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뎃데로게~ 뎃데로게~ 자들은 조금만 마마의 배 안에서 기다리는 데스~”
양 눈이 체리처럼 새빨개진 친실장이 배를 쥐어짜는 통증을 간신히 참으면서 공원 화장실로 쪼르르 들어간다. 툭 불거져 나와 덜렁거리는 배를 보아하니 이제 출산이 임박한 모양이었다.
현재 시각은 늦은 오후. 친실장은 꽤 운이 좋은 편이었다. 대다수의 들실장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출산 임박의 통증이 온 덕에, 지금 공원 화장실에는 들실장이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요즘같이 공원에 벛꽃이 흩날리는 봄빛 완연한 시기에는 너도나도 자를 낳기 때문에 조금만 더 일찍 왔다면 화장실 칸이 전부 차있어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을지도 몰랐다.
“다행인 데스.”
남자화장실 안으로 들어온 친실장은 곧바로 눈앞에 보이는, 문이 열려있는 대변 칸에 들어갔다. 아무도 없음에도 누구에게 뺏길세라 부리나케 그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온 뒤, 친실장은 문을 막기 위해 총구에 힘을 최대한 주면서 쓰레기통을 낑낑대며 문 앞으로 밀어 옮겼다. 이렇게 함으로서 웬만한 체형의 들실장이 출산 중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비록 들실장이 마음먹고 온 몸으로 문을 밀고 들어가면 열리기야 하겠지만, 열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동안 출산을 강제로 마치고 싸울 준비를 하는 등 대처할 시간을 벌 수는 있다.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그제야 속옷을 홀라당 벗어버린 친실장은 치마를 위로 걷어 올리고 구식 변기 위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고통이 극심해진다. 친실장의 두 눈에서 피처럼 새빨간 눈물이 산고를 참지 못하고 흐른다. 그와 동시에 뱃속의 자들이 하나같이 나오려고 아우성치고 있는 것이 친실장의 뱃가죽 밑으로 느껴졌다.
“데데에에엣스! 데데에에엣...데챠아아앗! 데챠아아아아앗!”
“텟테레~”
“텟테레~”
오래 참고 있던 탓일까? 오므리고 있던 총구의 힘을 풀어버리자 마치 설사가 나오듯이 터져 나오는 운치와 뒤섞인 아기실장 2마리가 동시에 나왔다. 운치에 파묻혀 꼬물거리는 두 아기 실장이 뿌연 진녹색의 점막에 싸여 몸을 아등바등 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오자, 친실장은 감격의 탄성을 내질렀다.
“와타시의 자가 드디어 태어난 데스.. 데에에에엥 정말 기쁜 데스!”
“마마 좋은 레후..”
“빨리 할짝할짝 해주는 레후.”
친실장은 다정한 눈길로 두 자들이 꼬물거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중, 한 마리를 들어 자신의 입가에 가져다댔다. 다물 수 없는 그 기형적인 입에서 투명한 침을 질질 떨어뜨리는 혀가 삐죽 튀어나오더니, 먹이를 휘감는 뱀처럼 유연하게 자의 몸을 스르륵 휘감는다. 젖은 분홍빛 혀가 자의 몸을 덮고 있다가 떨어질 때마다, 자의 몸에서 두꺼운 점막이 사라지고 그 안에 있는 선명한 초록색의 옷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친실장의 혀에서는 점막과 침, 운치가 뒤섞인 기분 나쁜 암록색의 액체가 줄줄 떨어지고 있었다.
“테프프프프픗.”
첫 자는 자실장이였다. 자실장은 뭐가 그리도 기분이 좋은지 까르르 웃으며 친실장을 향해 팔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온 몸에 가득 묻은 친실장의 진득한 침의 감촉과 핥아줄 때 몸을 휘감던 혀놀림을 꽤나 즐기고 있던 것 같았다.
“마마 좋은 테치. 더 할짝할짝 해주는 테치.”
생글생글 웃으며 자를 바라보는 친실장은 그러나 표정과 달리, 자실장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아직 두 눈은 빨간색이었다. 출산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다시 산고가 와서 몸에 힘이 빠지기 전에 최대한 많은 자들의 점막을 제거해주어야 했다.
