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들실장 + 설정 관련 스크립트

 


#주거지

서울.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인구 천만의 대도시입니다. 면적은 605km²입니다. 1300만명이 사는 도쿄의 면적이 2200km²인 것과 비교하면 과중할 정도죠. 그래서 1km²당 1.6만명이 사는, 말 그대로 서울은 인간의 숲입니다. 그런 인간의 숲 속에서 같이 살아가는 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실장석이죠.

일본에서 건너온 실장석은 한국에서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사육실장이나, 예능석, 식실장으로 키워지는 실장석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이번에 볼 것은 들실장입니다. 한국에도 들실장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우리는 예, 당연하지요. 라는 대답을 해드리고 싶군요. 한국에도 들실장이 있습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유기된 사육실장을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그 환경이 너무나 다릅니다. 여름에는 도쿄가 더 덥지만, 연교차는 서울이 더 심하죠. 일본은 평지에 공원이 구성되어 있지만, 서울은 대체로 산을 끼고 공원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골판지에 나름 관대하지만, 한국은 폐지를 줍는 노인분들이 가만놔두지를 않죠. 이런 차이들 때문에 한국, 특히 서울의 들실장은 일본의 들실장과는 다른 생활을 합니다. 저희와 함께 같이 관찰해보죠.

여기는 서울 남쪽의 산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즐겨 찾는 산이지요. 이 산 속 어딘가에 초록색 생물이 보이는군요. 우리가 찾는 들실장입니다. 기지개를 펴며 하품을 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신 들실장이 쏙 하고 사라졌습니다. 자세히 보니 뒤에 구멍이 있군요. 여기가 바로 들실장들이 사는 실장굴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입니다. 네, 저번에 방영해드렸던 ‘일본의 산실장’과 비슷하군요. 서울의 들실장은 이렇게 굴을 파서 생활을 합니다. 골판지를 구하기 힘들고, 설령 구했다 하더라도 서울의 겨울을 버틸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사는 곳에 진출하는 것은 자살행위지요. 그렇기에 이렇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공원 구석에 굴을 파고 지내는 겁니다. 자, 그럼 들실장을 따라 들어가보도록 하죠.

들실장을 따라 3m쯤 들어가니 넓고 밝은 곳이 나오는군요. 광장입니다. 여기서 들실장들은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죠. 밝은 이유는 광장 곳곳에 달린 위석때문입니다. 분충을 단숨에 죽이면 위석이 깨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을 이용한 것이죠. 광장 주위로는 굉장히 많은 작은 굴들이 있습니다. 다 각자의 보금자리입니다. 실장석치고는 상당히 합리적인 구조의 결과물입니다. 아까 그 들실장을 좀 더 따라가보죠.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간 들실장은 봉투를 챙기고 누워있는 실장석을 깨웁니다. 들실장보다 조금 작은 것을 봐서는 들실장의 자겠군요. 중실장보다 더 커서 성체실장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거 같습니다. 

<장녀! 일어나는데스!>
<테… 마마? 무슨일인테스?>
<이제 슬슬 독립해야하는데스. 어서 마마를 따라오는데스.>

들실장은 오늘 자신의 자를 독립시킬 생각인가봅니다. 생각치도 못한 독립에 어리둥절한 들실장의 장녀는 들실장의 재촉 속에 간신히 일어나 들실장을 따라갑니다. 광장을 지나 길을 따라 들어갑니다. 점점 광장에서 멀어지면서 어두워질 무렵에 들실장은 만족스러운 곳을 찾아냅니다. 재빨리 봉투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주위가 환해지는군요. 빛이 나는 위석입니다. 조심스럽게 벽에 박아넣습니다. 그리고는 반대쪽 벽을 툭툭치며 자신의 장녀에게 이야기합니다.

<여기가 이제 오마에의 보금자리인데스.>
<테에…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테스…>
<너무 걱정마는데스. 여기에 있는데스.>

들실장은 그렇게 장녀를 두고 다시 광장으로 돌아옵니다. 마침 다른 들실장들이 지나가고 있군요. 불러 세웁니다. 

<오마에들! 와타시를 좀 도와주는데스.>
<무슨일인데스?>
<와타시의 자가 이번에 독립하는데스.>
<오마에의 장녀데스? 축하하는데스.>
<감사한데스. 보금자리로 괜찮은 곳을 찾은데스. 오마에들의 자를 독립시키기도 괜찮은 곳인데스. 와타시를 좀 도와주는데스.>
<알겠는데스- 보검을 챙겨서 가는데스.>

그렇게 들실장은 동료를 이끌고 아까 그 자리로 갑니다. 들실장의 장녀는 앉아서 쉬고 있다가 자신의 마마가 오는 모습에 벌떡 일어납니다.

<마마, 온테스? 오바상들도 온테스?>
<그런데스. 여기인데스. 어떤데스?>
<음… 잘 찾은데스. 단단해서 괜찮은데스. 그럼 시작하는데스.>

들실장들은 갖고 온 도구를 이용해 흙을 파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단단해서 도구들이 박히질 않지만 인내를 가지고 계속 흙을 때리니 조금씩 도구들이 들어가기 시작하는군요. 들실장들은 세심하게 구멍을 파내길 시작합니다.

