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일상 풍경 1~4 (조니)

 

[점장님, "지로씨" 일가가 오셨습니다-]

[언제나처럼 정중하게 개인실로 안내해드려-]

[알겠습니다-]

편의점 입구에 울려퍼지는 일상적인 평범한 대화.
평소처럼 아르바이트 여자점원이 뒷편의 청소도구함으로 가서 커다란 쓰레기 집게와 마대자루를 손에 들고 돌아온다.
입구 근처에는 실장 친자가 있다.
쓰레기통 뒤에 숨어서 편의점에서 나오는 손님에게는 보이지 않게 숨어 있을 셈이겠지만, 뒤에서 보면 뻔히 보인다.

[손니-임]

마침 편의점에서 나오려 하는 남자 손님에게 점원이 말을 건다.

[죄송하지만, 왼손을 앞으로 내밀어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테갸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비닐 봉투를 든 손을 들어 올린 손님의 발 밑에서 자실장의 비명이 들린다.
친실장이 발돋움을 하고 손님의 비닐봉투에 자실장을 집어넣으려 손을 놓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높이에서 떨어지게 되어버린 자실장이 아스팔트에 충돌한 것이다.
경련하면서 피거품을 뿜으며 까무러친다.

[예, 되셨습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웃는 낯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점원에게, 남자손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고는 떠나갔다.

편의점에서 실장석에 의한 피해는 막심하다.
24시간 언제나 사람이 있고, 많은 음식이 있으며, 쓰레기통에는 손님이 버리고 간 잔반이 넘치고 있다.
이렇게나 조건이 좋은 장소를 들실장이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다.

쓰레기통이나 점포의 폐기물 콘테이너를 뒤질 뿐 아니라,
손님 뒤에 숨어서 점내에 침입하여 식품을 들고 튀거나,
문 근처에 잠복하다가 물건을 사고 나가는 손님에게 먹이를 조르거나 심지어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것이 방금 할려고 했던 "탁아"라는 행위다.
물건을 사고 나가는 손님의 비닐봉투에 자신의 자를 몰래 넣는 것인데, 특히 편의점의 입구가 노려지기 쉬운 장소다.
인간에게 키워지도록 해서 편하게 살게 해주려는 어미의 마음인 모양이지만,
손님이 봉투 안에서 우는 자실장을 눈치챘을 때, 모처럼 산 상품이 무참하게 먹어치워지고, 똥투성이가 되어버려져 있으면
그 뒤의 운명은 뻔한 것이다.

[뎃스우-! 데엣즈아아!]

점원의 발 밑에서 친실장이 분노의 소리를 지른다.
이젠 움직이지 못하게 된 자실장을 가리키면서,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라고 말하는 것처럼 데스데스 하고 반복해서 울어댄다.
남은 자매들도 죽어버린 자매의 복수라며 점원의 다리를 때리거나 차고 있지만,
그러다 지쳤는지 1 마리는 죽은 자실장의 손발을 물어뜯고 있다.

곤란한 표정을 한 점원이 유니폼 주머니를 뒤지자, 금새 실장 친자의 시선이 거기에 집중된다.
친실장은 아까 전까지의 행패는 벌써 잊어버렸는지, 뭔가 줄까하고 기대하면서 침을 흘리며 애교 섞인 소리를 낸다.

[자, 여기 주목하렴... 됐어?]

마침내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어, 움켜쥔 채로 친자에게 보라는 듯이 놈들 머리 위에서 몇번이나 좌우로 왕복시킨 다음에
갑자기 그것을 친자 뒷편으로 던지는 시늉을 한다.
펼쳐진 손바닥에서 날라간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실장친자는 있지도 않은 것을 쫓아서 일제히 그쪽으로 달려나간다.

[데스우, 데스우!]

[[[[[테츄-, 텟츄우-!]]]]]

점원은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고서는, 쓰레기 집게로 죽은 자실장을 집어서 마대자루에 넣는다.
그 다음에 자실장들을 휙 휙 집어서 마대자루에 넣어가지만,
정신없이 땅바닥을 바라보며 찾고 있는 자실장은 바로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모양이다.

[데엣스우!]

친실장이 기쁨의 소리를 지른다.
뭔가를 발견한 듯 하지만, 그 뭉퉁한 실장석의 손으로는 집어 들지도 못하고 땅바닥을 긁어대고만 있다.
뒤쪽에서 넘겨다 보던 점원이 손을 뻗어서 은색을 띈 물건을 집어 든다.

[아, 100 엔 동전이다, 나이스]

그것이 점원의 윗주머니에 미끄러지듯 들어가자
친실장은 그걸 돌려달라는 듯이 분노하며 칠칠맞게 눈물 콧물을 흘리며 점원의 다리를 때려댄다.
자신의 아이가 죽었을 때보다도 더 몰두하여, 자신이 쓰지도 못하는 것을 원하다니 실장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점원은 살짝 다리를 들어서 신발 끝으로 친실장의 이마를 누르는 정도의 세기로 반대편으로 굴린다.
열받은 친실장이 일어나자마자 양팔을 휘두르며 다시 돌진해오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주어 굴려준다.

[뎃갸아아-!]

드디어 놀림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다.
슬슬 정신줄을 놓고서, 전속력으로 박치기라도 할 셈인지, 고개를 숙여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돌진해 온다.

