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갈색 쿠키 (어이김씨)



구청에서 오늘도 열심히 민원을 처리하고 있던 철웅은 퇴근 후 진저리 난다는 얼굴로 자취방으로 돌아갔다. 최근 들어 구내에 유일한 공원에 실장석이 들끓게 되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구내에 유일한 공원인 만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실장석 일가가 서너 세대만 있으면 모를까 실장석 일가 백 세대를 코 앞에 두게 됨으로서 공원 곳곳에 운치와 동족식 당한 독라 실장석의 파편등이 즐비 하게 되었고 그조차도 모자라 이제는 공원을 넘어 탁아 시도 라던가 식당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엎는등 당장 구제 하라는 민원이 미친 듯이 쏟아졌기 때문이였다.

몰론 그 뿐이라면 당장 구제업체에 연락해서 날 잡고 실장석들을 구제 하면 그만이였지만 어떻게 된건지 구제 계획이 시내 애호파 카페에 누출 되면서 구제 하지 마라, 다른데로 방사 하라, 공원에 실장석 급식소 설치하라 라는 끔찍한 민원들이 쏟아져 이도저도 못하게 되었다.

"에잇, 십헐 보나마나 김미영 주임이 카페에 흘렸겠지. 실장맘이니깐."

가뜩이나 프사도 뒤록뒤록 살찐 실장석으로 한 작자다.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넘치고 넘쳤다. 철웅은 답답한 마음에 담배 한대 피우려다가 담배가 떨어진걸 깨닫고 욕지꺼리를 내뱉으며 원룸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때마침 복도를 지나가고 있던 유학생 토시아키를 만날수가 있었다.

"앗, 철웅ㅡ상. 좋은 저녁입니다."

"아, 토시아키씨. 좋은 저녁입니다. 이제 출근 하시나요?"

"아뇨, 오늘은 수업만 하는 날이라서요. 마실 물이 떨어졌길래 생수 사러 가는 길이였습니다. 철웅 상은?"

"아, 저는 담배 사러 가는 길입니다."

"오, 그럼 근처 편의점으로 가시겠군요. 같이 가죠."

"그러죠."

두 사람은 자연스레 근처 편의점으로 걸어갔다. 바로 근처에 있기에 얼마 걸리지 않았다. 철웅은 평소에 피던 담배를 주문하고 덤으로 소주 몇병과 안주를 샀다. 먼저 계산을 마친 토시아키는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

"철웅 상은 술 전혀 안하시던 분 아니셨나요? 그런데 술을 이렇게나?"

그러자 철웅은 멋쩍은 얼굴로 변명 했다.

"하하, 전혀 안 마시는건 아니라서요. 좀 힘든 일 있을때마다 먹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무슨 일이긴요. 저 같은 박봉의 공무원은 항상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긴 하잖아요."

토시아키는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철웅의 비닐봉투 안을 내려다 보았다. 소주 몇병에 술안주로는 핫바 두개. 술안주로 하기엔 너무 부실했다. 토시아키는 타국 생활 하면서 외국인으로서 어려운 일 있을때 자신을 도와준 친절한 이웃 청년을 외면 하지 않았다. 잠시후 토시아키는 따뜻하게 데운 고기감자와 일본주를 철웅에게 대접 했다.
철웅의 입이 풀린건 그때부터였다.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해 합니다. 일본에서도 그런 일이 왕왕 발생하긴 하죠."

"넵, 딸꾹! 안 그래도 오늘 공원 근처 먹자 골목 쪽 자영업협회에서 몰려 나와서 한바탕 따지고 들어왔는데 그 사람들 나가고 1시간 뒤에 XX시 실장석 애호단체에서 몰려나와서 깽판을 치니깐... 아니 진짜 그 미친 실장맘들 씨발 지네 집에 데려가지도 않을 작자들이 공원에서 노상 생활 하는 실장석들이 불쌍하지도 않냐고 난리 치는데 그럼 지들이 데려가던가... 딸꾹!"

