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귀농을 하여 농사를 짓는 A씨는 최근 들실장으로 인한 피해가 심해져 고민이 많았다. 들실장은 야생동물과 달리 나름 머리를 잘쓰기에 이리저리 방비를 하여도 꼭 농지에 침입하여 여린 싹들을 마구 먹어치우고 밭을 헤집어 놓는다.

실장석으로 만든 허수아비, 실장아비를 설치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오며 철조망을 설치해도 땅을 파거나 철조망 사이로 자실장이나 엄지실장을 집어넣어 수확물을 강탈해갔다.

“미치겠네. 하루종일 밭을 지킬수도 없고...”

실제로 국내에 들실장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면서 배추같은 경우 킬로당 3만원까지 올라버렸다. 덕분에 전국에서 들실장 해수구제로 숫자가 줄았다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며 두어달 지나면 도로 돌아왔다.

“방법이 없나. 옆집 아저씨처럼 나도 귀농을 포기해야 하나....”

담배를 피며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중 새한마리가 휙하니 떨어져 위로 솟구쳤다.

-데갸아아아아

새의 발엔 육안으로 확인가능할 정도로 살이 차오른 성체실장 한마리가 도플러 효과를 내며 하늘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 내 밭쪽 이잖아!”

정신을 차렸을땐 밭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밭 끄트머리쪽에서 자실장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 시발것들이...!’

-테챠아
-테에엥
-테치이
-테에에엔

제아무리 산실장이라고 해도 인간의 눈에 포착되면 죽는다. 실장석이 위석을 깎아가며 미친듯이 죽을 힘을 다해 달려도 인간을 이길수가 없었다. 다만 잡기힘들고 포착하기 쉽지않은 것은 어디까지나 밤에 활동하기 때문. 이런 대낮에 눈에 띄면 무조건 사망이다. 이렇게.

-테챠아...테짓
-테찟
-테뺫
-테...?-지잇

발로 빠르게 밟아 비벼 흙과 한뭉치로 만들었다. 간혹 그냥 밟고 확인도 안하고 지나쳤다가 위석이 제대로 안부셔져 5일뒤 부활한 사례가 일년에 한두번 정도 발생한다. 죽은 자실장 사체를 보며 담배를 꺼내 꼬나물려던 순간 머리를 강타하는 한줄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

그날 돼지 3마리를 사서 밭 한구석에 키우기 시작했다. 먹이는 철저하게 실장석. 사실 실장석은 살아있는 폐기물이지만 고기는 훌륭하다. 심지어 D시의 두루마리 공원의 까마귀들은 실장석이 고통스러울수록 맛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나선 다른 야생동물과 달리 그냥 먹지않는다. 독라는 기본이고 강제출산까지 고문을 해서 고통을 주어 맛을 끌어올린뒤 잡아먹을 정도로 야생동물에게 있어서 실장석은 꿀같은 양식이였다.

실제로 돼지들도 초기에 밭의 작물들에게 관심을 주었지만 이제는 줘도 안먹는다. 오로지 실장석. 실장육이 아니면 먹는것을 거부할정도. 이정도면 됐다고 판단해 돼지를 방생시켰다. 물론 밭 주위에 친 철조망은 확실히 재단장하고.

-뀌이이익!
-데갸아-! 데챠아! 데샤아아아아!

-뀌익! 뀌익!
-테챠악! 테쟈아!

-뀍! 뀍!
-테뺫!

바로 그날밤부터 효과는 대단했다. 후각이 사람의 3배에 달하기에 먼거리에서 밭에 접근하는 들실장의 냄새를 맡고 대기하고 있던 것이였다. 후레쉬를 키고 가보니 상체만 먹혀 죽은 들실장 사체가 즐비했다.

“돼지도 실장석 분변은 거부하는 구나...”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시 집으로가 안심하고 잠을 청했고 아침에 일어나니 귀농후 처음으로 작물이 멀쩡했다. 죽은 들실장의 사체만 8개. 그렇게 나와 돼지의 공생관계가 시작된것이다.


-뀌이이이익!
-테에에엥! 테챠! 테치이! 테찌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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