“테에에? 더 안 해주는 테치?”
찬 타일 바닥의 낯선 감촉을 느낀 자실장은 친실장이 자신을 내려놓은 것을 이제야 눈치 채고 친실장을 향해 ‘왜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냐’는 표정으로 선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자실장이 그렇게 바라던 친실장의 혀는 이미 둘째의 몸을 감싸 안고 있었다.
“레에... 간지러운.. 레치!”
친실장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이번의 자는 엄지로 판별되었다. 구더기에 비한다면 그나마 좀 낫긴 하지만, 그래 봤자 오십보백보이다. 분충성이 높다면 집안의 골칫거리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구더기보다 나쁘다.
“마마, 와따찌를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마운 레츙~”
다행히 분충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친실장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있다. 자실장을 바라봤을 때의 상냥함이 아닌 무심한 얼굴을 띈 채, 친실장은 엄지의 인사를 본 채 만 채 하면서 엄지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 번 호흡을 깊게 내뱉은 후, 꾸물거리는 총구 위쪽의 감촉에 다시 집중한다. 문득 아직 붉은 두 눈에 태어난 두 자들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모습이 들어왔다.
“곧 있으면 자매들이 또 나오는 데스. 마마는 지금 바쁘니까 거기에 앉아서 얌전히 기다리는 데스.”
“네, 테치!”
“네, 레치!”
출산은 빠르게 끝날수록 좋다. 들실장의 출산 중에는 항상 외부의 위험성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친실장은 자들을 어서 빨리 내뱉기 위해 배에 힘을 힘껏 주었다.
“데갸아아아아악!”
울부짖는 친실장이 고개를 위로 젖힌다. 배에 힘을 주자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몸이 활시위처럼 볼록하게 구부러진다. 힘이 실린 친실장의 두 손은 두건을 걸레처럼 쥐어짰다. 두 마리 아기 실장석들은 괴로워하는 마마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제 친실장을 염려하고 있었다.
“오네챠, 마마 아픈 레치?”
“그런 것 같은 테치. 이모우토챠들이 잔뜩잔뜩 나오려면 저렇게 아파야 하는 테츄?”
산고의 한 가운데에 놓인 친실장은 자들 앞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몸부림을 치며 데갹데갹 소리를 지르는 등 체통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당황한 두 자실장의 뒤로, 낯선 자실장 세 마리가 친실장이 닫아놓은 문 아래로 슬그머니 들어오려는 하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누구인 테치?”
낯선 손길이 어깨에 닿은 것을 느낀 첫째 자실장이 뒤를 돌아봤을 때에는 이미 자신보다 조금 큰 크기의 자실장 세 마리가 화장실 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후였다. 세 자실장 중에서 가장 작은 녀석은 독라였고, 다른 두 녀석도 독라는 아니지만 머리가 죄다 없거나 옷이 거의 찢어진 등 꼴이 영락없는 고아였다. 그러나 첫째의 표정은 두려움에 굳어버렸다. 갓 태어난 자신보다 3cm는 더 커 보이는 세 마리의 표정은 하나같이 험상궂었기 때문이다.
“와타치가 엄지놈을 처리할 동안, 오마에타치는 저 분충 자실장을 잡고 있는 테치.”
“알겠는 테치.”
“누....누구인 레치...? 마마.. 오네챠.. 와따찌 무서운 레치... 도와줘 레치... 오지 마는 레치... 오지 마는 레챠아아아아아앗!”
“엄...엄지챠아아아! 놓는 테치! 놓는 테벳!”
“입 닥치고 있는 테치, 분충!”
두 자실장이 첫째를 붙잡고 있는 사이, 세 독라 고아 자실장들 중에서 가장 큰 대머리 자실장이 엄지의 목덜미 뒤쪽을 물어버렸다. 본능적인 야생성 때문일까? 아니면 어리지만 수많은 수라장을 헤쳤다는 반증인걸까? 대장 고아 자실장의 선택은 적절했다. 연약한 목뼈가 ‘똑’하고 부러지자, 엄지는 피를 토하며 실신해버렸다. 그러자 대장 자실장은 피가 묻은 입에서 엄지를 땅에 내팽겨 친 후, 한 발을 엄지의 작은 등판 위에 얹은 채로 다른 발로 엄지의 덜렁덜렁한 목의 상처를 마구 짓밟았다.