"안 그래도 제가 일하는 식당 사장님도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죠. 식재료를 대량으로 들이는데 포장 된거면 괜찮지만 배추나 양파 같은건 실장석들이 한번씩은 건드려 보니깐요.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통에도 매일 같이 달라붙어 있어서 항상 쫒아내는게 일이에요."

철웅의 한탄에 토시아키도 동감한다는듯 자신도 한잔 들이켰다.

"몰론 우리도, 구청도 실장석들 구제할 마음 가득하죠. 그런데 애호 단체에서 저렇게 민원 쳐넣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뭘 어찌 해보시려는 분이 있는데 애호파 그 인간들이 단체로 몰려가서 못살게 구니 뭘 하지도 못해요."

"......철웅 상,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들어 보실래요?"

토시아키, 한국에 유학 오기 전 일본 열도에 명성이 자자 했던 학대파가 눈 앞의 불쌍한 공무원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이주일 후



온통 운치 투성이가 된 공원 한복판에서 한 남자가 무언가를 실장석들에게 배포 하기 시작 했다. 생김새는 실장 푸드와 같으나 색깔은 애호파들이 평소 뿌려대던 싸구려 녹색이 아니라 연갈색의 무언가였다. 당연히 실장석들은 냅다 받아 먹기 보다는 이 낯선 무언가에 대해 경계를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음식점들이 자력 구제 하겠다고 음식물 쓰레기에다가 코로리를 섞어 버리면서 그 코로리를 먹고 죽은 실장석이 최근에 몇몇 있었기 때문에 먹는거라면 운치도 먹는 실장석들이 이 낯선 무언가에 대해 선뜻 입을 가져다 대지 못하는 것이였다.

"레후~ 평소의 운치 색깔이 아닌 땅씨의 푸드레후~"

"우지챠! 그런건 함부로 먹는게 아닌레츄!"

"그런테치! 마마가 음식 함부로 먹지말란테치!"

"그치만 오네쨩타치, 저 땅씨 푸드는 무언가 고소하면서 씁쓸하고도 아마아마한 냄새가 나는 레후! 분명 천상의 아마아마 인레후!"

코가 기가 막히게 좋은 모양인지 저실장 한마리가 갈색 푸드에 달라 붙으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마마로부터 교육이 잘된 모양인지 곧바로 자매들에게 제지 되었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계속해서 실장석들에게 푸드를 배포 하고 권유 했다.

"어이ㅡ, 실장석들 이게 요새 새로나온 초ㅡ세레브한 푸드라고? 아마아마 하니깐 한번 먹어봐."

그 말에 한 성체 실장이 갈색 푸드를 하나 집어 들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저실장이 한 말대로 고소하면서도 씁쓸한, 그리고 숨기지 못하는 아마아마한 냄새가 맡아졌다. 한번 먹어볼까? 이성의 끈이 끊어지려 했지만 성체 실장은 나름대로 공원 생활을 오래한 실장석, 실장석은 옆에서 질질 침을 흘리고 있는 독라를 한 대 쥐어 팬 후 강제로 입 안에 집어 넣었다.

"그만하란데샤앗!"

독라 실장은 저항하려 했지만 이어지는 명치로의 한방에 결국 입을 열고 갈색 실장 푸드를 먹고야 말았다. 입 안에 푸드가 들어오자 본능적으로 씹고야 만 독라 실장은 뱉으려 했지만 이어지는 엄청난 단 맛에 끔찍한 교성을 내지르며 바닥에 떨어진 실장 푸드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우효오오오!!!! 조금 텁텁하긴 하지만 극상의 아마아마인데스! 세레브 푸드인데스! 이거라면 하루종일도 먹을수 있는데스!"

그 모습에 처음 독라 실장을 팬 실장석은 즉시 독라 실장의 옆구리를 쥐어 팬후 세레브 푸드를 하나라도 더 가져가기 위해 허겁지겁 바닥을 쓸었다. 그러자 그것이 시작이 되어 곧이어 공원 공터에 있는 모든 실장석들은 노소 막론하고 이 '안전한' 실장 푸드를 줍기 위해 악전고투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자는 그런 실장들을 말리면서 푸드는 얼마든지 더 있으니 싸우지 말라고 말했다.

