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휴일이었다.
친구랑 커피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피시방에서 시간도 때운 평범한날.
평범했기 때문에 약간은 심심했다.
쌀쌀해 지는 날씨에 일찍 귀가했더니, 대문에 초록 두건을 쓴 녀석이 대문을 밀고 있었다.
뭐야? 이놈?
우리집에 무단 침입을 시도하는 실장석인듯 하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는 것 조차 귀찬아, 발로 차 날렸다.
예상보다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자세히 보니 보통 성체실장보다 머리통 하나는 큰 녀석이다.
몇미터는 날라갈 정도로 찼지만, 고작 몇바퀴 구르는 정도에서 끝났다.
불의의 기습을 당했음에도 녀석은 침착하게 일어나 다시 문으로 다가갔다.
뭐야? 이녀석???
분충이던, 아니던, 아니 생물이라면 당연히 공격에 반응해 나를 처다보는게 순서잔아?
녀석은 내 존재따위 처음부터 없었다는양, 힘주어 대문을 밀고 있었다.
우스운 광경이다. 그 대문 당겨서 여는 거라구.
"어이 실장석! 뭐하는 거냐??"
[아, 닌겐상 안녕한데스?]
그제서야 그녀석이 작업을 중단하고 나를 바라본다.
[와타시 추운데스. 이웃 실장이 말해준데스. 따뜻한 곳으로 가는 데스]
뭐라는거야? 이녀석?
혹시나 하고 살펴본 린갈의 작동오류는 아닌듯 했다.
집음기능이 뛰어난 린갈엔 귀가중 보지도 못한 실장석들의 대화마저 정확하게 번역 되어있었으니.
조금 덩치가 크다고 해봐야 50cm정도의 녀석이 철문을 밀어 여는건 무리겠지.
아니 설령 5m라도 실장석인 이상 밀어서 문을 부수는건 무리겠지.
보통 들실장이라면, 두둘겨도 보고 당겨도 볼텐데, 아니면 몇번 하고 지쳐 포기할텐데.
실장석은 다시 대문을 밀고 있다. 차가운 날씨에 금속제 문은 손이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울텐데.
나는 그 어이 없는 모습에, 담배를 한대 피우며 지켜봤다.
담배를 다 피우자, 역시 추웠다. 언재까지 지켜볼 순 없겠지.
"어이, 난 들어갈테니 비켜라"
역시나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여준다. 크게 기뻐하거나, 비키기 싫다며 화를 낼줄 알았던 녀석은
내가 지나갈수 있도록 순순히 비켜준다.
"그럼. 수고해라"
의미없는 조롱이었지만, 녀석은 밝게 대답한다.
[닌겐상 수고한 데스~~]
대문을 닫자 작은 진동이 느껴진다. 아마도 닫힌 문을 다시 밀고 있겠지.
크큭. 방금 당겨서 여는거 보여 줬잔아?
잠시 유쾌한 기분이었다.
평범한 휴일 답게 tv나 보면서 시간 때우다가 잠이 들었다.
월요일은 괴롭다. 겨울이라면 더욱 괴롭다. 아침에 일어나는것 조차 귀찮으니.
아침식사를 만들어 먹는 편이지만, 요즘같은때엔,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커피한잔과 샌드위치는 준비시간이 짧고, 그만큼 따뜻한 이불속에서의 시간을 늘려준다.
아, 샌드위치는 브리티쉬 스타일이었던가?
뭐 미국이건 영국이건 가볼일은 없을테니 상관 없지만.
역시 겨울 아침에 차가운 빵은 식욕이 생기지 않는다. 식욕과 수면욕중 후자가 중요해 선택한거니 할말은 없지만.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점심 샌드위치도 대충 통에 담아 출근을 준비한다.
아, 혼자사는 집은 외롭구나.
현관을 나서자, 어재 그놈이 대문 옆에서 자고 있었다.
흠, 어재 꽤 추운걸로 기억하는데 골판지 박스도 없나?
아니, 그보다 밤새 밀고 있던건가?
