서 떨리는 손으로 콘페이토 한 개를 내놓으면서,

"닝겐상, 죄송하지만 이 콘페이토가 게로리나 도돈파가 아닌 진짜 콘페이토인지 알려주실수 있는 데스까?"

하고 그 실장석은 애호파의 입을 쳐다본다. 애호파는 실장석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콘페이토를 보고

"좋다."

하고 내어 준다. 그 실장석은 '좋다'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콘페이토를 받아서 앞주머니에 깊이 집어 넣고 도게쟈를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 실장석은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푸드를 뿌리던 또 다른 애호파에게 찾아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콘페이토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설탕으로 만든 콘페이토인 데스까? " 하고 묻는다.

애호파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콘페이토를 어디서 훔쳤어?" 실장석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닌데스, 아닌데스우."

"그러면 길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어느 분충이 길바닥에 콘페이토를 흘리는데스?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는 데스까? 어서 도로 주는데스."

실장석은 손을 내밀었다. 애호파는 웃으면서

"좋다."

하고 던져 주었다.

그 실장석은 얼른 집어서 앞주머니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붕쯔붕쯔거리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콘페이토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떼에 탄 손이 누더기 위로 그 콘페이토를 쥘 때 그 실장석은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으슥한 골판지 상자로 찾아 들어가더니 그 안에 쪼그리고 앉아서 콘페이토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주냐?"

하고 나는 물었다. 그 실장석은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라, 뺏어가지 않을테니."

하고 나는 그 실장석을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 실장석은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사육실장 것을 훔친 것이 아닌데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닌데스. 누가 와타시 같은 들실장에게 콘페이토를 주는데스? 동족들보다 힘도 딸리고 덩치도 작아서 애호파들이 뿌리는 푸드 한 조각 조차 주워 본 적도 없는데스. 기력이 날때마다 우지챠를 한마리씩 낳아서 육포로 만들고 닥치는대로 보존식을 모은데스. 이렇게 모은 우지챠 육포와 보존식을 푸드하나로 바꾼데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콘페이토 한 알을 갖게 된데스. 이 콘페이토를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린 데스우."

그 실장석의 뺨에는 적록색의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콘페이토을 만들었단 말이냐? 그 콘페이토로 무얼 하려고?"

하고 물었다. 그 실장석은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콘페이토 한 개가 갖고 싶었던 데스."

- 참피천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