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이다 
온누리의 모두가 행복한 오늘 

가진자 와 갖지못한자 모두가 평등하게 행복한 크리스마스 

더군다나 송이송이 보드랍고 커다란 눈까지 내리니 더할나위 없이 좋은날이었다 

가슴에 양손모아 합장하듯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송이를 보며 누구나 오늘만큼은 근심걱정 없이 지내길 기원했다 

바람도 불지않는 작은 빵가게 앞에 놓여져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장식이 

한가득 차가운 눈에 하얗게 변해가면 
적당히 보기좋게 하기위해 작은 빗자루로 가득쌓인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위의 눈을 털어낸다 

'스륵 스륵'

잔뜩 쌓아올려진 눈이 어느정도 쓸려 바닥으로 떨어지자 

바닥의 한구석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놀라 허리숙여 그곳을 바라보았다

[레후!! 레후읏..]

그곳엔 방금쓸어내린 눈더미에 약간 파묻힌 한마리의 자실장 ... 아니 그러나 목소리는 우지의 목소리였다 




<삽화 제공 : 몽탄x화>



쭈그려 앉아 바라본 그곳에 손을 살살 대어 눈을 털어내니 모습을 들어낸 자실장은 두건만쓴채 옷은 입지않고 온기를 잃은듯 말없이 웅크려있고 그 육신을 잠시 밀어보자 그안에서 바들바들떨고 있는 한마리의 우지 

독라의 우지는 초롱초롱 트리의 장식과도 같은 빛나는 적록의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두눈은 아직 어린 우지의 눈과는 다른 
자실장과 나를 번갈아가며 바라보는 걱정어린 눈빛 

이내 옆으로 쓰러져 꿈쩍을 하지않는 자신의 혈육의 얼굴에 바들바들떠는 작은 분홍빛의 세모혀로 핥아 마지막남은 자신의 온기를 전해준다 

[레후우웃!....]

마지막 남은 자신의 혈육을 잃고 싶지 않다는 듯이 자신또한 추위에 숨이 끊어질수 있었지만 그런건 상관없다는듯 자신을위해 고통을 참아내며 품어준 자실장을위해 쉬지않고 핥아 댈뿐이었다 

이내 나를 다시 돌아본 우지는 제발 도와달라는듯 자신의 얼굴에 비해 비대한 눈을 꿈뻑이며 

있는힘것 목을빼내어 목청것 나에게 

[레후우우우으으읏...]

하고 길게 울어보이더니 이내 감은 두눈에서 닭똥같은 커다란 눈물이 주륵 흘러 바닥을 적신다 

우지의 애절한 부탁과 달리 나는 나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당일


연인과함께 가족과함께 오늘 이행복한 크리스마스를 기념을 하기위해 케이크와 빵을 사러 오는 손님들때문에 선뜻 
이불쌍한 우지쨩을 가게안으로 데려갈수 없었다 

실장석또한 감정이 있는 동물이지만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온 들실장을 음식을 파는 가게안으로 들여온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었다 

혹여나 마음약해져 들여보낸다 할지라도 다른 직원이나 사장님에게 들킨다면 크게 혼날수도 ... 아니 그것은 단발성 이기때문에
큰문제는 없지만 손님에게 들킨다면 위생법으로도 크게 문제될 일이었기에 나는 선듯 이 불쌍한 아기우지쨩을 쉽게 가게안으로 맞이해줄수없었던 것이다..

바쁜 시간대였지만 나는 그 불쌍하고도 가여운 표정으로 울고있는 아기 우지쨩을 쉽게 떠나보낼순 없었다 
특히나 오늘은 모두가 행복해야할 크리스마스 당일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무언가 떠오른듯 재빨리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뒤척이며 창고에서 찾은것은 한조각의 케이크를 담을수 있는 작은 케이크박스 
이정도 크기라면 우지쨩이 가게안에서 편안히 쉴순없어도 조금은 따듯하게 오늘하루를 보낼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펼쳐져있는 작은 케이크 박스를 한번 두번 접어가면 이내 제모양을 찾은 그자그마한 박스를 바라보며 
나는 그안에 빵을 담을때쓰는 바닥종이를 잘게 찢어 박스의 바닥에 소복히 쌓아놓고 그위로 쓰다남은 걸레를 반으로 찢어 작은 이불을 만들어 주었다 

