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이야."
사촌인 토시 군에게 이끌려 나는 해변 길을 걷고 있다. 이전에 방문한 것은 벌써 거의 십년 전 일이지만, 이 근처의 풍경은 시간이 멈춘 것 마냥 그대로다. 분위기가 그렇다는 거다.
지방출장길에 인근 친척집을 찾은 나는 백부의 권유도 있고 해서 주말을 이용해 오랜만의 휴가를 취하기로 했다.
어제는 술자리가 있었다. 해안 도시인 만큼 생선 요리가 많은 중에,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건실장포의 한 종류인 "실장납작포" 였다. 새끼실장이 사지를 큰 댓자로 뻗힌 형태로 평평하게 되어 건조된 모습은 확실히 이상했지만 주위의 채근에 한조각을 잘게 뜯어서 조심조심 먹었더니 그 징그러운 외모와는 달리 아주 맛이 있었다. 별로 세상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예전부터 포 만들기의 기술과 강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맛을 낸 이 마을의 숨은 명산품이란다.
그게 마음에 든 내가 선물로 사가려고 백부께 여쭤보니 이 근처에 이 건실장포를 만드는 곳이 있다 해서, 토시 군에게 안내를 받기로 한 것이다.
이윽고 골목은 어느 낡은 집 마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시 군은 그대로 뜰을 지나 뒤쪽에 있는 작업장인듯한 단층집의 오래된 유리 문을 연다.
"할머니, 계쇼?"
그 소리에 안쪽에서 사람 좋아 보이는 노부부가 얼굴을 내민다.
"그래, 또 놀러 왔어? ..그래서 이쪽의 젊은이는?"
"후타바라고 합니다. 이 친구 사촌입니다."
"아...혹시 리에 씨의 아들? 많이 컸네.."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할머니는 여름철이 되면 바닷가에서 구운 오징어나 옥수수를 팔고 있다고. 어린 시절, 여름이 되면 가족끼리 놀러 온 나는 어머니에게 이끌려 할머니의 가게에 와서 오징어나 주스를 사 먹었단다. 나에게는 전혀 기억이 없지만.
"그래서..오늘은 실장납작포를 원한다고 해서 데리고 왔네요."
"응, 손님을 데리고 온거야?"
값을 물으니 20마리들이 한 상자에 4천엔. 어협의 통판보다 천엔 정도 싼 것이란다. 나는 곧 1만엔짜리를 꺼내 두 상자와 10마리 들이 한 상자를 구입했다.
"저, 그리고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만..."
"뭐여?"
"괜찮으시면 실장납작포 만드는 걸 봤으면 하는데요...."
나는 어젯밤부터 생각했던 일을 얘기해 봤다. 지금까지 실장요리를 여럿 먹었지만, 건실장포라는 것은 처음인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실장석을 어떻게 건포로 하는지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말에 할머니가 정색한다.
"젊은이, 내가 물질 은퇴한 후 10년 동안 이 일을 하는데, 보여 달라고한 건 우리 아이들 외에는 젊은이가 처음이야."
분명 무슨 비법이 있는 걸까? 외부인에게는 보이지는 못할 비전 소스나
그런 것이?
"...아, 역시 안 될까요?"
"아니, 상관 없어. 숨길 일은 하지 않아."
선뜻 나온 허락에 나는 내심 조금 실망했다.
"사실 이제 막 시작했거든. 천천히 둘러보고 가요."
"잘 부탁 드립니다."
할머니의 말씀에 나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텟츄, 텟츄-♪"""
"이놈들 시끄럽네!"
"정말. 인간의 얼굴을 보자마자 난리네."
밝은 곳으로 나온 기쁨 때문인지, 우리에게 교태를 파는 울음 소리가 시끄럽다. 별채의 창고에서, 칸칸이 상자에 갇힌 새끼실장들을 토시 군과 둘이서 보고 있다. 건실장포 만들기를 가만히 보고만 있다는 것은 어색해서 나도 돕기로 했다.
