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 구제의 모습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점점 변해가고 있습니다.
실장석 창궐 초기에는 각종 도구를 이용해 직접 살해하고 소탕하는 방식이었고, 얼마 전까지는 실장석들을 생포하여 수거 하는 방식의 직접 구제가 대세 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실장석들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간접 구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전국참피사랑협회' 약칭 '참사련'의 등장이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군소로 활동하던 실장석 보호 단체들이 "전국 참피사랑연합회' 라는 이름을 갖추고 각종 후원금을 받고 정부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 참사련의 발언력이 매우 강해졌습니다. 그들은 시,도, 기타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구제사업 개입하거나, 구제현장을 촬영하여 언론에 공개하는등 전방위로 구제활동을 압박하고, 유력 언론매체를 이용 여론전을 펼칩니다. 해당 지자체장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항의를 하거나, 구제 현장에서 인간 띠 등의 시위 활동을 통해 구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저지합니다.
그러자 각 지자체들은 골머리를 앓게 됩니다. 실장석이 과다 번식하면 해당 공원 주변 시민들의 삶은 엉망이 됩니다. 당연히 해당관청에 무수한 민원을 넣죠. 그러나 각 관청들도 구제를 하고 싶어도 구제하는 장면 잘못 찍히면 학대를 조장한다는 민원을 받게 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죠.
더 심각한것은 인구 절벽에 다다른 지자체 들입니다. 인구가 줄어 폐가가 늘어나는데, 실장석들이 이 폐가에서 번식하니 개체수가 폭발하였고 농작물을 망치거나, 인근 노령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등 실장석으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이런 인구절벽 지자체는 도시보다도 인프라가 열악했기에, 그 피해가 더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자체에서조차 구제 활동을 벌이려 해도 '참사련' 이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달려들어 훼방을 놓곤 하였습니다.. 거기에 참사련이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에게까지 압박을 가하면 일선 담당공무원들이 구제이야기 자체를 꺼낼수 조차 지경이 되어 버립니다. 지자체 선거와 총선 시즌은 실장석들이 폭발적으로 번식하는 시즌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에 실장석에 의한 피해와 민원때문에 과로사할 지경이 된 지자체 및 구청, 동사무소의 일선 공무원들과, 매출 감소로 골머리를 앓던 구제 업자들은 결국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다가 하나의 타개책을 모색하게 됩니다.
우선 명칭을 변경합니다. 이제 구제라는 말은 쓰이지 않습니다. 공원 정비, 개선사업 등으로 해서 명칭만으로 사업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게 변경합니다. 또한 실장석 구제 업체들은 실장석 구제업이란 간판을 내리고, '특수청소업체'로 가장합니다. 실제로도 구제업자들은 실장석 구제 뿐만 아니라, 고독사 현장 청소, 각종 방역 작업 등의 특수 청소, 방역을 겸업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분명 거짓은 아니지요. 이는 각종 포털의 파워 링크에서 실장석 청소라는 키워드를 사라지게 만들었지만, 사실 아는 사람들은 실장석 제거가 필요하면 '특수 청소업체'를 검색해서 컨택합니다.
구제 방식도 바꾸었습니다. 직접 살해 대신, 그들의 생태 사이클을 파괴하여 생존을 못하게 하는 것으로 말이죠. 우선 공원의 쓰레기들을 철저히 청소하고 소독합니다. 당연한 조치아니냐? 물으실수 있습니다만 소독을 통해 곤충의 개체수를 줄이게 되면 실장석들의 먹이감도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청소는 실장석들의 주 식량원인 음식물 쓰레기 및 그들이 방한재로 쓸 수 있는 쓰레기들의 발생을 억제하죠.
또한 공원내의 쓰레기통들은 전부 고정식, 원통형, 높은 타워형으로 개선하며 반경 50미터 이내의 음식물 쓰레기통들은 전부 반경 밖으로 이동시킵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공원내 입주한 매점, 분식점들의 반발이 심해지기 마련인데, 이는 폐점시간 즈음에 음식물 수거차를 운영해 일괄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더불어 공원내 쓰레기 투기 상시 단속반을 운영하여 공원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인원을 단속합니다. 이 쓰레기 투기 단속반이 걸작인데 이들이 실제로 하는 일은 애오파들이 공원에서 실장석 먹이 뿌리는 걸 잡아서 벌금 먹이는게 주 업무입니다. (물론 따지면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 뗍니다.) 법적으로도 무단 투기가 맞기 때문에 애오파나 참사련의 먹이 뿌리기 활동은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제 구제 업자들은 실장석들을 살해하거나 수거하지 않습니다. 다만 운치굴을 파괴하고 그 안의 독라노예나 구더기들을 구출하고, 실장석들의 위생을 위해 독라로 만들 뿐입니다.
