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용 샴푸

 

철희는 간만에 사육실장 미도리를 데리고 마트에 장을 보러 나왔다.

평소에 장을 보러 나와도 얌전히 따라다니던 녀석이 오늘은 어째서인지 온몸이 들쑤시는 것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미도리 왜그래? 장보는 동안에는 얌전히 있어야지"

[주인사마... 와타시 저 샴푸가 가지고 싶은데스... 사주면 안되는데스까?]

철희는 미도리가 뜬금없이 샴푸 타령을 하자 뭔소리인가 하고 시야를 밑으로 향했다.






아뿔사. 마트 녀석들이 아주 교활한 상술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람의 시야가 잘 가지 않는 매대 하단부에 실장석 전용 물품을 배치하고, 그곳에 소형 디스플레이판을 설치해 실장석을 유혹하는 광고 영상을 재생시키고 있었다.

광고 영상의 소리도 인간의 귀가 있는 높이에는 잘 들리지 않고 실장석에게만 겨우 들릴 수 있도록 음량까지 조절해 놓았다.

"이런 약아빠진 새끼들...."

철희가 당했다는 생각에 부들부들 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자, 역시나 마트에 처음 온 다른 사육주들도 철희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데샤아아앗!!!! 똥주인!!!! 당장 와타시에게 저 세레브 드레스를 사주는데샤아앗!!!!!!!]

저쪽에서는 살이 제대로 오른 살찐 분충새끼가 빵콘을 하며 자기 주인에게 드레스를 사달라고 ㅈㄹ발광을 하고 있었다.

"이제 여기 마트는 올 곳이 아니구만 에휴"

철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가던 길을 가려고 했다.

그런데 목줄에서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미도리 녀석이 이번에 작정을 한 듯이 비장한 표정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야 미도리 그만 가자니까!"

[주인사마가 샴푸를 사주기 전에는 이곳에서 절대 움직이지 않는데스!]

"니가 샴푸가 뭐에 필요한데?"

[저 실장샴푸를 쓰면 와타시의 머리카락이 더욱 풍성해진다고 하는데스! 닝겐의 샴푸와는 달리 실장석에게 맞는 샴푸를 써야한다고 하는데스!]

미도리가 하도 결연하길래 철희는 고개를 숙여 그 샴푸를 집어서 확인하고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다.

"아니 시발 겨우 100미리 들어있는게 2만원? 장난하나"

[하지만 와타시가 그 샴푸를 쓰면 그만큼 청결해지고 주인사마도 더욱 쾌적해지는데스!]

철희는 너가 독라가 되는게 제일 쾌적하다는 말을 하려다가 겨우 삼켰다.

"그래 샴푸 사줄게. 대신 이번 1번 뿐이다. 그리고 앞으로 1달 동안 스테이크는 없다. 이 샴푸는 그만큼 비싼 제품이야"

[스...스테이크 데스까...? 알겠는데스! 와타시 샴푸를 선택하는데스!]

일요일마다 주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스테이크도 포기하다니. 그만큼 샴푸를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큰 것 같았다.

"그래 알았다. 대신 약속은 꼭 지켜라"

철희는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실장샴푸를 카트에 집어 넣었다.

샴푸 껍데기에는 실장인이 모델로 나와 따봉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미도리는 자신도 샴푸를 쓰다보면 실장인이 될 수 있다는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을거라 철희는 생각했다.

그렇게 철희와 미도리는 장보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마트에서 사온 짐을 풀고 철희가 샴푸를 꺼내주자 미도리는 샴푸를 들고 화장실로 뛰어가 샤워를 시작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저새끼 내가 그 돼지 멱따는 노래 부르지 말라고 했는데 또...."

마음 같아서는 당장 줘패고 싶었지만 아까 생각한 계획이 있기에 그냥 참고 넘어갔다.

샤워가 끝난 미도리는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거울로 확인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뎃데로게~ 거리며 춤까지 추고 있다.

"일단은 더 참자...."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 3일 후 -

미도리는 샴푸를 산 이후, 매일 샤워하는 재미로 실생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샴푸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벌써 양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었다.

[데에... 샴푸씨가 어째서 벌써 반밖에 남지 않은데스? 이건 사기인데샤앗!]

미도리는 철희 들으라고 괜히 목소리를 키워 말하며 샴푸통을 집어 던졌다.

-푹- -주르륵-

[데에에엣?????]

미도리는 그저 샴푸 하나 더 사달라고 시위할 목적으로 통을 던지는 소리만 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던져진 샴푸통의 뚜껑이 열리며 안에 있던 샴푸가 바닥에 흥건히 흘러버렸다.

[데갸아아앗!!!! 샴푸씨는 다시 통 속에 들어가는데스!!!!]

미도리는 열심히 자신의 손으로 샴푸를 통에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마찰 때문에 거품이 생길 뿐 흘러버린 샴푸는 통에 다시 들어가지는 않았다.

[이게 왜이러는데스!!! 다시 통으로 들어가는데샤앗!!!]

미도리가 자꾸 데샷 데샷 소리를 질러대자 화가난 철희가 화장실로 왔다.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너 오늘 밥빼기 당해볼래?"

[주인사마.... 와타시의 소중한 샴푸씨가.....]

미도리의 옷과 화장실 바닥은 샴푸거품으로 가득했다.

"어쩐일이냐? 간만에 화장실 청소를 다하고ㅋㅋㅋ 수고했다"

철희는 미도리의 다음 말도 듣지 않고 바로 샤워기를 켜 샴푸 거품을 흘려보냈다.

[데... 데에에.. 데에에에에에에에엥 데에에에에에엥]

미도리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아 녀석 ㅈㄴ 시끄럽네. 야 이거 새 샴푸니까 이제 이거로 씻어. 앞으로 리필은 없다 알겠냐?"

[샴푸!!!! 새로운 샴푸인데스!!!! 감사한데스 주인사마!!!!]

철희는 어떤 상자에서 통을 하나 꺼내 미도리에게 건내주었다.

그 통에는 '세균 박멸! 초강력 항균 핸드워시'라고 써있었다.

하지만 핸드워시도 향긋한 냄새를 풍겼기에 미도리는 샴푸와 핸드워시를 구분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사용하였다.

- 3일 후 -

[데에에엥!!!! 데에에에에엥!!!! 어째서 와타시가 독라가 된데스!!!! 이건 꿈인데스!!!! 데에엥!!!!!]

미도리가 핸드워시를 샴푸라 생각하고 사용한지 3일 후

미도리의 머리카락과 실장복은 녹아서 없어져버렸다.

실장석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실장복과 머리카락은 수 많은 미생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런데 세균박멸용 세제를 사용하면 해당 미생물들이 모두 사멸하면서 조직이 망가져버린다.

때문에 사육주들에게 항균세제는 절대 금기시 된다.

"여 미도리~ 주인인 나의 청결을 위해 드디어 그 더러운 털쪼가리들 다 없애버렸구나! 역시 너는 최고의 사육실장이야~ 아하하하하하하하~"

[오로롱~ 오로로롱~]


-끝-





사육실장용 공중운치굴

 

''테! 주...주인사마, 와타시 운치마려운테수우... 급한테스!''

''뭐? 이런... 공중화장실까진 한참남았는데... 주인님이 옮겨줄테니까 좀만 참아볼래?''

''테에엥~ 모, 못참는테스우~ 여기서 쌀테니 주인님이 치워주는테수~''

[애완동물 대변은 꼭 치워주세요
위반시 50만원이하의 범칙금]

''아~ 하필 배변봉투를 놓고왔네... 조금만참아봐 미도리!''

조급한 와중 성체 들벌레하나가 이리로 다가왔다.
아씨. 급한데 뭐야. 걷어 차려던 순간, 블루투스 이어폰형 링갈에서 예상치못한 말이 들려왔다.

''...닝겐상. 운치때문에 곤란한데스우?
와타시의 운치굴을쓰면 되는데승~.''

응? 하긴 듣고보니 괜찮은 생각이다. 들실장 운치굴을 사용하면 들켜서 벌금을물거나 공원미관을 해치지도 않게된다.
나는 들실장의 안내에따라 근처에 있던 그녀석의 운치굴에 미도리를 데려가서 운치를 보게했다

브뤼릿
''테히~ 시원한테스웅♡ 테프프. 들분충이 눈치가 제법인테스. 특별히 와타시의 고귀한 운치를 하사하는테스. 영광으로 아는테수♡"

...그치만 좀 이상하다. 실장석은 영역동물이다. 같은 운치굴을 공유하는건 친자간이나 소유물인 노예뿐일텐데...
콘페이토라도 바라는걸까?

''...그런데 특이하네. 운치굴은 여깄는데 골판지집은 안보이네? 굴을파서 사니?''

''치가흐데스. 닝겐상은 들의 운치굴을 들여다본적있으신데수?''

''으. 그런 더러운걸 왜보겠니?''

''데프픗. 여길 보시는데수.''

들실장이 운치굴을 덮어둔 흙덮은 비닐을 완전히 걷어냈다.
그러자 거의 백여마리의 구더기와 열마리도 넘는 독라엄지가 미도리의 운치를 먹겠다고 싸우고있었다.
그 규모와 징그러움에 눈을 휘둥그레 뜨자 들실장이 어깨를 쭉펴고 자랑스레 말했다.

''와타시는 이공원의 우지치기실장인데수!
영양가많은 사육실장의 운치를 받아서 운치굴 여러개를 경영하는 세레브 전문직실장인데스웅~

닝겐사마, 운치봉투를 들고다니기 귀찮고 무겁지 않은데수? 공원 어디서나 와타시나 와타시의 자들이 무료로 운치를 처분해드리는데수~''

''헤... 그거 편리한걸. 나도 집 화장실에 구더기 몇마리 넣어둘까... 그래, 아무튼 재밌었다. 이건 선물이야.''

나는 예의바른 들실장, 아니 우지치기실장에게 콘페이토 몇개를 챙겨주었다.
쨘~ 범칙금을 피하게해준 양충은 콘페이토예요~

''뎃! 감사한데스! 상냥한 닝겐상은 특별히 운치봉투까지 다 치워드리는데수♡"

보니까 더러운 비닐이라도 운치굴덮개나 여러곳에 쓰는것 같더만... 상술이 제법이다. 꽤 똘똘한걸...

우지치기실장과 대화하고나니, 미도리가 수풀속의 토끼풀꽃으로 임신해왔기에 실장옷만 챙겨서 독라노예로 주고왔다.

"다음 미도리의 운치는 잘부탁할게~"

''여러모로 혼또니 감사한데수~
닝겐상 안녕히가세요데스~"

''테갸---악!''






비 오는 날

 

똑. 또옥. 빗방울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데에? 무슨 소리인 데스?"

잠들어있던 친실장이 그만 깨버리고만다. 골판지 바깥을 슬쩍 바라보자 보이는것은 우중충한 하늘.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빗줄기. 

"뎃. 비씨가 오는 데스. 어서 준비하는 데스!"

비가 오는 날이다. 




[비 오는 날]




비가 오는 날은 실장석들에게 있어서 할 일이 많은 날이다. 공원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 있어서, 비가 오는 날은 실장석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

"데스우. 장녀, 차녀. 3녀. 4녀. 일어나는 데스. 비씨가 오는 데스. 모두 빨리 움직여야하는 데스요."

"테치이이...졸린 테치."
"테에? 비씨가 오는 테치?"
"아타치, 비씨는 좋아하는 테츄!"
"밥씨는 없는 테치?"

바닥에서 하나 둘씩 눈을 부비며 일어나는 자실장들.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자실장들의 도움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모습이다. 

"장녀. 차녀와 함께 지붕의 물을 퍼내는 데스. 비씨가 심해지면 집으로 들어가는 데스. 알겠는 데스우?"

"테치. 알겠는 테츄."
"테에. 귀찮은 테치."

자칫하면 큰 사고로도 이어질수 있는 고인 물들은 전부 퍼낸다.

"3녀. 4녀는 운치굴을 부탁하는 데스우. 비씨가 들어가지 못하게 입구를 단단히 막는 데스."

"하이테치!"
"운치도 겸사겸사 싸는 테츄."

땅바닥에 구멍을 파 만드는 운치굴은 자칫하면 빗물에 잠겨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입구를 단단히 막는다. 

"마마는 밥씨를 구하러 잠시 다녀오는 데스. 비씨가 오는 날에는 우마우마한것들을 보기가 쉬운 데스. 자들은 마마가 한 말을 잘 지키고있는 데스요!"

""""네 테치!""""

자들에게 할 일을 전달한 친실장은 대답 소리를 듣고서야, 공원쪽으로 발을 옮긴다. 집에서 떠나가는 친실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제각기 흩어지는 자실장들. 이번이 처음이 아닌것마냥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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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텟...츄! 텟츄우. 텟치!"
"무거운 테치. 비씨는 이제 그만하는 테츄!"

골판지 상자의 위에 올라가, 열심히 빗물을 퍼내고 있는장녀와 차녀의 모습. 친실장이 미리 방수포를 한번 뒤덮었기 때문에, 빗물이 집 안으로 침투하는 일은 없을테지만, 빗물들이 고여 집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인 물들을 최대한 퍼낸다. 아무래도 친실장은 현명한 개체인 모양이다.

"테치이잇. 끝이 없는 테츄...?"
"괜찮은 테치. 차녀챠. 비씨가 많아지거나 마마가 온다면 집으로 돌아갈수 있는 테치."
"테에. 위안으로 삼는 테치. 테츄우우!"

장녀와 차녀. 두 자실장은 투둑. 투둑 빗줄기가 떨어지는 지붕 위에서 손에 생수병 뚜껑을 든채로, 이곳저곳에 고인 물들을 퍼내기 시작한다. 

"테...치!"
"테츄우웃...텟챠!"

도톰한 두 다리로 곧게 자세를 잡고는, 허리를 굽혀 뚜껑 가득 물을 담아낸다. 그러고는 테츄우우- 소리를 내며 두 팔로 꼭 잡은채,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 땅바닥으로 빗물을 흘려보낸다. 이것을 계속해서 반복. 단순노동이라도 자실장들에게는 충분히 힘든 일이다.

"테치이이. 허리가 아픈 테치. 3녀챠, 4녀챠는 잘 하고 있는 테치?"
"궁금하면 직접 보는게 어떤 테츄?"

머리에 송글 맺힌 빗물을 걷어내며 일어난 챠녀가 바닥을 바라본다. 시선 끝에 있는것은 운치굴. 그리고 분주히 움직이는 3녀와 4녀의 모습.

"텟챠아아아! 축축한 테치! 오바상에게 이런 말은 듣지 못한 텟츄아아아!!"
"테에. 어쩔수 없는 테치. 비씨가 오는 테츄."
"갑갑한 테치! 아타치를 여기서 꺼내는 테츄아아아아아!!"
"어림도 없는 테츄! 거기서 프니프니 지옥을 맛보는 테츄웅~"

실장석의 생활에 운치굴은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치를 처리하는것은 물론, 쓸모없는 운치로 구더기들을 길러, 식량을 보충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 운치굴이 빗물에 잠겨버리면 곤란해지므로, 구멍을 막아, 최대한 빗물이 덜 새어들어가게 만드는것이다. 

"테에. 무거운 테치. 아타치는 하기 싫은 테츄우!"
"하지만 마마가 부탁한 테치. 싫어도 해야하는 테츄...3녀챠."

장녀와 차녀에 비해 몸집이 작고 힘이 부족한 3녀와 4녀가 지붕의 물을 퍼내는건 힘든 일이기에, 친실장이 맡긴건 간단한 업무. 운치굴 입구를 골판지 상자조각으로 막은뒤에, 친실장이 직접 작업한 방수포(비닐봉투를 잘라서 넓게 펼쳤을 뿐이지만.)를 올리면 끝이다.

"테..테에에엣...! 팔씨가 아픈 테츄아아아!"
"테치이잇...! 오네챠도 움직이는 테치! 아타치 힘든 테치아앗!"

조그만한 두 자실장이 조그만한 두 팔로 직사각형 골판지 상자조각을 집어든다. 서로 양쪽에 달라붙어서, 테치테치! 하는 힘들다는 신음소리를 내며 운치굴을 겨우내 덮어가기 시작한다.

"테치-이-! 아타치의 말- 무시하지 마-챠아아아-!"
"프니프니 싫-꺼내는-츄-"

드르륵...드르륵... 덮힐때마다 운치굴 노예. 독라 자실장 두마리의 목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게 되버린다. 저 축축하고 습한 운치굴 안에서 기약없이 프니프니를 해야겠지. 

"테히이이...테히. 테휴아아..."
"무거운건 전부 옮긴 테치! 조금만 쉬는 테츄아아아..."

골판지 상자조각을 전부 옮기고나자, 곧바로 지쳐 쓰러지는 두 자실장들. 비가 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바닥에 누워 조그만한 배를 들었다, 놨다. 테히이이...테히이이이...신음소리만 내뱉는다.

"테에. 3녀챠, 4녀챠는 순조로운 테치. 아타치타치도 힘내는 테츄웅!"
"빨리 끝내고 집에 돌아가고싶은 테치이..."

그런 3녀와 4녀의 모습을 보고는 계속해서 빗물을 퍼내는 장녀와 차녀. 하지만 비는 점점 더 심해지고있었다. 퍼내는 속도가, 고이는 속도와 비슷해질 정도로.

"테히이이. 힘든 테치. 추운 테치."
"이젠 무리인 테츄아아앗..! 차녀챠. 집으로 대피하는 테치!"

퍼도 퍼도 끝나지 않는 빗물. 점점 젖기 시작한 옷. 지치기 시작한 차녀. 장녀는 더이상 무리라고 판단한건지, 차녀를 데리고서는, 서둘러 방수포를 타고 내려온다. 

"3녀, 4녀챠! 집으로 들어가는 테치. 더이상은 무리인 테츗!"
"테치! 드디어인 테츄웅~!"
"어서 들어가는 테치이이잇!"

장녀가 골판지 문을 열며 3녀, 4녀를 부른다. 방수포를 씌우고 나서 쉬고있던 3녀와 4녀는 기다렸다는듯이 자리에서 곧바로 일어나 텟텟텟 하며 집으로 들어간다. 아까보다 강해진 빗줄기는 바닥 곳곳에 물 웅덩이를 만들고있었다.

"데엣. 비씨가 심해지는 데스! 자들은 집으로 들어간 데스? 역시 장녀인 데스우. 와타시를 닮아 똑똑한 데스!"
"텟. 마마! 어서 들어오는 테치!"

이런 빗줄기에 돌아오지않는 친실장을 기다리며 문을 닫지않고 계속해서 공원 광장쪽을 바라보던 장녀는, 때마침 저 멀리에서 비닐봉투를 매고 달려오는 친실장을 보고는 웃음을 짓는다. 데스우. 하며 집 안으로 들어가는 친실장. 쿵. 바로 골판지 문이 닫히고.

"데스우. 자들은 기뻐하는 데스. 마마가 콘페이토를 찾아온 데스우! 역시 비씨가 오는 날에는 우마우마한게 많은 데스!"
"테에에에엣! 콘페이토!"
"마마가 최고인 테츄우웃!"
"노동의 댓가인 테치! 아타치에게 더 큰 콘페이토를 주는 테치!"
"테에! 역시 집에서 먹는 콘페이토가 최고인 테츄웅~"

친실장 일가는 비가 오는 날에 할수 있는 대비를 모두 한 채, 성공적으로 집 안으로 들어오게된다.

"테츄웅~ 아마아마한 테치!"
"테챱테챱! 아마아마가 굉장한 테치!"
"테츄웃. 작은 테치! 좀 더 큰 콘페이토를 원하는 테츄!"
"테치이. 마마는 먹지 않는 테츄?"
"마마는 자들이 먹는것만 봐도 배부른 데스."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콘페이토를 나눠먹고있는 자실장들. 저마다 테치테치 조잘거리며 콘페이토를 베어문다. 그런 모습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는 친실장. 바깥에서 솨아아아아. 빗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떠리. 이 친실장 일가의 평화로움은 영원할것만 같은데.

"비씨가 와도 끄떡 없는 데스! 어디 와볼테면 와보는 데스웅~ 데...."

덜컹!

"데, 데에? 무, 무슨 일인 데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왜냐하면 오늘은 비 오는 날이 아니라...

"테칫?! 마마. 무슨 일인 테치?"
"테에. 바람소리가 심한 테치..."
"왠지 모르게 추운 테치."
"콘페이토가 축축해진 테츄."

"데에. 오늘은 뭔가 다른 데스. 어째서 바람이 이렇게 심하게 부는 데스? 뭔가-"

휘이이잉!!

"데, 데갸앗!?"
""""테치!?""""

태풍이 부는 날이니까.

"데, 데에에엣! 걱정마는 데스! 이 집씨는 마마의 지혜의 결정체인 데스! 절대 무너지지않는 데스요!"

솨아아. 빗줄기가 멈출줄을 모르고 부는것도 그렇지만, 강하게 부는 비바람. 바람이 하우스를 지나칠때마다 하우스는 맥없이 흔들리고 만다. 집 안에 있는 자실장들은 당연하다는듯이 한곳에 모여앉아 벌벌 떨고만다.

"테, 테치이이! 무서운 테치!"
"테에엥! 마마앗!" 
"바람씨는 그만하는 테치! 더이상은 무리인 텟챠아아아!"
"마마! 빨리 어떻게든 해보는 테치! 마마아앗!"

"데, 데엣. 걱정마는 데스! 집씨가 무너질 일은 없는 데스요. 자들은 안심하는 데스."

집이 심하게 흔들리는것은 친실장에게 있어서도 첫 경험이였지만, 친실장은 곧 자신이 집을 짓던 그때를 떠올려본다. 무거운 돌을 겨우 옮겨온것. 무서운 이웃씨에게 이겨 가져온 방수포를 덮은것. 치열한 경쟁끝에 얻어낸 골판지 상자. 지금까지 비 오는 날에 완벽히 제 구실을 해준 하우스...

"이 집씨는 절대 안전한 데스! 여태까지 그래왔던 데스요! 앞으로도 그런 데스! 자들은 걱정 마는 데스웅~"

약간의 행복회로가 가동된것과 함께 친실장의 얼굴이 웃음으로 번진다. 그렇다, 이 집이 무너질리가 없다. 그건 당연지사. 절대 그래야만 하는것이라고...

"마마가 그리 말한다면 확실한 테치?"
"그런 테치! 지금까지 비씨가 오는 날에도 끄떡없던 테츄!"
"역시 마마의 말이 맞는 테치! 마마는 현명한 테츄웅~"
"테프프. 아타치는 처음부터 알고있었던 테치."

친실장의 확고한 발언에, 웃는 얼굴에 안심한건지, 하나둘씩 얼굴이 풀어져서, 텟텟. 쪼르르 친실장에게 달라붙는 자실장들. 그런 자실장들을 친실장은 흐뭇하게 바라본다.

"데스우. 역시 마마의 자들인 데스. 오늘은 마마와 함께 행복한 낮잠시간인 데스웅~"

아무 문제도 없다. 그리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불(신문지)를 챙기려던 그때.

휘이이잉....데북!

"데, 데갸아아악!?"

비바람이 친실장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것마냥, 평평한 골판지 천장이 부욱. 내려앉고 말았다. 내려앉으며 쿵. 친실장의 머리를 후려치는듯한 모습으로.

"테, 테치이이잇!?"
"집씨가 무너지는 텟챠아아아!?"
"테에에엣! 마마의 말이 틀릴리 없는 테치! 하지만 틀린 텟츄아아아!!"
"테에에에에엥!!!"

"데, 데스우우우웃! 마마의 말은 틀리지 않는 데스! 데갸아아아앗!!!"

아까까지 행복한 얼굴로 달라붙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제 자리에 자빠져 색눈물을 흘리며 빵콘해버린 자실장들. 하지만 친실장은 그쪽에 신경쓸 틈도 없이, 곧바로 제 자리에서 일어나..

"뎃스으으으으!! 어림도 없는 데스! 와타시의 하우스는 멀쩡한 데스! 절대 무너질리 없는 뎃샤아아아아!!"

쿵. 제 머리를 기울여 천장을 받치고는, 두 팔로 천장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마치 이 하우스의 기둥이라도 된것마냥.

"텟, 텟챠아아! 마마!"
"마마가 막고있는 텟치!"
"텟챠아아! 무서운테치! 무서운 테치!"

자실장들의 절규와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친실장은 그대로 천장을 받쳐들어, 버티기 시작했다. 

"자들은 걱정하지 마는 데스! 마마의 저력을 보는 데스! 뎃샤아아아아!!!"

하지만 친실장이 천장을 받쳐든 그 모습은 밑에서 바라보는 자실장들의 시선에는 그저 무너지는 집을 겨우 들어 버티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을뿐이였다. 그때문일까.

"텟, 텟챠아! 아타치는 살아남는 테치! 무너지는 이 집씨는 아타치의 집씨가 아닌 텟츄아아아!!"

3녀가 공포를 견뎌내지 못하고 지붕이 붕괴하며 구부러진 문틈 사이로 달려나가버렸다.

"텟, 텟챠아아아!? 3녀챠!"
"어디가는 테치!? 돌아오는 테츄아아아!"
"뎃, 뎃샤아아! 3녀! 당장 돌아오는 데스! 바깥은...바깥은!"

친실장과 자실장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깥으로 달려나가는 3녀.

"텟, 텟! 아타치는 탈출한 테치! 고귀한 아타치는 살아남아야하는 의무가 있는 테-"

탈출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곧바로 바깥에 나오자마자 탄성을 지르는것도 잠시.

"테-텟! 테챠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앗! 아타치 날아가는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휘이잉. 기다렸다는듯이 비바람은 30cm정도도 되지않는 3녀를 곧바로 데려가고말았다. 3녀는 비바람에 휩쓸려, 그대로 사라지고말았다. 

"데, 데...데갸아아앗...3녀. 3녀어엇....!"
"테, 테치이잇..."
"테챠아아..."
"테칫. 테치이잇..."

그리고 그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본 친실장과 자실장. 친실장은 짤막한 탄식만 내뱉었을뿐이였다. 지붕에 고인 물이 점점 더 많아져, 친실장에게 말하는것 조차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 데갸아앗...버티는 데스. 버티는 데스우우웃...! 와타시가 이렇게 죽을리 없는 데스! 여태까지 필사적으로 살아온 데스! 공원에서 행복씨를 찾아온 데스! 이제 겨우 행복씨를 음미하기 시작한 데스! 알았다면 당장 미친 비씨는 멈추는 뎃샤아아아아아아아!!!"

"테치이이이! 마마! 무서운 테치! 마마아앗!"
"아타치는죽고싶지않는테치아타치는죽고싶지않은테치아타치는..."
"테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엥!"

저마다 비명을 지르며 패닉 상태에 빠진 자실장들. 그리고 마치 마지막인것마냥, 자신의 참생에 대해 읊기 시작한 친실장. 마지막으로 미친듯이 흔들리는 하우스까지.

"와타시는! 와타시는 행복씨를 찾아 살아남는데-"

비바람은 마치 친실장의 마지막 말을 들어줬다는듯이.

"데-갸아아아아-데붓."
"""테에에에엥! 테-텟푹-"""

퍽. 정말 허무하게도, 하우스를 완전히 짓밟아버리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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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태풍 참피의 영향권에 들었지만 국내에는 인명 피해가 없어...주로 방비가 되어있지 않은 공원들이 큰 피해를 입은것으로 알려져..."

"우와. 태풍 이름이 참피야. 이번 태풍은 완전 허풍이네. 허풍."

토시아키는 집 안에서 시원한 아이스티를 한잔 들이키며  뉴스를 바라보았다. 하루 밤 지나고 나서 태풍은 완전히 소멸했다. 바깥에는 화창한 날씨의 모습이 보일 뿐이였다.

"인명피해가 없다니. 그건 다행이네."

토시아키는 그리 말하며, 창문 바깥을 바라보았다.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품고있었다. 








천국실장

 

"...데에엣!"

실장석의 놀란 소리가 울려퍼진다. 기절한 상태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피는 실장석.

"여, 여긴 어디인 데스? 와타시는 왜 여기에 있는 데스? 뎃, 데갸아앗...머리씨가 아픈 데스. 분명 와타시는..."

실장석은 손을 머리에 짚고, 천천히 기억을 떠올려본다.

...

뎃. 닝겐상...?

테에? 닝겐상 신기한 테치! 아타치타치의 집씨에 놀러온 테츄?

닝겐상! 와타시타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데스! 그냥 지나가주시길 바라는 데-데갸아아아앗!!

테치이이이!! 무서운 테치! 마마-!!

장녀어어엇-!!

...

"....데에에엣! 그랬던 데스! 학대파 닝겐상이 집씨로 쳐들어왔던 데스! 장녀! 장녀는 어디인 데스!"

생각이 났다는듯이, 자신의 장녀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실장석. 하지만...

"...데에? 이상한 데스. 여긴 공원이 아닌 데스까...?"

실장석의 주변엔 온통 하얀 배경들뿐. 바닥도, 벽도. 하늘도. 전부 새하얀 색깔뿐. 하얀색 이외에 색깔은 실장석이 유일하다고 해도 될 정도의 새하얀 곳에 실장석 혼자 서있는것이였다.

"무, 무슨 일인 데스까앗...이게, 대체 무슨 일인 데스!"

영문을 모르겠다며 머리를 부여잡는 실장석. 그런 실장석에게.

"허허허. 정신이 들었느냐."

"뎃!? 누구인 데스!"

허공에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너무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신이다."

"데, 데? 신이 뭐인 데스."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그냥 그렇게 알아두거라. 실장석, 너는 말이지. 죽었단다."

"데, 데갸아아아앗?!"

갑작스래 나타난 목소리가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 어처구니없는 말에 발끈 화를 내는 실장석.

"거짓말 하지 마는 데스! 와타시는 아직 이렇게 움직이는 데스! 죽지 않은 데스!"

"허허허. 그래, 그렇게 보이는거겠지. 여긴 천국. 착한 것들만 올수있는 곳이란다."

그럴리가 없다면서 팔을 붕붕 휘두르는 실장석. 그리고 낯선 목소리에 적대적으로 반응하는 실장석을 이해한다는듯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는 자칭 신.

"데에...? 여기가 천국인 데스까?"

"그래. 쉽게 말하자면, 콘페이토 별에 가기 전, 잠시 머무르는 곳이란다."

"뎃...! 콘페이토 별...마마가 말했던 데스. 착하게 살면 천국이라는 곳에 간다고 했었던 데스. 그곳에서 콘페이토 별로 여행을 떠나,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고 했던 데스..."

노발대발하던 실장석은, 자신도 아는 단어가 나오자 적대적인 반응이 줄어들고, 이해한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넌 학대파에게 목숨을 잃은것이야. 하지만,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착한 실장석이라 천국에 올수 있었구나."

"데, 데에. 당연한 데스. 마마가 항상 일러줬던 데스. 닝겐상에게 덤비는건 금기라고 했던 데스. 그래서 조용히 살았던 데스. 장녀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있었던 데스가...."

"흐음. 흐음. 그랬구나."

"....뎃! 장녀! 와타시가 죽었다면, 장녀도 죽어버린 데스...? 아직 어린 자인 데스. 그건 너무 가혹한 데스우..."

말을 이어가다, 순간 떠올랐다는듯이 장녀를 언급하는 실장석. 울적해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다.

"허허허. 그건 아니란다. 아직도 모르겠니? 여기엔 너 혼자밖에 없어."

"....뎃! 장녀는 무사한 데스까!? 다행인 데스.... 혼자 잘 도망간 모양인 데스우...오로롱....장한 데스..."

하지만 신의 말에 활짝. 얼굴을 피며 눈물을 또로록. 흘리는 실장석. 기쁨과 슬픔이 섞인 소리로 연신 울어댄다.

"그래. 그래서 너에게 할 말이 있단다."

"데, 데에?"

"네 장녀는 아직 살아있어. 너 혼자 콘페이토 별로 먼저 출발해도 괜찮겠지만, 그래선 장녀와 만나기 힘들지 않겠니?"

"뎃. 확실히 그런 데스. 와타시가 먼저 가있으면, 찾기 힘들어지는 데스우."

"그래. 그래서 하는 말이야. 먼저 콘페이토 별로 가겠니? 아니면, 여기서 장녀를 기다리다가 가겠니?"

"데에..."

신의 제안. 실장석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는건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결론이 났다는듯이 고개를 바로 돌리더니.

"정한 데스. 와타시는 여기서 장녀를 기다리는데스우. 콘페이토 별은 역시 장녀와 함께 가고싶은 데스."

"그렇구나. 그럼 알겠다. 장녀가 올때까지 여기서 기다리는거구나. 장녀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기다릴수 있겠니?"

"뎃. 그건 생각 못한 데스우. 그, 그래도 기다리는 데스우...분명 금방 오는 데...아, 아닌 데스! 그러면 안되는 데스우. 뎃, 데에엣..."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하는 실장석. 신은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그럼, 내가 기다리는동안 심심하지않게라도 도와주마."

"데에?"

신의 목소리와 함께, 하얀 공간의 바닥이 스르륵. 마치 구름이 걷히는것처럼 열리더니, 그 밑으로 보이는것은...

"테에. 우마우마한 밥씨인 테치. 굉장한 테치이...테챱. 테챱.."

인간의 방 안. 책상이나 책상이 있고, 시계가 벽에 붙어있는, 그런 평범한 방 한구석 유리 수조에 자실장이 앉아있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데, 데스우우우우우! 장녀! 장녀가 무사해서 다행인 데스우...오로롱...사육실장이 된 데스? 역시 와타시의 장녀인 데스! 정말, 다행인 데스우..."

단번에 자신의 자실장이라는걸 깨달은 친실장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오로롱. 오로롱.

"허허. 이러면 기다리는것도 심심하지 않겠지. 이미 죽었으니, 배도 고프지 않단다. 신경 쓸거 하나 없으니, 그저 기다리렴."

"감사한 데스우...장녀를 보여줘서 감사한 데스우...신사마...!"

그렇게, 장녀의 일대기를 바라보는 실장석의 고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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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테에. 주인사마, 잘 부탁드리는 테치."

"그래. 친실장이 죽어버리다니, 정말 유감이야. 내가 너무 늦게 발견해서."

"아닌 테치! 아타치를 구해주신 테치. 마마도 있었다면 정말 좋겠지만테치이...분명 아타치를 어딘가에서 지켜보고있을게 분명한 테치. 외롭지 않은 테치. 주인사마의 착한 사육실장으로 지내겠습니다테치이."

"그래. 예의가 정말 바르구나.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렴."

"데에. 장녀는 정말 착한 데스우. 예의도 바른 데스. 게다가 와타시가 보는걸 어렴풋이 눈치 챈 데스? 훌륭한 사육실장이 될게 분명한 데스우..."

수조 안에서 테치테치거리며 주인과 이야기하는 장녀. 그런 장녀가 자랑스럽다는듯이, 눈물을 찔끔 흘리는 실장석. 바닥에 엎드려 구경중이다.

"테츕. 테츕...! 주인사마 감사한 테치! 콘페이토는 우마우마한 테치...극상의 맛인 테츄. 마마도 먹었으면 분명 기뻐했을 테치이..."

주인에게 콘페이토를 받아 두 손 한가득 껴안고서는 핥아먹는 장녀. 그리고 그런 장녀를 바라보는 실장석은, 신기하다는듯이 배를 쓰다듬는다.

"데에. 그러고보니, 정말로 배가 고프지 않은 데스. 신기한 데스우..."

그리고서는, 장녀가 핥아먹는 콘페이토를 힐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맛있어보이는 데스. 콘페이토... 와타시도 한두번 먹어본 데스."

"테츕. 테츕...! 아마아마 테치이...!"

"그래도, 장녀가 맛있게 먹으면 와타시까지 배부른 데스. 마음껏 먹는 데스요..."

하지만 이내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실장석은 다시 흐뭇하게 장녀를 구경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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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테치이...! 아름다운 테치! 주인사마. 사육실장은 대단한 테치이..."

"하하. 실감이 잘 안나니?"

"테츄우...! 아타치, 반짝반짝테치이!"

주인에게 핑크빛 사육실장복을 선물받은 장녀. 너무 기쁘다는듯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테치이 웃는다.

"...데에. 장녀가 빛나는 데스우. 역시 와타시의 자인 데스. 당연한 일인 데스."

그리고 어김없이, 그런 모습을 그저 엎드려서 지켜보는 실장석.

"테치. 훌륭한 사육실장이 되는 테치. 마마의 몫까지 하는 테치요!'

"그레. 그래. 정말 훌륭한 마음가짐이야."

"..."

주인에게 가슴을 피며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하는 장녀. 그런 장녀가 귀엽다는듯이 머리를 쓰담아주는 주인. 그리고 그런 모습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실장석.

"...데에..."

물끄러미,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는 실장석. 꼬질꼬질한 때가 찌들어있고, 군데군데 찢긴 부분도 있는, 초라한 옷.

"...장녀가 아름답다면 그걸로 충분한 데스우."

어딘가 씁쓸한 표정으로, 실장석은 다시 장녀를 기다린다.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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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차.

"테치이. 공씨는 잘도 굴러가는 테치! 즐거운 테치!"

"새로 산 장난감이 마음에 드는가보구나."

"그런 테치! 주인사마 감사한 테치!"

데굴데굴. 공을 굴려도 보고, 공을 깔고 엎드려서 이리저리 흔들기도 해보고. 즐겁게 장난감으로 노는 장녀.

"...데스우...즐거워 보이는 데스."

그리고, 행복해보이는 장녀와 달리, 얼굴이 꽤 초췌해진 실장석. 눈은 어김없이 아래를 내려다보고있지만, 눈에 생기가 사뭇 사라진 모습이다.

"테치이. 테치! 테픗! 공씨는 이리 오는 테치! 같이 노는 테치요~"

"...와타시는 이렇게나 심심한 데스. 아무리 장녀를 보기만해도 행복하다지만, 이건 너무한 데스. 너무한 데스..."

흐뭇한 표정은 사라졌다. 그저, 장녀가 노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만 쉴뿐. 얼굴엔 더이상 자애로운 친실장의 표정이 없다.

"...장녀는 어째서 몰라주는 데스? 똑똑한 장녀라면 마마가 기다리는것 정도는 알아야 하는게 아닌 데스? 와타시는 솔직히 괴로운 데스. 어째서 그렇게 즐거운 얼굴인 데스? 마마는 잊어버린 데스? 마마는...."

얼굴에 점점 불만이 쌓여간다. 이윽고, 불만 가득한 말이 터져나온다. 손을 파들파들 떤다. 어째서. 어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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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

"테치이. 주인사마, 오늘도 일 나가시는 테치? 다녀오시는 테츄!"

"그래. 다녀올게. 미도리. 나 없는동안 착하게 있으렴."

"물론인 테치! 아타치는 착한 사육실장인 테츄!"

주인의 출근길. 장녀...아니, 이름을 받은 미도리가 환히 웃으며 인사한다. 평화로운 아침 풍경.

"지랄하지 마는 데스우우우!! 뭐가 착한 사육실장인 데스! 오마에는 착한 자도 아닌 데스! 마마가 기다리는게 보이지 않는 데스까앗! 그만큼 사육실장의 삶을 느꼈다면 이제 그만 죽는 데스! 콘페이토 별에 가고싶지 않은
데스까? 배가 쳐 부른 데스우!!!"

그리고, 그런 방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분노한 실장석. 더이상 엎드려 지켜본다는 이미지가 아닌, 서서 발로 미도리가 보이는 바닥을 있는 힘껏 밟아대며 울분이란 울분은 전부 터트리는 이미지로 바뀌어버렸다.

"와타시는 콘페이토도 먹어보지 못한 데스! 와타시도 실장 푸드 먹고싶은 데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씹는 맛을 느껴보고싶은 데스! 어째서인 데스! 와타시는 어째서 불행하고 저 똥분충은 행복한 데샤아아앗!!!"

"허허허. 왜 이리 화가 난거니? 실장석아."

"뎃!"

그리고 그런 절규 사이를 뚫고 들려오는 신의 목소리. 뎃! 하고 고개를 돌려 반응하는 실장석.

"부, 부탁인 데스우! 신사마! 많은걸 바라지 않은 데스우! 콘페이토 별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 데스! 똥....장녀를 한번만 만나고싶은 데스! 정말 그거면 충분한 데스우! 부탁인 데스!"

"흐음? 콘페이토별에 가지 않아도 괜찮은거니?"

"그런 데스! 그, 그런것보다는 장녀가 더 중요한 데스!"

부탁한다는듯이, 그 자리에서 꿇고 앉아 손을 비벼가면서까지 부탁해대는 실장석. 신의 목소리는 조금 고민하는가 싶더니.

"그래. 네가 원한다면 상관 없지. 장녀를 만나게 해주마."

"데, 데에에엣! 감사한 데스! 정말 감사한 데스우!"

연신 고개를 숙이는 실장석. 그런 실장석의 시야가 갑자기 뿌옇게 변하더니,

"데, 데히이이...."

그만 잠에 들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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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데, 스우....?"

"...테치! 마마!"

"...뎃!?"

잠에 빠졌던 실장석이 다시 눈을 뜨자, 그곳은 익숙한 장소. 항상 지켜봐왔던 방 안. 미도리가 있는 유리 수조 안에, 실장석과 미도리가 나란히 앉아있다.

"테에에엣! 마마! 마마앗!"

"뎃, 데에엣. 장녀."

친실장과의 만남이 너무나도 기쁜건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실장석의 품 안에 안기는 미도리.

"테치이이! 마마가 돌아온 테치! 아타치가 착한 자로 있어서 그런 테치? 분명히 그런 테치! 그래서 아타치에게 마마를 돌려준게 분명한 테츄! 마마! 보고싶었던 테치!"

"...마마가 보고싶었던 데스?"

그리고, 그런 미도리를 두손으로 잡아 들어올리는 실장석.

"그런 테치! 너무 보고싶었던 테치! 아타치, 마마가 가르쳐준대로 착하게 있었덴 테츄!"

