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붉게 물들고, 마을 방송이 흘러나오니 한마리의 실장석이 허겁지겁 둥지에서 기어나왔다.
많은 실장석은 이미 잠에 들어있다.
요새 식량사정이 안 좋아진 탓인지 아침 일찍, 아직 어두울 때에 일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건강한 것은 자실장이나 엄지실장들로, 노는 것이 모자라다고 테치레치 울어 제끼지만, 친실장에게 안기면 순식간에 꿈나라행이다.
하지만, 이 실장석은 수시로 눈깜박임을 반복하면서 잠과 싸우면서도 공원의 산책길에 접해있는 풀숲 안에 숨어있다.
『오, 온데스우!』
실장석의 커다랗게 뜨인 눈에 비춰진 것은 수트 차림의 남자였다.
갑작스럽게 실장석은 잔디에 납작 엎드린 채로 고간에 손을 뻗고는 총배설구를 만지기 시작한다.
『뎃스응! 주인님, 그 이상은 안되는 데스~!』
남자가 걸어서 사라져도 실장석이 달할 때까지 행위는 계속되었다.
질척하게 젖은 속옷을 한손에 들고, 둥지에 돌아가는 실장석은 황홀한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주인님…』
이 실장석, 인간 남자에게 반해있었다.
계기는 마라실장에게 쫓기고 있을 때였다.
필사적으로 도망가고 있으니 등 뒤에서『데히이!』하고 비참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돌아본 곳에는 남자가 마라실장을 걷어차고 있었다.
『구해준 데스우…』
그 순간 실장석은 이 닝겐에게 키워지는 거라고 결정해버렸다.
하지만 현실은, 갑자기 풀숲에서 나타난 마라실장을 피하지 못하고 다리에 부딪친 것일 뿐.
그러므로 남자 쪽에서는 이 실장석에게 아무런 감정을 품고 있지 않다.
착각이라는 것을 모르는 실장석은 가능한 한 몸을 깔끔하게 하고, 세탁도 꼬박꼬박 하고, 그리고 매일 자위에 빠진다.
남자는 퇴근길에 공원을 지나기 때문에 물론 보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만큼 점점 더 실장석의 연심이 커지는 결과가 되었다.
어느 날, 마음을 먹고 실장석은 남자에게 들이대기로 했다.
어차피 아무리 기다려도 남자가 맞이하러 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대는 적극적인 여자 데스우~!』
그렇게 생각한 실장석은 그 주변의 꽃을 집어 두건에 꽂은 최고의 치장을 하고 남자의 앞에 나타났다.
「으왓, 놀래라」
『주인님~, 너무 꽃다운 처녀를 기다리게 하는 건 안되는 데스우』
꿀렁꿀렁 하고 아양스러운 작태를 부리면서 말을 하는 실장석이었지만, 남자에게는 데스데스 라고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것 참…휴대폰은 집에 두고왔는데」
『어떻게 된 데스ㅡ? 빨리 안아올려서 데려가는 데스!!』
양 손을 들어 호소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뭐라고 하는 거지? 먹이이려나? 아무것도 없단다ㅡ 미안해ㅡ」
『틀린 데스! 와타시는 주인님이 찾고 있던 아내인 데ㅡ스!!』
이때다 하고 속옷을 내리고, 다리를 벌려 어필한다.
「엣, 발정한건가. …마침 잘 됐네」
남자는 순간 주저하지만, 데스데스 하고 신음하는 실장석의 두건을 집고서 짐처럼 실어나른다.
『데!? 성공한 데스! 이걸로 와타시도 행복해지는 뎃스~』
집에 도착한 남자는 손에 든 실장석을 바닥의 수조에 패대기쳤다.
『데힛!? 좀 더 상냥하게 대하라는 데스!! 아니면 격렬한 것이 취향인 데스~?』
입가에 손을 대고, 가능한 한 달콤한 목소리를 내는 실장석의 말에 대답한 것은 남자가 아니었다.
『물론데스! 이제야 온 데스우! 격렬하게 하는 뎃승!』
수조에는 선객이 있었다. 마라실장이다.
「요 전에 상처를 입혀서 보호하고 있던 마라실장이 성욕처리를 하고 싶다고 부탁해와서 말이지. 발정기의 암컷이 있어서 마침 잘됐어」
감사한다는 등의 인사를 하는 남자의 말을 멍 한 표정으로 실장석은 듣고 있었다.
『트, 틀린데스! 와타시는 쥬이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데에스! 오랜만이라서 끓어오르는 데스! 흥분되는 데ㅡ스!!』
이틀 후, 메마른 마라실장과 범해지면서 손발을 먹힌 실장석은 함께 쓰레기장으로 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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