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들실장 친자와 사이가 좋아졌다.
계기는 어느 날의 점심시간, 공원의 햇빛 아래에서 도시락을 먹을 때 일이었다.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덥석덥석 먹고 있는데, 뒤쪽 풀숲에서 풀을 헤집는 소리와 「데스~」하는 울음 소리가 들렸다.
점심시간이 끝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호기심에 풀숲으로 들어갔다.
한참 들어가보니 안쪽의 나무 아래에서 들실장 친자가 햇볕을 쬐고 있었다.
나무 그늘에 골판지 상자가 보이는거 보면 여기에 정착하고 있는 들실장일 것이다.
「데! 데샤아아아아악!」
「테치~!?」
「테에에에에···」
「테치···테치이···」
친실장은 나를 보자 성대하게 위협하기 시작했고, 겁먹은 자실장 3마리는 친실장의 그림자에 숨었다.
딱히 괴롭히러 온 건 아니야.
나는 적의가 없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도시락에서 먹다 남은 튀김을 던져 주었다.
「테!」
자실장들의 시선이 구르는 튀김에 집중되었다.
친실장은 경계를 풀지 않는다.
자실장 한 마리가 친실장의 등으로부터 빠져 나와, 튀김에게 아장아장 달려갔다.
「데에에에에!?」
친실장이 서둘러 튀김을 가져오는 자실장에 달려가서, 자실장을 안아 들었다.
「아, 기다려!」
친실장은 자실장 3마리를 데리고 골판지 하우스로 도망쳐 버렸다.
다가갈 틈도 없이 문을 닫아버렸다.
어쩔 수 없이 그 날은 그렇게 끝났다.
다음날, 나는 다시 도시락을 싸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
이번엔 벤치는 아니라, 들실장의 골판지 집 앞에서 먹기로 했다.
어제의 일로 들실장은 경계한 것 같아, 내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골판지에 틀어박혀 있었다.
도시락을 일부러 과시하면서 먹는다.
데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따뜻하고 먹음직스러운 도시락의 맛있는 냄새가 상자 속까지 전해질 것이다.
상자 안에서 자실장의 시선을 느낀다.
반쯤 먹었더니, 자실장의 흥분한 울음 소리가 들려 왔다.
갑자기, 골판지의 문이 열리고 자실장 한 마리가 튀어 나왔다.
뛰쳐나온 자실장은 앞으로 꼬꾸라져, 울면서 골판지를 퐁퐁 두드리기 시작했다.
「테에에에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에에~엥!」
아무래도 이 자실장은 친실장에 내쫓겨진 것 같다.
제멋대로 구는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다, 라는 것인가.
나는 우는 자실장 곁에, 튀김 조각을 던져 주었다.
「테에에에에엥···테에?」
자실장은 테츙거리면서 튀김에 달려들었다.
이 모습으로 미루어, 어제 튀김을 가져간 자실장일지도 모른다.
자실장은 우걱우걱 튀김을 씹어 먹고, 트림을 한 번 했다.
나는 자실장에게 이리오라는 손짓을 한다.
자실장은 부르는 신호를 이해하고 나의 앞까지 왔다.
이번에는 튀김을 한 개, 통째로 준다.
이 튀김은 도시락에 3개 밖에 들어 있지 않은 튀김 중 1개다.
자실장이 그 자리에서 먹기 시작하지 않을까 했는데, 튀김을 안고서 아장아장 골판지를 향해 걸어갔다.
조금 전까지 닫혀 있던 문이 순조롭게 척하고 열렸고, 자실장은 상자 안으로 사라졌다.
다음날, 전날의 자실장은 도시락을 펼치자 얼른 나왔다.
보기에 다친 구석도 없고 건강하게 울고 있다.
친실장에게 엄하게 꾸짖음 당하거나 솎아내기 당하지 않았을까 하고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마음이 놓였다.
그런 식으로, 나는 시간을 들여 들실장 친자를 길들여 갔다.
상자에서 나오는 자실장이 한 마리에서 두 마리가 되고, 두 마리에서 세 마리가 되었으며, 결국 친실장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2주일 후에는 친자가 나란히 나를 마중 나오게까지 되었다.
「데스」
「테치~」
「테챠~」
「텟츄~웅」
3마리의 자실장이, 나의 다리에 얽혀 붙는다.
자실장을 밟을 수도 있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으니, 친실장이 내 신발에서 자실장을 떼어내 간다.
도시락 봉투를 부스럭 거리자, 친실장의 눈까지 빛나기 시작한다.
