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의 그녀석 (아스하로트)



화창한 봄날. 추위가 가시고 살아남은 들실장들이 한껏 자를 싸재끼는 계절.
자가 많아지는만큼 관리되지 못하고 무방비하게 돌아다니는 자실장들도 많아졌다.

"텟치~텟치~ 햇님씨는 오늘도 기분좋은테츙~♡"

혼자 뽈뽈대며 돌아다니는 이 자실장도 그런 녀석이다. 그런 자실장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다. 주변을 살핀 그 눈은 이읏고 결심한듯 자실장을 불러세웠다.


"거기 오마에. 잠깐 와타시를 볼 수 있는데수?? 이쪽. 이쪽데수"


낯선 목소리에 놀란채 덜덜거리며 두리번 거리는 자실장에게 자신이 위치를 알린다. 목소리의 주인은 성체였다. 옷은 입고 있지만 터진부위를 틀어막은듯 덕지덕지한 넝마수준이었고, 피부는 녹색의 땟국물이 껴 딱보기에도 불결해보였다. 일반 들실장보다도 더욱 심하였다.
무엇보다도 그 성체는 벽에난 하수구의 작은 구멍에서 그 자실장을 불러세운것이다.

자실장은 두려움에 떨다가 창살속의 녀석을보고 조금은 안도하였다. 도망칠 수 있다. 어서 집에 돌아가자.
그런 자실장의 마음을 읽었는지 하수구 속의 녀석은 자실장을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톡,데구르르하고 자실장을 향해 던진건은 콘페이토였다.

"텟!? 테테테!! 콘페이토테치!! 테챱텗테챫!!"

태어나서 이튿날 어미가 맛보여주었던 작은 조각의 그것. 자신의 주먹만한것을 잘게 나누어 자매들과 나누어 먹인 그것이었다.
그건이 통째로 굴러온 것이다. 단맛의 추억은 경계고 나발이고 잊게 만들었다.
테끄윽하고 콘페이토로 배를 채운 녀석은 그걸 던져준 창살안의 녀석을 바라보았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미소. 그러나 조금 으스스하게 느껴진다. 허나 이 맛난 건을 통째로 던져주었다. 그리 나쁜 오바상은 아니지 않을까하고는 경계가 풀려갔다.

"오마에. 와타시는 나쁜 오바상이 아닌데스요. 그저 오마에와 얘기라도 하고 싶어서 불러세운데스. 보다싶이 와타시는 이 곳에서 나가지 못하는데수. 너무 외로워서 그러니 좀 어울려주지 않는데수?"

자실장은 고민하였다. 나오지도 못 할듯 하니 경계는 풀었지만 가까이 가길 두렵다. 그리 주저할 때.

"와타시랑 어울려주면 헤어질 때에 아까 그걸 또 주겠는데수"

자실장은 쪼르르하고는 성체의 팔이 닿지 않을듯한 거리까지 다가갔다.
하수구속의 성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자실장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다.
하수구의 녀석은 어릴적 하수구에 빠진 채 주욱 살아왔다고 하였다. 똑똑하고 어여쁜 모습이었으나 자매의 시기와 질투로 이곳에 떨어졌다는듯 하였다.
자실장은 이에 화답하듯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하였다. 자매가 몇인지, 어미가 어떻게 대하는지를 이야기 했다. 주욱 이야기를 듣던 하수구의 녀석이 말했다.

"오마에... 매일 밥이 모자르지 않은데스? 우마우마가 매일 먹고싶지 않은데스?"

자실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화답하듯 하수구의 녀석은 둘러맨 보자기를 뒤적이더니 아까의 콘페이토를 하나 굴려주고 살짝 핏기가 도는 고깃조각을 던져주었다.

"와타시와 어울려준 답인데수. 시간 날 때 와주면 또 주는데스. 와타시는 여기서 햇님이 보일때에 올거인데수."

