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쯤 노을이 비추어주는 주황색빛이 숲속을 가득매우자
세상은 예쁜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붉은빛 사이사이로 나무의 그림자들이 드리우면 그림자따라 쪼르르 달려 모여드는 작은 실장석들
남자의집 뒤편 친실장들이 일하러 자리를 비운 실장마을엔 이젠 나이가 들어 일을할수없는 성체실장이나
노란띠를 받지못했지만 신뢰할수있는 일부 들실장들이 같은 실장석들에게 음식물이나 적절한 보수를 받고
마을을 지킨다
그런 일부 성체실장의 보호아래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림사에 옹기종기 모여 너도나도 신기한듯
붉게 타오르는 노을빛이 드리운 낙엽들을 무서운듯한 눈치로 손으로 쿡쿡찔러본다
손으로 낙엽을 때릴때마다 차박차박 소리가나며 손등에 살짝 노을빛이 닿으면
[테히!!!]
하고 귀를 쫑긋세우고 놀란자실장이 자신의 손등을 바라보면 이내 멀정한것을 확인하고 한숨을
푸욱 쉬어 친구들을 바라보면
놀라움에 눈을 똥그랗게뜨고 발을 동동구르며 흥분한모습을 잔득 보이는 친구들에게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뜨거운것이 아닌지 불타고있는것이 아닌지 확인하게되면
안심한듯 재미있다는듯이
[테프프프 테프프프]
[불타지 않는 테치! 뜨겁지 않는 테츄!]
하며 저마다 웃어재낀다
빨갛게 타오르는듯한 노을 빛이 얼마나 예쁜지
한참을 그렇게 노을빛이 드리운 바닥을 멍하니쳐다보던 한마리의 자실장이
뒤에서 자신도 보겟다고 툭쳐버린 자실장한마리를 밀어버리자
앞으로 튀어나오게된 자실장이 바닥에 굴러 온몸이 붉게 타오르듯 노을빛에 노출되자
[테치! 테치! 뜨거운테치! 눈부신 테치!!!]
하고 호들갑을 떨어댄다
[테프프프 오마에 불타는 테치! 이제부터 오마에가 술래테치!]
[맞아테치! 술래테치!]
하고는 저마다 그림자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노을빛에 노출된 자실장에게서 도망친다
순간 예쁘지만 무서운 노을빛에 노출된것에 분하고 억울하기도한 자실장을 울면서
[와타치 술래하기싫은테치! 테에에엥! 같이가는테챠아아!]
하며 그림자를 따라 도망치는 친구들을 붙잡기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노을이 위험하지않는 것을 알지만
매일같이 노을이 드리우면 자신들만의 미신처럼 노을을 피해 놀이를 시작하는 자실장들
그날 노을빛에 노출되면 다른 실장석을 잡을때까지 술래를 하는 이마을만의 자실장들의 놀이
한참동안 웃음이 떠나지않는 실장석마을에 노을이지고 서서히 별빛이 수놓아지면
완전히 햇빛이 지지않는 서쪽을 바라보며 힘찬 내일을 약속하듯 결의에찬 표정으로 그곳을 바라보며
퇴근하는 친실장들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마을 중앙에서 놀고있는 자실장들의 환영의 포옹을 받고 다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마마테치! 보고싶었던 테츄!]
[마마! 맛있는 거 많이많이 ~ 많~이많!이~ 가져온 테츄카?]
[그런 데스~ 자 어서 집에가서먹는데스요~?]
[신나테치! 좋아테치!]
엉덩이를 마구좌우로 흔들며 행복감을 표현하는 장녀와 차녀 그리고 그모습을 어설프게 따라해보며 언니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하고싶은 삼녀와 사녀도 서로를 바라보며 열씸히 웃음짓는다
그런 자들의 예쁜 애교에 흠뻑취해 박수를 탁탁 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친실장
오늘은 일을 많이하지못해 실장푸드가아닌 완전히 썩어 문들어진 음식물쓰레기 2인분을 사들고 집에왔지만
어느하나 불평불만하지 않는 자들은 골판지집으로 돌아가 서로 달려들어 문을 힘껏열고 친실장의 치마를 잡아당겨
집안으로 끌고들어가듯 이끌어준다
인간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새어들어오는 불빛에 의지해 그미세한 불빛을 조금이라도 더받기위해 문을 활짝열어둔
친실장의 골판지집안으로 적절히 얼굴을 흐릿하게나마 알아볼수있을정도로 빛이 들어오자
봉투안에서 쉰내푹푹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닥에 뿌려 적절하게 배분해주면
그 냄새나고 더러운 음식물쓰레기에 냄새를 킁킁 허리숙여 맏고는 조심스럽게 혀를 가져다댄다
혀끝에 닿는 단무지 썩은조각이 자실장의 혀끝을 자극하면 그엄청난 신맛에 몸을 부르르 떨고 찡그린얼굴로
친실장을 바라보는 사녀
[테헤 셔테치! 셔테치!]