<오마에도 잘 보는데스. 오마에가 자를 낳아 독립시키면 오마에가 해야하는데스.>
<알겠는테스! 오바상, 감사한테스!>

들실장들이 열심히 파낸 구멍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왕 파내는김에, 들실장들은 구멍을 더 파기로 합니다. 몇몇은 길을 더 내기로 하고 나머지들은 구멍을 더 파냅니다. 이 곳은 차후, 자신들의 자들이 독립했을 때 보금자리가 되줄 것입니다.

모두가 흙투성이가 되어 열심히 일한 덕분에 멋진 보금자리가 되어줄 구멍들과 길이 생겼습니다.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자신들이 판 굴을 훑어보는 들실장들입니다. 들실장이 자신의 장녀를 새로 판 구멍으로 데려갑니다. 신기한듯 구멍을 둘러보는 장녀군요.

<이제 앞으로 여기가 오마에의 보금자리인데스.>
<감사한테스!>

좋아서 방방 뛰는 장녀를 보며 들실장들이 흐믓해합니다. 자신의 자가 독립했다는 뿌듯함과, 자신의 자들도 저렇게 좋아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겠죠. 이렇게 실장굴은 커져가는겁니다.

#출산

도쿄의 들실장들은 보통 공원에 거주하기 때문에 공원 내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여 출산을 합니다. 화변기라고 불리우는 좌변기는 들실장들에게 나쁘지 않은 출산장소죠. 하지만 서울의 들실장들은 이런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설령 화장실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현대화된 서울의 화장실은 대부분이 좌변기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실장굴 안에 출산 장소를 만들어 놓습니다. 아, 마침 한 들실장이 출산을 하고 있군요. 지켜보도록 합시다.

<데갸아아아아!!>

들실장이 물구덩이에 몸을 반쯤 담구고 힘을 주고 있습니다. 두 눈은 이미 붉게 물들었군요. 이 들실장은 곧 출산할 겁니다. 총구는 이미 벌어져 벌렁거리고 있군요. 점막에 둘러쌓인 자실장이 서서히 나오고 있습니다. 들실장은 좀 더 힘을 냅니다.

<데갸아아아!! 자는 얼른 나오는데샤!>

들실장이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자 자실장이 뿅하고 나옵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자가 장녀입니다. 보통 가장 영양분을 많이 흡수해서 제일 크기도 합니다. 그래서 장녀가 나온 뒤 찢어진 총구에서 다음 자들은 수월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보시죠. 다음에 후두득 나오는 모습을. 

<데엑...데엑...데엑…>

들실장은 숨을 몰아쉽니다. 자식을 낳는다는 것은 어느 동물에게나 참으로 힘든 과정입니다. 하지만 기쁨이기도 하죠. 자실장의 점막을 핥아주는 들실장의 얼굴에도 기쁨이 가득합니다. 다 벗겨내니 손발이 쑥쑥 나오는군요. 잘했어요, 들실장. 조심스럽게 옆에 내려놓으니 자실장은 자신의 마마를 알아보고 인사를 합니다.

<마마인테찌? 낳아주셔서 감사한테찌!>

다행이도 양충이군요. 들실장도 만족하고 다음 자를 핥아나갑니다. 눈대중으로 큰 것부터 하나하나 핥아나가는 것이죠. 점막은 물속에 있기에 쉽게 마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둘러야 합니다.

<테찌! 안녕테찌! 반가운테찌!>
<세레브한 와타시가 태어난테찌! 어서 콘페이토를 내놓는테찌!>
<레츄! 와타시가 더 세레브한레찌!>
<레후?>
<프니프니레후!>

세 마리의 자실장과 한 마리의 엄지실장, 그리고 두 마리의 저실장입니다. 들실장은 셋째의 분충스러운 발언에 실망하여 인상을 찌푸립니다. 하지만 이미 낳았으니 되돌릴 수는 없죠. 들실장은 팬티를 치켜올리며 자실장들에게 말을 합니다.

<자들은 모두 마마를 따라오는데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저실장만을 들고 들실장은 앞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세상에 처음 나온 자실장들은 행여나 놓칠세라 마마의 등 뒤를 쫒아갑니다. 자실장들이 따라올 수 있게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들실장이지만 엄지실장은 이내 뒤쳐지고 맙니다. 유난히 머리가 큰 엄지는 넘어져 울음을 터트립니다.

<레에에에에에엥!!! 똥마마!! 세레브한 와타시를 어서 업는레찌! 와타시의 명령인레찌!>

하지만 들실장은 들은체만체 하며 걸음을 옮깁니다. 엄지실장은 들실장들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괜히 밥만 축내는 버러지 취급이지요. 사실 그건 엄지실장 자신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뿐이지요. 들실장이 자신을 무시하고 멀어지니 겁이 난 엄지실장은 다시 벌떡 일어나 들실장을 향해 뛰어갑니다.

광장에 도착합니다. 처음 세상에 나온 자실장들 모두가 빛나는 광장에 감탄합니다. 자신의 마마 이외에 성체실장들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하죠. 뒤늦게 도착한 엄지실장도 신나서 뛰어옵니다. 그런 자실장들을 챙기는 들실장에게로 다른 들실장이 다가옵니다.

