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도는 실장생



"데에......"

친실장은 고민하였다. 낳을땐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출산을 마치고 빠졌던 기력이 어느정도 돌아오자 자신의 눈 앞에서 앉거나 서있는 자들의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자실장 2마리, 엄지1마리, 구더기1마리.

"마마 젖 주는 테치!"

아둥바둥 기를 쓰고 자신의 품으로 파고들어 꾸물거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옷안으로 비집고 들어와 젖을 물려는 장녀를 느끼며 친실장은 일어나 손을 가슴께에서 위에서 아래로 털어 장녀를 떨어뜨렸다.

"테뵷!"

단단한 화장실 타일에 떨어진 장녀는 몇십센티 되는 높이에 치명적인 부상은 입지 않았지만 그 짧은 높이에 몸부림 치다가 정면으로 부딫쳤다. 생애 첫 고통에 장녀는 잠깐 어리둥절 하다가 얼굴과 몸에 느껴지는 미약한 격통에 울음을 터트렸다. 앞이빨 3개가 부러져 타일 위에 뒹굴고 있었고 타일엔 적록색의 점으로 눈자국이 찍혀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이리저리 만지면서 더욱 크게 울음을 내는 장녀를 보면서 친실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엔-! 아픈 테치이! 아퍼아퍼 테치이!"

장녀가 이모양 이꼴이라니 보나마나 자신이 밥을 구하러 가면 집안은 개판이 날게 뻔했다. 다른 동족들의 장녀는 하나같이 똑똑하고 착한 아이이거늘 어째서 이번에 낳은 장녀는 이모양인지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안절부절 하며 자신의 눈치를 살피며 고민하는 차녀를 보니 제법 자신의 아이로 키워질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가. 자세히 보니 차녀의 몸집은 장녀에 비해서 뒤떨어지지 않았다. 마음에 들었다.

"오마에들 이제부터 잘 보는 데스.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는 녀석들도 똑같이 해주는 데스. 장녀는 이제부터 슬픈 일을 당하는 데스."

"테??"

"마마의 젖은 마마의 것인 데스. 젖은 마마가 주고 싶을때 주는 거지 장녀처럼 아이주제 먹고싶다고 막 먹을수 있는게 아닌 데스. 기억하는 데스. 밥, 물, 잠자리, 장난감 오마에들이 살수 있는 것은 마마에게서 나오고 마마가 허락해야 먹고, 자고, 쌀수 있는 데스."

"마마....그럼 오네챠는 어떻게 하는 테치?"

차녀였다. 자신의 기대를 역시 저버리지 않았다. 적당히 눈치도 있고 자신의 기분을 거슬리지 않으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자세는 높이 살만 했다.

"장녀는 이제 없는데스. 차녀, 이제부터 오마에가 장녀인 데스."

"테챠아아아! 무슨 헛소리인 테치?! 장녀는 와타시인 테치!"

친실장은 아직까지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들고 이빨을 들어내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눈치도 없고 멍청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하는 분충을 바라 보았다. 장녀는 친실장의 눈동자를 보자 그제서야 무언가 파악했는지 덜덜 떨면서 아첨을 했다.

"테츄웅~ 마마는 이것을 본 이상 와타시의 매력에 헤롱헤롱 확정인 테츄~ 이것을 벗어난다는 것은 상상할수도 없는 테츄!"

"장녀를 보는 데스. 마마를 비롯해 오마에들 사이에서도 하면 안되는 행동인 데스. 특히 인간들에게 했다간 '학대'를 당하는 아주 분충스러운 행동이라고 할 수있는 데스."

친실장은 한두번 해본 쏨씨가 아닌 전문가처럼 능숙하게 장녀의 머리를 부여잡고 앞머리카락을 떼어냈다. 눈앞에 한올한올 흩어지며 떨어지는 샤프심보다 얉은 터럭을 보면서 장녀를 비롯한 나머지 자실장들은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독라. 막 태어난 새끼들 조차 이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들 사이에서 일어날수 있는 최악의 형벌이자 낙인. 독라가 되면 그것은 더이상 자매나 친자관계가 아니였다. 그저 한마리의 노예일뿐.

"테챠?! 와, 와타시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이게 무슨 짓인 테치! 당장 돌려놔라 테치이!"