매실짱아찌처럼 쭈글쭈글해진 얼굴을 미안한듯 바라보는 친실장은
[내일은 꼭 실장푸드 가져오는 데스 미안한 데스~]
[아닌테치! 맛좋아테치! 마마고마워요테치!]
하고 옆에서 눈치보던장녀가 친실장을 안아준다
그러고는 얼굴 잔득 찡그린 사녀에게 다가가
[자 사녀쨩 어서먹는 텟츄 이것은 맛나맛나테츄]
[테에에 너무셔테치 .. 혀가 아파아파테츄..]
곤란한듯 바라본 사녀의 얼굴에 눈물이 고이자.. 그나마덜 신 자신의 음식과 바꿔준다
[그럼 와타치의 것을 먹는 테츄 와타치 신거좋아하는 테치!]
[오네챠.. 고마운 테츄]
그모습을 글썽이는 눈에서 고이는 눈물을 닦으며 지켜보는 친실장은
밥을 먹는 자들의 모습을 보며
예전 들에서 칭찬받은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며 식사시간을 시작한다
[뎃데로게~ 뎃데로고~ 착한 자들아 고마운 데스~]
친실장의 노래를 들으며 각자 푹쉬어버린 음식물쓰레기를 쪽쪽빨아 먹는 자들
특히 운이좋아 새끼손톱반만한 고기조각을 얻은 차녀는 그것을 앞니빨로 조심히 씹으며
최대한 오랫동안 그맛을 유지하기위해 한번 빨고 내려놓고 다른음식을 먹고
다시 고기를 빠는등 마치 자린고비마냥 고기조각을 아끼고 아껴 먹고있다
그렇게 한동안 식사시간이 끝이나면
바닥에 물기가득 적셔져있는 음식물 국물까지 혀로 싹싹핥아 모자르지만 충분히 만족할정도로 밥을 먹은
자실장들이 친실장의 치마로 쪼르르르 달려가 옜날이야기를 해달라는둥
예쁜 노래를 불러달라는둥 쓰다듬어달라는둥
저마다 선호하는 방식의 애교를 부리기시작한다
그모습을 곤란하지만 행복한 표정으로 한마리 한마리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머리카락을 정돈해주는 친실장..
그런 친실장의 치마 가장 첫번째에 누워있는 장녀가 고게를 돌려 바라본 집밖에 드리운 아이보리색 희미한 빛
수분먹은 잎사귀들이 반짝이자 그모습에 홀려 벌떡일어나 집입구로 후다닥 달린다
[데에! 장녀쨩 어디가는 데스카? 위험데스!]
그말에도 아랑곳하지않고 그저 말없이 달린 장녀가 골판지집입구에서 멈춰선후 올려다본 하늘의 장관에
놀란듯
[테에에에에]
하고 한참을 그렇게 소리친다
그모습을 의아한듯 바라보는 친실장이 잠에푹빠진 차녀와삼녀 사녀를조심히 안아 골판지집 가장 안쪽 따듯한 잠자리에 조심히
눕혀놓고
장녀의 옆으로 천천히 엎드려 나와
[무슨일인데스카?]
[마마! 하늘님이! 하늘님에 달님이! 너무 예쁜테츄!]
장녀가 손으로 가르킨 그곳에 환하게 빛이나는 보름달...
평소보다 훨씬 더커보이고 밝은 보름달에 친실장도 흠뻑취해 아름다운 그모습을 멍하니바라보면
장녀는 그옆으로 걸어와 따듯한 친실장의 품에 자신의 몸을 기댄다
[마마 달님은 매일 모습이 바뀌는 테츄카?]
[데프프프 오마에 달님을 매번본 데스카?]
[그런 테츄 달님은 너무 예쁜테츄]
[달님은 우리들의 친구데스~]
[테에에 정말 테츄카?]
[그런데스~]
오직 깨어있는 장녀와 친실장간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려하자 흥분한 장녀는 귀를 쫑긋이고
코를 벌렁이며 친실장의 옷을 마구잡아당기고 이야기를 해줄것을 요청한다
[마마! 마마! 달님에대해서 이야기 해주시는 테츄!]
