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처리시설의 미도리 1~5 (ㅇㅇ(175.121), (1.228))

 

“뎃데로게~ 뎃데로게~”

일요일 오후, 실장석 한마리가 옷을 걷어 올린 상태로 작은 개밥 그릇에 반쯤 누워있었다. 개밥 그릇 안에는 성체실장의 총구가 살짝 잠길 정도로 물이 차있었고 성체실장의 체온으로 미지근해져있었다. 힘이 드는지 온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그럼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고 불렀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성체실장석은 2마리의 자실장과 한 마리의 엄지실장을 낳았다. 자신이 낳은 새끼들을 보며 성체실장석은 고통이 아닌 행복함에 눈물을 흘렸다.

“데에에엥 데에에에엥 태어나주어서 고마운데스.”

평균 10마리 내외로 새끼를 낳는 실장석치고는 매우 적은 숫자였지만 성체실장석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건강히 태어난 새끼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마마 낳아줘서 고마운 테치!”
“고마운테치!”
“와타치도인 레치!”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새끼들을 쓰다듬어준 성체 실장석은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낳은 장녀와 차녀 두 마리를 안아들고 젖을 물렸다. 두 자실장은 있는 힘껏 젖을 빨았고 성체실장석은 고양감을 느끼며 얼굴을 붉혔다.

“오네챠타치! 그만 먹는 레치! 작은 와타치가 다 먹어야하는 레에에에엥 레에에엥”
본능적으로 생존경쟁에서 밀려남을 느낀 엄지실장석인 삼녀는 장녀와 차녀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잡아당겨도 엄지의 힘으로는 자실장의 빠는 힘을 이길 수 없었고 장녀와 차녀는 오히려 발길질로 삼녀를 밀어냈다. 힘으로는 안된다는 걸 깨달은 삼녀는 눈물을 흘리며 친실장을 흘끔거렸고 성체 실장석은 그런 시선을 의식하고는 잠시 뒤 장녀와 차녀를 젖에서 때어냈다. 이미 많은 양이 빠져나간 젖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변해 있었다. 장녀와 차녀는 배가 통통해졌지만 만족하지 못했는지 아쉬운 듯 침으로 번들거리는 젖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미도리는 삼녀를 안아들고 젖을 물렸다. 이미 거의 다 빨려 많이 나오지 않는 젖을 삼녀가 언제 울었냐는 듯이 웃으며 열심히 빨았다.

‘이번 자들은 반드시 훌륭하게 키워내는 데스! 와타시를 버린 닝겐도 후회할만큼! 죽어버린 자들한테도 당당하게 키워내는 데스!‘

성체실장석은 나오지도 않는 젖을 빨고 있는 엄지를 쓰다듬으며 속으로 결심을 다졌다. 성체실장석은 이번이 두 번째 출산이었다. 미도리라는 이름을 가졌던 이 성체실장석은 사육실장시절 아주 평범한 사육실장이었다. 멋대로 자를 가졌지만 자를이 태어나면 주인의 마음이 달라질 거라 생각했던 걸까. 미도리는 주인의 권유에도 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8마리의 자실장을 낳았고 퇴근하고 돌아온 주인에게 자신의 사랑스러운 자를 자랑해보였다. 고생했다는 말과 축하의 선물을 기대했지만 주인은 미도리에게 자와 사육실장 중에 하나를 고를 것을 명령했다. 미도리는 자신의 자식들을 선택했다. 겉으로는 당당하게 선택했지만 그러면서도 속으로 주인이 마음을 바꾸지 않을까 하고 마음 한켠에 가지고 있던 희망을 잃지 않았다. 작은 희망은 공원에 버려지기 직전까지 계속되었지만 눈앞에서 주인이 사라지고 나서야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는 사육실장이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했지만 무엇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들이 있었기에 살아갈 의지를 다졌다.

