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아에 성공한데스?!



후타바 공원의 분수앞.
들친실장이 자실장 한마리를 발가벗겨놓고 목욕을 시키고있었다.

[오마에는 손씨로 몸을 문지르는데스! 마마는 오마에의 옷을 빨래하는데스!]

자실장의 손으로 닿지않는 머리와 등을 먼저 닦아준 친실장이 나머지부분은 자실장 스스로 닦게하고는 자기자신은 자실장이 벗어놓은 실장복과 속옷을 빨래하기 시작했다.

[테치! 테치! 테치!]

자실장이 온힘을 다해 열심히 몸과 얼굴을 박박 문질러서 닦기시작했다.

평소보다 두배는 시간을들여서 단 한마리의 자실장의 목욕과 세탁을 끝낸 친실장이 세탁하느라 물에 젖은 실장복을 분수대에 넣어놓았다.

[오늘은 오마에를 닝겐상에게 탁아하는날인데스. 자는 닝겐상에게 버릇없이 굴면 안되는데스. 그랬다가는 사육실장도 되지못하고 슬픈일을 당하는데스!]

옷이 마르는동안 친실장은 벌거벗은채 물기를 말리고있는 자실장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오마에도 많이 보지않은데스? 닝겐상에게 탁아될때 똥닝겐, 노예닝겐으로 불렀던 동족들은 전부 닝겐상의 발에 밟혀 파킨한데스! 오마에는 와타시가 자랑하는 장녀인데스! 똑똑한 오마에는 닝겐상에게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알고있지않은데스?]

[알고있는 테치! 같이놀던 친구짱이 파킨한걸 많이 봤던테치! 와타치는 닝겐상에게 착하게 구는테치!]

과거에 많이 목격한 탁아 실패사례를 예로들며 친실장이 교육하자, 영리했던 장녀는 금방 이해하고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않겠다는 다짐을했다.

[오마에가 먼저 사육실장이 되면, 마마도 남은 자들을 데리고 닝겐상의 집으로 가는데스! 모두 사육실장이 되서 행복하게 사는데스!]

[아타치 모두 행복하게 사는테치!]

[걱정마는데스. 마마가 그동안 닝겐상들을 지켜보며 탁아를 받아줄만한 착한 닝겐상을 찾아놓은데스! 그 닝겐상이 공원에오면 바로 탁아를 하는데스!]

친실장과 장녀는 그렇게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탁아준비를했다.




장녀의 옷과 몸이 전부 마른뒤 친실장은 장녀에게 옷을 입히고는 머리카락과 옷매무새를 다듬어준뒤 물색해둔 인간이 공원에 오기를 기다렸다.

[저기데스! 저 닝겐상인데스!]

30분정도를 공원입구만 지켜보던 친실장의 눈에 단 한번도 사육실장을 공원에 데려온적이 없는걸로 봐서 실장석을 기르고있지 않은데다가, 평소에 들실장을 역겨운눈으로 쳐다보기는 커녕 먹던것을 조금씩 뿌려주던 남자가 공원에 들어온것을 발견했다.

[닝겐상이 앉으면 바로 시작하는데스!]

친실장이 장녀와함께 탁아할 남자늬 뒤를 몰레 쫓았다.

5분쯤 걸었을까. 적당한 벤치를 물색한 남자가 그대로 자리에 앉자 친실장이 장녀를 손에들고 재빨리 남자의 앞으로 달려갔다.

[엉? 들실장? 뭐지?]

아직 먹을것을 꺼내들지도 않았는데 들실장이 자기에게 달려온것을 알아챈 남자가 당황스러운 눈으로 자실장을 손으로 들어올린 친실장을 바라보았다.

[닝겐상! 와타시의 장녀인데스! 키워주시는데스! 착한자인데스! 닝겐상도 착한 장녀를 키우면 행복해지는데스!]

친실장이 열심히 장녀를 내밀며 탁아를 시작했다.