점원이 친실장의 진로에서 살짝 비켜서며, 마대자루의 입구를 펼치자 친실장은 거기에 곧장 뛰어든다.
갑자기 어두운 장소에 갇혀서 서로 끌어 안고 울고 있던 자실장들 중 몇 마리가
돌진해온 모친의 머리에 눌려 찌부러져 무참하게 압사한다.

[... 이런이런]

질렸다는 듯이 말하고는,
점원은 마대자루 입구의 끈을 조여서 가볍게 묶고는, 뒷문 쪽으로 옮겨서 실장석 전용 폐기 콘테이너 뚜껑을 연다.

오늘은 벌써 "지로씨" 일가 3조가 들어 있다.
뚜껑이 열린 걸 알아챈 실장친자가 자루 속에서 날뛰거나,
일가족 함께 불쌍한 듯한 울음소리를 내지만,
늘상 있는 일이기에게 그 위에 4번째 조를 던져 넣고,
벽에 걸려 있는 "지로씨 전용"이라고 매직으로 쓰여진 분무기로 마대자루 전체를 적시도록 뿌리고는 뚜껑을 덮는다.

실장코로리와 같은 효과가 있는 용액에 단지 설탕물을 섞은 것이다.
그대로라도 서서히 실장석을 약화시켜가지만,
설탕물의 단맛을 눈치챈 개체는 마대자루에 스며든 액체를 핥아 먹기 때문에 제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지로씨" 일가의 대접, 끝났습니다-]

[여, 수고했어]

여자점원이 가게 안에 돌아와서 손을 씻고 카운터에 돌아오자 벨이 울린다.
상품을 진열하고 있던 점장도 고개를 들고, 아르바이트생과 동시에 매뉴얼 대로 소리를 지른다.

[어서오세요-]



이것은 평소와 마찬가지인 편의점의 일상, 평소와 마찬가지인 편의점의 풍경.


============================================================================================


[점장님, "지로씨" 가 가게에 오셨습니다]

[언제나처럼 개인실로 안내해드려]

[예]

편의점 입구에 울려퍼지는 일상적인 평범한 대화.
일주일에 몇 번, 많을 때는 하루에 두 세번, 이런 회화가 반복된다.

전국 각지의 지점에서 나날이 올라오는 실장석 관련 피해나 대책의 요청으로 인하여,
본사가 업무내용에 "점포주변을 둘러보고, 점포 내의 상품 내지는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특정생물의 구제"라고 하는
한 줄을 추가한 뒤로 약 반 년이 지났다.

전국의 지점에 새로운 비품으로서 포획한 실장석 전용 폐기 콘테이너가 배치되고,
소모품으로서 몇가지 포획이나 구제를 위한 도구도 지급되었다.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점포측의 판단에 따라 필요한 인재과 계약하거나 장비를 설치하는 것도 허가되었다.

당초에는 쓸 데 없는 예산의 증가로 적자가 될거라고 생각되었지만,
그 통지가 내려온 후 1주일만에 지점으로부터의 피해보고나 고객센터의 클레임이 줄어들기 시작해
현재에는 오히려 실장석 대책이 시행되어 안심할 수 있는 편의점으로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소 문제가 있는 언동을 하는 사람과의 충돌이 있는 모양이지만, 편의점은 대체로 평온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올 무렵의, 어느 날 밤의 일.
점원의 인사로 배웅받은 손님이 문을 밀어서 열었을 때, 쓰레기통 뒤에서 실장석 한 마리가 구르듯 뛰쳐나온다.
뒤에는 자실장이 몇 마리 있고, 그 중 한 마리를 손에 들고 있다.
그 아이를 미끼로 손님으로부터 식사를 조르던가, 아이를 떠맡기려고 할 셈일 것이다.

[토시씨, 밖에 "지로씨" 와있어요]

손님은 뒤돌아보며, 낯이 익은 점장에게 말을 건다.
언제나처럼 익숙한 광경에, 손님은 스쳐지나가면서 아이를 탁아당하는 게 싫다는 듯이 잊어버리지 않고 봉투를 위로 들어올린다.

[알겠어요... 아키쨩, 부탁해]

[예, 알겠습니다. 정중하게 모시겠습니다]

카운터에서 여자말투를 쓰는 점장이 부르자, 아르바이트 여대생이 사무실 쪽으로 향한다.
그 때, 손님의 발밑에 무언가 스쳐가는 것이 보였다.

[테챠아!]

정신이 들어보니 자실장이 한 마리,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지르며 가게 안에 구르고 있다.
어찌된 일인가하고 생각해보니 손님이 절반정도 연 문 사이를 노리고, 친실장이 자실장을 던진 것이다.
이미 3 마리 정도 던진 모양인지, 한 마리는 유리문에 부딛혀서 피를 뿜으며 자빠져있고,
또 한 마리는 문의 모서리에 직격해서 이미 숨이 끊어져 있다.

요즘 들어 실장석이 빈틈을 노리고 자신의 아이를 편의점 안에 던지는 사건이 전국에서 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추운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따뜻하고 언제나 먹을 것이 있는 가게 안에 던져 넣어서 아이만이라도 겨울을 넘기게 하려는 탓인 모양이다.

이 계열의 편의점에서는 실장석이 입구에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점원에게 포획되어 개인실에 보내지기에 죽음을 각오한 행동이겠지만,
친실장에게 있어서는 아이를 가게 안에 던져 넣는 행위 자체만이 중요한 모양이다.

뉴스 프로그램에서, 아이를 위해 목숨을 거는 모친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지만,
들여 보낸 후에 자실장이 어떻게 되버리는가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 탓에,
해설자가 마지막에 "저녀석들 실장석이니까요"라고 한 마무리 멘트가 가장 적절할 것이다.