장녀는 두 손으로 바닥을 팡팡 몇번 치더니 흩어진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끌어모아 손 위로 올려놓았다. 앞이마에서 느껴져야할 살랑거리고 부드러운 감각이 사라졌다. 떨어진 머리카락을 도로 붙이기 위해 이마에 머리카락을 대고 떼지만 허무하게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장녀는 고장난 기계처럼 몇번을 반복하더니 자신의 머리카락이 영영 되돌릴수 없다는 것을 깨닿고 피눈물을 흘리며 우렁차게 울었다.

-뿌득, 뿌드득

그리곤 뒷머리카락마저 친실장의 손에 뜯어지자 충격을 받은듯 테헥테헥 거리며 끅끅 거릴뿐 말 조차 하지 못하며 입을 오물오물 거렸다. 두건이 벗겨지며 연한 속살이 들어나자 장녀는 미친듯이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막 태어나 아무것도 섭취하지 못한 새끼인지라 빵콘은 없었다. 충격적인 스트레스를 빵콘이라 불리는 똥싸기로 해소조차 하지 못한 장녀는 울부짖었다.

"젖 필요없는 테치! 안먹는 테치! 마마의 말 잘 지키는 테치! 독라는 싫은 테치! 상냥한 마마로 돌아와주는 테치이!"

"마마는 상냥하지 않는 데스. 마마의 말 잘 지키지 않아도 되는 데스."

"아닌 테치이이이!"

두건이 뜯어지자 충격으로 드러누워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친실장은 다리에서 느껴지는 장녀였던 노예의 움직임이 방해가 되자 짜증이 담긴 발길질을 시작했다. 뺨에 한방. 옆구리에 한방. 독라의 뺨은 친실장의 주먹크기만하게 부풀어 올랐다. 입에선 한줄기 희미한 피를 흘리고 있었고 옆구리를 맞아 부러진 갈비뼈가 몸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그 광경을 보며 나머지 차녀와 엄지는 다리에 힘이 빠진채 주저앉아 보고 있을 뿐이였다. 차녀는 너무나 쉽게 두쪽이 나서 찢어지는 독라의 옷을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옷을 끝을 잡고 힘을 주어 당겨봤다. 이렇게 질긴 옷이 마마 앞에선 너무나 허무하게 찢어지는 것을 느끼며 독라가 되어 무서운 아줌마에게 잡혀 먹히는 독라노예의 절규를 들었다. 집으로 향하는 내내 장녀가 된 차녀는 자신의 옷을 스그머니 당겨보았다. 그리곤 자신의 손을 잡은 친실장을 힐끗 쳐다보았다.

"......"

친실장은 집에 거의 도착하자 집 안에서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리는걸 깨달았다. 얼굴이 굳어지고 잔뜩 긴장을 하며 문을 열자 무거운 돌을 올려놓은 보존식 뚜껑앞에서 낑낑대던 낮선 자실장 2마리가 화들짝 놀라 자신을 보는 것을 느꼈다.

"아, 아줌마 안녕하신 테치?"

"아줌마 반가운 테치...!"

"오마에들, 지금 뭐하고 있던 데스까?"

"오해인 테치! 아줌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만 지금 오해하고 있는 테츄!"

"그, 그런 테치! 와타시들 뚜껑이 삐뚤어져서 제대로 하고 있던 테치! 결코..."

옆에 있던 자실장 한마리가 손으로 옆구리를 툭 찌르자 황급히 입을 다문 또다른 자실장은 친실장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옆엔 깨끗한 모습의 막 태어난게 분명한 자실장과 엄지, 구더기가 보였다. 언니인듯 옆구리를 찔린 자실장보다 1cm정도 더 큰 자실장은 그것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테챠! 이모토챠들인 테치? 대단히 귀여운 테치!"

언니의 말에 동생 자실장도 그제서야 깨달았는지 입을 열었다.

"반가운 테치! 이모토챠들 정말 반가운 테츄~! 와타시도 이제 오네챠가 되는 테치?"

친실장의 자인 장녀와 엄지는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자신들에게 또 다른 오네챠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왠지 저 오네챠들은 어딘가 모르게 꺼려진다. 너무나 낮선 느낌.

"오마에들 여기에 있는 데스."

뚜벅뚜벅 걸어가는 친실장에겐 숨길수 없는 분노와 짜증이 담겨있었다. 웃으면서 친실장의 자들에게 인사하던 자실장들은 허둥지둥 거리며 부산을 떨기 시작했다.

"오, 오지말아 주시는 테치! 아줌마 오지마는 테치!"