[어? 아! 이게 탁아구나! 키워달라는거지?]

친실장의 서투른 추측이였지만 실제로 들실장에 대해 안좋은 생각을 하지않는데다, 집에 사육실장도 없었던 남자는 친실장이 열심히 들어올리던 자실장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들실장이기에 실장복과 두건이 헤지고 찢어진것은 수선할수 없기에 너덜너덜하지만, 세탁을 열심히 했던 친실장의 노력덕에 냄새는 좀 나지만 실장복은 매우 깨끗한 상태였다.

게다가 그것을 입고있던 장녀 본인도 물로 박박 문지른덕에 아주 깨끗하진 않아도 다른 들실장에 비하면 매우 청결한 상태였다.

[닝겐상! 아타치 착한 사육실장이 되는테치이!]

장녀도 친실장에게 교육받은대로 노예닝겐이라느니 똥닝겐이라는 단어대신 닝겐상이라는 단어를 확실히 사용해서 분충이 아님을 열심히 어필하고있었다.

[실장석을 한번도 키워보지 못해서 확실히 언젠가는 키워봐야지 하고있던 참이긴했지.... 어차피 돈주고 사는것도 아니고.... 정말로 착하다면 한번 키워볼까?]

열심히 중얼거리던 남자가 장녀를 키우기로 결정했는지 친실장에게서 장녀를 받아들었다.

[뎃?! 닝겐상! 장녀를 받아주시는데스?]

단박에 탁아에 성공하자 오히려 한두번으로는 탁아에 성공하지 못할거라 예상해 매일같이 남자에게 탁아를 시도할 각오를 하고있던 친실장이 놀랬다.

[정말로 착하다면말이지. 대신 분충이면 당장 쫓아내거나 보건소에 보낼건데 그건 알고있지?]

친실장은 들실장인지라 보건소가 뭔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자실장이 슬픈일을 당할수도 있다는말인것은 어느정도 짐작할수있었다.

[알겠는데스! 와타시의 자랑인 똑똑하고 착한 장녀인데스! 닝겐상의 마음에 들것이 분명한데스!]

친실장의 확신에찬 대답에 남자는 [그렇다면야 데려가지...]라며 장녀를 손에 든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래는 공원에서 휴식할 생각이였지만, 탁아를 수락한이상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마마! 아타치 힘내는테치이!]

[장녀! 나중에 보는데스우우우!]

장녀가 남자의 손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친실장을 내려다보며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남자는 나중에 보자는말이 좀 신경쓰이긴 했지만 나중에 같이 산책나오면 그때 보자는 말이겠거니 생각하며 그대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펫샵으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무엇을 찾으시나요?]

남자가 장녀를 데려간 펫샵은 근방에서 가장 큰규모를 자랑하는곳으로, 실장석은 물론 강아지, 고양이, 열대어등 애완동물 관련물품이라면 대부분 구비되어있다는 평가를 받는곳이였다.

[테에에에....]

자실장은 처음보는 온갖 애완동물용 물품에 넋을놓고 구경했다. 아마도 저것들 전부는 아니지만 몇개정도는 주인님이 자기에게 줄거라고 생각하며, 친실장에게 교육받은대로 남자가 뭘 하든 절대 떼쓰지않기위해 욕망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기 시작했다.

[네. 자실장사이즈의 실장복이랑 속옷 한벌씩, 그리고 실장석이 살 집하나랑, 실장푸드랑 콘페이토 한봉지씩 주세요]

탁아를 받으면 친실장이 남은 일가를 데리고 뒤따라온다는것도 모르는 남자였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지식이 있는지 점원에게 뭘 사야하는지 묻지도않고 그자리에서 즉시 주문을했다.

[실장푸드는 최고급, 고급, 중급, 저급이 있는데 어떤걸로 드릴까요? 가격대는 이 카탈로그를 보시면 됩니다]

남자가 점원이 내민 카탈로그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중급으로 달라고하자 점원이 커다란 봉투 하나에 실장하우스를 제외한 모든것을 담은뒤, 실장하우스는 따로 판매대 위에 올려두었다.