[어이쿠, 이럼 안되지]

서둘러 문을 닫으려고 하자, 재수없게 타이밍이 맞아버린 4 마리째가 문 밑에 끼어버려,
살짝 걸리는 느낌만을 손에 남기고는 신발 터는 매트에 갈려버렸다.

거의 동시에 아키가 이쪽으로 다가오자, 그걸 눈치챈 실장이 남은 자를 옆구리에 끼고, 도망쳐 간다.
평소라면 간단히 잡았을테지만, 마침 그때 들어온 손님의 차와 헤드라이트 불빛에 차단되어, 실장친자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아까비]

그 손님이 가게 안에 들여보내진 자실장을 집어서 아키에게 다가온다.
운좋게 인간에게 주워져, 길러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자실장은 입가에 손을 대고 테프프프하고 웃고 잇다.
따뜻한 잠자리에, 맛있는 먹이가 잔뜩. 여태까지의 비참한 생활이 아니라, 안락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고,
운좋게 살아남아, 인간에게 선택된 자신의 우월함에 취해있다.

[다음번엔 놓지지 않겠습니다.]

[고생이 많으네, 수고하라고... 그럼 이만]

아키가 마대자루를 열고, 자실장이 자루 속에 떨어진다.
마지막에 말한 "그럼 이만" 이란 건 누구에게 말한 것일까.
가족이 차에서 내리기 전에 잽싸게 자실장이었던 것을 마대자루에 담고, 입구의 끈을 조인다.

[어서오세요-]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밝은 인사가 가족동반 손님을 맞이한다.


-------------------------------


친실장은 잘도 인간을 따돌린 일에 웃음을 숨기지 못한다.
단순한 우연이지만, 실장은 그런 건 알지 못한다.
먹이를 구하러 다가간 동족이 차례차례 잡혀갔던 그 가게에서,
인간이 쫓아왔는데도 탈출할 수 있었다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얼른 공원에 돌아가, 동족들에게 자랑해 주마.
도망가는 자신을 보고 있던 점원의 아쉬워하는 얼굴이라니...
친실장은 그 모습을 떠올리며, 데프프프 하고 사람을 비웃는 웃음을 짓는다.
그 뒤를 2 마리밖에 남지 않은 자실장이 쫓아간다.

[테츄- (마마, 배가 고픈테츄)]

[뎃스우! (아침까지 참는데스우)]

[텟츄-! (참지 못하겠는테츄!)]

[데스우 (그럼 죽어데스우)]

친실장도 빈속이지만, 오늘밤은 기분좋게 잠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못참겠으면 뒤에서 떠들고 있는 아이를 씹으면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때, 길 뒤에서 실장친자를 바라보고 있던 부랑자가 뛰쳐나와, 그 기세를 살려서 점프해 단숨에 자실장을 밟아서 으깬다.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두 마리가 녹색 얼룩이 되자, 갑작스런 기습에 도망치지도 못한 친실장의 주둥이에
비닐봉투를 뭉쳐놓은 것을 쑤셔 넣고 마대자루에 던져 넣는다.

잠시 후에 편의점 뒷문에 노크소리가 들린다.
아키가 얼굴을 내밀자, 부랑자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꿈틀대는 마대자루를 건네준다.
배에서 거하게 소리가 울린다.

[아, 수고하십니다. 도시락말이지요]

[신세지누만, 언니쨩]

유통기간이 지난 도시락들은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점장 재량으로 공원의 들실장과 교환하도록 하고 있다.
예방책이지만, 여기서 잡히던가, 서식지에서 잡히던가의 차이밖에 없다.

잠자리용 새로운 골판지와 도시락이 든 봉투를 들고서, 부랑자는 자기 보금자리로 떠난다.
오늘밤은 기분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


이제 곧 밤 9시가 되려 하고 있다.

[아키쨩, 시간 다 됐으니까 슬슬 가도 좋아요-]

[예... 그럼 이것만 마무리짓고 가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들리는 점장의 말에, 아키가 그렇게 대답한다.
바라 보고 있는 문 쪽에는 찰싹 들러붙듯이 유리창을 찰싹찰싹 두들기는 실장석 친자가 있다.

[데에스우--웅! 데에에스우우-웅!]

[[테츄유-웅! 테츄우우-웅!]]


문을 두들기면서 친이 불쌍한 듯한 소리로 울자,
뒤따라서 좌우의 아이가 그걸 따라하듯이 문을 두둘기며, 제창하며 울어대고 있다.
가게 안에 있던 손님 몇 명이 전부 얼굴을 굳히고 있다.

[죄송합니다. 오물은 금방 처리하겠사오니, 부디 하시던 거 해주세요]

아키는 웃는 얼굴로 한번 고개를 숙이더니 휴계실에 들어가 로커에서 실장 링갈을 꺼내어, 뒷문을 나와서 앞쪽으로 간다.

[데에스우--웅! 데에에스우우-웅!]

[[테츄우-웅! 테츄우우-웅!]]

[손님, 오늘은 무슨 일이신지요?]

문들 두들겨대던 실장친자의 옆에서 무릎을 땅에 대고, 링갈을 한손에 들고 매뉴얼 대로 대응하자,
상대의 태도에 따라 노골적으로 반응을 바꾸는 실장은 건방진 태도로 울어댄다.

