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와 욕망

 


“...그러니깐 실장석 훈육에서 중요한 것은 욕구와 욕망의 차이를 이해시키는 것입니다.”

남자는 앞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영상을 계속 바라보았다. 독특한 실장석 훈육방식을 유튜브에 하나둘 올리던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애호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훈육이라는 것은 애호파가 보기에는 학대나 다름 없으니까. 하지만 이 사람의 훈육방식으로 효과를 보았다는 댓글이 하나둘 달리고, 좋아요가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점차 달라졌고, 지금은 구독자 수 30만의 어엿한 대기업 유튜버가 되었다. 

“제가 준비한 자실장은 3일 전에 탁아를 받아온 들-자실장입니다. 혹시라도 숍에서 사온 자실장이라고 의심하실 분이 계실까봐 영상도 따로 찍어놓았죠.” 

영상이 전환되고 화면에는 핸드폰 시계가 보인다. 날짜는 정확히 3일 전이다. 

“...지금 보시면 봉투 안에 탁아 된 자실장이 하나 있습니다. 일부러 탁아를 받기 위해 삼각김밥 하나를 넣어두었죠. 지금 꺼내볼까요?”

남자는 봉투 안이 보이도록 봉투를 뒤집었다. 봉투 안에는 예상대로 뜯겨진 삼각김밥과 그것을 먹고 있는 자실장이 보였다. 자실장의 팬티는 이미 실장석의 똥으로 빵빵해져 있었다. 한참을 고개를 파묻고 먹던 자실장은 남자의 존재를 눈치챘는지 눈을 반달로 만들고 치프프프 웃기 시작했다. 자실장이 말하기 시작하자 자막으로 자실장의 말이 번역되어 나온다. 남자의 영상이 인기인 이유 중 하나도 이러한 섬세함 때문이지.

<치프프프프… 노예가 준 공물이 별로였는테치! 더 맛나맛나한 스시와 스테이크를 가져다 바치는테치!>
“예상대로 분충이군요. 어떻게 훈육을 하는 게 좋을까요?”
<테챠아아아아!!! 닌겐노예주제에 와타시에게 무슨 무례인테챠!!>

남자는 손가락 끝으로 살짝 자실장을 들고, 매직을 꺼내 이마에 작게 동그라미를 그렸다. 기분나쁜 느낌인지 자실장은 마구 발광하지만 남자는 머리를 붙잡고 화면 가득 자실장의 얼굴을 보인다. 

“혹시라도 몰래 바꿔채는 거 아니냐는 분이 가끔 보여서 말이죠. 이 화면 캡쳐하시고 3일 뒤 자실장 얼굴도 크게 보여드릴테니 한번 비교해보세요.”

잠깐의 시간이 지난 뒤에 남자는 자실장을 준비한 수조에 가볍게 던져넣고 뚜껑을 닿는다. 수조에 던져진 자실장은 뒹굴거리며 정신을 못차린다. 남자는 수조를 들고 베란다에 가져다 놓는다. 영상이 전환되고 수조를 꺼내오는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자, 3일이 지났군요. 지금쯤이면 굶어서 힘도 없을 것입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핀셋으로 자실장의 머리를 잡고 들어올렸다. 힘없이 딸려온 자실장의 팔다리는 빼쩍 말라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남자는 화면 가까이에 자실장의 머리를 들어댔다. 3일 전에 매직으로 그린 동그라미가 있었다.

“의심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보여드립니다. 한번 확인해보시면 되겠군요.”
<테에에에에… 또...똥닌겐…>
“그럼 이제 훈육을 시작해볼까요. 우선 그 전에 조금 씻겨놓죠. 저도 실장석 똥은 만지기 싫으니깐요.”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자실장을 싱크대에 데려갔다. 남자는 싱크대 안에 던지듯 자실장을 내려놓고 물을 틀었다. 세차게 쏟아지는 물에 자실장은 연신 허우적대며 도망다녔지만 남자는 호스의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자실장에게 물을 쏘아댈 뿐이었다. 이윽고 남자는 물을 끄고 자실장을 꺼냈다. 다시 거실로 보이는 곳에 데려간 남자는 탁자 위에 자실장을 내려놓았다. 이제 훈육의 시작인걸까.

“자실장, 내 말이 들리나?”
<테...테챠아아아아!!! 똥닌겐!! 이 무슨 폭거인테챠!!! 이 무례는 독라달마로도 용서할 수 없는테챠!!!>
-쌔액! 챡!
<텟챠아아!!! 아픈테챠!! 똥->
-챡!
<챠아아아!!!>
-챡!
“일단은 실장채를 이용해서 자실장을 두들겨줍니다. 이런 실장채로는 자실장도 크게 다치지 않으니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남자는 높낮이 없는 말투로 조근조근 말하며 손을 휘둘렀다. 이 남자는 이럴 때가 제일 무섭단 말이지. 나는 과자를 한입 물어 우물우물 씹으며 영상에 집중했다. 2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남자는 조심스럽게 실장채를 내려놓았다. 웅크린 채 몸을 말고 부들부들 떨던 자실장은 고통이 사라지니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눈 가득 적록의 눈물이 고여있는 것을 보니 꽤나 아팠는 모양이다.

“이제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나?”
<그...그런테치…>
“좋아. 나는 너를 사육실장으로 만들어주려고 한다.”
<테텟?! 와타시가 사육실장인테치?! 신나는테치! 즐거운테치! 콘페이토가 가득가득한테치~ 스시와 스테이크를 마음껏 먹는테치!>
-차악!