"맞는 테치! 그런 테치! 멈추라는 테치! 멈춰버리는 테치!"

"감히 고아주제 와타시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것도 보존식에 손을 댈려고 한 데스까?"

"아닌 테치! 오해인 테치! 와타시들은 그저 보존식 뚜껑을 제대로 하고 싶었던 테치!"
"

오네챠 말이 맞는 테치! 아줌마는 지금 오해하고 있는 테치!"

"닥치라는 데스! 오해고 뭐고 고아주제 감히 와타시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는것 부터 용서받지 못한 큰 죄인 데스!! 고아주제! 고아주제 어디서 감히 와타시의 자들이 생활해야하는 소중한 집에 도둑질을 할려고 한 데스? 그것도 모잘라 거짓말을 하다니 절대로, 절대로 용서는 없는 데스!!"

친실장의 분노가 담긴 주먹과 발은 고아실장을 피떡으로 만들어 놨다. 순식간에 자신보다 크고 힘쎄보이던 낮선 오네챠들이 다진고기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숨만 간신히 쉬며 친실장의 구두를 햝고, 두 손으로 붙잡으며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모습은 끔찍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친실장의 행동에 든든함과 안전함을 느낄수 있었다. 마마는 힘도 쎄고 크다. 자신들을 절대로 지켜줄거라는 믿음이 친실장의 자들의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했다.

"장녀와 차녀는 잘 알아두는 데스. 마마가 없으면 여기 이 분충들 처럼 언제 이런 꼴이 될지 모르는 데스. 마마가 있어야 오마에들도 살수 있는 데스. 마마의 말을 어기거나 버림받기 싫으면 똑바로 하는 데스."

"네 테치!"

"알았는 레치!"

"구더기 배고픈 레후..."

장녀와 엄지인 차녀의 빠릿한 대답에 친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걸레처럼 너저분한 고아들의 옷과 머리카락을 뜯어냈다. 빈사상태로 사경을 헤메지만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고아실장들은 맞을때보다 더 크고 슬픈 소리로 울었다.

"저기 집 끝이 보이는 데스? 저긴 운치굴이라고 앞으로 운치는 무조건 저기에다 누는 데스. 운치를 집에다가 흘리거나 빵콘을 하는 자는 마마의 아이가 아니게 될거라 생각하는 데스."

"기억하는 테치! 절대로 기억하는 테치!"

"잘하는 레치! 와타치 운치 잘 누는 아이라고 칭찬 받는 레치!"

엄지의 품안의 구더기는 어느새 졸고 있었다. 먹은것이 없기에 프니프니 요구는 아직이였다.

"죄송한 테치...아줌마 죄송한 테치"

"살려주...테치이...미안한 테치......"

"오마에들은 운치굴 노예인 데스."

친실장은 갑자기 도둑질을 할려다 걸린 이 자실장들이 귀찮게 느껴졌다. 이것들을 운치굴에 넣는다면 엄지와 구더기를 운치굴에 넣고 기를수가 없어진다. 쓸데없이 밥만 축내고 도움도 안되는 자에게 귀중한 밥과 물을 줘야할것 같아 친실장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엄지와 구더기가 유일하게 도움이 될수 있게 하는 방법이 운치굴에 넣고 기르며 비상식량으로 만드는 것이였다. 그런 친실장을 보면서 독라고아실장은 친실장의 구두를 붙잡고 빌기위해 기어갔다. 흘러내린 눈알이 질질 끌리는 것 조차 모른채 친실장에게 기어가는 장녀고아실장. 팔다리와 척추뼈가 부러져 구더기처럼 꾸물꾸물 부러진 팔다리를 흐느적 거리며 기어가는 차녀고아실장. 간신히 친실장의 구두에 닿자 뺨을 부비며 혀로 햝고, 울면서 빌었다.

"테에엥...아줌마 제발 한번만 봐주는 테치..앞으로 절대로 오지않는 테치."

"부탁드리는 테치...아줌마 살려만 주는 테치. 와타시 운치 잘먹는 테치. 운치만 먹어도 쑥쑥 크는 테치. 구더기 잘 낳을 자신 있는 테치! 테에에에엔─!"

"오마에들은 운치굴 노예인 데스."