캄캄한 실내에 불을 키자마자, 선반에 놓인 상자들에서 일제히 "테츄-테츄-"가 시작되는 데는 질렸다. 들은 대로 3일전의 날짜가 분필로 적힌 상자를 꺼내고 불을 끄자마자, 이번에는 선반에 남겨진 새끼실장들의 곧 죽을 듯한 절규의 대합창이 시작된다. 우리 둘은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왔다.
이 새끼실장들은 어협이 시장에서 나오는 물고기나 해조류를 주고 키운 양식 실장이란다. 매일 발생하는 물고기의 내장과 상한 상품들을 낭비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방법으로, 그 먹이 때문에 살이 생선 맛에 가까워진다고. "산실장" 에 맞서 "해실장"으로 판매 중 이란다.
"이봐, 왜 이놈들은 이런 꼴로 상자에 갇히는 거야?"
상자의 새끼실장들은 다 독라에다, 목에 상자와 비슷한 폭의 칼이 채워져 그 좁은 공간에 머리 끝까지 쭉 세우고 있다. 이때문에 웅크리지도, 손을 위에 올지도 못하는 것 같다.
"똥을 빼서 맛있게 하려고 그런다네...그리고 그 사이에 배가 고파진 놈들이 자기 손발을 먹어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고."
과연 사전조치는 다른 실장 요리와 대체로 같구나. 좁은 장소에 처박아 운신을 제한하거나 깜깜한 방에서 며칠 두고 똥빼기를 한다는 것은 실장석에 스트레스를 줘서 고기를 맛있게 하는 의미겠지.
새끼실장이 든 상자를 작업장에 가지고 가니, 곧 두 사람이 새끼실장을 상자에서 꺼낸다. 목에 찬 칼을 빼고 물을 부은 함지박에 던져 넣어 때와 똥으로 얼룩진 새끼실장의 몸을 닦는다.
"자, 모두 깨끗하게 해 줄께."
"자, 다리를 벌리고 깨끗깨끗 하자-"
다리를 벌리고 사타구니를 특히 정성껏 씻으니 새끼실장들은 착각을 하고 뺨을 붉히며 묘한 목소리를 올리지만 노부부는 허허 웃음을 감추지 않고 그것을 계속한다. 정말 능숙하게 다루고 있구나.
씻는 게 모두 끝나자, 한마리 한마리를 마른 천으로 골고루 닦아 준다. 그렇게 깔끔해진 뒤 머리를 쓰다듬고 상자로 옮기니 그들은 예외 없이
기대에 찬 눈으로 노부부를 올려다 본다. 새끼실장의 머릿속은 사육될 거라는 안도감과 행복감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동안 나와 토시군은 호스의 물줄기로 똥투성이가 된 함지박을 씻어 놓는다. 우리들이 있는데 노인들에게 겨울철에 부엌일을 하게 할 수야.
"""텟츄-, 테츄우-♪"""
상자 안의 새끼실장들이 두 팔을 들고 "저요, 저요" 하듯이 재촉한다.
"홋홋홋, 나대지 마라, 나대지 마라"
"할아버지도 나도 어디 안 가-"
두 사람은 한마리씩 새끼실장을 상자에서 잡아 올려, 한 팔로 세척병의 부리를 물리고, 병을 꾹 눌러 그 안의 액체를 먹인다.
"그 액체는 뭔가요?"
"이거 소주야. 똥을 빼도 완전히 냄새가 빠지진 않거든. 이것을 빈속
에 흘려서 마무리 하지."
한 개의 박스에 모인 새끼실장을 보니, 붉은 얼굴을 하고 비틀거리거나, 웅얼거리며 엎어져 있거나 한다....응, 확실히 술에 취해 있구나.
"게다가 배가 고프면 술이 빨리 먹거든. 이 놈들도 마찬가지로 바로 몸에 술이 배어서 그윽하고 맛이 좋아져."