자실장은 3일이나 굶었음에도 사육실장이라는 말에 신이 났는데 온몸을 흔들며 기뻐했다. 그런 자실장의 옆을 남자가 실장채로 후려친다. 이내 얼음이 된 자실장. 남자는 실장채를 자실장 코 앞에서 흔들어댔다.

“사육실장으로 만들어준다고 했지 사육실장이라고는 안했다.”
<테...텟…>
“사육실장이 되려면 힘들고 괴로울거다. 스스로 슬픈 일을 당하고 싶을 정도일거다. 그래도 되고 싶나?”
<텟… 그...그런테치! 사육실장이 되면 좋은테치!>
“좋아. 배고프지 않나?”
<그런테치! 어서 우마우마한 스테이->
-차악!
<텟챠아아!!>

스테이크라는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실장채로 자실장을 내려친다. 자실장은 엉겹걸에 팔로 실장채를 막았지만 자실장의 약하디 약한, 그리고 3일이나 못먹어서 말라 비틀어진 팔은 힘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자실장이 뜯어진 팔을 잡고 비명을 지르건 말건, 남자는 실장채로 자실장을 후려치며 설명을 이어갔다.

“욕구라는 건 정말 어쩔 수 없어요. 사람도 마찬가지죠.”
-차악!
<텟챠아아!!>
“배고프면 먹어야하고, 졸리면 자야죠. 용변이 마려우면 봐야하구요.”
-챠악!
<챠아아아아!!!>
“이런 걸 교정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죠. 이런 건 교정하는 게 아닙니다. 교정하는 건…”
-챠악!
<테챠아아아아!!! 아픈테챠!!>
“욕망이죠.”

남자는 실장채를 내려놓고 다시 자실장에게 물었다. 

“배가 고프지 않니?”
<그...그런테치…>
“무엇이 먹고 싶지?”
<테...텟...>

자실장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었다. 눈을 뒤룩뒤룩 굴리며 남자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나는 감탄했다. 

“야… 편집 잘했네.”

나는 콜라를 마시며 다시 영상에 집중했다. 눈을 굴리던 자실장은 남자를 슬쩍 바라보더니 더듬거리며 말했다.

<코...콘페이토인테->
-챠악!
<테챠아아아!!!>

남자는 망설임없이 실장채를 휘둘렀다. 자실장은 다시 몸을 움츠리며 비명을 질렀다. 짧은 체벌이 끝난 후 남자는 실장채를 내려놓고 다시 자실장에게 물어보았다.

“무엇이 먹고 싶니?”
<아...아무거나 주는테치…>
“그래. 알았어.”

남자는 그제서야 꺼내놓은 실장푸드 몇 알을 내려놓는다. 자실장은 자기 앞에 놓인 실장푸드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자와 실장푸드를 번갈아가면서 보았다. 남자가 아무말이 없자 슬금슬금 푸드를 먹기 시작했다. 남은 한 팔로 어떻게든 고정시켜놓고 먹어댄다. 그런 자실장을 클로즈업하면서 남자는 설명을 이어간다.

“먹고싶다. 는 제어가 되지 않는 욕구입니다. 하지만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는 욕망이죠. 우리가 가르쳐야 하는 건 이 욕망인겁니다. 욕망을 죽이고 욕구만 발현시키는 거. 그것이 실장석 훈육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잠시만요.”

남자가 물을 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아, 죄송합니다. 목이 말라서... 다시 돌아와서, 실장석은 그냥 애완동물인겁니다. 개한테 꼭 감사인사를 받나요? 고양이는요? 다른 동물들에게는 안받는데 왜 실장석에게는 감사인사를 받아야 하나요? 포기하세요. 얘네들은 말이 링갈로 번역될 뿐이지. 그냥 동물입니다.”

클로즈업된 자실장이 보인다. 게걸스럽게 푸드를 입에 집어넣는 자실장이 보인다. 과연, 이 사람은 그냥 실장석을 이렇게 보고 있는거구나. 

“말을 한다고 다 통하는 건 아닙니다. 이 녀석들과 말이 통한다고 얘네에게서 사람과 같은 이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포기하세요. 이녀석들은 동물이니깐요. 다만 다른 동물보다 생각을 더 잘 알 수 있으니까 훈육도, 기르기도 쉬운 거 뿐이죠.”

자실장은 남은 실장푸드를 입에 털어넣었다. 빵빵해진 배와 표정을 보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남자는 그런 자실장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남자가 아까까지 자신을 때린 것을 잊어버렸는지 자실장은 기분좋다는 표정을 짓는다.

<테츄융~>
“잘 먹었니?”
<그런테츄웅->
“이것만 하더라도 한편이군요. 다음편에서는 이제 목욕과 배변 교육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죠.”

남자의 말이 끝나고 화면이 점점 어두워졌다. 유튜브에서는 다음편을 자동재생하겠다는 화면이 보인다. 일단은 정지를 눌러놓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아까 묶어놓은 봉투를 베란다에 가져다 놓았다. 구멍은 조금씩 뚫어 놓았으니 죽진 않겠지.

“삼일… 삼일은 좀 짧은 거 같으니까 사일정도 냅둘까?”

봉투가 부스럭거리고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고 베란다 문을 닫는다. 실장채, 저건 얼마정도 하려나? 나는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몸을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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