<자들은 잘 낳은데스? 고생한데스.>
<아닌데스, 장로상.>

이 들실장이 실장굴의 장로인 모양이군요. 보통은 가장 늙은 들실장이 장로를 맡습니다. 그렇기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듬성듬성하군요. 그런 장로를 보며 삼녀와 엄지가 비웃음을 터트립니다.

<테프프프프프! 머리가 없는테찌!>
<레프프프프! 늙은 오마에인레찌! 별볼일 없는레찌!>

분충스러운 말을 한 귀로 흘려들으며 장로는 들실장을 바라봅니다. 들실장은 부끄러워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군요. 장로는 웃으며 들실장을 달래줍니다.

<오마에가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는데스.>
<아닌데스. 와타시의 총구에서 나온 자가 저따위인게 부끄러운데스.>
<데프프프프… 어쩔 수 없는데스. 저들은 와타시가 데려가는데스.>
<부탁하는데스. 우지챠는 여기있는데스.>

장로는 들실장에게 저실장은 받아듭니다. 들실장은 삼녀와 엄지에게 장로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합니다.

<오마에들은 장로상을 따라가는데스.>
<테찌? 왜인테찌?>
<오마에들을 위한 선물은 따로 있는데스.>
<테프프프프프… 똥마마가 제법인테찌!>
<그런레찌! 와타시는 스테이크 아니면 안먹는레찌!>

장로를 따라가며 쉴새없이 분충스러운 말을 하는 삼녀와 엄지실장을 바라보던 들실장은 자신의 장녀와 차녀를 안아줍니다. 갑작스럽지만 안아주는 마마를 같이 꼭 안아주는 자실장들이죠.

<오마에가 장녀이고, 오마에가 차녀인데스. 둘이 사이좋게 지내는데스.>
<알겠는테찌! 삼녀는 어디로 가는테찌?>
<오마에에게 아직 삼녀는 없는데스.>
<테찌?>

차녀가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들실장은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이끌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향합니다. 보금자리에 도착한 들실장은 준비한 먹이를 꺼냅니다. 흐믈흐믈해진 야채와 바퀴벌레 등입니다. 

<오마에들을 위한 먹이인데스. 맛나맛나하게 먹는데스요.>
<잘먹겠는테찌!>
<마마는 안먹는테찌?>
<마마는 아까 먹었는데스. 자들이 많이 먹는데스.>

자신을 걱정해주는 장녀에게 빙긋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들실장입니다. 장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먹이를 먹습니다. 바삭한 바퀴벌레는 들실장에게 훌륭한 단백질원이 되어주죠. 자실장이 성장하는데 더할나위 없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편 장로실장에 끌려간 삼녀와 엄지실장은 어떻게 될까요? 장로는 들실장들의 인사를 받으며 어디론가 향합니다. 삼녀와 엄지의 끊임없는 분충발언이 주위의 들실장들을 찌푸리게 하지만 장로는 웃으며 받아줍니다. 이윽고 어둑어둑한 곳에 도착한 장로입니다. 손에 든 저실장들을 던져넣는군요.

<레핏?!> <레후?!>

살짝 놀라는 삼녀와 엄지입니다. 하지만 장로는 덤덤하게 엄지를 잡고 앞머리를 뜯습니다. 처음 겪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치는 엄지이지만 장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뒷머리를 마저 뜯습니다. 엄지는 빵콘한 지 오래고 놀란 삼녀도 운치를 지립니다. 

<레챠아아아아아!!! 아픈레찌! 뭐인레찌! 오마에따위가!!!!>
<시끄러운데스. 조용히 하는데스.>

그렇게 옷까지 뜯어 독라로 만든 엄지를 아까 저실장들을 던진 운치굴에 집어던집니다. 삼녀를 잡습니다. 자신이 엄지처럼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삼녀는 오른손을 입가에 가져다댑니다.

<테츄융? 오마에는 얼른 와타시에게 메로메로되느갸아아아아아!!>

장로는 삼녀도 독라로 만들어버립니다. 마찬가지로 운치굴에 던져넣습니다. 운치굴은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운치가 가득합니다. 그 안에는 이미 넣어놓은 저실장들과 독라자실장, 독라엄지들이 가득하죠. 저실장들은 자신의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프니프니만을 외칠 뿐입니다. 장로는 운치굴에다가 소리칩니다.

<자실장은 운치굴을 파고 엄지는 우지챠들 프니프니를 해주는데스. 우지챠에게 손을 대면 모두 슬플 일은 당하는데샤!!!!!>

장로의 외침에 잔뜩 움츠리는 독라엄지와 자실장들입니다. 장로는 흐믓하게 웃으며 운치굴을 떠납니다. 떠나는 장로의 뒤로 비명이 들리지만 장로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으례 있는 일이니깐요.

