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테크놀러지 - 실장 3D 프린터 편

 

한때 실장석 학대/애호용품의 시장을 주도했던 [ 로젠 ] 과 [ 메이든 ] 사.

...그러나 두 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2010년대는 실장석 붐이 불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기 때문이다.

[ 실장석? 안 키워요. 키운 사람 얘기들 들어보면 다들 영 아니라고 하더라고. ]

[ 햣-하... 죽어라, 는 무슨... 이놈의 빠루도 똥벌레도 지겹다... ]
[ 실장석 얘기는 꺼내지도 마. 그 엉터리 생명체 관한 논문은 나올 거 다 나왔으니까. 
어떻게 된 놈의 생물이 연구가치가 초파리만도 못하냐? ]

확실히 실장석에 대한 니즈는 존재했다. 애호건 학대건 관찰이건.

그러나 시장을 독점한 두 회사가 매너리즘에 빠져 상품 가격만 올려댄 끝에,

소비자들은 ‘똥벌레따위 이제 관심 없어’ 하고 돌아서버린 것이다.

확실히 똥벌레랑 엮일 시간에 폰게임이나 브라우저 게임 작업을 한 번 돌리는게 이득이다.

새로운 컨텐츠가 등장하면 해결될 문제지만, 이 바닥엔 변화도 발전도 없었던 것이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한국의 신성 회사, CP 테크놀러지 (참피 테크롤러지).

‘인류를 위한 실장석’이란 모토를 걸고 최신 과학기술로 실장석에 접근한 이들은,

실장석 재료의 건강상품을 판매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이들은, 

[ 로젠 ] 과 [ 메이든 ] 사가 비실대는 틈을 타 재빨리 인수합병해 버렸다.

CP 테크 사의 최신기술이 적용된 신상품들은 싸고 기발하고 확실했다.

실장석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이들이 복귀하게 만들 정도의 혁신이었다.

웅성, 웅성...

이곳은 어느 호텔의 한 컨벤션 센터.

무대 위의 플랭카드에는 [ 신제품 공개시연 ] 이라고 적혀 있다. 회사 이름은 없다.

관객석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무도회용 가면을 쓰고 있다. 임시 명찰도 익명이다.

실장계에 있다는 걸 들키기 싫은 사람들, 특히 학대파를 위한 배려다.

가면은 벗어서도 벗겨서도 안 된다. 대화는 바로 옆의 사람하고만 가능.

CP 테크가 요구한 강제 사항이다. 위반시는 퇴장과 함께 고소의 폭풍이 몰아친다.

하지만 CP테크의 서버에는 이들이 애용하는 가명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앞줄에 앉은 황금 가면의 VIP들이 누구인지 알아보자.

실장석 연구계의 거장 Futaba Ph.D. (가명)

은퇴 후 복귀한 ‘학대파의 아버지’ 토시아키 선생. (가명)

‘실장쨩 진짜 천사’ 카페의 주인이자 극성 애오파인 니지우라 여사. (가명)

모두 완전히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다.

학대파는 이곳이 학대용품 전문사 (CP테크의 계열사)의 행사장이라고 알고 있다.

애호파는 이곳이 애호용품 전문사 (CP테크의 계열사)의 행사장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신상품이 한쪽의 기대에 어긋난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무대에 조명이 들어온다. 

실장석 일가족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수조, 그리고 그 안의... 이상한 기계 장치가 보인다. 

커피메이커와 무선랜 공유기를 합쳐놓은 것 같은 장치다.

뒤쪽의 투명한 원통형 용기 안엔, 녹색의 기분나쁜 점액질이 가득차 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그림자 속에서 CP 테크의 회장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박수로 맞이했다.

회장 역시도 익명에 얼굴을 숨기고 있다. 

관객석의 사람들은 평범한 행사 진행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러분... 실장석이 의도치 않게 사망할때의 슬픔은, 모두가 잘 아실 겁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실장계인 삼대 파벌 모두가 동의하는 바다.

“위석 적출을 통한 보호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재생력 고갈, 정신의 한계... 결국 죽은 실장석은 죽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애호파 몇이 눈물을 흘린다. 학대파 몇이 당황하는 가운데-

“-하지만! 전 그런 현실따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회장은 더욱 큰 목소리로 말한다.

“21세기입니다. 과학은 인류의 요구에 보답해야 합니다. 실장석이라는 존재가 위석에 얽매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을 위해, 저희 회사의 직원들은 밤낮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그 결과물입니다!!”

회장은 수조 안의 기계장치를 작동시켰다. 

웅웅대는 소리와 함께, 수조 안에 뭔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발부터 ‘완성’되어가는 성체 실장석이었다.

“여러분께 소개드립니다, 실장 3D 프린터!!!”