나랑 말을 하면서도 두 손은 그치지 않고, 정신을 차려 보니 새끼실장들이 다 술에 취해 상자에 모여져 있었다.
...
할아버지는 새끼실장이 든 상자에 뚜껑을 씌웠고, 나는 지시에 따라 작업장 구석에 놓인 기계 옆의 낮은 받침대 위에 섰다. 할머니도 의자를 내놓고 기계 앞에 걸터 앉았다.
"지금부터가 실장납작포 만들기에서 젤로 재미 있는 단계야, 히히히"
토시 군이 야릇한 웃음을 짓는다. 재미? 저 기계로 도대체 뭘 할까? 할아버지는 큰 양동이를 들고 기계의 반대쪽으로 이동한다.
"그럼 시작해 볼까?"
"네네, 그러죠...자, 젊은이도 토시 군도 내 뒤에 오면 더 잘 보여요."
그 말에 따라 뒤로 이동하니 기계의 꾸밈새가 잘 보인다. 할머니의 정면에 노출되는 부분에 2m 정도의 벨트 컨베이어가 있고 그 양옆을 아크릴 판자로 된 문턱이 덮고 있다. 벨트 컨베이어 끝에는 지름 10cm정도의 실린더가 수평으로 두개 맞붙은 롤러가 있다....간단히 말해서, 이곳이 새끼실장을 "납작포"로 만드는 곳이겠지?
"여기서 새끼실장을 납작하게 하는 건가요?"
"호호호...결과만 말하면 그렇지, 젊은이."
"가만히 봐..분명 지루하지 않어."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특기할 사항이라면 기계의 규모에 비해 벨트 컨베이어가 쓸데없이 긴 것과 실린더 사이의 틈이 문외한인 내 눈에도 약간 넓은 것 정도?
할머니가 상자의 뚜껑을 열고 새끼실장을 4마리 정도 벨트 컨베이어 위에 얹는다. 거나한 기분으로 들뜬 새끼실장들은 주인(이라고 믿는) 할머니에게, 와타치를 먼저 귀여워해 주고 와타치에게 더 많은 먹이를 주라고 가랑이를 벌리고 포즈를 아양을 떠는 등 제각각의 행동을 취하며 울어 댄다.
"테츄테츄"
"테츄우-웅"
"텟츄-"
"테츄-테--"
새가 지저귀는 듯한 그 목소리는 실장링갈로 번역하면 무섭게 이기적인 내용이 되지만 할머니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 그대로다.
"자, 모두 건강하고 착하네요!"
"할머니, 놈들의 말 알아들으세요?"
"아니, 아니, 전혀. 하지만 오래 계속하고 있으면 대략은 알게 된지, 이상하지..."
"가령...이놈들은 뭐 하라는 건가요?"
"호호호, 별거 아냐...별거 아냐.."
고개를 끄덕이며, 할머니는 오른발 아래에 있는 풋 페달을 살짝 밟는다. 탁, 벨트 컨베이어에 가벼운 충격이 오고, 모터의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벨트 컨베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해, 그 위에 탄 새끼실장들은 천천히 할머니로 부터 멀어진다.
그 의미를 모르고 신기한 표정을 짓는 새끼실장들이 벨트 컨베이어 중간쯤에 이른 시점에, 할머니는 기계 측면의 흰 버튼을 누른다. 그 위에는 "회전" 이라고 적혀 있다.
고우 고우웅...
묵직한 소음과 함께 두개의 실린더가 서로 안으로 회전하기 시작하자 비로소 이
사태를 눈치 챈 것 같다. 한마리가 벨트의 흐름을 거슬러 달린다.
"테치이이-잇!"
그 비명에 순식간에 술이 깬 새끼실장들 전원이 일제히 전력질주를 시작하자 할머니는 벨트 컨베이어 속도를 천천히 올린다.
"""테히이이, 테츄아아-!"""