고아실장들은 친실장의 말에 화색을 밝히며 기쁨에 구두를 햝고 울었다. 죽지않는다. 운치굴은 분명 힘들고 괴롭겠지만 죽지 않고 살수 있다. 살수만 있다면 언젠간 행복해지거나 탈출을 할수있다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이 친실장에겐 아무것도 모르는 막 태어난 아이들이 있었다. 잘만 구슬리면 바꿔치기를 하거나 탈출용으로 쓸수가 있을 것이다. 희망을 발견한 고아실장들은 하나 남은 눈을 빛내고 있었고 부러진 척추와 팔다리가 격렬한 몸부림에 근육을 찢고 살 밖으로 튀어나오지만 개의치 않고 그나마 멀쩡한 뺨을 부비고 있엇다.

"데프프프. 오마에들 무슨 생각하는지 잘 아는 데스. 운치굴에서 몸이 회복되면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와타시의 사랑스러운 자들을 속이고 탈출하거나 바꿔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 데스까?"

"테에에에엑?! 아, 아아닌 테치! 절대로 아닌 테치!"

"오네챠 말대로 절대로 무조건 그런 생각 하지 않는 테치! 그런 무서운 생각은 싫은 테츄우~"

"데퍄퍄퍄퍄! 와타시가 이 공원에서 그런 경험도 없을거라 생각하는 데스까?! 불쌍해서 운치굴에 넣어줄려고 했는데 그딴 생각이나 하고 오마에들은 정말 죽어줘야 하는 데스. 오늘만큼은 고아먹는 귀신인 데스야!!"

"테갸아아아! 그만두는 테치! 그만하는 테치! 그건 싫은 테치!"

"말 잘듣는 테치! 운치굴에서 평생 나오지 않는 테치! 아무생각도 안하는 테치! 밥도 필요없는 테치! 물도 필요없는 테치! 장난감도 필요없는 테치이! 우, 운치굴로 들어가는 테치! 알아서 들어가는 테치! 아줌마 아이들에겐 말도 안거는 테치!"

"데푸푸풋! 이젠 다 필요없는 데스야. 이미 운치굴은 엄지와 구더기를 넣을거라 정해둔 데스. 그냥 여기서 오마에들을 먹고 체력을 기르는 뎃스~"

차녀는 마마의 말에 너무나 놀라 굳어버렸다. 자신이 어디를 간다는 것일까. 저기를? 운치를 싸는 더러운 곳으로? 어째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인가. 자신은 구더기를 돌봐야한다. 거기다가 마마의 뱃속에서 다른 오네챠들에게 밀려 영양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오히려 작고 연약하고 귀여운 자신에게 밥을 더 줘야하는게 옳은게 아닌가? 그런데 저 더럽고 깊어보이는 운치굴이라는 곳에 자신을 넣는다니. 이건 아니였다. 이것은 정말 아니였다. 믿을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마마는 너무 무서우니 잠시뒤에 물어보자.



으적으적. 으드득.

"먹지마 테챠아아! 먹지마는 테치이이이! 와타시 먹는게 아닌 테치이이이! 와타시도 살아갈 권리가 있는 테치! 살아갈 의무가 있는 테지이이이이!! 테짓!"

오도독. 오독.

"그만 테치! 싫은 테치이─! 이정도면 충분한 테치! 이젠 충분한 테치! 그만두는 테치! 와타시 살아서 내일을 봐야하는 테치! 아줌마 따위에서 먹혀 죽기위해 태어난게 아닌 테치이! 그러니 당장 와타시를 풀어주는 테치! 행복해져야 하는 테치! 반드시 행복해져야 하는 테치이! 이런 식으로...테보릿!"

"후우. 고아라 그런지 맛이 별로였던 데스. 하지만 싱싱한 자실장 두마리나 먹은 덕분에 힘이 돌아온 데스."

동족의 고기와 위석을 섭취하자 출산으로 부족해진 영양이 차오르며 힘이 느껴졌다. 체력도 아까보다 많이 좋아졌다. 친실장은 바닥에 떨어진 살점과 체액들을 고아실장들의 머리카락과 옷으로 대충 닦고선 운치굴에 버렸다.

"마마아...진짜인 레치?"

"조용히 하는 테치! 차녀 이모토챠 말하지 마는 테치!!"

영리한 장녀는 엄지인 하나뿐인 이모토챠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닿고 말렸다.

"무슨 소리인 데스까?"

"이모토챠!! 부탁인 테치! 제발 말하지 마는 테치! 말하지 마는 테치이!"

"와타치, 정말로 운치굴에 넣는다는게 사실인 레치?"