‘파킨!’
“데갸아아아아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지의 위석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친실장은 이를 못 들었는지 천장을 바라보며 소리만 질러대고 있었다.
자신을 잡고 있는 두 고아 자실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치던 첫째의 눈에 엄지의 두 눈이 회색으로 변한 광경이 들어왔다. 첫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방금 전에 같이 태어난 동생이 저 낯선 고아들에 의해 시체로 변해버린 것이다. 어서 이 사태를 마마에게 알려야 한다.
“엄지챠아아! 마마아아아! 이모우토챠가 파킨한 테치이이이! 도와주는 테에에엥.. 테케에엑..”
“닥치는 테샤앗! 분충!”
대장 고아 자실장이 있는 힘껏 첫째의 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이를 신호로, 두 고아 자실장이 첫째를 바닥에 내팽겨쳤다. 그리고 린치가 시작되었다. 쉴 새 없이 날아드는 고아 자실장들의 발길질에 첫째는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테켁... 테헤엑... 테에에엑...”
“죽는 테치! 죽어 테치!”
“옷은 찢지 마는 테치! 이 분충의 팔 다리는 죄다 작살냈으니 얼굴 위주로 밟는 테치.”
“알겠는 테치. 테샤앗! 테샤앗!”
사지가 부러졌다. 분대가 망가졌는지 입에서는 피토가 나온다. 왜 자신은 이렇게 맞고 있어야 하는가? 방금 전만 해도 뱃속에 있던 첫째에게 세상은 행복하다, 세상에는 상냥한 마마가 있다, 어서 태어나서 세상의 행복을 누리게 해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마마에게 들었다. 빨리 나와서 마마와 자매들을 만나고, 쑥쑥 커서 자신도 성체가 되어 자를 가지는 꿈을 뱃속에서 꾸었다.
그러나 이게 무엇이란 말인가? 태어난 지 10분도 되지 않아 눈앞에서 동생이 낯선 언니들에게 찢겼다. 자신 역시 그 언니들에게 죽게 될 판이다. 아무리 마마를 찾아도, 마마는 자매들을 낳느라 고통에 젖은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낯선 고아의 침입도 모르는 듯 했고, 자신의 애절한 목소리조차 듣지 못한 듯 했다.
이렇게 생각이라도 할라치면, 얼굴로 냄새나는 신발이 날아든다. 두개골이 함몰되기 시작했는지 얼굴도 몸처럼 극심하게 아파왔다.
문득 발길질이 멈췄다.
“이 분충! 죽어 테치! 빨리 죽는 테챠아아앗!”
고아 자실장은 첫째의 가슴팍을 깔고 앉아 첫째의 가녀린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체격 차가 그렇게까지 나지는 않는 자실장이여서 그런지, 엄지처럼 목을 찢어발길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두 고아 자실장은 첫째의 몸통을 필사적으로 걷어차고 있었다.
“테엑...테케엑...”
첫째의 안색이 퍼렇게 변해갔다. 호흡을 하지 못하는 고통은 맞고 있는 몸의 고통을 잊게 해줄 만큼 극심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토하고 싶었다. 이미 첫째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입으로는 부글부글한 거품을, 속옷 안으로는 눅진한 운치를 마구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필름이 끊기듯이 첫째의 의식은 ‘뚝’ 날아가 버렸다.
‘파킨!’
“데갸아아아아아아아!”
“성공한 테치!”
“된 테치!”
먼저 태어난 두 자가 독라의 손에 죽을 동안, 친실장은 지독한 산고에 고통받으며 소리치고 있었다. 초산은 난산이라고 그랬던가. 화장실 문 틈새로 낯선 자실장들이 들어오는 것도, 앞에서 두 자가 죽는 것도 모를 만큼 지독한 난산이었다. 이는 고아 자실장들이 친실장 몰래 자들을 해치우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독라 자실장은 이미 첫째의 시체에서 옷을 벗겨내고 있었다.