<오마에!!!! 세레브한 와타시를 어서 꺼내는텕?!>
<왔으면 어서 일이나 하는테찌!!!>
<시끄러운테찌! 뒈지는테찌!>
<테챠아아아아아!!>

#양육

쌔근쌔근 자고 있는 자실장 둘이 보입니다. 그런 자실장들을 흐믓하게 보고있는 친실장도 보이는군요. 친실장은 먼저 일어나 보금자리를 정리합니다. 자실장들이 먹을 먹이도 꺼내놓습니다. 준비를 마친 친실장은 자실장들을 흔들어 깨웁니다.

<장녀, 차녀. 와타시의 귀여운 자들은 어서 일어나는데스. 우마우마한 밥인데스.>
<테찌?!> <밥인테찌!>

벌떡 일어난 자실장들은 신나게 밥을 먹습니다. 오늘의 밥은 말라빠진 야채와 뼈조각에 붙은 고기입니다. 들실장들에게는 진수성찬이나 다름없겠군요. 고기를 한 점 먹은 자실장의 눈이 커집니다.

<우마우마한테찌!>
<그런테찌? 와타시도 먹는테찌!>
<차녀것도 있는데스. 싸우지말고 먹는데스.>

친실장은 웃으며 자실장들을 다독거립니다. 즐거운 식사시간이 끝나고 페트병 마개에 물을 따라주는 친실장입니다. 시원하게 마시는 자실장들입니다. 나름 개념이 있는지 먹고 난 뒤에 친실장에게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시원한테찌! 마마!> <잘먹었는테찌!>
<그럼 조금 쉬고 있는데스. 마마도 밥을 먹고 금방 정리하는데스.>

친실장은 그런 자실장들을 귀엽다는 눈으로 보며 자신도 식사를 시작합니다. 말라빠지고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은 빵이지만 들실장에게는 소중한 한 끼 식사입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친실장의 눈에 방방 뛰는 차녀가 보입니다.

<무슨 일인데스?>
<마마… 운치… 운치마려운테찌!>
<데에…>

친실장은 자실장들의 변 케어를 까먹었었군요.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치며 어리석음을 탓하는 친실장입니다. 재빨리 준비한 것을 내밉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과자상자군요. 

<여기에다가 싸면 되는데스!>
<알겠는테찌!>
-부리릿!

차녀는 재빨리 팬티를 내리고 운치를 눕니다. 모든 실장석은 변을 많이 누는 걸로 유명합니다. 이것때문에 유기하는 경우도 많죠. 실제로 자실장들 중에는 자신의 몸 크기보다 더 많이 변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잘 케어해주어야 하죠. 차녀가 볼 일을 다 본 후, 장녀도 마저 볼 일을 봅니다. 부르릇하며 변을 보는데 장녀의 얼굴이 참 시원해보이는군요.

<다 싼 테찌!>
<잘했는데스. 건강한데스.>

변을 통해 친실장은 자실장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찌릿하게 올라오는 변의 냄새를 맡으며 친실장은 흐믓한 미소를 짓습니다. 냄새를 맡으니 아주 건강한가봅니다. 통을 내려놓고 친실장은 장녀를 들어 올립니다. 어리둥절한 장녀. 친실장은 장녀의 총구를 깨끗하게 핥아줍니다. 장녀는 부끄럽다는 듯이 몸을 뒤척이지만 친실장은 얼굴도 핥아줍니다. 

<이제 깨끗해진데스- 차녀차례인데스.>
<감사한테찌!>
<테치치치치치!>

차녀는 자신의 마마가 들어주니 신나서 소리를 지릅니다. 친실장은 그런 차녀를 보며 웃으며 마찬가지로 얼굴과 총구를 핥아줍니다. 깨끗해진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친실장은 만족스러운듯이 차녀를 내려놓습니다. 아쉬워하는 차녀군요.

<재미있었는테찌! 또해주는테찌!>
<다음에 해주는데스. 자들은 모두 마마를 따라오는데스.>

친실장은 조금 서두릅니다. 본능적으로 늦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겠지요. 변이 담긴 통을 들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런 친실장을 자실장들도 열심히 쫒아갑니다. 광장의 한 곳에는 이미 많은 자실장들이 모여있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친실장은 자신의 자실장들이 숨을 고를 시간을 줍니다. 숨을 다 고른 자실장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자실장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에 놀랍니다.

<테찌?! 뭐인테찌!> <친구인테찌?>
<그런데스. 모두 친구인데스.>
<어서오는데스. 오마에도 이젠 어엿한 마마인데스.>
<아닌데스. 와타시의 자를 잘 부탁하는데스.>

친실장은 거기에 있던 들실장들에게 인사를 하는군요. 그런 친실장을 보며 궁금해하는 자실장들입니다. 한 들실장이 그런 자실장들에게 와서 인사를 합니다.

<반가운데스.>
<안녕하신테찌!> <반가운테찌! 오바상!>

자실장들의 인사를 받으며 흐믓해하는 들실장입니다. 그런 들실장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내뱉는 친실장도 있습니다. 

<오늘부터 오마에들은 여기서 교육을 받는데스.>
<그런데스. 와타시의 자들은 오바상들의 말을 잘 듣는데스. 마마는 일을 가야하는데스.>

들실장에 말에 재빨리 맞장구를 쳐주는 친실장입니다. 자실장들은 들실장과 친실장을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울음을 터뜨리며 친실장에게 안깁니다. 당황한 친실장입니다. 슬금슬금 밀어내려고 하지만 자실장들은 꽉 안겨 놓아주질 않습니다. 들실장들은 익숙한듯이 장녀와 차녀를 살짝 힘을 주어 떼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친실장은 꾸벅 인사를 한 후 뒤돌아 갑니다.