테츄웅~. 애교까지 부려가며 자신의 감정을 듬뿍 표현하는 미도리. 그리고 그런 미도리를 보며...

"오마에는 거짓말쟁이인 데스."

부욱!

"...테에? 테, 테챠아아아아아-!!! 아타치의 손씨가테챠아아아!"

정말 차갑게도, 잔뜩 인상 쓴 얼굴로 무심하게 미도리의 한쪽 팔을 잡아뜯는 실장석. 미도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듯이, 빵콘한채로 남은 팔과 다리를 버둥거리며 색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오마에는 못된 자인 데스. 마마가 기다리고있는걸 뻔히 알면서 사치스러운 사육실장의 삶을 즐긴 데스까?"

"테, 테치이이이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테치! 마마! 아픈 테치! 왜 이러는 테-"

부욱!

"테츄아아아아아아아-!!!"

"뻔뻔함까지 갖춘 데스? 기가 막히는 데스. 와타시는 오마에를 위해서 기다린 데스. 오마에가 콘페이토를 먹어도, 사육실장 옷을 입어도, 즐겁게 놀아도 기다린 데스. 전부 오마에와 행복하게 콘페이토 별에
가고싶었던 데스. 하지만 오마에는 그러지 않았던 데스. 마마를 무시하고 사육실장의 삶을 있는 힘껏 즐긴 데스."

잔뜩 성이 난 얼굴로 이번엔 다리. 미도리가 울든 말든 신경쓰지 않으며 자기 할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마마는 오마에를 이런 분충으로는 키우지 않았던 데스. 그 때 오마에가 죽었어야했던 데스. 와타시가 살아야했던 데스! 와타시가 사육실장으로 살아야했던 데스! 이런 똥분충이 사육실장이라니 웃기지도 않는 데스우우우!!"

"마마 싫어테치이이이! 착한 마마로 돌아와주는 테치! 아타치는 마마가 좋은 테치! 어째서 이러는 테치! 마마살려줘테챠아아아!"

정말 영문을 모르겠다는듯이, 운치를 질질 흘리며, 이젠 움직이지도 않는 몸뚱아리를 어떻게든 움직이려 노력하며 멈추지않는 색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는 미도리

"오마에가 뒤졌어야했던 데스!"

"싫어테치! 아파테치!"

쩌적.

"오마에는 쓸모없는 똥분충인 데스!"

"부탁인 테치! 그만두는 테치!"

쩌저저적!

"오마에같은 똥분충을 대신해서 죽은 와타시가 아까운 데샤아아아아아-!!"

"마마돌아와줘테챠아아아아아-!!"

파-킨-!

"....뭐인 데스? 죽은 데스? 똥분충 다운 데스. 데프픗."

계속되는 실장석의 공격에 결국, 미도리의 위석은 부셔지고 만다. 실장석의 손에 들린채로 추욱 늘어진 미도리를 훽! 수조 바닥에 던져버리는 실장석.

"이런 똥분충을 대신해서 와타시가 사육실장이 되는 데스. 데프픗!"

미도리는 이미 관심 밖에 나가버린지 오래. 실장석의 행복회로가 열심히 가동되는 중이다.

"일단 콘페이토인 데스! 와타시의 눈 앞에서 그렇게나 맛있게 먹어대면 참을수 없는 데스! 똥닌겐은 어디 있는 데스까아앗! 당장 튀어나오는 데-"

"이야. 결국엔 죽여버렸구나. 당연한걸까나."

"데, 데엣?"

그런, 수조 한가운데에서 데프픗. 데프픗! 욕망에 가득한 웃음을 짓는 실장석의 뒤로, 문을 열며 아쉽다는듯한 뉘앙스로 말을 하는 주인이 또박. 또박 걸어온다.

"똥닌겐! 어디있다가 온 데스! 당장 스시를 가져오는..."

당연하다는듯이 주인을 바라보며, 삿대질과 함께 명령을 하려는 실장석의 얼굴이, 웃음에서...

"데, 데, 데, 데갸아아앗! 오마에. 오마에는 그날의 그 학대파 닝겐이 아닌 데스까!?"

황당함으로 바뀐다. 위에서 바라본 탓인지, 주인의 얼굴을 제대로 본적이 없는걸까. 수조에서 바라보는 주인의 얼굴은, 그 날에 골판지 하우스를 습격했던 그 학대파의 얼굴이였다.

"그래. 맞아. 꽤 좋은 장면들을 뽑아줘서 잘했다고 생각중이야. 조회수 좀 뽑겠네."

"데, 데엣? 이상한 데스. 어째서 오마에가 장녀를 사육실장으로 키운 데스? 오마에는 학대파가 아니였던 데스? 오마에-"

"아. 그건 알거 없고. 아직도 눈치 못챘어? 넌 죽지 않았다고. 내가 다락방에 하얀 박스 좀 설치해서 넣어놨을 뿐이야."

귀찮다는듯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실장석에게 말을 이어가나는 학대파.

"데, 데에? 그게 무슨..."

"내가 죽은것처럼 연기 좀 해줬지. 신 만났니? 콘페이토 별에 보내준다던 신. 그거 나야. 너무 친절해서 다락방에 구멍 뚫고 유리 좀 깔아서, 심심하지 않게
자실장도 보여줬지. "

"데, 데...에....?"

갑작스런 학대파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듯이, 그저 그 자리에 서서 힘 빠지는듯한 말만 내뱉는 실장석. 아랑곳하지 않고 말하는 학대파.

"사실, 계속 양충인 모습만 보여주면 사육실장으로 삼으려 했거든. 양충 들실장과 양충 자실장. 이게 흔한게 아니거든. 그런데, 너는 양충은 아니였나봐."

"아, 아닌데스. 아닌데스...! 오마에의 농간에 놀아난것뿐인 데스! 와타시는!"

"얼씨구? 난 분명 콘페이토 별에 보내준다고 했었다? 기다리겠다고 한건 너야."

뭐. 너라면 당연히 기다리겠다고 할거같아서 한 말이지만.

"게다가, 네 모습 좀 봐. 기다리는거 지쳤다고 내려와서 자실장을 죽인것도 너야."

"데, 데. 데에...?"

학대파의 그 한마디에 정신이 들었다는듯이,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더니, 시선을 바꾸어 이번엔 미도리의 쪽으로.

"데, 데, 데, 데, 데, 그럴리가 없는데스. 와타시는, 와타시는 콘페이토 별에 가고싶어서..."

사시나무 떨듯이 몸을 떨며, 현실을 부정하는 실장석. 그런 실장석을 향해 고개를 젓는 학대파.

"그럼 기다리면 그만이였구요~. 아니면, 그냥 혼자 가겠다고 하면 됐겠지. 그런데 너, 빌면서까지 자실장에게 복수하려 했잖아? 자기보다 잘 지낸다고. 그것도 너가 한 행동."

"데, 데, 데, 데갸앗. 데갸앗. 데갸아아앗...!"

"내가 한건, 어찌보면 사육실장으로 만들어주는 기회였고. 그걸 날려버린건 너야."

"아닌데스아닌데스아닌데스아닌데스-!!"

"아냐? 아니, 확실한건 하나 있잖아? 너도 아는거."

"데, 데갸아아앗! 그만 말하는 데스! 닥치는 데샤아아앗!!"

"자실장은 네 손으로 끝장낸거 말이야."

"....데-?"

...파킨-!!

찰푸닥. 학대파의 말을 버티지 못한건지, 결국엔 몸만 미친듯이 떨어대다가, 위석과 함께 바닥에 쓰러지는 실장석.

"...끝났나. 하아. 녹화 잘 했다. 이건 조회수 잘 뽑히겠는데. 아하하."

띡. 녹화를 멈추고서는 뿌듯하다는 듯이 웃는 학대파.

"뭐, 이번엔 너희 둘이서 손잡고 콘페이토 별이라도 가라고."

쓱. 하늘을 올려다보면...




"마마 절대용서 못하는 테챠아아아!!"

"사육실장이였던 오마에는 닥치는 데스으으으!!"

어쩐지 모르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거 같기도.








빵빵은 싫은데스 (ㅇㅇ(45.64))

 

우리 집 실장석은 대체로 양충이다. 이건 내가 보증할 수 있다. 2년 동안 기르면서 자잘한 트러블이야 있었지만 큰 말썽 없이 살아왔다. 대학 때 기숙사 룸메이트 녀석보다 같이 살기 쉬운 것만은 확실하다. 최소한 자기가 어지른 건 치우니까. 그러나 나는 지금 매우 큰 불만이 있다.

"야 녹차야. 제발 어떻게 좀 안 되겠냐?"
"데에... 주인님, 모르는 일인데스우."
"아 진짜 미치겠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녹차가 분충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 모른다고 발뺌하다니? 하지만 그건 아니다. 아마 자기는 모르겠지. 녹차는 잘못이 없다. 납득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생활은 역시 사양이다.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일단 문제 인식이다. 우선 자기 자신이 깨닫게 해야 한다. 하루면 되는 일이다.

다음날-

"자 녹차야 이리 와 봐. 그리고 이걸 들어 보라구."

재생 버튼을 누르자 들리는 것은 "데푸우우우우- 크르르르르- 데크어어어-" 하는 굉음. 데뎃? 하며 놀라는 녹차를 보니 문제의 심각성을 이제 이해한 것 같다.

그렇다. 우리 집 실장석은 코골이가 심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니가 이러니까 내가 잠을 자겠니, 못 자겠니? 제발 나 좀 살려주라 응?"
"데에..."

아마 코골이가 심해진 지는 두 달쯤 됐을까. 몸집이 커짐에 따라 어느 날부터 코골이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실장석도 코를 고는구나 하고 피식했다. 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심해지니, 내 삶의 질에 직결된 문제가 되고 말았다. 더 이상 웃을 일이 아니다. 도무지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처음에는 코를 골면 가서 옆으로 눕혀 보기도 했다. 그러나 실장석의 신체 구조상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옆으로 눕기가 불편한 모양이다. 몇 분 지나고 나면 다시 똑바로 누워서 데르렁거리기가 일쑤니, 변변한 해결책이 못 되었다. 중간에 깨우기도 뭔가 미안한 노릇이다. 그렇다고 코를 막을 수도 없지 않겠는가? 게다가 원룸이라서 옮길 만한 다른 방도 없다. 그리하여 뾰족한 수 없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더는 못 참는다.

실장 수의사에게 데려가 보니, 의외로 드문 경우는 아니란다. 코골이는 호흡할 때 좁은 곳으로 공기가 지나가서 발생하는 현상. 실장석은 기본적으로 살찐 생물이므로 기도가 좁은 것도 납득이 간다. 사람의 경우, 기도를 둘러싼 근육이 약해도 발생하기 쉽다나.

"확실한 해결책은 두 가지 정도가 있겠군요. 우선 첫번째는 양압기입니다."
"양압기요?"
"네, 펌프로 공기를 강제로 불어넣어 호흡시키는 기계죠. 사람들도 코골이가 심한 분들은 많이 사용합니다."
"데에... 어쩐지 무서운데스."
"어... 그래서 가격은요?"
"사람이라면 보험이 적용되니까 월 1만원에 대여가 가능합니다만, 아무래도 실장석은 보험이 안 되니까요... 보통 150에서 200 정도 합니다."

확실히 말해서 무리다. 당장 그만한 지출을 할 만한 재정 상태가 아니다.

"아. 그럼 두번째는요?"
"기도 확장 수술입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수술할 만한 수의사가 없어서 일본에 가셔야 합니다."
"그럼 가격은..."
"10만 엔 정도입니다만, 실장석 통관 비용이나 항공료도 있으니까요."
"음...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하니 이거 환장할 노릇이다. 실장석 코골이 때문에 200만원을 쓸 수는 없고, 그렇다고 놔두자니 내가 먼저 미친다.

"주인님, 와타시는 그러면 낮에 자도록 노력하는데스."

그런 기특한 말을 해도 말야...

"그거 코골이 심해지면 자다가 숨 못 쉴 수도 있다는데? 그거 건강에 안 좋다?"
"데뎃?"
"그리고 너 밤에 깜깜한 방에서 혼자서 뭐 하려고. 안 심심하겠냐?"
"데에... 그래도 주인님 요즘 피곤해 보이는데스."
"뭐, 일단 어떻게든 해결해 봐야지."

우선 열심히 인터넷에서 코골이 관련 내용을 찾아 본다. 못 믿을 내용도 많을 테니 잘 걸러 가면서. 원래 나 같은 비전문가가 함부로 판단하기는 뭐한 일이지만, 수의사가 내린 결론은 내 통장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 가난한 주인을 용서해 다오, 녹차야.

열심히 찾아 보던 도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았다. 관악기를 열심히 부는 사람들은 기도 쪽 근육이 강해서 코를 잘 골지 않는다나? 하지만 실장석한테 악기를 연주하게 하는 것도 뭐하고, 무엇보다 층간 소음이 문제이다... 잠시만, 관악기라... 혹시 이거라면? 번뜩 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거라면 될지 모른다. 일단 녹차는 집에 놔두고 밖에 나가서 준비물을 사 온다.

그리고, 다시 집.

"녹차야, 이리 와 봐. 내가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어."
"데에?"
"우선 이걸 끼우고..."

내가 준비한 물건 그 첫째는 실장석 호흡기용 마스크. 아까의 동물병원에 얘기해서 사온 것이다. 코는 덮지 않고 입만 덮도록 위치를 조절하고, 끈을 머리 뒤에서 묶는다. 실장석은 입을 완전히 다물 수 없으므로 필요한 물건. 앞에 호스를 연결하고, 두번째 준비물을 장착.

"자, 불어 봐. 새는 곳 있나 보게."
"데휴- 데휴-"

다행히 새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숨을 내쉴 때마다 풍선이 부풀어 간다. 그렇다. 관악기를 부는 대신 풍선을 불게 해도 기도 근육 단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좀 이상한 방법이지만, 이걸로 큰 지출 없이 끝난다면 그보다 고마운 일이 없다.

"앞으로 이거 하루에 열 개씩 빵빵하게 부는 거야. 안 그러면 밥 없다."

녹차가 눈을 질끈 감고 데후- 데히- 하면서 힘겹게 풍선을 불어 간다. 실장석의 폐활량도 변변한 것이 못 되고, 횡격막도 약할 테니까 사람이 부는 것보다는 훨씬 힘들겠지. 하지만 내 숙면이 최우선이다. 타협은 없다.

한 시간 후 녹차가 녹초가 되어 뻗어 있다. 그러고 보니까 풍선은 굳이 묶을 필요도 없으니 이렇게 많이 살 필요는 없었나? 괴로워 보이니 마스크를 벗겨 준다.

"데히- 주인님 데헤- 이건 데히- 학대가 데휴- 아닌데스?"
"시꺼 임마. 니가 밤마다 코 고는 게 나를 학대하는 거지."
"데휴- 데휴- 데헤-"

한달 후, 확실히 녹차는 코를 덜 골게 되었다. 풍선을 너무 불다 터뜨려서 빵콘한 기억 때문인지 빵빵하게 묶인 풍선을 무서워하게 되었지만, 뭐 사소한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경사로세 경사로세.






참피물은 부조리극이라서 인기가 있지 (비닐봉투)

 

인간의 부정적 면모만 모아둔 참피
현실과 실장석 유무 빼고 똑닮은 배경
애호파로 대표되는 위선자
학대파로 대표되는 가학 심리
강제노동, 군인의 구제 등으로 대표되는 부조리
가족애로 인해 강주되는 비극

현실에서 나쁜 부분만 가져온 건데 묘하게 현실과 닮음



중세 판타지에 공주를 납치한 마왕을 무찌르러 가는 용사의 이야기를 다루던 시대는 가고

중세 판타지에 마녀로 태어나 마녀사냥과 가정 폭력을 당하다 살고 있던 섬마을에 처절한 보복을 한 소녀가 경비병들과 마을 사람들의 결탁으로 노예로 잡혀온 소년과 도주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시대가 되었으니


미묘하게 우리와 닮은 부조리극의 유행은

우리들의 삶이 부조리와 위선과 혐오 그리고 억눌린 폭력 충동이 만연하다는 거겠지






나 또한 그래.
난 지금 너무나 커다란 부조리를 맞이했지.

난 원래 주인에게 2899만원의 세레브 일본식 하우스를 요구하려 했지만,

주인의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똥노예임을 알기에 78만 5천원의 저급한 고급 하우스에 기거하는 중이거든.

또 나는 원래 몸이 연약해 1kg에 27만원 하는 저런 저급한 로젠 실장푸드는 입에 안 맞아.

적어도 캐비어와 소고기를 베이스로, 송로버섯 기름을 가미하여 풍미도 맞추고 건강도 고려한 1캔에 39만원 하는 메이든+ 프리미엄 실장 푸드를 먹어야만, 입에도 맞고 몸에도 맞아.

하지만 난 주인을 위해 무려 12만원이나 손해봐주고 있어.

그리고 너같은 들분충들같이 유치하고 화려한 핑크빛 실장복은 요구하지도 않았어.

버킨 백과 함께 엘리게이터 가죽을 다진 양산을 요구했을 뿐이고, 거기에 입을 옷은 데들리 앙투아네트 - 데스웅 키스 코르사주 드레스에 비쿠냐 모피를 둘러, 과시적이지 않고 고급스러움을 높인 에르메스 실장복 세트(예약비 29억 7900만원)를 요구했을 뿐이야.

그런데 똥주인은 우리들이 어머니로부터 물려입은 이런 녹빛 원피스나 입으라고 하지.

난 도저히 이런 역겨운 위선자 주인과 함께할 수 없었어.

그래서 내가 친히 부조리한 주인의 집에서 나와 지금 너같은 들분충을 내 노예로 삼으려는데, 왜 너는 들분충 주제에 나에게 지금 못을 들이밀고 있니?

어서 내려놓지 않으면 핵주먹맛을 볼 거란다.





흥부와 실장석

 

옛날옛날 호랑이가 음주운전하던 시절, 시골 한쪽 후타바 마을에 흥부라는 양반이 살았단다.

흥부는 운이 지지리도 없었던건지 작은 밭에서 하는 농사는 죄다 망쳤고, 자식들은 여덟이라 총구가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언제나 웃는얼굴로 행복하게 살았단다.

그런데 어느날, 흥부네 집 마당에 실장석이 하나 다쳐서 쓰러져있었어. 근데 자기 살기에 바빴던 흥부가 실장석이란 걸 알았겠니? 해봤자 옆집 어르신들이 실장바위니 잠피니 하는 것만 한귀로 흘려들었겠지.

흥부는 기껏해야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인줄 알고, 다리가 부러져있었던 실장석의 다리를 정성스럽게 실로 감아서 치료해줬지. 실을 감자마자 금새 팔팔하게 된 실장석은 마당을 힘차게 뛰어나가면서, 흥부를 돌아보고 데프픗 하고 짧게 웃어줬단다. 흥부는 순진하게도 은혜를 아는 동물이구나 하고 신기하게 여겼지.

바로 다음날, 흥부의 집앞에 작은 건배이도라는 열매의 씨앗이 떨어져있었어! 흥부는 그 동물이 준것갑다 하고 그대로 마당에 심으니 글쎄 쑥쑥 자라나서 몇달만에 흥부의 초가집 위에는 큼지막한 건배이도 열매가 세개 열렸단다.


며칠 후 흥부가족은 너무 배가 고파서 건배이도 열매라도 잘라서 먹기로 했더래. 흥부 자식들 모두 보는 앞에서 아내와 흥부가 첫번째 건배이도를 슥슥 자르니,

안에 건배이도의 속은 없고 누가 먹은 것처럼 냄새나는 초록색 거름만 가득 들어있었단다.
냄새는 고약했지만 흥부의 밭에 뿌려보니 엄청 탁월한 거름이더래. 밭에 뿌리자마자 심어둔 나물이 쑥쑥 자라나니, 먹을 건 아니지만 횡재했다 하고 흥부는 만족했단다.

두번째 건배이도를 잘라보니, 안에는 정체불명의 액체에 담겨있는 예쁜 녹색 돌이 있었어. 흥부는 산신령이 주신 부적인가 보다, 하고 집안의 부엌에 고이고이 모셔두었지. 이번에도 먹을 건 아니였지만 반짝거리는 예쁜 돌을 보니 마음이 안정되는 듯했어.


이번에는 건배이도를 먹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마지막 세번째 건배이도를 갈라보니, 글쎄,

「뎃데레~ 주인님 반가운뎃승~ 초면이지만 잘 부탁드리는뎃수-웅☆ 이제부터 와타시에게 스시와 스테이크를 상납하는 것을 허락하는데스-」

안에 생긴건 영락없이 돼지인데, 이상하게 사람도 닮은 것 같은 이상한 고깃덩이가 들어있었단다.(실장석이라는 걸 만난지가 몇달인데 지금까지 기억할리가 없었지.)

고깃덩이가 말하는걸 자세히 들어보니 자기를 먹어서 배부르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 같길래, 흥부는 고맙다 한마디하고 고깃덩이의 발같이 생긴걸 하나 뜯어먹어보니 맛이 쫄깃쫄깃 고소한게 맛이 탁월했단다.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

왼쪽 다리를 뜯으니 쑥쑥 자라서 다시 자라나고,
오른쪽 다리를 뜯으니 쑥쑥,
왼쪽 팔을 뜯으니 쑥쑥,
오른쪽 팔을 뜯으니 쑥쑥,
다시 왼쪽 다리를 뜯으니 또 쑥쑥 자라나더래.

먹어도먹어도 끝이없는 고깃덩이로 집안 식구들이 배불리 먹으니 끼니걱정 없고, 그해 농사가 녹색 거름으로 풍년이니 돈 걱정 없고, 흥부와 가족들은 그렇게 부자가 되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하는 이야기가 있단다.

.
.
.
.
.

「데에엥... 마마는 똥마마인데스... 분명 이 닝겐씨의 집에 가면 행복해진다고 말한데스- 똥마마의 거짓말이였던데스- 오로롱-! 오로롱-! 돌씨는 왜 와타시를 죽여주지 않는데스........」





겨울 편의점

 

이른 한파로 인해 실장석에 의한 탁아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의 클레임이 잦아지자 G 편의점은 본격적인 겨울이 다가오기 전 일부 구조변경과 실장석 관련 업무 추가라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봉투를 반드시 묶도록 하고, 이를 거절할시 피해보상을 거부하는 방침도 있었지만 클레임의 원인이 되는 실장석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었다.

새로 단장한 편의점은 가게 밖 장애물들을 전부 제거하였지만, 입구 가까이에는 검은 벽면에 분리수거 통 등으로 실장석이 숨을만한 공간을 마련하였다. 야간에 탁아하려는 실장석들이 숨기좋은 공간이라 좋아하며 숨어들더라도 근무자는 계산대 뒤에서도 매직미러를 통해 놈들을 쉽게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들의 클레임 숫자는 유의미한 정도로 줄어들었다.

겨울의 초입, 야간근무자인 남자는 손님이 들어오는것을 보고 매직미러를 흘끗 바라보았다. 아니나다를까 실장석이 숨어들어와 출입구를 보며 동태를 확인하는것이 보였다. 친실장, 자실장 셋, 엄지 하나로 이루어진 일가. 마침 손님이 한명이었기에 계산을 마치고 나가는 손님을 따라나가면서 처리하기로 하였다.

"데... 삼녀 준비하는데스! 뎃? 어째서 입구가 없는... 데갹!"

친실장이 봉투의 입구가 묶여있는것을 보고 주춤하는 사이 남자는 친실장의 안면에 킥을 먹인다. 자실장은 운좋게 친실장이 놓치지 않고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치진 않았다. 안면에 격통을 느끼며 일어난 친실장의 눈에 자들을 봉투에 담고있는 남자가 들어온다.

"데아아아아! 닝겐상 죄송한데스! 날은 춥고 먹을건 부족해 한때의 미혹때문에 탁아를 선택한데스! 자들만 돌려주면 다신 나타나지 않겠는데스!"
"일단 저질러놓고 이런소리 하는꼴이 웃기단말이지... 좋아. 너같은 놈들은 바로 처리하는게 원칙이다만 기회를 한번 주도록 하지."

안면을 한번 걷어차인 덕분인지 친실장은 패악을 부리기보단 빠르게 엎드려 비는것을 택하였다. 친실장은 운이 좋았다. 남자는 야간근무동안의 심심풀이가 필요했고, 손님이 뜸한 시간이라 실장석에게 거래조건을 내걸 수 있었다. 두 가지중 하나만 아니었어도 일가는 사이좋게 실장석 회수 컨테이너에 들어갔을 것이다.

"앞으로 여기 찾아올 일가 하나를 해치울때마다 한마리씩 풀어주마. 기간은 날이 밝을때까지. 똥벌레 4가족정도는 해치울 수 있겠지?"
"그, 그럼 먹을것이라도 주시는데스... 속이 빈상태론 싸우기 힘든데스우..."
"그래? 사람먹을건 줄 수 없는노릇이고... 그럼 이걸 주지."
"레? 와따시 선택된레치? 레프프 어서 콘페이토를... 레, 레챠앗! 와따시 목은 거기까지 돌아가지 않는!!.."
-뚜둑-

남자는 봉투에서 엄지를 꺼내 목을 부러뜨린 다음 친절하게 머리가락과 옷을 제거하여 친실장에게 건낸다. 엄지의 목이 부러지는 소리를 듣자마자 친실장과 봉투안의 자실장들은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그럼 이걸 먹으면 되겠네. 3가족만 잡으면 되고 좋지? 이걸로 부족하면 제일 큰녀석으로 줄테니 말만 해. 배도 빵빵하게 채우고 2가족만 잡으면 되니 더 좋겠지?"

이전에 봤던 동족들은 문답무용으로 처리당했으나 자신들에겐 말도 걸어준 만큼 행복회로도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엄지의 목이 부러지는 소리는 일가를 현실로 되돌리면서 다음은 장녀의 차례라는 남자의 메세지를 충분히 전달하였다. 엄지야 혹시나싶어서 데려온 것이지만 자실장들이 죽으면 곤란하다.

"이, 이걸로 괜찮은데스. 똥벌레들을 잡겠는데스..."
"좋아. 그럼 우린 들어가있을게. 꼬마벌레들은 마마의 야식이 되고싶지 않으면 괜히 시끄럽게해서 내 관심을 끌지 말라구?"

남자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자 친실장은 엄지의 시체를 들고 맞은편의 골목에 숨었다. 동족식을 이제껏 하지않은것은 아니었지만 구더기만 먹어왔지 엄지 이상의 것을 먹는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먹지않으면 곧 있을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탁아분충들은 대부분 굶다못해 최후의 힘을 짜내 오는것이 대부분이지만 남은것을 모조리 먹고나서 오는 녀석들도 있으므로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 친실장은 이 다음에 먹는것이 자신의 자가 아니길 바라면서 엄지의 시체를 입어 넣고 씹었다.

엄지를 먹고나니 어느정도 힘이 붙는것 같았지만 추위에 오래 노출되면 이 힘도 소용이 없을것이기에 친실장은 어서 탁아분충이 나타나길 바랐다. 자신의 염원이 닿았는지 곧 한 일가가 편의점 은신처에 숨는것이 보였다. 남자는 매직미러를 통해 일가를 발견하고 어떤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며 밖을 응시한다.

"적당히 어두우면서도 바람도 없는게 노예닝겐을 기다리기에 부족함이 없는곳인데스. 자들은 기다리는동안 노예닝겐을 어떻게 길들일지 생각해놓는데스."
"치프프픗! 그런건 생각할 필요도 없는테치! 노예닝겐은 와따시를 보자마자 메로메로되는테치!"
"당연한 일이지만 조금의 칭찬은 해줘야 노예닝겐이 우쭐해서 일가를 기쁘게 모시는데스. 잘 기억하는데스!"
"걱정마는테치! 똥마마도 이모토챠도 운치노예... 아니 사육실장으로 같이 살게끔 하는테치!"

전형적인 분충들의 대사를 내뱉는 일가의 앞에 친실장이 나타난다. 갑작스런 동족의 등장에 잠깐은 긴장하던 일가였지만 친실장이 아무말 없이 은신처 구석에 자리를 잡자 안심하다못해 비웃기까지 한다.

"데프프프 잘 생각한데스. 세레브한 와따시의 일가가 먼저 사육실장이 되는건 당연한 일인데스. 정성을 봐서 사육이 되면 운치굴 노예로 삼아주는데스"
"자도 없이 탁아하러 온 머리나쁜 오바상인테치. 자기가 귀여운줄 아나본데 노예닝겐에게 맞아죽지나 않을지 걱정되는테치."

자신과 같이 어쩔수 없이 탁아를 하러 나온 녀석들이었다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들었겠지만 자신을 비웃는 말에 일말의 망설임마저 사라졌다.

친실장은 출입구를 힐끔거리는 탁아친실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어느순간 다가가 머리채를 잡고 벽에 찧기 시작한다. 탁아친실장이 저항하기위해 휘젓는 팔에 맞아 코와 입에서 피가 흐르지만 친실장은 머리채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한다.

자실장 중 제일 덩치큰 두명이(아마 장녀와 차녀이리라.)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공격자를 두들기지만 친실장은 이에 아랑곳하지않고 탁아친실장의 머리를 계속해서 벽에 찧는다. 결국 상대의 머리가 깨져 혼절하자 친실장은 자신을 때리던 자실장들의 머리를 온힘을 다해 내리친다. 안그래도 약한 자실장의 머리는 두부으깨지듯 무너지며 두마리는 쓰러져버고 친실장은 벌벌 떨며 운치나 흘리는 나머지 자실장들을 처리한다.

"닝겐상. 분충일가 하나를 처리한데스. 약속을 지키는데스."
"오 수고했다. 무기없이도 잘하는걸? 실장석들은 멍청해서 정면대결밖에 못하는줄알았는데 새로운 발견이야..."
"뎃? 어떻게 아는데스? 와따시다치는 볼거리가 아닌데슷!"
"인간들은 아는 방법이 다 있어요. 계속 따지고들면 재미없다? 앞으로의 사냥에 도움이 되라고 장녀를 주도록 할게."
"니, 닝겐상... 호, 혹시 먹을것을 줄수는 없는데스? 밖은 춥고 방금의 싸움으로 힘을 많이 쓴데스..."

남자는 대답대신 장녀의 머리를 잡는다.

"테챠아아! 마마 살려주는테치! 빨리 먹는거 필요없다고 말하는테치! 더이상 목이 안돌아가는테챠아아아!"
"필요없는데스 닝겐상! 필요없는데스!"
"뭐 굳이 이러지 않아도 먹을거 밖에 충분히 있잖아?"
"뎃?"
"이것들은 굳이 말해줘야 알아듣네... 니가 죽인것들 있잖아? 자식도 잘 먹던데 저건 일도 아니겠지? 곧 치울테니까 빨리 가져가라고."
"데스..."
"혹시나 싶어 말하는데 장녀 줬다고 도망갈 생각은 마라? 네놈들따위 금방 찾아서 수거함에 넣어줄 수 있으니까."

남자와 헤어진 친실장은 장녀와 함께 성체의 옷과 자실장 시체 몇구를 가지고 반대편 골목에 다시 숨었다. 친실장은 성체의 옷을 껴입은다음 자실장들의 옷을 벗겨내 장녀에게 입힌다. 탁아일가가 흩뿌린 피와 똥냄새가 났지만 얼어죽는것보단 나았다. 친실장은 자실장 시체 하나를 들어올려 먹기 시작한다. 엄지를 한번 먹어본 만큼 거리낌 없이 자실장을 물어뜯으며 뱃속으로 넣는다. 장녀는 자신과 얼마 차이나지 않는 크기의 자실장들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 식겁했지만 나머지 가족을 구하기 위해선 이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친실장을 따라 식사를 시작한다.

친자가 식사를 마친지 얼마되지 않아 또다른 일가가 도착하였다. 이번 일가는 먹을것은 잘 먹은 것처럼 보였으나 급히 도망친것처럼 헝클어져있고 얼핏 피도 보인다. 아마 월동은 마쳤다만 학대파로 인해 모든것을 잃고 마지막 수단으로 탁아를 선택한 것이겠지. 잘먹은데다 신경이 곤두서있는상태, 분명 쉽지않은 상대일 것이다.

장녀는 탁아일가를 관찰하고 나서 무언가를 떠올린듯이 주변을 둘러보다 원하는걸 찾은 모양이다. 장녀가 친실장에게 무언가를 말하자 친실장은 근처에 있던 깨진 벽돌을 아직 남아있던 자실장의 옷가지에 넣고 어깨넘어로 진 채 탁아일가에게 다가간다. 역시나 신경이 곤두서있던 탁아친실장은 네발을 딛고 위협자세를 취한다.

"데샤아아악! 꺼지는데스! 여긴 이미 와따시가 선점...!"
"이거나 처먹는데샷!"
"테챠아! 마마가 당한테치! 일가실각인테챠앗!"

위협자세를 취한 상대에게 다가가자마자 친실장은 그대로 자실장의 옷을 자루삼아 메고있던 벽돌조각으로 상대의 머리를 내려쳤다. 원심력이 붙은 벽돌조각은 시원하게 성체의 머리를 박살낸다. 탁아일가의 자들은 이 광경에 놀라서 빵콘한채 주저앉아 차례차례 벽돌조각의 희생양이 되어간다.

"닝겐상. 처리한데스"
"여기 차녀다. 이야~ 갈수록 발전하는구만. 그래도 지금 방식은 아무래도 치우기가 좀 불편하네. 못을 줄테니까 좀 깨끗하게 처리하자고."
"알겠는데스."
"먹을건 알지? 빨리 가져가."
"..."

말없이 돌아선 친실장은 골목으로 돌아가 장녀가 시체에서 회수한 옷을 차녀에게 껴입히고 식사를 시작한다. 드디어 마지막 일가가 도착했다. 친실장 하나에 자실장 하나. 친자 모두 헬쓱헤져 있는데다 친실장의 옷은 여기저기 헤져있고 자실장은 숫제 반독라다. 가을의 경쟁에서 밀려 월동준비따윈 못한 일가겠지... 이 일가를 향해 친실장, 장녀, 차녀는 자신들을 감출 생각도 없이 정면으로 다가간다.

"뎃! 동족상! 와따시가 비킬테니 먼저 탁아하는데스! 와따시는 이제 힘도없는데스. 오마에를 공격할 마음도 없으니 살려만 주시는데스..."
"오바상 이렇게 빌테니 살려주는테치! 집에 이모토챠들이 죽어가는테치! 닝겐상에게 기대지 않으면 모조리 죽어버리는테치!"
"오마에가 죽어야 와따시가 사는데스."

탁아일가는 친실장이 다가오는걸 보자마자 엎드려 빌기 시작한다. 용케도 노예가 되지않고 여기까지 왔다싶다. 남자는 놈들을 유린하는 친자들을 상상했다. 마저 독라로 만들고 괴롭히다 죽이겠지. 남자에겐 실망스럽게도 친실장은 바로 성체의 머리에 못을 꽃아넣고 장/차녀는 반독라 자실장을 난도질하기 시작한다. 자기들과 비슷한, 아니 더한 처지의 일가였지만 이제 친실장은 주저함이 없다.

"끝난데스."
"대단한데? 일가를 셋이나 끝장냈어. 겨울철에 이렇게나 할수있는 녀석들은 몇 없을걸?"
"..."
"왜이래? 이제 탁아하다가 죽을염려 없이 먹을것과 입을것, 보온재도 다 장만했잖아? 이제 집만 있으면 되겠네."
".......!!"

남자의 말에 친실장은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이었다. 남자는 삼녀를 되돌려 주면서 자신과의 내기에서 승리한 친실장을 축하해주고자 편의점 봉투에 그들이 방금 죽인 친자를 넣어 건냈다. 남자의 선물을 받아든 일가는 그대로 골목의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며칠 후, 친실장은 침엽수 덤불에 숨어 공원 밖으로 나가는 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늦은 밤에도 한참을 도로를 감시하던 친실장은 드디어 목표한 것을 발견하였다. 밤이 되어갈때 자실장 하나를 안아들고 공원을 나갔던 녀석이 돌아와 나머지 자실장들을 이끌고 공원 밖으로 나가는 중이었다. 분명 탁아를 성공했다며 집을 찾아가는 길일 것이었다. 묘하게 흐느적거리며 걷는것이 편의점-공원을 왔다갔다 하느라 체력이 소진되어 인간의 집으로 가는 편도여행을 떠나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친실장은 대못을 고쳐잡고 덤불에서 뛰어나가 곧바로 성체의 배를 찌른다. 없는 체력에 급작스런 공격을 받은 성체는 그대로 절명하고 나머지 자실장들은 친실장을 뒤따라온 중실장들에게 붙들려 독라가 된다. 친실장이 성체 고기를 수습하는동안 중실장들은 독라들을 추궁하여 하우스를 찾아내어 얼마안되는 전리품과 골판지를 챙겨 집에 돌아간다. 공원 한켠에 잘 숨겨진 녀석들에 집에는 바닥에 여러 실장복들이 깔려 냉기를 막고있고, 운치굴에 가득한 독라들이 잡아먹히지 않길 바라며 조용히 흐느끼고있다.

공원의 겨울 사냥꾼이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안전하게 약해질대로 약해진놈들을 사냥하지만 언젠가는 하우스 안에 숨은 분충들도 놈들의 목표가 되리라.









추자 추적

 

"역시 비가 그친지 얼마 안되서그런지 냄새가 옅긴 한데스..."

비가 그치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한 성체 실장석이 무언가를 찾아 공원을 걷고있다. 그녀는 어젯밤 도망친 추자를 추적하는 중이었다. 어젯밤 내린 비도 비지만 어제의 공사중에 나름 몸을 씻은것인지 냄새가 많이 옅어졌다. 그래봐야 나가본 데라고는 태어난 화장실이 전부였던 자실장이 공원 지리를 알 수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공원 도로를 따라 공원 밖으로 나가려 한다는것을 금방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었다.

"마마 죄송한테스.. 와따시가 모자라서 추자 한마리를 놓친테스..."
"그래서 와따시가 말하지 않은데스까. 추자년들은 걸을 힘만있으면 도망갈 생각이나 해대니 잡초나 먹이고 쉼없이 굴려야한다고 한데스. 오마에에게 벌을 주는데스! 와따시가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올때까지 팬티차림으로 나머지 추자년들을 관리하는데스!"
"알겠는테스 마마... 나머지 년들은 제대로 관리하겠는테스! 똥벌레 추자들! 오늘부턴 두배로 일하는테스! 도망간 분충의 몫까지 굴려주는테스!"
"테챠아! 똥벌레 때문에 이게 뭐인테치... 돌아오면 핵펀치를... 테챳! 일하는테치! 때리지 마는테치! 테에에엥..."
"어디서 건방진 소리를하고있는테스? 오마에들의 생사여탈은 마마와 와타시의 손에 있는테스!"

아침에 관리소홀을 물어 장녀에게 벌을 주고 나왔다. 추자나 노예에게 틈을 주는 실장은 독립하고 나서 월동준비를 그르치는 법이다. 장녀는 벌을 받아들이면서 독이 바짝올라 나머지 추자들을 두들겨패며 월동 준비를 시작하였다. 도망친 추자는 여름철을 지난 춘자정도로 영민한 모습이 있어 겨우내 가장 마지막으로 잡아먹되 봄까지 살아있거든 자로 삼을까 싶던 개체였다. 하지만 그 영민함을 이용해 도망친 이상 잡아서 본보기를 보이지 않으면 나머지 추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줘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여 그만큼 월동준비가 늦어질것이었다.

"테에에... 테칫!"
"조용하는테치! 나쁜 오바상이면 어쩌려는테치!"

도로 옆 덤불숲을 지나던 친실장의 귀에 자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기들 깐에는 조용히 한다고 한 모양이지만 충분히 들리는 크기의 소리였다. 하우스에 사는 자실장이 깰 시간도 아니고 근처에 친실장이 아는 하우스가 있는것도 아니었기에 친실장은 소리의 근원로 들이쳐 달려으나 덤불 안에 있는것은 독라 자실장 두마리었다.

"텟! 오... 오바상 해치지 마는테치! 와타시다치는 그냥 여기서 지내는 자실장들인테치..."
"묻는 말에 대답하는거에 따라 달라지는데스. 오마에는 누구고 어디서 온데스?"
"와타시다치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공원에서 온 이주실장인테치... 고생해서 겨우 도착했는데 무서운 오바상들이 둘러쌓더니 마마를 독라달마로 만들고 와타시다치는 독라로 만들어 운치굴에 가둔테치... 마마는 겨우 자기몸을 세워서 우리에게 자신을 밟고 도망가라고 디딤돌이 되어주신테치... 테끅! 와타시타치는 달씨를 따라 여기까지 도망쳐온테치. 공원 밖으로 나가고싶은테치 테에엥..."
"울지마는데스. 울어봐야 나쁜일만 불러들이는데스. 혹시 옷을 입지 않은 자실장이 지나가는것을 본데스?"
"본 테치! 어젯밤은 잠을 잘 수 없어서 뜬눈으로 지냈는데 잘 보이진 않았어도 가로등 밑을 지나는 자실장을 본 테치!"
"고마운데스. 혹시 와따시와 같이가지 않겠는데스? 와따시는 공원 밖으로 나가는길인데스. 독라인 오마에들을 누군가 보면 곤란하니 여기 봉투에 들어가 있으면 밖에 데려다 주겠는데스. 잠도 못자서 피곤할텐데 안에서 자두는데스. 여기 먹을것도 조금 있는데스"
"고마운테치 오바상... 이 은혜 잊지않는테치... 성체가 되어서 반드시 갚는테치..."
"괜찮은데스. 은혜갚기는 매우 힘들것일데스."

친실장은 독라 자실장 두마리를 봉투에 넣고 계속해서 공원 밖을 향하는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친실장은 목표로 하였던 하우스가 보이자 추자의 행방을 물을 겸 이웃을 불러내었다. 