"마...말하면 안되는 테치이...테에에엥"

친실장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덜덜 떨며 말하는 엄지를 보면서 지금껏 보여주지 않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장녀는 갑자기 바뀐 친실장의 표정에 오히려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다 엄지에게 향한 눈이 자신에게 향하자 희미하게 웃는다는 것을 느꼈다.

'테치...?'

착각이였나 싶을 정도로 아주 극히 짧은 순간이라 장녀는 마마와 엄지를 번갈아 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들었던 데스?"

"그런 레치...마마, 진짜가 아니지 레치? 와타치,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레치."

"차녀는 응석꾸러기인 데스. 이리오는 데스. 마마가 안아주는 데스."

장녀는 마마의 말에 표정을 밝히며 달려가려는 차녀의 옷자락을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쥐었다. 늘어난 옷자락과 달리려는 참에 몸에 걸린 부하에 의아해하며 장녀인 오네챠를 보자 새파랗게 안색이 질린채 덜덜 떨고 있었다.

"이...이, 이모토챠 이제, 이제 와타시랑 자는 테치~?"

"레? 그게 무슨 소리인 레치? 마마에게 가는 레치! 오네챠는 나중에 마마에게 안기라는 렛츄~"

"레뺫! 아픈 레후!!"

품안의 구더기를 바닥에 내팽기치고 장녀가 붙은 옷자락을 손으로 툭 쳐서 빼낸 엄지는 전력을 다해 마마인 친실장에게 안겼다. 구더기는 고통에 꼬리를 말았다. 그리곤 다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자신을 꽈악 앉아주는 친실장의 온기와 마마의 냄새에 엄지는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가슴께에 나는 희미한 달달한 젖내음도 곧있으면 자신의 입으로 들어올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하늘로 솟구칠것 같았다. 친실장의 품에 안겨 헤롱거리는 엄지는 자신이 품에안겨 어딘가로 향한다는 것을 깨닿지 못했다.

"레프프. 마마 너무 좋은 레치. 평생 이대로 와타치를 예뻐해주는 레치~ 마마만 있으면 되는 레치!"

"오마에는 너무 응석꾸러기인 데스."

친실장의 쓰다듬에 차츰 잠이 든 엄지는 곧이여 쌕쌕거리며 잠이 들었다. 그리곤 알수없는 부유감과 함께 철퍽하며 끈적거리는 점성이 있는 물기가 등 뒤에서 느껴졌다. 역한 냄새에 기분좋게 들던 잠에서 깨어난 엄지는 주변을 보자 온통 컴컴하고 위엔 희미한 갈색의 집의 천장만 보이는 구멍이 있었다.

"레? 여긴 어디인 레치? 마마아! 마마! 와타치 이상한 곳에 있는 레치! 와타치 이상한데에 있는 레치! 여긴 좁은 레치! 어두운 레치! 냄새나는 레치! 높은것이 사방에 있는 레치이! 마마 꺼내주는 레치! 마마 와타치 자고 일어나니 이상한데에 있는 레치이! 레에에에엥!"

태어나서 단 한번도 운치를 누지 않은 엄지이기에 자신이 운치에 둘러쌓여 있다는 것을 깨닿지 못했다. 얼굴에 튄 운치를 손으로 슥슥 닦을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더 얼굴에 퍼졌다. 입안으로 들어온 운치를 슬쩍 맛을 보자 머리가 찡하게 느껴질 정도로 역한 썩은내와 구린내가 형용할수 없을 정도로 뇌를 강타했다. 거품을 물고 기절한 엄지를 보며 친실장은 아까전 먹은 고아실장이 운치로 나오는걸 느끼고 푸르륵 한푸닥거리를 했다. 엄지의 몸에 사정없이 운치가 튀며 쌓였고 입안으로 들어오는 막 싼 친실장의 운치를 무의식적으로 엄지는 오물오물 거리며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잔뜩 찡그린 얼굴은 그것이 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역한지 보여주고 있었다.

"후우~ 시원한 데스. 역시 엄지는 운치굴이 딱 어울리는 데스. 쓸모도 없는걸 유일하게 쓸모있게 만드는 운치굴이 가장 어울리는 아이가 엄지인 데스."