[전부 합쳐서 17만9천원입니다]

[여기 카드로, 3개월 할부 부탁드립니다]

[카드결제 3개월할부 받았습니다]

점원이 카드를 건네받아 결제를 마치고 카드와 영수증을 내밀자 남자가 지갑에 대충 쑤셔넣은뒤 봉투안에 장녀를 넣은채 한손으로 들고, 다른한손으로는 실장하우스가 들어있는 박스를 들어올렸다.

[감사합니다! 또오세요!]

점원의 배웅을 받으며 무거운 짐을 든 남자는 곧장 집으로 귀가했다.





20분쯤 걸어 집에 도착한 남자는 곧장 비닐봉투에 넣어둔 장녀부터 꺼내준뒤 실장하우스의 박스를 뜯고는 조립을 시작했다.

[하우스테치! 골판지 박스보다 이쁜테치!]

장녀는 실장 하우스를 조립하는 남자의 옆에서 구경하며 차츰차츰 형태를 찾아가는 실장하우스를 보며 자신이 살 집이라는것을 깨닫고는 행복한 소리를 내질렀다.

[그래. 네가 분충이 되지않는다면 계속 살아갈집이다. 일단 이거 마저 조립하고 실장푸드를 줄테니까 얌전히 앉아있으렴]

늘 먹던 쓰레기가 아닌 실장푸드로 배를 한가득 채울수있다는말에 장녀가 눈을 빛내며 즉시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설명서를 보며 한참을 씨름하던 남자가 결국 실장하우스를 완성했고, 장녀가 실장하우스의 안으로 달려가 내부를 구경하는사이 남자는 실장푸드 봉지를 뜯어 5알정도 접시에 덜어왔다.


[밥먹어라. 구경은 다먹은뒤에 하렴]

남자의 부름에 장녀가 하우스 안에서 신나게 달려나와 접시앞에 앉았다.

[맛있는테치! 감사한테치!]

자실장은 평소에는 2주에 한입 겨우 먹을까 말까했던 실장푸드로 배를 가득 채우면서 연신 행복한 목소리로 새 주인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그러냐? 중급정도면 적당했나보구만...]

실장석은 커녕 애완동물 자체를 키워본적이 없었던 남자는 [이것이 애완동물을 키운다는건가?] 라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장녀가 실장푸드로 배불리먹은뒤 빵빵해진 배를 쓰다듬으며 접시앞에 누워있던 때였다.

-쾅! 쾅!-

집의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응? 초인종이 고장났나? 왜 노크를하고있지?]

문옆에 눈 높이에 달린 초인종을 못봤을리도 없는데 굳이 노크를하는 방문객에 초인종의 전지가 다되기라도 한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남자가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어? 아무도 없는데?]

현관문을 조금열고 고개를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는 남자의 시선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닝겐상! 이쪽인데스!]

아래쪽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아래쪽으로 내린 남자는 낮익은 들실장 한마리가 세마리의 자실장을 거느린채 현관에 서있는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어.... 그러니까 너는 아까 자실장을 탁아한 친실장 맞지?]

아무리봐도 실장석은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겼지만, 실장복의 찢어진 부분이 아까 친실장과 같다는 생각에 내심 짐작한 남자가 친실장에게 질문했다.

[맞는데스우! 와타시인데스!]

[그런데 무슨일이냐? 네 자식은 아직 분충이 아니라서 잘 키워주고있으니까 걱정같은건 안해도된다만?]

아까도 말했지만 이 남자는 실장석의 탁아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친실장이 자실장이 버림받지 않았나해서 확인하러 온거라 생각했다.

[아닌데스. 와타시들도 사육실장이 되려고 온데스!]