수북이 담긴 도시락에서, 뚜껑에 내용물을 덜어서 내밀자, 들실장 친자는 힘차게 먹기 시작했다.
비워진 도시락통을 내밀자, 자실장은 통 안쪽까지 핥았다.
다 먹은 후, 자실장이 내가 준 컬러볼을 가져와서 놀아 달라고 졸라 온다.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나는 자실장들과 놀아 주었다.
공을 던져주거나, 높게 들어올려 주거나, 쓰다듬어 주거나 하면 자실장은 매우 기뻐했다.
회사에 돌아갈 시간이 되면, 자실장은 아쉬운 듯 나를 배웅한다.
점심시간은 나의 휴식시간이 되었다.
점심시간 한정으로 들실장 친자와 좋은 관계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한때의 위안을, 실장 친자에는 밥과 놀이 상대를.
게다가 내가 있는 동안은 적이 많은 들실장도, 안전한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듣기에 공원의 드문드문한 나무들은 사바나를 닮았다고 한다.
인간의 고향인 사바나를 닮은 풍경이, 사람에게 힐링을 준다고 한다.
흑판을 손톱으로 긁을 때의 소리가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람이 원숭이였던 때의 경계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딘가 본능의 구석이 남아 있을 것이다.
공원의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놓인다.
나와 함께가 아닌 23시간을, 들실장 친자는 공원에서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약육강식의 사바나라고 하는 공원에는 고양이라는 맹수, 맹금류 까마귀, 이빨이 날카롭고 날렵한 쥐, 그리고 인간이라고 하는 거인이 배회하고 있다.
거기에 동족인 실장석도 아군은 아니다.
그들의 눈을 피해 계속 숨어다니면서 먹이를 모아 아이를 기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실장이 성체가 되는 확률은 대단히 낮다고 하는 것도 수긍이 간다.
나는 점점 한 마리 정도 길러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혼자 사는 것은 쓸쓸한 것이다.
단지 회사와 아파트를 왕복하기만 하는 나날로, 집에 돌아가도 아무도 없다.
이 들자실장은 언제나 깔끔하니, 사육 실장으로서 합격인 것은 아닐까.
친실장은 「길러 달라!」고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가끔 머뭇거리며 무엇인가 나에게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을 때가 있긴 했다.
휴일이 끝나면 자실장을 한마리 기르게 맡겨 주지 않을래? 라고 물어 보자.
이름도 지어주고, 귀여운 옷을 입혀 주거나 하면, 자실장 녀석 울면서 기뻐하겠지.
나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월요일이 되기를 기다렸다.
주초의 월요일, 여느 때처럼 공원의 풀숲에 들어가, 말을 걸었다.
「어이, 잘 지냈나~?」
평소 같으면 휴일 동안 만날 수 없어서 서운해 하던 자실장들이 교성을 지르며 발밑으로 달려 올 터였다.
도시락 봉투를 친실장에게 들어 보이면, 아이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들실장 친자는 거기에 없었다.
있는 것은 너덜너덜해진 골판지 뿐.
반듯하고 깨끗했던 골판지는 울퉁불퉁하게 짓눌리고 뒤집혀져 있었다.
누군가에게 습격당한 것이 분명했다.
지난 주의 골판지는 여전히 멀쩡한 상태였다.
이사할거면 가져 가면 되지, 망가뜨릴 이유는 없다.
한참을 둘러 보았지만, 친자를 찾아낼 수 없었다.
일주일간 들러봐도, 실장 친자는 돌아오지 않았다.
팽개쳐진 골판지를 볼 때마다, 안 좋은 기분이 든다.
이제 여기 오지 말자, 하고 돌아 가려는데 뒤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테에에에···」
돌아 보니, 쓰러진 골판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살아 있었나!」
상자로 달려 가자, 안에서 자실장이 기어 나왔다.
「테에에···」
자실장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자실장은 머리카락도 옷도 없는 독라.
온몸이 시퍼런 멍투성이로, 왼쪽 눈과 오른쪽 팔이 없었다.
오른쪽 팔의 잘라낸 자리는 태워져 있는 것 같다.
벌겋게 부푼 화상 자국이 애처로웠다.
이것이 그 자실장일까?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나를 보자, 자실장은 큰 소리로 외쳤다.
발밑으로 달려와, 구두에 매달려 온다.
틀림없이, 그 자실장 가운데 한마리다.
「아, 이봐···」
「테갸아아아아아악!」
울부짖으며 구두를 덮는다.
상자 안을 보니, 거기에는 창백한 친실장과 자실장 2마리가 있었다.
