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

 요새 우리집 사육실장 연두가 뭔가 감추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감추고 있다. "다녀왔어." 일부러 문소리를 크게 내며 현관에서부터 귀가 인사를 하자 작은 발소리가 울렸다. 이어서 현관 안쪽 문의 불투명 유리 저 편에서 자그마한 녹색 그림자가 후다닥 거실 안쪽으로 향했다. 나는

탁아를 처음 당한 남자와 운 좋은 친실장

불 켜진 원룸. 남자는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오후 내내 직장에서 상사에게 잔뜩 깨지다가 여덟시가 넘어서야 겨우 해방됐다. 지친 심신을 달래려 회사 앞 포장마차로 들어가려던 남자는, 술잔을 기울이는 상사의 뒷모습 을 보고 그대로 뒷걸음질쳐서 편의점으로 향해야

어느 자실장의 애교

실장석이 애교(아첨)를 떤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부 애호파들은 이걸 두고 오직 인간에게 맞춰 적응해 온, 인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랑 스러운 생물 운운하는 개좆까는(이런, 실례) 소리를 지껄여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장석의 애교 대상은 실로 다양하다. 우연히

한여름날의 꿈

주인이 출근하여 집을 비운 금요일 오전. 사육실장 미도리는 작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데에에... 이건... 권총 아닌 데스우?" 자들과 함께 배불리 실장푸드를 먹고 운치를 한 뒤 구더기쨩에게 손수 프니프니까지 완료. 점심 시간이 될 때까지 자들을 재워놓고

주인님 가게

목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절로 두건을 고쳐매게 되는 어느 늦가을. 후타바 공원 근처에 작은 가게가 생겼다. 가게라고는 하지만 간판 같은 건 없다. 다만 건물 벽면 위쪽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낮시간마다 <사육실장이 될 수 있는 가게입니다~ 누구나 환영합니다~

사육실장 콘테스트

한 남자가 실장석을 데리고 사육실장 콘테스트 예비 심사실로 들어섰다. 실장석은 남자의 바 짓자락을 붙잡은 채 방 안을 산만하게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입을 헤 벌리고 콧물을 훌쩍이는 그 얼굴에서는 한 조각의 지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긴 책상 뒤에 나란히 앉은 세 명의 심사위 원이

노래 대결

 [뎃데로게~ 뎃데로게~ 뎃뎃뎃 뎃데로게~♪]오늘도 공원에선 실장석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행복한 내일을, 스테이크와 스시와 콘페이토로 가득한 미래를 꿈꾸는 노래. 인간의 귀엔 그저 멱따는 소리를 좀 더 규칙적으로 질러대는 것뿐이지만, 실장석에겐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실장향

 실장향이란 물건이 있다. 스프레이처럼 생긴 게 실장석에게 뿌리면 근처에 있는 다른 실장석들이 몰려와서 잡아먹는다는 희한한 물건이다,원래 일반 샵에선 무슨무슨 법 때문에 판매가 제한되어 있지만, 지인을 통해 운 좋게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그냥 꺼라위키식 카더라처럼

전설

 “텟, 마마! 저기 보는 테치! 세레브한 물건이 잔뜩 쌓여 있는 테치!”“데에…”어느 실장 친자가 공원을 거닐다 무언가를 발견했다. 사람도 들어갈 너비의 구덩이에 온갖 실장용품이 그득하게 쌓여 있었다. 분홍빛 사육실장복이며 실장핸드백, 실장리본까지, 들에서는 가재도구를 다 내다팔아도

심심풀이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 실장석 가족을 보았다. 성체 하나, 자 셋, 엄지 하나. 들실장치곤 산아 제한을 잘하는 놈인가.친과 자들이 집인 듯한 골판지 박스 앞에 모여 앉아 떠들고 있다. 뭘까, 공원에서 관리를 소홀히 한 건가, 아니면 이놈들이 대범하게 구는 걸까. 대놓고 사람 눈에 띄면

탁아

 어느 성체 들실장과 자실장 하나가 풀숲에 숨어 뭔가를 훔쳐보고 있었다.골판지 집을 나서는 친실장과, 몰려나와 배웅하는 자들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마마는 먹을 걸 구하러 가는 데스우. 장녀는 이모토챠들 잘 돌보고 있는 데스.][알겠는 테츄! 귀여운 이모토챠들은 와따시가 지키는 테츄!][마마,

낙원의 비애

 [데슷...! 데슷...! 나오는 데스...!]두 눈이 빨갛게 변한 임신 실장이 다른 성체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출산용 저수통으로 향하고 있다. 배는 크게 부풀어 올랐고, 점막과 체액이 섞인 찌꺼기가 다리 사이로 흘러나오고 있다.[조금만 버티는 데스! 곧 도착하는 데스!][데헤엑, 데헤!]저수통

그들을 보고 오늘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아무 것도 모르고 블랙기업에 취업해 격무에 시달리며 건강도, 대인관계도 갉아먹힌 지난 1년.마침내 참지 못하고 사표를 낸 것이 지난 주였다.자신감도 체력도 떨어질대로 떨어져, 나는 휴식 겸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계절에 맞춰 흩날리는 낙엽을 보며, 난 새삼 내 처지를 되새겼다.이러니저러니

부디, 꽃처럼

- 무얼 그리 빤히 보는거니?남자는 뭇내 무시하지 못하고 자실장에게 물었다.그저 공원 벤치에 앉아 캔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한대 피우고 싶었을 뿐인데왠 꾀죄죄한 자실장 하나가 멍하니 자기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니.키워달라고 조르면 걷어차기나하고 먹을걸 달라고 조르면 담뱃재나 털어줄텐데어째 그냥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