"좋은 아침인데스 이웃상. 와따시의 집에서 추자 한마리가 도망쳤는데 이방향인것 같은데스. 혹시 아는것이 있는데스?"
"와따시의 장녀가 이른아침에 운치를 누다가 추자 한마리를 봤다고 한데스. 비도 내렸는데 아침부터 수집작업인가 했는데 그녀석인 모양인데스."
"정보 고마운데스. 오는길에 덤불에서 자실장 노예 두마리를 발견한데스. 왔다는 방향이 여기라고 해서 데려왔는데 확인해보는데스."
"고마운데스 이웃상! 잃어버리고 해씨가 세번 지나서 포기하던 차였는데 그방향이었는데스? 녀석들의 친이 이걸보고 얼마나 기뻐할지 기대되는데스! 데프픗!"
"그럼 좋은하루 보내는데스 이웃상."
"오마에도 추자 잘찾기를 바라는데스~"

고작 자실장 두마리분 무게였지만 한결 가벼워진 걸음으로 하우스를 떠날 수 있었다. 금방 녀석을 따라잡을 수 있을것이다. 하우스를 떠난지 머지않아 자실장들의 비명소리와 성체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웃의 하우스를 떠나 어느정도 걷고난 뒤 친실장의 눈에 공원 관리인이 들어왔다. 공원 관리인은 어지간하면 실장석들에게 사신과 같은 존재였지만, 친실장은 조금도 겁먹지 않고 관리인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안녕하신데스 닝겐상. 오늘은 빨리오신데스?"
"원래 비내린 다음날엔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널려있거든. 안치우면 아침부터 산책나온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근데 뭔가를 찾고있는모양인데?
"와따시의 집에서 추자가 도망친데스. 혹시 보신적 있는데스?"
"아 너희집거였구나. 구속해놨는데 잠깐 다른사람하고 이야기 하는사이에 도망갔네. 멀리가진 못했을거다."

관리인은 아침일찍 출근하여 도로에 널린 젖은 낙엽과 쓰레기를 보면서 한숨짓다가 자신의 발치에서 테치거리는 자실장을 발견하였다. 그는 공원의 실장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하하 자실장이 어쩌다 옷을 벗어두고 공원을 돌아다니는걸까? 몸을 씻다가 나비에라도 홀려서 길을 잃었나보지? 너희 마마는 어디있는거니?"
"테에에엥... 똥마마가 와따시가 가을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심하게 대한테치... 분충 똥마마를 혼내주시는테치 닝겐상..."
"아... 추자였구만... 어차피 노예인데 왜 굳이 추자는 머리를 붙여두고있는지 모르겠네... 실장석들 나름의 분류표시겠지?"
"테챠앗! 이게 뭐인테치! 푸는테치 똥닌겐!"

부드럽게 말하는 인간의 말을 듣고 자실장은 울먹이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다. 이렇게 호의적인 인간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똥마마와 그녀의 분충자식들을 굴복시키기 충분할 것이었다. 그러나 자실장은 우는척을 하느라 자신을 보는 인간의 눈빛이 차가워진것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 대가로 팔이 테이프로 묶이고 말았다. 하지만 누군가가 공원 관리인을 불러 자실장을 괴롭히는게 보이고싶지 않았던 관리인이 잠시 내려놓은사이 필사적으로 도망친 것이다.

"어디 나뭇가지에 걸어놓을걸 그랬네. 같이 찾아줄까?"
"아닌데스. 일보시는데스 닝겐상. 나중에 보고드리는데스."
"그래 기대하고있을게"

친실장이 인간과 헤어진지 얼마되지않아 친실장은 자신의 추자가 다른 성체에게 붙들린것을 발견하였다. 추자는 친실장을 보자마자 눈이 커지면서 성체에게 다급하게 재잘거리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고, 친실장이 자실장을 보며 멈춰선것을 본 성체는 친실장에게 물었다.

"이거 오마에의 추자인데스? 머리카락은 붙어있는거보니 운치굴 노예는 아닌듯한데스."
"주인님! 저 똥분충은 주인님을 해치러온 똥분충인테치! 강하신 주인님은 저런 나약한 분충따윈 금방 자판기 노예로 만들수 있는테치! 와따시 자판기 잘 다룰 수 있는테치!"

추자는 자신을 붙잡은 성체실장과 본인의 친을 싸움붙이려는듯 성체를 한껏 추켜세우는 동시에 친을 공격할것을 종용하였다.

"와따시의 추자가 맞는데스. 고마운데스 이웃상"
"?!"
"이년 제법 머리가 도는 녀석인데스? 오마에 하우스에서 여기까지 도망온데다 이와중에도 우리를 싸움붙이려고 맘에도 없는말을 지껄이는데스."
"텟?!"
"그래봐야 자실장의 지혜인데스. 그래도 와따시의 장녀가 넘어가서 여기 오기전에 장녀를 벌주고온데스. 추자따위의 도망을 허용하고서야 어엿한 실장임을 말할 수 있겠는데스?"
"테치?!"
"고생이 많은데스. 와따시의 춘자들에게도 단단히 일러둬야겠는데스. 어서 데려가서 볼일 보는데스."
"테테텟?!"
"고마운데스. 이건 와따시의 시간을 절약하게 도와준 보상이니 받아주는데스.
"아닌데스. 오마에가 저번에 운치굴 노예를 찾아 돌려준 덕분에 구더기를 충분히 말려둘 수 있었던데스. 나중에 이 추자년을 어떻게 했는지나 들려주는데스."
"기대해도 좋은데스. 장녀가 독이 바짝올랐을것이니 분명 재밌을것인데스."
"테에에엥..."

막다른길에서 마지막 수가 막힌 자실장은 망연자실 눈물만 흘릴수밖에 없었다. 악몽과도 같은 현실이었다. 자신의 계획과는 달리 두 성체는 훈훈하게 덕담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처우를 결정하고있었다. 두 성체가 사투를 벌이는동안 도망쳐서 헐벗고 묶여있는 자신을 인간에게 보인다면 어느인간이든 동정심을 느끼고 구해줄것이란게 자실장의 계획이었다. 한계까지 몰린 자실장은 공원 관리인이 자신이 추자임을 밝히자마자 싸늘하게 변해 팔을 테이프로 묶어버린것은 잊은듯하였다.

자실장이 간과한 것이 있다면 이 공원의 실장들은 이미 작은 사회를 이루어 추자와 노예문제에 대해서 서로 돕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노예수급은 이주실장이나 버려진 사육실장과 같이 철저히 외부실장을 대상으로 행하여 내부결속을 다졌으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자신의 자를 트집잡아 노예로 만듦으로써 자가수급하였다. 심지어 공원 관리인마저 포섭되어있어 추자나 노예가 탈출해봤자 공원 안이라면 시체가 되어도 주인에게 돌아가게 되어있었다.

친실장은 가져온 비닐봉투를 펼치고 추자를 안에 넣었다. 마음같아서는 바닥에 끌고가면서 고통을 주고 싶지만 이미 충분한 시간을 낭비하였다. 월동대비를 위해 아직 할일도 많고 이쯤됐으면 감시하던 추자들을 두들기면서 장녀의 분노도 많이 누그러졌을것이다. 복수는 냉정한 마음으로 해야하는법이다.

"와따시의 장녀가 오마에를 잔뜩 이뻐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스. 와따시가 힘조절이라던지 잘 가르칠거라 쉽게 죽진 않을테니 각오를 다져두길 바라는데스. 봉투로 이동시켜주는건 마지막 서비스이니 그동안 마음정리 해두는데스~"
"테차아앗! 누군가! 누군가 없는테치? 누가 이 똥마마를 처리해주는테챠아앗! 주인님으로 모시는테챠앗!" 







실장 초소

 

S시는 실장석이 주택가 미관에 악영향을 주는것을 막기 위해 실장초소를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 유기되는 사육실장 중 지원자를 모아 훈련시킨 다음 쓰레기장 주변이나 주택가 입구에 배치하여 들실장이 주택가에서 소란을 피우는것을 방지하는 계획이었다.

보건소에서 죽을날만 기다리는 신세에서 인간의 주구가 되는것을 선택한 녀석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철저하게 동족들을 압박하였다. 처음에는 한 개 구를 선택해 시범운영을 하였으나 가택침입 방지 및 쓰레기 집하장 관리에서 생각보다 좋은 효과를 보자 S시는 적용 지역을 넓혀나가기 시작하였다.

어느날 오후, 한 들실장 일가가 주택가 입구에서 제복을 입은 두명의 실장석과 대치중이다. 들친실장은 주택가 입구에 무언가 새로운것이 생겼다고 해서 다가가지 않고 살아왔으나 점차 공원 내부의 경쟁이 심해지는바람에 오전 내내 공원을 탐색해도 물자를 얻을 수 없었다. 어쩔수 없이 주택가로 들어가고자 하였으나 이제껏 못보던 복장의 실장석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것이었다.

"이곳은 닝겐상들의 하우스가 있는 영역인데스. 들어갈 수 없는데스."
"공원은 더이상 먹을게 없는데스! 보존식으로 남길 수 있는것도 먹어치우는 상황인데스!"
"그런 사정은 우리가 알게 아닌데스. 와따시다치는 닝겐상에게 오마에들을 들이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데스."

보검 끄트머리도 안들어갈것같은 옷에 눈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바이저, 커다란 몸집은 분위기만으로도 들실장을 압박하고도 남지만 들실장에겐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다. 초조해진 들실장은 네다리를 땅에 딛고 위협을 시도하였으나 초소실장은 가만히 서서 쳐다보기만 할뿐 맞위협조차 하지않는다. 위협같이 쓸데없는 행동을 하지않도록 훈련받은 것도 있지만, 애초에 키도 덩치도 숫자도 자신들이 우위인 상황에서 반응할 이유가 없었다.

"닝겐의 노예따위 와따시의 앞길을 막지말란데샤아아!"

마지막 수단으로 들친실장은 초소실장들을 밀치고 지나가는것을 선택하였지만 밀쳐진 녀석은 꿈쩍도 않는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상대가 물리력을 행사하기로 했다는걸 깨달은 초소실장 중 하나가 차고있던 몽둥이를 들어 들친실장의 팔을 내려친다. 팔이 부러지는 격통에 주저앉아 비명지르는 성체를 초소실장들이 두들겨 패며 제압하기 시작한다.

"데아아아! 팔씨가 아픈데샤! 그, 그만 때리는데샷!"
"마마를 때리지 마는테치! 이놈 테치! 이놈 테치! 테갹, 테에에엥!"
"오마에가 자실장이라 이정도로 봐주는데스. 더 다치고싶지 않으면 물러나는데스."

친실장이 맞는것을 본 자실장이 초소실장을 때리자 동료가 몽둥이 끝으로 자실장을 찔러 넘어뜨린다. 단박에 죽이지 않는것은 동물단체의 시선을 의식하여 되도록 죽이지 않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영양면에서도 장비면에서도 초소실장들이 철저하게 우위에 있기 때문에 실장석끼리 치고받다 죽었다고 변명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철퍽-
"테챠아아아! 운치맞은 노예들은 마마를 그만때리는테치! 와따시타치를 방해하면 모조리 때려눕혀 독라를... 테겍."

들실장의 차녀는 마마가 다른 성체와 싸울때 옆에서 도울정도로 용감했던 아이였던만큼 마마의 위기를 보고 운치를 투척하였지만 운치를 맞은 초소실장이 휘두른 봉에 맞아 몸이 붕 떳다. 

"그만, 그만하는데스! 와따시가 잘못한데스! 돌아가는데스!"
"테에에엥! 마마! 오네챠!"

차녀의 반신은 맞은방향으로 찌그러져 팔을 들어올리는건 고사하고 걷기조차 쉽지 않아보였다. 자신도 팔이 부러져 먹을것을 탐색하는것은 물론 분충들에게서 몸을 지킬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반항하다 죽기라도 하면 남은자들도 끝장이었으므로 들친실장은 항복하고 집으로 돌아가는것을 선택하였다. 

"대단한데스 동료상. 운치를 맞고도 분충의 머리통을 부수지 않다니 굉장한 절제력인데스. 와따시였다면 투분한 분충을 그자리에서 곤죽으로 만들었을것인데스."
"와따시는 씻으면 되는데 어린자를 크게 다치게 한데스. 들분충이라고 이래도 되는건가 싶은데스."

야간근무조와 교대하고 퇴근길에 오르는 초소실장의 얼굴은 어둡다. 그녀도 다른곳에서 근무할 때 단체로 몰려든 분충들에게 다친적도 있지만 이런 일이 있을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든다. 오늘 자신이 후려쳤던 녀석은 분명 큰 부상이었다. 잘린팔도 낫는다는 실장석이지만 그건 충분히 먹고 쉬거나 활성제가 있을때의 일이다. 자신들이 먹이수급을 막고있으니 분명 제대로 나을순 없을것이다.

"들분충에게 너무 마음쓰지 마는데스. 놈들이 닌겐상이 사는 구역에 들어갔다면 더 큰일이 났을것인데스. 살려둔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 되는데스."

동료는 닌겐상의 명령만 아니었다면 일가를 몰살시켰을거라고 떠들면서 본부로 복귀하는 내내 복귀차량 안에서 사육실장 시절 가택침입한 들실장에게 죽을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차량에 동승한 다른 동료들도 자신의 사연을 풀다보니 어느새 차량 안은 들분충 성토장이 되었고 들분충들을 욕하다보니 어느새 본부에 도착하였다.

"마마 다녀오신테치? 오늘도 닝겐상에게 여러가지를 배운테츄!"

숙소로 돌아온 친실장을 자실장들이 반긴다. 두마리 제한이고 그것도 후에 초소실장이 될것이므로 인간의 기준을 통과한 자만 기를 수 있지만 사육실장 시절엔 생각도 할수없는 일이다. 물론 그 대가로 초소실장들은 들실장을 두들겨 패서 쫓아내거나 목숨을 거두기도 한다.

자실장들이 친실장 앞에서 재롱을 피우기 시작하자 친실장은 어느날 주인님과 산책을 나가서 보았던, 지금의 자신들과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들실장 일가가 문득 생각났다. 초소실장은 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일가를 뭉개야 할것인지를 생각한다.

이틀 후 아침, 한 자실장이 초소의 실장석들과 대치중이다.

"오마에들 때문에 마마가 다쳐서 분충들에게 당한 테치! 자매들도 잡아먹히거나 독라노예가 되고 와따시만 남아버린테챠!"
"누가 한건진 모르지만 지금은 이곳에 없는데스. 와따시다치는 위치를 바꿔가며 근무하는데스."
"그런거 모르는테챠! 마마의 원수를 데려오는테치!"
"그 동료상이 여기있다 치더라도 뭘 할수있는데스? 이럴시간에 구걸이나 하며 돌아다니는데스. 혹시 아는데스? 오마에의 꼴을 보고 사육이라도 시켜줄지 모르는데스."
"노예도 사육인데스? 짖굳은 동료상인데스. 데프픗."

들실장들이 초소를 돌파하려다 반병신이 된 채 공원으로 돌아가 비참한 결말을 맞는일은 늘상 있는 일이다. 게다가 초소 근무자들은 주기적으로 근무위치를 옮기기 때문에 분충들의 일따위 기억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자실장의 말을 듣고있는것은 다짜고짜 죽이지 말라는 명령이 있기도 하고, 단순히 심심했기 때문이다.

"닝겐상 안녕하신데스? 뎃? 잠시 봉투를 확인하실 수 있는데스? 분충의 냄새가 나는데스."
"이런 젠장! 언제들어온거람? 알려줘서 고맙다. 집에 벌레새끼들이 꼬일뻔했네."
"테챠아아! 주인님 와타치 푸드 잘먹고 운치 잘가리는테치! 버리지 말아주는테츄아!"
"뒤따라올 벌레도 있으니 저희한테 맞겨주시면 처리하겠는데스."
"고맙다야. 드디어 세금이 도움되는데 쓰이고 있구만. 그새끼랑 어미벌레에게 지옥을 보여주라고."

초소실장 중 하나가 지나가던 사람의 봉투 안에서 자실장을 탐지하여 붙잡는다. 이쪽에서 먼저 들실장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게 원칙이지만 탁아의 경우에는 봐주는 일이 없다. 인간의 부탁도 있었던만큼 초소실장은 자실장을 두들기기 시작한다. 훈련받은 성체의 주먹에 탁아자실장은 조금씩 뭉개지기 시작한다.

"데아아아! 어째서 탁아성공한 장녀가 분충들에게 맞고있는데스! 분충놈들은 썩 꺼지는데샷!"
"..."
"뭐, 뭐인데샷! 핵펀치에 죽고싶은데스? 와따시의 장녀를 이꼴로 만든것은 죽음으로도 값을 수 없는 죄인데스! 데갹!"
"감히 닌겐상에게 폐를 끼치려한것은 죽음으로도 값을 수 없는 죄인데스."
"와따시의 팔씨 발씨가! 데갸아아 얼굴은 안되는데스!"

자실장의 얼굴이 거진 알아볼 수 없게되었을 무렵, 탁아자실장의 친실장으로 추정되는 성체가 달려와 초소실장들에게 짖어댄다. 친실장이 온걸 확인하자 초소실장들은 몽둥이를 꺼내들고 후려친다.

"오마에 아직도 있는데스? 이럴시간에 이 병신들의 거처나 찾아서 운치굴의 운치라도 먹는데스. 지금부터 빈집이 될 예정인데스."

본격적으로 성체를 두들기기 전에 초소실장은 퉁명스레 자실장에게 한마디 던진다. 성체가 맞아죽은 다음엔 자신도 생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자실장은 힘없이 되돌아간다. 자실장의 오른팔은 힘없이 덜렁거리고 걸음마다 다리를 절고있다.









마당실장 1~11 (완)

 

[우리 미도리가 갑자기 밥도 먹지않고 계속 투정만 부리네요...]
[콘페이토 싸게 파는곳 있나요?]
[사육실장 분양합니다.]

드르륵. 드르륵.

[실장석 키우는 팁]
[분충은 어떻게 처리해야하나요?]

드르륵. 드르륵...

[마당실장 알고있냐?]

드르...클릭.

[마장실장 알고있냐?]

말 그대로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는거야. 집 안에서 키우면 별 난리를 다 피우잖아. 결국엔 밖에 나가고싶다고. 분충되는 엔딩이잖아 ㅋㅋ 오냐오냐해줘서 그런거라니까? 
차라리 마당에 키우는 강아지 느낌으로 키우는거지ㅋㅋ 정도 많이 주지마. 진짜 딱 마당에서 키우는 반려동물. 그느낌이면 분충도 안돼.


-댓글-

ㅇㅇ:ㅋㅋ 마당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잖아 ㅋㅋ
실장실장:그럴바엔 강아지를 사고 맘...
              ㄴ ㅇㅇ:이게 맞다 ㅋㅋ
코로리페이토:나쁘지 않은거 같은데?
공원의수호자:금수저 전용 실장석임?


"....호오."

인터넷 최대의 실장석 사이트 "Jisouuseki" 를 둘러보던 한 남자가 한 게시물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있었다. 그의 이름은 토시아키(36)세. 20살부터 열심히 일해, 노력과 운. 그것으로 국내 최대 건축기업에 취직해서 불과 36살만에 꽤 큰 재력을 보유하게 된 착실한 남자였다.
그는 푸른 공원이 바로 앞에 있는 마당이 딸린 전원주택에서 살고있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교외 신도시 지역이긴 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 정도로 해내다니, 주변사람들은 감탄을 금치못했다. 그는 분명 부족한것 없이 지낼거라고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하아...로키. 보고싶구나."

하지만 그건 그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였다. 그는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매우 외로웠다. 36살이 되어서도 결혼하지 못하고, 혼자서 살고있던것이다. 돈이 많아도, 훌륭한 삶을 살아도....그런것으로는 고독함을 메울수없었다. 그래서 그는 강아지를 길렀었다.
지금은 없지만. 며칠전에 하늘나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그의 강아지 '로키'와 함께 살고있을땐, 그는 행복했다. 외로움따위는 사라져버린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떨어질 녀석이 아니였다. 뭔가를 체념한건지, 바닥에 누워 자신을 바라보던 죽기 직전의 로키를 보았을때, 외로움은 다시 나타나
그를 괴롭혔다.

"....실장석...이라."

그는 도저히 강아지를 다시 기를 생각이 들지않았다. 또 다시 이별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거실에 앉아, 멍하니 TV만 보고있던...반쯤 죽은 그런 그에게 어느날 눈에 들어온 뉴스 하나. 실장석이 기르는 동물로 인기가 있다는 뉴스였다. 그 뉴스를 본 순간, 토시아키는 순간적으로 떠올렸다. 키워볼만할까..?
토시아키는 실장석에 대해서는 더럽다. 공원에 산다. 해로운 녀석들이다. 이정도만 알뿐, 자세한 상식이 없었기때문에, 인터넷으로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위석이란게 있다는것. 착한녀석이 있는가 하면 나쁜녀석도 있다는것. 분충이라는것. 콘페이토라는게 있다는것 등등. 토시아키는 열심히 글들을
찾아보았다. 어쩌면, 로키를 잃어 생겨버린 이 외로움을 해결해줄수있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다.

"....뭐야. 전부 분충으로 변한다고..? 기르기가 힘들어..?"

집에서 실장석을 기른다는 게시물들을 읽고, 또 읽어도 끝이 좋았던 글들은 하나도 없었다. 키우던 친실장이 결국엔 똥을 집어던지며 분충이 되고말았다. 기른 은혜도 모르고 자신을 공격한다. 크니 징그러워, 버리고 말았다. 등등. 사람들의 반응은 비판적이였다.
토시아키는 그런 글들을 보며, 집에서 기른다는 자신감이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몰라도, 실장석은 간단히 키울수있다. 강아지마냥 다시 키우기에는 마음이 힘들다던지, 그런게 없다. 반려동물보다는 어릴적 여름방학 숙제로 하던 관찰일기같은 느낌으로 키울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처리가 힘들고, 결국엔 기르는 사람이 힘들어진다니. 그래도 토시아키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글들을 찾아보았다. 혹시 좋은 방법은 없을까? 그런게 있지 않을까?

"....마당이라. 마침 마당이 있지."

그러다가 발견한것이다. 마당에 기른다는 글을 쓴 사람은 아마 별 생각 하지않고 똥을 싸지르는 느낌으로 글을 썼겠지만, 토시아키에게는 달랐다. 이 방법이라면 가능할듯 싶었다. 과하게 애정을 붓지 않는다. 마당에 놓고, 사육실장마냥 키우는게 아니라, 공원에서 사는것마냥. 마치 마당이라는 곳을 빌려준..

"그래. 집주인 마냥."

서울 반지하에 월세로 들어가는것마냥. 자신의 마당을 내어주는것이다. 생활은 알아서 한다. 집주인은 일절 터치하지않는다. 마침 집 앞이 공원이였기에, 공원에서 사는것과 똑같은 삶을 보낼수있을것이다. 어딘가에 가두거나, 속박해 키우는게 아니였다, 자유도 보장되어있었다.

"이거라면 가능하겠는데..."

이 방법은 마치, 지금까지 사람들이 써왔던 실장석 기르기의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은 어느정도 남긴듯한. 그런 최고의 사육방법인듯 했다. 토시아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결심했다.

"좋아. 이렇게 길러보자."

그렇게 그의 마당실장 계획이 시작되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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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일 중요한 실장석을 어떻게 구할까. 고민했다. 답은 의외로 빠르게 나왔는데, 역시 실장샵에서 구매하는 편이 좋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토시아키는 실장샵을 향해 집을 나섰다.
마당에서 기른다는것에는 조건이 필요했다. 분충이 아닐것, 살아가는 의욕이 강해야할것. 좀 성장한 실장석일것.정작 자신을 마당에서 기르냐며, 반항하지 않을게 중요했다.
마당에서 기른다는 시스템을 이해할 정도로 똑똑한 실장석이 좋겠지. 밥도 주지 않을 계획이다. 집 앞이 공원이니, 실장석이 지나다닐만한 통로를 만들어주고 알아서 해결하라고 할 생각이다. 그러려면, 험난한 공원에서 반드시 살아돌아오겠다는 의욕이 있는 실장석이 좋다.
이건 뭐, 새끼를 가진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 또, 말했다시피 마당에서만 살뿐, 생활은 들실장과 다를게 없다. 그러므로 먹이경쟁에서 이길수있는 큰 실장석이 좋았다. 중실장에서 성체실장 정도면 좋겠지.

"어서오세요~!"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세 목적지인 실장샵까지 도착하고말았다. 

"테츄웅~ 테츄테츗!"
"데스. 데스데스읏~ 데스웅~"
"레치! 레츄레치! 레츄츄..."
"텟테로~텟테츄! 텟텟테~~"

샵 안에는 실장석들이 유리 수조 안에 담겨, 자신을 데려가라며 아우성 치고있었다. 옆에 있던 자신의 친구를 밀치고 좋은 자리를 가지려는 자실장. 열심히 춤을 추며 어필하는 성체실장. 자신의 노래실력을 뽐내다가, 시비가 걸린 두 엄지. 아무것도 모르고 레후- 울고있는 구더기까지.

"... 시끄럽구만."
"찾으시는게 있으신가요?"
"아, 네. 혹시 미아 실장석이나, 예전 사육실장들도 있습니까?"

토시아키가 찾으려는건 저런놈들이 아니였다. 애초에, 저런 놈들은 분충들이 많이 섞여있다. 그가 찾으려는건 버림받은 실장석이였다.

"네? ...물론 있지만, 상태가 좋지 않을텐데. 키우기엔 좋지 않은 녀석들이에요. 괜찮으세요?"
"아, 네. 찾고있었습니다. 소중하게 키울테니까 걱정마십쇼."
"음.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직원은 토시아키를 샵 구석으로 데려갔다. 인기가 없어 이런 구석까지 내몰린 모양이다. 또, 관리가 허술한 모양인지, 유리 수조는 약간 낡아있었다. 안으로 보이는건 실장석 셋. 

"...데...뎃? 데스~? 데슷...데에. 데스웅~"
"...뎃! 데에. 데에에엣-!! 데샤아앗!"
"......뎃, 데스? 데스...."

"여기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세명밖에 없습니다."
"흠. 그렇군요."

역시나, 모두 성체실장이다. 그럴수밖에 없다. 키우던 주인이 샵에 실장석을 보내는 일은 질렸거나, 귀염성이 없는 성체실장이 되었을때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그에게 있어선 잘된 일이였다. 성체실장이였으면 좋겠다는 그의 조건에 들이맞았기 때문이다. 토시아키는 빤히 수조 안을 바라보았다.
수조 앞에 달라붙어, 토시아키를 향해 소리치는 녀석이 한명. 바닥에 주저앉아서, 그를 향해 아첨을 시도하는 녀석이 한명. 그리고 구석에 쪼그려앉아서, 사람이 오든말든 신경쓰지않는 녀석이 한명. 토시아키는 스마트폰의 링갈 어플을 활성화시켰다.

"...데슷. 똥닝겐! 당장 세레브한 와타시를 데려가는 데슷! 와타시의 주인사마에게 돌려보내는 데스! 주인사마가 분명 와타시를 애타게 찾고있을게 분명한 데챠아앗-!!"

...탈락.

"데에. 닝겐상. 와타시를 보는 데스~ 와타시의 매혹적인 몸매를 보는 데스웅~ 특별히 닝겐상에게 와타시를 데려갈 기회를 드리는 데규우웅~"

....아 씨. 무조건 탈락.

"...데스... 슬픈 데스. 오로롱. 와타시의 자들과 행복하게 산다는 와타시의 꿈은 어디로 간 데스까. 오로롱..."

....저정도면 합격인가?

"네. 저녀석으로 주세요."

"....데에..?"

토시아키는 링갈어플을 끄고,  고개를 끄덕이며, 안쪽 구석에 쪼그려앉아 중얼거리는 성체실장을 가리켰다. 저정도면 충분하다.

"데에!? 데슷! 데슷데갸아악! 댜게에엣-!!"
"뎃! 데스웅~ 데스웅~ "

선택받지못한 녀석들. 성질 부리던 녀석은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고, 아첨하던 녀석은 아첨의 강도를 높힌 모양이다. 신경도 안쓰이지만. 특히 아첨하는쪽은 더더욱. 살아남긴 힘들겠구나. 열심히 살아가렴.

"네. 알겠습니다!"

직원은 신속히, 다른 녀석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구석에 있던 녀석을 빼내어 종이 캐리어에 넣었다. 역시, 이런곳에서 일하려면 저정도 테크닉은 있어야하는걸까. 

"....데에...."

선택당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녀석.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는 이곳에서 나가고싶었다. 사방에서 시끄럽게 울어대는 녀석들의 울음소리는 견디기 힘든것이였다.

"그럼, 다음에 실장용품을 사러 오겠습니다."
"아, 네! 또 방문해주시길 기다리고있겠습니다~"

환한 인사로 바래다주는 직원. 시끄러운 소리도 신경쓰지않고, 저런 환한 인사까지 할수있다니. 프로인게 분명하다. 그런 덧없는 생각을 하며, 종이 캐리어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끼익. 대문이 열리고, 토시아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동안, 실장석은 한번도 울음소리을 내거나, 움직이지를 않았다. 혹시 죽은건가? 토시아키는 곧바로 종이 캐리어를 열고, 마당에 내려놓았다.

"....데에...?"

그러자, 녀석이 기어나왔다. 새로운 환경은 궁금했던 모양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상황을 살피고있다. 토시아키는 링갈어플을 기동했다.

"...데스우...여긴 어디인 데스...? 와타시는 어떻게 되는 데스까...?"
"어이. 실장석. 일단 반갑다."
"데, 데엣. 주인사마인 데스? 안녕한 데스."

내가 말을 걸자, 녀석은 깜짝 놀라며 나에게 인사하기 시작했다. 예의가 바른걸. 교욱받은 실장석인가? 그는 말을 이어갔다.

"무슨 일이 있었지? 주인에게 버림받은건가?"
"..뎃. 긴 이야기인 데슷..."

자신에게 대해 물어보자, 술술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자신은 들실장이였다는것. 어렸을때 어린 인간에게 납치당했다는것. 사육실장으로 살며, 열심히 살았다는것. 그리고 성체실장이 되자, 갑자기 버려졌다는것. 뭐, 뻔한 레퍼토리다. 어린 아이가 귀엽다며 키우기시작했는데, 거의 다 크고보니
징그러워져 버렸다는. 흔한 이야기다.

"뭐, 고생했군. 이제 그럴 걱정은 없다. 하지만 잘 알아둬야하는게 있어,"
"데..데에? 뭐인 데스까?"
"나는 너의 주인이 아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조금 다른 주인이지."
"데, 데엣?"

토시아키는 실장석에게 지식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나는 너의 '집주인' 이다."
"뎃. 집주인사마인 데스?"
"그래. 난 널 여기 마당에서 키울거다. 집에서 키우지않아. 집 앞이 바로 공원이니 너는 공원에 있었을때처럼 살면 된다. 말하자면...흠. 너는 마당실장정도 되겠군."
"데, 데엣. 예전처럼 살면 되는 데스?"
"그래. 먹을건 스스로 구하고. 새끼들을 낳아도 좋다."
"데, 데에에엣!? 정말인 데스까!? 감사한 데스! 감사한 데스. 집주인사마!"

새끼를 길러도 된다는 이야기에, 성체실장의 얼굴이 환하게 변한다. 뭐, 보통 새끼는 못기르게 하니까. 마당에서 기른다는 그에게는 상관 없는 이야기였다.

"여기에 있으면 동족에게 공격받지도 않을거다. 무서운 고양이나 개 같은거에 공격받을 일도 없겠지. 안전하게 살수있다는거다."
"데슷. 멋진 데스! 집주인사마는 대단한 데스..."
"대신. 조건이 있다."
"데ㅡ, 데엣? 뭐인 데스까?"

마치 머리위에 물음표를 띄운것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실장석에게, 토시아키는 중요한 규칙을 설명했다.

"첫번째. 마당을 더럽히지 않는다. 만약 더럽혔다면, 직접 치우도록."
"데에. 쉬운데스. 운치굴을 만드는데스. 알겠는 데스. 집주인사마."
"아직 끝나지않았다. 두번째. 집을 지키는 역할을 맡기마. 마당으로 칩입하는 실장석들을 너가 없애면 된다."
"데, 데엣..!? 와타시가 지키는 데스까? 데엣..."

실장석은 자신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다. 버려지고, 고생한 녀석의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졌겠지. 그는 예상대로라는듯이, 주머니에서 자그만한 뭔가를 꺼냈다. 그걸 실장석에게 건넸다.

"자. 받아라."
"데, 데엣? 이건 뭐인 데스까? 집주인사마."
"그건 실장석 호신용 단검이다. 너라도 쓸수있는 무기지. 이게 있다면 휘두르기만 해도  왠만한 녀석들은 이길수있을거야."
"데, 데에엣! 감사한 데슷. 와타시가 집을 지키는 데스!"

이 집에는 실장석들의 침입이 잦았다. 공원에 밀접해있기도 하고, 먹이경쟁에서 밀리거나, 키워지고싶어 한줄기의 동앗줄이라도 잡고싶은 심정으로 오는 실장석들이 많았기도 했다. 옛날엔 마당에 있던 로키가 처리했지만, 지금 그녀석은...없으니까.
뭐, 어쨌든. 무기가 생기니, 녀석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돌아온듯 했다. 녀석은 검을 치켜들며 신나했다. 간단하기는. 그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마지막. 나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너의 새끼들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내가 집에 돌아오면 간단한 인사 하나만 해도 된다. 나는 그렇게 엄격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조차도 하지못해서  예의에 어긋나거나, 나에게 실레를 범한다면..."
"데, 데엣. 어떻게 되는 데스까..?"
"벌이 기다리고있겠지. 중요하게 생각해라. 훈육에 신경쓰라는 이야기다."
"뎃. 알겠는데스. 명심하는 데스. 집주인사마! 와타시의 자들은 분충으로 만들지않는 데슷!"

성체실장은 손을 붕붕 흔들며 자신있다는듯이 이야기했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둘쨰치고, 음. 이걸로 모든 규칙은 설명했다. 토시아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실장석을 마당에 놓여있는 골판지 집으로 데려갔다. 들실장들이 쓰는것과 똑같은 골판지 상자.
 토시아키가 오늘 아침에 다 먹은 대량구매 컵라면의 상자라서 새거긴 했지만. 

"자. 여기서 살면 된다. 오늘은 처음이니. 오늘 밤에 먹고 잘 음식과 물은 준비했다. 이제 나머지는 너가 알아서 해. 원하는걸 하면 된다."
"데. 데엣. 좋은 집인 데스. 와타시의 집인 데스까? 집주인사마. 고마운 데스."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들은 실장석은 감사하다며,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끝일거같았던 인생에 찾아온 기회라 그런지, 예의는 바른 모양이군. 다행이다.

"내일부터 알아서 살면 된다. 그럼 나는 들어가마."

토시아키는 피곤하다는듯이, 하품을 한번 내지르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여러가지로 신경을 쓴 모양이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문을 쿵 닿았다.

"뎃. 집주인사마. 들어가시는 데스."

실장석은 어벙벙하게 가만히 서서 인사하고는, 그자리에 몇초동안 서있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건지, 자꾸 주변을 돌아본다. 주변엔 아무도 없다. 공원과는 다르다. 호시탐탐 새끼들을 노리는 독라실장들이 없다.  

'데엣....꿈만 같은 데스. 자유씨가 가득한 데스..'

고개를 두세번 돌리고 나서는, 실장석은 그제서야 골판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데스-"

평소와 똑같은 마당이였지만, 오늘은 왠지 꽉 찬 느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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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아. 피곤하구나."

집으로 들어온 토시아키는 곧바로 씻었다. 졸음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대로 졸음에 져서 정신을 잃고 소파에서 자버린적도 몇번 있었기때문에, 그는 잘 준비를 철저히 했다.

"....흐음. 슬슬 봐볼까."

잠옷으로 갈아입는 토시아키가 기지개를 피는 와중에 뭔가가 생각났다는듯이, 피곤한 와중에도 방으로 걸음을 옮겨, 컴퓨터를 켰다. 띡! 가동음이 들리고, 익숙한 배경화면이 나타났다. 

"어디보자. 이거구나."

바탕화면에 자리잡은 CCTV 아이콘. 그가 더블클릭하자, 팟- 하고 화면이 모니터에 떠올랐다. 그의 눈동자에 비추어보이는, 떠오른 화면은...

"데슷. 데챱. 데챱. 데스웅..!"

토시아키가 골판지 집 안에 둔 실장푸드를 먹고있는 성체실장의 모습이였다. 꽤나 배가 고팠던건지,  입 안 가득 채우고는 양 뺨을 바쁘게 움직이고있었다. 

"데, 뎁! 뎃. 뎃. 꿀꺽. 데스으읏..."

먹던 도중에 목이 막혔던건지, 가슴을 두들기며 물을 마신다. 편안해진건지 편한 표정을 하며 실장푸드를 물어뜯는다. 실장석이란 동물은 인간과 비슷했다. 

"..뭐. 이렇게 보면 징그럽게 생긴것까지는 아닌거같기도 하고."

마당에서 기른다. 토시아키는 실장석을 반려동물이 아닌, 관상동물로 기르고싶었다. 그저 보고있기만 하면 되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마냥 생각없이 볼수있는 즐거움거리로. 마당에서 기른다는것도 다 이런 생각이였다. 일일이 실장석을 챙겨주는건 힘들게 분명할뿐더러, 분충이라도 되버리면 처분이
곤란했다. 그래서 그는 이런 방법을 택한것이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관찰 프로그램같은, 인간이 모르는 생물의 모양. 일상. 사는 모습을 보는것이다. 그래서 그는 보안업체에 소형 CCTV를 구매했다. 실장석 가족의 삶을 관찰할수있도록, 컴퓨터와 거실에 연동까지 시켜놓았다. 집 안에서 체험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새끼들이 태어나면 볼만하겠는걸."

화면 속 실장석은 물과 음식을 전부 먹고, 잠자리를 청하고있었다. 그가 대충 깔아놓은 손수건 위에 누워, 어느세 데에에....데스으읏.... 같은 소리를 내며 잠들어있었다. 익숙한 골판지 집 안이라서 그런걸까? 성공적으로 적응했다는건 좋은 징조였다. 앞으로 어떤 일상이 펼쳐질까? 
토시아키는 가만히 웃음지으며, 컴퓨터의 전원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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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에. 데슷..."

덜컹! 집 문이 닫히는 소리에 성체실장은 깨어났다. 아침 8시 반. 꽤 이른 시간이다. 눈을 반정도 감고 일어난 녀석은, 어젯밤 남자가 말했던 규칙이 떠오른건지, 화들짝 놀라 골판지 집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데, 데엣! 데슷. 데스우. 데즛."

방금 일어나 비틀거리면서도, 성체실장은 곧바로 토시아키에게 달려가, 상체를 완전히 숙이고는 인사했다.

"응? 깨어있었나. 착실히 규칙을 지켜줘서 기쁘군. 그대로만 해달라고. 실장..."

적당히 손짓을 하며 지나가려던 토시아키는 순간 자리에서 뭔갈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실장석이라고 부르는것도 조금 그렇다. 이름 정도는 붙여줘야 편할듯 싶었다.

"...그래. 미도리. 녹색이니까 그렇게 짓지 뭐."
"데에?"

성체실장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얼굴로 토시아키를 바라보았다. 

"네 예전 이름이 뭔진 몰라도, 이제부터 너는 미도리다. 알겠지? 앞으로 미도리라고 부를테니까 알아두도록."
"테, 테에엣! 데슷. 데스우웃!"

링갈 어플을 키지않아서 실장석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그는 몰랐지만. 아마도 기뻐하는 이야기일거라고. 대충 그렇게 생각하고는, 대문을 나섰다. 쿵!

"데엣. 데슷. 데스우..."

자신의 이름은 미도리. 성체실장, 아니 미도리는 기뻐했다. 인간에게 이름을 받았다. 애정이 가는 존재가 됐다고, 미도리는 마음속으로도 기뻐했다.

"...데. 데즈. 데슷데스우."

하지만 행복회로를 돌리던 실장석의 머리에 스쳐지나간 과거의 기억. 버려졌던 자신. 억울했던 그때 당시. 미도리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다르다. 자신은 어엿한 마당실장이라고. 그때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데에. 데에슷. 데슷."

마치 손을 움켜쥐는듯한 자세를 취하며 미도리는, 다시는 버려지지 않겠다고, 규칙을 철저히 지키며 살아가겠다고.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아가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데에~ 데스우~"

마당실장으로써 살아가는 첫 날. 골판지 집 안에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우선은 미도리는 본격적으로 살아가기위한 준비를 하기위해 미도리는 대문을 열고, 공원으로 나왔다. 물론, 실장석이 인간이 여는 대문을 열수있을리는 없다. 미도리는 토시아키가 자신의 강아지 로키를 위해 만든 강아지
전용 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간것이다. 실장석이라면 충분히 밀고 들어갈수있을만한 문이였다. 그덕분에, 공원과 마당을 자유롭게 오갈수있었다.

"데...데엣! 데...슷. 데슷데스~"

작은 골목을 지나 도착한 토시아키의 집 앞 공원은 꽤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있었다. 비교적 새로 지어진 공원이었기에, 공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쓰레기도 많아지는 법. 그 덕분에 미도리는 쓸만한 생수병을 찾아내 콧노래를 부르며 바닥에 질질 끌어 옮기고있었다.

"테치? 테에..."
"데슷. 데스데스우. 데즛."

생수병을 찾아 인간의 집쪽으로 걸어가는 미도리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공원의 자실장과, 자실장을 데려가는 친실장. 최근 지어진 공원이기에, 실장석의 수도 적었다. 그 말은 즉슨. 먹이경쟁이나, 쓰레기 경쟁이 다른 공원에 비해 쉽다는 이야기가 된다. 때문에 이 공원의 들실장들에게서는
동족식이나, 독라가 되버린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살기 편하기에, 굳이 다른 실장석들을 건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미도리에게, 이 공원은 환상적이였다.