“테프프픗. 이 옷을 입으면 저 똥아줌마를 완전히 속일 수가 있는 테츄~ 마마가 생기는 테츄~”
“테에에에? 독라 주제에 무슨 옷인 테치? 와타치에게 내놓는 테치!”
“오마에! 누구 덕에 여기까지 성공할 수 있었는지 모르는 테치?”
대머리 대장 자실장과 가슴 아래로 옷이 찢어진 자실장이 첫째의 옷을 탐내며 독라 자실장에게 성을 내기 시작했다.
“데스우우우우우웃!”
“독라 주제에 이제 와서 무슨 옷인 테치? 머리카락이 있는 와타시가 훨씬 잘 어울리는 테치!”
“아닌 테치! 주기 싫은 테치! 오마에들은 옷이 아직 있는 테치!”
“빨리 내놓는 테챠아앗!”
두 자실장이 독라에게로 다가간다. 벗긴 첫째의 옷을 품에 꼭 안은 독라 자실장은 뒷걸음질 치며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태어나자마자 친실장에 의해 옷을 빼앗기고, 그대로 화장실에 버려진 이 독라 자실장으로서는 옷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설령 자신이 무리들에게 배척될지라도 옷은 포기할 수 없었다.
두 자실장들 역시 자신의 낡고 찢어진 옷 따위보다 갓 태어나 깔끔한 자실장의 옷이 가지고 싶었기에 가장 작은 독라 자실장에게 인상을 쓰며 협박하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가슴 아래로 찢어 없어진 옷을 제 손으로 갈가리 찢어버리며 곧 입을 새 옷에 대한 기대감에 콧김을 푸슉푸슉 내뱉는 녀석도 있었다.
“이제는 말로 안하는 테치. 어서 그 옷을 넘기는 테치!”
“싫은 테챠! 이건 와타치의 옷인 테챠앗!”
“테에에? 그럼 오마에 죽는 테...”
“텟테레~”
“텟테레~”
“텟테레~”
“텟테레~”
“데스웅.... 데스... 데스...”
대장 자실장이 달려들려던 순간, 친실장은 산고 끝에 또다시 세 마리의 자를 낳았다. 탄성의 환호성과 안도의 한숨이 교차한 순간, 세 자실장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출산이 힘들었는지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가쁜 숨을 내쉬고 있던 친실장이 자들을 핥아주기 위해서 몸을 앞으로 일으켰다.
“자들, 자매들이 태어난 데스. 마마를 도와서 핥아...”
친실장의 눈앞에 보인 광경은 참혹 그 자체였다. 자들의 냄새는 피내음과 버무려져 바닥에 싸늘하게 누워있는 시체에서 나고 있었다. 발가벗겨져 멍투성이인 몸이 그대로 들어난 첫째의 시체와 너덜너덜한 목에서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는 엄지의 시체 앞에는 언제 왔는지도 모를 고아 자실장 세 마리가 친실장을 넋을 잃은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데갸아아아아아악!”
“테에에...”
친실장의 시야에 첫째의 옷을 쥐고 있는 더러운 독라 하나를 포함한 세 고아 자실장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친실장의 절망하는 표정과 거센 울음소리에 겁에 질려 운치를 뿌지직하고 지려댔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친실장의 진짜 새끼들의 시체를 문 틈새 밖으로 밀어낸 후, 이들의 옷을 입어 친실장을 속일 작정이었다.
그러나 아둔한 자실장의 머리로는 자신들의 숫자가 몇인지, 옷은 누가 입을 것인지, 애당초 더러운 때가 낀 자신들이 과연 친실장을 속일 수 있는지 따위의 문제들을 생각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눈앞의 옷 한 벌 때문에 잠시 자신들이 성체 실장에게 발각되는 순간 죽게 되는 상황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데에 있었다.
“데챠아아아아앗! 와타시의 자들이이이이이!”
“테....테츄웅...?”
“마... 마마... 와타치타치는 마마의 자인 테츄웅.,”
“여기 있는 시체들이 바깥에서 온 고아들인 테츙... 그치만 마마의 사랑스러운 자들인 와타치타치가 전부 때려잡은 테츙...”