"어이어이, 푸드는 얼마든지 있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성인 남성의 절반만한 포대기에서 푸드들을 양껏 퍼올려 실장석들에게 나눠졌다. 그때였다.

"저기요!!!"

늙지도 않았지만 젊지도 않은 한 애호파가 남자를 향해 씩씩거리며 다가갔다. 애호파가 씩씩 거린 이유는 최근 들어 학대파가 코로리를 콘페이토 라며 뿌린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런건 아니고 비싸지도 않고 쿠펑에서 가장 싸게 파는 실장 푸드를 기껏 들고 왔더니 왠 잡놈이 실장 푸드를 자기 대신 나눠주기 때문이였다.
아니 저놈이 뭔데 내가 성취할 알량한 우월감을 못 누리게 하는거지? 게다가 실장석들은 내가 실장 푸드를 나눠줄때는 저렇게 좋아 하지도 않았는데 저 남자가 뿌려주는건 왜 저렇게 좋아하고 ㅈX이야?

"아, 주민분이십니까?"

"저는 XX시 법인 실장석 권리 협회 직원 입니다. 누구신데 왜 공원에서 함부로 실장 푸드를 배포 하시는 건지? 함부로 배포 하시면 큰일 나시는거 아세요?"

법인도 아니고 협회도 아니고 직원도 아니지만 애호파는 상대방이 주눅게 하기 위해 자신을 그렇게 칭했다. 그러나 남자는 주눅 들기는 커녕 오히려 활짝 웃으면서 애호파한테 인사를 나눴다.

"아, 안녕하십니까! XX시 법인 실장석 권리 협회라면 저도 이름을 많이 들어봤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하무라뾰 실장 푸드 만드는 업체 직원인 구라다 요시키야 입니다."

남자는 즉시 지갑을 꺼내 명함을 애호파에게 건네줬다. 그러고는 가만히 서서 바라보았다. 애호파는 얼떨결에 명함을 건네받긴 했지만 남자에게 명함을 교환하지 못했다. 당연하겠지만 변변찮은 알바조차 못하고 생계급여로 살아가는 입장이라서 명함이고 뭐고 그런게 없기 때문이였다.

"아, 저는 오늘 휴일이라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서..."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궁색한 변명 밖에 없었다.

"그러시군요. 그나저나 함부로 배포하시면 안된다는게 무슨 말이신지요?"

"...아, 저희 협회에서 실장석들을 먹이 급여를 통해서 개...개체수 조절을 하고 있는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먹이 급여도 철저하게 스케쥴을 짜서......"

"그런가요? 그런데 제가 이 공원에 들어올때 입구에서 실장석들이 굶어 죽고 있으니 먹이를 나눠 줘야 한다고 후원 계좌가 적힌 전단지를 보았는데...."

남자는 품 속에서 전단지를 꺼냈다. 최대한 잘 만드려 했지만 전단지용 두꺼운 종이가 아닌 A4용지에 코팅 한게 다인 조잡한 전단지였다. 특이하게도 후원금 상한이 적혀져 있는데 999만원까지만 적혀져 있고 그 이상은 환불 한다고 적혀져 있었다. 당연하지만 탈법의 의도가 명백한 전단지였다.

"아 그건 저희 협회에서 후원자 모집을 하기 위해 배포한 전단지 입니다. 아무튼 먹이 급여는 함부로 하시면 안됩니다."

애호파는 그렇게 말한 후 협회에 보고 하겠다며 자리를 쨉싸게 떠났다. 그리고 남자, 토시아키는 그런 애호파의 등을 비릿한 미소로 배웅했다.



계획은 이러했다.