조금은 엉성하지만 그래도 이 불쌍한 작은 우지가 오늘하루만큼은 따듯한 온기를 느끼며 지낼수 있길 바라며 
나는 만들다 남은 빵몇조각을 주머니에 넣은채 우지가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로 돌아왔다 

여전히 몸을 둥그렇게 말은채 울며 자신의 자실장품에서 떠나지않고 열씸히 체온을 나눠주는 우지는
이제는 힘이딸려 기운이없는듯 아까와 달리 느릿느릿하게 세모꼴 뾰족혀로 자실장의 손과 얼굴을 번갈아가며 핥고있었다 

"이제 그만 핥아도되 .."

쭈그려 앉아 말을 건내는 나를 돌아본 우지는 
나에게 마치 왜 자신의 언니가 눈을 뜨지않는지 물어보듯 길고 서글프게 울기시작했다 

[레후우웃.... 레후...... ]

늘어진 귀가 기운을 잃고있다는것을 보여주듯 꾸벅 꾸벅 머리를 졸아가며 눈물을 멈추지않는 우지 
이미 바닥은 적록의 색으로 물들어 서글픈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드는것만 같았다 

나는 더이상 이우지가 체온을 잃지않기위해 그렇게 우지의 몸통을 보드랍게 잡고선 들어올리려했다 

[레후으으읏!! 레후으으읏!!!]

내가 우지의 허리를 붙잡고 들어올리려하자 우지는 눈치를 챈듯 자신의 유일한 혈육이었던 자실장의 두건끝을 이빨로 물고 놓지않으려했다 

마치 자신의 혈육을 떠나고싶지않다는듯 이번에 놓치면 평생을 다신볼수 없다는것을 알기라도한듯 
있는힘껏 자신의 이빨로 자실장의 두건끝을 물고 놓지 않으려는 우지덕에 나는 그저 가만히 그런 우지를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우지는 더욱더 서글프게 울었다 

[르흐흐흣...르흐으읏....]

원래의 이박스는 우지만을 위한 작은 집이었다 
어차피 자실장은 이미 죽었기에 우지가 박스안으로 조용히 들어간다면 자실장은 그렇게 쓰레기통안으로 들어갈 운명이었다 
시신을 이곳에 둔다면 손님들에게도 큰 문제가 될수 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지는 자신의 죽은 자실장을 절대로 놓지않았다 죽더라도 이곳에서 자신의 언니와 함께 있겠다는듯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져있는 우지를 보며 나는 하는수없이 조금은 꺼림직해도 그런 우지와 우지의 자실장을 함께 잡아 조심히 박스안으로 담아주었다 

방금전까지도 울던 우지가 자실장과함께 포근한 종이톱밥위에 올려지게 되자 놀란듯 주변을 둘러본다 
작은 박스의 바닥 그위에 잔뜩깔려진 종이톱밥의 보드라움에 취한듯 몸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비벼 그부드러움에 한껏취한 우지는 
자신의 언니의 얼굴을 몇번을 핥고나서 입으로 종이톱밥을 물어 자신의 언니 몸으로 쌓아주기시작했다 ..

마치 이렇게라도 체온을 올리려는듯 열성적으로 톱밥을 머리로 밀어 언니를위해 산을 쌓는 우지 
나는 그런 우지의 머리를 한차례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그러지않아도되 "

라고 상냥히 말을 건뒤 미리 준비해두었던 걸레 조각을 우지와 자실장의 위에 두겹 쌓아올려주었다 
걸레로 쓰였기에 조금은 거칠어도 지금껏 느껴보지못한 부드러움과 따스함때문에 
우지는 몸을 쭉늘어트리며 기지게를 펴곤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곤 

[레훗!! 레훗!!]

이라고 힘차게 울부짖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죽은 언니의 품에 다가가 몸을 둥그렇게 말고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우지 
그런 우지에게 나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오늘은 크리스마스날이야 "

[레훗?]