왠지는 모르지만, 그녀석을 깨우기 싫어, 조심히 문을 닫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겨운 근무가 끝나고 퇴근이다. 연말을 대비해 최근엔 회식이나 술자리가 없다. 폭풍전야일까?
서둘러 귀가했더니, 역시나 그녀석이 열심히 문을 밀고 있었다.
실장석이 문을 미는것이 뭐 그리 우습다고, 난 또한번 피식 하며 그녀석을 지켜봤다.
[닌겐상! 안녕한데스?]
놀랍게도 이번엔 먼저 작업을 중단하고 인사해온다.
"아. 오늘도 수고하는 구나"
[와타시 추운데스. 빨리 따뜻해지고 싶은 데스]
"그러냐?"
어재에 비해 초췌해져 보인다. 밥은 먹었으려나?
"너네집은 어디길래 여기에만 있냐?"
[와타시 집 없어진 데스]
[어? 누가 가져갔냐?]
[모른데스. 눈떠보니 없는 데스. 친절한 이웃씨가 깨워줘서 알게 된 데스]
흠....
[친절한 이웃실장은 대단한 데스. 하루만에 집이 커진데스. 훌륭한 데스]
그놈이 범인이구만.
[친절한 이웃씨가 여기는 따뜻하다 가르쳐준 데스. 와타시 힘내는 데스]
절도 이후엔 데드 엔딩 길잡이냐?
"그래, 그럼 난 들어갈테니, 힘내라"
[추운데스. 잘 가는 데스~]
현관을 지나치는 순간 문득 도시락으로 싸간 샌드위치가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밥은 먹었냐?"
[배고픈 데스. 하지만 따뜻한게 우선인데스. 이제 더 추워지는 데스]
그놈은 마치 나에게 월동준비를 가르치는양 근엄한 표정으로 설명한다.
"이거 먹고 힘내라. 꼭 열리길 바란다"
샌드위치를 바닥에 던져놓고 대문을 닫았다.
화요일이라 해서 월요일보다 기쁘진 않다. 역시나 괴로운 아침. 내가 만든 샌드위치는 더욱더 맛이 없다.
한입 베어 물고, 버릴까 하다가 집앞에 그 초록덩어리가 생각났다. 아직도 있겠지.
출근을 위해 대문을 열자, 역시나 대문옆에서 자고 있는 실장석.
옆에다 샌드위치를 두고 갈까 하다가, 들고양이나, 다른 들실장이 채갈까봐, 발로 툭툭쳐 그놈을 깨운다.
"어이. 잠깐 일어나봐라"
[...와타시 졸린 데스.....]
발로 꽤 세게 쳤는데도, 태평하게 눈을 부비며 일어나는 녀석.
이자식 완전히 탱커네.
"난 나갈테니까 이거 먹고 힘내라"
샌드위치를 바닥에 던지자,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닌겐상 대단한 데스! 밥을 많이 모와둔 데스? 훌륭한 데스!]
이자식 나랑 이웃들실장을 동급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와타시가 안에 들어가 밥을 모으면 닌겐상에게도 나눠주는 데스!]
"아, 그래 그럼 수고해라"
근무는 싫지만, 퇴근시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 녀석 오늘도 밀고 있으려나?
지하철에 내려 붕어빵 이천원어치를 샀다. 두개 정도 주면 좋아 하려나?
[닌겐상 수고한데스!]
"아. 오늘도 수고하는구나"
[이제 조금만 더하면 열릴것 같은 데스!]
그럴리가 있겠냐? 10년을 밀어도 무리라고.
"붕어빵 먹을래? 따뜻한데 좀 쉬고 하지?"
붕어빵을 내밀자, 잠시 붕어빵을 바라보던 녀석이 고개를 돌려 거부했다.
[않되는 데스... 와타시 배가 고프지만, 계속 얻어 먹을 수 없는 데스...]
엥? 이놈이 거부하는 장면은 상상도 못했다.
[와타시 아는 데스. 닌겐상 와타시보다 일찍 일어나 모은 먹이인 데스. 받을 수 없는 데스]
얌마, 내가 그 아침부터 붕어빵 모으러 나갔겠냐?