대장 자실장은 한 손을 입에 가져다대며 친실장에게 필사적으로 애교를 부려보았다. 그러자 다른 자실장들도 대장을 따라 아첨을 했다. 간신히 들어온 문틈을 통해 낑낑대며 나가는 것도 무리였다. 그렇기에 이들이 마지막으로 바랄 수 있는 것은 친실장이 자신들을 자로 착각하여 키우는 것이었다.
물론, 친실장이 속아넘어갈 리가 없다.
“이 고아 분충들.... 와타시의 자들을 죽인 데스....?”
“테....테츄웅~ 마마! 아닌 테치! 와타치타치가 방금 태어난 마마의 자인 테치!”
“그.... 그런 테치! 와타치는 마마의 귀여운 자인 테츙~ 안아주는 테쟈아아아아아!”
“오마에타치가 감히이이이! 와타시의 자들을 죽인 데챠아아아앗!”
아무리 출산 중이라 힘이 없다고 해도, 자실장 셋은 성체실장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독라 자실장의 다리를 냉큼 잡은 친실장은 있는 힘을 주어 벽에 머리를 후려쳐댔다. 한 번, 두 번, 세 번. 계속 벽에 박을 때마다 벽에는 붉은 피가 튀어갔다. 마침내 독라 자실장의 손에서 첫째의 옷이 힘없이 떨어졌다.
파킨!
“테챠아아아앗!”
“도망치는 테챠아아아!”
친실장은 붉은 눈물을 양 눈에서 뿌려대며 양 손으로 바닥에 있는 자실장들을 잡았다.
“냄새나는 분충 주제에 와타시의 자를 죽인 데스? 더러운 오마에들이 와타시를 감히 속이려 한 데스?”
“테챠아아아앗!”
“놓는 테치! 놓는 테챠아앗!”
양 손에 쥔 두 자실장을 변기 근처로 질질 끌어온 뒤, 친실장은 일어섰다. 고아 두 마리는 차가운 타일 위에서 필사적으로 몸을 발버둥 쳤다. 그러나 친실장의 양 발이 두 자실장의 목을 각각 잘근잘근 짓누르기 시작하자, 몹시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는 두 자실장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테케에엑... 아줌마 테켁... 제발 테치...”
“살려주는 테치...테켁...”
친실장의 발이 들렸다. 그리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자실장의 몸을 번갈아 마구 짓밟아대었다.
“테챠아아아! 때리지 마는 테챠아아아!”
“아픈 테챠아아앗! 와타치의 다리가아아아!”
“데챠아아앗! 죽는 데스! 죽어버리란 데샤아아앗!”
“살려주는 테켁.... 테치... 죽기 싫은....”
파킨!
옷이 찢긴 자실장이 코와 입에서 피를 뿜으며 먼저 죽어버렸다. 몸을 웅크리고 있던 대장 자실장과 달리, 몸통 중앙을 연신 맞고 있던 탓에 내장이 죄다 파열된 모양이었다. 친실장은 대장 자실장을 집어들었다.
“마마아아! 손씨 발씨 아픈 테치! 와타치는 마마의 자인 테치! 이제 그만하는 테치!”
“웃기지 마는 데샤아아앗!”
그대로 대장 자실장을 입에 쑤셔넣으려 했다. 자실장 역시 성체의 손 안에 꽉 죄인 제 몸을 필사적으로 움직이며 자신이 처한 운명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와타시의 자를 죽인 분충... 오마에는 추....출산으로.. 쇠약해진 와타시의 몸을... 보신하는 데에 쓰는 데스우...”
“테챠아아아! 아줌마 미안한 테치! 그러니 제발 살려주는 테치! 먹지 마는 테치! 와타치는 먹는 게 아닌 테챠아아아앗!”
으직.
입 안으로 자실장의 머리가 쏘옥 들어가자, 친실장은 이빨을 앙 하고 세게 닫아버렸다. 그 바람에 자실장의 목이 피를 뿜으며 끊어졌다. 친실장의 얼굴을 툭툭 치던 작은 두 팔 역시 힘없이 축 늘어져버렸다.
‘데챱데챱데챱... 데챱데챱...’
