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려주는테치! (ㅇㅇ(175.205))



어린 자실장이 그렇게 말하며 종종 걸음으로 친실장의 뒤를 쫓아간다.

"마마! 같이가는테치!"

자실장의 부름에도 답하지 않고 친실장은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마...마!.. 와타치! 조금.. 헼.. 힘든테치!!!"

친실장의 걸음을 쫓아감과 더운 날로 인해서 자실장은 평소보다 더욱 간절하게 친실장을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친실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속 전진했다.

마치 무언가에게 쫓기듯이.

"마마!"

친실장에게 들려오는 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어린 자실장이 지쳐서 멈춰선게 분명하다.

알고 있지만 뒤를 돌아 볼 수는 없다.

"...마!"

거리가 점점 멀어짐에 따라 첫음절 역시 들리지 않게된다.

악에 받친 뒷소리만이 친실장의 귀를 강하게 때린다.

그러나 친실장은 멈추지 않는다.

양 눈에서 색이 다른 눈물이 흐르는 것도 모른채 그저 묵묵히 걷는다.

하지만 절대 달리지는 않는다.

멋 모르고 달렸다가 질려버린 인간들에게 자식들이 잡혀서 장난감이 된 채로 자신의 손을 떠났다.

어느새 자실장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인간들이 내린 시련이다.

조금만 더 참으면 다시 아이를 안아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친실장은 계속 걷는다.

그동안 당해버린 장녀, 차녀, 삼녀가 모두 같은 방식으로 당했다.

장녀는 첫번째 시련 때 함께 도망치다가 인간이 밟아버렸다.

차녀는 두번째 시련 때 제대로 따라오나 뒤를 돌아봤다가 눈 앞에서 걷어 차였다.

삼녀는 세번째 시련 때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대답했다가 그대로 인간이 던진 돌에 맞고 반나절을 괴로워하다가 죽어버렸다.

사녀는 지금 따라고오 있지만 더위와 악에 받쳐서 이미 쓰러졌다.

친실장은 그 사실도 모른채 눈물을 흘리며 묵묵히 걷는다.

곧 있으면 사녀가 자신에게 다가와서 안길거라고 믿으며.

이미 4번째 시도로 질려버린 인간들이 자신의 골판지 박스에 가서 남은 자들을 가지고 논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뜨거운 열기와 땅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지열로 익고 있는 사녀를 방치한 채로 친실장은 걷는다.

남은 자녀들이라도 열심히 키우기 위해서.

하지만 이미...

사녀는 몸의 앞면이 익어버렸고, 골판지 박스에 있는 엄지와 구더기는 인간이 생매장을 시켜버렸다.

그런 사실도 모른 상태로 친실장은 따라오던 사녀를 생각하며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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