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가 지인의 자실장을 맡게 되었다.
지인은 자실장을 샀다. 펫샵에서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며칠간 출장을 나가게 되어서, 몹시 난감해하며 남자에게 자실장을 보살펴주기를 부탁한 것이었다.
"부탁한다. 먹이는 이거. 울면 10분에 1번. 이 깃털 날개로 등을 쓰다듬어 주면 돼."
그러면서 지인은 뛰다시피해서 떠났다.
자실장을 보살피는 도구와 함께 놓인 수조 안에서는, 매실 장아찌 얼굴을 한 자실장이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테에에에에에ーーー엥!! 테에에에에에ーーー엥!
낯선 집에 온 자실장은 울음을 터뜨렸다.
테쿳!! 테에쿳!! 테에에에ーーーー엥!
짧은 다리로 열심히 달려간다. 달려도 달려도 낯익은 방은 어디에도 없다.
쟈ーーー앗!! 데지짓ーーー!! 데지짓ーーー!
방의 커튼을 걷고, 그 안을 달린다. 소파 틈을 들여다보면서 외친다.
앗ーーーーー!! 아아앗ー ーーーー 아아아ーーーー앗!
동동 발을 구른다. 없어. 없다. 지인의 자실장의 방에는, 지인이 사준 봉제 인형 등이 있다.
데쟈아ーーーー앗!! 짓짓ーーーー!
그런 것을 남자가 알 턱이 없다. 짜증에 가까운 비명 같은 소리에 난감해 한다.
그렇다. 그 녀석은 깃털 날개라고 했다. 남자는 그것을 꺼내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자실장의 등에 그것을 갖다 댄다.
테엣!! 테엣?...츄후우〜웅 ♪
순식간에 울음을 그친다. 남자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나타난다.
테후〜웅 ♪ 무휴〜웅 ♪
두세번 쓰다듬어 주자, 자실장은 탈진한 것처럼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볼을 붉히고, 귀가 움찔거린다. 생각 탓인지 숨도 거칠고, 허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다.
츄후우〜웅 ♪ 쥬........
살짝 열린 눈으로 들여다보이는 남자의 얼굴을 자실장이 인식했다.
이 방에 들어와, 다른 풍경에 놀랐고, 이 남자의 존재조차 이해하지 못한 자실장.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앗!
입이 끊어질 정도로 소리를 지른다.
이 녀석이다!
깜짝 놀라서 우왕좌왕하는 자실장.
인형을 훔친 것은, 이 녀석이다!
자실장은 항상 가까이 있는 지인이 아닌, 남자만이 이 자리에 있음을 알았다.
아앗ー ーーーー아앗ーーーー!
마치 백치처럼, 동공을 부릅뜨고, 금붕어같이 입으로, 무언가를 말하는 것처럼 뻐끔뻐끔 입을 2, 3번 열 뿐이었다.
◇
테에에에ーーーー엥!! 테에에에ーーーー엥!
소변. 벌써 몇 번 째? 융단은 이미 얼룩이 져있었다.
세탁소에 보내야 하나 하고 남자는 머리를 긁으면서, 자실장을 노려본다.
테승… 테승...
기분 나쁜 것인지 팬티를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힘을 준다.
배변 행위 중에는, 울음 소리가 그쳤다. 기분이 좋은 것인지, 조금 떨고 있는 모습이 우습다.
"야,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 듣는 거야. 화장실은 거기가 아니라고."
츄후〜웅 ♪
"츄후〜웅이 아니지."
신문지를 둥글게 말은 것으로 가볍게 쿡 찌른다.
쟈아아아아아아아ー ーーー앗!! 앗앗ーーーー!
남자의 존재를 깨닫고 녹색 선을 융단에 그리면서 달아나는 자실장.
이 녀석이다! 인형을 훔친, 이 녀석이다!
샤아아아아ーーー앗!! 푸룻샤아아아아ーーー슷!
위협. 눈 끝의 남자는 완전히 적이다. 자실장은 송곳니를 드러내고 야생의 본능으로 항거한다.
"쳇. 마음대로 해라"
남자는 탁 문을 닫고, 이제 자실장을 신경쓰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
며칠간의 인내다. 요컨대, 죽이지만 않으면 될 뿐이다.
그 동안, 자실장이 울고 아우성쳐서, 불쾌하게 보냈지만 아무튼 상관없다.
방구석에 물과 먹이만을 두고, 남자는 극력 그 방에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며칠 만에 방은 반드시 똥오줌으로 엉망이 되겠지만, 그 불쾌한 생물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
테에에에ーーーー엥!! 테에에에ーーーー엥!
방 안에서 뿌옇게 흐린 목소리가 들리지만 무시.
자실장이 있는 방에서 떨어진 방에서 남자는 지냈다.
텔레비전을 헤드폰을 끼고,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실장 따위는 잊었다.
그 방에서 화장실과 목욕과 침실을 직접 왕복할 뿐, 자실장과의 접점이라곤 없어져버렸다.
가끔 복도로 나가면 테츄〜웅 ♪하는 높은 목소리가 들리곤 했지만 무시를 계속했다.
◇
지인의 출장도 무사히 끝나고, 지금 역에 있다고 전화가 왔다.
지금부터 자실장을 데리러 온다고 한다.
남자는 그때가 되자 자실장의 상황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역에서 남자의 집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다.
남자는 급히 자실장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찰칵...)
숨이 막힐 것 같은 냄새. 암모니아 특유의 냄새에 콜록거리는 남자.
방의 불을 켜고, 무참한 방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자실장의 모습을 쫓는다.
그 때 벽장에서 검은 물체가 나와 남자의 발에 달라붙는다.
테에에에ーーー엥!! 테에에에ーーー엥!
볼이 홀쪽해지고, 눈물로 불거져 튀어나온 눈을 한 자실장이었다.
"뭐야. 너, 외로웠던 거냐"
테에에에ーーー엥!! 테에에에ーーー엥!
그렇게 싫어하던 남자를 이번에는 놓지 않는다.
츄후〜웅 ♪ 테츄우〜웅 ♪
날개로 놀아 주었더니, 재롱을 부리며 숨을 거칠게 했다.
"뭐. 똥덩어리 같은 놈도 가르치면, 귀여울지도..."
◇
"미안했어. 이거, 선물"
출장지의 페넌트를 건네는 지인. 남자는 대신에 수조에 들어있는 자실장을 건넸다.
"뭐, 보살피느라 힘들었지만, 잘 따르면 귀여울지도.."
"그렇겠지"
지인은 웃으면서 수조 안을 들여다본다.
수조 안에서는, 인상 쓴 매실 장아찌 얼굴의 자실장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지인의 얼굴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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