호기심 가득찬 눈빛으로 자신에게 달님에대해 이야기를 해달라는 장녀의 모습을
행복히 바라보는 친실장은 정좌자세로 바꿔앉아 자신의 다리사이에 장녀를 찬찬히 앉히고는 함께 달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마의마마의마마의마마의마마 때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시작한다..
그이야기에 다른 자매가아닌 오직 자신 장녀만이 듣는다는생각에 너무나도 행복해하는 장녀
[달님은 밤에 우리를 지켜보는 데스요?]
[테에에 정말테치카!]
[실장석이 죽으면 행복한 낙원으로 가는데스]
[아는테치! 마마가 이야기해준테치!]
다시한번 달빛을 바라보는 장녀와친실장
[달님은 그런 낙원으로 가는 실장석이 길을 잃지않게하기위해 빛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데스~]
[테에에에! 정말테츄카?!]
[그런데스~ 달님의 빛은 너무나도 약하기때문에 오직 죽어 낙원으로 가는 실장석만 그길을 볼수있는데스~]
[테에에에 그럼 오늘 달님이 환한이유도 그런것인 테츄카?!]
[오마에는 똑똑데스~ 하나를 가르켜주면 하나를 더아는 데스~ 오늘도 열씸히 살았던 실장석이 낙원으로가는데스]
[테에에에!!]
[그래서 달님도 기특히생각해 오늘은 더 밝게 빛을 내주는 데스요~]
그말에 멍하니 친실장의얼굴과 달빛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는 장녀가
한동안 침묵이 유지된 둘의사이를 깨듯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마마 오녀도 달님덕에 낙원에 도착할수있었던 테츄?]
그말에 멍하니 달빛을 바라보던 친실장의 두눈이 더욱 촉촉히 적셔져 반짝이는것을 본 장녀는
미안한 마음에 친실장의 치마에 얼굴을 쳐박는다
[그런데스.... 오녀도 분명... 달님이 예뻐해주셔서 빛에 안내를 받고 낙원으로 간것이 분명데스....]
짧은 한마디 사이사이에 흔들이는 목소리... 흐느끼듯 말을 하는 친실장은 더이상 말을 잇지못하고 그저 멍하니
달빛만을 바라본다
어색이 감도는 정적의 밤...
슬픔이 조금서린 그날밤 더욱이 아름답게 빛이나는 달빛을 친실장은 바라보며
영양실조로 굶어 죽어버린 오녀를 떠올린다..
임신한몸으로 이집에 이주하러온 친실장은 어렵싸리낳은 다섯자녀를 지극히 사랑했지만
심신이 쇠약해진 터에 낳아서그런지 마지막에 낳았던 오녀는 미숙아로 태어났다..
하지만 어떻게해서든 살리려한 오녀.... 지극정성으로 하루하루를 연명시켰지만..
익숙하지않은 남자의집에서의 일때문에 결국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었다...
울며 울부짖으며 정신이 나간것처럼 오녀를 안고 마을 을 배회하던 자신..
그런 자신을 아무것도 모르는듯 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는 네 자녀를 바라보곤 이내 정신이들은 친실장은
몰래 오녀의 시신을 조각내 그날밤 네자녀의 저녁밥으로 주었다..
오녀는 분명 자신의 언니들을 위해 희생한것이다.. 그렇기에 낙원에 갈것이다
굳게믿고있는 친실장은.. 자신의 품에서 엎드려있는 장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녀가 분명 그날처럼 밝게빛난 달빛에 의해 낙원에 들어가 평생을 행복하게 살고있을꺼라
생각했다..
[뎃데로게~ 뎃데로고~ 사랑하는 자들아~ 어서나와 함께놀자~]
[뎃데로게~ 뎃데로고~ 세상은 아마아마한것이 가득한 데스~]
[뎃데로게~ 뎃데로고~ 콘페이토와 스시 스테이크가 가득데스~]
[뎃데로게~ 뎃데로고~ 닌겐들은 와타시들의 노예~]
[뎃데로게~ 뎃데로고~ 배불리먹고 즐겁게 뛰어놀면 달콤한 잠을 자는데스요~]
한참의 정적을 깨는 .. 조용하고 달콤한 노래
그노래가락에 콧노래를 부르며 흥얼거리는 장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는 친실장은..
하품을 크게하고 반쯤눈이감겨 졸려운듯한 장녀의얼굴을 한번 핥아주고는
번쩍 들어올려
세자매들이 자고있는 곳옆에 천천히 뉘어준다
그제서야 완전히잠에빠진 장녀를 바라보는 친실장은
얼굴을 한번 다시 한마리씩 쓰다듬어주고 말없이 집밖에걸어나와
한참을 달빛을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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