<마마! 마마!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서럽게 우는 자실장들을 들실장들이 익숙하게 안아 토닥여줍니다. 한참을 그렇게 울던 자실장들은 지쳐서 울음을 멈추는군요. 들실장들이 내려놔줍니다. 그런 자실장들에게 다른 자실장들이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안녕테찌?>
<테에엥…>
<너무 울지마는테찌! 마마는 이따가 오는테찌!>
<정말인테찌?>
<그런테찌! 와타시타치는 여기서 노는테찌! 오마에도 같이 노는테찌!>

머뭇머뭇 무리로 다가가는 장녀와 차녀입니다. 자실장들은 그런 장녀와 차녀를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들실장들은 그 모습을 보며 서로 흐믓해합니다.

이렇게 서울에서 사는 실장석들은 집단생활과 집단양육을 합니다. 도쿄의 들실장들이 이기적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만, 이것이 바로 험한 서울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런 집단생활은 분충이 될 가능성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사회성을 익혀 나가는 것이죠. 이런 교육과 놀이를 통해 이 자실장들은 이 실장굴에 맞는 성체실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살아남는 다음의 이야기지만요.

어느새 장녀와 차녀도 다른 자실장들과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각종 장난감들이 준비되어 있지요. 다 들실장들이 하나둘 줏어온 것들입니다. 공놀이를 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쌓기도 합니다. 아, 저기서 다틈이 벌어졌군요. 들실장들이 달려들어 떼어놓습니다.

<누가 먼저 때린데스?!>
<테에에에엥! 오마에가 먼저 때린테찌!>
<테프프프프프프!! 그러니까 와타시한테 얼른 내놓았어야 하는텟!>
<못된 분충인데스! 맞아야하는데스!>

들실장은 엉덩이를 두들깁니다. 자실장에게는 어마어마하게 아프겠군요. 한대 때릴때마다 자실장은 울음을 터트리며 몸을 비틀지만 들실장은 아랑곳하지 않는군요.

<아픈테찌! 잘못한테찌! 오바상! 테에에에에엥!>
<오마에같은 못된 분충은 더 맞아야하는데스!>

들실장의 무서운 모습에 모든 자실장들이 얼어붙습니다. 장녀와 차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들실장들은 그런 자실장들에게 겁을 줍니다. 겁은 자실장들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죠.

<오마에들도 다른 오마에 것을 함부로 욕심내면 혼나는데스!>
<테찌! 알겠는테찌!> <욕심내지 않는테찌!>
<오마에는 어서 가서 사과하는데스!>
<테에에에엥… 미안한테찌!>

혼난 자실장은 사과를 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들실장들의 눈은 좋지 않습니다. 자실장의 눈물이 투명하군요. 저 눈물은 가짜 눈물입니다. 양육에 익숙한 들실장들은 한 눈에 알아챕니다만 일단 모른척합니다. 자실장들의 싸움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들실장이 한마리씩 들어옵니다. 자신의 마마가 오면 웃으며 달려가는 자실장들입니다. 한번 안아주고 양육실장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자신의 자실장과 함께  보금자리로 가는 들실장들입니다. 아, 저 자실장은 아까 분충끼가 있던 자실장이군요. 양육실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실장에게 속닥입니다. 듣는 들실장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습니다. 그런 들실장의 어깨를 툭툭 쳐주는 양육실장입니다. 

친실장도 왔습니다. 장녀와 차녀가 친실장에게 달려갑니다.

<오마에들은 잘 놀고 있었는데스?>
<그런테찌!> <칭친해주는테찌!>
<오마에의 자는 얌전하게 잘 놀았는데스.>
<감사한데스! 자들은 이제 보금자리로 가는데스!>

자실장들의 손을 잡고 보금자리로 향합니다. 자실장들은 오늘 친구들과 즐겁게 논 이야기를 친실장에게 떠듭니다. 그런 자실장들의 이야기를 웃으며 듣는 친실장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평화롭게 끝이 납니다.


#먹이 구하기

<조심해서 다녀오는데스.>
<걱정마는데스. 자들을 잘 부탁하는데스.>
<마마… 안가면 안되는테찌?>
<마마가 안가면 여기 있는 모두가 굶는데스. 장녀는 오바상들 말 잘 듣고 얌전히 있는데스.>
<테에에에엥…>
<자, 그럼 출발하는데스.>

실장굴의 실장석들이 모두 광장에 모여있습니다. 한 무리의 실장석들을 배웅하는군요. 보검이라고 불리우는 녹슨 못이나 면도칼을 짊어진 실장석들입니다. 이들은 이제 먹이를 구하러 떠납니다. 굴에 남은 실장석들이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해주고 있습니다.