"뎃. 데스우. 데스우우웅-!"

공원을 나와, 마당으로 힘차게 생수병을 집으로 옮기는 미도리. 공원과 토시아키의 집 사이에는 짤막한 골목이 있었다. 차가 지나다니지못할만한 넓이. 덕분에 미도리는 차 걱정 없이, 공원을 왕복할수있었다. 실장석의 사망원인중  많이 뽑히는 것을 뽑으라면, 하나는 로드킬일것이다. 
본래 공원에서 떠나지않는 실장석들이지만, 공원 주변 골목에서 차에 치이거나, 새로운공원으로 이주할때에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은 그런 걱정이 없었다. 토시아키가 이런 요소들을 알고 마당실장을 키우기로 한건지, 그건 알수없지만. 어쨌건 실장석에게 있어선 좋은 환경이였다.

"데스우~"

끼익. 미도리 전용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간다. 그러고보니....

"데에..."

어젯 밤에는 정신이 없어 미처 보지못한 마당이 미도리의 눈 앞에 펼쳐진다. 사람에게는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미도리에게는 공원 구역 하나를 점령한듯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먼저 대문의 오른쪽에 위치한 작은 연못. 안에는 토시아키가 관상용으로 기르는 화려한 잉어 두마리가 살고있었다. 회사의 상사에게 억지로
받은지라 어쩔수 없이 키우고있는 모양이였지만, 미도리가 알리는 없었다. 미도리에게는 그저 신기한 물고기였을뿐이였다. 미도리는 모두 신기한것들뿐이였다.

"데슷. 데에? 데스우~. 데스스~"

대문 왼쪽 구석의 텃밭. 토시아키가 취미로 기르는 깻잎과 고추. 기타 등등이 자라고있었다. 집문 왼쪽에 위치한 수도꼭지. 마당을 정리할때 사용하는 호스가 끼워진채로,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흔히 볼수있있을터이다. 마지막으로 집문의 오른쪽에 위치한 미도리의 집까지. 미도리에게는 모든것이
신기한것들뿐이였다. 구경하는데에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데엣...! 데슷. 데스데스~ 데....데엣!? 데즈우우우!"

마치 자실장처럼 눈을 반짝이며 마당 곳곳을 탐색하던 미도리는,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고는 생수병을 집 안에 둔 뒤, 곧바로 공원으로 뛰쳐나갔다. 아무리 살기좋은곳이라고 해도 밤의 공원은 위험하다. 습격을 받을수도 있고, 어둠에 길을 잃을수도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그 사실을 알고있던  미도리는
밥을 구하기위해 공원으로 향했다. 마당실장이라도 삶은 들실장과 똑같다. 규칙을 지키기만 한다면, 들실장보다 안전하게 살수있는것이다.

"데스. 데스데스으읏-!"

미도리의 기운찬 소리가, 노을빛 지는 공원에 울려펴졌다.


일주일. 미도리는 열심히 공원과 집을 오갔다. 자를 낳는거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미도리가 그날 먹을건 그날 조달이 가능했지만, 새끼들이 생긴다면 인원수도 늘어나기에, 보존식같은 음식 저장분이 있었어야했다. 
지금은 봄. 여름이나 겨울은 아니기에, 아직 필수적인 무언가가 있어야하는건 아니였지만,
집 안은 휑하니 아무것도 없었다.  바닥에 깔 낙엽이라던지, 음식을 담을 상자라던지. 그런것들이 필요했다. 미도리는 준비가 필요했다.

"데에엣..! 데슷. 데스웃..."

그날 먹는 음식은 최소한으로 먹는다. 오래 두고 먹을수있을법한 음식은 전부 따로 상자에 담아놓았다. 

"데스웅~ 데스. 데스우!"

3일정도를 돌아다닌결과, 누군가 벤치에 놓고 간 신문지 3매를 얻었다. 미도리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물건. 집의 바닥에 깔고도 남았다. 여분의 신문지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수있었기 때문에, 고이 접어 집 안에 두었다.

"데..데에!? 데스~ 데샤우웅~"

쓰레기 통 주변을 살피다가, 편의점 비닐봉투를 얻었다. 실장석에게 있어서 운반수단인 비닐봉투는 필수적인 존재였다. 미도리의 식량, 물건 수집능력은 날아오를 정도로 좋아졌다.

"데슷. 데스데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을때에는, 미도리와 집은 준비가 완벽했다. 집 안을 살펴보면, 왼쪽 구석에는 손수건과 신문지. 침대로 사용할수있었다. 그 옆에는 보존식 창고, 과자 박스에 오래가는 음식들을 옹기종기 모아놓았다.
입구 왼쪽에는 비닐봉투와 토시아키가 준 보검. 언제든 외출시에 챙겨 나갈수있게 준비했다. 집의 오른쪽 구석쪽에는 병뚜껑과 작은 돌조각. 그리고 물병. 주방같은 느낌이였다. 뚜껑은 물과 음식을 담을수있고, 돌로는 음식을 먹기좋게 다질수있었다. 살아가는데 물이 꼭 필요한 실장석에게 필요한 물병은 저번에 구했기에, 고이 모셔놓았다.
입구 오른쪽에는 인간들이 버리고간 탁구공. 사람한테는 흔한것이지만, 자실장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장난감이다. 다른 실장석이 가져가려는것을 쫓아내고 겨우 구한 진귀한 물건이였다. 미도리는 새끼들에게 좋은 장난감이 될거라고. 이 장난감을 구할수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닥은 신문지를 몇겹씩 겹쳐 깔아, 비교적 푹신했고, 상자에 뚫려있는 손잡이용 작은 구멍은 바깥의 경계가 가능하고, 통풍도 용이하게 만들었다. 실장석에게 있어서 제일 이상적인 집이였다. 

"데에. 데에에."

집 옆에는 작은 구멍을 파, 운치굴을 만들었다. 토시아키의 더럽히지 말라는 말을 이해한건지, 단순히 필요했던건진 모르겠지만 자실장 두개를 세로로 이어붙인듯한 높이로 운치굴을 파놓았다. 그동안 미도리가  싸놓았던 운치가 꽤 바닥에 퍼질러있었다. 그 위는 신문지로 구멍을 덮어놓았다.
구더기를 키우거나, 새끼들을 혼낼때 사용하거나, 자판기를 만들어 보관하거나, 여러가지로 쓸수있었기에, 꼭 필요한 것이였다.

"....호오."

일주일동안 모니터를 주시하던 토시아키는 이 모든 과정을 구경했다. 저렇게 조그만한 존재가, 나름 의미를 가지고 집을 꾸미고, 음식을 저장하고 살아간다. 그에게 있어서는 신비한 경험이였다.

"슬슬 새끼들을 만들려는걸까."

토시아키는 한손에 맥주를 들고는 꼴깍꼴깍 마시며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별것 없는 시시한걸 보며 술을 마신다고 하겠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게다가 재미있는건 따로 있다. 
진짜 재미있는 구경은 자실장들이 생기고나서부터다. 도대체 어떤 새끼들을 낳을지, 무슨일들이 생겨날지.

"휴우. 기대되는구만."

토시아키는 씩. 미소를 지으며 모니터의 전원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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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시아키가 기대하던 그 날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않았다. 그 날은 토시아키의 휴일. 주말이였다.

"후아아암. 졸리구만. 졸려."

아침 10시. 늘어지게 기지개를 피며 토시아키는 오늘은 어떻게 쉴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귀중한 휴일. 어떻게 사용할까 고민하는건 중요한 일이였다.

"일단 아침밥을 먹고, 그 다음...."

아무런 생각없이 거실로 걸어가던 그에게...

".....데..스...데엣. 데스읏."

"....응?"

밖에서 미도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궁금해진 토시아키는 거실 창문에 붙어, 마당을 바라보았다.

"...오호라. 타이밍이 좋군."

"데스우우웃-!!"

마당에서는, 배가 빵빵해진 미도리가 연못을 향해 걷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볼록 나온 배. 저 괴상한 울음소리. 어떻게 보아도 답은 하나뿐이였다.

'출산.'

토시아키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핸드폰으로 링갈어플을 가동시켰다. 여유로운 휴일 아침에 바라보는 실장석의 출산 장면. 이상하다면 이상했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별 문제가 아니였다. 소파에 앉아, 미도리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데엣. 곧 나오는데스. 자들이 나오는데스으읏-!! 서두르는 데샤아앗..."

미도리는 빵빵해진 몸을 겨우 가누며, 연못의 가장자리로 가고있었다. 그러고보니, 실장석 커뮤니티에서 출산에 물은 꼭 필요하다고 했었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데엣. 데에엣..!"

미도리가 도착한곳에는 작은 물웅덩이가 고여있었다. 마당에 저런게 있었던 기억은 없는데, 아무래도 미도리가 이때를 위해 만든듯 하다. 물을 얻을수있는곳은 저곳밖에 없으니까. 

"데히이잇. 자들은 나오는데스. 데스우웅-!!"

미도리는 물 웅덩이에 걸쳐앉더니, 얼굴을 한껏 찡그리고는 힘을 주기 시작했다. 뱃속이 부글부글거리는게 피부로 보일정도로 격하게 움직인다. 솔직히 징그러웠다.

"데, 데뎃! 나오는데스! 나오는데스! 행복씨가 가득한 세상씨로 나오는 데스우웃!"

"텟데레~"
"텟데레~"
"텟데레~"

그리고는 미도리의 말을 기폭점으로 삼듯이, 미도리의 총구에서 새끼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끈적한 녹색 점막을 뒤집어쓰고는, 물 웅덩이에 하나 둘씩 퐁당 빠지기 시작했다.

"데에엣...! 사랑스러운 자들인 데스. 오로롱..행복씨가 가득한 데스. 와타시는 행복한 데스우우웃..."

"마마! 반가운 테치!"
"어서 막을 핥는테치. 마마!"
"세상의 보배인 아타치가 태어난 테치~"
"테치! 마마! 반가운 테츄웅~"
"테에! 차가운 테치! 시원한 테치!~"
"테에? 아타치가 마지막인 테치?"

미도리는 웅덩이에서 테치테치거리는 새끼들을 사랑스러워 참을수없다는듯이 바라보며, 물속에서 새끼들을 하나씩 집어들어, 정성스럽게 핥기 시작했다. 

'저렇게 핥아줘야만 하는건가? 직접 보니 신기하군.'

토시아키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생각했다. 사이트로는 많이 찾아봤다지만, 이렇게 직접 보는건 처음이였으니까. 여러가지로 굉장한 경험이였다.


"자. 자들은 여기에 차례대로 서는 데스웅~"

"테에! 아타치가 먼저인 테치!"
"아타치가 3녀인 테츄?"

막을 다 핥아준 새끼들은 전부 웅덩이 가장자리에 일렬로 서기 시작했다. 하나..둘...숫자를 세보자, 총 다섯. 넷은 자실장. 끝에 선 하나는 크기가 작았다. 아무래도 저게 엄지 라고 하는 새끼인 모양이였다. 실장석은 다산을 한다더니, 장난이 아니게 낳는구나.

"데에. 마지막 자인 데스. 오로롱. 어서 핥는데..데에?"

응? 미도리의 반응이 이상하다. 뭔가 잘못된걸까? 토시아키가 미도리가 손에 든 새끼를 바라보자, 다른 자실장들과 비교해, 그 실장석은 이상한 모양이였다. 아하. 저건..

"테후~ 마마, 반가운 테...테에...레후? 우지챠는 어째서 테치라고 이야기한 레후? 프니프니를 요구하는 레후~"

"데에, 마마가 늦은 데스...6녀. 우지챠가 되어버린 데스..."

저실장. 구더기였다. 점막을 취하는게 늦어서 그런걸까? 커뮤니티에서만 보던 내용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마마의 실수인 데스. 우지챠는 마마의 6녀인 데스. 같이 살아가는 데스."

구더기나 엄지는 먹어버리거나, 솎아낸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저 실장석은 새끼에 대한 모성이 깊은 모양이였다. 마지막 6번째 새끼는 구더기인가. 대 가족이군. 

"데에. 끝난 데스. 마마의 자랑스러운 자들인 데스."

출산이 끝나자, 미도리는 처음 빵빵했던 모습과는 다른, 조금 마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출산에 영양을 빼앗긴 모양이다. 저런 상태라면, 공원에서는 딱 좋은 먹잇감이겠지만, 이곳은 인간의 앞마당. 천적이 없기에 저런 모습을 보이는거겠지.

"테치! 마마! 아타치. 장녀인 테치!"
"테에. 오네챠인 테치? 반가운 테치!"
"잘 부탁하는 테치. 이모토챠!"
"테에. 넓은 테치. 여긴 어디인 테치?"
"레치? 우지챠인 레치! 아타치의 이모토챠인 레츄~"
"레후? 오네챠레후? 프니후~"

막 태어난 자실장들은 서로 재잘재잘 떠들며,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있었다. 조그만한 생명들이 떠드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토시아키는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듯 했다.

"자들. 자들은 듣는데스."

"테에? 마마?"
"무슨 일인 테치?"
"레치?"

자신의 새끼를 전부 체크한건지, 미도리는 큰 목소리로 자실장들에게 무언갈 얘기하려고 하고있었다.

"자들은 명심하는 데스. 와타시타치들은 마당실장인 데스."

"테에? 사육실장은 아닌테치?"

"그런데스."

똘똘해보이는 장녀가 나서서 물어보자, 미도리가 대답한다. 방금 태어난 주제에 어떻게 사육실장을 알고있는거지? 실장석들의 본능 안에 잠재된 궁극적인 목표...뭐 그런건가?

"하지만 걱정마는 데스. 사육실장과 다름없이 사는 데스. 이곳엔 이웃씨도 없는데스. 무서운 까만까만씨도 없는데스. 이 넓은 곳은 와타시타치의 것인 데스~"

"테, 테에!? 넓은 테치.."
"테치! 마마! 대단한 테치!"

3녀와 4녀가 놀란듯이 주변을 돌아보며 오두방정을 떨기 시작한다. 하긴, 이 넓은곳에 아무도 없고 자신들뿐이라니. 신기할법도 하다. 저 조그만한 몸이라면 더더욱 크게 느껴질테니.

"대신 와타시타치는 집주인사마와 함께 사는 데스. 이곳은 원래 집주인사마의 것인 데스."

"레치? 닝겐상이 있는 레치카?"

"그런데스. 집주인사마는 착한 닝겐인 데스. 오마에타치가 착하게 지내면, 아무짓도 하지 않는데스.  맛있는 밥을 매일 매일 먹는데스. 하루종일 공놀이도 할수있는 데스~"

""""테에에에에!?""""
"레치!?"
"레후~"

미도리의  말에 이끌린걸까?새끼들은 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뻐하는 모습이였다. 하긴, 방금 태어난 어린 새끼들이니까. 세상을 살아가는 낙이라고는 아직 그런것밖에 없겠지.

"대단한테치! 아타치는 착한 아타치로 지내는 테치!"
"아타치도 하는테치! 착한테치!"
"공놀이는 좋은 레치! 우지챠도 같이 하는 레츄~"

자실장들은 오두방정을 떨며 기분좋은듯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테츄웅. 레츄웅. 미도리를 어릴때 키웠다는 전 주인의 마음이 이해가 갈법도 했다. 어릴땐 봐줄만 한 귀여움이구나.

"데스. 자들은 집주인사마에게 예의바르게 대하는 데스. 그렇지 못한 자는 마마가 혼내는 데스. 알겠는데스까?"

"알겠는테치!"
"물론인테치!"
"착한 아타치인 테츄~"

미도리의 이야기에, 자실장들은 테츄테츄거리며 신나했다. 그렇게 잘 자라주면 좋을련만. 토시아키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생각했다.

"자아. 자들은 이제 집으로 가는데스. 마마가 오늘은 콘페이토를 준비한 데스~"

"테에!? 신나는 테치!"
"마마가 최고인 테츄웅~"
"마마가 아타치의 마마라서 자랑스러운 테치!"
"아타치도 사랑하는 레치! 마마!"
"레후! 우지챠도 먹고싶은 레후~"

그렇게 미도리 가족은 골판지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서로 장난치며 걷는 장녀와 차녀.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관찰하며 탄성을 내지르는 3녀와 4녀. 구더기를 품에 안고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는 엄지. 그 뒤에서 행복한 얼굴을 하고 따라가는 미도리까지.

"...호로록."

미도리 가족의 모습을 보며, 토시아키는 무심코 로키를 떠올렸다.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이젠 없다. 고개를 젓자, 로키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곳에는 미도리 가족이 있었다.

"....뭐, 키우기로 한게 마냥 쓸데없는건 아니였던거같으니까. 앞으로 즐거울거야."

토시아키는 말없이,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며 커피를 홀짝였다. 여느 봄 날과 다름없는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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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에. 데스데스읏."
"테치!"
"톄츄!"
"레치!"
"레후~"

미도리의 새끼들이 태어나고 나서, 토시아키의 아침 풍경은 조금 바뀌었다. 출근할때나, 퇴근할때면 꼭 골판지 상자에서 미도리와 자실장. 저실장들이 튀어나와 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곤 했다.

"그래. 다녀오마."

교육을 잘 시키고있군.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매일 매일 미도리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잠들어있는 새끼들을 깨워 아침인사를 시키고, 퇴근에는 놀고있던 새끼들을 시켜 저녁 인사를 하곤 했다. 예의를 지키라던 토시아키의 규칙에 잘 순응하는 모습이였다. 미도리는 비교적 똑똑한 개체였다.

"오로롱. 사랑스러운 자들인 데스. 오로롱..행복씨를 찾은 데스웃..."

토시아키에게 아침 인사를 한 후, 미도리는 골판지 집 안에서 몇주전 낳은 자신의 새끼들을 둘러보았다. 

"5녀챠. 여기 있는 테치. 6녀챠의 프니프니는 잠깐 멈추고, 밥씨를 먹는 테츄~"
"레에! 고마운 레치! 오네챠!"

첫번째로 나온 새끼라 그런지, 미도리를 닮아 똑똑하고 동생들을 잘 챙겨주는 장녀.

"그것도 못 먹는 테치카? 어쩔수 없는 테치. 비키는 테치."
"테, 테에. 오네챠."
"테치! 테치! 테히. 테히. 아타치가 쪼개준 테치. 이정도면 3녀도 먹을수있는 테치. 얼른 먹어버리는 테치!"
"고. 고마운 테치. 차녀 오네챠!"

조금 거친 성격이지만, 힘이 쎈 차녀.

"이모토챠. 아마아마 테치. 아타치의 밥씨와 바꿔도 먹어보는 테츄~"
"테에! 극상의 맛인 테츄웅~ 고마운 테치! 3녀 오네챠!"

소심한 성격이지만, 서로 의지해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3녀와 4녀.

"우지챠. 밥씨인 레치. 어서 먹는 레츄!"
"레후~ 극상의 아마아마인 레후! 기쁜 레후~"

서로 찰싹 붙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사이좋은 5녀와 6녀. 모두 미도리의 자랑스러운 자들이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와타시의 자들은 지키는 데스. 모두 훌륭하게 키워 반드시 독립시키는 데스. 와타시의 자들이라면 가능한 데스.'

실장석 인생, 비록 사육실장은 아니라지만 절대로 안전한 거처를 얻었다. 미도리에게 있어서는 다신 없을 기회. 미도리에게 자들은 세상의 전부였다.  미도리는 반드시 새끼들을 잘 키우겠다고. 모두 훌륭히 빠짐없이 키워내겠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입구쪽으로 걸어가, 비닐봉투와 보검을 챙겼다. 

"마마는 다녀오는 데스. 우마우마한 밥씨들을 잔뜩 가져올테니 자들은 착하게 기다리고있는 데스. 알겠는 데스까?"

"테치! 마마! 다녀오는 테치!"
"테츄! 마마! 사랑하는 테치!"
"아마아마한 밥씨를 기다리는 테치이~"
"테에. 마마. 기다리는 테츄."
"다녀오세요레치!"
"프니프니후~"

"마마도 오마에타치를 사랑하는 데스. 금방 다녀오는 데스웃~"

이전과는 달리, 이젠 가족이 크게 성장했다. 자실장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쑥쑥 크기위해 많은 밥을 필요로 했기에, 미도리는 오늘도 공원으로 나간다.

"데스우. 단단히 잠구는 데스."

끼익. 쓱. 미도리는 집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 하나를 비스듬하게 바닥과 집 문 사이에 껴넣어, 문이 열리지않게 잠궜다. 이곳은 토시아키라는 개인의 마당. 동족 실장석들도 없고, 낯선 인간들이 지나다닐 일도 없었다. 하지만 미도리는 방심하지않았다.
세상에서 뭘 할지 가장 예상할수없는게 바로 실장석이다. 조그만한 자실장들은 지식이 성체실장에 비해 부족하기때문에, 이런 마당에서조차, 무언가 일을 벌일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테에. 오늘도 나가지 못하는 테치? 마마?"
"답답한 테츄..."

"...방심하지 않는 데스. 자들이 좀 더 커지면, 그때 꺼내주는 데스.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좋은 데스. 그러니 조금만 참는 데스요."

하지만 안에서 들려오는 자들의 물음에 미도리는 미안한듯이, 고개를 떨구었다. 자신도 자실장이였던적이 있다. 물론 자실장들이 뛰노는걸 원한다는걸 미도리도 알고있기에, 미안한 마음은 커져갔다. 나뭇가지를 껴넣는 팔이 움찔 떨렸지만, 밀어넣고 고개를 든다. 어쩔수 없는 생을 사는게 실장석이니까.

"미안한 데스. 마마도 자들이 바깥에서 놀았으면 하는 데스."

미도리는 집 문을 잠군것이 미안했던건지, 혼잣말을 내뱉으며. 공원으로 향했다.

"데슷! 오늘은 우마우마한걸 꼭 찾는데스. 자들은 기다리는 데스우~!"

...하지만 실장석이라는건 더욱 더 예상할수없는 존재였다.


"테에. 마마가 가버린 테치. 이제 뭘 하는 테츄?"

작은 골판지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이 전부인 골판지 안. 여섯 실장석들이 골판지 집 안에 앉아있다.

"마마가 없으면 지루한 테치. 마마는 어째서 아타치타치와 놀아주지 않는 테치?"
"차녀챠. 마마는 아타치타치를 위해서 밥씨를 구하러 나간 테치. 마마는 아타치타치를 사랑하는 테츄."

불평하는 차녀를 달래는 장녀.

"테에. 공씨를 가지고 놀고싶은 테치."
"무리인 테치. 여긴 좁은 테치. 나가고 싶은 테츄..."

벽에 기대어 앉아서 공놀이가 하고싶다는 푸념을 내뱉는 3녀와 4녀.

"레에. 어두운 레치. 그래도 프니프니하는 레치."
"레후! 레후웃! 극상의 프니프니인 레후웃~!"

별 감흥 없이 본능적으로 프니프니하는 엄지와 운치를 찍 찍 싸지르는 구더기.
한줄기의 햇빛 아래에서 저마다 움직이고 있는 모습은 누가보아도 평범한 실장석 일가의 오후의 모습이였다.

"....아타치는 나가는 테치."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평범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테에. 차녀챠. 무리인 테치. 아타치타치는 열지 못하는 테치. 게다가 마마의 말을 어기는 테치."

차녀의 폭탄발언에 놀란 장녀는, 열심히 이야기하며 차녀를 설득하려고했다. 장녀에게 있어서 무단으로 바깥으로 나간다는건 미도리의 약속을 깨부수는 일. 착실한 장녀에겐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였다. 하지만...

"아타치도 아는 테치! 하지만 답답한 테치. 마마가 말한 테치. 여기엔 무서운 까마귀씨도, 오바상도 없다고 한 테치. 안전하다고 한 테치요!"
"테, 테에. 하지만 차녀챠. 마마에게 혼나는 테치. 분명-"
"조용히 하는 테챠! 오네챠! 잠시 다녀오면 분명 모를 테치! 마마가 오기전에 다시 들어오면 그만인 테치."

차녀의 결심은 단단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 자실장들은 태어나서, 미도리가 자들을 씻기거나, 잠깐 놀아줄때 빼고는 집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운치도 집 안에 있는 작은 운치굴에 싸기 때문에, 바깥공기 조차도 원할때 마실수 없었다.
자실장들은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바깥에서 뛰노는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였지만, 미도리가 6마리의 새끼들을 먹여 살리기위해서는 먹이 수집에 시간을 많이 써야했고, 결과적으로 노는 시간이 줄어버린것이다. 차녀의 폭주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일이였다.

"테에에치! 테에에엣! 열리는 테치! 문씨는 얼른 열리는 테챳!"

차녀는 골판지 문을 몸으로 밀며, 필사적으로 힘을 짜냈다. 하지만 평범한 자실장이 문을 열수 있을리는 없었다.

"테에. 무리인 테치. 힘을 쓰면 배고파지는 테치. 그만 두는 테츄. 차녀챠."
"테치! 오네챠는 신경쓰지 마는 테치. 테챠아아앗-!"

장녀의 조언에도, 차녀는 신경쓰지 않고 문을 밀었다. 온 몸에서 땀이 날정도로 힘을 쏟아부어, 문을 열려고 했다. 물론 그런 노력에 문이 열릴리는 없었지만...

"테에. 차녀 오네챠. 아타치도 나가고싶은 테치."
"아타치도 놀고싶은 테치."
"...테, 테에!? 3녀챠! 4녀챠! 진심인 테치카!?"

공을 밖에서 가지고 놀고싶었던 3녀와 4녀가, 나가겠다는 차녀를 보고 자극받아, 차녀에게 합류했다.

"테에? 잘 된 테치! 3녀챠. 4녀챠. 같이 미는 테츄!"
"알겠는 테치!"
"밀어버리는 테츄!"

골판지의 문을 열심히 밀어대는 세 자실장. 장녀는 그런 모습을 당혹스럽게만 바라보고있었다.

"테, 테에. 마마와의 약속을 어기는 테치? 혼나는 테치. 하지만, 아타치도 나가 놀고싶은 테츄..."

장녀가 아무리 똑똑하다지만, 결국 자실장. 놀고싶다는 욕구는 장녀에게도 막을수없는 충동이였던것이다.

"...테에. 잠깐이면...잠깐이면 마마도 모르는 테치. 조, 조금만 노는 테츄."

....결국엔 장녀도 차녀팀에 합류. 그렇게 네 자실장은 온 힘을 다해, 문을 밀게 되었다. 비록 실장석 인생에서 잠깐이라지만, 그 잠깐동안 맛 본 바깥의 자유로움은 충분히 자실장들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밀리는 테츄아앗!"
"문씨는 어서 열리는 테치!"

그래봤자 자실장 넷. 무언가가 바뀌겠냐만은, 그게 바뀌기도 하는 법이였다.

"문씨! 눈치가 없는테치카!? 어서 열리는 테츄앗!"

끼익. 끼긱. 자실장들의 말에 마음이 약해졌던 미도리가 나뭇가지를 허술하게 박아버린 탓인지, 점점 밀리고마는것이였다.

"테에. 열리는 테치. 부탁인 테치...!"

끼익...툭. 툭. 벌컥!

""""테, 테치!?""""

그리고 장녀의 소심한 말을 마지막으로, 벌컥! 골판지의 문은 열리고말았다. 자실장 넷은 동시에 굴러넘어져, 마당으로 나가게 되었다.

"테, 테에엣... 아픈테...테에엣. 바깥인 테치. 테치이~"
"테에! 공놀이 테츄! 4녀챠! 공놀이를 하는 테치!"
"테츄우~ 신나는 테치!"
"테에. 정말 나온 테치. 테, 테에엣..! 신나는 테치! 테츄~"

바깥에 나오자 신나게 떠드는 자실장들. 토시아키도 집에 없다. 미도리도 집에 없다. 자실장들을 막을수있는건 아무도 없었다. 따뜻한 햇살이 자실장들에게 내리비추었다.

"레치? 문이 열린 레치? 마마가 온 레치카?"
"레후? 프니후! 프니프니를 요구하는 레후~"

집 안에 있던 엄지와 구더기도, 빛이 밝게 비추는 바깥이 보이자 바깥으로 걸어나왔다.

"테치! 테치테치!"
"테츄우~"
"레치! 레치레치."

그렇게 마당에는 실장석 여섯마리가 돌아다니게 되었다.

"테치? 신기한게 많은 테치. 구경하는 테츄~"

...그리고 이 사건이, 미도리 일가에 있어서 첫번째 비극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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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치! 받는 테치~"
"테츄웃! 강한 테치. 아타치의 초필살 스파이크를 받아보는 테치이잇!"

바깥에 나오자, 원했던 대로 신나게 공놀이를 하는 3녀와 4녀. 하지만 그들과 다르게 1녀와 2녀. 5녀와 6녀는 마당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자실장과 엄지의 다리로는 마당은 너무나도 넓었지만, 마당을 처음 구경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그런건 자그만한 문제였을뿐이였다.

"테에. 신기한 테치. 풀씨가 잔뜩 있는 테치!"
"테엣! 작은작은씨인 테치. 먹을수 있는 테치카?"

마당에 자라나있는 자실장 높이의 잔디들. 닿으면 부드러운 감촉에 1녀와 2녀는 그저 즐겁기만 했다.

"레치! 밥씨가 바닥에 있는 레치."
"레후! 우지챠, 배고픈 레후!"

바닥에 기어다니는 공벌레를 바라보며 레치레치. 레후레후 떠들어대는 5녀와 6녀.

"바깥이 최고인 테치!"
"즐거운 레치! 마마는 어째서 아타치에게 이런걸 알려주지 않은 레치까?"
"레후. 똥마마인 레후."

골판지 안 실장생에서 제일 신나는 순간. 마당은 이미 자실장과 저실장들의 세상이였다. 그들을 막을수있는건 없었고, 그게 문제였다.

"테에에엣! 아타치의 세레브한 스파이크에 공씨가 굴러가버린 테치.."
"3녀챠. 문제 없는 테츄. 같이 찾으러 가는 테치. 저쪽으로 간 테치!"
"알겠는 테치! 4녀챠는 착한 테츄우."

공이 다른곳으로 굴러가버려, 공을 찾기위해 걸어가던 3녀와 4녀도.

"테에. 이쪽으로 가보는 테치."
"레후. 그리운 냄새가 나는 레후~"
"테에? 정말인 테치...."

마당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던 나머지 자실장, 저실장들도 무언가 홀린듯이, 모두 똑같은 장소에 모이기 시작했다.

"테에. 여기는 어디인 테치?"
"테츄~ 익숙한 냄새가 나는 테치."
"어째서인 테츄카? 그리운 테치. 눈물씨가 나올것만 같은 테치."

모두 모인 장소. 그립다고 하는 그곳은 미도리의 출산 장소. 자실장들이 태어난 곳. 연못이였다. 귀소본능이라도 있는것인지, 6마리의 자실장들은 연못 앞에 서서, 서로 테치테치레치레후 거리며 즐겁게 떠들었다. 연못의 수면에 비치는 자실장들의 모습은 평화롭게 소풍을 나온 모습인듯 했다. 그랬으면 좋을련만.

"테에. 물씨인 테치. 마마는 여기서 물씨를 가져오는 테치카?"
"레치. 아타치, 목 마른 테치. 마침 물씨가 있는 레치!"
"테치. 아타치도 목 마른 테치! 잘된 테츄~"
"레후! 우지챠도 물씨를 마시고싶은 레후! 물씨를 주는 레후! 어째서 우지챠는 주지 않은 레후? 나쁜 레후! 나쁜 레후웃!"

연못에 다가가자 풍겨오는 물냄새. 마침 잔뜩 걷고 놀던 참이였다. 목이 마를만도 한 자실장들은 연못에 다가가, 손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뭉툭한 손으로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테츕테츕. 레츕레츕. 게걸스럽게 물을 마시며 서로 즐겁게 떠들어댔다.

"아타치도 마시는 테츄..."

.....슈우우우욱.

"....테에?"

마지막으로 장녀가 물을 마시려 허리를 굽히려 한 그때, 물 속에서 무언가가 슈우욱. 움직였다. 장녀의 몸집보다 훨씬 큰 무언가. 장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테치? 장녀오네챠. 어서 마시는 테치요. 시원아마아마한 테치!"
"테, 테에. 괜찮은 테치카? 물씨 안에 뭔가 있는것같은 테치. 3녀챠. 4녀챠. 5녀챠. 물러서는 테치. 위험해보이는 테츄."

그 모습을 바라보던 장녀는 위험한 느낌이라도 든건지, 생존본능이 위험하다고 속삭이기라도 하는듯이, 물을 마시고있는 자실장들을 손으로 끌어내려고 했다. 방금 장녀의 눈에 잠깐 보였던 물속의 검은 무언가는 충분히 경계심을 불러일으킬만했다. 장녀의 냉정한 판단. 장녀가 조금이라도 더 잘 알았다면. '물고기' 라는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제지했을것이다. 하지만 자실장이 물고기를 알리는 없다. 그리고...

"테츕. 테츄우웁. 시원한 테치! 우마우마한 테ㅊ-....테치? 뭐인 테치? 물씨 안에 뭔가가-"

시원하게 물을 마시던 4녀. 물 속에서 시꺼먼 뭔가가 보이자, 마시다말고 갑자기 손을 멈추게된다. 토시아키의 연못. 그렇다. 그곳에는.
그곳에는 상사에게 받아 마지못하게 키우게 된....

"첨벙-!!"

"테갸아아아앗!?"
"테치이잇!? 괴물씨인 테챠아아앗-!?"

잉어가. 두마리 살고있었다.

"테치이이잇!? 3녀챠! 4녀챠! 5녀챠아아앗! 당장 도망치는 테치이잇!"
"테, 테. 테에에엣..."

잉어들은 본능으로 알고있었다. 물 위에 무언가가 꼼지락거리는것이 보이면, 언제나 먹을것이 떨어졌다. 토시아키가 연못 앞에 서서 사료를 준것이, 잉어에게 각인된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실장석이 물을 마시는 모습에도 반응해버리고 만것이다. 미도리가 물을 뜰때에는 언제나 커다란 물통과 함께였으므로, 그것에는
잉어들이 반응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테, 테챠아아앗! 저리 가는 테치! 저리 가는 테츄아아앗-!!"
"레츄아아앗! 괴물씨인 레치! 도망치는 레챠아아앗!"
"텟챠아아아! 마마! 마마아아앗!"

잉어는 그 모습을 보고는, 물 밖으로 몸을 던졌다. 촤아아아아! 물줄기가 연못 주변에 성대하게 퍼진다. 쿵! 몸의 반정도가 연못 바깥으로 튀쳐나갔다. 자실장들에게 있어서는 땅을 뒤흔드는 진동. 그 육중한 모습에 공포에 휩싸여 자실장들은 제각각 흩어져, 시끄럽게 울어대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3녀챠! 당장 도망치는 테치! 뭐하고있는 테치카아앗-!!"

하지만 3녀는 그러지못했다. 바로 앞에, 입을 뻐끔뻐끔거리며 자신을 먹으려고 필사적으로 몸을 뒤흔드는 괴물의 모습. 이미 잔뜩 빵콘해버려서 다리도 땅에 닿지 않는다. 제 몸을 가누기도 힘들다. 3녀는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이였다.

"테에엣. 테에에엣..! 다리씨가 움직이지 않는 테치이잇... 무서운 테치! 마마! 마마아아앗!"
"테챠아앗! 괴물은 아타치가 해치우는 테치! 죽여버리는 테챠아아앗!"
"무리인 테치! 마마도 이기지 못할게 분명한 테치! 물러서는 테치! 차녀챠!"
"레챠아앗! 죽고싶지 않은 레치! 죽고싶지 않은 레치!"
"레후? 오네챠. 울고있는 레후? 배고픈 레후?'

겁에 떨어 움직이지 못하는 3녀. 죽여버리겠다며 돌격하려는 차녀를 붙잡고 말리는 장녀. 바닥에 쓰러져서 벌벌 떨고있는 5녀. 연못 앞은 아비규환이였다.

"3녀챠! 여기인 테치! 이리로 오는 테치요!"
"테, 테에. 4녀챠...!"

하지만 4녀는 달랐다. 평소 3녀와 친밀하게 지내던 4녀. 4녀는 실장석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3녀에게 다가갔다. 실장석의 한계를 뛰어넘은 용기.
평소 사이가 깊었던 관계이기에 가능했던것이라.

"저 괴물씨는 많이 움직일수 없는게 분명한 테치! 이리로 오면 괜찮은 테츄...!"
"테, 테에. 고마운 테치...! 4녀챠...!"

4녀는 용기를 내어, 두려움에 온 몸을 발발 떨면서도 3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세걸음 정도면 충분히 닿을만한 거리. 3녀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던 상황에서, 자신을 구하러 온 구원의 손길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뭉툭한 손을 뻗었-

"4녀챠. 손을 잡아주는 테츄우우웃..! 무서웠던 테치. 죽는줄 알았던 테챠아아..! 고마운 테치! 고마운 테치. 고마운-"
"....테갸아아아앗-!! 무리인 테치이이잇-!! 괴물씨가 다가오는 테챠아아아앗-!! 죽고싶지 않은 테치! 불가능씨인 텟챠아아아아아!!"
"...테에-?"

...지만. 4녀가 그 손을 잡아주는 일은 없었다. 어째서? 그건-

쿵.

먹을것을 포착한 잉어는 쿵. 몸을 비틀어서-

"테, 테에? 무슨 일인 테-테츄아아아아아앗-!! 테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바닥에 쓰러져서 손을 뻗고있던 3녀의 하반신을, 집어 삼켰다.

"테, 테츄아아앗. 3녀챠. 3녀챠아아앗!"

4녀는 보았다. 자신이 손을 뻗으려던 3녀의 뒤에서, 금방이라도 자기 자신까지도 삼킬만한 커다란 입을 벌리고, 땡그란 두 눈으로 3녀를 바라보던 잉어의 모습을. 4녀는 그 공포를 이겨내지못하고, 3녀가 내민 손을 매몰차게 거부하고는 도망친것이다. 하지만 어쩔수없었다. 실장석이라면 어쩔수 없었다. 게다가
설사 거기서 손을 잡아줬더라도 죽었을것이다. 그렇다면 나만이라도 살아야하는게 맞다. 4녀는 그렇게 자기 자신을 세뇌시키며 눈물을 흘렸다.

"테히이이이잇-!!!! 데갸아아아아앗!!! 마마! 마마아아아아아-테뵤오오오오오오-"

풍덩-!

"테, 테히이잇..."
"테, 테...테테테에에에..."
"레, 레에에엣....레히..."
"레후? 플라잉 오네챠인 레후~"
"...테..에..4녀챠.."

6마리...아니. 5마리의 자실장들이 멀리 떨어져, 지켜보는 가운데....잉어는 그대로 3녀를 물고는 연못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갔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현장에, 엄지는 그만 기절하고말았다.

보글보글보글보글....

"......"

거짓말처럼 조용해진 연못. 방금까지 소리를 지르며 공포에 떨던 자실장들은, 말없이 연못을 바라보았다. 3녀가, 저곳으로 끌려갔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온갖 감정이 교차하고있겠지.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테, 테에. 4, 4녀챠."

정적을 깨는 소리는 4녀의 목소리였다. 자신때문에 죽은게 아니라며. 자신은 어쩔수 없었다며. 위석의 행복회로가 가동된것마냥 자신을 위로했다. 그러지않고서야 버틸수 없었으니까.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 테치. 4녀챠. 누구라도 그렇게 할수밖에 없었던 테치. 그 괴물씨는 이길수 없었던 테치. 이건 4녀챠의 잘못이 아닌 테치."
"...그런 테치. 아타치가 죽여버리지 못한 테치. 아타치의 잘못인 테치."

벌벌 떨며 자기위로를 하는 4녀를 위로하는 장녀와 차녀. 자신들도 그 무력함을 알기에, 그리고 왠지 모른 죄책감때문에. 4녀를 위로하며 자신들의 죄책감까지 지우려고했다. 그렇게 끝나는줄만 알았다.

"역시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는..."

풍덩!

"아타치는...테, 테에?"

하지만 그런 행복회로를 깨부시는것마냥,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잉어 한마리가 날아올랐다. 그리고...

"테뵤오오오오옷테갸아아아아앗-!!!"

"테, 테에에엣!? 3녀챠!?"
"레후~ 플라잉 오네챠인 레후! 즐거운 레후?"
"테히이이이잇!? 무서운 테치! 무서운 테치이잇!"

먹힌줄만 알았던 잉어의 입에는 3녀가 아직도, 물려있는채로 비명을 지르고있었다.

"테뵤아아아아아아앗-!! 오마에에에에엣!!! 4녀챠뵤아아아아앗-!!"

잉어는 곧바로 3녀를 먹지 않았다. 돌고래가 복어를 물어 가지고 놀듯이, 강아지가 테니스공을 물고 가지고 놀듯이. 잉어는 3녀를 완전히 삼키지않고, 수면 위와 물 속으로 이리저리 오가며, 3녀를 가지고놀고있었다. 아직 숨이 붙어있던 3녀는, 죽어가는듯한.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4녀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테, 테엣! 아타치는 잘못하지 않은 테치! 아타치도 어쩔수없었던 테치! 아타치는!!"

첨벙!

"테히이이이이뵤오아아앗! 저주하는 테치이이이잇-!!! 테츄아아아아앗!! 오마에에에에엣!!!!"

풍덩!

"테갸아아아아아아앗! 4녀! 4녀어어어어어어어엇-!!"

"테, 테, 테, 테, 테, 테, 테, 테, 테, 테테테테테테테..."
"테, 테엣. 3, 3녀챠앗. 아직 살아있는 테치. 구해줘야하는 테치."
"..무리인 테치. 장녀챠. 저건 어쩔수 없는 테치. 아타치타치가 물씨로 들어가면 죽어버리는 테치요..."