프린터는 윙윙대는 소리를 내며 허공에 실장석을 ‘구현’해 냈다.

눈매가 좋은 사람들은 기계 뒤쪽 용기의 녹색 물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데? 데엣?”

마침내 실장석 프린팅이 끝났다. 나타난 것은, 방금 숍에서 나온 듯한 성체 실장석.

성체 실장은 자기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물론 어디에도 이상은 없다. 

“뭔가 잘못된 데스우...”

머리도 옷도 멀쩡, 먼지 한 톨 안 묻은 (실장석 기준으로) 완벽한 상태였다.

“이... 이럴 리가 없는 데스! 장난 그만두는 데스우!!”

실장석은 계속해서 자기 몸을 만져댔다. 자기 몸 곳곳을 확인했다.

“이, 이제야 기억나는 데스우! 와타시는 어제 학대파 인간에게 신제품이 어쩌구 하면서 끔찍하게 당한 데스우!! 이상한 물건으로 죽을 때까지 당하다가 틀림없이 죽은 데스우!!! 그런데, 그런데...”

성체는 피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살아있는 데스우!!!”

링갈 탑재 헤드셋을 통해 들려오는 실장석의 외침.

행사 참가자 모두가 박수를 친다. 학대파는 물론이고 애호파까지.

아, 물론 애호파쪽은 특수 준비된 링갈로 완전히 왜곡된 내용만 듣고 있다.

[ 학대파에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데스우, 와타시는 정말 행복한 실장석데스... 주인님 감사드리는 데스우!!! ]

“어떻습니까, 여러분?”

회장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이 실장석 3D 프린터는, 저실장부터 성체까지의 실장석을 ‘인쇄’ 할 수 있습니다. 특수 칩이 탑재되어 있어, 위석만 남아 있다면 원격으로 기억과 인격을 전송할 수 있습니다. 불구가 된 실장도, 독라가 된 실장도 새로운 몸을 얻을 수 있는 겁니다!”

“또, 또 기억난 데스우! 와타시는 어제도 분명히 이렇게 몇번이나 죽었다가-”

“-위석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재미있는 것을 보여드리죠.”

회장은 스마트폰을 꺼내 만지작댔다. 갑자기 수조 안의 실장석이... ‘정지’ 했다.

“지금 이 아이의 위석을 부수겠습니다.”

애호파 한 명이 뛰어나가려 한다. 예상하고 있던 현장 보안요원에게 붙잡혀 끌려나간다.

회장은 나노 실장 활성제 (TM) 용기 안에 들어가 있는 위석을 꺼낸다.

“말씀드린 대로.”

파킨.

...그러나 실장석은 쓰러지지 않았다!

“위석, 참 웃기는 물건 아닙니까? 소중한 실장쨩의 생명이 담긴 정수인데, 저렇게 쉽게 깨져버린다니요. 과학은 이 문제 앞에서도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일까요?”

회장은 옷 안에서 지포 라이터만한 금속제 물건을 꺼낸다.

“틀렸습니다. 이것이... ‘위석’에 대한 과학의 답입니다.”

물건을 스마트폰에 꽂은 회장은, 뭔가를 만지작거렸다. 

정지 상태에 빠져 있던 실장석이 다시 깨어났다.

“데... 데스우?”

전번처럼 자기 몸을 만지작거린다. 회장은 그런 실장석에게 말을 걸었다.

“네 이름은 뭐지?”

“미도리데스.”

“넌 여기 오기 전에 무슨 일을 겪었지?”

“골판지에서 자들과 놀다가 학대파가 나타나서...”

갑자기 실장석의 말문이 막혔다. 기억을 끄집어내려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죄송한 데스. 기억이 나지 않는 데스.”

“자들은 어떻게 됐니?”

“좋은 데로 간 데스. 라고 기억하고 있는 데스우. 데에엥... 그럼 잘 된 데스.”

“그래, 잘 지내라.”

그 순간 수조 안의 링갈과 마이크가 꺼진다. 회장은 관객들 앞에 선다.

“제가 손에 든 이것이... 저 아이의 ‘진짜 위석’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석 2.0’ 이라고 부르고 싶군요. 이 안에는 방금 깨뜨린 위석의 모든 데이터가 백업되어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될 부분은 빼고요.”

애호파는 뒤늦게 안심한다. 기억을 삭제해도 되는지, 

저것이 같은 실장석이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위석 2.0은 데이터 수정이 가능합니다. 교육이고 뭐고 다 필요 없습니다! 지시사항을 입력만 하세요!”

이쁘고 말 잘 들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게 애호파다.