힘을 많이 써버려 무척이나 배가 고팠던지, 친실장은 쉴 새 없이 입을 놀리며 자실장의 육신을 음미했다. 그러고 보니 맛있는 고기가 여기저기 떨어져있었다. 총 5구나 되는 새끼 실장쨩들의 고기를 많이 보니 친실장은 문득 흐뭇해졌다. 비록 그 중에서 2구는 방금 전에 낳았던 제 새끼였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미 자들은 죽어버렸고, 범인은 잡아서 이제 걱정이 없으니 앞으로 낳을 새끼들만 잘 간수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의 2마리는 어차피 분충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필히 분충이였을 것이다. 독라에 추한 고아들에게 당할 정도로 약한 녀석들이었으니. 지금 저기 변기 안에 있는 자들을 제대로 기르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잘 된 것이 아닌가? 식량이 이렇게나 많아졌으니.
잠깐.. 변기 안의... 자?
“데갸아아아아악!”
친실장은 양손으로 잡고 있던 머리 없는 자실장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변기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새로 태어난 자들에 생각이 미치자, 중대한 사실이 하나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고아 분충들을 처리하느라 새로 태어난 자들의 점막을 핥아주는 것을 잊어버렸다..
“프니후~”
“마마 프니프니 해주는 레후~”
“마마 빨리 할짝할짝 해주는 레후우우! 와타치의 손발이 사라지는 레후우우우!”
“레훼에에엥 마마아아! 할짝할짝은 언제 레후..”
이미 2마리는 점막이 굳어, 갓 태어난 자실장 크기와 비슷할 정도로 통통한 구더기쨩이 되어버린 듯 했다. 빨리 핥아달라며 친실장을 향해 울부짖는 2마리 역시 점막이 점점 말라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시간이 촉박했다. 두 마리를 전부 핥아주기는 힘들 것 같았다.
친실장은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란 새끼를 집어 들었다.
“점막이 굳어가는 레후! 마마 빨리! 빨리 할짝할짝해서 점막 없애주는 레후!”
“버티는 데스! 조금만 참는 데스! 마마가 핥아주는 데스! 데챠압..”
손에 들린 자를 진한 피가 덕지덕지 묻은 친실장의 선홍빛 혀에 파묻었다. 그러나 친실장의 축축한 혀에 느껴진 자의 촉감은 첫째를 핥아줄 때의 질척질척한 그것이 아니었다. 아주 매끄러운 포대기와 같은 질감이 혀의 촉각세포를 통해 친실장에게 전달되었다.
“할짝할짝도 좋지만 프니프니도 받고 싶은 레후~”
“데...”
늦었다.
점막은 이미 굳어버려 갓 태어난 아기 자실장과 똑같은 크기의 우량 구더기로 변해버렸다.
“레삐앗!”
친실장은 혀 위에 있는 구더기를 변깃물에 무심히 던져 넣고, 변기 안에 있는 나머지 구더기들을 보았다. 방금 전까지 친실장을 향해 핥아달라고 울부짖던 녀석도 이제는 다른 녀석들처럼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프니프니후~’ 따위의 소리를 하고 있었다.
“데에... 데...”
모두 구더기쨩이 되어버렸다. 비록 정말로 자실장이었을지, 엄지였을지, 아니면 그냥 구더기였을지는 친실장으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왠지 이번에 낳은 녀석들은 전부 사랑스러운 자실장쨩들이었을 것 같은 안타까운 예감이 들었다. 구더기쨩들의 크기는 전부 첫째와 대강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친실장은 허탈감에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양 눈에서 붉은 두 눈물이 다시 한 번 친실장의 볼을 타고 흘렀다.
“데에... 데에... 히끅... 히끅... 데에에에엥”
고개를 떨어뜨리고 양 손으로 눈물을 닦아보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서러웠다. 여섯 마리의 자들이 순식간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두 마리는 하늘나라로 떠났고, 네 마리는 쓸모없는 우지챠들로 전락했다. 비록 많은 영양을 주어 시간을 상당히 들이면 자실장으로 기를 수는 있겠지만, 들실장인 주제에 무슨 수로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저기 싸늘한 시체로 변해있는 세 고아만 아니었어도, 친실장의 출산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친실장은 더욱 서럽게 울었다.