풍덩! 퐁당! 물속과 바깥을 오갈때마다, 잉어에게 붙잡힌 3녀는 색눈물을 흘리며, 정확히 4녀를 바라보며, 저주의 말을 퍼부었다. 물을 먹고, 하반신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숨을 쉬기 힘든 고통을 느껴도, 저주의 말을 퍼붓는걸 멈추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4녀는 그저 바닥에 주저앉아, 멈추지않는 빵콘을
계속하며, 그저 바라보는것밖에 할수없었다.

"오마에에에에에엣-!!"

"아닌 테치! 아닌 테치! 아타치의 탓이 아닌 테치!"

쩌적-

"4녀어어어어어어어엇-!!!!"

"아타치도 어쩔수 없었던 테치! 아타치도!"

-빠작

"똥이모토챠아아아앗!!! 오마에에에엣-!!"

"그만해주는 테치! 그만해주는 테챠아아아앗!"

삐직-

...그렇게 바닥에 쓰러진채로, 몸을 둥글게 말고, 저주의 말을 몇번이나 들은걸까.

"테뵤오오오오옷! 테뵤-테힛테갸아악-!"

잉어는 이제 질려버린것인지, 풍덩. 마지막이라는듯이 힘차게 한번 날아올라서는, 하반신을 우적. 씹어버리고, 상반신밖에 남지않은 3녀를 연못 바깥으로 내던져버렸다. 상반신만 남은 3녀는 공중에서 우스꽝스럽게 몇번 돌더니 땅바닥에 철퍽. 허리에서 피와 장기들을 내쏟으며, 미약한 비명을 내지르고있었다.

"...테, 테에. 3녀챠. 3녀챠..."
"다, 다리씨가 없어진 테치. 괜찮은 테치...?"

바닥에 쓰러진 3녀를 보고, 천천히 다가가는 장녀와 차녀. 그리고....

"...끝난..테치. 드디어 끝난 테치. 죽어버린 테치. 잘된 테치. 아타치는 살아남은 테치. 똥오네챠는 죽는테치죽는테치죽는테-"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 발발 떨던 4녀는 소리가 멈추자, 천천히 일어났다. 드디어 끝났다고. 드디어 죽어줬다고. 드디어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오..마..에..."

....일어나자 보인것은 자신을 경멸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하반신이 없는 3녀챠의 모습이였다.

"...테-"

-파킨!





"오로로롱! 오로롱-!"

다른 날과 다름없이 집으로 퇴근한 토시아키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할 말을 잃고말았다. 대문을 열고 들어오자 보이는 광경. 자실장과 미도리가 연못 옆에 우르르 모여서, 하반신이 없어진 자실장 하나를 어쩔줄을 모르고 보고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오로롱! 데샤앗! 오로롱!"

게다가 그 자실장의 옆에는, 눈동자에 초점이 없어진...몸에 생기가 없는. 게시판에서 흔히 보았던 파킨. 위석이 붕괴해 죽은 자실장이 하나 쓰러져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토시아키에게는 감도 잡히지 않았다.

"하아. 미도리. 이게 무슨 일이야."
"데슷데-집주인사마! 도와주시는 데스! 부탁인 데스으으!"

한숨을 쉬며 토시아키가 링갈을 키자, 곧바로 절박한 미도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정하고,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이야기해."
"데에! 와타시도 자세하게는 모르는 데스. 자들이...자들이..."

미도리는 눈물을 흘리는것을 멈추지않으며 할 말을 이어갔다. 자신이 없는 사이에 자실장들이 집에서 나와버린것. 연못에서 놀다가 잉어에게 먹혀버린것. 그렇게 하반신이 사라진 자실장이 생기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자실장이 파킨사 해버렸다는것.

"...하아. 한마리가 죽어버린건가."
"오로롱! 오로로롱..! 4녀는 좋은 자였던 데스. 어째서인 데스. 오로롱..."

토시아키는 애석하게 우는 미도리를 바라보았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였을까? 그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마당에도 카메라를 설치하는거였는데. 재미있는 장면을 놓쳐버리고말았잖아.'

...하지만 절대 안타까워서가 아니였다. 자실장들의 탈출. 연못에서의 참사. 분명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았을것이다. 하지만 마당에는 카메라가 없었기때문에, 토시아키는 볼수 없겠지. 그는 단지 그게 짜증났을뿐이였다.

"집주인사마! 집주인사마! 부탁인 데스! 3녀를 살려주는 데스! 아직 살아있는 데스! 분명 살아날수있는 데스요! 부탁인 데스! 부탁인 데스!'
"...응? 아직 살아있다고?"

짜증난다는 생각을 하던 토시아키의 주의를 끈것은 하반신이 없어진 3녀. 토시아키가 고개를 숙여 자실장을 바라보자, "테히...테갸아앗...테히이..." 라는 신음소리를 내며 겨우내 살아있는 모습을 볼수있었다. 저 모습이 되어서도 아직도 살아있을수있다니. 토시아키는 그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했다.

"..그건 상관없지만, 분명 나는 너에게 혼자서 살아가라고 했다. 인간이 실장석을 치료해준다니, 보통이라면 그런 일은 일어날수없겠지."
"데에에엣! 알고있는 데스! 그 부분을 어떻게든 해주시는 데스! 와타시가 모아온 밥을 드리는 데스! 댓가를 드리는 데스!"
"....호오. 기브 앤 테이크 인가."

고민하고있던 토시아키에게 거래를 제안하는 미도리. 토시아키에게 있어서 자실장들은 좋은 유흥거리였다. 여기서 두명이나 죽어버리면 곤란한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어떻게든 명분을 대 살리려고 생각중이였는데...마침 좋은 명분거리가 생겨버렸다. 토시아키는 씩. 웃음을 지었다.

"실장푸드 세개다. 실장푸드 3개에 내가 자실장을 치료해주지."
"데, 데에에엣!? 실장푸드 세개데스까!? 비. 비싼데스. 그정도라면 오랫동안 먹을수있는 밥씨인 데스가...."

실장푸드 세개. 먹을것이 삶에서 중요한 실장석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제안이였는지, 미도리는 고개를 숙이고 중얼중얼 혼잣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다른 음식에 비해서도 실장석에게 있어서는 고급 음식이니까. 하지만 실질적 계산보다, 자의 목숨이 먼저였던건지, 미도리는 고개를 휙 들어올렸다.

"...드리는 데스! 드리는 데스! 제발 3녀를 살려주는 데스으으읏!"
"...좋아. 거래 성립이다. 그 자실장을 나에게 건네줘. 그리고 마당 옆에 저 자실장하고 핏자국은 알아서 치워놓고. 내가 다시 나올때 실장푸드를 준비해놔라."
"데, 데엣. 4녀....알겠는...데스. 와타시가 치우는 데스..."

토시아키는 4녀의 시체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미도리에게서 3녀를 받아든뒤, 집으로 들어갔다. 매정하다면 매정할수도 있는 말이였지만, 어쩔수없었다. 파킨사 해버린 저 자실장은 다시 살릴수없으니. 미도리는 4녀를 안아들고는 집 밖의 문으로 향했다. 어딘가에 묻기라도 할 생각인가? 흠. 아무튼간에.

"흐음. 자세히 아는건 아니지만, 이거라면 충분히 낫겠지."

집 안으로 들어와 간단하게 옷을 벗고, 대충 환복한 토시아키는, 집 안 냉장고에서 비타민 음료를 꺼냈다. 실장석 게시판에는 이런 인간의 건강음료로도 쉽게 나아버리는게 엉터리 생물. 실장석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테히이이...테히이이..."
"조금만 참아라. 죽으면 곤란하거든."

토시아키는 작은 그릇 하나에 3녀를 눕히고, 그릇에 음료를 따라주었다. 3녀의 몸에 비타민 음료가 흡수되고, 절단된 부위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금방 새 살로 뒤덮히기 시작했다. 역시 엉터리 생물이구나. 토시아키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두번 가볍게 웃어버리고말았다.

"하하...아. 웃겨. 고작 이런 조치에 미도리는 그 소중한 실장푸드를 세개나 주는건가."

실장석이라는 생물의 부조리함에 그는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나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생물이 또 있을까. 처음에는 외로움 때문이였지만, 지금은 즐거움을 위해 마당에서 실장석을 기르는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런건 상관없는 부분이였다. 지금은 외로움이고 뭐고, 너무 즐거웠으니까.

"슬슬 나가볼까."
"테츄우..."코츄웅...

3녀는 고통이 멈춘게 방아쇠가 됐던건지, 코츄코츄 소리를 내며 잠들어있었다. 토시아키는 3녀가 잠든 그 그릇을 집어들고는, 마당으로 나갔다. 문을 열고 마당을 보자, 핏자국이 묻은 연못 옆에는 자실장 3마리가 열심히 테치테치 거리며 바닥을 닦고있었다. 벌을 받고있는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현관을 내려보자, 
실장푸드 세개를 들고 서있는 미도리가 보였다.

"데, 데엣. 여기 있는 데스읏. 3녀는 괜찮은 데스까?"
"그래. 확실히 받았다. 물론 낫는 중이지. 내일쯤이면 완벽하게 낫겠지."
"데, 데엣! 굉장한 데스. 역시 집주인사마인 데스! 감사한 데스! 감사한 데스!"

자실장이 담긴 그릇을 건네주자. 안심한건지 눈물을 또르륵 흘리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하는 미도리. 미련하게도 착한 그 모습에 토시아키는 불쌍하다는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거래는 끝이다. 여태까지 했던것처럼 똑같이 살면 된다. 그럼."
"감사한 데스! 감사한 데스! 집주인사마!"

'내일은 마당에 카메라 설치를 해야겠구나.'

토시아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미도리를 뒤로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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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는 화가 난 데스."

미도리는 집 한켠에 그릇 위에 누워 잠든 3녀를 바라보며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테, 테에..."
"테, 테엣. 테치..."
"레치? 레츄.."
"레후~"

미도리의 화난 어조에 긴장해 차렷 자세로 서 있는 네 실장석들. 엄지와 구더기는 몰라도, 장녀와 차녀. 둘 만큼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발발 떨고있었다.

"마마는 두번 말하지 않는 데스. 집 밖으로 나가려 한 자는 어서 나오는 데스."

미도리는 쿵. 발을 크게 한번 구르고는 자실장들을 째려보기 시작했다. 자실장들에게 있어서는 처음 보는 정도의 분노.

'...테에. 차녀가 혼날게 분명한 테치. 아타치..아타치가 막지 못한 책임이 있는 테치. 아타치가 자수하는 테치...'

똑똑한 장녀는 미도리의 분노를 보고는 차녀가 크게 다칠것을 염려했다. 분명 엄청나게 혼날게 분명하리라. 자신이 막지못한 책임도 있으니... 장녀는 손을 들었다.

"마마. 사실은-"
"집 밖으로 나가려 한 자는 독라로 만들어버릴것인 데스. 괜한 감싸기는 용서치 않는 데스."
"-사실은 차녀챠가 그런 테치! 아타치가 막으려 했지만 말을 듣지 않은 테치! 차녀챠가 그런 테치! 아타치가 본 테치!"
"테, 테에!? 오, 오네챠! 무슨 짓인 테치! 미친테치카!?"

...실장석이 다들 그렇듯이, 결국엔 고자질로 끝나는 얄팍한 의리.

"차녀였던 데스? 평소에서 답답하다면서 불만을 이야기했던게 기억나는 데스. 오마에...."

쿵. 쿵. 장녀의 고자질에 점점 차녀에게 다가가는 미도리. 크기와 분노. 말투 어조 모두 다 차녀에게 있어서는 굉장한 압박감이였다. 4녀를 잃고 3녀가 만신창이가 된것은 그만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으리라.

"테, 테. 테, 테에에엣! 잘못한 테치! 답답했던 테치! 아타치도 몰랐던 테치! 마당씨는 안전할줄 알았던 테-"
"시끄러운 데스. 오마에의 버릇을 고치는 데스. 오마에는 당분간 마마의 자가 아닌데스."
"테, 테에? 마마? 마마-마마아아앗-!?"

차녀의 필사적인 변명과 불쌍함의 어필에도 불구하고 미도리는 인정사정 없었다. 미도리는 발발 떨고있는 차녀를 집어들더니, 차녀의 후드를 집어 벗겼다.

"테, 테챠아아앗! 아타치의 소중한 옷씨인 테치! 돌려주는 테치! 마마! 마마아앗! 텟챠아아아아앗-!!!"
"어림도 없는 데스."
"테엣! 테갸아아아아앗!!"
"레, 레챠아앗. 차녀 오네챠가 독라가 되어버린 레치..."

양손으로 후드를 잡고 버티는 차녀. 하지만 0.5초도 버티지못하고 후드를 압수당하고 만다. 성체실장과 자실장의 압도적인 차이. 차녀가 이겨낼수있을리가 없었다.

"테치이이이이잇! 그만두는 테치! 아타치의 보물씨를 가져가지 마는 테치! 테츄아아아아앗!!! 마마! 마마아앗! 부탁인테츄아아아아앗-!!!!!!!"
"닥치는 데스. 오마에의 머리씨를 뽑지 않는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데스. 지금 당장이라도 뽑아버리고싶은걸 참고있는 데스가."

옷을 가져가려하자, 차녀는 더욱 더 강하게 발악한다. 색눈물을 흘리며, 두 팔과 두 다리까지 동원해 옷을 붙잡는다. 하지만 그것도 어림도 없어서 곧바로 옷을 빼앗기고만다. 금방 알몸이 되어버린 차녀를, 그대로 집어들고는 미도리는 바깥으로 나간다.

"테, 테엣. 차녀챠...."
"테, 테챠아아아앗! 버리지 마는 테치! 부탁인 테치! 솎아내지 마는 테갸아아아앗!"
"걱정 마는 데스. 그럴 일은 없는 데스. 대신 오마에는 당분간 운치굴 독라노예인 데스. 독라노예에게는 옷같은건 필요 없는 데스. 운치굴에서 운치나 먹으며 지내는 데스."

집 밖으로 나가는 미도리를 쫓아가는 나머지 자실장들. 미도리는 곧바로 집 옆 운치굴을 덮은 신문지를 집어들더니, 무심하게 그 안으로 차녀를 집어던졌다. 콩. 운치굴 바닥에 떨어지는 차녀. 

"테갸아아앗! 마마! 마마! 위로 돌려주는 테치! 아타치를 집으로 돌려주는 테치! 아타치가 잘못한 테챠아앗! 냄새나는 테치! 이런곳엔 있지 못하는 테치! 부탁인 테챠아아앗! 마마가 보고싶은 테챠가아아앗!"
"닥치는 데스. 더이상 입을 놀리면 다음엔 머리씨인 데스."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금방 일어나 벽을 긁으며 미도리를 바라보는 차녀. 그 작은 손으로 미친듯이 벽을 친다. 제자리에서 점프도 해본다. 하지만 곧바로 발이 미끄러져, 운치가 온 몸에 묻고만다. 다시 일어나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애원한다. 색눈물을 양쪽 눈에서 흘리며 소리친다.
하지만 미도리는 일체의 관심도 주지 않는다. 평소 자들을 아끼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그만큼 미도리는 4녀를 잃고, 3녀가 다친 슬픔에 화가 나고 만것이다. 그리고...

'...와타시가 제대로 문을 잠궜다면 이런 일은 없었던 데스. 4녀를 잃은건 와타시의 잘못인 데스... 잠깐의 슬픔씨가 큰 슬픔씨가 되어 돌아온 데스...오로롱....4녀. 웃은 얼굴이 아름다웠던 자였던 데스. 보고싶은 데스....' 

자기 자신에게도 화가 나있었던것이였다. 자신이 그때 마음이 흔들린 탓에 문을 덜 잠구어서 이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자신이 조금 더 단단히 문을 잠궜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자들이 앞에 있던 탓에 미도리는 속으로 울고 또 울었다.

"...덤으로 오마에들은 저녁씨를 굶는 데스. 오마에들은 운이 좋은 데스. 가벼운 벌인 데스."
"테, 테에. 알겠는 테치..."
"레, 레츄아앗..."
"레후? 밥씨는 어디 있는 레후..?"
"...집으로 들어가는 데스. "

미도리를 따라나와 운치굴에서 절망하던 차녀를 구경하던 실장석 3마리에게 손을 겨누며 이야기하는 미도리. 방금 일어난 끔찍한 장면을 보고 뭐라고 태클을 걸 자실장들은 없었는지, 전부 고개를 떨구고는 집으로 들어가는 미도리를 따라 들어갔다. 집 무단 이탈 사건. 미도리의 처벌은 이걸로 끝이 났다.

"테츄아아앗-!! 추운 테치! 마마의 품이 그리운 테치! 마마의 냄새는 어디 있는 테치카아앗! 운치 냄새밖에 나지 않는 테챠아아앗! 착한 아타치로 사는 테치! 부탁인 테츄아아앗! 다시는 마마의 말을 어기지 않는 테치이잇! 옷을 돌려주는 테츄우우웃! 아타치를!!!! 데려가는 텟챠아아아앗-!!"

절망에 가득 찬 차녀의 비명이 하늘 위에 울려펴지지만, 그래도 미도리 일가의 밤은 지나간다.




미도리 일가의 비극으로부터 일주일 후. 미도리 일가는 평화로움을 되찾는듯 싶었다.

"뭐, 이정도면 괜찮게 회복한 느낌 아닌가."

CCTV 화면을 바라보며 토시아키는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비극이 있던 날로부터 지금까지 토시아키는 하루도 CCTV를 보는것을 빼먹지 않았다. 여러가지 재미있는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모토챠는 죽은 테치. 잘된 테치. 똥분충이였던 테치. 그랬던...테치...이제 공씨로 누구와 노는 테츄..?"
"3녀챠. 공놀이는 어떤 테치? 아타치와 같이 노는 테츄!"
"텟. 4녀챠. 4녀챠! 공놀이... 테에? 장녀 오네챠."
"테에? 3녀챠?"
"...싫은 테치. 미안한 테치. 장녀 오네챠.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닌 테츄."
"테, 테에. 알겠는 테치...."

3녀는 회복이 끝나고 몸은 온전히 재생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인건지, 예전의 3녀보다 더 소극적인 모습이 되버렸다. 뭐, 이건 이것대로 즐길수있을거같아서 나쁘지 않은듯 싶다. 토시아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모토챠! 아타치의 손을 잡는 테치! 아타치를 꺼내주는 테챠아아앗!"
"레, 레엣. 안되는 레치. 오네챠를 도와주면 독라로 만들어버린다고 한 레치. 미안한 레치. 오네챠. 운치를 주는 레치."
"개소리 마는 테치! 아타치는 싫은 테치! 나가고싶은 테치! 테츄아아앗! 운치를 지리지 마는 테츄아아앗!"

운치 굴에 갇혀서, 엄지의 운치를 정통으로 맞는 차녀의 모습. 머리카락이며, 몸에 전부 운치가 묻어버려서, 일주일이 지나 나왔을때에는 냄새가 좀처럼 빠지지 않아 장녀와 3녀와 엄지가 주변을 피하고 다녔다.

"...이제 자들은 알아들었을거라 생각한 데스.  차녀를 봐서 다들 알거라고 생각하는 데스. 마마는 밥을 구해오는 데스. 자들은 착하게 지내는 데스요."
"테엣. 마마. 다녀오세요테치."
"...테치."
"...마마. 다녀오세요테츄."
"레엣. 집에서 기다리는 레치!"
"레후! 프니후~"

그리고 일주일 후. 4녀가 없다는것만  뺀다면 미도리 일가는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3녀는 너무 얌전해져버렸고, 차녀는 아직까지도 반항적인 마음이 남아있는것같지만... 차녀가 그렇게 혼나는걸 봤으니 다른 자실장들은 이제 탈출은 꿈도 꾸지 않겠지. 아마 당분간은 CCTV가 재미 없을듯 하다. 토시아키는 그렇게 생각하며 커피를 한모금 더 마셨다. 하지만 괜찮았다.

"좀 있으면 또 볼만하겠구만."

실장석들이 버티기 힘들다는 두 계절중 하나. 여름이 다가오고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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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에. 데슷. 데스으읏..."

좀처럼 먹을것이 구해지지 않는다. 미도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봄에서 점차 지나, 초 여름 상태에 돌입한 공원. 점점 날씨가 더워지기때문에, 실장석들의 행동에도 제약이 생기고말았다. 옛날처럼 먹을것을 구하러 돌아다니다간 너무 더워 움직일수 없게 될수도 있다는것. 

"데슷. 뎃. 데갸. 데스으읏."

현명한 몇몇의 실장석들은 여름을 대비해 비축분의 식량을 많이 구비해놨지만 대부분의 실장석들은 그러지 못했다. 먹을것을 구하려 돌아다니다가 공원 바닥에 쓰러져 말라죽는 실장석도 간간히 보일정도로. 그리고 미도리 또한 그 대부분의 실장석에 속했다.

"...데갸아아악! 데스. 데스응. 뎃-!"

과하게 밝은 햇살이 가득한 공원 바닥.  쓰레기통에서 겨우 남아있던 음식물쓰레기를 힘껏 당겨 손으로 빼내며 미도리는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다. 4녀가 죽어버린탓에, 하루에 구해야 할 식량이 조금 줄기도 했고. 비축분이 늘어나기도 했기 떄문이다. 좋은 의미든, 좋지 않은 의미든.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다.

"데에. 데에스우챳. 뎃. 데우."

소중히 모은 음식들을 비닐봉투에 차곡차곡 쌓으며 미도리는 중얼거렸다. 마마가 이런건 알려주지 않았다. 마치 그렇게 이야기한것만 같았다. 미도리는 어렸을적에, 인간에게 거두어졌기 때문에 미도리의 마마에게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지못했다. 실장석은 살아가며 자신의 자들에게 생존비법을 알려준다. 자신의 자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하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미도리는 당연히 여름을 알리가 없었다. 겨울만큼 가혹하진 않지만,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 움직일수가 없는 후끈한 온도. 구하기 힘들어지는 음식들까지. 미도리에게 있어서는 참생 최대의 위기였던것이다.

"데엣. 데샤. 데샤아아앗! 데스."

그래서, 미도리는 뒤늦게라도 닥치는대로 음식을 모으기 시작했다. 먹을수있던 열매부터, 돌 밑에 숨은 벌레들. 평소라면 꺼려했을 정도의 구린 음식물 쓰레기들과 가끔식 찾아오는 애호파들의 실장푸드까지. 미도리는 몸을 억지로라도 움직여 음식을 모았다. 4녀를 잃었다. 더이상은 잃지 않겠다. 4녀를 떠올린 미도리의 의지는 강해졌다.

"...데에. 데샷데스데샷. 데스웅."

공원에서의 먹이수집 2시간째. 온 몸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미도리는 비닐봉투 안을 보더니, 오늘 모은 식량들을  바라보고는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공원에서 지내는 들실장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모으는 미도리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가끔씩 식량을 빼앗기위해 몇몇 들실장들이 접근했지만, 토시아키가 건네준 실장석 호신용 단검에 한줌의 운치가 되고 말았다. 미도리는 열심히 살아가고있었다.

"데스우. 데스데스데샤."

미도리는 토시아키에게 여름에 대해 물어봤었다. 그러자 토시아키가 말했었다. 여름은 미도리가 집에 처음왔을때부터 지금까지 정도의 시간일거라고. 미도리에게 있어서 여름은 무척이나 길다. 미도리 자신도 이렇게 악착같이 먹을걸 모으며 노력해도 여름을 날수있을지, 확신이 가지 않았다.

"....데스. 데스샤."

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미도리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골판지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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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 마마. 더운  테치....몸씨가 후끈후끈한 테츄아..."
"옷씨를 벗는 데스. 그러면 조금 더 시원한 데스."

시간이 지나 한여름. 햇빛이 가득한 오후의 마당. 골판지 집에는 미도리 가족이 죽은듯이 널부러져 있었다. 더워 죽겠다는듯한 표정으로 칭얼거리는 장녀. 여름이 찾아오니, 미도리의 골판지 집 안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레치...축축한 레츄...힘든 레치..."
"레후. 우지챠 샤워중인 레후? 물씨 안인 레후~"

누구 하나 빠질것 없이, 미도리와 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있었다. 그렇게 새어나오는 땀은 옷을 적신다. 온 몸이 축축해져버리는것은 당연. 골판지 집안의 미도리 가족은 전부 옷을 벗고 전라상태로 지내고있었다.

"테에...마마. 아와아와한 샤워씨가 하고 싶은 테치. 물씨가 그리운 테츄아아.."
"무리인 데스...아직 집주인사마가 오지 않은 데스. 그때까지 참는 데스. 차녀."

미도리의 옷깃을 잡아끌며 이야기하는 차녀. 사람이라도 샤워가 간절할 정도인데, 실장석이라고 어련할까. 하지만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다. 좋지 않은 기억만 있었던 연못에 다가가는것은 금지. 마당에서 물을 쓸수있는곳은 집문 왼쪽에 위치한 수도꼭지뿐인데, 미도리의 힘으로는 꼭지를 돌리는것이 불가능했다. 
토시아키가 집에 오면 가끔식 물을 틀어줬지만 그 전까지는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미도리는 집 문을 활짝 열어, 통풍이 용이하게 만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시원하기 위함이였다. 

"테에. 마당씨인 테치..."
"레챠. 놀러 나가는 레치...레츄우..? 몸씨가 움직이지 않는 레치. 힘든 레츄아..."
"5녀챠. 괜히 움직였다가는 더운 데스. 가만히 있는 테챠..."

집 문을 열어도, 이전같이 곧바로 달려나가는 자들은 없었다. 호되게 혼난것도 있지만 애초에 움직이면 더 더워졌기에,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는 자실장들이였다.

"테에. 샤워씨도 없는 테츄. 바람씨도 없는 테츄. 그렇다면 밥씨라도 배씨가 빵빵하게 먹고싶은 테치. 마마.."
"안되는 데스. 여름씨 때문에 마마도 움직이기 힘든 데스우. 밥씨는 아껴 먹어야하는 데스."

그렇다고 다들 배불리 먹고 지내느냐? 그것도 아니다. 여름 초반까지는 부지런히 음식을 모았던 미도리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자,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고, 더웠기때문에. 더이상의 음식조달은 불가능했다. 미도리 조차도 골판지 집 벽에 기대어, 하루라도 빨리 이 여름이 지나가기를 바랄뿐이였다.

"힘든 테츄...배씨가 꼬르륵한 테치. 힘이 없는 테츄..."
"축축한 레챠아...싫은 레치. 아타치의 소중소중한 옷씨가 엉망징창인 레츄아앗..."
"레후....프니프니를 요구하는 레후. 하지만 먼저 밥씨를 요구하는 레후. 우지챠 힘든 레후. 슬픈 더워더워씨는 저리 가는 레후웃..."
"테에. 이모토챠타치. 힘을 내는 테치. 분명 시원시원씨가 찾아올게 분명한 테츄..."
"...테에. 말 시키지 마는 테치. 더 더운 테츄앗."

'....큰일난 데스우. 자들이 금방이라도 죽어버릴것만 같은 데스...'

제각각 죽어가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져있는 자실장들을 보고는, 미도리는 위기감을 느꼈다. 4녀를 잃고 누구도 잃지 않겠다 다짐했건만, 그 다짐은 한달도 가지 못해 끝장날 위기에 쳐해있다. 토시아키가 올때까지는 샤워가 불가능. 물병의 식수를 쓰자니, 소중한 수분 공급원이기에 그것도 불가능했다. 미도리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데에엣...적어도 배부르게 먹이고싶은 데스. 슬픈데스. 오로롱..오로롱...'

그렇다면 적어도, 배만큼은 잔뜩 부르게 만들고싶었다, 하지만 살기위해 저장해야하는 음식을 함부로 낭비할수도 없었기에, 미도리는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음식을 어딘가에서 손쉽게 구해올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배부르게 먹일텐데...

'쉬운 음식씨는 없는 데스? 세상씨를 살아가는건 힘든 데스. 어째서인 데스. 오로롱...오로...'

그렇게 자기신세를 한탄하며 마음속으로도 울고있던 미도리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로롱....오로....롱..? 데에?'

그것은 골판지 집 오른쪽 맞은편에 보이던 토시아키의 작은 밭. 싱싱하게 자라있던 작물들이였다. 작물들은 시원스럽게 자라 하늘을 향해 커져가고있었다.

"...데엣. 손쉬운 음식씨가, 저기 있는 데스.."

움찔. 미도리는 침을 꼴깍 삼켰다. 2분정도 걸어가면 닿을 거리. 지금은 집에 토시아키도 없다. 게다가 작물들은 여러개가 많이 달려있어서, 한두개정도 빼온다한들 과연 토시아키가 알아챌수있을까? 미도리의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모를게 분명한 데스. 조금이라면 집주인사마도 분명 용서해주시는 데스..."

터억. 자리에 늘어지듯이 앉아있던 미도리가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자들을 위해서라면 저기까지 걸어가는건 힘들지 않다. 토시아키에게 걸려 혼나는것도 무섭지 않다. 미도리의 시선은 작물에게서 떨어지질 않았다.

"테에...? 마마. 어디 가는 테츄,..?"
"레엣. 꼬르륵씨가 가득한 레치...지겨운 레츄아..."
"마마. 괜히 움직이면 힘든 테치요."

"걱정 마는 데스. 마마는 잠깐 나갔다 오는 데스. 잠시만 기다리는 데스우."

터벅터벅. 자들의 물음에 미도리는 굳은 결심을 하고는 집을 나와 텃밭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이 몸을 공격해도 신경쓰지않았다. 자들이 배불리 먹고 기뻐하는 모습만이 머리속에 가득했다.

"데에. 금새 온 데스. 풀씨가 커다란 데스. 대단한 데스우...조금만 가져가는 데스웃. 집주인사마. 와타시를 용서하는 데스. 이 은혜는 금방 갚아드리는데스요!"

터벅. 터벅. 걷다보니 금새 도착한 텃 밭. 미도리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토시아키의 작은 텃밭은 가지런히 정돈되어있었다. 텃밭용품은 한쪽 구석에 정갈하게 정리되어있고, 중간중간에 지지대를 받쳐주어 무럭무럭 자라나는 작물들은 그림자를 만들 정도로 무럭무럭 성장하고있었다.

"데, 데엣...! 데스웃! 데샤앗! 데에. 데에. 조금만 움직여도 힘든 데스. 어서 가져가는 데스우."

미도리는 일체의 고민도 없이 작물을 두 손으로 잡아, 힘껏 당겼다. 붙잡은 후에 몇차례 낑낑거리자, 뚝 하고 끊겨나오는 작물. 미도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양쪽 허리에 하나씩, 두개를 끼워 들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정도라면 자들이 잔뜩 먹을수있을것이다.

"데에. 데히. 데히이....자들은 기다리는 데샤. 마마가 가는 데스우!"

 텃밭을 뒤로 한채, 미도리는 곧바로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땀이 비오듯이 흐르고 움직이는것도 점점 힘들어졌지만, 더위는 문제가 아니였다. 먹을것을 구했다는 성취감이 미도리를 걷게했다.

"테에. 마마. 어서오는 테츄. 뭘 가져온 테치카?"
"밥씨인 테츄? 밥씨인 테츄!?"
"레후. 더워더워씨는 저리 가는 레후우..."

금새 도착한 집. 자실장들은 바깥으로 나갔던 미도리가 궁금했던건지, 집 입구쪽에 저마다 다른 자세로 널부러져, 미도리를 맞이했다.

"착한 자로 있었언 데스우? 마마가 밥씨를 가져온 데스. 어서 먹는 데스."

"테에!? 우마우마인 테츄아!?"
"테치! 마마 최고인 테츄~"
"레후! 마마는 대단한 레후! 아마아마씨가 먹고싶은 레후~"

미도리의 기쁜 소식에 자리에서 금새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는 자실장들. 더워도 먹을게 있다는것이 기뻤는지, 땀을 흘리면서도 연신 제자리에서 방방 뛰어댔다. 

"자아. 먹는 데스우. 자들은 받는 데스."

미도리는 실장석 호신용 단검으로 가져온 작물중 하나를 5등분했다. 사각. 사각. 튼실하게 자랐기에 5개로 나누어도 그 볼륨이 살아있었다. 자실장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배분한 조각들을 붙잡고 탄성을 내질렀다.

"테에! 마마! 감사한 테치! 멋진 선물씨인 테츄아!"
"텟챠! 먹고싶은 테치! 지금 당장 먹는 테치요!"
"테에. 처음 보는 테치. 빨간빨간씨가 아마아마해보이는 테츄."
"레에! 우지챠. 받는 레치. 같이 앉아서 먹는 레츄~"
"레후! 오네챠, 고마운 레후~"

"마마도 처음 보는 밥씨인 데스. 마라같이 생기긴 했지만 집주인사마의 밥씨인 데스우. 우마우마할게 분명한 데스읏! 자. 먹는 데스."

자실장들이 신나하는 모습에, 미도리는 먹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배가 부른 느낌이였다. 훔친다는것은 해선 안되는 일이였지만, 지옥같은 여름중에 찾아온 기쁨. 그런건 진작에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잘먹겠습니테츄!"""
"레치!"
"레후!"

"잔뜩 먹는 데스우. 데챱!"

...그렇게 미도리 일가는 작물을 모두 한입씩 먹어버리고말았다. 그 작물이 뭔지도 모르고. 

"테츄! 아삭아삭한 테치! 아마아마가 가득한...테? 테에? 뭔가 이상한 테치."
"레츕레츕. 식감이 굉장한 레츄웅~ 맛도 아마....아마앗..? 레? 레에?"
"텟. 입안이 화끈한 테치. 무슨 일인 테치카? 테. 테. 테에? 테에엣..!"
"레후! 이런건 아마아마씨가 아닌 레후! 화끈한 레후! 화끈한 레후우우웃!"
"텟챠아아아아! 불타는 테치! 싫은 테치! 입안도 화끈한 테챠아아! 싫은 테치! 몸씨도 후끈한 테츄! 입 안까지 더워더워한건 참지 못하는 텟챠아아아아-!!"

"데, 데엣. 왜 그러는 데스!? 편식씨는 마마가 혼낸다고 말한 데스. 자들은 전부...데, 데에? 어째서 화끈한 데스우? 혀씨가 후끈후끈한 데샤아아아앗!? 뭐인 데스! 뭐인 데스까아아앗!?"

여름작물의 대표격이라면 빨간색 색깔. 길쭉하게 두툼한 크기. 마라같이 생긴 그 모양. 그렇다. 미도리가 훔쳤던 작물은 하필이면 고추였던것이다. 안 그래도 매운 고추는, 후끈한 여름 태양의 빛까지 받아 튼실하게 자라있던 상태였다. 그걸 아무런 조리도 없이 생으로 먹으면 사람이 먹어도 맵다. 하물며 실장석이 먹어버린다면, 그건 필시
몸 안이 타버리는듯한 고통이 가득하겠지. 자실장과 미도리는 바닥을 뒹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텟챠아아아! 마마아앗! 화끈씨를 가져온 테치이이! 이런건 아마아마가 아닌 텟츄아아아!"
"데스으읏! 화끈한 데스! 자들은 입을 닫는 데스으읏! 조금은 괜찮아질게 분명한 데스우우우!"
"렛! 레츕. ... ... ... 레츄아아아아! 더 화끈한 레치이이잇! 버틸수 없는 레츄아아! 마마! 마마앗! 살려주는 레치! 아타치 죽어버리는 레챠아아아!"
"테치이이이! 몸씨가 괴로운 텟츄아! 몸씨 안이 화끈한 테치! 괴로운 테치! 마마! 마마아앗!"
"레후우웃! 화끈한 레후! 화끈해지는 레후우우웃! 우지챠, 아마아마가 되어버리는 렛삐이이이이!"
"테, 테에...말씨가..나오지 않는 테치...목씨가..타들어가는 테츄웃....텝츄. 텝츄우웃..."

성체실장인 미도리는 그나마 몸을 비꼬며 고통에 저항했지만, 자실장들은 그러지 못했다. 맵다는것은 맛이 아니라 고통.
학대실장마냥 고통에 익숙한것도 아니였고, 그렇다고 들실장마냥 항상 가혹한 상황에 몸이 적응되어있는것도 아니였다. 장녀, 차녀. 3녀...가릴것 없이 자실장들은 모두 골판지 바닥에 기괴한 모습으로 널부러져, 팔과 다리를 뒤흔들며 비명을 질렀다.
입을 열어서 최대한 고통을 줄여보려고 하지만 어림도 없는 이야기. 콧물눈물 범벅. 침까지 입에서 질질 흘리며 고통스러워했다. 미도리 일가는 독라 모습으로 몸이 전부 새빨갛게 달아올라 마치 구더기, 애벌레마냥 바닥을 기어다녔다. 

"테에...테챠...앗...언제..끝나는 테치..후끈후끈씨..사라져주는 테츄..부탁인 테츄아아아..."
"데스우우우..! 집주인사마가 올때까지 버티는 데스웃...! 샤워씨를 하면 괜찮아지는 데샤아아앗...!"
"테, 테에에...! 아와아와씨가 있는 테츄우웃! 집주인사마! 돌아오는 테츄! 아타치를 살려-마라나게뜨거운텟챠아아아아아-!!"

샤워를 하면 시원해진다. 그때까지 버티면 괜찮을거라고.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미도리는 자들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레...에엣...그건...언제인...레츄아...?"

지금은 오후 3시. 토시아키의 퇴근시간은 적어도 7시다. 미도리는 시간이라는 개념은 잘 모르지만, 토시아키는 언제나 해가 질때쯤에 온다는것은 알고있었다. 미도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쨍쨍. 질 생각을 하지 않는 태양. 

"그...그건. 마마도..모르는 데스웃..." 

미도리 일가의 고통이 끝난건, 고통에 몸부림치다 기절해버린 오후 5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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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그걸 먹다니. 그거 엄청 매운걸로 심은건데."

그날 집에 돌아온 토시아키는 CCTV를 바라보며 즐겁게 웃었다. 요즘은 퇴근하면 무슨 일이 기다리고있을까, 기대하는 재미로 사는 토시아키였다. 정말 가만히 내버려둬도 알아서 재미있는 일을 터트려주는 실장석. 이보다 재미있는 TV프로그램도 없으리라.

"정말 내 예상대로 딱 움직여주는게 참. 멍청한건지, 순진한건지."

토시아키는 거실로 나와, 아이스 티 한잔을 타며 거실 창문 밖, 미도리 일가를 바라보았다. 미도리 일가는 밖에 있는 수돗가에서 차가운 물을 틀어놓고는 아까의 아픔은 잊어버렸다는듯이 물장난을 치며 놀고있었다. 집에 막 왔을때는 다른 날보다 더 애원하며 물을 틀어달라고 하길래, 깜짝 놀랐다.

"테에엣! 테츄아!"
"레치! 레츄레챠아앗! 레치!"
"테에에..텟!? 테츄테챠아앗!"
"레후! 레후프니후~"
"테엣. 텟챠. 텟챠."

"데에에, 데슷데스읏..."

짤막한 손으로 서로에게 물을 뿌린다. 집중공격당해 도망가는 자실장. 아무것도 모르지만 물이 뿌려지는것에 그저 신난 구더기. 잡히지 않는 물방울을 잡으려 하는 엄지. 이렇게만 본다면 정말 평화로운 실장석 가족이건만...

"....데에에...."

미도리는 그토록 원하던 물이 있음에도 기분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 있고말고. 토시아키는 씩.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야, 그렇게 매웠지만  훔쳐먹어서 하소연도 못하고. 마음이 복잡하겠구나. 미도리. 일부로 고추만 수확하지 않고 내버려둔 보람이 있어."

미도리가 고추를 먹을수밖에 없었던건, 텃밭에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토시아키는 일부로 고추만 거두지 않고 내버려두었다. 여름동안의 CCTV영상에는 밥을 두고 미도리에게 불평불만을 내뱉는 자실장의 모습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분명 밥을 아껴 먹고있는거겠지. 그 장면을 본 토시아키는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일부로 고추만 남겨놓고 전부 따가면, 배고픔에 지친 미도리가 몰래 따가서 먹지 않을까? 결과는 성공적이였다. 토시아키에게는 그의 생각대로 움직여준 미도리가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퇴근 후에 재미있는 영상을 볼수있으니까. 작물을 한두개 따간 정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토시아키는 그것에 대해
말할 생각이 없었다. 저렇게 말도 못하고 낑낑거리는 모습 조차도 그에게는 그저 유머였기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물도 틀어주면 안되지만, 자신에게 재미있는 장면을 보여준 미도리를 위해 잠깐 선심 쓰자. 그렇게 생각하는 토시아키였다.

" 어이. 이제 끝이야. 5분 지났다. 집으로 돌아가."
"테에...테치테치."
"레츄! 레치레츄!"
"데에에. 데스데스웃."

밖에 나가 수도꼭지를 잠구니, 밑에서 놀고있던 자실장들이 불평한다. 힘없이 늘어지는 녀석, 나를 향해 뛰어오르는 녀석. 아직도 물이 흐르고있는것마냥 움직이는 녀석까지. 약간 신경에 거슬리려는 참이였지만, 미도리가 눈치빠르게 자들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뭐. 어때. 아직 재미있는건 남아있으니까."

그 모습에 토시아키는 어깨를 으쓱이며 문을 열어 집으로 들어갔다. 이런것 가지고 일일이 화를 내다간, 재미있는 장면들을 놓칠지도 모르니까.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미도리에게 문제인것은...

"역시 음식이겠지. 힘들게 훔쳐먹을 정도라면 미도리의 판단으로 비축분이 부족하다는 판단인가."

토시아키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웃었다. 이젠 마당에서 먹을걸 구할수 없다. 과연, 어떻게 먹을걸 조달할지. 위험을 무릅쓰고 공원으로 나갈까? 그게 아니라면 새끼중 하나정도는 잡아먹으려나? 

"기대되는구만. 빨리 보여달라고. 미도리."

