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프프프풋.... 와타시에게도 운치굴 노예가 생긴데스. 이것으로 와타시는 더욱 세레브해진데스!! 이제 주인사마가 나가고 혼자 집보기를 할 때에도 심심하지 않을 것인데스!! 데퍄퍄!"
초록이는 어제 저녁 새로 설치된 세레브한 변기 위에서 기분 좋게 웃었다. 변기 밑으로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초록이와 비슷한 덩치의 독라 성체실장이 운치에 파묻혀 있다. 어제 주인사마가 구해다준 운치굴 독라노예. 지금까지 주인사마에게 받았던 선물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오늘도 불쌍한 운치굴 노예를 위해 먹을 것을 베풀어주는데스~♪ 와타시의 운치는 독라 노예에게는 최고의 별미인데스~♬ 오마에에겐 과분한 진수성찬인데스가, 와타시가 너그럽게 베풀어주는데스~"
팬티를 내리고 독라 노예를 향해 뿌다다다다다닥 운치를 쏟는 초록이.
"세!! 세에!!!"
그런 초록이를 올려다보며 변소 속의 독라 실장석이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외쳐보지만, 로젠사의 '사육실장용 독라 운치굴 노예'는 성대가 제거된 상태로 출하되므로 입에서는 바람 새는 소리 밖에는 나지 않는다.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스? 독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병신이었던데스? 불쌍한데스. 너무 가엾은데스우..... 하지만 걱정 마는데스. 오마에는 와타시가 평생 잘 돌보아주는데스. 와타시의 소중한 '독라 운치굴 노예'로서인데스우~♬"
계속해서 자신을 조롱하는 초록이를 바라보며 피눈물을 흘리는 독라의 실장석. 그녀도 한때는 나름대로 행복한 사육실장을 꿈꾸던, 품종도 좋고 훈육도 마친 상급 사육용 실장석이었다. 딱히 분충짓을 한 적도 없이 닝겐사마들을 하늘같이 여기며 브리더 사마의 가르침을 하나하나 필사적으로 지켜나갔다. 그녀의 잘못이라면 단지 운이 없었다는 것 뿐이었다. 그저 그녀가 있었던 실장샵의 아르바이트생이 사소한 혼동으로 성장억제제 푸드가 아닌 엄지용 성장촉진제 푸드를 그녀에게 공급하는 바람에 분양되기도 전에 성체실장이 되어버렸을 뿐이었다. 실장샵 점장은 그런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그녀에게 남겨진 길은 셋 뿐이라고 말했다. 안락사당하거나, 출산석이 되거나, 사육실장이 아니라 노예로서 닝겐 주인님을 구하는 것. 하지만 그녀가 세번째를 선택할 때만해도 그녀는 '노예'라는 것이 닝겐상들의 노예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노예로서라도 좋으니 좋은 닝겐 주인사마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노예'가 다른 사육실장의 노예가 되는 것이었을 줄이야. 그것도 하녀 노예나 프니프니 노예 같은 것도 아니고 독라 운치굴 노예였을 줄이야.
"데프프프풋.... 이제 와타시도 어엿한 어른인데스! 어제의 와타시와는 다른데스우~♬ 오늘부터는 주인사마에게도 어른으로 대접받는데스."
독라 노예가 피눈물을 흘리거나 말거나, 초록이는 더할나위 없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실장석이라는 생물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덩치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실장석에게 있어서 '어른'이란 '아랫실장'을 부리는 '웃실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실장석 사회에서 한 마리의 어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아랫실장'을 거느려야만 한다. 서식지의 보스나 그 휘하의 간부급이 되어 부하실장들을 거느리거나, 운치굴에 독라 노예를 두거나, 하다못해 새끼들이라도 거느려야만 한 마리의 어엿한 어른으로 인정받는다. 초록이가 성체실장의 덩치가 된지는 제법 지났으나, 지금까지 초록이는 부하도 노예도 새끼도 없었기에 어른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독라 운치굴 노예가 생겼다. 그렇다. 이제 초록이는 어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초록이의 처우는 달라지지 않았다. 푸드도 언제나와 같은 것으로 주어졌고 간식도 장난감도 옷도 늘어나지 않았다. 이상했다. 와타시도 어른이 되었으니 와타시의 처우에도 뭔가 달라지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의아하게 느낀 초록이는 큰 마음을 먹고 주인사마에게 말을 걸었다.
"데에...주인사마, 뭔가 이상한데스."
"뭐가? 어디 아파?"
"그런 것이 아닌데스. 와타시의 처우에 관한 것인데스. 독라 노예가 생겼으니 와타시도 이제 어엿한 어른인데스. 그런데 주인사마께서는 와타시가 아이였을 때와 똑같이 하시는데스. 푸드도 똑같고 간식도 옷도 장난감도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스. 아무래도 주인사마께서 일에 바빠 잊으신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스우."
"그건 무슨 소리야? 너에게 독라 노예가 생긴 것과 내가 뭘 더 해줘야 하는 것이 무슨 관계지? 내가 해주는 것들에 불만이라도 있어?"