“오로롱... 오로롱... 데에에에엥... 데에에에엥”
고개를 쳐들고 울부짖는 친실장의 소리가 화장실을 가득 메웠다. 그만큼, 친실장은 지금 자신이 놓인 상황에 충격 받아 있었다. 지금 배 안에서 느껴지는 분대의 고통이 아주 미약하게 느껴질 정도로.
“데에에엥... 데에에에에?”
친실장은 하복부와 총구의 미약한 고통을 느끼고 자신이 출산 중이었음을 다시 상기했다. 양 손에 묻은 눈물의 색은 아직 둘 다 붉은 색이었다. 그제야 출산이 재개했음을 깨닫고 친실장은 변기로 부리나케 가서 다시 자세를 잡았다.
이건 기회였다. 아직 건강한 자실장을 낳을 수 있는 기회. 일주일 동안의 임신 기간이 결실을 내어,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할 수 있게 되는 기회. 아직 완전히 끝장난 게 아니었다는 생각에 친실장의 입에서는 살포시 미소가 배어나왔다.
“레후?”
“마마 프니프니 레후?”
구더기들을 아무렇게나 집어 타일 바닥 위에 던져놓은 후, 친실장은 다시 하복부에 힘을 주었다. 계속되는 산고에 꽤나 적응이 되었는지, 아니면 슬픔이 산고를 중화시켰는지 몰라도 처음만큼 그다지 아프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데데에에엣스! 데에에에엣스우!”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자들이 마지막으로 나올 자들이다. 이제 더 이상 뱃속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비록 앞서 나온 6마리의 새끼들은 모두 쓸모없이 되어버렸지만, 지금 태어날 자들이 남아있었기에 친실장은 기뻤다. 비록 고통에 한껏 얼굴을 찡그리기는 했지만, 친실장의 얼굴은 환희와 희망이 뒤섞인 밝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텟테레~”
“텟테레~”
딱 2마리였다. 앞서 나온 자들이 총배설구를 벌려주었기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순산이었다.
친실장은 똥과 뒤섞여나온 자들을 보며 안도와 기쁨의 한숨을 내쉬었다. 천만다행이었다. 핥아달라는지 점막에 쌓인 몸을 앞뒤로 흔드는 녀석들을 보며 친실장은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었다. 볼살이 욱실 솟아올라 크로와상처럼 휘어진 친실장의 두 눈에서 적록의 눈물이 찔끔 새어나왔다.
“데프프픗. 데프프픗”
“마마인 레후?”
“마마인 레후!”
첫째를 핥아주었을 때처럼 친실장은 상냥하게 자 하나를 들어 제 혀에 가져다댔다. 이제 방해꾼도 없다. 그저 혹여나 자의 몸이 상할세라 조심하며 자들의 점막을 핥아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헤 벌려진 친실장의 입에서 삐죽 나온 혀가 부드럽게 자의 몸을 타고 미끄러졌다. 침과 함께 새끼 실장의 점막이 주우욱 바닥으로 떨어진다.
“데스?”
뭔가 이상했다.
첫째를 핥았을 때에는 혀에 팔다리의 꼬물거리는 감촉이 혀를 타고 친실장의 뇌리에 들어왔었다.
그러나 이번 새끼는 핥고 난 후에도 끈끈한 점막을 핥아주기 전의 모습과 그대로였다. 핥으면 핥을수록, 매끄러운 형태의 유선형 몸이 더 잘 느껴졌다. 아니, 완전히 매끄럽지는 않았다. 몸의 앞쪽에 도돌도돌한 돌기 같은 것이 나있는 것이 혀의 촉감으로 느껴졌으니.
친실장은 황급히 혀를 때고 자를 보기 위해 양 손을 들어보았다. 아니, 양 손도 필요 없었다. 자는 한 손에 쏙 들어왔다.
“레후~ 프니프니 해주는 레후~”
구더기였다. 그것도 원래부터. 그렇기에 앞서 먼저 구더기가 된 4마리 자매보다도 더 작았다,
불량품이었다.
“데....데챠아아아앗!”
친실장은 변기 안의 운치더미에 구더기를 푸슉 던져 넣고, 마지막 새끼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재빨리 핥기 시작했다.
