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곳



재개발 단지였다가 망해버린 a시 아파트단지. 관리가 몇년째 전혀 되지 않아 온갖 잡초와 풀들이 무성한 이곳에도 생명이 살고있었다.

그들은 만들다 만 놀이터에 유일한 기구인 시소를 중심으로 골판지로 마치 마을과 같은 것들을 꾸몄다. 실장석이 살면서 이 곳은 온갖 야생동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고 이 곳의 실장석은 들실장과 다른 산실장과 같은 마을을 만들수 있었다.

"듣는 데스! 오늘 햇님이 머리 꼭대기에 있을때 분충 사형식을 거행하는 데스!"

보스실장의 소리에 목에 질긴 풀줄기에 묶인 친실장 한마리와 자실장 3마리가 개처럼 엎드려 질질 끌려왔다. 얼마전 분충을 낳고 속인뒤 마을 공동 관리인 보존식을 훔쳐먹을려다 이웃 실장에게 밀고당한 일가였다.

"억울한 데스! 와타시는 관계없는 데스!"
"닥치라는 테샤아아! 똥마마가 시킨 일인 테치이!"
"억울한 테치! 와타치는 잘못이 없는 테치!"
"먹지도 못했다 테치이이이! 이런건 너무한 테치!"

독라의 상태로 거친 땅바닥에 질질 끌려 상처투성이의 일가는 울부짖으며 억울함을 토해냈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분충성을 여과없이 보여내고 있었다. 보스실장은 냉정한 눈으로 분춘일가를 보며 발로 차기 시작했다.

"반성의 기미도 없는 쓰레기들인 데스! 햇님을 기다릴 필요도 없는 데스! 지금 처형식을 하는 데스!!"
"데챠아?! 지금은 너무 이른 데스! 기다려주는 데스!"
"똥마마 때문에 망한 테치!"
"테챠아아! 이렇게 죽을순 없는 테치! 와타치, 아직 사육실장도 못해본 테치!!"
"닥치라는 테치! 보스라고 주둥이 그만 테뱟!"

보스실장은 자신에게 모욕을 하는 자실장 한마리를 강하게 끌어당겨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잔혹하게 밟아 죽였다. 흐물흐물한 고깃덩어리로 변한 자실장을 보며 독라일가는 덜덜 떨며 그제서야 자비를 구하기 시작했지만 관리실장의 손에 이끌려 처형대 앞으로 향해야했다. 풀줄기는 질기기 그지없어 이빨로도 끊어낼수 없고 오히려 이와 잇몸이 상해 입에서 다들 피를 줄줄 흘릴 뿐이였다.

커다랗고 녹이 슨, 말라서 굳은 살점과 피가 잔뜩 낀 시소 밑에 도착한 일가는 똥을 브리브릿 싸며 울었다. 진한 죽음의 향기에 사정없이 몸이 덜덜 떨려왔다.

"처형을 시작하는 데스!!"

"데엑?! 너무 이른 데스! 보스, 아니 보스님 한번만 봐주시는 데스! 앞으로 잡초 열심히 뽑는데스! 분충도 낳지 않는 데스!"
"이렇게 죽는건 싫은 테치이! 충분히 반성한 테치! 보존식 손에 안대는 테치! 운치굴 노예도 좋은 테치!!"
"일 잘하는 테치! 노예던 뭐던 일 열심히 하는 테치! 와타치 프니프니도 엄지보다 잘할 자신있는 테삐이이이! 삐잇!"

덜커덩 소리와 함께 육중한 두께의 시소가 내려가 맨 끝의 자실장 한마리를 으깨버렸다. 시소위에 올라탄 보스실장의 표정엔 역겨움이 가득했다. 분충들의 말은 늘 똑같다. 잘못했다, 열심히 하겠다, 한번만 기회를 달라 등등. 초기엔 한번은 봐줬지만 운치굴에 넣어도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분충성이 바로 튀어나와 구더기를 모조리 잡아먹어 한때 마을실각을 당할뻔 했다. 심지어 보스인 자신도 죽을뻔한 뒤론 분충은 예외없이 모조리 처형이였다.