토시아키는 철웅에게 실장석들을 대량으로 구제 할때는 코로리 같은 것도 있지만 먹이를 못먹게 해서 아사 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아니, 토시아키 씨. 그게 말이 되나요? 저 아귀들이 못먹게 할 수 있나요?"

"요는 이렇죠, 실장석들을 특정한 먹이에 빠지게 해서 그 먹이가 아니면 다른 먹을 것에 눈독을 들이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일본에서 꽤 자주 쓸 정도로 유효해요."

"특정한 먹이라뇨?"

"실장석들은 입만 열면 스시니 스테이크니 노래를 부르지만 실제로 단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 그럼 각설탕 같은걸로요?"

"아니요. 철웅 상, 수크랄로스 라고 아십니까? 설탕의 600배나 넘는 단맛을 자랑하는 인공감미료요. 이런걸 먹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알다피시 들실장석들은 평소에 쓰레기 같은걸 먹고 사니깐 단걸 먹으면 평소 먹던걸 잘 안먹으려 해요. 설령 굶어 죽을 지경이여도 말이죠. 설탕의 600배면... 짐작이 가시겠죠?"

"호오...."

흥미로운 이야기에 절로 술기운이 가신 철웅은 허리를 곧두세우고 토시아키의 말에 경청 했다.

"이것들을 싸구려 실장 푸드에 뿌리는 방법도 있긴 한데 문제는 싸구려 실장 푸드라도 최소한의 영양가가 있어서 실장석이 그렇게 빨리 굶어 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 구제 업체들은 어떤 방법을 썼냐. 진흙에다가 수크랄로스를 섞어서 푸드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어, 그거 혹시 진흙 쿠키?"

"예, 그리고 당연하지만 진흙은 영양가가 없고 수크랄로스 또한 칼로리가 없어요. 그렇지만 단거에 환장하는데다가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 실장석들은 배고프면 배고픈대로 이 진흙 쿠키를 계속 먹으려 들겠죠."

토시아키는 철웅에게 메신저로 해당 정보가 잘 기입된 일본의 구제업체 블로그 주소를 보냈다. 철웅은 일본어가 가능했다. 다음날 철웅은 출근을 한 후 점심 시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찬가지로 실장석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상사에게 같이 식사라도 하자고 권유 했다.

"어? 김 서기 왠일이야? 같이 식사라도 하자니?"

"팀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실래요?"

철웅은 청국장 향기가 옷에 배든 말든 어젯밤 토시아키에게 들은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팀장에게 알려줬다. 구청 환경과에서 나름 짬밥이 쌓인 덕분에 실장석의 생태에 다소 알고 있는 팀장은 이야기가 끝나자 다음에 같이 돈까스 먹으러 가자고 대답했다.
그후 일은 일사천리였다.
철웅과 팀장은 비밀을 유지 하기 위해 구청장과 독대하여 이야기를 나눴고 표면적으로 이주 방사 및 개체수 조절을 위해 실장석 푸드 제조 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동원 했다. 업체는 실장 푸드에서 코로리 까지 폭 넓게 제조하기로 소문난 이노옴 실장석 농장 법인이 선정 되었다.
진흙으로 실장 푸드를 만드는 것에 난색을 표할줄 알았지만 농장 법인 대표인 이 사장은 한번 해볼만 하다며 혼쾌히 수락 했다.



그리고 진흙 쿠키를 배포한지 3일 후...



"마마, 배고픈테치."

"먹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배고픈데스?"

"닝겐상이 주는 세레브 푸드는 너무 아마아마해서 먹을때 먹은줄 모르는테치!"

친실장은 고민 했다. 세레브 푸드야 닝겐상이 많이 줘서 여유가 좀 있지만 문제는 자신 포함 해서 자들이 이 세레브 푸드만, 그리고 많이 먹는 바람에 내일 먹을 분량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몰론 좀 생각이 있는 실장이라면 좀 아껴 먹는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문제는 이 생물들이 실장석들이라는 것이였고 또 이 공원에는 그걸 깨달을 정도로 현명한 실장석이 없었다는 것이였다.