삶은 호락호락 하지 않다. 사육실장으로 살기위한 교육만 받아온 미도리에게 들실장의 삶은 버거웠다. 남자가 미도리를 버리면서 같이 버린 실장푸드와 젖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바닥이 났다. 새끼들은 굶주려서 배고프다고 노래를 불렀고 굶주린 자들을 먹이기 위해 미도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골판지 박스에서 나가야했다. 목숨을 건 모험 끝에 얻은 거라고는 반쯤 썩은 과일 조각과 뼈뿐인 닭다리였다. 그럼에도 애써 행복회로를 돌리며 자들이 기다리는 골판지 박스에 돌아왔을 때, 미도리가 마주한 것은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반기는 자들이 아니라 자들의 냄새가 나는 고기조각 몇 개뿐이었다. 그날 미도리는 가슴에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검은색 눈물을 흘렸다. 소중한 돌씨에게 제발 죽여 달라 빌었지만 잘 먹고 자란 탓에 죽지도 않았다. 소중한 돌씨는 떠난 자들을 생각하며 다음 자들을 더 잘 키우면 된다고 미도리에게 속삭였다. 미도리는 그 말에 귀 기울였고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졌다.
미도리에게 새로운 기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찾아왔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오전에 시청직원이 확성기를 들고 공원에 살고 있는 실장석들에게 말했다. 조만간 이 공원에 구제가 이루어질 계획이며 실장석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준다며 앞으로 인간의 노예가 되어 일을 하며 살거나, 남아서 구제 되거나 선택은 자유라고 말했다. 많은 수의 실장석들은 인간의 노예가 된다는 말에 크게 저항하며 시청직원을 향해 투분하기도 했지만 이내 코로리성분의 비비탄에 맞아 하찮은 삶을 마무리했다. 몇 마리가 죽자 많은 실장석들은 도망쳤다. 하지만 미도리는 시청직원에게서 멀어지는 녹색의 파도를 뚫고 시청직원에 앞에 섰다. 미도리는 F-91이라 적혀있는 검은색 목걸이를 받았다.

“테에...? 여기는 어디인 테치. 이곳이 와타치의 집인테치...? 전혀 세레브하지 않은테치...”

미도리가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을 때 배가 부른 자실장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핑크빛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세상을 상상하며 뱃속에서 자랐는데 막상 태어나보니 주변에 보이는 것은 온통 회색 콘크리트로 둘러쌓여있었다. 그나마 천장은 뚫려있었고 방 가장 안쪽에는 작은 뚜겅에 덮여있는 배수구가 있었다. 가로세로 1미터정도의 크기의 이 공간은 실장석을 쉽게 관리 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니 칙칙한 것은 당연했다. 방안에 있는 물품들은 거칠고 두꺼운 담요와 330ml용량의 페트병, 작은 과자상자, 미도리가 앉아있는 개밥그릇과 물그릇 전부였다. 이 방에는 문도 달려 있었는데 문에는 투명한 작은 원통이 있었고 그 안에는 10원 크기의 플라스틱 동전이 여러 개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특이한 점은 원통 옆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콘페이토, 실장복이나 스테이크 같이 여러 가지의 그림이 원통의 아랫부분부터 가장 위까지 하나하나 그려져 있었다.

“장녀 차녀. 와타시타치의 집을 보고 실망한 데스까?”

미도리는 누가봐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자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테....테에.... 괜찮은테치..”

장녀는 마마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하려했지만 말이 마음대로 나오지 않았다. 괜찮다고는 했지만 장녀의 얼굴이 어둡다. 차녀도 조용히 있었지만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미도리는 삼녀를 때어내고 장녀 옆에 내려놓았다. 삼녀가 팔을 붕붕 흔들며 아쉬움을 표하지만 미도리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살짝 웃어주었다.

“그렇게 실망하지 마는 데스요, 집은 세상의 아주 작은 부분인 데스. 마마가 세레브한 진짜 세상을 보여주는 데스. 산책을 가는 데스.”

미도리는 개밥그릇에서 일어나 문옆에 있던 사육실장부터 소중히 간직한 작은 실장석용 가방을 걸치고 문을 열고 나가 자들을 향해 손짓했다.

“자들은 어서 나오는 데스~ 세레브한 세상이 오마에타치를 기다리고 있는 데스요~”

새끼들이 무서운지 머뭇거리며 문밖으로 나왔다. 모두 나오자 미도리가 문을 닫았다. 맞은 편에도 방이 있었고 좌우로 수많은 방이 늘어져있었다. 새끼들은 그 셀 수 없이 많은 방마다 실장석이 살고 있다는 것을 냄새로 알 수 있었다. 미도리는 겁에질린 자들을 보고 가볍게 웃고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고 미도리가 움직이자 놀란 자들은 짧은 다리로 열심히 따라갔다.

“레에에에엥! 레에에엥 레에에엥 마마! 마마아아아아!”

몇분이나 지났을까. 엄지 삼녀가 넘어졌고 넘어진 채로 울며 미도리를 불렀다. 미도리는 걸음을 멈추고 삼녀를 안아들고 살짝 까진 무릎을 핥아주었다.

“레치칫 마마 간지러운 레치”

미도리는 울음을 그친 삼녀를 한손에 들고 다시 걸어갔다.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장녀와 차녀는 편안히 안겨서 가는 삼녀를 보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마마....와타시도 다리 아픈 테치.....더는 못가는 테치”
“와타시도 안아주는 테치 마마!”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자들인 데스.”