"테챠아아?! 차녀챠아아아아아아아!! 이제 싫은 테치! 그만 하는 테치! 차녀챠와 삼녀챠가 죽은 테치! 두마리가 죽은 테치! 두마리로 만족하고 그만 두는 테븃!"

덜커덩 소리와 함께 또 한마리의 자실장도 으깨져 죽었다. 죽은 녀석은 옆에 대기하던 관리실장의 봉투에 담겨 구더기 양식장으로 향해 운치에 섞인다. 분충의 친실장은 미쳐버렸는지, 행복회로를 돌리는지 웃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깨우는 데스. 분충은 행복회로도 아까운 데스."

보스실장의 말에 관리실장 한마리가 돌로 분충친실장의 눈을 때린다. 눈알이 퍽 하고 터지며 즙이 흘러넘쳤다.

"...데걋! 여, 여기 어디인 데스? 분명 와타시는 인간노예를 이끌고...데갸아아아?! 어째서 와타시는 아직도 이곳에 있는 데스까! 안되는 데스! 와타시는 여기에 있으면 안되는 데스! 보스님, 제발 한번만...데짓!"

덜커덩 소리와 함께 정수리부터 우그러져 뭉게진 분충친실장은 납작하게 찌그러졌다. 하나남은 눈알은 뽁 하고 튀어나와 구경하던 마을실장들의 발치까지 굴러갔지만 곧 밟혀 터졌다. 뇌와 내장, 피가 한되 뒤섞여 처형장 밑에 만든 물길을 따라 주르륵 흘러가기 시작했다.

"잘듣는 데스! 분충은!"
""죽는 데스(테치)!""

구호를 외친 보스실장은 자리를 떠났고 마을실장들도 흩어져 일을 하기 시작했다. 공개처형은 산실장들도 어지간하면 하지 않는다. 혹시나 공개처형을 본 숨은 분충들의 행동이 은밀해지기 때문. 실제로 보스실장은 밀고가 아니였으면 이 분충일가에게 의해 보존식이 모조리 털렸을 것이다.

"마마...너무 힘든 데스. 분충잡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데스."

전대보스인 친실장을 회상하며 보스실장은 조만간 마을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분충들 잡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몇 개월 뒤면 아마도 이 마을은 몇몇 분충들에 의해 끝날터. 꼼꼼하게 이주를 준비하는 보스실장은 끝없이 펼쳐진 푸른 공터를 보며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떠나는 데스."

보스실장은 피곤함에 살짝 졸았다. 깨어났을땐 자신의 사지가 결박당한채 나뭇가지에 꿰뚫려 아주 익숙한 곳에 묶여있었다.

처형장.

"듣는 데스! 보스실장 주제 지금까지 편하게 쳐먹기만 한 감히 마을에서 도망칠려는 분충을 잡은 데스! 이것이 증거인 데스!"

보스실장은 웃음이 나왔다. 시소위에서 자신이 준비하던 물품을 치켜든 녀석이 보였다. 그것은 자신이 낳은 장녀.

"저 분충은 보스라는 이유로 수많은 동족을 죽인 녀석인 데스! 그런주제 마을을 도망칠려는 녀석인 데스! 저런 녀석은 마을에 필요없는 데스! 처형을 시작하는 데스!"

의심은 했지만 티가 나지 않아 솎아내지 않았다. 자신이 마을을 떠날때 같이 가자고 생각했던 장녀. 하지만 다 끝났다. 자신도 죽고 얼마뒤면 장녀도 이 마을과 함께 끝날터. 자신이 존재했다는 증거들은 이제 사라질것이다.

"장녀.....데짓!"

덜커덩 소리와 함께 시야가 까맣게 물들며 멀리서 마마가 보였다. 마마는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잘듣는 데스! 분충은!"
""죽는 데스(테치)!""

장녀는 자신의 구령에 맞춰 외치는 마을실장을 보며 짜릿한 쾌감을 얻고있었다. 이제 명실상부 자신이 최고다. 이 마을의 정점이다. 남은 것은 마을을 부흥시키며 자신의 아이들을 가득 낳는 것뿐.