[데에스데스, 데에스우웅! (아이를 찾고 있는데스, 여기에 행방불명이 된 아이가 있을 터인데스우, 빨리 만나게 해주는데스우)]

[[테츄우-웅! (빨리 만나게 해주는테츄, 닌겐!)]]

[...아아, 그러시군요. 그 아이분이라면 이쪽에서 맡아두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거짓말이다.
실장의 호소가 사실인지도 알 수 없다.
모습도 울음소리도 행동도, 판박이처럼 똑같은 생물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개체차는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다.
보통 조우한 뒤 10초 이내, 길어야 30초 만에 마대자루에 넣어지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잔꾀를 배워왔는지 모르지만, 때때로 어중간한 촌극같은 연기를 해대며,
인간에게 들러붙으려고 하는 실장석이 요즘들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아마 이 친자도 그런 부류인 것이 아닐까.

그 촌극은 보통 어중간하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결말 부분을 왜곡해서는,
이런 짓을 하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듯하다고 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서 난리피운 끝에 냉장고 안에서 잊혀진 아이인데도,
밤 중에 와서 유리문을 두들기며 친자 재회를 연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얻어터지고 쫓겨나면 다행이고,
친자 한 세트로 녹색 고기조각이 되어서 쓰레기봉투 안에서 재회하는 결말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쪽으로 와주세요-]

평소와 다름없는 작업을 수행하는 아키를, 덫으로 안내되고 있다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친자가 뒤따른다.


--------------------


[데엣스우! (빨리 만나게하는데스우, 그 자는 분명히 배를 곯고 있는데스, 와타시들도 배가 고픈게 틀림없는데스우)]

[텟유 (고픈테츄)]

[테엣츄우 (달콤한 것을 잔뜩 먹게하는데츄)]

그 자리에서 잡는 것은 간단하지만, 비명을 지르면 주위에 민폐가 된다.
특히 자실장의 새된 비명은 조용한 밤에는 멀리까지도 울리는 것이다.

목적이 뻔하게 보이는 발언을 해대는 친자를,
아키는 선두에 서서 뒷마당으로 유도하여,
높이가 1 m 정도 되는 녹색 상자 앞에 서서는 상자의 뚜껑을 들어 올린다.
비품으로서 배치되어 있는 실장석 전용의 폐기 콘테이너, 통칭 "개인실"이다.

[이쪽입니다, 아이분은 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뎃수우? (이건 뭐인데스우?)]

[특별한 손님용 접대실입니다. 지금 곧 식사를 준비할테니까요]

실장석은 공통적으로 자신만이 선택되었다고 하는 어감이 있는 말에 약하다.
바보같은 인간을 속이고, 용케도 식사를 얻어먹게 된 것에 만족하여 크게 끄덕인다.
아키는 비닐장갑을 끼우고는 실장친자를 정중하게 들어 올려, 차례차례 상자에 넣는다.

[데스데스♪ (얼른 잔뜩 가져오는데스)]

[[테츄-♪ (서두르는테츄, 똥닌겐)]

[...그런데 말이지요 손님, 찾으시는 것은 이 아이분이 맞으신지요?]

아키가 손으로 그늘져 있는 구석을 가리키자, 거기에는 비틀비틀 뭔가가 걸어나와서 친실장의 다리에 들러붙는다.

[텟츄우우-웅♪ (마마-♪)]

[데에엣!]

그것은 옷을 잃어버리고 벌거벗은 자실장이었다.
친실장은 곧 혐오의 소리를 지른다. 자신의 자가 아닌 것은 냄새로 알기 때문이다.

그 나체자실장은 아이들의 험한 장난으로 옷을 빼앗겼는지,
대낮에 울면서 가게 안으로 도망쳐 들어온 것이다.
옷을 잃어 남과 다르게 되어버린 이상,
다른 실장석이 있는 바깥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게다가 고아가 된 자실장으로서는 하루도 살아남기 힘든 것이다.
거기에 나타난 친실장에게 나체자실장은 보호를 요구하며 들러붙은 것이다.

[데스웃! (저리 꺼지는데스, 추한 너따위 와타시의 아이가 아닌데스우)]

[치베엣!]

친실장은 들러붙는 자실장을 억지로 떼어내서, 바닥을 향해서 내동댕이쳤다.
부딛히고 튀어올라 몸의 구멍에서 피와 배설물을 흘리며 경련하는 나체자실장을 걷어차며 침을 뱉어주자,
자실장들도 마찬가지로 따라한다.

옷을 잃었을 뿐이지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동족을 추하다고 말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뎃스우! (이제 된데스, 오늘은 봐주는데스, 밖으로 내보내는데스우!)]

[[텟츄-! (돌아가서 자는테츄)]

[벌써 돌아가십니까 손님, 모처럼 식사를 가져왔는데]

불만스러운 말을 내뱉는 실장친자에게, 아키는 미소짓는다.

아까와 변함없이 차분하게 웃는 아키의 얼굴에 친실장은 불안을 느낀다.
언제나 공원에서 만나는 닌겐들과 다르게, 자신들을 보아도 전혀 표정이나 태도에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실장석이라도 해도, 조금은 갖추어져 있는 본능이 마음속 어디에선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데...데스우! (그런거 필요 없으니까, 빨리 여기서 꺼내는데스!)]

