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동네에 있던 반쯤 방치된 둘렛길 공원에는 참피들이 살았다.
참피들이란 족속은 게으르고 인간에게 빌붙어 먹는 저열한 족속들이지만 이곳 공원의 참피는 함부로 사람에게 탁아를 하거나 투분을 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결코 이 참피들은 양충이 아니다.
그저 공포에 의한 지배로 엄두를 못 내는 것일뿐.
그 이유는 바로 둘렛길 공원 가장 가까운
농사집 철웅이의 악명 때문 이었다.
선량한 실장석(?)들을 노예로 잡아 세뇌시키고 죽을 때까지 부려먹이는 학대파가 바로 철웅이라는 전설이 둘렛길 공원 참피들에게 대대손손 구전으로 내려왔었다.
그런 끔찍한 장소는 참피들에게 암묵적인 출입금지의 장소가 되었다.
하지만
때는 늦가을이었고 조금만 지나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식량이 부족해지는시기.
탁아를 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시기였다.
남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본능이 남다른 참피들은 철웅의 집에 다가가 탁아를 할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분충인 참피라도 이정도로 악명높은 학대파에게 조사도 없이 그냥 탁아를 할 정도로 멍청한 놈은 이미 여름쯤에 실각당했다.
참피들은 철웅이 있는 밭을 보고는
철웅의 극악함에 치를 떨었다.
뒷머리가 삭발되고 앞 머리만 남은 참피들이
밀짚 모자를 쓴채 추수를 하고 있었다.
운치구멍을 삽으로 퍼내 치우는 참피도 있었고
무거운 짐을 옮기는 참피도 있었다.
세레브함은 조금도 없는 끔찍한 노동을 참피들이 하고 있는데
인간은 몽둥이도 없이 명령을 내리고 노예들은 웃으며 명령에 따르고 있다니...
이 세상에서 가장 명령을 듣기 싫어하는 참피가
웃으면서 노동을 하다니 대체 어떤 학대로 뇌를 파괴한 것일까 두려운 참피들은 식은 땀을 흘렸다.
저렇게 두려운 인간이 뭔가를 말했다.
"너희들 일 다 끝나면 알지?"
인간이 한마디를 하자
노예들이 분주하게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가속 되었다.
탁아를 시도하는 분충무리들은 두려움에 흥분하여 자기들끼리 지껄였다.
[어떤 학대를 일 끝나고 받길래 저렇게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인데숭?]
[분명히 죽음의 학대가 기다리는게 틀림없다는 데스!]
[무서워서 운치를 지려버렸단 데수!]
부리리릿 하는 소리와 구수하다 못해 고약한 냄새가 피어났고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그건
탁아시도하는 분충들의 이야기.
철웅이는 추수가 끝나고 참피들에게 식사상을 내어준다.
찐감자,쌀밥,나물,가지튀김 등등
철웅의 참피들은 맛있게 저녁을 먹지만
분충들이 보기엔....
[콘페이토나 스시 혹은 스테이키도 아니고 저런 저급한 먹을 것을 주다니 믿을 수 없는 데스! ]
[저런 끔찍한 곳에 자를 맡길순 없단 데샤아아앗!]
결국 분충들은 우루루루 떼를 지어 공원으로 돌아갔다.
단 한 일가를 빼고는...
오직 장녀와 친실장으로만 이뤄진 일가는
각오를 다지고 철웅의 마당으로 발을 디뎠다.
친실장은 한번 겨울을 버텨낸 베테랑이었기에
겨울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있었다.
비록 뒷머리가 뽑히고 평생 인간의 노예가 된다고 해도 작년처럼 자를 모두 솎아냈던 비극은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았다.
친실장이 장녀를 꼬옥 앉고 철웅의 앞으로 다가가자
노예인 듯한 참피들이 친실장을 동그랗게 둘러싸고 웅성 거렸고 철웅이 친실장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혹독한 겨울이 왔다.
공원으로 돌아간 분충들은 남은 먹이를 쟁탈하기 위한 처절한 혈투를 벌였고 수많은 분충들이 죽어나갔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간 친실장은?
처음 인간에게 뒷머리가 뽑혔을 때는
소중한 뒷머리털이 뽑힌 상실감으로 색깔있는 눈물까지 흘렸지만
인간은 대신 밀짚모자를 씌워주고 따듯한
작업복을 입혀주었다.
아침에 일어나 일하고 다시 집으로 가서
따듯하고 쉬고 놀고 먹고 지냈다.
오히려 공원에 있을 때보다도 일을 적게 했고
이곳에 있는 실장들도 먹이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기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가끔 인간이 선심삼아 주는 콘페이토도 받아먹고
매일 따듯한 쌀밥을 삼시세끼 먹었다.
그리고 이런 생활이 계속되고 다음 해 봄이되자
친실장은 어느새 웃으며 밭일을 하고 있엇고
분충들은 변해버린 친실장을 보고
인간의 끔찍한 세뇌능력에 충격을 먹어 운치를 지리게 되었다.
결국 그것이 바로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던 학대파의 진실이었던 것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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