새끼실장들은 눈물을 흘리며 팔을 뻗어 필사적으로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달린다. 실장의 다릿심이 한계에 이르면 순식간에 롤러에 휩쓸려 버리겠지만, 할머니는 그 속도에 절묘한 가감을 줘서 쉽게 끝내지 않을 기세다.
새끼실장의 지구력 따위는 잘 모르지만, 그 피로에 따른 페이스 저하로 결코 전진하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속도를 늦추면 바로 뒤쳐지게, 그런 속도를 유지한다.
"이건 도대체...?"
"호호호... 납작포로 만들기 전에. 이렇게 전력질주를 시키는 거요. 여분의 땀을 흘리지? 그러면 몸이 단단해져 맛있는 건실장포가 되는 거야."
누가 생각한 방법인지는 모르지만, 이건 죽음에 몰아부치고, 피로로 괴롭혀 실장육 에 탄력을 줄 것이다. 스트레스만 줄 뿐이 아니라 땀을 흘리게 해서, 고기에 남은 쓸데없는 수분과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먼저 먹인 술을 온몸에 퍼지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테츄우우, 테츄우우우!"""
"オニさん、こちら、手の鳴る方へ (빨리 가라, 빨리 가라???)"
(オニさん、こちら、手の鳴る方へ)
거친 숨 속에서 새끼실장들이 열심히 팔을 벌리고 울고 있다. 그 모습을 할머니는 웃는 얼굴로 손뼉을 치면서 도깨비 흉내를 내며 노래를 한다. 그 목소리와 몸짓만 본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할머니가 어린 손자와 놀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할 것이 틀림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새끼실장들의 생명줄을 잡고, 방심하면 곧 끔찍한 죽음인 생사의 전력질주를 채찍질하는 모습이란 걸 누가 상상이나 할까?
"이제 됐나? "
"네네, 그럼 넘겨 드릴께요."
죽음의 전력질주가 시작된지 5분여가 경과하고 있다. 새끼실장들의 속력은 시작 당시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지만 할머니의 가감에 따라 쉽게 끝나지는 않고 있다.
할머니가 기계 밑에서 짧고 얇은 대나무를 꺼낸다. 가지도 잎도 잘라낸 그것을 가볍게 흔들면 휫-하고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나고 꼴찌로 달리던 새끼실장이 비명을 지르며 공중제비를 돌고 넘어진다.
"테히이이이?!"
고우웅, 고우웅...콰직
비명 뒤 무거운 신음 소리에 짧은 소리를 덧붙였을 뿐 새끼실장은 두개 실린더의 저쪽으로 밀려난다. 그 모습에 남은 세 마리의 새끼실장들이 안색을 바꾸고 남은 체력을 전부 사용해 속력을 올리지만, 할머니도 당황하지 않고 페달을 누른다.
두번 연속,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렸다.
"치피이이이?"
"테갸아아아아?"
고우웅, 고우웅...콰직....고우웅, 고우웅...콰직
두번째, 세번째가 넘어져 첫 새끼실장과 마찬가지로 비명과 함께 실린더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테에에에-엥, 테에에--엥!"
"힘내, 힘내라.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창백해진 표정으로 눈물과 침을 마구 뿌리는 마지막 새끼실장을 이번에는 토시가 손뼉을 치고 깔깔 웃으면서 요란하게 반주한다. "과연 과연 즐겁군" 하는 뜻? 나도 그 기분 알아. 나도 함께 어울려 손뼉을 친다.
"멍-하지 말고 속력을 내라!"
"빨리, 서둘러! 이젠 물러설 곳이 없는 거야, 기합이야 기합!"
"테갸아아아?!"
문득 할머니가 발을 띄워, 벨트 컨베이어 속도가 떨어졌다. 실린더에 30cm 정도 까지 가까워지고 있던 새끼실장은 이때다 하고 전진해, 할머니가 구해 주겠다는 듯 내밀었던 대나무에 팔을 뻗는다.
"테?"