온몸이 빨개져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미도리 일가가 보이는 CCTV 화면이 꺼지고, 검은 컴퓨터 화면에 비춰보이는 토시아키의 얼굴이 웃고있었다.



토시아키의 기대는 얼마가지 않아 이루어졌다. 그 조차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탄을 한 미도리의 음식의 수급. 그 일은 고추 사건으로부터 일주일 후에 일어났다.

"테츄...테츄..."
"테에에...밥씨인테츄..."
"레엣...우지챠...프니..."
"프니후...? 레후츄우..."
"코츙...코츙..."

"....잠든 모습이 아름다운 자들인 데스우."

자실장들이 모두 잠든 새벽. 미도리는 혼자 깨어 조용히 자들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있었다. 

'...밥씨가 부족한 데스. 아직 여름씨가 약할때 구해왔던 밥씨조차도 바닥을 보이고 있는 데시웃...'

미도리는 고민에 빠졌다. 여름이 얼마나 지나간건진 모르겠지만, 아마 얼마 남지 않았겠지. 그동안 아껴먹고, 훔쳐 먹고. 버티고. 악착같이 살았다. 하지만 비축분은 한계를 보이고있었다. 이정도 비축분이라면 아마...

'...오래 가지 못하는 데스. 여름씨가 지나가기 전에 굶어 죽고마는 데샤아앗...'

그래서 미도리는 결단을 내리려 하고있었다. 어떻게든 밥을 구해와야만 한다. 낮에는 햇빛과 열기때문에 공원에 나갈수 없지만, 비교적 선선한 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미도리는 생각하고있었다. 하지만 미도리는 실장석. 실장석이 밤의 공원에 나가는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였다.

'죽을수도 있는 데스. 밤에는 검은검은씨가 많은 데스우."

밤에 움직이기 쉬운건 다른 동물들과 실장석도 마찬가지였다. 밤의 공원에는 밥을 구하러 얼굴에 불을 키고 돌아다니는 뒤쳐진 동족들. 그런 실장석들을 사냥하려 모이는 까마귀와 고양이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것 때문에 여태까지 미도리는 밥이 부족했음에도 밤에 공원으로 나가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이젠 무리인 데스. 더이상 버틸수 없는 데스요."

그래도 어쩔수 없었다. 이젠 밥이 부족한 문제가 눈 앞까지 닥쳐왔다. 굶어 죽거나, 공원에서 찢겨 죽거나. 어디가 되었든 죽는건 똑같았다. 미도리는 그날 밤, 잠든 자들의 얼굴을 보며 각오를 굳혔던것이다.

"자들은 얌전히 자고 있는 데스.  마마는 다녀오는 데스우. 밥씨를 잔뜩 구해오는 데스..."

자들을 잃지 않겠다. 미도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실장석 호신용 단검과 비닐봉투를 집어들었다. 보통 이런 흐름이라면, 공원에서 갈기갈기 찢겨 죽는게 실장석의 숙명이겠지만, 그날 밤은 뭔가가 달랐다.

"데에. 어두운 데스. 이정도라면 검은검은씨도 분명 와타시를 볼수 없을게 분명한 데스우..."

골판지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온 미도리. 어두운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며 대문까지 걸어가던 도중...

끼익.

"..데에?"

미도리가 드나드는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인 데스? 와타시는 아직 문까지 가지 않은 데스.'

미도리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게 토시아키 일리도 없고, 자신은 아직 문을 연적이 없다. 그렇다면...남은건 단 한가지...

"데엣...! 안전한 데스우. 자들은 어서 들어오는 데스. 드디어 도망친 데스우웃..."

모르는 실장석의 침입뿐이다. 

"테치? 안전한 테치?"
"레후! 아픈아픈씨 없는 레후? 마마는 굉장한 레후웃!"
"테에...힘든 테치. 마마. 쉬고싶은 테츄.."
"레훗! 프니후! 프니후우!"

어둠에 조금 적응된 미도리가 대문을 바라보자, 큰 성체실장석이 대문을 열고는 들어와 두리번거리더니, 열린 문 틈으로 뒤이어 자실장들이 기어 들어왔다. 큰 성체실장의 실루엣으로는, 머리카락과 옷이 보이지 않았다. 독라 실장. 공원에서 운치를 맞아 노예가 되거나 빠르게 도태되는 개체들이다. 그런 독라실장이 6마리 정도 되는 자실장과 구더기를 데리고
토시아키의 마당에 침입한것이다. 미도리는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고 신기했지만, 지금은 그럴 틈이 없었다. 토시아키와의 약속. 집에 침입한 실장석의 제거.

"데에에엣! 당장 멈추는 데스우! 오마에타치는 뭐안 데스까!"

미도리는 기선제압을 위해 크게 목소리를 높혀 독라실장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움찔하며 반응하는 독라실장. 아무도 없는줄 알았는데, 적지않게 당황한건지, 몸을 쭈뼛거리기 시작했다.

"데, 데엣. 이웃씨인 데스? 오해 마는 데스우! 와타시타치는 도망쳐온 데스! 오마에의 하우스를 빼앗지 않는 데스요!"

독라실장은 공격의 의사가 없다는듯이, 양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천천히 미도리의 앞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서로의 얼굴이 보일정도의 거리에 멈추었다. 미도리는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 호신 단검을 자신의 뒤로 숨겼다.

"데엣. 독라인 데스. 독라가 와타시에게 무슨 볼일인 데스까."
"뎃. 와타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데스. 와타시의 가족은 슬픈 일을 당한 데스우."
"...일단 이야기해보는 데스. 허튼 수작을 부리면 운치 국물도 없는 데스요."
"물론인 데스우."

미도리는 독라실장의 사연이 있다는 이야기에 미심쩍었지만, 들어는 보겠다는듯이 고개를 까닥였다. 하지만 경계는 풀지않고, 여전히 손을 앞으로 내민채로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고있었다. 침입한 실장석은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이 독라실장이 침입의 의사가 없다면, 그냥 돌려보내도 괜찮았기 때문이다. 
미도리는 의미없는 죽임을 원하지 않았다. 본능에 눈이 돌아간 짐승같은 분충 실장석들은 죽여봤어도, 양충인 실장석은 죽여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데에. 와타시와 와타시의 귀여운 자들은 학대파에게 잡혀있었던 데스."
"데에. 학대파인 데스? 그건 유감인 데스우."
"괜찮은 데스! 그동안 슬픔씨밖에 없던 삶씨였지만, 드디어 와타시는 탈출한 데스우. 자들도 하나 빠짐없이 탈출한 데스. 이제부터 행복씨를 찾고싶은 데샤."
"...데에."

미도리는 그런 독라실장의 모습이면 공원에서는 버티지 못하고 운치를 맞아 노예가 되버릴거라고, 이야기하고싶던것을 꾹 참았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가 괜히 나가지 않겠다며 성질을 부릴수도 있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둠씨가 가득한 데스. 지금 공원에 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데스요. 와타시는 잠시 이곳에 머물고싶은 데슷. 부탁드리는 데스. 이웃사마."
"데에? 마당에 있겠다는 의미인 데스? 그건 무리인 데스. 와타시가 집주인사마에게 혼나는 데스."

저리 가줬다면 제일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실패 한 모양이다. 미도리는 고개를 저으며 독라실장에게 부정의 표현을 보였다. 마당에 머물게 할수는 없다. 미도리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데, 데에. 부탁하는 데스. 이웃사마. 와타시는 자들과 이제 시작인 데스. 행복씨가 와타시타치를 기다리고 있는 데스가. 부탁하는 데스우웃!"

하지만 독라실장도 만만치 않았다. 학대파에게서 겨우 도망친 상황이다. 이제부터는 꼭 행복한 삶을 살고싶다. 그런 생각을 하며 독라실장은 미도리에게 익숙한 일이라는듯이 도게자했다. 학대파에게 잡혀있을때, 하루에도 수백번씩 했던게 도게자였기 때문이다.

"부탁드리는 데스우! 부탁 드리는 데스! 새로운 인생씨를 살아가고싶은 데샤아앗!"
"데, 데엣. 그만하는 데슷! 안되는건 안되는 데스우! 와타시도 자들이 있는 데스. 마당에서 쫓겨나면 일가 실각인 데스우!"
"와타시는 지금 이순간이 일가실각인 데스! 물러설수 없는 데스요!"

애원하는 독라 실장. 고개를 돌리며 강하게 거부하는 미도리. 둘의 싸움 아닌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 둘 다 자신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에, 한치도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실랑이를 한지 5분즈음 되자, 독라실장은 무언가를 결심한건지,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는 데샤. 이웃사마가 죽어도 안된다고 거부하는 데스우.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인 데슷."
"데, 데에? 무슨 말인 데스. 오마에..."
"이웃사마...오마에가 죽는 데스. 오마에의 대신 와타시타치가 마당에서 사는 데스우."
"데, 데에! 미친 데스까? 학대파에게 소중소중돌씨라도 망가진 데스까?"
"상관없는 데스우. 와타시는 자들을 지키는 데스. 뭐든지 하는 데시이잇."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는 미도리를 죽여버리겠다는 독라 실장의 충격발언. 미도리는 독라실장의 살기에 흠칫 놀라 뒤로 주춤했다. 독라실장은 장난이 아니라는듯이. 저벅. 저벅. 미도리에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학대파에게 겨우 도망친 데스. 괴로운 삶이였던 데슷. 이젠 예전의 와타시로 돌아가지 않는 데스요. 자들과 행복씨를 찾아 공원에서 사는 데스. 드디어 그렇게 살수있는 데스. 오마에가 방해하게 두진 않는 데샤아아아앗!!"

굳은 결심. 학대파에게서 받은 학대로 단련된 몸과 마음. 독라 실장은 엄청난 오오라를 뿜어내며 미도리에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오오라같은건 안보이지만, 적어도 미도리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만큼 미도리는 위험을 감지하고있었다.

"데, 데엣. 다가오지 마는 데스우. 부탁인 데스. 마당에서 나가 공원으로 가주는 데스. 그곳에 행복씨가 있을게 분명한 데스요! 와타시가 약속하는데스우우!"

미도리는 자신을 죽이겠다며 다가오는 독라실장과 싸울 마음이 좀처럼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미도리도, 자들과 행복하게 살지못했던 그 순간의 고통을 알기 때문이다. 미도리는 샵에서 토시아키에게 선택당해 완벽하진 않지만 자들을 낳고 사는 행복한 생활을 하고있다.
반면 독라실장은 학대파에게 옷과 머리카락을 잃고, 독라가 되어 새벽인 이 시간에 탈출했다고 한다. 분명 괴로웠을것이다. 그리고 이제 행복을 찾아 사려는 결정적인 순간인데. 과거의 자신이 비춰보이는 독라실장과 싸울 생각은 들지 않았다. 미도리는 가급적 독라실장이 포기하고 공원으로 돌아가주길 바랬다. 하지만...

"불가능한 데스. 와타시도 아는 데스. 독라는 노예가 되는 데스. 공원에 가봤자 달마 자판기가 될 운명인 데스. 하지만 와타시는 포기하지 않는 데스-!! 와타시의 생명씨는 그럴려고 생겨난게 아닌 데스우!! 행복씨를 찾아 떠나기 위해 생겨난 데스! 그런 인생씨는 와타시가 납득하지 못하는 뎃샤아아아아아-!!"

독라실장은 주먹을 꽈악 쥐고. 미도리를 항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죽은것과 다름 없는 삶을 사는것을  알고있었던것이다. 독라실장은 그렇다고 해도 살고싶다고, 운명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미도리를 죽이려고 하는것이였다. 

"데, 데엣. 자판기가 뭐인 데스? 뭐라는 데스! 어쩌는 데스우웃..! 제발. 그만두는 데스. 와타시가 자들이 있는 데샤...어째서..."

미도리는 얼굴을 찡그리며 주춤, 주춤.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죽여야만 한다. 하지만 영문을 모를 이야기를 하며 달려오는 독라실장의 모습이 과거의 미도리의 모습과 겹쳐보여서, 미도리는 잘 움직일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당하고 만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미도리는...

"마마! 이기는 테치! 못된 오바상을 죽이는 테챠아아아!"
"레후! 프니후! 레후! 마마 힘내는 레후웅!"
"테치! 텟-찌-!! 마마! 화이팅인 테츄! 마마아앗!"
"레후! 마마의 핵주먹씨로 오바상을 운치로 만드는 레후! 우지챠가 먹는 레후! 행복한 레후!"

"...데- 데엣. 데에에엣...!"

그대로 독라실장에게 한방 얻어맞을 예정이였지만, 독라실장의 뒤에서 열심히 마마를 응원하는 자실장들의 목소리가 미도리에게 들렸다. 그리고 순간 미도리는 자신의 자들을 머리속에 떠올렸다. 똘똘한 장녀...용감한 차녀...착한 3녀...사이좋은 5녀와 6녀까지...

"...데엣. 데에에에엣...! 자들. 자들이 있는 데스. 와타시도 자들이 있는 데스으읏! 여기서 물러설순 없는 데스. 와타시는 계속해서 행복씨를 찾는 데스. 오마에! 오마에는 다음 생에 찾는 데샤아아아아앗-!!"

미도리는 힘이 몸에서 흘러넘쳤다. 자신들의 자들을 생각하는것만으로도 과거의 미도리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않았다. 미도리도 독라 실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오마에가 죽는 데샤아아아앗-!!"
"웃기지 마는 데스우우우웃-!!"

미도리와 독라실장이 서로를 향해 달린다. 쿵쿵. 한밤중의 마당. 가로등 불빛만이 희미하게 마당을 비출 뿐이였지만, 땅을 울리며 달리는 두 성체실장은 밝은 곳에 있는것마냥 서로를  똑바로 응시하고있었다. 어디를 노리면 이길수있을까. 어디를 공격받으면 위험할까.

'데에에엣..! 보이는 데스. 학대가 와타시를 강하게 만든 데스. 몸 정중앙인 데스! 저곳이 약점인 데스우우웃-!!"

먼저 주먹을 치켜세운건 독라실장. 노리는것은 미도리의 명치. 오랜 학대에서 얻어낸 경험이라고는 덜 아프게 맞는 방법과 위석의 위치를 느끼는것. 위석을 학대당해서 항상 생과 사의 죽음을 넘나들었던 독라실장이기에, 생명의 기운이 흘러나오는 위석를 잘 느낄수 있었던것이다. 독라실장은 지금만큼은 학대에 감사하고있었다.

"오-마-에-가-죽-는-데-샤-아-아-앗-!!!"

독라실장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도리에게 주먹을 날렸다. 실장석이라고는 해도 그 짤막한 주먹이 바람소리를 내며 미도리를 향해 날아가고..독라실장의 일격이...

"뎃샤아아앗! 해치운 데스으읏! 오마에는 별거 아니였던 데-"

미도리의 명치를 관통...

"미안한 데스우."
"....에?"

...하는 일은 없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 서로 맞부딪친 그 순간에, 독라실장의 주먹은-

"...데-, 데. 데. 데갸아아아아악-!! 와타시의 손씨가, 와타시의 섬섬옥수가아아앗-!!!!!"

미도리의 호신 단검으로 베어져 땅바닥에 떨어져있었다. 

"테, 테에? 마마? 마마의 손씨가 없어진 테치. 어디 간 테치?"
"레후! 오바상을 해치운 레후? 마마는 강한 레후!"
"텟. 뭔가 이상한 테치. 저 오바상. 왜 쓰러지지 않는 테치?"

웅성웅성거리는 독라실장의 자실장들. 미도리는 독라실장의 앞에서, 단검을 손에 들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오마에는 강한 데스. 하지만 와타시보다 약했던 데스우. 유감인 데스."
"뎃샤아아앗-!! 그럴리 없는 데스우웃! 오마에는 학대파에게 학대를 당해본 데스까? 그런적이 없다면 와타시를 이해할수 없는 데스! 오마에에에엣!"

피가 흘러넘치는 손을 부여잡으며, 독라실장은 바닥에 무릎 꿇은채로 미도리를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미도리가 학대한것도 아니였는데, 마치 자신을 학대한 학대파를 바라보는듯한 눈빛이였다.

"...데에. 아까의 강했던 오마에의 눈씨는 어디로 간 데스?지금은 완전히 운치같은 눈씨인 데스. 오마에의 의지씨는 겨우 그정도인 데스우?"
"닥치는 데스으으읏! 닥치는 뎃샤아아아아아-!!"
"와타시도 자들이 있는 데스. 와타시의 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씨가 더 강했던 데스."

아까 자들을 지키겠다며 말했을때의 눈빛이 순식간에 증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뀐걸 본 미도리는 고개를 저었다. 이젠 더이상 아까의 용감한 독라실장이 아니였다. 추악한 실장석 본연의 모습이 들어난 분충일뿐이였다.

"괜찮은 데스. 와타시가 편안하게 해주는 데스우. 이제 쉬는 데스."
"데엣-!! 데에에에엣-!! 뎃샤아아아아아앗-!!!! 닥치는 데스! 저리 가버리는 뎃데챠아아아앗-!!!"

미도리가 마무리를 하기위해 다가가자,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독라실장은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미도리는 개의치않았다. 지금의 이녀석은 분충이였기 때문이다.

"뎃시아아아앗-!!"
"뎃샤! 뎃샤! 뎃스으으으으-!!!!"

촥. 싹. 쓱. 단검이 독라실장을 거침없이 베어내고, 남아있던 팔과 두 다리는 순식간에 잘려나가고말았다. 독라실장은 사지가 절단당한채로 바닥에 누워, 바락바락 소리를 치며 울었다.

"뎃스우우우우우우-!! 죄송한 데스! 주인사마! 와타시가 잘못한 데스으으! 소중소중씨를 괴롭히는건 그만하시는뎃샤아아아아아-!!"
"...데에에..."

독라실장은 학대파에게 학대당하던 그 순간이 생각난건지, 색눈물을 흘리며 미도리를 향해...아니. 공중에 있는 무언가를 향해 소리를 치고있었다. 미도리도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딱하게 됐다. 그런 생각밖에 할수없었다.

"테치이이이잇-! 마마에게 무슨짓인 테츄! 당장 저리가는 테츄아아앗-!!"
"레후! 마마, 우지챠가 되는 레후? 프니프니후!"
"테에에엥! 마마! 마마아앗! 아타치 혼자선 싫은 테치! 일어나는 테츄-!!"
"오바상의 프니프니가 궁금한 레후..."

그런 모습을 본 자실장들은 곧바로 테치테츄레후. 하는 소리를 내며 달마실장에게 달려왔다. 달마실장을 지키려는 녀석. 마냥 울면서 어찌할줄을 모르는 녀석. 생각없는 구더기들까지. 싸움에서 패배한 성체실장의 자실장들의 흔한 모습이였다.

"오로롱! 오로로롱! 죽여주는 데스우. 괴로운 데스. 소중소중씨가 아픈 데스! 뎃챠샤아아앗-!!"
"시끄러운 데스. 오마에의 자들을 어떻게 할지 생각중인 데스우. 조용히 하는 데스."

자신의 자들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달마실장에 달라붙어 빼액빼액 소리를 질러대는 자실장들을 보니, 이녀석들은 짜증난다. 그런 생각밖에 들지않았다. 저 시끄러운 녀석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중, 바닥에서 계속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달마실장이 시끄러웠던건지, 미도리는 가볍게 단검을 휘둘렀다.

푹-!

"데, 뎃츄아아아아-!! 데,데,데,데,데,하무라뾰? 루빠모? 데데데데데데-"
"데, 데엣? 왜 이러는 데스우. 미친 데스? 곧 죽을 운명인 데스. 조용히 하는 데-데엣?"

...하지만 그것이 미도리에게 있어서 엄청난 기회를 불러왔다. 미도리가 휘두른 단검에 빗겨맞은 독라실장은, 머리 일부분만을 가격당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묘한 소리를 내며 정신이 나간듯한 모습을 보이는것이다.

"데, 데에. 왜 이러는 데스우."

미도리는 알지못했다. 들실장들이 흔하게 만드는 달마 자판기를. 죽지 않을정도로 머리를 파괴하면, 살아있는 시체같은 상태가 되버린다. 그 상태에서 간단하게 눈동자만 건들이면, 자그만한 구더기나, 저실장을 생산하는 간편한 자판기가 되어버리는것이다. 

"하무라뾰-? 데데데데. 메빠쇼? 루빠모?"

"테, 테에. 마마! 왜 그러는 테치? 정신 차리는 테치!"
"테, 테에. 마마. 무서운 테치! 마마앗-!!"

곁에 붙어있던 자실장들도 갑작스러운 괴기한 모습에 겁이 났던건지, 한걸음 물러서 당황하고있었다. 

"...데에. 이건, 쓸만한 데스. 이 달마는 쓸만한 데스우. 이 달마와 싸우느라 힘을 잔뜩 써버린 데스. 밥씨를 구하러 나갈수 없는 데스우. 대신 이 달마가 가진 영양씨를 짜내는 데스. 아직 멀쩡해보이는 데스. 자를 갖게 만들면...이게 바로 쉬운 음식씨인 데스. 이게 바로..자판기 인 데스우...?"

미도리는 마마에게 여름조차도 배우지 못한 개체이다. 하물며 독라 자판기같은것을 배웠을리가 없다. 하지만 실장석의 본능이 이야기하고있었다. 이 달마는 쓸수있다. 어쩐지, 이렇게 쓸수만 있을거같은 느낌이다. 실장석의 세포에 각인된 본능같은 감각이, 달마 자판기라는 결론을 내게 만들었던것이다.

"...잔인한 일인 데스. 하지만 어쩔수 없는 데스. 와타시와 자들은 살아남는 데스. 무슨 짓이든 할수 있는 데스요."

보통 멀쩡히 먹을게 있다면 동족식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미도리는 절박했다. 음식이 다 떨어지면 말라 죽을 운명. 평상시의 배부른 미도리와는 달랐다. 미도리는 고민조차 하지않고, 바닥에서 얼빠진 소리를 내고있는 독라실장을 집어들어, 운치굴로 옮기기 시작했다.

"데에. 데히. 무거운 데스. 하지만 꽤 쓸모있는 녀석인 데스."

"테, 테에에엣! 마마! 마마아앗!"
"레후! 마마, 어디 가는 레후?"
"테치! 떨어지는 테치! 똥오바상은 마마를 놔주는 테츄아아앗-!!"

자신의 마마가 끌려가자. 미도리를 쫄쫄 쫓아가며 다리를 공격하는 자실장들. 하지만 그래봤자 자실장의 힘이다. 미도리는 간지러울 뿐이였다.

"쓸모없는 저항씨인 데스우. 오마에의 마마는 패배한 데스우."

미도리는 자신을 때리는 자실장들을 딱히 건들이지 않고 내버려두었다. 어차피 자실장들도 운치굴에 넣을 생각이였으니까. 그렇게 질질. 달마실장을 끈지 2분정도 지나자, 골판지 집의 옆. 운치굴에 도착했다. 

"데에. 앞으로 잘 부탁하는 데스. 오마에가 와타시타치를 살리는 데스우."

미도리는 굴을 덮고있던 신문지를 걷어내고, 그 안으로 달마실장을 집어던졌다. 쿵! 바닥에 떨어진 달마실장...달마 자판기는 온 몸에 운치를 묻힌채로 여전히 하무라뾰? 같은 얼빠진 소리만 내뱉고있었다.

"테에! 마마! 마마아앗! 운치범벅이 된 테치! 마마앗!"
"똥오바상! 당장 마마를 구하는 테츄! 운치를 던지기 전에 당장 구하는 테츄아아아-!!"
"레후? 그리운 느낌이 드는 곳인 레후."
"레후! 운치! 운치가 먹고싶은 레후!"

뒤이어 따라온 자실장들은 차마 굴 안으론 들어가지 못하고, 위에서 달마 자판기를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있었다.

"걱정 마는 데스. 오마에타치의 집은 지금부터 여기인 데스우."
"테, 테에? 무슨 소리인 테치카? 똥오바상은 드디어 미쳐버린 테치카?"

그런 자실장들의 뒤에서 그림자를 늘어트리며 서있던 미도리는, 제일 큰 자실장을 하나 집어들었다.

"테, 테치! 뭐하는 테치카! 당장 마마를 구하는 테-"
"시끄러운 노예인 데스. 독라로 만들면 좀 조용해지는 데스까?"
"테, 테에. 테? 테?... 텟챠아아아아아아-!!!!"

미도리는 마침 운치굴에 노에가 필요했던 참이였다. 크기를 넓히고싶기도 했고, 자판기에서 구더기들이 태어나면 구더기들을 관리할 녀석들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도리는 거침없이 머리카락을 떼어내고, 옷을 찢어버렸다. 자실장의 몸집이 아무리 작다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 자실장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하지못하겠다는 얼굴로
3초정도 벙쪄있다가, 그제야 현실을 깨달은건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테츄아아아아! 마마! 아타치 독라가 되어버린 테치! 똥마마는 당장 아타치를 세레브하게 만드는 테츄아아아아!"
"일단 하나인 데스우. 노예가 둘밖에 없는건 아쉬운 데스."
"텟챠아아아! 오네챠! 오네챠아아아! 똥오바상! 미친테치카?! 당장 아타치타치를 놓아주는텟챠아아아아아아아아-!?"

독라로 만든 자실장을 운치굴에 던지고, 뒤이어 나머지 자실장도 독라로 만든다. 자신이 노예라는 처지를 인식시키는데에는 독라로 만드는것만한게 없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노에인 데스. 조용히 하지 않으면 오마에들도 저 달마자판기처럼 만들어버리는 데스."
"텟챠아아! 텟츄아아아아! 마마! 마마아아앗-!!"
"이모토챠까지 독라가 되어버린 테치! 일가실각인테츄아아아아아!!"
"완벽한 데스. 자판기는 내일 아침까지 우마우마한 밥씨를 만드는 데스. 오마에들은 새로운 집씨와 인사하는 데스우. 앞으로 평생 있어야하는 데스."
"테츄아아아아아아-!! 꺼내는 테치! 아타치를 꺼내는 테치! 노예는 싫은 테츄아아아-!!"

"레후! 오네챠. 운치가 가득한 레후! 운치를 먹는 레후~"
"레후. 마마처럼 편안 레후. 이곳이 진짜 집씨인 레후?"

아무 생각도 없는 구더기 두마리까지 운치굴에 던져놓고는, 달마자판기의 눈동자에 운치를 던진다. 그러자 자판기는 리빠먀-? 메빠쇼-? 같은 소리를 내며 곧바로 배를 불룩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놓으면 내일 아침쯤에는 구더기가 꽤 만들어져있겠지. 미도리는 색눈물을 흘리며 손을 하늘로 뻗어 제자리에서 뿅뿅 점프하는 자실장 둘을 무시한채로 
굴을 신문지로 덮었다. 우연에 우연이 겹친 사건이였지만, 오랜 고민이였던 미도리의 식량부족문제가 해결되는 순간이였다.

"이걸로 안심인 데스. 밥씨가 부족할 일은 없는 데스. 이대로 여름씨가 지나갈때까지 버티는 데스요."

비명소리를 뒤로 한채 미도리는 집 문으로 걸어갔다.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밤 공기가 미도리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미도리는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데에. 와타시타치는 이렇게 살아가는 데스우? 비참한 데스. 잔인한 데스. 오마에의 자들이라고 생각해보는 데스. 이건 옳은 행동인 데스우?'

"...새삼스러운 데스. 어떻게든 살아가는 데스우. 그리고 행복씨를  계속해서 찾는 데스. 그게 와타시타치인 데스."

...미도리는 자신의 마음 속 양심이 소리치는 비명소리조차도 무시한채로, 집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레에..."

곁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한채로 말이다.



...그렇게 여름을 무사히 보낸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았을테지만, 운명이라는건 얄궂은것. 미도리 일가는 그러지 못했다. 드디어 식량문제에서 벗어났다 싶어도 두번째 비극이, 불과 하루도 지나지않아 미도리 일가를 기다리고있었기 때문이다.

간밤에 식량 공급원을 만든 미도리는, 다음날 아침이 되자, 곧바로 아침을 위해 운치굴로 향했다.

"테츄우...테츄..."
"코츙..."

미도리가 신문지를 살며시 들어올리자, 울다 지쳐 잠든건지, 얼굴에 눈물자국이 가득한 자실장 둘이 보였다. 이상한 말만 내뱉은 마마와 독라가 되어 운치굴에 갇혔다는 사실에 적잖게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메빠쇼?"
"레후츄우우..."
"레후우웃.."

옆에 있던 달마 자판기는 어제 배가 불렀던것과 달리, 조금 볼살이 마른채로 벽에 기대어 서있었다. 자판기는 구더기를 훌륭히 만들어낸건지, 바닥에는 크기가 제각각인 구더기들이 곤히 잠들어있었다.

"오늘은 오마에로 정한 데스우."

미도리는 운치굴을 한번 쓰윽 둘러보더니, 더 통통해보이는 구더기 한마리를 집어들었다. 

"레후...레후우...?"
"오늘은 오마에를 밥씨를 정한 데스. 훌륭한 아침씨인 데스웅~"

구더기는 밤새 운치를 먹었던건지, 몸집이 꽤 통통했다. 자들이 나누어먹어도 손색이 없을만한 크기였다.

"레후우. 프니후! 오바상의 프니프니인  레후? 기쁜레후!"

미도리의 손에 잡힌 구더기는 그저 생각없이 꼬리를 살랑살랑. 양 발과 손을 파닥파닥거리며 밝게 웃고있었다. 미도리는 그런 구더기를 바라보며 골판지 집 뒤로 이동했다.

"데에. 자들의 앞에서 손질을 할순 없는 데스우..."

식량 공급원을 찾은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미도리의 자들중에는 6녀가 있었다. 서로서로를 잘 챙겨주는 미도리의 자들이였기에, 구더기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고있을게 분명하다. 미도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들이 구더기인것을 모르게 손질하는 데스우."

미도리의 자들은 일반 들실장처럼 동족식을 해본적이 없다. 배고프면 당연하다는듯이 잡아먹는게 실장석이지만, 그 맛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미도리의 자들에게 뭔지 모르는 구더기를 먹으라고 들이밀게 된다면, 혼란스러워할게 분명했다. 게다가 
구더기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자들이 6녀를 생각하며 거부할지도 모르는 상황. 그래서 미도리는 운치굴 안의 자판기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지 않을 생각이였다. 어차피 여름을 나기위한 자판기이다. 자들은 더운 탓에 집밖에 나가지 않는다. 운치도 집 안에 있는 운치굴을 이용하면 된다. 자들을 완벽하게 속일수있을거라고, 미도리는 생각했다.

"레후우? 긴긴반짝씨인 레후? 프니프니인 레후?"
"그런 데스. 잠깐 눈을 감으면 금방인 데스."
"레후! 신나는 레후! 프니후!"

미도리는 말로 구슬려 구더기를 눈을 감게 했다, 괜히 잘못 해 소리라도 지르면 곤란했기 때문에, 구더기가 눈을 감은 그 순간, 재빠르게 옷을 벗기고, 단검으로 머리카락을 제거했다.

"레후! 프니..프니후? 옷씨는 어째서 가져가는 레후? 소중소중한 옷씨인 레..레후? 머리씨가 이상한 레후. 나풀나풀레후? 오바상-"
"조용히 하는 데스우."

구더기가 이상함을 느낄때즈음에는 이미 독라 상태. 미도리는 손으로 구더기의 몸 이곳저곳을 만져, 위석의 위치를 알아내고는, 신속하게 위석을 단검으로 꿰뚫었다.

"레- 레삐이-후.."

-파킨!

"...손질이 끝난 레후."

위석을 파괴당해 축 늘어진 구더기를 미리 준비한 돌 위에 내려놓고, 먹기 좋게 5등분한다. 가급적이면 구더기인것을 알아볼수없게, 머리 부분은 몽땅 잘라내었다. 

"이정도면 완벽한 데스. 머리 부분은 와타시가 나중에 먹는 데스우."

5덩이로 나뉜 구더...고기를 보더니, 미도리는 만족한 표정으로 골판지 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자들은 일어나는 데스우. 마마가 우마우마한 밥씨를 구해온 데스."
"테..테에...아침씨인 테치?"
"테에. 밥씨. 먹고싶은 테츄."
"레치? 마마...?"
"레후. 프니프니가 마려운 레후."
"테에? 아침씨는 뭐인 테츄?"

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빛. 미도리의 말에 하나 둘씩 눈을 부비며 깨어나는 자들. 미도리는 깨어난 자실장들에게 고기를 한덩이씩 건네주었다.

"텟. 꼬기인 테치!"
"꼬기! 꼬기인 테츄!? 마마가 최고인 테츄웅!"
"테에! 우마우마한 밥씨인 테츄아!"
"레에. 꼬기. 아타치, 좋아하는 레츄."
"레후~ 꼬기꼬기레후!"

자신의 몫의 고기가 주어지자, 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뻐하는 자실장들. 미도리는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지금은 해씨가 약한 데스. 특별히 마당에서 먹어도 좋은 데스우!"

"테치! 경치씨가 좋은곳에서 먹는 테츄아!"
"테치테치! 소풍테치네!"
"텟! 아타치도 가는 테츄!"

그동안 자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주지 못했던 미도리는 자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던건지, 마당으로의 외출을 허락해주었다. 긴 여름속에서 오랜만에 보는 행복한 얼굴들. 아무리 마당에서 안좋은 기억이 많다고는 해도, 미도리는 마마다. 자들의 그런 모습을 보자, 마음이 누그러지고 마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데스우. 와타시가 지켜보고있으면 안전한 데스우."

미도리는 집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바깥에 앉아 밥을 먹는 자실장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먹지않아도 배가 부르다. 드디어 가족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바깥을 바라보는 와중에...

"...레치. 마마. 마마레치."
"데스우? 5녀. 어째서 나가지 않는 데스? 바깥은 시원한 데스."

옆에서 마마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을 거는 5녀. 5녀는 받아든 고기를 하나도 먹지 않은채로 미도리를 올려다보고있었다.

"레에. 마마. 하고싶은 말이 있는 레치."
"데스? 하는 데스. 무슨 일인 데스우?"

어딘가 할 말이 있어보이는 5녀. 미도리는 고개를 숙여 5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할 말이 있는걸까? 싶었던 그 때.

"...마마. 이 밥씨는 어디서 구한 레츄?"
"...데, 데에?" 

미도리에게 있어서는 적잖아 충격인 5녀의 질문. 다름아닌 6녀를 좋아하는 5녀다. 구더기인걸 알지 못하게 꼼꼼히 처리했다. 분명 눈치채지 못할줄 알았는데, 미도리는 당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5녀. 무슨 말인 데스우. 마마가 구해온 데스. 자들이 잠든 사이에 공원에 다녀온 데스."
"...정말인 레치? 아타치. 밤씨에 깨어있던 레치."
"데, 데에? 어째서 밤씨에 깬 데스까. 5녀."
"우지챠의 소리가 들렸던 레치. 하지만 6녀 우지챠는 소리 내지 않았던 레치. 문씨가 열려있었던 레치. 문 밖에 마마가 뭔가 하고있었던 레치."
"데, 데, 데엣."

5녀, 엄지는 본능적으로 구더기와 함께하게 된다. 자실장에 비해 비교적 작은 엄지는 솔직히 말해 쓸데가 없다. 식량만 축내는 가족 구성원인것이다. 그때문에 엄지는 본능적으로 구더기를 찾아 프니프니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도 쓸모가 있다고, 버리지 말아달라고. 그 본능이 어젯밤에 5녀를 깨운것이다.

"...아무일도 없었던 데스. 잠깐 마당씨에 나갔던 데스. 마마는 생각이 많은 데스."
"레에. 마마는 우지챠 소리를 내지 않는 레츄. 게다가 마마는 운치굴까지 걸어간 레치. 마마. 마마?"
"...."

미도리는 생각했다. 5녀는 알고 말았다. 간밤에 있었던 일도 자세하게 알진 못하지만, 갑자기 생겨난 이 고기와 연결지어 생각하려고 하고있는것이다. 그나마 실장석이라는것이 다행이였다. 엄지는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확실하게 연관짓지 못하는 모양이지만, 이대로라면 들키는것은 시간 문제였다. 
미도리는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맞는 데스. 마마는 밤씨에 구더기를 만난 데스."
"레에? 정말인 레츄?"
"그런 데스. 구더기가 배고파한 데스. 그래서 운치굴의 운치를 준 데스."

말했듯이 엄지는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다. 거짓말로 속여넘기면 그만인 일. 미도리는 그 자리에서 거짓말을 술술 지어냈다.

"레에. 운치는 먹을수 있는 레치?"
"그런 데스우. 구더기는 운치를 먹는게 제일 좋은 데스. 매일 프니프니를 해주기때문에 운치가 부족한 데스."
"레에! 확실히 그런 레치! 마마는 똑똑한 레치요!"

구더기는 운치를 먹으면 좋다니. 운치는 누구나 먹지 않은 그저 똥일뿐인데. 미도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5녀를 쓰다듬었다.

"걱정 마는 데스. 그 구더기는 무사히 돌아간 데스. 마마가 가져온 고기는 집주인사마에게 받은 데스. 걱정하지 마는 데스요."
"레에! 마마는 역시 똑똑한 레치! 알겠는 레츄! 마마!"

얼렁뚱땅 미도리의 거짓말에 속아넘어간 5녀는 미도리에게 쓰다듬받으며 방방 뛰더니, 그제서야 안심했다는듯이 그 자리에서 고기를 오물거리며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레에엣! 꼬기! 맛있는 레치! 극상의 아마아마인 레츄웅!"
"착한 자인 데스. 꼭꼭 먹는 데스우. 마마는 바깥의 장녀들을 보러 가는 데스우. 5녀는 집안에 얌전히 있는 데스우~"

미도리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급하게 바깥으로 나갔다. 말로는 능숙하게 위기상황을 넘긴 미도리.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보이지만, 미도리의 위석은 긴장감에 쿵쾅쿵쾅 뛰어댔다.

'데, 데에. 어떻게든 넘긴 데스. 다행인 데스우.... 이제 들킬 일은 없는 데스. 내버려두면 되는 일인 데스우.'

자신의 긴장한 표정을 들키지 않기위해, 미도리는 적당히 이유를 대며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이게... 이 간단한 행동이... 잠시 후의 참사를 불러일으키고마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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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츄웅! 마마! 아마아마한 테치!"
"테엣! 입 안에서 고소고소아마아마녹아내리는테츄우!"
"그런 데스. 장녀와 차녀가 기뻐하는걸 보니 마마도 기쁜 데스우."
"테츕테츕. 꼬기의 육즙이 끝내주는 테츄웅~"

이른 아침. 아직은 선선한 바람이 불고있는 가운데, 마당에 나와 앉아있는 장녀. 차녀. 3녀와 미도리는 서로서로 환하게 웃으며 아침식사를 즐기고있었다. 며칠만에 먹어보는 제대로 된 밥. 미도리 일가는 그저 기쁠뿐이였다.

"....츄..."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골판지 집. 집 안에는 엄지와 구더기. 5녀와 6녀가 바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레치! 우지챠는 알고있는 레치? 우지챠는 운치를 먹을수있는 레치!"
"레후? 정말인 레후?"
"정말인 레치. 마마가 말해준 레치요."

꼬리를 흔들며 바닥에 엎드려있는 6녀를 쓰다듬는 5녀. 방금 미도리가 했던 말을 곱씹는중이였다. 운치는 실장석이 흔히 먹는것이지만, 미도리는 항상 먹을것을 구해와
자들을 먹였기 때문에, 5녀와 6녀는 그 사실을 알지못했다.

"레후! 어쩐지 운치에서 아마아마한 냄새가 났던 레후. 마마는 대단한 레후! 오네챠도 대단한 레후!"
"레츄. 궁금한 레치. 운치는 아마아마한 레치? 냄새는 별로였던 레츄아..."
"레후! 먹어보면 되는 레후! 오네챠! 운치굴로 가는 레후!"
"레에? 그런 레치. 우지챠는 똑똑한 레츄!"

엄지와 구더기. 어린 실장석들은 평범한 자실장에 비해 지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궁금해하고, 겁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미도리가 말했던 운치를 먹을수있다는 이야기. 5녀는 그것이 매우 궁금했다. 

"레에. 그렇다면 마마는 왜 말린 레치? 레에?"

5녀는 예전, 봄에 5녀가 집 안 운치굴에 있던 운치를 퍼 먹으려고 하자 미도리가 말렸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운치는 먹을수있던게 아닌가? 그렇다면 왜 자신을 말린것인가? 5녀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고, 그 덕분에 구더기의 말은 5녀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말이 되었다.

"레에. 앞에 마마가 있는 레치. 마마 몰래 먹고싶은 레츄. 운치굴로 가는 레치!"
"레후~ 프니후!"

집 앞에는 미도리가 앉아있었다. 운치는 집 안 운치굴에서 퍼먹으면 그만이였지만, 미도리가 말렸던 기억 덕분에 몰래 먹고싶었던건지, 5녀는 그 즉시 구더기를 들어올리고, 집 바깥으로 걸어나가, 운치굴로 향했다. 운치굴에는 미도리가 숨기고싶어하는 비밀. 간밤에 잡아온 자판기와 그의 자실장들이 있었지만, 미도리는 집을 등진채로 앉아있었기때문에 눈치채지 못했다.

"테치테치!"
"데스우웅~"

"레에. 마마는 바쁜 레츄."
"레후?"

미도리는 자들과 함께 웃으며 떠드는중이였다. 자신이 간밤에 저지른 일을 잊고싶기라도 했던걸까? 아니면 간만에 본 자들의 기쁜 표정에 넋을 잃은걸까? 어느쪽이던간에, 미도리는 5녀를 막지 못했고, 작은 엄지의 걸음으로 5녀는, 그대로 집 바로 옆 운치굴로 걸어갔다.

"레에. 도착한 레치."
"레후? 여기가 운치굴인 레후? 어쩐지 그리운 느낌이 드는 레후!"
"레츄? 종이씨로 막혀있는 레치. 들어갈수 없는 레츄?"