실장석에 대해 많이 아는건 아니지만, 이런 놈은 처음봤다. 분충은 아닌데, 머리가 무지하게 나쁜녀석.
체격이 좋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살아있기도 힘들었겠지.
"괜찬으니까 받으라구. 배가 불러야 문도 열 수 있을거 야냐?"
문 이야기에 녀석이 흔들렸다. 결국 손을 내미는 녀석.
따뜻한 붕어빵이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자, 너무 행복해 보이는 얼굴을 한다.
편하구만.
[와타시 머리가 좋지 않은 데스....]
문득 붕어빵을 바라보던 녀석이 말했다.
아니, 넌 머리가 좋지않은게 아냐.
지능이 없는 수준이야.......
[하지만, 닌겐상이 준 도움은 잊지 않는 데스. 와타시 닌겐상이 힘들땐 꼭 도움이 되는 데스]
결연한 표정으로 다짐하듯 말하는 녀석.
"그래. 그럼 난 들어간다. 수고해라"
녀석은 문이 닫힐때까지 나를 배웅한다.
수요일 아침. 오늘만 버티면 반은 지나는 거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더 추워져 간다.
어재 거절당한 건도 있고 해서, 녀석을 깨우지 않고, 머리맡에 더럽게 맛없는 샌드위치를 올려둔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 질 수록 그녀석이 생각났다.
특별히 의미없는 하루에 두번의 마주침. 시간으론 5분도 않되겠지.
그럼에도 자꾸 지금쯤 뭐하고 있을지 생각나곤 했다. 뭐, 멍청하게 문만 죽어라 밀고 있겠지만.
[닌겐상 수고한 데스!!!]
명백하게 처음 봤을때보다 초췌해진 녀석이지만, 밝게 인사한다.
"아, 너도 수고 많았다"
그녀석이 잠시 나를 살펴보더니,
[오늘은 먹이를 못구한 모양인 데스.... 겨울은 먹이 구하기 힘드니까 너무 실망 마는 데스..]
라는 유쾌한 헛소리로 나를 즐겁게 해줬다.
평소보다 훨씬 추운 날씨라, 서둘러 들어가기 위해 대문을 열려 하니, 정말로 손이 얼어붙을듯 시려웠다.
이자식 이런 얼음댕이를 잘도 하루 죙일 미는 구나.
몇일 후 영하가 되면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얼어 붙을지도 모른다.
대문엔 적록의 얼룩이 피어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으로 들어가 낡은 양말 한 켤레를 가져 나왔다.
"손줘봐"
녀석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손을 내민다.
덩치큰 녀석의 손에 양말을 한짝씩 껴줬다.
[따뜻한 데스.....]
"문 밀땐 이거 끼고 해라"
[따뜻한 데스... 정말 따뜻한데스....]
몇번이고 중얼거리던 녀석이 갑자기 내 손을 바라본다.
[닌겐상도 추운데스! 와타시 괜찬은 데스!]
호, 자식. 착하네.
"난 괜찬아. 이렇게 하면"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안심하는 녀석.
[와타시... 닌겐상에게 매일 받기만 하는데스..]
"괜찬다니까. 난 밥도 많이 모아놨고, 집도 따뜻하니까."
더럽게 맛없는 샌드위치와, 전세 집이긴 하지만.
[닌겐상은 정말 훌륭한 데스. 와타시도 다 추워지기 전에 집과 밥을 모으는 데스]
"그래. 힘내라"
집에 들어오자, 기분이 복잡했다.
잠시 애호파 흉내를 내보며, 친절을 베풀었지만, 난 저녀석에게 이 문은 열수 없으며, 설령
문을 열고 들어와도 쫒겨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대화가 통하는 동물. 실장석. 키우기 쉬어보여도, 어지간한 각오와 준비 없이는 힘들다.
한해 버려지는 유기견의 8배에 달하는 유기 실장석.
키우는 사람도 소수지만, 그 소수의 사육자들 마져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착한 녀석이라 생각한다. 혼자서는 쓸쓸하기도 하고.
하지만, 솔직히 기르는건 무리라 생각한다.