[그런 말 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계셔 주세요... 어차피 여기에서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할테고 말이죠]

그렇게 말하고 실장친자에게 평소에 사용하는 "지로씨 전용"이 아닌 즉효성 코로리 스프레이의 버튼을 누른다.
한모금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졸도한다.
몸이 큰 만큼 내성이 있는 친실장이지만, 그래 봐야 시간의 문제다.
그 약 성분에 눈깜짝할 사이에 타버린 목을 긁어대며, 뒤로 나뒹굴며 뒤집어진 친실장이 마지막에 본 것은
역시 아까와 다름없지만, 그래도 뭔가 종류가 다른 미소를 띄운 아키의 하얀 얼굴.

[...바이바-이...]

아키의 어렴풋한 미소와 함께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콘테이너 안에 떨어지고는,
콰당하며 닫힌다.


---------------------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토시유키씨]

아키가 귀가준비를 마치고, 저녁밥으로 받은 신제품 도시락을 들고 휴게실에서 나오자
다음번 담당 아르바이트가 나타난다.

[늦었잖니 토시꼬맹이, 벌써 5분이나 지각했어]

[그럼 출퇴근카드 만들어서 제대로 급료나 주라고 아버지]

[뭔 소리하는 거니, 생활비도 내지 않는 무직 동정 히키코모리에 놈팽이니까 하다못해 집안에 도움이 되는 게 당연하지 않니]

[꼭 한마디 쓸 데 없는 소리를 더 해대지 호모자식! 그러니까 어머니한테 별거 당하는 거라고]

마주치자마자 부자끼리 싸우기 시작하는 두 사람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아키는 출퇴근카드를 넣고서 돌아선다.
문득 본 문 건너편의 어둠 속에서, 녹색 덩어리가 간간히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저... 점장, "지로씨"입니다]

[어머 토시꼬맹이. 일이다 일, "지로씨"를 상대해 주렴]

[20 넘어서도 토시꼬맹이라고 하지마!]

가게를 뛰쳐나간 토시유키는 들실장의 뒤통수를 잡아채서, 아스팔트 위에 내동댕이치고
몇 m 질질 끌면서 녹색 라인을 남긴 채 뒷문 쪽으로 들고 간다.
순식간에 얼굴 절반정도가 갈려나가서야 비명이고 뭐고 지를 새도 없었던 모양이다.

[[[텟, 테히이이! 테에에에에-엥!]]]

토시유키는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쓰레기통 뒤에는 손님이 떨어뜨린 오뎅에서 무를 갉아먹고 있던 자실장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마리가 끌려간 모친의 최후를 목격하고서는,
이 세상이 끝난 것처럼 찡찡 울어댄다.

당황해서 점장이 뛰쳐나와, 함께 뭉쳐서 울던 자실장을 잡아 곧장 목을 180도 비틀어서 차례차례 조용하게 만든다.

[모처럼 아키쨩이 조용히 정리해 주었는데 소용없게 되었잖니, 저 바보]

[아하하, 어쩔수 없죠... 그럼 이만, 수고하셨습니다-]

[응, 수고-! 내일도 잘 부탁해-]

점장의 작별인사와 동시에, 마지막 남은 자실장의 목이 뽀각하고 소리를 내며 몸 뒤쪽을 바라본다.
밤은 다시 정적을 되찾았다.


===================================================================================


시계바늘은 현재 오후 7시를 지나고 있다.
저녁때 퇴근 러쉬 아워의 혼란이 지나간 직후의, 가게에 들르는 손님이 줄어드는 공백 시간대이다.

[어서옵셔-]

손님이 들어오는 벨소리에 반응하여, 카운터에 있던 토시유키가 인사한다.
저런 말투로 말하면 왠지 익숙한 직원이 하는 인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실제는 단지 말투가 늘어진 것 뿐이다.

방금 들어온 손님은 검은색 학생용 가죽가방을 맨 남자 중학생이다.
문을 밀어서 열고는, 오른쪽으로 돌아서 잡지 코너에 발을 멈추고, 만화잡지 코너에 서서 읽을 잡지를 고르고 있다.
대개 손님들은 그 후에, 가게 안의 통로를 한바퀴 빙 돌아서 상품을 고르고, 카운터로 향한다.
편의점 안의 진열위치는 그 때문에 효율 좋게 배치가 되어 있는 것이다.

[...]

그 중학생이 가게에 들어왔을 때부터 토시유키의 시선은 그 가방을 향하고 있다.
이유는 좀도둑을 경계해서가 아니다.
그 가방 옆에 붙어 있는 기묘한 녹색의 키홀더를 눈치챘기 때문이다.
가방의 그 부분은 보통 키홀더를 다는 장소라고는 말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키홀더라고 하기에는 꽤 큰데다가,
실장석을 본 뜬 모양을 하고 있고, 매달려 있다라기보다는 가방에 들러붙어 있는 모양이었다.

드디어 책을 골랐는지, 중학생은 가방을 바닥에 놓았다.
그러자 그 충격으로 그 키홀더가 가방에서 떨어져, 데굴하고 바닥을 구흔다.

[테츄!]

울었다.
살짝이지만 소리를 죽인 목소리로, 토시유키는 그 정체를 확신하고서 카운터에서 나온다.
그 사이에도 키홀더... 아니, 가방에 달라붙어서 가게 안에 침입한 자실장은 부랴부랴 진열대 하단에 숨어들어간다.

[손님, 손님]

[...예?]

서둘러 말을 걸어 중학생이 고개를 들자, 한 손을 들며 생글거리는 웃음을 띄운 토시유키의 얼굴이 보인다.
최근에 간신히 할 수 있게 된 영업용 스마일이다.

[손님, 실장이라고 하는 생물은 좋아하시나요?]

[예? 아니, 별로...]

