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흘러간 것들

 

"똥노예~ 세레브한 와타시가 배고프니, 당장 먹을 것을 내놓는 데스~~"
"씨벌 젖같은 새끼들!"

청암시 화주구역.
이곳은 1200만명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청암시에서 하류층이 주로 사는 곳 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청암시에서 가장 들실장이 판을 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주구역이 처음부터 들실장이 많았던 곳은 아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화주구역은 실장석이 많지 않은 장소였고 화주구역에서 사는 사람들도 실장석은 취향이 이상한 사람의 집이나 실장석을 연구하는 실험실에서 볼 수 있는 짐승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애오파단체에서 실장석과 인간의 삶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괴랄한 주장을 하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실장석도 생명이다! 정부는 실장석구제를 금지하라! 금지하라!"
"금지하라! 금지하라!"
"실장석은 대화가 가능한 지성체이다! 정부는 지성을 가진 생물을 존중하라! 존중하라!"
"존중하라! 존중하라!"
"실장석에게도 권리가 필요하다! 정부는 실석권을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애오파단체는 몇 년에 걸쳐 실장석도 지성을 갖춘 동물로서 다른 동물과는 다른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엄청난 광고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배포하였고, 실장석들에게 피해를 입어서 실장석에게 적대감을 가진 사람들을 악마화하고, 실장석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정의로워 보이는 표현과 어렵게 들리는 단어로 정당화시켰다.

사실 이러한 운동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실장석이 대중에게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사람들은 실장석이 어떤 동물인지 잘 알지 못 했으나, 실장석의 실상이 알려진 후에도 애오파단체에서는 계속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내면서, 운동을 계속하였다.

항간에 들리는 말에는 이미 애오파단체들과 방송업계, 사육실장업계, 정치권의 이권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운동을 그만하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그런 소문에도 불구하고 애오파단체들은 실장석을 존중하라는 목소리를 계속 높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정부에서는 실장석의 구제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실장석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사업을 시작했다.

실장석이 사람들에게 탁아하거나, 가택침입하는 것을 막기위해 공원과 골목길에 나무판자로 지은 작은 집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먹이를 구해서,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도둑질을 하는 일이 없도록, 실장석을 단순한 노동이 주를 이루는 공장에 취직할 수 있도록 알선하였다.

또한 실장석들이 정당한 노동으로 번 돈을 관리할 전산시스템이 마련되었고, 편의점에서 전산시스템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실장석과 인간의 조화를 위해 만든 사업들은 모두 처참하게 망했다.

"똥닌겐! 당장 와타시를 모시는 데스! 와타시는 이런 집에서 못 사는 데샤아아!"
"왜 오마에같은 놈이 궁궐같은 곳에서 사는 데스? 불합리한 데스! 와타시는 5성급호텔이 아니면 못 사는 데스! 당장 호텔방을 잡아주는 데스!"

"아… 실장님… 참피새끼들 진짜 젖도 쓸모없어요.. 설명을 해줘도 못 알아듣고, 오기로 한 놈들도 200마리 중에서 2마리밖에 안 왔어요…"
"일 같은 건 노예나 해야하는 데스! 와타시와 와타시의 자들 같은 세레브실장들은 존재 자체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데스!"

삑!
"야… 돈이 모자라다는데? 너하고 니 자들 머리통에 박힌 바코드 찍어도, 한 푼도 없데."
"무슨 소리인 데스? 와타시타치가 물건 가져간다는데 뭐가 문제인 데스? 닌겐들이 편의점에서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다고 전에 말한데스!"
"그러니까, 고르는 건 마음대로 인데, 가져갈라면 니네한테 돈이 있어야 하…"
"테에에에엥! 배고픈 테츄! 빨리 먹고 싶은 테츄!"
"야! 계산도 안 됐는데, 맘대로 뜯으면…"
부찢!
"아 씨발! 그걸 니네 맘대로 뜯으면 어쩌냐고!"
"테뿌뿌~ 화나는 테츄~? 와타시에게 함부로 손대면 닌겐노예들이 오마에를 잡아가는 테츙~~"



실장석들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욕심을 채울 수단을 제공해주어도 실장석들은 시스템에 따를 생각이 전혀 없었다.

공무원들이 사업의 목적과 실행방안을 적당히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어도, 실장석들은 자기네 방식으로 완전히 곡해해서 이해하였고, 그마저도 처음에 따르는가 싶더니, 이내 원래 생활방식으로 돌아갔다.

집을 제공하면 더 좋은 집을 내놓으라고 했고, 직업을 알아봐주면 대충하거나 아예 놀기에 빠빴고 종국에는 어떤 녀석도 출근하지 않았다.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원하는데 쓴다는 개념을,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것만 기억하여, 편의점에서 수도 없이 문제를 일으켰다.



실장석과 인간의 조화를 위한 사업은 전례없는 대실패로 마무리되었다.

실장석을 인간사회에 적응시킨다는 사업은 실장석이 인간사회에 절대 융화될 수 없다는 사실만 확인시켰고, 시민들의 세금은 사업에 관련된 업자나 애오파단체의 간부들의 배만 불려주었다.

실장석이 얼마나 아름다운 생명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던 언론과 정치인들은 어느새 다른 화제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남은 실장석들은 불행하게도 하류층들이 주로 거주하는 화주구역으로 집중되었다.

원래 실장석들이 살라고 만든 집이 화주구역에 석연찮게 많이 설치되었고, 실장석들이 소개받은 공장도 단순노동이 주를 이루는 특성상 화주구역에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상류층 거주구역인 백련구역은 골목길이 거의 없는 단독주택단지라서 사업대상에서 벗어났고, 다른 구역들은 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눈에 띄지 않는 님비현상으로 사업진행구역이 많이 없었다.

거의 모든 골목길, 공터마다 실장석 전용하우스가 설치된 곳은 화주구역뿐이었고, 이에 따라 가맹 공장과 편의점도 화주구역에만 설치되었다.


사업이 완전히 끝난 후에도 화주구역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가져가려는 실장석들이 끝임없이 문제를 일으켰고, 온 거리에서는 실장석들이 흘린 똥과 피가 배수로마다 가득하여, 화주구역 시민들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창문을 열 수 없었다. 그리고 밤마다 실장석들이 지르는 비명소리와 태교노래, 실장댄스로 인하여 주민들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편, 실장석의 권리를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 중에서 화주구역에 사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화주구역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생계안정 뿐이었으나, 반면에 실장석의 권리같은 것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실장석의 안위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그걸 빌미로 삼아 정부 지원금이나 기부금을 타먹으려는 목적이었고, 그 밖의 사람들은 무책임할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거나, 깊은 생각보다는 단편적인 정의감에 도취된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화주구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실장석과 관련없는 일상을 보냈다. 

그리하여 화주구역의 시민들은 낮에는 실장석들이 내뿜는 악취에 고통스러워 했고, 밤에는 실장석들이 지르는 소음으로 잠을 설쳐야 했다.



















댓글 4개:

  1. 조선족인데스우? 휴거도 생각나는 데스우. 페미년들도 생각나는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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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꾸 뭐가 연상되는데스 (난ㅁ..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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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리고 회주구에 이사한 토씨 가족에서 토시아키군이 태어나고야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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