[응? 무슨말이냐 그게? 처음부터 천천히 말해봐라. 그렇게 두서없이 말하면 이해를 못하겠잖냐]

남자는 친실장의 말에 혼란스러워졌다. 대체 이 친실장이 말하는게 뭔뜻인지 이해를 못한것이다.

그런 남자를 본 친실장이 이상하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닝겐상은 탁아를 받아준게 아닌데스?]

[그래 네 자실장를 키워준다고 말했지]

여기까진 남자도 알고있고 이해했다.

[그럼 와타시들도 사육실장이 되는게 당연하지않은데스?]

여기서 다시 도돌이표가 되었다.

[...... 잠시만 기다려라.....]

눈앞의 친실장과 대화를 하느니 차라리 인터넷 검색이 빠르겠다고 생각한 남자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실장석의 탁아를 검색했다.


-위키백과 : 탁아-
실장석이 봉투안에 자실장(엄지실장의 경우도 있다)을 집어넣거나 인간에게 자실장을 들어올려 보이는 행위를 실장석의 탁아라고 부른다. 사육실장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미다.
....
....
....
친실장은 탁아에 성공한경우 탁아한 자식의 채취를 쫓아 탁아한 사람의 집으로 찾아가게되는데, 그 이유는 탁아를 했으니 일가족 모두가 사육실장이 된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봉투속에 넣는 탁아라면 탁아한 자실장이 봉투의 주인을 매혹해두었을거라 의심치않으며, 사람이 직접 실장석을 건네받은 탁아라면 당연히 나머지도 사육실장으로 받아준거라 생각한다.


남자는 여기까지 읽은시점에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끄고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모든것을 이해한것이다.

[하아... 너 설마 내가 너희들 전부를 키워준다고 생각하는거냐? 진짜?....]

남자가 한손을 이마에 얹은채 한숨을 쉬었다.

[닝겐상이 키워준다고 말한데스! 닝겐상은 거짓말을 한데스?]

슬슬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는지 친실장이 조심스럽게 남자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니.... 아까 공원에서 너랑 내가 했던 대화를 잘 생각해봐라. 너 뭐라고했는지 기억하냐?]

[데에.... 잘 기억나지 않는데스우...]

실장석의 낮은지능으로는 불과 3시간전의 대화를 재대로 기억해내는것은 불가능했다.

[너는 분명히 이렇게 말했지. '너의 장녀는 착한자이니 키워달라' 이제 기억나냐?]

[기..기억나는데스우! 그게 무슨 문제인데스?]

[너는 분명히 장녀를 키워달라고 했지, 네 일가족 전부를 키워달란말은 하지 않았잖냐! 애초에 난 한마리라고 생각해서 키워준다고 한거라고!]

그제야 남자의 말을 이해한 친실장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다.

[그..그럼 와타시듯은 사육실장이 되지 못하는데스?]

[당연한거 아니냐? 애초에 난 한마리키울 생각만 하고 한마리분만 준비를 했단말이다! 아니 그이전에 다섯마리나 키워야한다는걸 알았다면 탁아를 받아주지도 않았을거다!]

[닝겐상! 와타시들은 하우스마저 버리고온데스! 비상식도 전부 먹어버린데스! 와타시들은 돌아가면 전부 죽어버리는데스! 살려주는데스!]

친실장의 말은 사실이였다.
장녀를 제외한 네마리는 탁아의 성공으로 자신들도 사육실장이 된다고 굳게 믿은지라 그동안 아껴두었던 비상식과 운치굴에 넣었던 구더기를 전부 먹어치우고, 남자의 집에 갈동안 마실 물이 든 페트병만 남기고는 전부 더러운것이라며 자신들의 손으로 때려부쉈던것이다.

이제 공원으로 돌아가봤자 살곳도 없고, 당장에 먹을 저녁밥조차 없었기에 친실장이 필사적으로 남자에게 애원하는것은 당연했다.