"그, 그건 아닌데스우. 주인사마께는 항상 감사하고 있는데스. 감히 주인사마께 반항하거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닌데스. 하지만 지위가 상승하면 그만큼 대우도 좋아져야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데스? 그, 닝겐상들이 말하는 '승진'이라는 것인데스! 닝겐상들도 '승진'이라는 것을 해서 지위가 높아지면 받는 것도 많아지고 대접도 좋아진다고 들은데스. 주인사마도 그 '승진'이라는 것을 하기위해 요즘 바쁘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던데스? 독라 노예가 생겼다는 것은 와타시가 '승진'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스. 그런데도 와타시의 대우는 달라진 것이 없는데스. 뭔가 이상한데스."
미간을 찌푸리고 초록이의 말을 듣는 사육주. 그녀는 뭔가를 고민하더니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우리 초록이가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네. 지위 상승이라....뭐, 좋아! 나도 신분 상승의 기회는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까. 그렇잖아도 '신분 상승'을 위해 내가 준비한게 있거든~ 그걸 써먹을 때가 온 것 같네."
착각? 와타시가 뭘 착각했다는 것일까? 잠시 고민해보는 초록이지만, 고민은 주인사마의 다음 말에 의해 곧 잊혀졌다. 신분 상승을 위해 주인사마께서 이미 준비해두신 것이 있다니, 역시 와타시의 생각대로였다. 그저 주인사마가 바빠서 지금까지 잊고 있었을 뿐인 것이 틀림 없다.
그 사이에 여자는 초록이의 사육실을 나가 잠시 무엇인가를 찾더니, 곧 무언가가 그려진 종이를 가져와 초록이의 눈에 잘 띄는 벽에 붙였다. 종이에는 1부터 5까지 숫자가 차례대로 적혀 있었고, 숫자 5의 옆에는 무언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것은 무엇인데스?"
"응, '신분 상승'의 기회야! 여기 1부터 5까지 숫자가 보이지? 오늘부터 초록이가 나에게 더 나은 대우나 대접 같은 것을 요구할 때마다 이 숫자들에 하나씩 동그라미가 쳐질거야. 숫자가 5까지니까 5까지 동그라미가 쳐지면 끝이겠지? 그러니까 기회는 총 5번까지 있는거지."
"5가 되면 어떻게 되는데스?"
"그럼 '신분 상승'이 이루어질거야!"
"데에... '승진'인데스?"
"승진보다 더 대단한거지!!"
"더 대단한데스??"
"그럼, 그럼."
"좋은데스! 좋은데스! 그럼 어서 하는데스우!"
"초록이는 '신분 상승'을 원해?"
"당연한데스! 지금보다 더욱 더 대단하고 훌륭해지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인데스! 본능인데스!"
"흠.... 뭐, 잘해봐. 일단 오늘 나에게 처우 개선을 요구했으니 1에 동그라미. 이제 4번 남았네?"
물론 그 4번의 기회는 의욕 충만한 초록이에 의해 금새 사라졌다. 초록이는 '어른답게 더 많은 푸드'를 요구해서 2를, '어른다운 세레브한 드레스'를 원해서 3을, '어른의 덩치에 걸맞은 더 넓은 하우스'를 청해서 4를, 그리고 '더 큰 어른이 되기 위한 더 많은 독라 노예'를 달라고 하여 5를 순식간에 채워버렸다. 주인사마가 5에 동그라미치는 것을 보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는 초록이. '신분 상승'이라니, '승진'보다 더 대단하다니! 이제 와타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스시? 스테이크? 이웃집 에메랄드가 저번에 자랑하던 세레브 드레스?
초록이가 행복회로를 돌리는 동안 한숨을 푹 내쉰 사육주는 빠르게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먼저 장갑을 낀 손으로 변기의 잠금장치를 풀어 독라 노예를 꺼낸다. '세! 세에!!'거리는 독라 노예에게 네무리를 뿌려 재운 뒤 운치로 더러워진 독라 노예의 몸을 빡빡 씻기고, 머리에 발모제를 바른다. 한쪽 눈과 성대의 불로 지져진 부분을 살짝 도려낸 뒤 활성제를 발라 재생시킨다. 그리고는 초록이의 분홍색 사육실장복을 벗겨내어 독라 노예에게 입힌다.
"뎃, 와타시의 옷인데스! 왜 와타시의 옷을 운치굴 노예 따위에게 주는데스??"
"응, 신분 상승!!"
와타시의 신분 상승과 독라 노예가 무슨 상관인지 곰곰히 생각하던 초록이는 곧 깨닫는다. 옆집 에메랄드상이 자랑하던 세레브 드레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세레브한 새 드레스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입던 소박한 옷은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이다! 와타시가 지금보다 더 높아지면 노예도 하나로는 부족할테니, 독라 노예들도 더 많이 주어질 것이 틀림 없다. 그러면 신참 노예가 운치굴에 들어가고 지금까지 운치굴 노예로 봉사한 녀석은 옷을 주어 하녀 노예로 삼는 것이다. 와타시의 신분 상승에 걸맞은 적절한 조치다!! 그렇게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이 모든 작업을 마친 사육주는 초록이를 바라보고는 또 한숨을 푹 쉬더니 묻는다.