모든 엄지실장은 응석꾸러기이다. 틈만 나면 친실장의 다리를 껴앉거나 품에 파고들려고 하고 잘때도 친실장 근처가 아니면 자는걸 거부하고 기절할때까지 떼를 쓰며 운다. 그리고 자신이 약하고 어리니 보호 받아야하며 가장 좋은걸 독차지해야 성미가 풀리기에 엄지실장은 사육실장이 아닌 이상 들생활에서 친실장에게 방금 전 대접은 상식이고 당연한 것이였다. 모든 실장석이 그렇지만 엄지는 유독 응석을 한번 받아주면 밑도끝도 없이 갈구한다. 자신의 존재증명을 응석을 통해 표출할려고 하기에 애호파들도 엄지는 잘 키우지 않는다.

아무리 애호파라고 하지만 인간인 이상 자신의 삶과 역활이 존재한다. 개인적인 시간과 타인과의 관계도 필요하기에 일분일초 내내 엄지실장에게 신경을 써줄수가 없는 것이였다. 하지만 엄지실장은 그것을 이해하지도 않고 할려고도 하지 않은채 막무가내로 응석을 부리거나 조금만 떨어지면 미친듯이 울면서 빵콘을 한다. 거기다가 결정적인 것은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해도 부자 애호파에게 고용당해 그들의 사육실장에게 부림받는, 인간으로써 존엄과 자존심을 팔아먹는 사람은 점점 존재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실장석으로 일어난 블루오션엔 사람이 늘 모잘라서 취업난은 옛날이야기. 결국 애호파들에게 고용당하는 사람은 적어지고 직접 사육실장을 관리해야 하지만 실장석을 제대로 길러본적 없는 애호파들에겐 실장석은 너무나 벅찼고 공원엔 버려진 사육실장이 득실거렸다.


"마마... 하지만 엄지는 와타시 하나뿐인 이모토챠인 테치..."

"장녀는 상냥하고 영리한 데스. 마마의 집에 살아갈수 있게 허락해주는 데스. 그리고 이모토챠들이 보고싶다면 걱정마는 데스. 착한 아이로 있으면 마마가 이모토챠들을 낳아서 데려오는 데스."

친실장은 운치를 듬뿍 싸고 시원해진 배에 기분이 좋은지 손수 구더기를 들고 운치굴로 날렸다. 탁아라는 행위에 익숙한 친실장의 던지기 솜씨는 놀라워서 구더기는 정확히 운치굴 가운데로 떨어져 대변속에 쳐 박혔다.

-레퍄아아?! 사방에 우마우마한 밥이 가득한 레후! 이, 이곳은 낙원인 레후??

"진짜인 테치?!"

운치굴에 들린 구더기의 소리에 장녀는 깜짝놀라 운치굴로 달려갈뻔했다. 친실장은 그런 장녀를 말리며 말했다.

"구더기는 멍청하고 밥을 주면 소화를 못시켜 죽는 데스. 구더기의 밥은 와타시들의 운치인 데스. 프니프니를 위한 엄지도 같이 넣어줬으니 구더기에겐 운치굴은 그야말로 낙원이나 다름없는 데스. 엄지도 구더기를 돌보며 프니프니 해주는게 최고의 행복인 데스. 그러니 운치굴은 엄지와 구더기에겐 낙원이니 오마에는 신경을 끄고 마마의 말이나 잘 듣는 데스. 장녀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마마가 밥을 주는 데스. 마마랑 같이 먹는 데스."

장녀는 친실장의 말에 웃으며 친실장의 말을 들으며 밥을 먹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운치굴에서 깨어난 엄지의 비명소리와 구더기의 행복한 울음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 그리고 2주뒤 친실장이 새로 데려온 2마리의 자실장과 엄지2, 구더기4마리. 과연 친실장의 말대로 이모토챠들이 잔뜩 생긴 것이였다. 장녀는 흥분하며 친실장을 대신해서 이것저것을 알려주었다. 운치굴의 소개. 그 안에선 무언가 꼬물거리고 있었다. 엄지 2마리는 신기해서 운치굴을 보던중 자신의 엉덩이와 허리를 누가 밀어 떨어졌다. 그리곤 구더기 4마리도 운치굴로 던졌다.

"레챠아아아!!!!"

"떨어지는 레치! 떨어지는 레치이!"

"레후우우우~ 굉장한 레후!"

"구더기 왠지 위기인것 같은 레후...?"