[이봐. 나는 착한 실장석이라해서 네 장녀를 키워주겠다고 한건데, 그런식이면 네 장녀도 함께 돌려보내는수가있어!]

너무 질척질척하게 들러붙는 친실장때문에 조금 화가난 남자의 언성이 높아졌다.

[테에에에에에엣? 아타치가 버려지는테치?]

그때 남자의 뒤에서 장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현관에서 친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오기에 드디어 도착했구나 싶어서 누웠던 몸을 일으키고 앉아있던 장녀가 기다리다못해 현관으로 나왔다가 남자의 말을 들은것이다.

[장녀! 닝겐상에게 잘 말해보는데스! 마마와 오마에의 이모토들도 사육실장으로 해달라고 부탁하는데스!]

친실장이 현관까지 걸어나온 장녀를 보고 이제야 살았다고 안도하며 장녀에게 소리쳤다.

[테에? 주인님? 마마들은 왜 밖에있는테치?]

처음부터 남자와 친실장의 대화를 들은게 아니라서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장녀는 어째서 사육실장이됬을 가족들이 집안에 들어오지 않고있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어리둥절해 하고있었다.

[너는 네 친실장이 너를 탁아할때 나한테 했던말을 기억하고있니?]

남자는 성체인 친실장보다 기억력이 좋을거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혹시몰라서 장녀에게 질문을 날렸다.

[기억하는테치! 아타치 분충아닌테치! 착한자인테치!]

[뭐 그정도면 되려나..... 그래. 네 친실장은 네가 착하니까 키워달라고 부탁했지. 그런데말이야 네 친실장이 너를 키워달라고 했지 네 가족들도 전부 키워달라고 한적이 있었니?]

남자의 두번째 질문에 그제야 모든것을 이해한 장녀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없는테치이....]

장녀가 자신외에는 사육실장이 될수 없다는것을 깨닫고는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장녀! 다함께 행복하게 살자고한걸 잊은데스?! 어서 닝겐상에게 부탁하는데스!]

믿었던 장녀의 부정에 친실장은 집안으로 달려가 장녀를 솎아내고싶은 충동에 휩싸였으나 꾹 참은채 다시한번 부탁했다.

[주인님에게 떼쓰지 말라고한건 마마인테치이.... 주인님께 떼쓰면 와타치도 쫓겨나는테치....]

장녀가 친실장을 애써 외면하며 작은목소리로 말했다.

[오~! 확실히 네 말대로 장녀는 분충이 아니구나! 좋아! 저녀석은 분충이 되지않는다면 계속 사육실장으로 길러준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마. 이제 너희는 그만 돌아가라. 그러고보니 살곳과 먹이가 없다고했지? 마침 집에 버리려고했던 박스가 하나있으니 그걸줄테니 집으로 삼아라]

남자가 집안으로 들어가더니 실장하우스가 들어있던 박스를 가져왔다. 마침 내용물만 꺼낸상태라 밑부분이 테이프로 굳게 막혀있는지라 따로 테이핑을 해줄필요는 없었다.

[데엣! 실장하우스인데스? 장녀! 오마에는 이런 세레브한 집에서 살면서 마마들을 버리려는데스?!]

글자는 못읽지만 상자에 인쇄되어있는 실장하우스의 사진을 보고 친실장이 장녀가 살아갈곳이 어떤모습인지를 깨닫고는 분노했다.

[그거야 사육실장이니 내가 실장하우스를 사왔다만, 그건 너희랑은 상관이없지. 아! 공원까지 박스를 들고가지 못하는건가? 특별 서비스다! 공원까지 배달해주마!]

남자가 자실장부터 하나씩 주워올려 하우스안에 담았다.

[이야테치! 아타치 사육실장 되는테치이이이이!]
[장녀오네챠! 오네챠만 사육실장이되는테치? 너무한테치이이이이이!]
[이야테치! 도와주는테치이이이이!]

차녀, 삼녀, 사녀는 팔다리를 바둥거리며 저항했지만 속절없이 박스안에 넣어졌다.