"아무래도 내일부터라도 좀 많이 얻어야 하는데스."

"마마, 그럼 이 세레브 푸드 먹는테치?"

"안된데스, 그건 내일 아침 먹어야 하는거데스."

"하나만 먹으면 안되는테치?"

"그러면 내일 아침에 세레브 푸드 없어서 보존식 먹어야 할텐데 그걸 먹을것인데스?"

친실장의 말에 칭얼거리던 자실장들은 입이 합죽이가 되었다. 사실 실장석들이 공원과 공원에서 얻는 먹이는 뻔했다. 운이 좋다면 인간이 떨어뜨린지 얼마 안된 음식물이 가장 신선 했고 대체로 애호파가 나눠주는 가장 개싸구려 실장푸드와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건져낸게 실장석들의 주된 식사였다.
예전 같으면 그들은 이런 쓰레기 같은... 아니, 쓰레기라도 기꺼이 먹겠지만 요 몇일간 인공감미료 범벅인 진흙 쿠키만 먹다보니 자연스레 냄새 나는 기존의 먹이에 등을 돌리게 된 것이였다.

"독라 노예는 이거나 먹으란 데스!"

"오로로롱, 와타시도 세레브한 푸드를 먹고 싶은데스."

성급한 어느 일가의 경우 겨우내를 나기 위해 만들어낸 보존식들을 독라 노예나 먹는거라며 운치굴을 향해 투기 하기도 했다.

"자, 그러면 내일 아침에 닝겐상한테 세레브 푸드를 받으러 가는데스."

"마마, 잘자라는테치."

"배씨가 꼬록꼬록하는 레치."

"힘이 없는 레후...."

당연하지만 진흙 쿠키는 먹으면 당장은 배는 차지만 영영가가 별로 없기에 몇일 동안 이것만 먹고 산 공원의 실장석들은 점차 하나둘씩 비실거렸다. 수크랄로스? 제로 칼로리 라고 들어봤나?



진흙 쿠키 배포한지 일주일 후,


"배...고...파..."

파킨!

마침내 한 성체 실장석이 최초로 쓰러짐과 동시에 공원 내 실장석 사회은 종말을 맞이 했다. 실장석들은 이 지독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봉지 가득히 담아온 세레브 푸드들을 양껏 먹어 댔다. 얼마나 먹어 치웠는지 너무 많이 먹어서 게워낼 정도였다. 그러나 세레브 푸드, 진흙 쿠키들은 영양가가 없기에 배는 부르나 뇌에서는 계속해서 영양을 요구 하고 있었다.
배부른데 배고프다ㅡ 라는 모순적인 상황이 현재 실장석들의 상황이였다. 이미 엄지 실장이나 저실장 같이 어린 개체들은 5일째에 허기를 견디지 못해 위석이 파킨 해버렸고 그 다음부터는 자실장이나 독립을 앞둔 중실장들이, 그리고 곧이어 친실장들도 쓰러졌다.
운치굴에서 운치를 먹고 살던 저실장들과 독라, 달마 노예들은 영양가 없이 달기만한 운치를 양껏 먹고 굶어 죽었다.
맨 처음 오동통통 살이 오른 모습은 온데간데도 없이 지금은 그저 배만 볼록 튀어나왔다. 그것은 이들이 진흙 쿠키만을 배고프다며 진흙 쿠키만을 끊임 없이 먹어 치웠기 때문이였다.

"....아...마...아마....테스...."

"천상의....아마아마...데프프......"

"아마아마...."

"배고프니깐 더.... 더....."

너무 먹어치운 나머지 게워냈지만 그것마저도 끊임없이 주워먹었다. 실장석들은 이제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이 소중한 자실장들이 쓰러져 죽던 말던 계속해서 달콤한 진흙 쿠키만을 먹어치웠다.
희안하게도, 이들은 아직까지 보관 하고 있던 보존식만은 건들이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해가 밝아올때 공원은 옛날처럼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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