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나온 것은



수풀더미에서 나뭇잎 몇장이 옷에 붙은 친실장 한마리가 다급하게 달려나왔다. 친실장이 향하는 곳은 다름아닌 인간의 발.

신발 위에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자실장 한마리가 즐거운듯 웃으며 앉아 두 손을 번쩍이며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고 있었다. 아직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사리분별이 떨어지고 보이는 모든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친실장 입장에선 거의 갓 태어난 자실장이 사고를, 그것도 그냥 사고가 아닌 일가실각의 단초를 제공할 초대형 초특급 사고를 친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간은 네모난 무언가를 들고 이야기를 하느라 바뻐 신경이 아직 발밑의 자실장까지 미치지 않았다는 것과 자실장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분대활동이 미약해 첫 운치를 아직 체내에 분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늘 자신의 체중의 70~80%를 운치로 보존하는 실장석의 특성상 운치가 텅텅빈 실장석의 무게는 상상이상으로 가볍게 된다.

“테에-츄, 테에—츄! 테츄-우! 테츄우우!”

자실장은 웃고 떠들며 노는 와중에 자신을 향해 미친듯이 뛰어오는 눈물, 콧물, 침을 튀기며 달리다 넘어진 친실장을 보며 까무러치듯 웃다가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주르륵 꺼꾸로 떨어진 자실장은 곧바로 바닥에 머리를 부딫쳤고 그 결과 자실장의 머리는 약 1/4이 평평하게 되어버렸다. 뇌가 찌그러져 바보가 되어 우는것도 잊어버린채 멍하니 침만 흘리며 주변은 천천히 두리번 거리는 자실장은 본능적으로 허겁지겁 일어나 달려오는 그것이 자신의 부모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상처입은 몸으로 달려오는 친실장의 모습에 자실장은 헤 하며 허우적 거리며 일어서다 균형을 못잡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픔도 모른채 몇번 그러더니 네발로 밍기적 거리며 친실장에게 갈려는 자실장. 바닥에 노출된 피부가 쓸려 찢어지고 갈리며, 옷이 조각나지만 자실장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했다.

“오지마는 테스! 마마가 갈테니 움직이지 마는 테-스-!”

친실장은 거대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신발이라 불리우는 것을 신은 인간의 발. 자실장 대여섯마리는 들어가고도 남을 인간의 발은 붕 떠서 자신의 아이위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자실장은 아무것도 모른채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에 위치한 친실장을 보며 기어가는 속도를 높였다. 무릎이 끝내 찢어지며 자실장은 ‘텟체’ 하는 소리와 함께 풀썩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실장에게 다가갈려는 마음만은 쭉 핀 한쪽 팔로 전하고 있었다.

-퍼석

자실장이 사라졌다. 인간의 발 아래로. 아무리 약하고 무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착되어 발밑에 있기에 약간의 틈은 만들어질수 밖에 없고 발틈사이로 압착된 자실장 한마리분의 체액이 압력에 의해 쫘악 뿜어져 나갔다. 친실장은 사정없이 옷과 얼굴에 튄 자실장의 체액을 닦을 생각조차 못했다.

연하고 무른 것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잘려나간 곧게 뻣은 팔 한짝이 통통 튀어 친실장의 발밑으로 굴러갔다. 친실장은 멍하니 따스한 기운이 아직도 남은 자실장의 팔 한짝을 주워 들었다.

물끄럼-

자실장의 팔을 본다.

인간의 발을 본다.

자실장의 팔을 본다.

인간의 발을 본다.

자실장의 팔을......

“테엣-샤아아아-! 테-쟈——아아-!!”

자실장을 눈앞에서 잃은 친실장은 분노를 하며 팔한짝을 쥐고 맹렬히 인간의 신발로 돌진하였다.

와타시의 아이가 있는 테스!
와타시의 소중한 아이가 있는 테스!
와타시의 아이가...오마에의 발밑에 깔려있는 테스-!

“당장 와타시의 아이를 살려내-테뵷?!”

한창 전화를 하는데 자꾸 발 근처에서 앵앵거리는 실장석 한마리를 보며 인간을 쓰며 가볍게 발코로 톡 하고 쳤다. 뭘 쳐먹고 오는 건지 알고싶지 않지만 옷과 얼굴에 튄 피와 달랑거리며 흔드는 먹다남은건지 팔 한짝을 보며 인상이 절로 찡그려지는 것을 느꼈다.

“응? 아냐아냐, 왠 들실장 한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앵길려고 하길래 한대 까주고 있어서...응, 아 그러자. 다음에 시간나면 밥이나 한끼 하자. 응. 그래. 알았쓰-, 또 연락해.”

한숨을 내쉬며 엎드린채 코와 입부근이 뭉그러져 껙껙 거리며 간신히 숨을 몰아쉬는 들실장의 옆구리를 한대 차며 담배를 꺼내 물며 사라졌다.

“테에...테헥...테헤에엑-!”

친실장은 몸이 나을때까지 몇시간동안 부상으로 움직이지도 못한채 인간이 떠난 자리에 남은 , 바닥에 늘러붙은 지저분한 고깃덩어리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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