운치굴에 깔린 대변속으로 쳐박힌 엄지와 구더기는 기절하였고 운치굴 귀퉁이에서 2마리 엄지보다 살짝 더 큰 엄지가 엉금엉금 운치위로 기어왔다. 무기력한 얼굴로 떨어진 구더기를 빼내고 새로 들어온 엄지 2마리를 보았다. 희미한 마마의 냄새. 엄지는 마마의 냄새에 울면서 마마가 말했던대로 엄지 2마리의 옷을 벗겼다. 가늘고 긴 나뭇가지 한개가 내려왔다. 구두를 제외한 팬티, 두건, 옷을 나뭇가지에 걸치자 매정하게 나뭇가지만 쏙 위로 올라갔다.

"잘 보는 테치. 엄지와 구더기는 운치굴에서 사는 테치. 운치굴은 최고인 테치! 엄지와 구더기에겐 낙원인 테치! 그리고 이 옷은 마마가 겨울이라는 것이 올때 쓴다고 하는 테치. 그러니 찢거나 가지고 놀면 안되는 테치!"

이모토챠들에게 알려줄게 생기자 장녀는 신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친실장은 자신이 해야할 일이 사라지자 편하게 누워서 장녀의 말에 몰두하며 운치굴앞에 모여있는 자들을 보았다. 언젠간 자신의 자들로 공원을 가득 채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자들을 부리면서 평생 놀고먹으면서 안락한 생활을 보내리라. 친실장은 자실장들 몰래 품안에 넣은 콘페이토를 꺼냈다. 어떤 인간이 알수없는 것을 타고 빠르게 공원을 달리면서 마구잡이로 뿌렸던 것이였다. 혹시나 독이 들었나 싶었지만 낼름주워먹던 동족들이 멀쩡하다는 것을 깨닿고 잽싸게 한개 주워 도망쳤다.

역시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실장푸드나 콘페이토를 더 먹기위해 동족들끼리 싸운다. 적당히 자신의 몫을 재빠르게 취하고 도망가는 것이 최고의 선택임을 모르는 멍청한 녀석들을 비웃으며 행여나 콘페이토를 보고 찡얼거리는 자들을 생각하며 한입에 넣었다. 부드럽게 침에 녹아 혀를 촉촉하게 적시는 고귀한 단맛. 한달, 아니 몇달에 한번 먹을까 말까한 콘페이토는 그야말로 모든 것의 왕이였다. 이런 것을 매일 먹는 사육실장은 얼마나 행복할지 부러움에 짜증이 솟구쳤지만 혀를 굴릴때마다 느껴지는 단맛에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무려 콘페이토다. 이런 것을 먹을땐 짜증난 생각을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였다. 친실장은 점점 작아지는 콘페이토가 너무나 아까워서 미칠것 같았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입안에 나는 단맛에 쩝쩝거리며 손과 입주변을 샅샅히 햝고 운치굴을 보자 아직도 장녀는 이모토챠들을 상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장녀, 성실한것은 좋지....데켁?! 데갸아아아!"

친실장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자실장들이 보자 눈, 코, 입에서 피를 주륵주륵 흘리며 비틀거리며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는 마마의 모습이였다.

"마마?! 마마 괜찮은 테치?"

"마마 왜그러는 테치! 이러지 마는 테치!"

"무서운 테치! 마마 갑자기 그러니 무서운 테치!"

친실장은 고통에 아무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몸이 무거웠다. 눈앞이 핑핑 돌며 시야를 구분할수가 없었다. 자신이 누워있나? 서있는 건가? 내 아이들. 친실장은 자들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무언가 말을 할려고 했다.

"데..데헤..데갸갸갸갹! 데챠아아아아아!"

-데뺫!
[파킨]

자실장들은 끔찍한 몰꼴로 한 손을 뻣은채 죽은 친실장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 독이 든 콘페이토. 하지만 자실장들은 알수가 없었다. 콘페이토라는 것은 무엇인지 알지만 본적도, 맛본적도 없다. 갑자기 친실장이 피를 쏟으며 몸부림 치다가 죽어버렸다. 이 사태를 받아들지 못하고 친실장을 흔들며 울면서 일어나라고 애원하지만 위석이 깨져 죽은 친실장의 손이 자실장들의 흔듬에 풀썩 내려가 바닥을 쳤다.

막 태어나 친실장과 집으로 오면서 행복한 나날을 꿈꾸던 2마리의 자실장도.
2주먼저 태어나 장녀로 인정받아 친실장에게 조금씩 배워가며 독립을 꿈꾸는 장녀도.

모든것이 사라졌다. 