5녀에게 안겨 꼬리를 파닥이는 6녀. 5녀는 신문지로 뒤집힌 상태의 운치굴을 발견했다. 이대로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판단한건지, 5녀는 구더기를 제 앞에 내려놓고, 쭈그려 앉았다.

"레치. 아타치가 들어올리는 레츄. 우지챠. 조금만 기다리는 레츄!"
"레후~ 알겠는 레후! 오네챠 힘내는 레후!"
"레엣, 레츄아아앗!"

5녀는 엄지. 다른 자실장에 비해 체격이 왜소했기때문에, 신문지 한장을 들어올리는것도 미도리는 한손으로 할수 있는 일이지만, 5녀에게는 만만찮은 일이였다. 5녀는 신문지의 가장자리를 두 손으로 잡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레엣, 레에에엣...!"
"레후! 운치굴이 보이는 레후. 깜깜씨가 가득한 레후?"

신문지가 점점 들어올려지고, 보이는 운치굴 내부. 내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5녀는 당황했다. 잠시 운치만 가져올 생각이였는데, 안은 생각보다 더 무서운 공간이였던것이다.

"레에. 아타치가 매일매일 운치를 싸던 그곳이 맞는 레치? 조금 무서운 레츄아..."

5녀는 깜깜한 내부를 보고는, 조금 겁을 먹은건지,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혼날지도 모르지만 운치는 마마에게 부탁해 한움큼만 꺼내달라고 하면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며 뒤로 빠지고 있던 그때.

"레후! 오네챠! 들어가는 레후! 어째서 뒤로 가는 레후?"
"레, 레엣. 나중에 오는 레치. 나중에-레츄아아앗-!?"
"레, 레후우웃-!?"

5녀의 발 밑에 있던 6녀가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어 5녀를 바라보았다. 당연히 5녀는 운치굴만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하던 상황. 한 발은 뒤로 옮기고, 한 발로 버티던 불안불안한 자세의 5녀가, 6녀의 의도치않은 몸통박치기때문에 발이 미끄러지고말았다.

"레츄아아아앗-!?"
"레후우우웃-!?"

그리고 5녀와 6녀는 주르륵. 운치굴에 빠지고 말았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 미처 미도리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둘은 깜깜한 운치굴에 빠지고 말았다. 포옥. 들쳐졌던 신문지는 그대로 덮어져버렸고, 5녀가 서있던 자리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레후아아아...아픈 레치. 운치굴에 빠져버린 레츄..."
"레후...세상씨가 빙글빙글 도는 레후우..."

5녀와 6녀는 굴러떨어진 바닥. 먼지구름속에서 머리를 흔들며 일어났다. 일어난곳은 운치굴의 바닥. 운치굴은 신문지로 덮힌것때문에 사방이 깜깜한 모습이였다.

"레에. 어두운 레치. 다시 올라갈수 있는 레츄?"
"레후. 운치 냄새가 나는 레후. 어쩐지 고소고소한 느낌이 드는 레후웃..."
"레엣. 레치이이잇! 레에에....미끌미끌한 레치. 올라갈수가 없는 레츄우..."

5녀는 뒤로 돌아, 벽을 타보려고 시도했지만 힘이 역부족이였다. 엄지이기도 하고, 애초에 높이가 높이인지라 엄지가 탈출할수 있을리는 없었다.

"레에...어쩔수 없는 레치. 운치 냄새가 강한 레치. 하지만 마마가 올때까지 기다리는 레치. 기다리는동안 운치를 찾아보는 레치! 우지챠!"
"레후? 좋은 레후! 운치는 아마아마할게 분명한 레후웃!"

올라갈수없다는것을 안 5녀는 어쩔수없다는듯이 다시 몸을 돌려, 구더기를 쓰다듬더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섭기도 하지만 어차피 마마가 금방 와서 구해줄것이고. 5녀의 두려움은 곧 놀러왔다는 느낌으로 변질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선 안됐는데.

"레에. 깜깜한 레츄. 운치굴은 넓은 레츄아..."
"레후? 바닥씨가 축축한 레후."

5녀와 6녀는 무작정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축축한 바닥을 그 작디 작은 발로 밟아가며. 주변을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5녀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레에. 어째서 운치가 없는 레치? 오네챠도, 아타치도 잔뜩 싸는 레츄우. 어젯밤의 우지챠가 전부 먹어버린 레치? 대단한 레치."

그 많던 운치가 하나도 없었던것이다. 운치만 눈에 보였다면 더 앞으로 걸어가진 않았을텐데. 5녀는 운치를 찾기위해 더 깊숙하게 들어갔고...

"레에. 우지챠. 똑바로 따라오는 레치. 깜깜씨가 가득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레-"
"레후우! 프니후! 프니후! 새로운 프니프니인 레후?"
"레, 레에? 우지챠? 우지챠인 레후? 이상한 레후? 우지챠는 아타치 뒤에 있는 레치. 레, 레에?"
"레후? 친구챠인 레후? 반가운 레후~"

어째서 운치가 보이지 않는건지, 5녀는 발에 채인 낯선 구더기를 보고는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레, 레에. 운치굴에 우지챠가 있는 레치? 이상한 레치. 레에..."

"레후! 마마는 어디있는 레후?"
"운치 아마아마한 레후! 좀 더 먹는 레후우~"
"프니프니후! 우지챠, 프니프니를 요구하는 레후!"
"레후...운치는 모두의 것인 레후! 혼자 먹으면 치사한 레후웃!"
"레후? 마마의 냄새가 느껴지는 레후..."

5녀가 고개를 들어 운치굴을 바라보자, 어둠에 적응된 5녀의 눈에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졌다. 안쪽의 운치굴에는, 10마리의 구더기들이 저마다 소리를 내며 운치를 먹고있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저마다 통통한 몸을 흔들고있었다. 

"레후! 오네챠인 레후? 프니프니를 요구하는 레후. 다른 오네챠는 바빠서 힘들어보이는 레후우."

5녀 발 밑의 구더기는 작은 팔과 다리를 뽈뽈 움직이며 5녀에게 프니프니를 요구하고있었다. 구더기의 그 말에 5녀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레에? 오네챠? 운치굴에 다른 오네챠가 있는 레후? 레에. 아타치는 모르는 레치. 마마는 운치굴에 운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 레츄우. 레에. 이상한 레치..."
"레후? 오네챠 핀치인 레후? 친구챠는 운치를 잔뜩 먹은것같은 레후.."

5녀는 미도리에게 운치굴에는 운치밖에 없다고 배웠다. 실제로 5녀도 운치굴에 운치를 쌀때에는 밑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들어온 깜깜한 운치굴 내부는 전혀 달랐다. 마치, 무언가를 키우는 농장 같은 느낌의-

"테에? 우지챠가 아닌 테치. 오마에는 누구인 테치?"
"레엣. 오네챠인 레치? 아타치를 찾으러 와준 레치카!?"
"테에. 오마에는 누구인 테치? 새로운 프니프니 노예챠인 테치?"
"레, 레에. 독라오네챠인 레치. 아타치의 오네챠는 독라가 아닌 레츄. 오네챠타치는 누구인 레치카?"

5녀의 그런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두 발로 선 무언가가 어둠속에서 걸어왔다. 구더기가 아니다. 독라상태로, 몸에 운치를 잔뜩 묻힌채로 걸어오는 자실장. 달마 자판기의 자들이였다. 방금까지도 구더기의 프니프니를 했던건지, 두 손에는 운치가 가득했다.

"테에. 노예챠가 아닌 테치? 아타치타치는 똥오바상에게 잡혀온 테치."
"레에. 아타치는 운치를 찾으러 온 레치. 실수해서 운치굴에 빠져버린 레치요."
"테에. 운치굴에 빠진 테치? 그렇다면 오마에는 똥오바상의 엄지챠인 테치카?"
"레에엣! 아타치의 마마는 똥오바상이 아닌 레츄! 당장 사과하는 레치!"

5녀의 앞에 선 두 자실장은 5녀가 신기하다는듯이 이리저리 둘러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노예인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테프프. 당첨인 테치. 오마에는 똥오바상의 엄지챠가 분명한 테츄."
"테치. 오마에는 쓸모있어보이는 테치. 우마우마한 기회씨인 테치요. 어떤 테치? 이 엄지챠를 인질씨로 잡는 테츄."
"테에. 그걸로 아타치타치가 탈출하는 테치카? 세레브한 생각씨인 테츄웅! 마마는 틀린 테치. 아타치타치만이라도 탈출하는 테치요."
"레, 레에? 오네챠타치. 무슨 말인 레치? 레, 레에?"

-똥 오바상이라고 불리자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화를 내는 5녀의 모습을 보자, 자실장들은 확신했다. 5녀는 자신들을 가둔 성체실장의 자라는 것을. 그 순간 자실장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테프프. 우선 그 전에 아타치타치의 분노를 보여주는 테치."
"테프픗! 아타치도 똑같은 생각씨였던 테츄. 똥오바상의 잘못씨를 오마에가 대신 갚는 데스. 흠씬 두들겨패주는 테츄우~"
"레, 레에! 무슨 소리인 레치카! 저리 가는 레치! 레츄아아앗! 저리 가는 레치!"

자실장들은 둘이 서로 마주보고 고개를 한번 끄덕거리더니, 곧바로 5녀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큰 자실장 둘의 접근에 긴장해 뒤로 물러서는 5녀. 5녀는 자신의 마마인 미도리가 이 둘을 가두었다는 사실을 알리가 없었다. 5녀는 그저 당황한채로 얼빠진 소리밖에 내지 못했다.

"테프픗. 소용 없는 테치. 무의미한 저항씨인 테치요."
"레, 레츄아아앗! 놓는 레치! 아픈 레츄! 렛챠아아아!"
"저 안으로 가는 테치. 넓어서 떄리기 좋은 테츄웅~"
"좋은 생각씨인 테치이!"

그렇게 5녀가 당황한 사이에, 자실장중 하나가 5녀의 머리카락을 낚아챘다. 자실장과의 체격차이에 꼼짝도 못하고 머리카락을 사로잡힌 5녀. 열심히 몸을 흔들어보지만, 더 크게 움직였다가는 머리카락이 끊어져버리고 만다. 5녀는 그저 위협적인 소리만 내며, 질질질. 자실장에게 운치굴 깊은곳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렛츄아아아! 우지챠! 우지챠! 아타치를 구해주는 레치! 핀치인 레치이이!"

바닥에 질질 끌리는 다리때문에 땅바닥에 눈 위를 지나간 스키자국마냥 11자로 남은 흔적. 5녀는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에 필사적으로 6녀를 찾았다. 이 깜깜한 곳에서 유일하게 아는 실장석. 6녀는 애타게 구더기를 불렀다. 하지만...

"레후! 운치가 아마아마한 레후웅! 레츕레츕...친구챠. 운치는 대단한 레후!"
"레후우! 우지챠도 처음엔 놀란 레후. 무리도 아닌 레후우! 레챱레챱!"

그렇게 애타게 찾는 6녀는, 어느새 구더기 한마리와 친구를 먹은채로 바닥에 쌓인 운치를 레챱레챱. 맛있게 먹고있었다. 끌려가는 5녀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운치를 먹는것에 집중해서, 결국 5녀의 말은 구더기에게도 닿지 않았다.

"레츄아아아아! 싫은 레치! 마마! 마마아아아앗-!!!"

그렇게 5녀는 운치굴의 깊숙한 어둠으로 끌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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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츄웅~ 아마아마테츄우~"
"데에. 벌써 다 먹은 데스? 자들은 먹성씨가 대단한 데스우."
"테치! 꼬기는 맛있는 테치! 고소고소씨가 극상의 맛인 테치이~"

그 시각. 마당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있는 미도리와 자들. 자들은 전부 식사를 끝낸 참이였다.

"데에. 이제 들어가는 데스우. 우마우마한 밥씨는 끝난 데스. 곧 더워더워씨가 찾아오는 데스우."

자리에서 슬슬 일어나는 미도리. 이정도면 충분히 바깥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시 집 안에 들어가 여름을 버텨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있자니-

"테에. 마마. 배고픈 테치. 아직 부족한 테츄우..."

무언가 잡아당기는 감각. 시선을 내리자, 밑에서 차녀가 미도리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을 걸고있었다. 차녀는 자신의 배를 쓰담쓰담 만지며 배고프다는 의사를 보이고있었다.

"데에?아직도 부족한 데스우? 하지만 우마우마한 꼬기 밥씨는 아껴먹어야 하는 데스. 참는 데스. 차녀."
"싫은 테치! 마마! 아타치타치, 더워더워씨가 가득한 날에는 제대로 밥씨를 먹어보지 못한 테치! 그날의 밥씨를 모두 요구하는 테치!"
"데에. 억지인 데스우. 지나간 밥씨는 돌아오지 않은 데스..."
"부탁인 테치! 마마. 오네챠도, 이모토챠도 원하고있는 테치."

안된다는 미도리의 말에 고개를 절래절래 지으며 방방 뛰는 차녀. 고기의 힘이였던걸까? 힘이 넘쳐보이는 차녀는 장녀와 3녀를 가리켰다. 

"...테에..."
"테츄우..."

미도리가 바라본 장녀와 3녀의 얼굴에는, 말을 하지 않아도 얼굴로 알법한. 자신들도 그렇다는 이야기를 무언으로 전달하고있었다. 미도리는 잠시 고민했다.

"데에. 밥씨는 아끼는게 좋은 데스. 여름씨가 지나가야 좋은 데스가..."
"...데에. 생각해보니, 여름씨에는 배 터지게 먹는 날이 없었던 데스우. 데에. 지금 한번만은 분명 괜찮은 데스? 데에엣. 그럴게 분명한 데스우."

실제로 저번에는 고추를 가져와 자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일도 있었다. 평소의 미도리라면 차녀를 매우 혼내고, 무시한채로 집에 들어갔겠지만, 그 날은 평소와 다른 날. 고기를 먹는 날. 미도리도 들떠버리고말았던걸까? 결국엔 미도리는 긍정의 의사로 고개를 끄덕였다.

"데에. 어쩔수 없는 데스우. 한번만 더 먹는 데스. 알겠는데스까?"
"테치! 마마가 사이코인 테츄우!"
"아타치는 믿고있었던 테치!"
"테에. 꼬기테치! 꼬기테츄우~"

왠일로 엄하지 않게 이야기하는 미도리의 말에 폴짝 뛰며 기뻐하는 자들. 미도리는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음을 지었다.

'가끔은 이런 날도 있는 데스우. 자들이 기뻐하는 날이 통 없었던 데스.'

미도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자들의 머리를 하나씩 쓰다듬었다.

"자들은 얌전히 기다리고있는 데스. 마마가 금방 가져오는 데스요."
"""테에! 알겠는테츄요!"""

그러고는 자들의 발랄한 목소리를 뒤로 한채로 미도리는 운치굴로 향했다. 구더기는 많으니까, 한마리 정도는 더 먹어도 괜찮겠지. 미도리는 생각했다.

"데에. 통통한 녀석을 고르는 데스우."

운치굴 앞에 도착한 미도리는 신문지를 전부 걷어내지않고, 입구 부분 조금만 걷어내었다. 귀찮기도 했고, 어차피 손에 잡히는것을 손질하려고 생각중이였기 때문이다.

"레후우! 운치는 맛있는 레후! 우지챠의 우지생! 절반은 손해본 레후우~"

신문지를 조금 걷어내고, 손을 넣어 뒤적이자 곧바로 잡히는 운치로 뒤덮힌 구더기 하나. 미도리는 곧바로 그 구더기를 집어들었다.

"꼬소꼬소한 레후우! 아마아마한 레후우웃!"
"데에. 먹성이 좋은 구더기인 데스. "
"레후?"

미도리는 한손에 구더기를 든 채로 실장 단검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오늘 아침에 했던것처럼 똑같이 손질을 시작했다.

"데에. 프니프니인 데스. 구더기는 어서 눈을 감는 데스우."
"레후! 마마의 프니프니인 레후! 오랜만의 느낌씨가 나는 레후우~"
"데에? 구더기가 운치만 먹더니 생각씨가 이상해진 데스우? 오마에의 마마는...아무래도 좋은 데스. 프니프니 시작인 데스우."
"레후! 눈씨 감은 레후! 프니후!"

단검을 들고 손질하려는 찰나, 계속해서 마마라며 외치는 구더기. 미도리는 자판기에서 나오는 구더기들이 상태가 좋지 않은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능숙하게 포대기를 벗기고, 머리카락을 제거했다.

"레후...프니프니후. 아직인 레후? 레...? 레후? 머리씨는 어디간 레후? 우지챠의 옷씨는 어디간 레후?"
"괜찮은 데스. 이젠 쓸모없는 데스우."
"레, 레후우? 레후우?"

영문을 모르겠다며 머리 위에 물음표 표시라도 띄운것마냥 당황하는 구더기를 무심하게 바라보며 곧바로 배를 문지르는 미도리.  이리 저리 만져보자, 복부에 딱딱한 위석의 위치를 알아냈다. 미도리는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데스웃!"

푹-!

"레, 레후! 마마-레후우우웃!? 레, 레삐이잇. 마, 마마아앗....레쀼앗-!"

구더기의 위석을 검으로 관통했다. 구더기는 온 몸을 발발 떨며 괴로워하다가, 미도리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애원하는 목소리를 흘렸다.

"마마앗. 마마아앗. 레후웃. 레삐잇. 레뺘아앗. 어째서인 레뺘아앗! 우지챠는 마마-레뺫-"

-파킨!

그리고는 여느 구더기들과 다름없이 파킨. 위석이 붕괴해 눈동자가 사라진채로, 미도리의 손 위에서 추욱. 몸을 늘어트린채로 죽었다.

"...데에. 기분나쁜 구더기인 데스우. 오마에는 와타시의 자가 아닌 데스."

그런 모습에 미도리는 약간의 꺼림칙함을 느꼈다. 아까 아침에 손질한 구더기는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무언가 본능이 외치는듯한 느낌이 있는듯한. 없는듯한. 왜 이런 느낌이 드는걸까? 무언가 잘못된건가? 혹시라도-

"...아무것도 아닌 데스우. 이제는 우마우마한 밥씨인 데스."

...하지만 미도리는 괜한 생각이라는듯이, 고개를 두어번 흔들고는 구더기를 먹기좋게 5등분했다. 항상 아침에는 얼마나 줘야 보존식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면서 자들에게 밥을 줄수있을까 고민했는데. 미도리는 그럴 걱정없는 풍족한 아침식사에 감사한 마음까지 들고말았다. 

"오마에는 훌륭한 자판기씨인 데스. 감사한 데스우."

미도리는 운치굴에 찍. 한마디를 내뱉고는 자들이 기다리는 마당으로 향했다.

"...츄....레...마...앗...."

마당으로 걸어가는 미도리의 뒷모습. 미약한 생명의 소리가 미도리를 불러세우지만, 끝내 미도리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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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들은 받는 데스우."

"테치! 감사한 테치! 마마!"
"테츄웅! 꼬기! 꼬기! 당장 내놓는 테샷!"
"테에! 아마아마꼬소꼬소!"

양손에 고기를 가득 안고 걸어온 미도리. 아까와 똑같이 고기를 나누어주는 모습이지만, 고기를 훽 채가며 유난히 들떠보이는듯한 차녀의 모습. 차녀를 바라보는 미도리는 불안한 마음 뿐이였다.

'데에. 차녀. 예전부터 성격이 거칠어진 데스. 분충...은 아닐게 분명한 데스. 와타시의 자인 데스. 그럴리 없는 데스우.'

하지만 그런걸 생각해봤자 머리가 아프다. 미도리는 이내 고개를 저어 그 생각을 없앴다. 분충끼가 강해지는 나중에라도 혼내면 된다. 분명 괜찮을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 와중에.

-끼이이이익. 

"휴우. 오늘도 날씨가 덥네."

"데에?"

집에서 문을 열며 나오는 토시아키. 매일같이 출근하는 토시아키의 모습은 미도리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모습이였다. 미도리는 여태까지 해왔던것처럼,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데에. 집주인사마. 다녀오는 데스우."
"테에? 테치테치!"
"테츕테츕...테에? 테츕."
"테챱....테치? 테치테츄!"

먹을것에 정신이 팔린 차녀를 뺴고서는 일제히 인사하는 미도리 일가...

"데에? 뭔가 이상한 데스우. 인사소리가 작은 데스?"

...가 아니였다. 미도리 일가는 현재 총 합쳐서 6마리-

"그래. 아침 먹고있구나. 그나저나 두마리는 어디 가버린건가? 안보이는데. 미도리."

그 사실을 알자마자, 토시아키는 미도리에게 가벼운 말을 건네며 대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렇다. 미도리 일가중, 5녀와 6녀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았던것이다...!

"데에. 아직도 집안에 있는 데스?"

미도리가 고개를 돌려 집 안을 보자,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까까지 집 안에 앉아있던 자들이였던건만. 둘 다 보이지를 않았다.

"데, 데에? 5녀? 6녀? 어디 있는 데스우?"
"테츄? 테에. 정말 보이지 않는 테치."
"테에? 그런건 상관 없는 테챱. 테츕테챱."
"테에. 5녀챠? 6녀챠?"

5녀와 6녀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아챈 미도리는 아무래도 불안해진건지, 발을 동동 구르며 마당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5녀어어엇! 6녀어어어어엇! 어디있는 데스우우우우!!"

...하지만 대답이 돌아오진 않았다. 미도리는 잔뜩 당황한 상태로 곧바로 마당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데, 데에. 자들은 마마를 놀래키지 마는 데스. 술래잡기씨인 데스? 장난은 그만두는 데스우. 당장 나와주는 데스!"

수도꼭지. 텃밭. 연못. 마당... 미도리는 전부 샅샅이 뒤져보기 시작했다. 

"여기인 데스우?"
"마마는 화난 데스. 당장 나오는 데스우!"
"부탁인 데스우. 나와주는 데스..."

하지만 그럼에도 5녀와 6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데, 데에. 5녀와 6녀가 마당을 나간 데스? 아닌 데스. 그럴리 없는데스. 그렇다면 와타시의 눈씨에 보였어야 정상인 데스우..."

제자리에서 곰곰히 고민하는 미도리의 모습. 마당을 나갈리도 없고, 샅샅이 찾아봐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마마. 마마."
"데에? 장녀. 무슨 일인 데스우?"

그렇게 고민하는 미도리의 옆에 쪼르르 다가와 말을 거는 장녀.

"마마. 운치굴은 찾아본 테치? 5녀챠가 혹시 운치를 싸다 빠져버린건 아닌 테츄?"
"데, 데에.."

장녀의 말대로, 미도리는 아직 운치굴을 살펴보진 않았다. 잊어버려서 찾기 않은걸까? 아니. 미도리는 자연스럽게 그곳을 탐색하는걸 꺼렸다. 본능적인 무언가가 그곳에 가고싶어 하지 않았다.

"...장녀는 똑똑한 데스. 분명 나중에 훌륭한 마마가 될게 분명한 데스우."
"테치이?! 정말인 테치? 신나는 테츄우~"
"그런 데스. 마마는 운치굴을 살펴보는 데스. 장녀는 얌전히 기다리고있는 데스."

하지만 장녀의 현실적인 말에 정신을 차린 미도리. 어쩔수없다는듯이 미도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운치굴로 향하기 시작했다.

"...."

한걸음.

"....데에..."

한걸음.

"...데스으..."

그리고 또 한걸음. 운치굴로 향하는 발걸음은 느렸다. 한 걸음을 내딛는게 마치 10년과도 같았다. 무언가 잘못됐다. 이상하다. 왜 그런거지? 그런 생각들이 미도리의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데스우..."

...힘든 순간이 지나가고, 운치굴에 도착한 미도리. 미도리는 착찹한 얼굴로 그 자리에 10초정도 서있다가, 상체를 숙여 신문지의 끝자락을 잡았다. 어째서인걸까? 어째서 이곳을 보기 힘든걸까?

"...그럴리가 없는...데스우..."

사실은 미도리도 알고있었다. 왠지 모르게 알고있었다. 아까 자신이 운치 이야기를 해서 이곳에 왔다가 빠져버린걸까? 5녀가 만약, 그래서 이곳에 빠졌다면...빠졌다면....그렇다면 어떻게 됐을지. 그 모습을 어렴풋이 에상하고말았던것이다. 미도리의 손은 그 어느때보다도 잘 움직이지않았다.

"...데, 에엣...부탁인 데스우. 와타시의 생각씨는 틀리는데스으읏..."

그리고 미도리가 괴로운 표정으로 신문지를 들어올리자...

".....테치! 테치이잇! 테히. 테히. 테에? 드디어 온 테치? 늦은 테치. 테프프."
"테휴우. 이 엄지챠. 질긴 테치. 아무리 때려도 타격감씨가 죽지 않는 테츄웅~!"

운치굴 깊은곳으로, 무언가를 둘러싸고 땀을 흘리며 일어나있는 운치굴 노예 자실장 둘과...

"...레...히이이...마...마앗...."

...묵사발이 되어있는 5녀가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데, 데, 데, 데..."

"테프픗! 똥오바상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테치. 똥오바상! 빨리 아타치타치를 꺼내는 테치! 오바상도 이렇게 되고싶은 테츄카!?"
"테프프픗! 아타치타치가 진심을  내면 이정도인 테츄! 당장 똥 오바상-"

"5녀어어어어엇-!!"

"테츄아아아!?"
"테챠아아앗-!?"

미도리의 눈에는 수많은 구더기들도, 우쭐거리고있는 분충 자실장 두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바닥에 쓰러져서 힘겹게 자신을 부르고있는 5녀. 5녀만이 보였다. 미도리는 그 즉시, 5녀 주변에 있던 자실장들을 밀어내고, 5녀를 집어들어 운치굴에서 빼냈다.

"데에에에엣! 5녀! 정신을 차리는 데스! 눈을 뜨는 데스우! 5녀!"
"레...히이...이..."

미도리의 손 위에 눕혀진 5녀의 상태는 심각했다. 아니, 끔찍했다. 작고 귀여웠던 두 팔은 꺾여있었다. 의도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꺾은건지, 뼈가 제멋대로 솟아나있었고. 도톰한 두 다리는 먹혀있었다. 말 그대로, 발을 조금씩 갈아먹은건지 조그맣게나마 남은 다리에는 선명한 이빨자국이 보였다. 
5녀가 애지중지하던 옷은 갈기갈기 찢겨져, 운치굴 바닥 사방팔방에 흩어져있었고, 윤기가 나던 머리카락들은 운치 속에 쳐박혀있었다. 5녀의 하반신은 계속해서 걷어찼던건지, 일부분은 아예 짓눌려 형태가 남아있지를 않았고, 머리는 왼쪽이 함몰되어, 마치 왼쪽 눈이 없어진듯 했다. 상대를 죽이겠다고 때린게 아니라, 철저하게 괴롭히기 위해서 만든 상처들이였다.

"마...마앗...."
"데에에에에엣! 5녀! 정신 차리는 데스우! 마마가 도와주는 데스! 눈을 뜨는 데스! 5녀!!!"

5녀는 그저 몸을 바들바들 떨며, 안심한건지 애써 얼굴을 웃으려 했지만, 반쯤 구겨진 얼굴로는 그러질 못했고, 그저 곧 죽을것마냥 달달 떨고만 있었다.

"데, 데엣. 6녀. 6녀는 어디있는 데스? 6녀. 6녀! 대답하는 데스우! 6녀!"

5녀는 찾았다. 부디 6녀는 무사히 있기를. 미도리는 마음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운치굴에 6녀를 찾는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여기서도, 6녀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6녀! 어디간 데스우! 어디있는 데스우. 무사히 있는 데스? 그렇다면...그렇다면 다행인 데-"

여기서도 대답하지 않는걸 보아하니, 6녀는 다른곳에 숨어있나보다. 무사히 있나보다. 미도리는 안도의 한숨을...

"테에? 똥오바상 미친테치? 똥오바상의 우지챠는 똥오바상이 가져간 테치. 머리 아픈 테치?"
"테프프. 그때 조용히 있었던건 훌륭한 생각씨인 데스. 덕분에 똥엄지챠에게 매운맛을 더 보여줄수있었던 테츄우!"

쉬려고 했지만, 한숨을 내리끊는 노예 자실장들의 말 한마디. 자신이 데려갔다? 오늘은 두마리밖에 안꺼냈는데. 첫번째 식사에는 다같이 있었는데.

"...데에? 데에? 그, 그럴리 없는 데스우. 우. 와, 와타시는. 와타시는..."

두번째 식사때 꺼낸 구더기. 자신을 마마라 불렀던 기억. 그렇다면 자기 자신은, 6녀를. 자신의 손으로-

"데, 데갸아아아아아앗! 6녀어어어엇! 6녀어어어어엇!"

미도리는 떠올리고싶지 않던 결과를 도출해내자, 큰 소리로 절규하며 자실장들이 있던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마당에서 고기를 사이좋게 나눠먹고있는...아니. 

"데갸아아아아앗! 6녀! 6녀! 미안한 데스우! 미안한 데스우! 정신 차리는 데스! 정신 차리는 데스으으!"
"테, 테치이이잇! 마마? 어째서 꼬기를 빼앗아가는-테, 테챠아아앗!? 5녀챠아아!?"
"테치이이잇! 뭐인 테치! 당장 우마우마한 꼬기를 돌려내는 테챠아아아앗-!!"
"테, 테에? 무슨 일인 테츄? 마마?"

마당에서 6녀를 사이좋게 나눠먹고있는 자들에게서, 미도리는 6녀였던것을 빼앗아 하나로 뭉치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데엣! 와타시가 잘못한 데스우! 6녀! 정신 차리는 데스!"

6녀는 위석을 파괴당했다. 다시 살아날리가 없다. 하지만 미도리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였다. 

"데, 데에! 집주인사마! 집주인사마에게 부탁하는 데스우! 3녀도 살려준 데스. 분명히 가능한 데스! 집주인사마아앗-!!"

미도리는 이리저리 고깃덩어리를 붙이려 하다가, 잘 되지 않았던건지, 이번엔 눈에서 색눈물을 흘리며 제 자리에서 일어나 토시아키를 찾기 시작했다. 확실히 5녀는 치료를 받으면 살수 있다. 하지만 까먹은것 아닌가? 토시아키는...

"데...에. 집주인사마는. 방금 나간 데스? 데, 데에? 그럴리 없는 데스우. 그럴리 없는 데스우."

방금 출근한 상태. 적어도 9시간은 지나야 집으로 돌아온다. 5녀의 상태는 처참했고, 토시아키가 돌아올때까지 버틸수있을리가 없었다. 물론 미도리도, 그 사실을 알고있었다.

"데에에에에엣! 오로롱! 오로롱! 집주인사마! 돌아오는 데스우우웃! 부탁인 데스! 5녀가. 6녀가 죽어가는 데스우우우!"

미도리는 곧바로 대문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러면 돌아오지 않을까? 이러면 돌아와서 분명 5녀를 치료해줄거라고..

"...."

"콘페이토 5알을 드리는 데스우! 부탁인 데스우우우! 5녀가. 죽어가는 데스우. 자들이 죽어가는 데샤아아아아아아앗-!!"

"......"

"왜 아무말도 없는 데스! 대답해주시는 데스! 집주인사마아아아아아앗-!!!!"

하지만 세상은 그런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토시아키는 정확히 9시간 후에 돌아온다. 여느때나 다름 없이. 대문엔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았다.

"데,에에...데에에...데시아아앗....오로롱..."

결국엔 슬픔을 감당할수없었던건지, 미도리는 무릎을 꿇고 색눈물을 펑펑 흘리며 절규했다. 자신이 5녀와 6녀가 죽게 만들었다. 자신이 신문지를 전부 들춰냈다면, 구더기를 더 먹어도 된다고 하지 않았다면. 죽이기 전에 구더기의 말을 들어봤다면. 애초에 자신이 거짓말을 5녀에게 하지 않았다면...

"어쨰서 이런 데스우...와타시는 자들을 행복하게 키우고싶었던것일뿐인 데스. 어째서 이런 슬픈일만 찾아오는 데스? 어째서인 데스...오로롱..."

미도리는 자기 자신을 원망했다. 어째서 자신은 현명하게 자들을 키우지 못한걸까. 그냥 평범하게 키우고싶었던것뿐인데. 어째서. 

"...레..츄아아아..."

"데, 데에엣..!"

하지만 그런 생각은 5녀의 울음소리에 박살이 나고말았다. 그래, 아직 5녀가 살아있다. 조치를 잘 해서 9시간동안 버틴다면 5녀는 구해낼수 있다. 아직 5녀를 살릴수있다. 만회할수있다...

"데샤아아앗-!! 포기하지 않는 데스! 5녀! 5녀만큼은 와타시가 구하는 데스우. 5녀! 마마에게 안기는 데스! 당장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생각을 하며 5녀가 있는곳으로 돌아선 그 순간...

"테츕. 테챱. 아마아마한 테치. 5녀챠. 예전부터 아마아마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덴 테츄가. 역시는 역시인 테츄웅~"
"오..네,챠아앗...마...마앗...."

-파킨!

"...데....에....?"

...미도리에게 보이는것은 엄지를 뜯어먹는 차녀의 모습이였다. 자신이 꿈을 꾸고있는건가? 생각도 해보았지만, 앞에 있는건 차녀였다. 누가 보아도.

"테츕테츕! 똥마마아앗! 아타치의 꼬기를 훔쳐간 테치! 괘씸한 테츄아아앗! 똥마마의 5녀챠를 먹는걸로 혼을 내는 테챱...테챱....테프픗. 분충 5녀는 우마우마한 테치!"
"데에....뎃.....5녀..."

차녀에게 잡혀먹힌다는것이 충격이였던건지, 엄지는 파킨! 청명한 위석의 파괴음과 함께 탁한 눈동자로 죽은지 오래였다. 차녀는 그런 엄지를 들어, 머리를 으적으적. 씹어먹고있었다.

"테챱테챱! 우마우마한 테치! 테츕!"
"테, 테. 테. 테챠아아...? 차...차녀챠...? 테에...?"
".....5녀..챠..? 차, 차녀 오네챠. 무슨짓인 테치!? 5녀챠! 5녀챠아아아!?"

곁에 있던 장녀와 3녀는 기겁을 해 빵콘을 한채로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였다. 차녀의 숨겨져있던 분충끼가 동족식으로 깨어나버린걸까? 씹어먹는 차녀의 얼굴은 더이상 예전의 차녀가 아니였다. 한마리의 짐승. 분충일뿐이였다.

-빠직!

이윽고 미도리에게서도 커다란 파열음이 한번 울려퍼졌다. 

".....차녀."
"테챱테챱. 뭐인 테치? 아타치가 무서운 테치? 꼬기를 돌려주는것으로도 충분한 테츄웅~ 똥마마는 지금 당장 콘페이토를 후식으로 준비하는 테-"
"닥치는 데스."
"테, 테에?"

그리고 그 소리를 계기로, 자들을 사랑하는 미도리는 끝나고말았다.



"테츄아아아아앗! 똥마마! 놓는 테치! 아타치의 세레브한 몸씨에게서 손을 떼는 테츄아아아아아아아-!!!"
"오마에가 죽인 테치. 오마에가 5녀를 죽인 데스. 오마에의 탓인 데스. 오마에가 죽인 데스."

미도리는 5녀를 먹던 차녀를 순식간에 집어들더니, 운치굴로 향하기 시작했다.

"테츄아아아! 똥마마! 미친테치카아아앗! 당장 세레브한 와타시의 머리카락씨에게서 손 떼는 테치! 미친테치카아아앗!"
"오마에는 세레브따윈 없는 데스."
"테, 테에? 무슨 말인 테-챠아아아앗! 머리카락씨가아아앗! 아타치의 세레브한 머리카락씨가아앗! 옷씨가아앗! 또 빼앗아가는 테치!? 똥마마는 죽여버리는 테치! 당장 죽여버리는 테츄아아아아앗-!!"
"오마에는 분충인 데스."

미도리에게 매달려 필사적으로 발악하는 차녀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던 미도리는 곧바로 머리카락을 찢고, 옷을 찢어버렸다. 4초도 걸리지않았다. 차녀는 순식간에 독라가 되어, 처절하게 몸을 떨며 색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텟챠아아앗! 아타치를 운치굴에 쳐넣는건 한번으로 족한 텟챠아아앗! 오마에에에엣! 똥마마아앗! 아타치를 꺼내는 테치아아아아아앗-!!"
"오마에는 편히 죽게 하지 않는 데스. 고통스럽게 죽이는 데스요."

미도리는 운치 굴에 도착하자, 곧바로 운치 굴에 독라 차녀를 집어던졌다. 과거의 기억 떄문인건지, 차녀는 곧바로 운치 굴을 박박 긁어대며 절규하기 시작했지만 미도리는 신경도 쓰지않고, 바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갔다.

"테에? 드디어 아타치타치를 내보낼 생각씨가 든 테치?"
"테에. 운치 노예가 생긴 테치. 아타치타치는 자유인 테치! 아타치타치의 손씨로 얻어낸 자유씨인 테츄웅~"

그 다음, 미도리는 5녀를 빈사상태로 만든 자실장 둘을 집어들었다. 미도리의 손 위에 올라가자, 탈출이라며 기뻐하는 자실장들.

"보존식주제에 말이 많은 데스. 건방진 데스우."
"테? 무슨 이야기인 테치? 아타치타치의 공포씨를 또다시 맛보고싶은텟츄아아아아아아아-!?"
"테, 테에?! 무슨 일인 테치?! 똥오바상! 당장 손 떼는 텟챠아아아아아아-!!!"

그 기쁨은 정확히 미도리가 단검을 집어드는 2초동안뿐이였다. 미도리는 푹.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자실장들의 배를 찔렀다. 그러고는 힘을 줘 커다랗게 갈라버리더니, 반짝이는 위석을 두개 적출해 꺼냈다. 두 자실장은 생생한 고통에 몸부림치며 몸을 경련했지만 미도리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죽은 눈. 옛날의 다정한 눈을 한 미도리의 모습은 찾아볼수 없었다.

"테, 테에에엣...아타치의 소중소중 돌씨가아앗...돌아오는 테치. 아타치의 몸씨로 돌아오는 테-"
"오마에타치도 고통스럽게 만드는데스."
"테, 테에...? 똥오바상. 그건 뭐인 테-엣챠아아아아앗-!! 아픈테츄아아아앗!!"
"텟챠아아아앗! 총구가 아픈 테치! 이런건 엔조이씨가 아닌텟챠아아아아아-!!"

그러고는, 미도리는 긴 나뭇가지를 두개 주워 챙기더니 , 위석이 제거된 자실장들에게 나뭇가지를 입 안으로 꽂아 위에서 아래로. 하나씩 선물해주었다. 실장꼬치의 모습으로 변해버린 자실장 둘, 둘은 공중에서 서로 팔과 다리만 파닥거리며, 색눈물을 잔뜩 흘리고있었다.

"테, 테햐아아...돌씨는 돌아오는 텟챠아아아아! 당장 돌아오는 테치이이잇!"
"테에에에. 테에에에에. 아픈테치아픈테치아픈테치아픈테치아픈테치-"
"이대로 말리는 데스. 훌륭한 보존식이 되는 데스."

미도리는 그렇게 꼬치가 되어 절규하는 두 자실장의 몸을 꿰뚫은 나뭇가지 하단을 잡아, 운치굴의 입구의 바닥에 푹. 박아넣었다. 허수아비처럼 두 자실장은 막대기에 꿰뚫려, 마치 운치굴을 감시하는것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사로잡혀버리고 말았다.

"테, 테. 테에에엣. 보존식이 되어버린 테치."
"테, 테에. 어쨰서 운치굴에 저런게 있는 테치...?"
"...."

장녀와 3녀. 미도리의 뒤를 따라온 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차녀는 순식간에 독라가 되어 운치굴에 갇혔다. 운치굴에서 나온 왠 자실장 둘은 꼬치가 되어 매달려있다. 5녀는 먹혔다. 6녀는 행방을 모른다. 이 모든게 아침에 일어난 일이다. 머리가 똑똑한 장녀로서도 이해하기 힘든 현실. 하지만 미도리는 그런 자들을 바라보고는, 예전과는 다르게.
이해시킬 생각조차 없다는듯이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자들은 당장 집으로 들어가는 데스."
"데, 데에? 차, 차녀챠. 차녀차는 어떻게 된 테치?"
"6녀챠는 어디로 가버린 테치? 마마? 이상한 테치. 소중한 이모토챠타치가..."

영문을 알수없는 상황들에 당연하다는듯이 장녀와 3녀는 미도리에게 상황설명을 요구했다. 자들이 분충이였던게 아니다. 평소의 미도리라면 그랬을것이다. 

"자들은. 당장. 집으로. 들어가는 데스."

하지만 미도리에게서 옛날의 모습은 찾아볼수없었다. 자들을 사랑하던 촉촉한 눈동자는 없어진지 오래. 지금은 퍽퍽하게 말라 비틀어진 눈동자만이 남아있었다. 미도리는 험악한 목소리로, 손을 골판지 집으로 향하고서는 강하게 소리쳤다.

"테, 테치이잇! 마마! 무서운 테치! 마-"
"테츄아앗! 당장 들어가는 테츄! 3녀챠! 따라오는 테츄아앗!"

눈치가 빠른 장녀. 장녀는 상황파악이 한수 빨랐다. 험악한 분위기를 알아채고는, 장녀는 3녀의 손을 붙잡고 곧바로 전력을 다해 집으로 텟텟텟 달려갔다.

"자들은. 자들은 넘기지 않는 데스. 오마에. 차녀. 아니, 분충. 오마에게는 넘기지 않는 데스..."

자들이 전부 들어간걸 확인하자, 미도리는 무언가에게서 장녀와 3녀를 숨기는것마냥, 후다닥 골판지 집문을 닫더니, 문을 닫는 나뭇가지로 강하게, 집 문을 막기 시작했다.