[그러면, 댁에서 실장석을 기르던가, 가족에게는 비밀로 키우던가 하시는 건?]

[키우지 않지만.... 뭡니까 이건]

[아니요 별로, 그냥 앙케이트입니다... 아, 이건 앙케이트 답례입니다.]

토시유키는 준비해둔 듯이 신제품 시식용 껌을 꺼낸다.
갑작스런 질문에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지은 채로, 중학생은 [아, 예 감사합니다]하고 그걸 받는다.

이걸로 저 자실장은 손님이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은 확정되었다.
보기에 목걸이도 없었지만, 사육실장을 해치우면 변상이다 뭐다 귀찮고,
무엇보다 이 계열의 편의점의 발목을 잡고 싶어하는 녀석들에게 구실을 만들어 주기에 곤란해진다.

[그리고, 이제부터 가게 안이 조금 소란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뭐 신경쓰시지 말고 계셔 주세요.
 금방 끝낼테니까]

한 손을 들어보이고 토시유키가 그 자리를 떠나, 청소리를 꺼내어 청소를 시작하자
중학생은 이상한 점원도 있구나 하고서는, 다시 잡지를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고작 청소를 시작하는데 손님에게 보고하다니... 신경질적인 성격인가?)

그런 질문은 연재만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사이에 금방 잊혀졌다.



토시유키가 청소를 시작하고, 진열대 주위가 조용해지자 자실장은 얼굴을 내밀고 주위를 둘러본다.
기계 소리는 진열대로부터 한참 뒤쪽에서 들리고 있고,
앞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닌겐은 무언가에 열중하느라 이쪽은 눈치채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여기에는 맛있는 먹을 것이 잔뜩 있으니까, 아무거나 좋으니 그걸 가지고 밖에 나오는데스우)


자실장은 모친에게 들은 대로, 손 근처에 있던 사각형 팩키지를 하나,
통로로 밀어내고 그걸 양손으로 밀면서 입구 쪽으로 향한다.

요즘엔 날씨가 추워져서 공원에 방문해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도 줄어들고,
그에 따라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잔반도 줄어들었다.
공원안에서 먹이를 뿌리는 집단도, 실장석의 번식을 우려하는 행정기관의 압력으로
그 횟수를 일단 절반 정도까지 줄였기 때문에 안전하게 먹이를 얻을 장소는 한정되어져 버렸다.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나 잡초만 먹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먹을 터인 맛있어 보이는 음식의 맛을 예상하자 힘이 들어가 버린다.

(뭐야, 이 소리는?)

스륵스륵 가벼운 것이 끌리는 소리가 중학생을 다시 현실로 돌려 놓는다.
잡지에서 얼굴을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니,
자실장이 바닥에 떨어진 생리용품 팩키지를 밀면서 입구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좀 전의 점원을 부르려고 돌아보니 청소기는 전원이 들어간 채로 방치되어 있고 본인은 거기에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카운터 앞으로 이동한 점원이 입에 손을 대고서 [조용히] 라는 제스쳐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저 자실장을 잡으려 잠복하고 있는 것 같기에 자신도 지켜보기로 했다.

드디어, 슥슥하는 소리와 함께 입구 앞에 도착했다.
자실장은 생리용품을 미는 것을 중단하고, 이번에는 입구의 문에 달라붙어 그것을 밀어서 열려고 힘주기 시작한다.
그래봐야 힘없는 실장의 힘, 게다가 더더욱 힘이 없는 자실장에게 그것은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밀고 있는 부분은 문의 손잡이 쪽이 아니라 경첩부분이다.

[응, 안됐네-]

갑자기 주위를 덮은 그림자에 자실장이 돌아보니,
시야에 가득찬 노란색을 띈 부슬부슬한 것...
바닥청소용 마포걸레가 위에서 덮쳐서 자실장을 바닥에 쓰러뜨린다.

[테에에에-ㅅ!]

마포걸레에 확실히 눌려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버둥대고, 날뛰는 자실장의 모습을 중학생이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죄송함다, 소란피우면 어디론가 숨어버려서 번거로워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진짜로 있네요, 처음 봤습니다.]

[간간히 있슴다, "숨어드는" 게... 아아, 돌아가시나요?]

토시유키는 마포걸레를 끌며 문으로부터 물러나자, 바닥에 문질러진 자실장이 [치베베베]하고 형편없는 비명을 지른다.

[아, 예... 그리고, 괜찮으시면 이거 진열대에 돌려놓을까요]

[그 생리대? 아뇨, 감사합니다만, 들실장이 만진 상품은 폐기하는 게 규칙이라서요, 괜찮습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껌 잘 받았습니다... 그러면]

[감사합니다- 또 오십셔]

그리고 귀가길에 오른 중학생을 배웅하고서, 토시유키는 이 조그만 좀도둑과 그 배후에 있을 터인 가족의 처리에 머리를 굴린다.



[잠깐 토시꼬맹이, 뭐야 이 폐기품 전표는?]

["숨어든" 실장이 훔쳐간 거라, 규칙에 따라 버린 건데 왜?]

다음날, 점장이 교대하러 나오자마자 한 소리에, 토시유키는 멋질 정도의 국어책 읽기로 받아쳤다.

[어째서 실장이 그런 뻘짓을 하는거람!? 그 녀석들 생리따위 안하잖니!]

[그런 거 나한테 묻지마!]