[장녀어어어어어! 배신한데스우우우우우우!]

자실장들보다는 좀더 거세게 저항하는 친실장이였지만, 그래봐야 인간의 힘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상자에 넣어질수밖에 없었다.

[나는 너희 가족들을 공원에 데려다주고오마! 너는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렴!]

[알...겠는테치...]

공원으로 반송되는 가족이 들어있는 상자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장녀가 울먹이며 대답했다.

[장녀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남자가 박스를 들고 나간뒤 현관문이 닫히고 친실장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다.

[마마....이모우토챠.... 미안한테치..... 테에에에에에에에엥~ 테치이이이이이이이이!]

장녀가 피눈물을 흘리며 두번다시 보지못할지도 모르는 가족들에게 사과하며 엎드려 울었다.

친실장이 장녀가 착하다고 말한것은 탁아에 성공하기위한 거짓말이 아니였던것이다.





[너희들이 살던곳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이쯤이면 다른 실장석들도 별로 안보이니 적당하겠지?]

남자가 손에 들고있던 박스를 옆으로 눕혀 놓아주었다.

그제야 박스밖으로 나올수있게된 친실장과 자실장들이 박스밖으로 달려나와 남자의 신발과 다리에 달라붙었다.

[닝겐상! 와타시들을 사육실장으로 해주지 않아도 좋은데스! 집앞에서라도 살게해주는데스! 밥은 쓰레기를 줘도 되는데스우우우우우우!]

사육실장은 못되더라도 최소한 밥과 집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생활이라도 얻기위해 친실장이 허들을 낮췄다.

[뭐 그정도는 해줄수도 있지만, 네 장녀만 길러달라해놓고 당연한듯이 가족 전부 몰려오는 뻔뻔함을보니 그렇게 해줄마음이 하나도 들지않는다]

실제로 집앞 마당에서 음식물 쓰레기만 주는거라면 경제적인 부담은 커녕 오히려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을 아낄수있다는 이득이 생기지만, 들실장들의 악취로 인한 이웃의 항의나 언젠가는 집에 몰래 들어와 사육실장 행세를 하며 난장판을 만들어 놓을지도 모른다는 위험 부담을 안고 길러주기에는 친실장이 너무 괘씸했다.

[차라리 아까전에 끝까지 사육실장으로 해달라고 물고 늘어지지말고 그런말을 했다면 마당에서 살게해줄수도 있었지만, 너는 그 기회를 놓쳤다. 두번다시 우리집에 오지마라. 다음번에 오면 공원이 아니라 보건소에 보내 전부 구제해버릴테니까!]

남자가 발을 들어 허공에 털어 달라붙은 들실장일가를 떼어놓고는 귀가하기위해 공원 출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보건소도, 구제도 무슨말인지 모르는 친실장이였지만 왠지모을 생명의 위기감에 남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볼수밖에 없었다.

[와타시가 바보였던데스...]

처음부터 일가를 전부 보여주고 길러달라했다면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전부 거절당했다면 골판지 박스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버리는 최악의 사태는 맞이하지 않고 살았을것이다.

아니 아까 남자의 집에서 사육실장의 미련을 깨끗하게 버리고 곧바로 차선책을 부탁했다면 남자의 정원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물을 받아먹으며 들실장처럼 살지만 먹이걱정도, 동족의 위협도없이 행복하게 살수있었을것이다.

친실장은 분명 이런 최악의 사태를 피하는것을 넘어 탁아전보다 더 풍족하게 살수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었지만 자신의 욕심으로 전부 날려버렸다는것을 깨달았다.

남자의 집으로 출발하기전에 먹은이후로 지금까지 굶은탓에 배고프다고 울며 보채고있는 자실장들을 보며, 상자에 넣어지기전에 살짝 보였던 장녀의 우는얼굴을 떠올리고는 친실장은 그제서야 참고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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