방금 전의 자는 구더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자는 틀림없이 건강한 자실장쨩 일거라고 생각하며 친실장은 마치 녹기 직전의 아이스크림을 마구 빨아먹는 아이처럼 손에 든 자의 점막을 조금씩 깎아나갔다.
한 면을 핥았다. 친실장의 침과 함께 눅진한 암록색 점막이 떨어져나간다. 그 안에 비치는 연녹색의 속살. 팔다리나 프릴 같은 별다른 특징 없이 연녹색의 속살 그것뿐이었다.
“데스... 데스데스!”
“레후우우우웃! 할짝할짝 좋은 레후!”
친실장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다시금 다른 면을 핥아본다. 방금 들은 멍청한 소리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라며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그러나 점막이 뭉뚝하게 떨어져 나가 제 몸을 다룰 수 있게 되자, 친실장의 손에 들린 새끼 실장은 제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며 기쁨의 울음을 내지를 뿐이었다.
“마마 할짝할짝 기분 좋은 레후~ 이제는 프니프니 해줄 시간인 레삐아아아앗!”
친실장이 양 손이 아무렇게나 툭 떨어졌다. 털썩 떨어진 팔이 흔들리면서 막내 구더기가 변기 안으로 떨어졌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배 안에서 움직이는 자의 느낌은 없었다.
“데...데에... 데갸아아아아악!”
퍼렇게 질린 표정으로 친실장은 잠시 어쩔 줄 모른 채 멍하니 있더니, 다시 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뿌다다다닷.... 뿌직...’
출산하면서 자와 함께 운치를 많이 쌌기에, 배 안에는 운치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지금 힘을 준 것으로 운치가 순간 뿌지직 나오더니, 이내 총구를 통해 나오는 운치는 찔끔찔끔 싸댈 정도의 양 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똥벌레인 실장석의 배 안에 든 게 거의 없음을 의미했다. 운치뿐만 아니라, 무엇이든지.
힘이 풀린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데에.... 데에.... 데갸아아아악! 데갸아아아아악!”
친실장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천천히 가로젓더니 다시 한 번 오만 인상을 써대며 배에 힘을 주었다.
“삐직.... 삑.... 피슛...”
그러나 총구 밖으로는 새끼손톱만큼도 안 되는 양의 운치가 주룩 흐를 뿐이었고, 그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멎었다. 아무리 힘을 주어봤자, 친실장의 총구 밖으로는 바람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후에도 친실장은 몇 번이나 배에 힘을 주어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저 몸의 힘이 빠짐에 따라 홀쭉해진 배가 꺼지는 것만 느낄 뿐이었다.
“데에....데에에....데에에....”
이제 더 이상 배에 줄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일어날 힘조차 배의 내용물을 쏟아내는 데에 썼기 때문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친실장은 고개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눈앞에 펼쳐진 화장실 전경의 풍경은 처참했다. 식어버린 자신의 처음 두 마리의 자, 목 없는 대장 자실장을 포함하여 처참히 죽어버린 고아 자실장 셋, 그리고 타일 바닥이 추운지 몸을 말고 떨거나 아직도 배를 치켜들고 프니프니를 요구하며 콧김을 푸슉푸슉 내뱉는 변기 밖의 구더기 넷, 운치를 맛있게 냠냠 파먹고 있는 구더기 2마리.
이것이 이 친실장이 이번 출산으로 얻은 소득이었다.
“데에....데에....데에에엥... 데에에에엥... 데에에에엥”
친실장은 얼굴을 구기며 다시 한 번 울음을 터뜨렸다. 문득 혹시나 싶은 마음에 친실장은 눈물이 흐르고 있는 두 눈을 양 손으로 닦아보았다. 그러나 양 손에 묻은 친실장의 눈물의 색은 명백히 다른 적록의 색이었다.
“데에에엥.. 데에에엥.. 데에에에엥... 오로롱.. 오로롱..”
“레후... 레후....”
제 구더기들이 타일바닥에서 식어가는 것도, 밖에는 이미 캄캄해져 고양이가 쏘다니는 것도 모른 채, 친실장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화장실 바닥에 앉아서 앵앵거리며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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