자실장은 육즙이 가득한 신선한 고깃조각을 상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몇일간 이 둘의 밀회는 지속 되었다. 6일째가 되자 하수구의 녀석은 자매가 있다면 같이와도 된다고 하였다. 줄 우마우마는 충분하니 어미에게만 비밀로 해달라는 것이다.
이읏고 어미가 외출하는 낮시간동안에는 창살속의 성체와 이야기를 나누고 먹이를 얻어먹는것이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자들은 점점 창살에 가까이 가게 되었다.

어느날이었다. 대화를 나누고 먹이를 받아 돌아가려던 차에 하수구 녀석이 장녀를 불러세웠다. 이야기를 나눈 장녀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나였다.
그러던 어느날, 자매들 중 하나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어미는 혼자다닌 분충은 자가 아니라며 화를 내었다. 보나마나 잡아먹혔을 것이라는거다.
이읏고 하나 둘. 밤중 하나씩 자매들이 사라졌다. 줄어가는 자들에 어미는 한숨을 푹 쉬며 마마와 같이 나가지 않고 혼자 나가는 분충은 들분충의 운치가 된다고 훈계하였다. 물론 그 와중에도 낮에는 하수구의 오바상을 만나러 갔다.이야기를 전하면 오바상은 한숨을 쉬며, 안타까워 해주었다. 그리고 결국 남으 자는 육녀엄지와 차녀 그리고, 자신인 삼녀 뿐이게 되었다.


"오마에들의 마마 말이 맞는데수. 오마에들 이제는 오지 않는 편이 좋은데수"

"텟? 왜인데수?"

오바상은 최근 자매들이 사라지는것을 보고 위험한거 같다는 경고를 해주었다. 그러니 앞으로는 만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리 말하고 돌아서서 하수구속으로 들어가는 오바상 등의 꾸러미에 콘페이토가 한가득 있는 것이 보였다.


골판지로 돌아와 멍하니, 세자매가 앉아 있다.

"콘페이토...많았던레치..."
"그런테치... 많았던테치... 츄릅..."
"테에에..."

세마리 모두 이제는 먹기 힘들겠지하고는 지난날의 만족감을 되새기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지나고, 나흘이 지났다.

"삼녀챠... 와타시들 오바상한테 가보지 않겠는테수까??"
"텟? 오네챠? 오바상이 이제 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테치?"

한껏 올라간 입맛과 배가 다시금 굶주림의 일상으로 돌아가니 견디지 못하였던 것이리라. 삼녀는 고민하였다. 엄지는 눈을 빛내며 가자고 졸라대었다. 삼녀는 결국 그러자고 하였고, 셍마리는 평소의 그곳으로 다가갔다. 하수구의 오바상은 평소대로 그곳에 있었다. 하수구 속에서 햇빛을 쬐며 무언가를 질겅질겅 씹어먹고 있었다.

"오바상. 와타시들 온 테치~"

"뎃? 데뎃!? 왜...왜 온데수? 아...아무튼 기쁜데수..."

하수구 오바상은 당황하여 먹던 무언가를 저 뒤의 그림자를 향해 집어 던졌다. 그것을 반가워서 저러는거라 멋대로 판단한 세마리는 창살로 다가 갔다. 하수구 오바상은 두리번 거리며 물었다.

"오마에들...마마...는 없는데수?"
"물론테치! 당연히 말하지 않은거인테치!"

그 말의 빵긋 도끼눈의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는 결심한듯 오바상은 이야기 하였다.

"간만에 와줘서 정말 고마운데수. 와타시가 평소보다 많이많이 우마우마를 주고 싶은데수~ 그런데 얼마전 오바상이 오바상의 소중한 가방을 잃어버린데수. 그래서 한번에 많이는 못가져오는데수. 거기다가 오늘 오마에들이 오는지도 몰라서 우마우마도 못 가져온데수."