3주후.
보존식과 친실장의 고기를 먹고 버티다 버티다 죽은 삼녀마저 먹은 장녀와 차녀는 두 손을 맞잡고 문밖의 세상으로 향했다.
밝은 빛속으로 나아가는 장녀와 차녀는 그렇게 사라졌다.


"오네챠아아아아아아! 꺼내주는 레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우마우마인 레후! 우마우마인 레후! 프니프니도 잔뜩 받는 레훙!"

"운치도 얼마 없는 레치! 운치라도 내놓아라 레챠아아아아!"



*********


"테챠아아! 아줌마 미안한 테치! 죄송한 테치! 보, 보존식 뚜껑을 제대로 하고있던 테치!"
"그런 테치! 이 집도 청소해놓은 테치! 아줌마 제발 와타시들 키워주시는 테치!"
...........
...

"오지마라 테치이! 꺼지라는 테치! 다가오지마는 테치!"
"멈추는 테치이이!! 거기 이모토챠아아아 아줌마에게 말해주는 테치! 말하는 테치!"

"오마에들... 감히 와타시의 집에 몰래 침입하고 살아남을거라 생각한 데스까?"
"오해...테챠!"
...........
....

"죄송한 테치이...살려만 주는 테치..부탁인 테치..."
"테헤...아픈 테치이...너무 아픈 테치이...장녀 오네챠, 와타시 앞이 안보이는 테치이..."
"건방진 것들이 아닌 데스까. 운치굴도 아까운 데스. 운치굴에 넣어 후환을 남기는 것보단 먹어치우는 뎃승~"
.........
...

"장녀 오네챠 부터 먹는 테치이! 와타시 앞이 안보여서 안전한 테치! 그러니 장녀 오네챠 부터 먹어라 똥아줌마아아아-! 테깃!"
..........
....

"테퍄퍄퍄! 테프프프! 아줌마 아이들인 테치? 테프프프. 오마에들! 와타시의 모습을 잘 보라는 테치! 오마에들의 나중에 모습인 테치! 와타시들이 오마에들의 미래인 테치! 치프프프프! 테프프프프프! 테퍄퍄퍄퍄퍄퍄퍄퍄퍄-! 지벳!"

"재수없는 소리를 하는 고아인 데스. 와타시의 자들은 오마에들 같은 더럽고 역겨운 고아들이 안되는 데스! 절대로 와타시가 돌보고 보호해주는 데스! 오마에들! 방금 분충고아들의 개소리는 무시하는 데스! 이 마마만 믿고 따라오면 다 괜찮아지는 데스!"
.........
..

"이, 인간님 제발 아이들은 봐주시는 데스! 아이들만은 봐주시는 데스!"
"시발 지금 탁아할려고 한 주제 뭘 봐줘?!"
"야, 빨리 가자! 지금 피방에 애들 기다리고 있다고. 야 니들 빨리 꺼져! "
"감사한......데갹!"

-데봇..!
[파킨]

옆에 있던 남성이 짜증을 내던 남성을 말리며 친실장을 걷어찼다. 복부에 발을 맞은 친실장은 충격으로 입으로 터진 분대조각과 초록색 똥이 아닌 적록색의 체액을 총배설구로 줄줄 흘리며 뒤로 날아갔다. 땅바닥에 몇번 뒹굴면서 나무에 뒷통수를 부딫치며 친실장의 생은 사그라 들었다. 깨져서 벌어진 두개골안엔 분홍빛 뇌가 무너져 밖으로 흐르고 있었다. 한쪽 눈알은 터지고 한쪽 눈알은 떨어져 멍청하게 굳어있는 자실장 발밑으로 굴러갔다. 자실장들은 멍하니 친실장의 눈알을 들고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발에 맞은 부분의 살점은 충격으로 터져서 체액이 묻은 척추뼈와 골반뼈 윗부분이 들어나 있었다. 척추뼈 사이에 낀 반으로 조각난 친실장의 위석을 보며 자실장들은 울었다. 


"테에에에엥! 마마는 거짓말쟁이인 테치! 뭐가 돌봐준다는 테치! 일어나는 테치! 마마 말해주는 테치! 보호해준다고 해준 테치! 마마를 믿은 테치! 그러니 일어서는 테치이!"


"오네챠, 마마 자는 테치? 마마는 잠꾸러기인 테치?"

둘만 남았다. 친실장은 없다. 장녀는 흐르는 눈물을 참으며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삼녀의 두 손을 꼭 쥐고 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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