"아기예수가 태어난 뜻깊은 날이지"

[레후?]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이란다"

나의 쓰다듬음에 머리를 따라 끄덕이며 졸린듯 눈을 반쯤감던 우지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이라는것에 까만 하늘을 바라보며 한참을 무언가 떠올리듯 가만히있더니 이내 자신의 언니의 얼굴품으로 돌아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주듯 조용히 그리고 나긋하게 중얼대기 시작했다 

[레후.. 레후레후 레후웃]

마치 내가 해준얘기를 설명이라도 하듯 싸늘하게 식어있는 자신의 언니에게 이야기를 거는 우지 
자신의 언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지를 보며 나는 쓸쓸함을 느낀다 

살아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았을텐데 이미 영혼이 떠난 차가운 육신은 우지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못하고있었다 

"효정아 뭐해?"

가게안에서 부터들려오는 소리에 나는 급히도 우지의 앞에 작은 빵조각을 꺼내어 놓아주곤 그렇게 급히 뚜껑을 닫고 쉽게 찾을수없는 크리스마스 트리 안쪽바닥에 조심히 내려놓곤 급하게 가게안으로 돌아갔다 

우지를 만졌기에 손을 씻으며 멍하니 사색에 잠긴나는 평소엔 실장석에대해 큰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의 언니에대한 애정을 보여준 우지에게만큼은 특별한 감정을 갖게되었다 

"저렇게 상냥한 아이라면 길러도 좋을것같아.."

바쁜 크리스마스날이었지만 틈틈히 그런 우지를 떠올리며 어떤집을 지어주고 어떤먹이를 건내주고 아참 링갈이라는 
기계를 이용해 이야기도 주고받고싶은 나는 차례차례 우지와의 새로운 인연을 설계해 나가고있었다 

몇시간후 밤 10시가 되고 가게를 닫을시간이되어 정리를 마친나는 그어느때보다도 급하게 가게밖을 나섰다 

"무슨 좋은일이라도 있어? 누구 만나는사람?"

사장님의 추긍에도 그저 당황해 웃으며말을 버벅거리는 나를보고는 

"먼저들어가 어차피 마감도 다했으니 불이랑 문만잠그면되니까 모두들 쉬는날인데 고생했어 어서들어가"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라는 짧막한 인사와함께 급히도 가게밖을 빠져나온 나는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아래서 내가 준빵을먹으며 따듯하게 나를 기다리고있을 우지와 다시만날 이순간을 기대하며 손을 뻗었다 

여전히 그자리에 그대로있는 우지와 죽은 언니가 담긴 작은 케이크박스 

"우지야 자니?"

나는 조심히 들어올린 그박스를 바라보며 조심히 뚜껑을 열었는데 나의 질문에도 답하지않고 조용한 우지가 조금은 이상해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굴곡져있는 걸레조각이 우지와 언니가 어디 가버린것은 아니라는것을 말해주어 조금은 걱정되는 눈빛으로 걸레를 살짝 들어올려보니.. 나는 그곳에있는 우지의 모습에 짧은 탄식을 내지를 수밖에없었다

온전히 미소지은채 반쯤풀린눈으로 몸을 말고 식어있는 우지의모습..
방금전까지만해도 생생히 살아있던 우지는 어째서인지 이해할수없게도 그렇게 자신의 언니를 따라 하늘나라로 가버린것이다 

살아있어 주었다면 앞으로 평생 즐겁게 함께 지냈을텐데 
그짧은 몇시간을 버티지못하고 그렇게 우지는 자신의 언니의 육신에 기댄채 가만히 반쯤풀린 눈으로 미소지으며 
내가건내준 빵을 바라본채로 굳어있었다

한입도 대지않은채 온전한 빵만이 케이크박스위에 쓸쓸히 놓여져있는모습을 보는나는 그렇게 그자리를 쉽게 떠나지못하며 
깊은 사색에 잠겨있었다 



우지와 우지가 소중히여겼던 언니는 근처 꽃밭에 정성을 다해 묻어주었다 
지금이야 꽃이 한송이도 피지않는 겨울이었기에 그저 단단한 흙이 가득한 흙밭이었지만 매번 그곳엔 예쁜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올랐기에 언젠가 봄이온다면 우지와 우지의언니가 묻힌 그곳은 예쁜꽃으로 만개하게 될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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