"초록아,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주인이 주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사육실장은 뭐지?"
"데... 분충인데스."
"그런데 초록이는 왜 더 좋은 대우를 요구했을까?"
"뎃, 브리더상에게 그렇게 배우던 시절에는 와타시가 어른이 아니었던데스. 아이였던데스. 아이는 어른이 주는 것에 감사하고 더 좋은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맞는데스. 하지만 와타시는 이제 어른이 된데스. 어른에게는 어른에게 걸맞은 대우가 있는 것인데스!"
"걸맞은 대우라.... 대답 잘 들었어. 그럼 우리 초록이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줄게."
말을 마친 사육주는 네무리 스프레이를 들어 초록이에게 뿌렸다.
잠에서 깨어난 초록이는 기대감에 부풀어 일어났다. 갑자기 잠이 들어 끝까지 듣지는 못 했지만, 분명 주인사마는 와타시에게 걸맞은 대우를 해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제 와타시는 얼마나 좋은 대접을 받게될까? 일단 와타시에게 걸맞은 세레브한 옷.....옷?
위화감에 초록이는 벌떡 일어났다. 옷이 없다. 그녀는 여전히 알몸이었다. 와타시의 세레브 드레스는? 이상한 느낌에 몸을 더듬더듬하는 초록이. 알몸이다. 아무리 만져봐도 부드러운 옷자락은 만져지지 않는다. 등을 더듬어봐도 만져지는 것은 그저 퉁실퉁실한 살집 뿐. 아, 잠깐, 등에도 살 밖에 만져지지 않아? 머리카락, 머리카락이 없다. 그제야 이마와 뒤통수를 더듬는 초록이. 없다. 머리카락이 없다. 어째서, 어째서 와타시가 독라가???
"데프프프프픗....."
그 때, 누군가가 초록이를 비웃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을 찾으려 고개를 들자 초록이는 비로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차렸다. 사방은 단단한 벽으로 막혀 있고, 머리 위로는 작은 구멍이 뚫려 그 곳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구멍 저편으로 보이는 목소리의 주인.... 와타시의 독라 노예였다. 어이, 오마에!! 왜 노예 주제에 건방지게 와타시를 비웃는데스? 왜 와타시가 이런 곳에 갇혀있는데스? 오마에의 주인사마인 와타시를 꺼내는데스!! 분노에 찬 고함을 질러 노예를 꾸짖는 초록이.
"세!! 세에에에에!!"
그러나 입 밖으로 나온 것은 바람 소리 뿐이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무슨 수를 써도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자신의 목을 부여잡고 용쓰는 '전' 초록이를 보며 머리 위에서 '전' 독라 노예가 말을 건냈다.
"데프프프프풋!!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데스? 오마에는 분충짓을 해서 버려진데스. 주인사마께서 이제 와타시가 '초록이'라고 하신데스. 이제 와타시가 사육실장인데스. '신분 상승' 데스우! 이제는 오마에가 와타시의 독라 운치굴 노예인데스. 그동안 참 고마웠던데스~♬"
"세!!! 세에에에에엣!!"
"말도 제대로 못 하는데스? 독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병신이 된데스? 불쌍한데스. 너무 가엾은데스우..... 하지만 걱정 마는데스. 오마에는 와타시가 평생 잘 돌보아주는데스. 와타시의 소중한 '독라 운치굴 노예'로서인데스우~♬"
한껏 비웃으며 놀리던 '현' 초록이는 곧 팬티를 내리고 구멍을 향해 총구를 들이밀었다.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즉각적으로 알아차린 '전' 초록이가 비명을 질러보지만, 역시 나오는 것은 바람 새는 소리 뿐이다.
"오늘도 불쌍한 운치굴 노예를 위해 먹을 것을 베풀어주는데스~♪ 와타시의 운치는 독라 노예에게는 최고의 별미인데스~♬ 오마에에겐 과분한 진수성찬인데스가, 와타시가 너그럽게 베풀어주는데스~"
"세!!"
로젠사에서는 '사육실장용 독라 운치굴 노예'를 만들 때, 주로 분양되지 못하고 자라버려 반품된 상급 이상의 사육용 실장석을 이용한다. 그 이유로는 우선 어차피 버려질 상품을 재활용해보자는 것도 있고, 이미 위석이 코팅처리 되어 있어 자괴사의 우려가 없다는 것도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대부분의 경우 '사육실장용 독라 운치굴 노예'는 사육실장들에게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과 하급자를 부린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 주인에게 하극상을 시도하거나 자를 가짐으로서 스스로 하급자를 만들려고 시도하는 등의 분충짓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세상에 부작용 없는 약은 없다고, 자신에게 독라 노예가 주어진 것을 자신의 신분이 상승했다는 증거로 여기고 자신에 대한 처우 향상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주인과 맞먹으려 드는 케이스들도 종종 있다. 로젠사의 '사육실장용 독라 운치굴 노예'는 이런 경우에 대한 솔루션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세에에에에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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