발밑을 보자, 구두에 자실장이 손댄 곳이 더러워져 있다.
자실장은 진흙과 대변 투성이였다.
무심코 내가 한 걸음 물러서니, 자실장은 앞으로 고꾸라졌다.
「테엣!? 테엣!?」
자실장은 급히 일어나서 다시 나에게 매달린다.
(그만, 그만 둬! )
나는 속으로 말했다.
자실장은 학대파에게 학대를 받았을 것이다.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짓을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짓을 한 놈에게 분노를 느낀다.
느낄 뿐···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자실장의 울음 소리는 점점 격렬해져 간다.
하지만, 이 자실장을 더 보살필 수는 없다.
어쩌면 치료하면 회복될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상처도 사라지고 마음의 상처도 아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만일 이대로 회사에 데려간다 해도, 자실장은 모르는 인간들에게 겁먹고 울부짖어 버려, 일도 못하고 폐만 끼칠 것이다.
어딘가 안전한 장소에 두었다가, 집에 데려가 깨끗이 씻어준다.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잘 재운다.
그리고···나는 자실장 때문에 골치를 썩게 된다.
악몽을 꾸고 밤잠을 설쳐 밤에 울지도 모르고, 회사에 가는 것을 울며 방해 할지도 모르며, 어쩌면 더 이상 나를 포함한 인간을 따르게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나를 번거롭게 하는 자실장을 점차 증오하게 될 것이다.
왜 내가 이런 일을··· 왜 이녀석은 울음을 그치지 않는지···
그것은 내가 바라고 있던 자실장과의 공동 생활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우리는 점심시간 한정의 관계였기 때문에 잘 지낼 수 있었다.
친실장은 길러 달라는 식의 말로 나를 곤란하게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자실장, 너도 친실장처럼 영리해져라.
의지할 것이 온 세상에서 나 밖에 없다고 해도, 그것만은 삼가 줬으면 한다.
나로서는 이 자실장의 평생을 책임지고 끝까지 기른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버림을 받으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나는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테!? 테에에에에에에에에!?」
자실장은 내가 예전처럼 다정하게 쓰다듬어 줄 줄 알았는지, 울면서 따라온다.
분명 그 닌겐이라면, 상처를 치료해주고, 따뜻한 잠자리와 밥을 줬을 텐데···
자실장은 바지 자락을 한쪽 밖에 없는 손으로 필사적으로 붙잡고, 나를 멈추게 하려고 다리에 힘을 주며 버텼다.
하지만 몸이 가벼운 자실장은 쉽게 끌려가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앞으로 나뒹굴었다.
「테, 테, 테, 테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자실장은 엄청나게 큰 울음소리를 낸다.
이대로 풀숲에서 나가면, 내가 자실장을 학대했다는 엉뚱한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
아직 손을 대지 않은 도시락을 뜯는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자실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자, 자실장, 튀김이다」
「테, 테츄~웅♪ 테츄~웅♪」
아첨하는 자실장에 튀김을 보여주고, 골판지 쪽에 던져 주었다.
굴러가는 튀김을 뒤쫓는 자실장.
외팔이로 균형을 잃고, 비틀비틀 자실장은 달려간다.
자실장이 야윈 등에, 세로로 가늘게 난 선이 보였다.
위석까지 뽑혀진 것이라면, 더더욱 기를 수 없다.
언제 죽임 당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테에♪ 테에♪ 테에♪」
나는 튀김에 달라붙은 자실장을 남겨둔 채 수풀로부터 나왔다.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수풀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까지 벗어나자, 자실장이 수풀로부터 뛰쳐나왔다.
나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자실장은 샐러리맨이나 OL을 나로 착각하고 다가가 비명을 지르며 허둥댄다.
「테에에에에에에엥! 테갸아아아아아아아아앗!」
「뭐야 저게~」
「으앗, 징그러워!」
한낮에 공원을 돌아다니는 상처투성이의 자실장의 모습은 이질적이다.
도움을 청하는 자실장에게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고, 멀찍이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가 지쳤는지, 자실장은 길 한가운데에 주저앉고 말았다.
「테에에에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에에엥!」
울고 있는 자실장의 주위에 여러 사람이 모여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수군거린다.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테에에!?」
자실장에겐 모르는 인간들이 어떻게 보일까?
그러다가 둘러싼 사람들에게 가려져 자실장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목소리만 들렸다.
동그란 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울고만 있는건가.
「아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공원의 출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자실장의 소리가 멀어져 간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뒤돌아 보았다.
구경꾼이 줄어들어도, 자실장은 아직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이후로, 나는 공원에는 들르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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