해가 지고 컴컴한 산길입니다. 야행성이 아닌 실장석들에게는 고된 걸음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제대로 먹이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들은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갑니다. 아, 한 실장석이 발을 헛딛였군요. 잠시 굴러가다가 돌에 부딛칩니다. 다른 실장석들이 서둘러 넘어진 실장석에게 달려갑니다.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들실장이 안부를 묻는군요.

<괜찮은데스?>
<데에에에에에…>
<다행이 터진 곳은 없는 거 같은데스.>
<조심하는데스. 오마에는 뒤로 빠져서 천천히 오는데스.>
<알겠는데스… 미안한데스…>

그렇게 들실장들은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갑니다. 밝은 빛을 따라 내려가니 딱딱한 검은땅을 마주하는 들실장들입니다. 들실장은 모르지만 인간들은 그 땅을 ‘콘크리트’라고 부르죠. 콘크리트가 포장된 곳에 도착했다는 것은, 그들이 목적지에 거의 다 도착했다는 뜻입니다. 가로등이 듬성듬성 빛을 비추고 있는 곳입니다. 오늘 이 들실장들의 목적지는 원룸촌입니다. 

배수로가 보이는군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그리고 이 배수로는 들실장들의 좋은 은신처이기도 합니다. 재빨리 배수로에 기어들어간 들실장들은 일단 숨을 고르며 동태를 관찰합니다. 고양이나 개도 들실장에게 위협적이지만, 역시 가장 위험한 것은 사람이죠. 사람이 오고가는 것을 훔쳐보며 리더는 계획을 짜기 시작합니다.

<오마에는 이제 좀 괜찮은데스?>
<그런데스. 걱정끼쳐서 미안한데스.>
<아닌데스. 그래도 오마에는 일단 운반으로 빠지는데스.>
<알겠는데스.>
<오마에 둘은 망을 보는데스. 나머지는 원래 하던대로 하면 되는데스.>

오고가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고양이가 야옹거리는 소리만 들리기 시작하는군요. 이때가 이 들실장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재빨리 배수로에 나와 원룸촌을 향해 달려갑니다. 가져오기 편하게 잘 접어온 편의점 봉투를 피는 들실장 곁으로 다른 들실장 둘이 스쳐지나갑니다. 아까 전 망을 보기로 정해진 들실장들입니다. 검은색 통에 도착한 들실장 하나가 재빨리 받침대가 되어주는 사이, 리더가 뚜껑을 엽니다.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는군요. 안에는 노란 음식물쓰레기봉투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리더는 그것을 보고 미소를 짓습니다.

<아주 좋은데스. 오마에들은 어서 받는데스.>
<알겠는데스.>

리더가 재빨리 통에 들어가 노란 쓰레기봉투를 밖으로 던집니다. 다른 들실장들은 받아다가 자신들이 준비한 봉투에 담습니다. 일본의 들실장이 음식물 쓰레기를 헤쳐놓는 것과는 다릅니다. 아마 개별로 다니는 것과 집단으로 다니는 것의 차이겠지요. 그렇게 서너개 작은 봉투를 담으니 봉투가 꽉 찹니다. 꽉 찬 봉투는 아까 굴렀던 들실장과 다른 실장이 들고 배수로에 잘 숨겨둡니다.

작업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군요. 벌써 봉투 네 개를 가득 채웠습니다. 이제 두 개만 더 채우면 들실장들이 삼일간을 잘 먹을 식량이 마련됩니다. 

-냐아아아!
<데! 야옹씨인데스!>

저런, 들고양이와 마주쳤습니다. 들실장들은 재빨리 가져온 보검들은 손에 쥡니다. 8 대 1이라고는 하지만 들실장은 어디까지나 생태계에서 최하위에 있습니다. 방심할 수 없죠. 들실장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들고양이를 포위합니다. 들고양이가 잔뜩 자세를 낮춥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군요. 

-갸아아옹!
<샤아아아아아아!!>

들고양이와 들실장들의 기싸움이 한참입니다. 들고양이정도면 들실장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숫자죠. 숫자에서 밀리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군요. 들고양이는 패배를 인정하고 뒤로 물러납니다. 뒤로 물러나는 들고양이를 보던 들실장들은 들고양이가 사라진 뒤에 모두 기운이 빠진듯 주저앉습니다. 

<데에에에에… 큰일날뻔한데스.>
<그런데스…>

서로를 다독이는 들실장들입니다. 기운을 차린 들실장들은 다시 작업을 재개합니다. 빈 봉투 두 개를 무사히 다 채운 들실장들은 미련없이 몸을 돌려 배수로로 향합니다. 망을 본 들실장 둘의 손에는 작은 쓰레기봉투 두 개가 있군요. 이건 또 무엇일까요? 저희의 궁금증을 해결할 틈도 없이 들실장들은 모아놓은 봉투를 재빨리 챙겨 산 위로 올라갑니다. 