지금 잠시 관심을 갖는것과, 책임을 갖고 기르는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내일 아침. 녀석에게 사실을 이야기 해주고, 적당한 골판지나 구해주는게 최선이겠지.
그래, 스티로폼로 덧대서 따뜻하고 튼튼한 집을 만들어주자.
체격으로 봐서, 들실장 무리에게 뺏길일은 없겠지.
굳이 지금 안해도 될 것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저녀석의 덩치에 맞게 라면 박스 두개를 이어 크게 만든 집에 스티로폼을 깔아놨다.
뭉툭한 녀석의 손으로도 열고 닫을 수 있는 문도 만들었다.
작업이 끝나가는 무렵, 창문을 쳐다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시간은 열두시.
내일을 위해 자야 할 시간.
문득 녀석이 생각났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온통 은빛 세계였다.
작업중엔 몰랐지만, 눈이 꽤나 쌓여있었다.
조심스레 대문을 열어보자, 녀석은 잠들어 있었고, 녀석 위로 눈이 엄청 쌓여있었다.
"이봐!!!! 실장석!!! 일어나!!!!"
내 외침에도 움직이지 않는 녀석.
눈을 털어내고, 녀석을 흔들어 깨웠다.
[야!!!! 일어나라고!!! 이렇게 자면 죽는다고!!!]
강하게 흔든 덕에 녀석이 힘없이 눈을 떳다.
[닌겐상........]
녀석의 눈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와타시...... 결국 열수 없던 데스......]
눈만 간신히 뜬채, 몸은 죽은듯 차가웠고, 쳐져 있었다.
[와타시는 결국... 겨울 준비에 실패한 데스.....]
목소리조차 점점 힘을 잃어간다.
[미안한 데스... 와타시 도움을 갚아야 했는데스.....]
"야! 지금 그게 중요하냐? 정신 차려!!!"
[와타시는 머리가 좋지 않은 데스.... 열심히만 한다면 뭐든 이루어진다고 배운 데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은 데스.... 와타시 역시 머리가 않좋은 데스....]
"야! 눈감지 말라고!!!"
[따뜻하게 있고 싶었는 데스... 그래도 좋은 데스. 와타시 훌륭한 닌겐상을 만난 데스...]
"눈 뜨라니까!!!!"
[닌겐상은 훌륭하니까 겨울, 잘 보낼수 있을 수 있는 데스. 와타시가 보장하는 데스]
"얌마! 머리나쁜놈 보장받아봐야 무슨 의미가 있다구!"
[아... 미안한 데스.. 와타시 머리가 나쁜 데스..]
"이봐! 실장석!!!!!"
실장석은 최후에 자신의 삶을 후회했다. 머리나쁜 녀석! 진작에 알았어야지!!'
결국 내 입에선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말이 튀어 나왔다.
"야! 실장석!! 여기 누워있으면 어떡해?? 너 문 열었다고!! 안에 들어가야지!!!!"
그말에 생기를 잃은 실장석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데스?!]
실장석의 눈을 그도록 원하던 대문 안쪽을 향하게 했다.
"너 열심히 해서 문 열렸다구"
[그럴리가 없는 데스! 분명히 열리지 않아 와타시 후회한 데스!!!!]
"아니, 내가 봤다니까. 그러니까 너 깨우러 나왔지"
[저...정말인 데스???]
"그럼. 훌륭한 인간은 거짓말 안한다고"
난 훌륭한 인간 아니니까. 뭐.
힘들게 만들어놓은 특제 하우스를 마당 구석에 뒀다.
이러는 편이 좋다. 서로에게. 인간과 실장석을 같은 정도로 생각하는 저녀석을 사육실장으로 가르치는건 무리다.
실내에서의 생활에 적응 하긴 어렵겠지. 넓진 않아도 마당 구석은 비와 눈은 피할 수 있다.
내가 간간히 봐주면 되겠지.
"자, 들어가봐. 너가 찾던 따뜻한 곳이다."
하우스 안에 모포는 서비스다.
방금전까지 죽어가던 녀석이, 간신히 힘을 내, 박스로 들어갔다.
[따뜻한데스!!!! 정말로 따뜻한 데스!!!]