잡을 수 있을 듯 하던 순간, 대나무가 위로 올라가 새끼실장의 손이 헛방을 짚는다. 그리고 미간에 강한 일격을 맞고, 그대로 페달이 세게 밟히자 OTL 자세 그대로 새끼실장은 실린더의 틈새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텟, 테치이이이이이!"
고우웅, 고우웅...콰직....고우웅, 고우웅
찰진 소리를 남기고 새끼실장의 모습은 벨트 컨베이어에서 사라졌다.
나머지 새끼실장들도 전력질주시켜 "납작포" 준비에 들어간다. 롤러를 통과한 새끼실장은 땀범벅 피투성이 오줌으로 범벅되어 있어, 이를 소주에 담가 잘 헹궈 씻고 입이나 총배설구로부터 벗어난 내장을 체내에 밀어넣은 후 대꼬챙이를 찔러 고정한다.
"좀처럼 잘 안 되는군..."
대꼬챙이를 손에 들고 나는 한숨을 셨다.
"서두르지 않아도 좋아, 서둘러 한다고 맛이 나는 건 아냐."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노부부는 우리들의 모습에 신경을 쓰면서도 손도 보지 않고 푹-푹- 대꼬챙이를 찔러나가지만, 우린 아무래도 잘 안 된다. 속도도 숙련된 두분의 절반도 안 될 것이다.
"익숙해지면 쉬워"
"게브...게보보..."
토시 군도 익숙한 손놀림으로 푹-푹- 대꼬챙이를 찔러 간다. 그때마다 납작포가된 새끼실장이 거품을 불며 평평한 몸을 떤다...그렇다...이 꼴로도 새끼실장은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틈새가 넓은 롤러로 눌린 새끼실장은 1 cm 정도의 두께를 가지는데, 이는 체내의
위석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한다. 새끼실장의 위석은 탄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눌림의 두께를 조절하면 본체는 평평하게 되어도 위석은 부서지지 않고 실린더의 사이를 쭈르르 통과한다고 한다.
그리고 납작포가된 새끼실장에 대꼬챙이를 찌를 때도 위석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석은 위에서 손가락으로 만져 응어리 같은 감촉이 있으므로 이를 피하도록 대꼬챙이를 찌르면 된다.
대꼬챙이는 기본적으로 정수리에서 총배설구를 향해 한개 박고, 후에 자세에 따라 박는 위치와 개수를 바꾼다. 큰 대자로 펴져 있다면 좌우 팔을 통해 오른발과 왼발 뒤에서 교차하도록 찔러 둔다. 말린 후 늘어지지 않도록 몸의 말단을 고정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대꼬치로 찌르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게중에 옆의 녀석을 먹고 원래대로 재생하는 놈들이 나와서 이런걸 하게 됐지."
그 강인한 생명력이 실장납작포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 산 채로 대꼬챙이에 찔린 새끼실장은 나중에 말리는데, 건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살아 있어 그 맛이 숙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꼼짝도 못하게 잡혀서 햇빛에 말려지고, 바람 따라 흔들리고, 배고프고, 목마르고,그리고 고독해져 죽는다. 밤낮없이 계속되는 고통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고기의 맛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을 생각한 옛분들이 놀랍다.
대꼬챙이를 끼운 다음에는 이를 얕게 소금물을 부은 통에 담가 30분 정도 기다린다.
새끼실장이 짠물이 파고든 상처에 기절해 거품을 무는 소리가 조용해지면 준비는 끝난다.
그 사이에 할머니가 마시라고 준 차와 2층의 건조대에서 내리던 실장납작포를 굽고 휴식했다. 풍로의 숯불에 쬐었을 뿐인 짠맛의 건포인데도 이렇게 맛있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일지는 모르지만 차보다 술, 더운 밥이 더 생각난다.
건조대 철망에 끼워 새끼실장들을 널고, 우선 2일 정도 말려 수분을 줄이고, 처마 끝에 달아맨다는 것인데, 1박만 더 할 예정인 나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이걸로 끝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