2개월뒤, 장녀의 꿈은 사라졌다. 은밀해진 분충의 행동과 보스실장의 실각은 마을실장들의 가슴에 자신도 권력을 잡을수 있다는 불을 지폈다. 순식간에 와해된 마을속에 독라가 되어 팔다리가 찢긴 장녀는 찢어진 눈가에서 흘러내리는 피로 강제출산을 당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마마아-!! 마마!! 구해주는 데스우! 와타시가 잘못한 데스! 보스는 힘든 데스! 어려운 데스! 제발 돌아와 주는 데스우우우!"
"텟테레이~"

서로간에 동족상쟁으로 장녀는 총구에서 흘러내리는 점막에 쌓인 구더기들을 보며 꿈틀거렸다. 점막을 벗겨줘야 한다. 자신의 아이들을 살려내 다시 마을을 부흥시켜야 한다. 하지만 팔다리가 잘린 장녀는 계속되는 강제출산에 말라비틀어지며 죽어갔다. 끊임없이 태어나는 구더기들도 점막을 벗어나지 못해 딱딱하게 굳어 죽어가고 있었다.

"미안한, 데스.....마마가, 멍청, 데에에..."

-파킨

"어째서 우지챠 점막 벗겨주지 않는 레후? 우지챠 싫은 레후?"
"레에에엥! 점막씨 딱딱 레후! 우지챠 죽기 싫은 레후!"
"살려주는 레후! 숨이 안쉬어지는 레훗! 레뺘아아아!!"

"텟테레이~"
"텟테레이~"

장녀의 위석이 깨짐과 동시에 총구에선 일반 구더기의 반도 안되는 크기의 구더기 두마리가 튀어나왔다. 탄생음과 함께 몇번 몸을 꾸물거린 구더기 두마리는 몸을 뻣뻣하게 굳히며 죽었다.

전멸한 마을위로 까마귀가 맴돌며 울었다. 그와 함께 들고양이와 들개가 어디선가 튀어나와 마을을 해집으며 그나마 숨어있는 몇마리 남지 않는 녀석들을 잡아 먹으며 만찬을 즐기기 시작했다.

"운치굴은 안전하다고 한 테챠아아아! 이 똥마마 거짓말을 한 테짓!"

-파킨

"그만두는데스그만두는데스! 와타시는 먹는게 아닌 데갸아아아!"

-파킨

"우지챠아아아!! 우지챠 돌려주는 레치! 우지챠 괴롭히지 마는 레쁏!"

-파킨

눈물을 흘리며 얼굴을 구긴채 용감하게 고양이에게 달려가 앞발을 깨문 최후의 엄지마저 고양이 발톱에 3등분이 나 죽었다. 야생동물이 사라진 마을는 실장석 우는 소리가 아닌 벌레들 우는 소리로 뒤덮혔다. 관리가 없어진 마을. 비와 바람, 시간에 의해 마을의 흔적은 사라지고 다시 풀들이 뒤덮이기 시작했다. 실장석이라는 먹이 공급처가 사라지자 야생동물들도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다시 텅 빈 공터가 된 버려진 단지.

"데스우?"
"테치?"
"테치!"

풀숲을 헤집으며 한 마리 실장석 일가가 조심스럽게 자리를 깔기 시작했다. 그것은 녹이 슨 낡은 시소 밑이였다.

"집이 가득한 테치...왠지 무서운 테치."
"걱정마는 데스. 조용한거 보니 여긴 버려진곳 데스."
"마마아...다른 곳, 가면 안되는 테치? 기분나쁜 테치."
"오마에들은 지친데스. 마마가 보기엔 여기는 최고의 장소인 데스. 여기서 자들을 가득 낳아 와타시만의 왕국을 만드는 데스. 오마에들은 마마만 믿고 따라오는 데스."

침묵하는 자실장들 대신 하늘에 떠 있는 까마귀들만이 꺄악거라며 대신 대답하고 있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