몸은 모르겠지만, 목소리만큼은 정말로 살아났군.
[이웃씨 말이 사실이었는 데스!!!]
아, 발단은 그녀석이었자. 내일 퇴근길에 공원에 들리자. 박스 두개로 집 져놓은 녀석은 각오해라.
녀석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
아까완 다른 의미의 눈물.
"너 근데 여기 안에 규칙 아냐??"
[규칙이 뭐인 데스??]
"꼭 지켜야 되는 약속이야. 그거 안지키면 다신 못들어 온다구"
[닌겐상!!! 와타시 머리가 나쁜데스!!! 하지만 다시 못들어 오는건 싫은 데스!!!! 제발 가르쳐 주는 데스!!!]
"변은 저쪽에서만 봐야되. 아무데서나 보면 다신 못들어와"
[그거라면 와타시도 할수 있는데스!!!! ]
"그래. 그럼 늦었으니 잘 자라. 나도 잘테니까"
[닌겐상 정말 고마운데스!! 와타시 머리가 나뻐서 문을 열고도 못들어 올뻔한 데스!]
"그래. 그럼 난 자러 간다"
[잘 자는 데스! 닌겐상도 변 조심하는 데스! 미리 봐야 밤에 실수 않하는 데스!!!]
이자식이 누굴 실장석으로 아나....
[와타시는... 닌겐상이 여기에 못들어 오게 되면 정말 싫은데스.... 꼭 미리 보는 데스....]
"그래. 너도 조심하고"
목요일 아침이 밝았다. 젠장 늦잠의 댓가는 크다. 정말 출근하기 싫다.
안쓰는 그릇을 꺼내, 처치곤란하게 많이 만들어둔 샌드위치를 듬뿍 담는다.
이것 까지만 다 먹이고 실장푸드 사먹여야겠지.
"이봐 실장석! 일어나봐!!!"
문도 열어논채 자고 있는 녀석. 퇴근하고 문의 사용법을 알려줘야지. 그거 달아놓느랴 고생했다구.
[닌겐상.. 먹이 구하러 가는 데스???]
"아.. 비슷한 거다. 그보다, 여기 이게 네 밥이다. 이거 하루에 한번 나오는거니까 알아서 나눠 먹어"
[대...대단한 데스!!!! 문을 안쪽은 정말로 대단한 데스!!]
"잠깐 가만히 있어봐"
매직을 꺼내, 녀석의 두건에 큼지막하게 글을 써놨다.
{사육실장임. 건들면 소송걸겠음. -변호사 xxx}
라는글과 연락처를 적어놨다.
이럴땐 도움되는 직업이겠지.
문을 미는건 할줄 알테니까 나가고 싶을때 나가겠지. 들어올땐 내가 열어주면 될테고.
나약한 사육실장과 달리 실장계의 탱커인 이놈이 집옆 공원이 위험하진 않을 것이다.
원래 그동네 녀석이기도 하니까.
"나가는건 괜찬은데 해가 지기전엔 돌아와야 한다"
[알겠는 데스!!]
"공원에서 여기까진 찾아올수 있지??"
[할수 있는 데스!!!]
출입구가 하나인 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집이니까 이 멍충이도 찾아올수 있겠지.
"그럼난 간다. 아, 이제 먹이는 밖에서 구하면 않된다!"
[어째서인 데스???]
음식물 쓰레기를 마당에 둘 순 없잔아.
"몰라. 그냥 규칙이야. 여긴 먹이가 계속 나오니까 걱정 안해도 되니까. 밖에 먹이는 다른 실장석이 먹어야지"
[규...규칙인데스....]
규칙이란 단어에 강하게 반응하는 멍충이.
"그럼 난 진짜 간다. 저녁에 보자구"
[수고하는 데스~~~~]
녀석의 배웅으로 출근길에 올랐다.
저녀석이 철로 된 대문을 연 것은 거짓말이었지만, 적어도 내 마음을 연건 사실이었다.
"사실 진짜 똑똑한놈이 바보 행세하는거 아냐?"
라는 쓸데없는 혼잣말을 하며 출근을 서둘렀다.
커여운 멍충 데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