[정말로... 그럴 때는 버리지 말고 네가 쓰렴, 아깝게]

남자인 내가 어디에 쓰라고... 라는 딴쭉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뒷문으로 돌아간다.
어제 장치해 둔 실험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폐기 콘테이너 옆에 둔 "실험 중, 버리지 말것"하고 매직으로 크게 써 둔 골판지에 붙여둔 박스테이프를 벗기자,
그 안에는 커피캔 정도의 크기를 한 하얀 덩어리가 4 개.

[여어 여러분, 일어날 시간이란다-]

골판지 상자를 들고서 흔들어 안에 있는 덩어리를 굴려봤지만, 반응은 없다.
모습은 다르지만, 이것은 좀도둑 자실장과 그 자매들이다.

토시유키가 폐기품이 될 예정이었던 생리용품의 설명에 흥미를 갖고,
그 홍보내용, 설명서가 진짜인지 확인하는 실험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친실장 쪽은 폐기 콘테이너 안에 꽉 차지 않은 마대자루가 있길래 거기에 쳐박아 놓았기에,
회수차의 순회시간을 고려하면 지금쯤은 처리시설에서 산산조각이 나지 않았을까?

문 앞에서 예의바르게 기다리고 있던 친자를 언제나처럼 포획한 후,
벌거벗겨져서 착각하고 있는 자실장의 프라이드와 손발을 깊게 상처입힌 뒤,
전후좌우에 생리대를 정성들여 감아서 스카치테이프를 상중하로 붙여서 고정시켰다. 그런 게 4 개.

큼직한 사이즈, 삼중구조의 주름이 빈틈없이 둘러싸고, 옆의 날개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에 양이 많은 날도 안심...
이라고 한다.
게다나 내부의 흡수 폴리머는 무게의 2 백배까지 수분을 흡수하여, 표면에 내보내지 않는다는 광고문구도 있었다.

그런 것에 온몸이 물 샐 틈 없이 덮여서 하룻밤 방치되면 자실장들은 어떻게 되어 있을 것인가?

[자 벗겨볼까나-]

토시유키는 그 하얀 덩어리를 하나 들어올려서,
튼튼하게 고정된 스카치테이프를 떼어 내고
주위를 덮고 있는 생리대를 바나나 껍질을 벗기듯 한 장 한 장 반대로 돌돌 벗겨 간다.


[.........테치-.........]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연약하고 희미한 소리로 자실장이었던 것이 울었다.
거기에는 아무리 토시유키라도 놀라는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둥그렇게 탄력있던 체형은 이미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굳이 예를 들자면, 살색을 한 인형 모양 곶감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마치 한약을 취급하는 가게에 진열되어도 손색이 없을 모습이다.

손발의 상처에서뿐 아니라,
눈코입, 모공이나 총배설구 신체에 있는 갖가지 구멍에서 배설되는 체액이나 수분은
전부 바닥까지 생리대에 흡수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흡수된 수분을 흡수 폴리머가 착실히 수용하여 한방울도 자실장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생리대 안쪽에 적색과 녹색으로 변색된 부분이 그 무엇보다의 증거다.

어느 정도로 무게가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서 폐기 콘테이너를 여니
앞 시간의 아르바이트생이 잡아 놓았는지 자실장이 한 마리 무릎을 끌어 안고 울고 있다.
손을 뻗자 기쁜 듯이 비벼대는 것을 잡아 올려 건어물이 된 자실장과 좌우 손에 올려 놓고 비교하니,
극단적으로 말하면 마치 아무 것도 안 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무게가 차이났다.

[대단해, 대단해, 양이 많은 날도 안심이라는 광고는 거짓말이 아니었네]

토시유키는 팩키지에 쓰여 있는 설명서 대로의 내용에 감탄한다.

콘테이너 안에 있던 자실장은 이제 일이 없으니 콘테이너 안에 돌려 놓고,
놀라는 소리가 섞인 울음소리를 컨테이너 뚜껑으로 확실히 덮은 다음에
다른 덩어리 3 개도 개봉해 본다.
이것또한 처음 것과 마찬가지로 안의 자실장들은 인형 곶감이 되어 있다.


[.........테후-.........]
[.........테테-.........]
[.........테히-.........]

생리대가 벗겨지자 피부에 닿는 바깥공기에 포함된 엹은 수분을 느꼈는지
그대로 부스러질 정도로 말라있던 주름투성이 혀를 움직여서 희미한 소리로 운다.
이런 상태로 말라 비틀어져서 아직도 희미한 울음소리를 내며 몸을 떨며 움직이려하는
실장석의 생명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이 무서워진다.

[좋아 좋아, 전원 활기 만빵이구나. 그러면 다음 실험을 해 볼까, 응?]

부친에게 혼나기 전에 끝내기 위해, 토시유키는 집에서 가져온 큼지막한 사각 락앤락통을 골판지 상자 안에 놓았다.



[감사합니다-]

도시락에 비닐 여러장 거기에 안주를 몇 갠가 산 트럭운전수가 가게에서 나간다.
음주운전이 될 게 뻔하지만 [운전중엔 마시지 않을 거라고 믿고 팔았다] 라고 하는 핑게에 그런저런 현실은 무시되기 마련이다.

현재, 심야 1시 반이다.
오늘밤은 "지로씨" 의 방문도 없고, 폐기처분 도시락을 받으러 오는 부랑자 아저씨들도 없다.
새로운 잡지의 발매일도 아니고, 재미있는 심야 프로그램도 없다고 하는 지독하게 평온하고 심심한 밤이었다.
교대까지 앞으로 30분, 토시유키는 손님 앞에서 하품을 참느라 열심이었다.