“이것으로!!! 더럽고 냄새나고 시끄러운 과정 없이!!! 폭력 없이!!! 쓸데없이 숍에 돈을 갖다박는 일 없이!!! 실장석을 필요한 대로 조정하고 뽑아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회장은 외쳤다.

“키울 수 없는데도 자를 낳고 싶답니까? 데이터를 고쳐버리십시오! 분충이 있습니까? 포맷하십시오! 다치거나 죽었습니까? 신체를 폐기하고 다시 인쇄하십시오! 이 장치로! 여러분의 실장석은!! 영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형태로!!!” 

모두가 성대하게 박수를 쳤다. 회장은 흥분해 숨을 몰아쉬었다.

행사는 그걸로 끝이 났다. 참가자들은 조용히 흩어져 원래 생활로 돌아갔다.

그리고... 값비싼 외제차 한 대가 근처 주차장에서 튀어나왔다.

창문은 모조리 코팅되어 있다.

그 차를 모는 것은 운전기사. 뒷좌석에 탄 자는... CP 테크의 회장.

“어유, 회장님 이걸로 돈 많이 버시겠네요!”

운전기사가 말한다. 아부가 아니다. 진심이 섞인 감탄이다.

그도 행사에 참가해 엄청난 것을 봤으니, 이런 반응이 나올 만 하다.

“흐흐, 자네는 그렇게 생각하는가... 난 이번 일에는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네만.”

“오오, 그렇습니까?”

“자네... 사람이나 동물을 저렇게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기술이 발전한다면 뭐든 되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까?”

“그건... 확실히 그렇네요. 줄기세포 얘기가 나왔을 때도 시끄러웠죠.”

“하지만 우리의 기술은 개발한다고 떠들고 다녀도 아무 반응이 없었지. 왜인지 아나?”

회장은 미소지었다.

“실장석 따위는 생명체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모두가 인정했기 때문이네.”

그 누구도 실장석에 대해 실존주의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 누구도 실장석을 제대로 된 생명체 취급하지 않는다.

학대파에겐 그저 패기 좋은 고기자루일 뿐이고, 애호파에겐 살아서 움직이는 인형일 뿐.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본질을 놓친다. 실장석을 생명체 취급한다.

그러면서 실장석에 엮이는 사람들을 위험인물이나 정신병자 취급한다.

결국 특수효과가 끝내주는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것과 다름없는데 말이다.

“그보다 회장님,”

“응? 뭐 궁금한 거라도 있나?”

“그 녹색 그건... 재료가 뭐죠?”

“알면서 묻나. 실장석이지. 실장 푸드와 성분은 같다네.”

“그럼 실장 푸드로 해도 되는 건가요?”

“시도는 자유네만 결과는 책임 못 진다네. 햣하하...”

대저택 부지 안에 들어선 차는, 큼직한 차고 안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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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벌레 제조기] 에 대한 리뷰가 (1) 건 있습니다.

id : toshiaki

이거 끝내준닼ㅋㅋㅋㅋㅋㅋㅋ
완전사육실장 메리짱 프로파일 다운받아서 구더기한테 업로드했거든?
‘뭔가... 레후, 어두운... 레후, 이래서는 안... 되는 레후? 그보다 프니프니’
이 ㅈㄹ하고 자빠졌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엔 반대로 구더기 멘탈을 메리짱 보디에 넣어봐야지.
이 장치 개발한 사람, 당신은 천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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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쨩 메이커 드림 컴 트루] 에 대한 리뷰가 (1)건 있습니다.

id : niziura

우리 메리는 엄지때부터 키웠는데~~ 벌써 다 커서 자를 갖느니 어쩌구 그래요~~
그래서 위석 백업해두고 다시 엄지로 만들어 버렸어요~
엄지는 약하지만 다시 살려낼 수 있으니 진자 편하네요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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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 JPrint M-50ex] 모델에 대한 리뷰가 (1) 건 있습니다.

id : pro_jissou

펌웨어를 뜯어고쳐서 한도 이상으로 기억을 쑤셔박아 봤다.
지금 수준으로는 인격은 3개까지가 한계고, 기억은 한 1기가가 한계야.
그 이상은? 영화에서 나오는 것마냥 비명을 지르며 터져버리더라고...
백업하면 되겠지 했는데 세상에 인격 파일까지 깨졌어!
뇌 제작 설정을 건드리면 더 쑤셔넣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그냥 하드웨어도 아니고 3D 프린터라 내 능력으론 펌웨어 절대 못고쳐...
아, 그리고 장난삼아 나도 고약한 장난을 쳐 봤는데...
스크릴렉스 덥스텝을 머리에 앨범채로 넣어주니깐 말야,
“데데뎁 뎁붑 세레브드랍잇하드데스우” 이러던데...
학대파 놈들이 좋아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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