산을 올라가는 길은 험하고 힘듭니다. 더욱이 수확한 먹이들을 날라야하기 때문에 더더욱 지치죠. 하지만 마음만은 뿌듯한 들실장들입니다. 오늘은 아주 충분하게 먹이를 구했기 때문이죠. 이정도 양이라면 먹지 못할 것을 걸러내도 모두가 삼일은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데에엑… 지치는데스.>
<와타시도 힘든데스…>
<그럼 좀 쉬는데스. 아까 가져온 봉투를 뜯는데스.>
<알겠는데스>

한 들실장이 챙겨온 작은 쓰레기봉투를 뜯습니다. 아까 챙겨온 그 봉투입니다. 드디어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야식거리였군요. 사이좋게 둘러앉은 들실장들은 가운데에 봉투를 뜯고 먹기 시작합니다.

<으음… 이건 좀 우마우마한데스!>
<오! 이건 괜찮은데스->
<웩… 쓴데샤! 못먹는데샤!>

그렇게 밥을 먹으면서 체력을 보충하는 들실장들입니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이런 휴식정도는 괜찮겠죠. 어느정도 휴식을 끝낸 들실장들은 주섬주섬 자리를 정리합니다. 리더가 모두를 확인한 후에 다시 출발을 지시합니다.

<이제 다시 출발하는데스. 다들 기다리는데스.>

그렇게 들실장들은 다시 열심히 산을 올라갑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자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올라가는 들실장들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고 올라 해가 뜰 무렵, 드디어 자신들의 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와있던 한 들실장이 올라오는 무리들을 눈치채고 손을 흔든 뒤 잽싸게 집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다 온 데스! 고생한데스!>

무리의 리더가 밝게 외칩니다. 다들 집이 가까워졌다는 소리에 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실장굴에서 기다리고 있던 성체실장들이 하나둘 나와 무리를 마중합니다. 서로를 얼싸안아주는 들실장들입니다.

<모두 다 무사해서 다행인데스!>
<걱정해줘서 고마운데스!>

모두 다 굴 안으로 들어갑니다. 광장에 짐을 놓으면 남아있던 들실장들이 알아서 분배를 준비합니다. 인간의 구역에 다녀온 이 들실장들은 각자 자신의 자를 찾아 들어갑니다. 오늘 고생한 리더도 자신의 자를 찾아 가는군요.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장녀와 차녀를 보며 미소를 짓는 리더입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자실장들. 눈을 부비며 일어나다가 자신의 마마를 보더니 잠에서 확 깼는지 달려오네요. 리더도 그런 자실장들을 안아줍니다.

<마마! 얼른오는테찌!>
<다녀오신테찌?>
<자들도 오바상 말들을 잘 듣고있었는데스?>
<그런테찌!>
<잘한데스요. 마마는 먹이를 받아오는데스요. 자들은 잘 앉아있는데스.>
<알겠는테찌!>

그렇게 자들과 인사를 나눈 리더는 광장에 들어옵니다. 광장에는 이미 나누어진 먹이들이 놓여있었습니다. 리더가 광장에 들어서자 한 들실장이 손짓을 합니다. 그 앞에 놓여진 먹이들이 있군요.

<고생한데스. 오마에들것은 더 담았는데스.>
<고마운데스. 다음은 오마에들 차례인데스?>
<그런데스. 출발하기 전에 부탁하는데스.>
<걱정마는데스.>

리더는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몫을 가지고 보금자리로 돌아옵니다. 이제서야 피곤이 몰려오는 느낌입니다만, 아직 일이 다 끝나지 않았군요. 감겨오는 두 눈에 억지로 고개를 흔들며 졸음을 떨쳐냅니다.

<자들은 어서 밥을 먹는데스.>
<알겠는테찌!>
<잘먹겠는테찌!>

자들과 리더는 함께 밥을 먹습니다. 잘 먹는 자신의 자들을 보며 흐믓해하는 들실장입니다. 다 먹은 후에는 가져온 것 중에서 보관할 수 있는 것들은 자신의 창고에 따로 보관해놓습니다. 정리도 어느정도 끝냈을 때 보금자리 바깥에서 불쑥 고개를 내미는 무언가가 있군요. 

<테찌?! 어서 오는테찌!>
<벌써 시간이 그렇게된테찌?>
<금방가는테찌! 마마! 와타시타치는 다녀오는테찌!>
<오바상타치의 말을 잘 듣는데스.>

장녀와 차녀는 자신의 마마에게 인사를 한 후 보금자리를 떠납니다. 그렇게 장녀와 차녀를 떠나보낸 리더는 자리에 누워 눈을 감습니다. 밤새 다녀왔기에 지금 자두지 않으면 언제 쓰러질 지 모르니깐요. 이렇게 들실장의 하루가 끝이 납니다.

<오늘도 고생한데스… 그래도 자들이 있어 다행인데스… 자들은 와타시와 같이 행복하게 사는데스… 고로롱… 고로롱…>



# 임신과 출산, 그리고 엄지실장.

<데그그그그그그… 데갸갸갸갸아아아!!>
<힘! 힘을 주는데스!!>
<아픈데스! 아픈데스!!! 죽을 거 같은데스!!>
<다시한번 히... 아아아아아!!! 와타시의 머리를 잡아당기지 마는데샤아아아!!>

여기는 민들레족의 출산못입니다. 매년마다 봄이 되면 장로의 방 앞을 파고 비닐을 덮은 다음, 가장 깨끗한 물을 따라놓습니다. 민들레족은 장로와 갓 성체식을 마친 자들을 제외한 모두가 민들레로 임신을 합니다. 야생실장은 각 부족마다 임신에 대한 룰이 조금씩 다르지요. 이는 다음에 따로 소개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군요. 