최근 일본의 저명한 생물학자 야마다 토시아키 교수는 실장석의 머리카락과 옷가지 등으로 인해 유행성 출혈열이 전파될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합니다. 비록 이 연구 결과는 학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지만, 실장석들을 구제하고 싶던 관청에서는 이 이론을 근거로 하여 실장석들이 거주하는 공원의 방역을 시행할 명분을 얻게 됩니다. 때 마침 국내 학자들 중에서도 토시아키 교수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이 각종 신문이나 매체에 기고, 주장을 함으로써, 실장석을 죽이는건 안되더라도 옷과 머리카락을 제거하는 조치는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게 됩니다. (물론 토시아키 설에 동조한 교수들의 상당수가 '한국 특수청소업 협회'의 연구 후원을 받은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또한 더불어 유해한 세균이 거주할 수 있는 실장석들의 운치굴을 제거하고, 운치굴에서 비인도적 대우를 받는 구더기들과 독라노예들도 구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웁니다.
물론 당연히 실제 목적은 실장석의 방한능력 및 생존능력 파괴 입니다. 운치굴이 그들의 비상식량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죠. 또한 그들의 머리카락과 실장옷은 열악한 방한 능력을 그나마 보완해주는 귀중한 것들입니다. 특히 겨울은 독라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계절이죠.
그래서 최근의 구제는 겨울에 실시 합니다. 실장석들의 생존 능력이 가장 열악한 시기에 확실한 타격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겨울에 옷과 머리칼을 빼앗기고 운치굴마저 잃었다? 게다가 보존식에 소독약을 뿌려 못쓰게 만든다? 이제 이 일가는 서로를 잡아먹고 몇일을 더살지, 아니면 같이 굶어 죽을지를 선택해야 하겠죠. 사실 재출산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봄, 여름, 초가을 구제는 개체수 감소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10퍼센트만 살아남아도 얼마 뒤면 금새 숫자를 회복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딱히 뭘 안해도 실장석들이 속속 죽어 나가는 겨울에 구제를 하게 되면, 활동성도 느려진데다가 숫자 회복도 불가능하기에 그 효과가 더 확실합니다.
물론 참사련도 바보는 아닙니다. 저런 조치들이 겉으로는 지역주민의 건강과 생태계의 위생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실장석을 박멸하는 조치라는 것을 모를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행성 출혈열에 대한 공포감과, 공원 위생이라는 명분, 거기 더불어 비인도적인 운치굴을 제거하고 슬픈일을 당하던 실장석들을 구원한다는 명분이 겹쳐지면서 대놓고 반대하기 어려운 입장에 처합니다. 참사련은 '취지에는 동의하나 실장석들에게 가장 가혹한 겨울에 이를 시행하는것은 비인도적이다.' 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어 지자체에서는 '유행성 출혈열이 가장 왕성한 시기가 겨울이므로 겨울에 실시해야 한다.' 로 일축해 버립니다. 참사련이나 애오파들은 분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죠. 기껏 하는게 밤사이에 몰래 공원 안에 실장석용 방한 물품이나 별사탕 봉지들을 공원에 던져 넣는 것 뿐이죠. 대개의 경우 공원 관리소에 의해 수거 됩니다.
현재의 구제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아! 죄송해요 구제가 아니죠. 큰 실수 했습니다. 정정하겠습니다. 현재의 공원 정비 사업이 이루어 집니다. 겨울이 되면 구제... 아니 특수청소업자들은 방한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실장석들의 박스집이나 굴을 뒤지며 실장석들을 잡아 옷과 머리카락을 제거 합니다. 물론 실장석을 다치게 하는게 목적이 아니므로 다치지 않게 조심히 그러나 확실하게 제거 합니다. 그들의 집에는 대량의 소독약이 뿌려 집니다. 보존식 상자라고 해서 예외는 없죠. 유행성 출혈열 균이 있으니까요! 물론 소독약 뭍은 보존식을 먹을 수 있을까는 의문입니다만. 어쩔수 없죠! 유행성 출혈열 균이 있으니까요!
비인도적이고 잔혹한 운치굴은 메워집니다. 대신 아주 얕게만 남겨 화장실로써의 기능은 유지를 하죠. 운치굴에 있던 독라노예와 구더기들은 인근 보호 시설로 이송됩니다. 그들은 간단한 회복을 하고 최대한 빨리, 겨울이 가기전에 다시 야생에 방사될 겁니다. 동족을 먹는 끔찍하고 잔인한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죠. 겨울이라고 동족들을 잡아 먹다니 너무 끔찍한 일이잖아요?
과거와 같이 유혈, 폭력, 비명, 죽음이 난무하는 일은 없어 졌습니다. 약간의 소란과 북적댐이 있다가. 곧 잠잠해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적막함만이 남게 될겁니다. 그리고 공원은 다시 시민들의 곁으로 돌아오게 될것 입니다.
오로롱 오로롱! 이 겨울에 옷씨와 머리씨를 뺐어가고 운치굴을 없애면 와타시와 자들은 어떻게 사는 데스!!
테에엥!! 와타치의 머리씨! 옷씨가! 와타치는 봄씨를 보고 싶은 테츄!!
테엥. 우지챠 자면 안되는 테치. 지금 자면 다시 일어날 수 없는 테치!!
오네챠 자꾸 잠이 오는 레후... 옷씨 없는데 잠이 오는 레후...
레에에에엥! 세레브한 아타치가 독라가 되다니 이건 꿈인 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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