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조용히 창고 문을 연다. 피비린내와 단백질이 썩는 고약한 냄새, 연탄집게와 정원가위를 필두로 한 무시무시한 고문기구들, '적의 피는 냄새도 향기롭다' 라고 누가 말했던가. 남자에겐 이 끔찍한 광경이 천국에 비견될 정도로 아름답고 너무나도 즐겁다. 그리고 그 가운데의 급조 형틀에 묶여있는 것은 알몸대머리의 생물. '실장석'이다.
이미 사방에는 '실장석'의 피와 살점이 흩뿌려져있고, 썩어가는 백골 시체들이 보인다. 남자가 즐긴 잔혹한 놀이의 흔적이다. 실장석은 입에 재갈이 물려진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벌벌떤다. 아랫도리에선 더러운 배설물을 질질 흘려댄다. 팬티가 벗겨져 있으므로 흔히 말하는 '빵콘'은 하지 않지만, 더럽다. 남자는 미간을 약간 찡그리고, 실장석의 재갈을 푼다. 그제서야 입으로 숨을 크게 들이쉰 실장석은 비명 대신 벌벌 떨며 남자에게 애원한다.
"그만두는... 데스, 와타시... 집으로 보내주세요... 데스."
"똥벌레 주제에 바라는 게 많네."
남자는 빙글빙글 웃으며 펜치를 실장석의 입에 가져간다. 실장석이 고개를 저으며 저항하려 애쓰지만 남자의 강한 손아귀에 강제로 입을 벌린다. 그리고 남자는 펜치로 이빨을 하나씩 똑 뽑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때? 좋아? 더 해줘?" 남자는 실장석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하나 더 뽑는다. 비명이 울려퍼진다. 하지만 이 창고는 남자가 특별히 방음 사양으로 만든 것이므로, 그 비명이 새어나가는 일은 없다. 실장석의 다리 사이에선 여전히 더러운 것들이 흘러나와 남자의 바짓단을 적신다. 기분이 나빠진 남자는 실장석의 배를 강하게 걷어찼다. "끅!"
"'빵콘' 하지 마라. 빵콘하라고 가르쳤냐?"
"아... 아니, 아닌... 데스... 용서해주..."
퀭한 눈으로 중얼거리듯 대답하는 실장석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남자는 다시 이빨 하나를 뽑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실장석의 이빨 6개정도를 뽑아내고, 남자는 그 몰골에 만족한다. 그리고 이어 실장석을 주먹과 발로 마구 구타한다. 한 대 맞을 때마다 고통으로 일그러지고 소리를 내는 실장석을 보며 남자는 희열하는 미소를 띈다. 실장석은 남자가 무섭다. 왜 이렇게 자신에게 고통을 주며 웃을까? 이게 재미있을까? 실장석의 머리로 남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미친 것이 틀림없다.
실컷 때리며 숨을 몰아쉬던 남자는 실장석이 바닥에 싸지른 배설물들을 퍼올려 실장석의 입에 집어넣는다. 실장석은 눈물을 흘리며 똥을 삼킨다. 남자는 실장석에게 똥밖에 먹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학대용 실장석이라면 상식 중의 상식이다. 이 실장석은 특이하게도 재생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다. 남자가 온갖 에너지 드링크를 혼합해 만든 특제 실장 활성제를 먹여도 그렇다. 때문에 남자는 오래오래 즐기기 위해 실장석 학대는 하루에 한 가지 만으로 참고 있다.
물론 하루에 한 가지라고 해도, 그 학대가 3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사이 실장석은 받을 수 있는 학대는 다 받았다. 알몸대머리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똥먹이기, 이빨뽑기, 부러뜨리기, 굶기기, 그냥 구타까지... 물론 더러운 환경에서 알몸대머리로 방치해두고 있는 것도 학대의 일환이다.
"히이... 히... 히이이... 히..."
실장석은 다시 재갈이 물려진 채 캄캄한 창고에 남겨져 운다. 남자가 왜 자신을 여기로 데려왔는지, 어째서 이렇게 학대하는지 전혀 모른다. 짚이는 것도 없다. 기억나는 거라곤... 없다. 자신은 대체 뭘까? 누구일까? 왜 태어났을까? 어째서 여기에 있을까? 짧은 머리로 생각해도 나오는 답이 없다. 최근엔 과거의 일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남자에게 붙잡히기 전 기억이 희미하다. 목 아래를 보니 이게 정말 자신인가 싶을 정도로 야위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더 끔찍하다. 이미 자신 말고도 많은 실장석들이 이 참사에서 고통받다 죽어간 것이 틀림없다.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마마를 부르짖으며 고통받다 죽어갔을 거라고 생각하니 자신도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물론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다. 보고 싶다. 가족들이 보고 싶다. 하지만 가족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실장석은 숨 쉬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눈물이 솟구치고 호흡이 가빠진다. 마치 가슴 속에서 뭔가가 깨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차가워진다. 아프지 않게 된다. 편안해진다. 눈이 감긴다. 머리가 아래로 쳐진다.
다음 날, 창고로 돌아온 남자는 실장석의 상태를 확인하고, 중얼거렸다.
"새 실장석을 구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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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엽기 살인마 검거... '실장석'이 뭐길래?]
최근 여러 건의 아동 납치 사건 용의자로 확인된 엽기적인 살인마가 검거되었습니다. --시에 사는 35살 ㅇ씨는 인근에 사는 어린이 수 명을 납치해 가택 창고에서 학대하다 살해했으며, 그 수는 무려 8명에 달합니다. ㅇ씨는 일부러 다른 지방에까지 내려가 어린이를 납치해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목격자(문방구 주인): 자기가 무슨 스테이크를 먹여줄 테니까 따라오라고...
기자: 스테이크요?
목격자: 네. 그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범행 동기에 대해 ㅇ씨는 '실장석을 학대했을 뿐이다' 라며 같은 진술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실장석'이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가상의 캐릭터로, 주로 이용자들이 이 캐릭터를 잔혹하게 고문이나 학대하는 창작물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ㅇ씨는 자신이 납치한 어린이들에 대해 모두 '실장석'이었을 뿐이라며, 자신이 왜 체포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심리분석가들은 ㅇ씨가 '실장석'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실장석'이 현실에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이 이 범행의 동기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끝
끔찍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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