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독라 실장석들을 관찰하던 젊은이, 철웅은 문득 궁금증에 떠올랐다.
독라 실장석들은 대체 무슨 이유로 살아가는 것일까?
유일한 재산이었던 머리카락과 옷은 영영 떠났고, 독라가 아닌 동족들에게 린치당하는 미래만 남았을 텐데.
참을 수 없었던 궁금함에 철웅은 링갈을 챙겨 공원을 향했고, 한 독라 실장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봐, 독라 실장! 너는 독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쭉 살아왔다. 대체 그 이유가 뭐지?"
그러자 그 독라 실장은 빵긋 웃더니 대답했다.
"그거야 당연히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 데스! 닝겐상은 이렇게 불쌍한 와타시를 보고도 가만 둘 생각인 데스? 닝겐상은 어서 와타시를 사육실장으로 삼아주는 데샤앗!"
그렇군. 자신이 불쌍한 독라가 되어버렸으니,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서 살아간다 이 말인가.
해답을 얻었지만, 다른 독라 실장에게도 물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된 철웅은 그대로 등을 돌려 공원 안쪽으로 향했다.
뒤에서 "닝겐사아아앙! 불쌍한 와타시를 두고가다니 너무한 데샤아아아!" 하고 데에엥 우는 소리를 무시하면서.
잠시 후, 공원 안쪽에 들어 온 철웅은 또 다른 독라 실장을 발견했다.
"이봐, 독라 실장! 너는 독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쭉 살아왔다. 대체 그 이유가 뭐지?"
그러자 그 독라 실장은 씩씩 화내면서 대답했다.
"그거야 당연히 심심하다면서 세레브한 와타시를 이렇게 만든 똥닝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인 데스! 뎃, 그러고보니 오마에도 똥닝겐인 데스?! 와타시의 핵주먹 맛을 보는 데샤앗!"
그렇군. 고귀했던 자신이 사람들에게 독라가 되어버렸으니, 복수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이 말인가.
또 다른 해답을 얻었지만, 다른 독라 실장에게도 좀 더 물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된 철웅은 또다시 등을 돌려 공원 풀숲으로 향했다.
뒤에서 "똥닝게에에엔! 싸우지도 않고 와타시를 개무시하고 가다니 비겁한 데샤아아아!" 하고 빼애액 거리는 소리를 무시하면서.
또 잠시 후, 공원 풀숲에 들어 온 철웅은 또 다른 독라 실장을 발견했다.
"이봐, 독라 실장! 너는 독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쭉 살아왔다. 대체 그 이유가 뭐지?"
그러자 그 독라 실장은 씩씩 화내면서 대답했다.
아니, 탈모인이 씩씩 화내면서 대답했다.
"이런 망할 인분충 쉬끼가 감히 날보고 독라라고 놀려!? 너도 한번 독라가 되어봐라, 이 풍성충아!!!"
그리고 탈모인은 철웅의 풍성풍성한 머리카락을 움켜잡더니, 뿌리까지 모조리 뜯어내곤 반짝반짝거리는 대머리로 탈바꿈시켜버렸다.
"으아아아악!!! 내, 내 머리카락이!!!"
그리고 자신의 풍성했던 머리카락들이 땅바닥에 떨어진 광경을 본 철웅은 땅이 꺼져라 꺼이꺼이 울으며 탈모인을 원망스럽게 쳐다보았지만, 탈모인은 이미 떠난 뒤였다.
그렇게 철웅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할 수 없이 외진 시골에 들어가 중년층이 될때까지 비닐 하우스에서 농사 짓는 삶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실장석을 무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뒤씨인싸이드 라는 사이트에서 틈틈히 실장석을 찬향하는 글을 직접 써올리고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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