[... 슬슬 됐을래나]

가게 안에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뒷문을 열고, 폐기 콘테이너 위의 골판지를 연다.
한가운데 두었던 락앤락통 안에 전신을 물에 적셔둔 나체자실장 4 마리가 몸을 맞대고 떨고 있다.
토시유키에게 매달리려 4 마리 함께 꺼질 듯한 떨리는 목소리로 울며 동정을 이끌어 내려고 힘없이 손을 내민다.

[...테츄-...테츄-...]

[우왁... 진짜 대단해,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너희들]

어떻게 된 생명력인 건가.

토시유키는 락앤락통에 물을 담아서 편의점 커피용 과립 설탕을 10 봉 정도 타서 섞은 뒤,
거기에 건어물 자실장을 담가 두었다.
단지 그것뿐인데도 생물로서 생명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말라 비틀어진 자실장은
수분을 흡수하여 5 시간 후에는 원래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해 보인 것이다.

젖은 피부를 밤바람이 스쳐가자 거부할 틈 없이 체온을 빼앗겨간다.
이빨을 따닥따닥 울리면서, 떨고 있는 자실장들이 아까전까지만 해도 인형곶감같은 꼬락서니였었다고 누가 믿을 것인가.

[어째선지 여기 춥네... 너희들, 자려면 따뜻한 이불이라도 있는게 좋겠지?]

[[[텟츄-♪]]]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자실장들은 아까까지의 토시유키의 처사는 금방 잊고서 순진하게 뛰어오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니, 잊어버렸다라기보다는 기억하지 못하는 걸지도 몰랐다.

골판지 박스 채로 사무실에 들고 온 토시유키는 자실장을 한마리씩 마른 걸레로 깨끗하게 닦은 뒤
준비해둔 봉투 모양의 "이불"이란 것에 자실장을 다리부터 넣어 주었다.
자실장에게 딱 맞는 사이즈로 후끈후끈 따뜻하고, 감촉도 매끄러워서 기분이 좋다.
얼굴만 나오기에 이것은 침낭이라고 해야 할래나.

[테츄테츄]

[테츄우-]

[텟츄-]

자실장들은 서로를 둘러보며, 웃어대고, 굴러대고 있다.
실장석은 모친의 태내에서 손도 발도 없는 구더기실장이라는 형태로 발생한 뒤 그것이 성장해서 자실장으로서 태어난다.
지금 자실장들의 모습은 마침 그것과 같은 것이다, 혹시나 기억에조차 없는 태어나기 전의 일을 떠올린 것일까

[자자, 얼른 자라]

[[[[테츄우]]]]

잘 모르겠지만, 상냥한 이 사람은 분명히 이제부터 자신들을 키워줄 게 틀림없어.
그렇다면 내일 아침에는 맛있는 먹이를 잔뜩 받을래나?
이제부터의 기대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불 같이, 따뜻하게 펼처지는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토시유키의 말과 난방이 틀어진 실내의 따뜻함에, 4 개 늘어선 자실장들은 5분도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져 간다.



(... 이제 슬슬 됐을래나)

유선방송의 노래가 바뀌기에 시계를 보니 벌써 5분 정도 지나 있다.
조용히 잠자는 숨소리가 들리는 골판지 상자 위로 몇번 손을 흔들어 숨소리에 변화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나서
토시유키는 최후의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적당한 길이로 자른 스카치테이프를 몇갠가 손에 붙이고서
자실장을 깨우지 않도록 살짝 들어올려서
"이불"의 얼굴이 나와 있는 쪽 부분을 좌우에서 끝을 잡고 접어서 테이프로 조심스럽게 감아서 고정시킨다.
이걸로 자실장들은 전신을 빈틈없이 둘러싸인 모양이 되었다.

[잘됐네... 목숨걸고 훔칠 정도로 원한 것에 이틀밤 연속으로 둘러싸여 잠들다니.
 분명히 좋은 꿈을 꾸게 될 거다]

저 "이불"은 토시유키가 손님이 안올 때에, 커피캔을 심지로 삼아 생리대를 붙여서 만든 것으로
어제 자실장을 감싸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다.
게다가 이번 것은 잠잘 때 착용하는 강력한 흡수력을 가진 종류를 골라두었다.
이번에는 손발에 상처를 내지 않았지만, 내일 다시 개봉했을 때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다시 골판지 상자를 박스테이프로 감아서
"실험중, 버리지 말것"이라는 글자가 잘 보이도록 해두고 폐기 콘테이너의 옆에 살짝 놓아 둔다.


[안녕하세-요, 심야 담당 교대하러 왔습니다.]

[오- 기다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대 아르바이트 생이 왔다.
금방 인계하고서 옷을 갈아 입고 2,3 개 쌓인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 중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것을 골라 가기로 했다.

[그러면 부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뒷문을 나온 토시유키의 발밑에 골판지가 비벼지는 바스락바스락하는 소리가 난다.
운 나쁘게도 벌써 누군가 눈치챈 모양이다.
이 소리에 얼마 안 있어 전원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아침까지 새근새근 자고 있었으면 혹시나 알아채지 못한 채 편해졌을지도 몰랐을텐데...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내일 밤에는 꺼내줄 테니까]

[잘자라] 하고 상자를 한번 두들긴 뒤, 토시유키는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가는 길을 서두른다.
내일이 기대되다니 그야말로 오랜만이다, 오늘밤은 잠들지 못할지도 모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