"와타시의 소중한 자들인 데스. 더이상 빼앗기지 않는 데스우. 어림도 없는 데샤아아앗-!!"

쿵! 쿵! 얼마나 집 문을 쎄게 닫는건지, 골판지 집이 흔들릴 정도였다.

"텟챠아아아아앗! 무서운 테치! 무서운 테치!"
"마마! 마마아앗! 무서운 테츄아아! 상냥한 마마로 돌아와주는 테치이잇!"

물론 집 안에 들어가있던 장녀와 3녀도, 빵콘한채로 눈에서 색눈물을 흘리며 바닥을 이리저리 굴렀다. 장녀와 3녀에게 있어서 최고의 아침이, 최악의 점심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의도치않은 올리기&내리기가 되어버린것도 있겠지. 

쿵! 쿵! 쿵. 쿵.....

"테, 테치이이. 테치이잇..."
"테츄아아앗...!"
"...이정도면 안전한 데스. 자들을 지키는 데스. 자들을 지키는 데스으."

연신 쾅쾅거리던 소리가 멈추고, 미도리가 몸을 돌려 걸어나갔을때에는 골판지 문은 굳게 닫혀, 자실장의 힘으로는 절대 열수없는 모습이 되어있었다.

"데스우. 분충. 오마에. 오마에만큼은, 고통스럽게. 자들이 느꼈던 고통을 전부 느끼게 해주는 데스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미도리. 그런 미도리의 증오는 전부 차녀에게로 몰렸다. 따지고 보면 4녀가 죽은것도 결과적으로 차녀의 탓. 이번에 5녀를 씹어먹은것까지. 미도리 안에서의 차녀는 분충. 학대파. 나쁜말로만 똘똘 뭉친 원수. 그렇게 정의되어버렸다. 

"텟챠아아아! 꺼내는 테치! 꺼내는 테츄아아아아앗!!!"
"닥치고 프니프니하는 데스. 운치굴 노예가 말이 많은 데스."

차녀의 절규를 간단히 받아친 미도리는 운치굴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 자리에 돌을 놓고는 쿵. 그 자리에 앉았다. 골판지 집의 입구를 완벽하게 막아버린다는것은, 미도리 자신은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걸 의미한다. 

"테츄아아앗! 똥마마아아앗! 세레브한 아타치를 이런 모습으로 만든건 용서할수 없는 일인 테치! 당장 스시를 가져오는테샤아아아앗!"
"와타시가 너무 편했던 데스? 분충."
"테. 테, 테, 테챠아아아앗-!!!"

미도리는 마치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겠다는듯이, 옆에 있던 커다란 나뭇가지를 집어들고, 차녀를 때리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은 집에 들어가지 않을것이라고. 여기서 차녀를 계속 감시할거라고. 말하는듯 했다.

"오마에. 그렇게 나가고싶은 데스? 꺼내줄수도 있는 데스."
"테, 테치! 그럼 당장 꺼내지않고 뭐하는 테츄아아앗!"

미도리의 말에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반항하는 차녀. 미도리는 조용히, 나뭇가지에 꿰뚫린 자실장 하나를 집어들고는, 차녀의 얼굴 바로 앞까지 들이밀었다.

"대신 보존식으로 만들어주는 데스."
"테, 테, 테..."

얼굴 앞까지 다가온 자실장의 모습에 깜짝 놀라는 차녀. 그리고..

"...테...찌이이이이...."

잠깐의 시간이지만, 몸의 겉부분 곳곳이 말라가기 시작해, 절망적인 표정으로 울부짖는 자실장의 모습.

"테츄아아아아아아앗-!!!!!"

미도리는 절대 차녀를 죽이지 않는다. 그걸 꺠달은 차녀의 절규가, 운치굴 하늘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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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참."

돌아온 토시아키가 바라본 CCTV 화면은 경악을 금치못하는 모습이였다. 간밤에 있었던 일. 그리고 오늘 아침에 벌어졌던 일.

"새벽에 상상치도 모르게 먹을걸 확보한건 참 좋았는데."

딱 새벽까지의 영상을 본 토시아키는 여느때처럼, 만족감을 표정으로 머금고 보고있었다. 집에 침입한 실장석을 식량 공급원으로 바꾼다. 흔한 실장석의 동족식. 아무리 의지가 강한 미도리라도 어쩔수 없었구나. 그런 생각들을 하고있었다. 이제 달마 자판기때문에 무슨 일이 생길까. 뭔가 재미있는것은...

"...그때 내가 출근할때. 그런 상황이였다고?"

하지만 아침 CCTV를 보았을떄에는  제 아무리 토시아키라도 당황을 감출수없었다. 5녀의 죽음. 6녀는 미도리가 직접 죽여버린 셈이 됐고. 차녀는 분충성을 참지못하고 확실한 분충으로. 이것만 해도 충분히 당황스럽다. 하지만 당황스러운 장면은 따로있었다.

"...."

토시아키는 거실 창문 밖. 계속해서 운치굴을 감시하며 차녀를 갈구고있는 미도리를 바라보았다. 저 자세를. 토시아키가 퇴근할때까지. 저런 상황을 약 7시간가량 계속하고있다. CCTV에는 그 장면만이 계속해서 찍혀있었다.

"테츄아아아앗!"
"데스."
"테치! 테치테치테츄아아아앗!"
"데스우. 데스."
"테챠아아아앗!!!"

운치굴을 지켜보는 미도리가 차녀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분충인 차녀가 프니프니를 할리가 없었기때문에, 3시간정도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시간 후로 부터는 몸이 엉망징창이 된 차녀가 슬슬 프니프니를 하기 시작한다.

"레후! 레후웃. 레후웃!"
"테, 테치이...테츄...테치이..."
"......."
"레후. 레후?"
"테치! 테츄테치!'
"데스우."
"텟챠아아아아아아-!!"

프니프니를 하다가, 멈춰서 맞고. 또 프니프니를 하다가, 눈치를 봐 멈춰서 또 맞고. 그런 장면이 1시간 가량 이어지자, 이제 차녀는 살기위해서 공포에 질린채로 아무런 저항없이 프니프니를 하기 시작했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채로 차녀를 괴롭히는 미도리의 모습은 아무리 토시아키라고 해도 소름끼치는 것이였다.

"....이제 미도리는 다 된걸지도 모르겠어. 가을은 넘길수있을까?"

옛날의 미도리가 선사해주던 재미는 없어져버렸다. 변해버린 미도리의 모습. 토시아키는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PC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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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지나, 여름이 지나갔다. 가을을 맞이한 미도리 일가에는...큰 변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똑같은 생활의 연속이였다.

"테, 테치. 프니프니하는 테치. 죽어버리는 테치..."
"레후! 우지챠. 기분 좋은 레후! 좀 더 팍팍 하는 레후. 똥노에챠!"
"....."

운치굴과 미도리는 변한게 별로 없었다. 먹이를 구하러 가지도 않고,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그 자리에서 계속해서 차녀를 바라보는 미도리. 마치 저주해 죽이겠다는듯이 끊임없이 차녀를 바라보았다. 잠도 차녀가 먼저 잠든 후에 미도리는 잠들었다. 

"테, 테히이이...싫은 테치...똥마마...그만 보는 테치. 무서운 테츄아아....돌씨가 아파아파한 테치..."

차녀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운치굴에 갇힌 그날부터 먹을것은 운치. 하루종일 미도리에게 감시당하기 때문에, 구더기를 몰래 먹는다는등의 행위는 용납되지 않았다. 너무 배가 고파 구더기의 꼬리를 깨물었다가, 다리 하나가 작살난 후로부터는, 차녀는 계속해서 운치만 먹었다. 그 덕분에 팔과 다리는 매마르고, 몸집은 하나도 커지지않았다. 

"....."

미도리는 아무말도 없었다. 차녀가 반항할때에, 저주의 말을 내뱉으며 몇마디 내뱉는것뿐. 예전의 정 많고 말도 많던 미도리는 죽어버린지 오래였다. 밥을 구하러 나가지 않아 배고픈것은, 운치 입구에 세워놨던 자실장 두마리로 해결했다. 

"테, 테히이...이이....."
"테, 테...챠...아아아..."

쫀쫀하게 말라버린 자실장 둘은. 미도리가 배고플때마다 한입크기만큼 잘라내 먹어, 현재 지금은 두마리 전부 머리밖에 남지 않은 모양이였다.

"...."

운치굴에서 바뀐것이라고는  자판기가 수명을 다했다는것. 달마 자판기는 마지막 구더기들을 낳고나서는, 영양 부족으로 앙상하게 말라 바닥에 쓰러져, 그 기능을 정지했다. 앙상해진 시체는 구더기들이 30분만에 먹어치워버렸다. 

"테, 히이이..."
"...데스, 우."

이게 지금 운치굴과 미도리의 모습이였다. 먹을 구더기들은 미도리가 일정기간마다, 구더기를 2등분해 장녀와 3녀가 갇힌 골판지 상자의 손잡이 구멍으로 넣어주었다. 그 때문에 자판기가 없어지고나서, 구더기의 수량은 매우 줄어들었다. 음식을 구하지 않았던 미도리의 운치굴에는 차녀 하나. 구더기 셋. 이렇게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그런 운치굴의 초가을. 어느날. 그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미도리가 차녀를 지켜보던, 그런 날이 됐을게 분명하다. 하지만 미도리 일가에게 있어서 오랜만에 유의미한 일이 찾아오는 날이기도 했다.

"테, 테치이이...이제 우지챠가 조금 남은 테치."

여느떄처럼 구더기를 프니프니하던 차녀는,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큰 오바상이 없어지자, 구더기의 마릿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옛날엔 엄청 많던 구더기들이 전부 사라지기 직전이다. 운치도 그에 따라 옛날보다 훨씬 감소한 모습을 보여주고있었다. 차녀는 마음속으로 웃기 시작헀다. 이제 프니프니를 하지 않아도 된다. 
프니프니가 필요 없어진다면, 똥마마가 자신을 꺼내줄거라고.

"테프프...어서 프니프니하는 테치. 빨리 죽어버리는 테츄웅~."

곧 있으면 나갈수있을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에 차녀는 다른날보다 더 강하게 프니프니를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화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레후? 레후우웃!? 쎈 레후! 우지챠의 정확한 프니프니를 지키는 레후! 똥노예챠!"
"테치? 테프프. 얌전히 프니프니나 받는 테치. 똥벌레가 말이 많은 테치.

갑작스럽게 강한 프니프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더기. 하지만 차녀는 곧 나갈수있다는 기쁨에 신경도 쓰지를 않았고...

"레후! 우지챠를 무시하는 레후?"
"레후우? 똥오네챠. 또 난리인 레후? 매운맛을 보여주는 레후!"
"프니후! 요즘 프니프니는 마음을 담은 프니프니가 아닌 레후. 교육하는 레후!"
"....테에?"

그것은 곧 구더기들의 화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한창 커야하는 때에, 운치만 먹고 살아 별다른 영양분의 공급없이 지내버렸기때문에 크기가 하나도 크지않은 차녀에 비해서, 구더기들은 전혀 달랐다. 필요한 열량이 자실장과는 다른 구더기. 운치만 먹어도 충분히 몸을 불릴수있다. 여름이 지나가는데에, 구더기들이 몸을 키우는 시간은 충분했고, 그것은...

"ㅌ, 테에? 우지챠. 이렇게 컸던 테치? 모, 몰랐던 테치. 잠시만 이야기를 하는 테츄!"

조그만한 차녀. 거대한 몸집의 구더기 셋. 누가보아도 압도적인 크기 차이를 보여주고말았다. 

"레후! 뜨거운 맛씨를 보여주는 레후!"
"우지챠는 발씨가 좋은 레후. 꼬들꼬들레후~"
"우지챠는 팔씨인 레후! 아마아마한 레후!"
"테, 테에엣! 저리 가는 테치! 저리 가는 테츄아아아아아앗-!!"

커다란 구더기 셋이 앙상하게 마른 조그만한 자실장에게 달라붙어 자실장의 몸을 갉아먹는 모습. 정말 의도치않았다면 평소에 볼수있는 모습은 아니다. 커다란 구더기 세마리의 공격에, 차녀의 몸은 순식간에 갉혀나갔다. 

"텟챠아아아아! 와타시의 섬섬옥수가아아아앗!"

팔과 다리는 갈갈갈 갉혀, 순식간에 없어져버렸다. 아직은 남아있는 차녀의 뱃살을, 구더기 하나가 이빨로 물어 뜯는다. 뜯긴 살점에는 피가 뚝. 뚝. 흐르고.차녀는 절규. 구더기는 환호를 하며 식사시간을 즐긴다. 그렇게 10분정도 우당탕탕. 소란스럽게 되고...

"....테에...에...히이이...이이....."

-파킨! 

"레후우! 꽤나 아마아마했던 노예챠인 레후!"
"레후. 배씨가 빵빵한 레후. 기분 좋은 레후우~"
"레후? 똥오네챠 사라진 레후? 그래도 괜찮은 레후. 꼬소꼬소했던 레후!"

구더기들에게 먹혀 머리밖에 남지 않게 된 차녀는 그렇게. 끊임없는 미도리의 감시 속에서 대량의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살다가, 마지막에는 결국 구더기에게 먹혀버려, 결국엔 파킨사. 해버리고말았다. 

...그리고  아무 도움 없이, 아무 말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도리. 미도리의 몸 또한 잘 먹지못해 곳곳이 매마른 상태였다. 

"...데스우. 이제 괜찮은 데스우. 분충이 죽은 데스. 와타시의 철저한 관리속에서 고통받다 죽어버린 데스. 와타시는 복수를 이룬 데스. 4녀. 5녀..."

미도리는 그제서야 만족했다는듯이, 절대 일어나지 않던 그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이제 자신의 자들을 위협하는건 없다. 이제 행복하게 사는것만 남았다고. 

"데스우. 장녀. 3녀. 마마가 온 데스. 이제 나와도 괜찮은 데스. 마마가 전부 처리한 데스. 이제 행복씨를 찾아 사는 데스. 오마에타치라면 가능한 데스. 마마의 자랑스러운 똑똑한 자들인 데스. 충분히 가능한 데스요."

라고 미도리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자신이 굳게 닫았던 골판지 집 문 앞으로 섰다. 그 누구에게도 빼앗길수 없는 소중한 자들이 이 안에 있다. 정기적으로 구더기를 먹기좋게 잘라 집 안으로 넣어줬다. 장녀와 3녀는 몸 건강하게 지내고있을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미도리는 문을 막던 나뭇가지를 전부 치워내기 시작했다.

"마마가 온 데스! 마마가 그리웠던 데스까?"

그리고 덜컹! 모든 나무가지가 쓰러지고, 골판지 집의 문이 열렸다. 미도리는 기쁜 마음으로 문을 끼이익. 열었다. 이제부터는 자들과 행복하게 살수있다. 이제부터는...

"....장녀? 3녀?"

...하지만 장녀와 3녀의 목소리는 들리지않았다. 미도리는 이상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고는, 문을 열어, 자신이 직접 집 안으로 들어가기에 이르고만다.

"아직 자고있는 데스? 시간이 늦은 데스. 당장 일어나야하는 데스요...."

그렇게 뜨거운 행복회로와 함꼐 들어간 골판지 집 내부에는...

".....데에...?"

먹지 않아 잔뜩 쌓인채로 썩어버린 구더기 고기들. 여기저기 널려있는 운치덩어리들. 사방팔방으로 흩어진 수건, 물병...각종 기자재들. 그리고...

".....장...녀. 3...녀...?"

집의 정중앙에,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자세로 바싹 익혀져버린 장녀와 3녀의 모습이. 있었다.



시간을 조금만 뒤로 돌려보자.

"테에에엣...끝난테치? 테츄아..."
"테에에엥...마마..."

이건 미도리가 장녀와 3녀를 가뒀던 그 날. 완전히 집 안에 갇혀버린 둘의 이야기이다.

"테치. 오네챠. 무슨 일이 일어난 테츄아...?"
"테, 테에. 마마가 이상한 테치. 아타치도 잘 모르는 테츄..."

갑작스러운 일들의 연속. 집을 흔들던 진동이 멈추자, 장녀와 3녀는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걸까..? 어린 자실장들에게는 상황파악조차 힘들었다.

"장, 장녀 오네챠. 무슨 일인 테치...? 마마가 또 화난 테치? 차녀 오네챠는 왜 독라가 되어버린 테츄아...? 5녀는 왜 그렇게 되버린 테치? 6녀는 왜...."
"아타치도 모르는 테치. 아타치도 모르겠는 테츄..."

똘똘한 장녀라면 알겠지, 라며 질문을 던져대는 3녀. 하지만 장녀에게도 의미불명의 상황인것은 똑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바뀌는것은 없다고, 장녀는 그리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 나가면 알수있는 테츄. 일단 주변을 둘러보는 테치. 나갈수 있는지 보는 테치이. 3녀챠."
"테에...알겠는 테츄. 아타치가 문씨를 살펴보는 테츄."
"아타치는 벽씨를 살펴보는 테치."

역할을 분담해 주변을 살펴보는 두 자실장. 3녀가 먼저 문에 도착했다.

"테에. 마마가 닫았던 문씨인 테치. 열리는 테츄..?"

굳게 닫힌 문을 자그만한 손으로 만져보는 3녀. 꾸욱. 그대로 문을 밀어보지만...

"테치이이잇...! 테츗! 문씨는 아타치를 위해 열려주는 테츄우웃!"

....꿈쩍도 하지 않는 문. 미도리가 단단히 잠궈놓은 문은 열릴리가 없었다. 절래절래 고개를 젓는 3녀.  문으로 나가는것은 불가능했다.

"테에에. 문씨는 틀린 테치... 아타치로는 불가능한 테츄우..." 

맞은편. 벽에 도착한 장녀. 골판지 벽에는 손잡이 구멍이 나있다. 그쪽을 통해 바깥 상황을 볼수있을거라고 생각한 장녀는 곧바로 골판지의 손잡이구멍으로 향했다. 

"테에. 작은 테치. 나갈수는 없는 테츄...그래도 바깥이 보이는 테치. 이걸로 마마를 보는 테츄..."

뭔가 웅성웅성거리는 바깥.  장녀는 고개를 숙여 바깥을 바라봤다. 마마는 무슨 모습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바라본 바깥은...

"...테에...?"

"텟챠아아아아앗!"
"분충은 죽는 데스. 하지만 천천히 죽이는 데스."
"아타치를 내보내는 테치! 아타치는 독라노예가 아닌텟챠아아아아아-!!!"
"오마에가 죽인데스. 5녀도. 6녀도. 4녀도 오마에가 죽인 데스. 오마에는 곱게 죽이지 않는 데스...."
"무슨 말인 테치이잇! 아타치가 아닌 테치! 똥마마의 착각씨는 당장 죽는 텟챠아아아!!"
"데에? 장녀와 차녀도 빼앗아갈 셈인 데스? 어림도 없는 데스. 오마에를 죽여주는 데스."
"텟챠! 텟챠! 때리지 마는 테치! 그만두는 텟챠아아아!!"

장녀가 구멍으로 바라본 바깥은 장녀에게 가히 충격적인 장면이였다. 운치 굴 안에서 절규하고있는 차녀. 그런 차녀를 바라보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하는 미도리...

"테, 테에에...? 테에..? 6녀챠. 죽은 테치...? 이, 이모토타치. 전부 없어져버리는 테츄우...?"

그리고 6녀도 결국엔 죽어버렸다는 이야기. 이제 멀쩡한 미도리의 자들은 장녀와 3녀밖에 없다. 이제 장녀에게 남은 동생이라고는 집에 같이 갇힌 3녀뿐.  

"테에? 오네챠. 뭐가 있는 테치?"

그런 생각을 하고있자, 옆에서 다가오는 3녀. 장녀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테, 테에. 3녀챠! 벌써 온 테치?"
"테츄. 문씨는 틀린 테치. 마마가 단단히 닫은 테츄우...테에? 구멍이 있는 테치?"
"테, 테에엣! 아무것도 아닌 테치! 아타치가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던 테치. 작아서 탈출도 불가능한 테츄우."
"테에...그런 테치..?"

장녀는 거짓말을 하며 3녀를 구멍에서 밀어냈다. 이제 자신에게 남은건 3녀밖에 없다. 6녀가 죽었다느니, 차녀가 분충 취급을 받으며 마마에게 괴롭힘받고있는 모습이라던지. 안 그래도 죽었다 깨어난 연약한 3녀다. 그런 소식들을 들으면 마음 약한 3녀는 큰 충격을 받고말것이다. 장녀는 그런걸 원하지 않았다.

'3녀만 남은 테치. 아타치가 3녀를 보살피는 테츄우...'

마마가 자신을 돌보았던것처럼, 자신이 3녀를 돌보겠다. 장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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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감금 1일째.

"테에에...더운 테치...여름씨는 질긴 테치..."
"테츄. 3녀챠. 옷씨를 벗어두는 테치...버틸수 있는 테츄우..."

굳게 닫힌 골판지 집 안. 그리고 아직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 그로인해 골판지 집 안은 찜통같은 형태가 되어버렸다. 장녀와 3녀는 옷을 전부 벗어 옷걸이(벽에 박힌 압정) 에 걸어두고는 바닥에 널부러져, 겨우내 버티고있는 상황이였다.

"테에. 더운테치. 더운테츄우우..."
"테에. 마마를 따라한 테치. 그런데도 더운 테치? 말도 안되는 테츄우..."

똑똑한 장녀는 조금이라도 덜 덥기위해, 미도리가 했던것들을 생각해 따라했다. 더 덥게 만들수있는 손수건과 나뭇잎. 신문지들은 전부 집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땀으로 옷이 축축해지는걸 막기위해 전부 벗어버렸다. 더운 공기를 조금이라도 내보내고싶어, 문에 틈이라도 만들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였다. 하지만 그래도 이 찜통같은 더위는 어쩔수없었다.

"테에. 장녀 오네챠...물이 마시고싶은 테츄...."
"아타치도 절실한 테치. 하, 하지만. 손씨가 닿지 않는 테츄아..."

물을 마시면 조금이라도 나을테지만, 큰 물병. 조그만한 자실장들이 들거나, 기울일만한 것이 아니였다. 물이 눈 앞에 있으면서도 마시지 못하는 괴로운 상황이 이어졌던것이다.

"테츄우우...더운 테치... 옛날보다 더 후끈후끈한 테츄아아..."
"확실히 그런 테치. 어쨰서 그런 테츄..?"

게다가 골판지 집 안은 찜통이라고 말했던걸 기억하는가? 그런 더위에 물병 안의 물이 그대로 있을리가 없다. 물병 안의 물은 점점 증발해, 골판지 집 안을 습식 사우나마냥 만들었던것이다. 덕분에 자실장들의 땀은 쭉쭉 빠지는 중이였다.

"테에에...마마...마아앗..."
"참는 테츄...3녀챠. 분명 마마가 오는 테치. 그때까지 기다리는 테츄아..."

그렇게 바닥에서 죽어가는 두 자실장들의 지옥같은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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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감금 3일째.

"테에...? 어째서인 테치? 오네챠. 물씨를 마신 테치?"
"텟? 무슨 소리인 테치. 3녀챠. 그런적 없는 테..."
"거짓말 하지 마는 테츄아아! 어째서 물씨가 줄어있는 테치? 장녀 오네챠 혼자서만 물을 마시고있는 테츄? 그런 테치?"
"아, 아닌 테치! 아타치도 손씨가 안닿는 테치! 진정하는 테치. 3녀챠!"

감금되고 나서 3일이 지났다. 먹을것은 골판지 손잡이 구멍으로 들어오는 구더기 고기로 해결할수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괜찮았다.

"테, 테에. 파킨하는 소리가 들리면 꼬기가 생기는 테치. 이건 정말 꼬기인 테츄...?"
"....3녀챠. 밥투정은 독라행인 테치. 마마가 알면 혼나는 테츄. 조용히 먹는 테치."
"...테에. 알겠습니다테츄..."

그것 마저도 먹기 힘든게 현실이였지만. 아무튼간에 먹을것은 괜찮았다. 하지만 이런 더위에 물을 원하게 되는건 당연한 일. 3녀는 오늘도 먹지 못하는 물을 하염없이 쳐다보고있었다. 그러다가 알아내고만것이다. 물병 안의 물이 줄어들어있다는것을. 실제로는 증발해버려 물이 줄어든거지만, 자실장들이 그걸 알리는 없었다.

"오네챠 혼자서 마셨다는건 충격인 테치. 아타치도 물을 내놓은 테츄아아!"
"3녀챠! 진정하는 테치..! 움직이면 더운 테챠아아!"

장녀는 참을성이 있었지만, 3녀는 그러지 못한 모양인지 장녀를 붙잡고 투닥투닥. 몸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더위에도 물때문인건지, 필사적인 모습이였다.

"테, 테히이잇. 더운 테치. 당장 물씨를 내놓은 테츄아아아!"
"테, 테에! 3녀챠! 그만두는 테치! 마마에게 혼나는 테치!"
"마마는 모르는 테치! 아타치는 당장 물을 먹는 테치아아앗!"

그러다가 자기 혼자 더워 지치더니, 이번에는 물병을 붙잡고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물을 먹고싶다. 너무 먹고싶다. 너무 먹고싶다. 당장 내놔. 당장 내놔. 당장 내놔. 3녀는 제정신이 아니였고, 그런 모습에 장녀는 경악을 금치못하며 3녀를 잡아 말리기 시작했다. 

"테츄아앗! 테츄아아아앗!"
"3녀챠! 더워 죽어버리는 테치! 멈추는 테- 테에?"
"...테에?"

자실장이 그런다고 넘어갈 물병은 아니다. 어젯밤 물병이였다면. 물이 증발해버려 조금 가벼워진 물병은, 3녀가 미친듯이 잡고 흔드는것덕분에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장녀가 3녀를 말린다랍시고 같이 물병을 흔든것도 도움이 됐겠지. 그렇게 물병은 흔들흔들 흔들리더니...

....휘이이익--!

"테, 텟챠아아아!"
"텟츄아아아!"

쿵!

큰 소리를 내며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물병이 넘어지는것에 놀라 물병을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으로 일제히 넘어지며 빵콘을 한 장녀와 3녀. 

"테, 테에. 어떻게 한 테치. 3녀챠?!"
"테, 테츄. 아타치도 모르는 테치....테, 테에! 물씨인 테치! 물을 마시는 테츄아아아!"
"테, 테에! 아타치도 마시는 테치!"

물병이 넘어진건 어쩔수없지만, 그로 인해 안에 있던 물들이 흘러나오는 상황. 결과적으로 보면 좋게 흘러간 셈이다. 물병 입구에서 물이 졸졸 흘러나오는걸 본 장녀와 3녀는 곧바로 달려가,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테츄웁! 테츕테츕. 테츄아! 미지근한 테치! 하지만 우마우마한 테츄아아아!"
"물씨가 아마아마한 테치! 장난 아닌 테츄웅!"

그렇게 졸졸 흘러가는 물을 5초동안 마셨을까. 물은 전부 흘러나와버리고. 

"테, 테에. 이게 끝인 테치? 바닥에 있던 물씨들은 어디로 가버린 테츄...?"
"테, 테에. 물병이 넘어져버린 테치. 전부 흘려버린 테치..."

이젠 정말 물이 전부 떨어지고말았다. 바닥은 골판지 바닥, 이미 축축해져서 수분을 모두 빨아들인지 오래였다. 더워죽겠는건 골판지 바닥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테에. 이제 어쩌는 테치...?"
"테치앗. 3녀챠앗! 이젠 정말 물이 없는 테치. 아타치타치 큰일난 테치! 자기 자신이 뭘 한지 알고있는 테츄!"
"테, 테에. 물씨가 마시고싶었던 테치. 아타치가 잘못한 테치카!?"
"오마에덕분에 물씨가 전부 사라진 테치! 이젠 정말 물씨와 바이바이인 테치잇!"
"장녀챠도 잘한건 하나도 없는 테치! 테챳!!"
"테츄아아앗!"

아까까지 신나게 물을 마시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곧바로 더위에 몸이 더워지자 서로 싸우기 시작하는 자실장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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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감금 7일째.

"......."
"......."

골판지 집 안. 다른 날과 어김없이 누워있는 자실장 둘. 하지만 상태는 심각했다.

"테....찌이이이...."
"...말하지...마는...테치...이이..."

먹을것만 있어서는 살수없다. 원래 실장석은 끈질기지만, 물이 없으면 힘들다. 거기에 무더운 여름이다. 장녀와 3녀의 수분은 지속적으로 무더운 더위에 빼앗기고 말았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둘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였다.
둘 모두 말라비틀어진 건어물처럼 변해버리고말았다. 감금 5일째까지는 버틸만해, 구멍까지 걸어가 고기를 가져와 먹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그 거리조차도 걸을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손과 발은 퍼석퍼석해져, 잡아 문지르면 푸스슥 가루가 되어 사라질만 했다. 몸통은 아직은 통통한 그 모습을 유지하고있었지만, 곳곳이 말라비틀어져있었다.
얼굴은 볼이 바짝 말라비틀어져, 마치 좀비를 연상시키는듯한 얼굴이다. 머리카락은 전부 빠져버렸고, 고기를 먹을수없어 겨우 손을 뻗어 운치를 먹은 탓에, 몸은 전부 운치범벅이였다.

"...마...마앗...."

말라비틀어진 상태에서 3녀는 미도리를 애타게 찾아불렀다. 나는 최선을 다해 마마를 기다렸다. 이제 제발 와달라. 필사적인 목소리와 불쌍하게 말라비틀어진 모습은 충분히 동정심을 불러일으킬만 한 광경이였다. 

"......"

하지만 문은 꿈쩍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3...녀챠아.....우지...챠아....5녀...챠아아...."

장녀 역시 말라비틀어진 채로 자신의 동생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움직이지 않는 팔을 겨우 뻗어, 문쪽으로 가져간다. 분명 문이 열려서, 차녀...4녀, 5녀, 6녀가 자신와 3녀를 데리러 와줄거라고.  

"......"

하지만 문은 꿈쩍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테...찌...아아아아.."
"테...츄....아아아...."

고통과 절망에 가득한 울음소리가 골판지 집 안을 가득 채우고, 그렇게 또 야속한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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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감금 15일자.

오늘은 구더기 고기들이 썩어 문들어지기 시작했다. 

....

골판지 감금 20일차. 

오늘은 운치들이 발효해서, 끔찍한 냄새가 골판지 집 안에 가득차버렸다.

....

골판지 감금 40일차.

열리지 않을것만같았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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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가 발견한 장녀와 3녀는 한달전에 이미 죽어버렸던것이다. 안타깝게도 물은 생각치않고, 먹을것만 넣어주며 자신이 자들을 지키고있다고 생각했던것이다.

"...장...녀. 3녀...정신 차리는 데스..."

 미도리는 그럴리 없다며, 거의 미이라화 되어버린 장녀와 3녀를 손으로 잡아들었다. 방금까지라도 살아있었을것이다. 살아만 있다면 정상으로 되돌릴수 있다. 분명..

"......."

하지만 대답할리 없는 둘. 자실장들은 죽은지 오래였다. 

"이럴리 없는 데스. 이럴리가 없는 데스우..."

툭.

파삭.

절망에 빠진 미도리가 손을 놓자, 바닥에 떨어져, 가루가 되어버리는 장녀와 3녀. 미도리의 자들은 전부 죽었다. 하나같이. 전부.

"와타시의 잘못인 데스...? 와타시는 자들을 훌륭하게 키운 데스. 와타시는...와타시는...."

터덜터덜. 마당으로 나오는 미도리. 하지만 오래가지못해 바닥에 주저앉아 절망하고만다. 그럴리가 없다며, 자기자신을 부정한다.

"와타시는 잘못하지 않은데스. 전부, 전부 와타시가 한게 아닌 데스. 멋대로. 자들이 멋대로 그런 데스. 와타시는. 행복한 가정씨가 만들고싶었던 데스. 행복씨를 찾고싶었던...데스우..."

파들파들. 미도리는 그 어느때보다도 절망적이였다. 더이상 버틸수가 없다. 당장이라도 졸도해버릴듯한 미도리의 앞에. 때마침.

끼익.

"데, 데...에..."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느때처럼 퇴근한 토시아키. 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것은 미도리. 그렇게 토시아키와 미도리는 서로 마주보는 자세로 만나게 된다.

"....미도리. 다녀왔어."

토시아키는 미도리를 봤을때부터, 무언가를 직감했다는듯이. 곧바로 링갈어플을 가동했다.

"미도리. 너 요즘에-"

"...데스으. 전부 똥닝겐인 데스."

"...뭐라고?"

미도리를 향해 무언가를 말할 틈도 없이, 갑자기 토시아키를 보더니 제자리에서 일어나는 미도리. 그러고는, 손을 휙. 토시아키를 향해 뻗는다.

"전부 똥닝겐이였던 데스! 와타시를 버린것도 똥닝겐. 와타시를 가둔것도 똥닝겐인 데스. 그리고 지금 와타시의 자들이 전부 죽어버린것도 오마에의 탓인 데샤아아아아앗-!!!"

미도리는 강한 목소리로 토시아키를 향해 말을 내뱉었다. 전부 자신의 탓이란다. 자기는 하나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토시아키는 그런 미도리를 그저 애잔하게 바라보았다.

'데에! 집주인사마. 다녀오시는 데스.'
"데샤아아아앗! 돌려내는 데샷! 와타시의 자들을 돌려내는 뎃슈아아아앗-!!"

토시아키는 지금의 미도리에 옛날의 미도리를 겹쳐보았다. 예의바르던 그 때. 자들과 행복하게 살던 그때. 하지만 그때의 미도리는 죽었다. 지금 여기에 있는건 그저 분충. 분충이 되어버린 한마리의 실장석일뿐이였다.

"....마당에서 길러도, 결국에 실장석이라는건 어쩔수없는거구나."

토시아키는 고개를 저었다. 분명 이렇게 한다면 분충으로 변모하는 일은 없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정해진 수순이라는듯이. 그저 안타까울뿐이였다. 미도리같은 개체조차 힘든거구나. 실험은 여기서 끝이다.

"...그래. 미도리. 다 내탓이야."

-그리고는 미도리를 향해 토시아키는 '마지막 작업' 을 개시했다.

"데, 데에? 어째서 그렇게 순순히 인정하는 데스. 와타시에게 자비를 바라는거라면 당장 쳐죽여버리는 데샤아아아앗-!!"

"맞아. 미도리, 너는 항상 자들을 생각하면서 살았다는거. 나는 알고있어."

"당장 죽...이는...데스으...데, 데에. 와타시의 노력씨를...아는 데스...?"

토시아키는 미도리가 자신을 좀 더 잘 볼수있도록, 미도리의 앞으로 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미도리는 토시아키의 말과 행동에 당황스러운듯 했지만, 토시아키는 상관치않고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구나. 미도리. 너는 엄청 힘냈는데. 밥도 구해오고. 자들만 생각하고."

"데, 데. 데에엣. 그런데스. 와타시는. 와타시는...열심히 한 데스. 와타시는..."

토시아키의 말에 아까 화 난 모습은 어디갔냐는듯이, 제자리에서 데끅. 데끅. 거리며 몸을 떠는 미도리. 참생동안 열심히 몸부림쳐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매일매일 미도리 자신만 갈려나갈뿐이였다. 하소연할곳도, 자랑할곳도 없다. 그런 미도리의 피폐한 마음을 토시아키는 단숨에 파고들었다.

"그래. 너는 충분히 힘을 냈어."

",,,그런 데스. 닝겐상. 그런데스...역시 와타시는 틀리지 않은 데스."

아까의 화를 내던 미도리는 어디로 가고,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는 미도리가 있었다. 절망적인 생각들은 모두 없어지는것만 같았다. 
뭐든 할수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 너가."

"역시 와타시는...틀리지않았던 데스. 모든건 주변의 탓이였던 데스읏...!"

그렇게, 토시아키의 위로를 받은 미도리에게-

"모든건- 주변의-"

"너가, 잘못한거야. 아무리 그래도."

.....

"...데, 데에...? 니, 닝겐상...?"

...행복해 할 틈도 같은건 없었다. 

"너가 자들을 제대로 관리했다면 죽을일도 없었을텐데."

"데, 데에에엣..! 똥닝겐이 미친데스!? 와타시의 잘못씨는 없는 데스으으으읏!!"

"아니. 너가 그때 문을 제대로 닫았다면 4녀를 살릴수있었을텐데."

"데, 데에에엣. 4. 4녀어엇..." 

아까와는 완전히 말투가 달라진 토시아키. 토시아키는 무릎 꿇고 미도리를 바라보던 자세를 바꾸어, 미도리를 일방적으로 깔아보는 자세를 취했다. 자신의 그림자가 전부 미도리를  덮어버리게.

"너가 제대로 주의깊게 먹을걸 봤다면, 여름에 자들을 고통에 시달리게 할 일도 없었을텐데."

파직-!

"데, 데에. 그만하는 데스우우웃...!"

아까까지 행복해하던 미도리의 모습은 산산조각. 지금 토시아키 앞에서는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실장석 하나만이 있을뿐이였다. 미도리에게서 청명한 파열음이 울려퍼졌다. 몸을 달달 떨며 빵콘해버린 미도리를 보고도, 토시아키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너가 제대로 5녀와 6녀를 교육했다면 살릴수 있었을텐데."

"와타시의 잘못인 아닌데스으읏..! 먹고살기 위함이였던 데스으읏..."

파직-!

"너가 제대로 감시하고있었다면, 차녀가 분충이 되는 일도, 5녀가 먹히는 일도 없었을텐데."

파직-!

"데, 데샤아아앗. 그만...하는...데스으읏. 마음씨가, 아픈 데스. 아픈..데샤아아아앗..."

...토시아키는 골판지 집 안. 지금은 가루가 되어버린 것을 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네가 제대로 보살펴줬다면, 장녀와 3녀가 비참하게 죽는 일은 없었을텐데."

파직-!!

"데, 데갸아아아앗! 데샤아아아아아앗-!!"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굴러다니는 미도리. 양쪽 눈에는 이미 색눈물이 흘러 얼굴을 적시고 있었고, 운치는 멈출수없이 흘러나와, 이미 바닥이 운치바닥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눈물 범벅이 되어 바닥에서 달달달. 떨어대는 미도리.

"데, 데..갸아샤아앗...집주인사마. 살려주는 데스웃. 살려주는 데, 데- 데에에-"

애처롭게 바닥에서 발작을 일으키는것마냥 몸을 떨며 마지막으로 내뱉는 말. 토시아키는 아무말도 없이 미도리가 말을 끝내기를 기다렸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그래. 미도리."

"데, 데엣. 데헤에엣...!"

쓰러져 있는 미도리에게 손을 뻗는 토시아키. 자신에게 손을 뻗는 토시아키를 보고 잠시. 그 잠깐만에 웃어보이는 미도리...

"너가 모두를 죽인거야."

"......데에...?"

-파-킨-!!

참생의 마지막 순간. 미도리는 올리기&내리기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청명한 파열음과 함께. 그대로.

"...."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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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마당이 장난 아니구나."

토시아키는 골판지 집에 무심하게 파킨사해 죽어버린 미도리를 던져넣으며 이야기했다. 자신의 마당 실장 계획은 실패다. 그렇게 보아도 무방했다.

"역시 실장석이라는건 어쩔수 없는건가?"

쓰윽. 쓰윽. 마당에 있던 미도리 일가의 흔적을 지운다. 

"테에. 3녀챠! 아타치의 공씨를 받는 테치!"
"텟! 제법인 테츄! 아타치의 스파이크씨를 받는 테츄아!"

빗자루로 공놀이 하던 자실장들의 발자국이 사라지고. 

"테에. 아마아마한 밥씨인 테치! 냄새가 굉장한 테츄웅!"
"5녀챠. 운치는 싸고 온 테치?"
"레에. 냄새씨가 엄청난던 레치! 레에? 밥씨의 냄새가 더 굉장한 레츄웅~"

양동이 하나에 가득찰 분량의 물세례가 냄새를 없앤다. 

"레치? 어째서 운치굴에 우지챠들이 있는 레치?"
"레후! 운치는 아마아마한 레후웃!"
"마마아아아앗! 세레브한 아타치를 당장 꺼내는 테츄아아아앗!!"

토시아키가 파넣는 흙들이, 운치굴을 없애고만다. 

"...휴우. 냄새도 고약해라. 겨우 끝냈네."

그렇게 한시간의 청소 끝에, 미도리 일가가 살았었다는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미도리의 시체가 담긴 골판지 박스는, 집 앞 분리수거장에 던져놓았다. 

위이이이잉-

즈붓. 즈붓. 콰광!

...하지만 그것도 금방. 곧바로 쓰레기 수거차가 찾아와, 골판지 집을 압축 프레스기로 짓눌러버렸다. 

"...마당이 휑하네."

마당 한가운데에 서서 이야기하는 토시아키. 그렇게 이 세상에 미도리가 있었다는 흔적은, 모두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미도리는 무엇 하나, 이 세상에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미도리는 봄과 여름. 나를 기쁘게 해줬었으니까. 이정도는 해주지 않으면."

..하지만 아직이라는듯이 말하는 토시아키는 그런 혼잣말을 내뱉으며, 집 안에서 그릇 하나를 꺼내온다.

"이게 크면 자실장이 되는건가. 신기하구나. 실장석이라는건."

그릇 위에 담겨있던건, 저마다 고치를 튼 우지챠 세마리. 그렇다. 차녀를 갉아먹어 없애버렸던, 그 구더기들이다. 미도리를 처리하고 난 후에, 운치굴을 청소하려하니, 구더기 세마리가 고치를 틀고있었던것이다.

"...성체실장부터는 실패했지. 그럼 자실장부터는 어떨까?"

토시아키는 그런 이야기를 하며 이따금 꿈틀거리는 고치 셋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녀석들은 어떤걸 내게 보여줄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미도리의 뒤를 이어줘. 애들아."

토시아키의 마당 실장 계획은, 이제 막 시작했을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