실장석의 임신기간은 1주에서 2주 사이입니다. 모체가 안전하다 느끼면 최대한 모체에 잡아두어 성장할 시간을 더 주고 그렇지 않은 상황일 경우에는 바로바로 출산을 해버립니다. 각자의 방 속에서 이제는 친실장이 될 성체실장들은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면서 태교를 하고 있습니다. 

뎃데로게- 데로게-
와타시의 자들은 무럭무럭 자라는데스-
어서어서 자라서 부족의 일원이 되는데스-
훌륭하게 자라서 이 공원을 가득가득 메우는데스-
뎃데로게- 보에- 보에-

민들레족에 대대로 내려오는 태교 노래입니다. 태고의 마마부터 시작되었다는 이 태교는 민들레족의 전통 중 하나입니다. 인간을 언급하지 않는 것과 콘페이토 등을 언급하지 않는 것을 봐서 연구가들은 태고의 마마라는 실장석이 인간의 손을 타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임신기간을 다 채운 성체들이 눈이 하나씩 빨개지기 시작하면 출산못 앞으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갓 성체가 되어 임신을 하지 않은 실장석들입니다.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지만 이들 덕분에 출산못은 항상 질서를 유지할 수 있지요. 

<데샤아!! 물씨!! 물씨를 더 가져오는데스!!>
<알겠는데스!! 소리 그만 지르는데스!!>
<오바상! 오바상! 정신 차리는데스!!>

이런 난리법석과는 다르게 출산못은 막 자를 낳는 실장과 옆에서 도와주는 실장을 제외하면 모두 조용하게 출산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출산하는 실장 앞에서는 장로가 심각한 표정으로 어서 출산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윽고 실장의 총구에서 초록색 무엇인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머리까지 나온 구더기는 쏙하고 실장석의 총구에서 나와 출산못에 떨어집니다. 한 마리가 나와 벌어진 총구는 다른 구더기들도 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연이어 출산못에 퐁당하고 떨어집니다.

출산을 유심히 지켜보던 장로가 두 마리를 건져옵니다. 건져온 구더기의 점막을 정성스럽게 핥아냅니다. 이윽고 팔과 다리가 보입니다. 점막이 걷어내진 구더기들은 거친 숨을 토해내며 말하기 시작합니다.

<레-레헷! 안녕하신레치!>
<렛! 마마는 어디있는레치!>
<둘 다 괜찮은 아가들인데스. 나머지도 꺼내는데스.>

장로의 지시가 떨어지자 나머지 구더기들을 꺼내어 얼굴만 핥아줍니다. 얼굴점막만 걷어내진 구더기들은 울기 시작합니다.

<아타시도 다 벗겨주는레후!>
<굳어지면 안되는레후!>
<레에에에엥!!>
<어서 데려가는데스.>

한 성체실장이 구더기를 안고 나갑니다. 구더기들은 아무 상관없다는듯 장로는 두 마리의 엄지실장을 막 출산을 끝마친 성체에게 건냅니다. 이제는 친실장이 되었군요.

<건강한 아가인데스. 잘 키우는데스.>
<감사한데스, 장로상. 와타시가 오마에들의 마마인데스. 오로롱…>
<마마! 왜 우는레치?>
<울지마는레치!>
<기뻐서 와타시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데스… 그러면 얼른 가는데스!>

친실장은 자신의 두 엄지실장을 껴안고 출산못을 떠납니다. 그런 친실장의 곁을 빨간 눈을 한 고통스러운 실장석이 스쳐지나갑니다. 친실장은 막 출산을 시작한 실장의 행운을 빌어주며 자신의 방으로 향합니다. 자신의 방에 도착한 친실장은 두 엄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습니다. 

<여기가 마마의 집인데스요.>
<레헷! 큰레치!>
<오네챠! 여기 좀 보는레치!>

신기한 지 친실장의 방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엄지실장들입니다. 그런 엄지실장들을 흐믓하게 바라보는 친실장입니다.

실장석은 아가라고 부르지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엄지실장이라 부르지요. 그 크기가 평균적으로 엄지정도 되기 때문입니다. 좀 더 영양을 잘 받아서 자란 엄지실장은 중지정도까지 크곤 합니다. 처음 출산할 때는 모두 구더기 상태로 출산을 하게 되지만 점막을 벗겨주면 팔과 다리가 나오게 되지요. 물론 점막을 다 벗겼는데도 구더기상태인 것도 있습니다. 이른바 미숙아지요. 이런 구더기들은 모아서 운치굴같은 곳에 넣어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의 숫자를 제한하는 것도 부족의 전통입니다. 다른 부족의 경우 낳는데까지 낳아 키우는데까지 키우지만 민들레부족은 엄격하게 두마리로 제한하죠. 야생에서 살아남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민들레부족은 꽤나 많은 엄지실장을 성체까지 길러냅니다. 이번 출산 시즌이 끝나고 태어난 엄지실장들이 자실장, 그리고 성체까지 무사히 크기를 기원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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