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하던 그때를 떠올리며

 

내가 일하는곳에 작년에 한마리의 독라자실장이 등장했어 ..
나야 맨날 카운터에 앉아있으니 문앞에서 기웃기웃 거리는 쭉마른 녀석에게 심심풀이로 맛있는것을 던져준것이 화근이었지 

뭐 독라 자실장이 갈수있는곳이 또 어디에 있겠어 ...
어딜가도 환영받지못하니 그나마 빵한쪼가리라도 던져준 내게 호감을 갖고 이것이 마지막기회다 싶어서 떠나질 못하는것이겠지 

자동문 이었기때문에 이작은 독라녀석을 인식하지못해 멍하니 유리문에서 주둥이를 댄채 입김을 호호불어가며 나에게 시선을 떼지못하는 녀석은 

또다시 빵한쪼가리가 던져지지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로 그자리에 계쏙 머물렀어 
놈의 부담스러운 눈빛을 마주하지않기위해 컴퓨터만 바라보며 여기 전두협 까페에나 집중하려하지만 
나와 계속해서 눈이 마주치는 그녀석은 혹시라도 자기를 바라봐주지않을까 기대하는 눈빛으로 나만 바라보고있더라...

혹시라도 회원님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스르르륵 열리는 자동문에 급히도 뛰어들어와 차가운 대리석바닥에 비추는 자신의 모습이 신기한듯 

[테에! 테에에에!!]

하며 놀라워하는데 혹시라도 회원들이 보고 짜증낼까 급히 뛰어가 빗자루 끝으로 녀석이 다치지않게 조심히 톡톡 치며 밖으로 쫒아내면 이내 분통이 터진듯 바닥에 다리쭉펴고 앉아서 

[테칫! 테치이잇!테치이있!]

하며 울며 분통을 터트렸어 

뭐 저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봤자 지손해지 뭐 ...

어느날 청소를하고있는데 정수기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고 그래서 정수기 뒤를 몰래 바라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독라놈이 그뒤에서 나오는 정수기의 뜨거운 열기에 몸을 녹이며 해벌레 하는모습을 보고 

"이놈의 새끼 언제들어왔어!"

하고 소리치자 펄쩍 뛴녀석이 놀라 울며 나를 바라보곤 

[테...테에엥..테치테치...테체...]

하며 양팔을 벌리고 극구 저항을 하더라 ..
아무래도 빵쪼가리를 던져준 나에대한 일말의 희망을 안고 안전한 이곳에 숨어들어 목숨을 유지하려는 속셈이겠지..

나는 어쨋든 불쌍하긴하지만 이곳에 둘수없어 빗자루 끝으로 정수기 뒤에있는 녀석을 톡톡 쳐내어 밖으로 꺼내려하자 
울며 두손을 싹싹비는 녀석이 

[테..테치이잉 테치이이잉... 테에에엥..테에에엥..]

하며 나에게 목숨을 구걸하듯 빗자루 끝을 마구 쳐내며 저항하더라...
뭐 미안하지만 나도 남의집에서 일하는 처지에 녀석까지 맘약해져서 데리고있긴 좀뭐하니까 어쩔수없이 녀석을 정수기 밖으로 
툭툭밀어서 꺼냈어 

거의 정수기 밖으로 밀려나갈때쯤 미친듯이 발광하는 자실장의 울음소리와 발광하는 녀석ㄷ의몸짓에 먼지가 피어오를떄쯤에 
갑자기 샤샤샥 하며 무언가 내발밑으로 지나가는거야 

놀래서 펄쩍뛴나는 스윽하고 뒤돌아보니 한마리의 바퀴벌레가 지나간거였어 ...

부끄럽지만난 벌레가 무섭거든... 자실장을 밀쳐내는것을 포기하고 내발밑에서 돌아다니는 바퀴벌레를 피하기위해 몸을 비키자 
그모습을 바라보던 자실장이 놀란듯 후다닥 정수기 뒷길을 지나 나를 지긋이 쳐다보더니 이내 바퀴벌레를 한번스윽보고는 
그대로 정수기 아래로 사라져버렸어..

퀭한 눈으로 카운터에 앉아있었는데 몇십분후에 카운터옆으로 무슨소리가 들리더라 

[테치테치...]

기운과 자신이없이 들리는 그목소리에 퀭한눈으로 바라보니 그독라녀석이 고게를 내린채로 눈을 치켜들어 나를 경계하며 바라보는거였어 

"너랑 상대할 기분아냐...저리가"

라는 말에 머리를 천천히 가로저은녀석이 자신의 엉덩이뒤에서 들어 보인것은 아까그 나를 무섭게만들었던 바퀴벌레...
머리가 씹혀 죽어있는 그것을 높히 쳐들은 녀석은 

[테치테치이이!!]

하며 자신있게 바퀴벌레를 나에게 자랑했어 ..

마치 내가 나쁜 바퀴벌레를 혼내준테치! 하며 소리지르는 것만 같았지 

"네가 잡은거야?"

라고물어보니까 연신 신이나 머리를 끄덕이더라...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벌레놈이 다시등장하면 미칠것만 같았지만 그느릿한 속도로 바퀴벌래를 잡아온 녀석이 기특하기도했고 고마워 나는 남은 빵쪼가리 하나를 더던져주며 

"더많은 벌레들을 잡아오면 여기서 지낼수있게해줄께" 

라고 말하자 
기합잔득 들은 몸짓으로 초롱초롱히빛나는 두눈을 한채 고게를 끄덕인녀석은 내가 던져준 빵을 맛있게 받아먹고선 어디론가 후다다닥 달려갔어 

참 골때리지 ... 

결국 나는 이사님의 허락을 받고 녀석이 성체가 될떄까지 카운터 아래작은 공간에서 녀석이 쉴수있게 자리를 마련해주고 
녀석은 더욱성장해 독립할수있을때까지 내가일하는 이곳에서 벌레와 내가 청소가 미미해 찾지못한 먼지를 찾아내 버려주며 
서로 공생하듯 살아갔지 

식사야 뭐 내가 먹는거 조금 떼어주면 되는정도 ? 

지금은 어떻게되었을까 
몇달전 성체가 되어 더이상 이곳에서 지낼수도 없게된녀석은 이제 들에서도 당당히 살아갈수있었기때문에 
가까운 실장석이 적은 공원에 풀어주었어 

조금 멀리떨어진 곳이었기때문에 만나러 갈순없었지만 
나름 잔머리가 있는놈이니까 알아서 잘살고있겟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