아쉬워 하는 표정의 세마리. 그런 세자매를 보며 하수구오바상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서인데수. 엄지챠. 오바상을 도와주지 않겠는데수?"

"렛? 와타치가 도우는레치?"

"그런데수. 엄지챠는 이 창살을 충분히 지날수 있지 않은데수?"

"하이레치! 와타시 돕는레치! 오네챠들 와타치가 우마우마 잔뜩 가져오는레치!!"

손을 흔들며 하수구속으로 걸어가는 육녀를 마중하고 창살뒤에 앉아 멀뚱멀뚱 기다린다. 무엇을 가져오고 어떤맛일지 기대하던 찰나였다.
탁탁탁하고 오바상이 뛰어왔다. 그 품에는 상처입은...상반신만 남은 엄지가 신음하고 있었다.

"엄지챠가 다친데스우~~!!"

""육녀챠!!!""

기겁한 차녀와 삼녀. 얼른 창살에 다가가 엄지육녀를 받아들려 하였다. 엄지는 하반신은 무언가에 통째로 뜯겨 나갔고, 턱이 박살나 있었다.간신히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서 받아가는데수. 받아서 집으로 어서 대려가서 치료하는데수!!"
"하이테치!"
"육녀챠. 삼녀오네챠인테치! 정신차리는테치!"

창살뒤쪽 가까이 바닥에 놓인 엄지육녀를 받아들으러 다가가자.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오...네챠... 도망... 오바...상... 잡아...먹..."
"텟?"

당황한 순간 우억스런 손이 삼녀의 목(이 있을법한)부위를 움켜 쥐었다. 삼녀만이 아니었다. 차녀도 목을 붙잡혀 켁켁 거리고 있다.

"테켁... 오...바챠... 테크윽... 왜...테치..."

하수구의 오바상은 반달모양으로 눈웃음을 지으며 말하였다.

"고마운데수~ 또 와줘서 고마운데수~ 오마에들도 오마에들의 자매처럼 우마우마할게 분명한데수~"

그 말을 듣자 모든게 이해됬고 눈물이 흘렀다. 차녀는 목이졸려 말은 하지 못하였으나 원망스런 눈길로 삼녀를 노려보았다.

"걱정하지 마는데수~ 당장은 먹지 않는데수웅~♡ 먼저 구더기를 뽑아서 먹어주는데수~"

이읏고 체중을 싫은 강력한 힘으로 창살사이로 강하게 끌어 당겨졌다.
뼈가 부서지고 살이 터지며 창살 사이로 당겨진다. 이읏고 삼녀는 퓽하고 저항이 풀리어 하수구 안쪽으로 던져져 버렸다. 간신히 보이는 한쪽눈에 보인 것은, 아까 저 악마가 먹다가 뒤로 던지었던 무언가... 장녀의 머리통이었다. 멀쩡한 한쪽 눈과 눈알이 빠져 대롱거리는 한쪽눈에서, 진한 적록의 눈물이 흐른다.








노을이 지자, 골판지 하우스에 어미가 돌아왔다.

"뎃!? 차녀챠? 삼녀챠? 육녀챠?"

아무도 없는 골판지. 당황한 어미는 운치굴과 비상식을 확인한다. 멀쩡하다.
어미는 문을 열고 가만히 해질때까지 기다렸다. 이읏고 달이 중천에 뜨자. 어미는 비닐봉투를 뒤적이며 식사를 시작하였다.

"데에... 이번 자들은 실패인듯한데수... 괜찮은데수. 자는 또 낳으면 되는데수..."

그런 말을 하는 어미의 뒷모습은 조금 쓸쓸해보인다.






"마마~와타시를 올리는테치! 와타시가 남아있는텟츄웅~♡ 운치 이제 싫은테치! 이제 비상식은 거들떠도 안보는테치!!"

"시끄러운데샤앗! 운치노예가 어디서 마마라고하는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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