미도리는 두건을 목에 걸고 앞주머니처럼 만든 다음 그 속에 자들을 넣고 다시 걸었다. 흔들리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자들은 두건속에서 웃으며 떠드는 자들의 소리에 미도리는 웃음을 지었다. 이내 미도리는 커다란 문앞에 도착했고 문 옆에 있는 관리실에 앉아있는 남자를 향해 말했다.

“관리인상 문을 열어주시는 데스”

관리실에 앉아있던 남자가 미도리가 걸고 있는 목걸이를 슬쩍 보고는 컴퓨터에 무언가를 기록하고는 문을 열어주었다. 문이 열리고 시원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들어오며 미도리의 머리를 살랑거렸다. 문밖으로 나온 미도리는 자신의 자들을 하나둘 꺼내 내려놓았다.

“테에에에엣!?!? 아름다운 테치!”
“이곳은 낙원인 테치?”
“레챠아아아아아! 세레브한 와타치를 위한 세상인 레챠!”

연분홍색 벚꽃의 비가 내렸다. 바람과 함께 공중에서 춤을 추는 벚꽃잎과 노란 개나리를 보며 자들은 눈이 커지고 입에서 침을 질질 흘렸다. 삼녀는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기위해 달려 나갔고 장녀와 차녀도 두리번거리며 앞으로 달려갔다. 인간의 눈으로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인데 작은 실장석에게는 경이롭게 보였을 것이다. 자들은 낙원을 뛰놀며 꽃잎을 먹어보기도 하고 두건에 끼워서 자신을 치장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그런 천진난만하게 노는 자들을 보며 미도리는 행복함을 느꼈다.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뛰어놀던 자들은 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배불리 먹어도 뒤돌아서면 배고픈 것이 성장중인 실장석들이었다.

“자들은 와서 간식을 먹는데스~”
“마마의 밀크는 장녀인 와타시가 먼저인 테치!”
“오네챠! 장녀라면 차녀인 와타시에게 양보하라는 테치!”
“레에에엥 레에엥 가장 작은 와타치가 가장 많이 먹어야하는 레에엥”
“자들은 싸우지마는 데스. 오늘은 자들이 태어난 소중한 날인데스. 기대해도 좋은데스~ 간식은 무려 콘페이토인 데스~”

콘페이토 그것은 무엇인가. 실장석들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꿈의 음식. 미도리의 자들은 본적도 없지만 본능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미도리는 가방에서 콘페이토를 꺼내 장녀부터 주었다. 분홍색 콘페이토를 받아든 장녀는 눈을 빛내며 조심스럽게 콘페이토를 핥았다.

“테에에에에에에에엣!!!!!!! 낙원의 맛인 테츄~”

장녀의 얼굴이 녹아내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풀어졌다. 그 모습을 본 차녀와 삼녀는 조바심을 느꼈다.

“마마! 마마! 와타시도 빨리 빨리 주는 테챠!”

때를 쓰며 얼굴이 벌겋게 변한 차녀의 모습도 사랑스러운지 미도리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차녀도 콘페이토를 받고 핥자 장녀와 똑같은 얼굴이 되었다. 삼녀의 차례가 되었다.

“삼녀는 마마와 나누어 먹는 데스.”

미도리는 콘페이토 하나를 꺼냈다. 주변에서 작은 돌을 이용해 반으로 쪼갠 다음 가장 큰 조각을 삼녀에게 건넸다. 미도리가 전부를 주지 않은 이유는 자실장보다는 엄지가 작으니 덜 주는 것이었다. 물론 삼녀는 부당한 대우라고 느꼈다. 장녀와 차녀의 콘페이토와 반쪽짜로 콘페이토를 번갈아 보다가 나머지 콘페이토를 얻기 위해 삼녀가 선택한 방법은 때를 부리는 것이었다.

“레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에엥! 싫은 레치! 싫은 레에에에에엥 반쪽은 싫은 레챠 레에에엥”

바닥에 드러누워 바둥거리는 삼녀를 보며 미도리는 당황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설득하려 했다.

“삼녀 삼녀가 자실장이 되면 삼녀에게도 통째로 주는 데스”

물론 엄지인 삼녀에게 말을 한다고 통할 리 없다.

“그런 거 모르는 레치! 엄지학대인 레챠아아!! 레에에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엥”

미도리는 계속해 설득해보지만 말로 통한다면 그것은 엄지라고 할 수 없는 법이다. 어느새 콘페이토를 다 먹은 장녀와 차녀는 미도리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가는 것을 보며 숨을 죽였다. 본능적으로 조용히 해야하는 것을 느낀 것이다.

“닥치지 못하는 데스까!!!!! 엄지인 삼녀와는 다르게 장녀와 차녀는 와타시를 도와 일을 해야하는 데스! 와타시는 비록 반쪽이지만 귀한 콘테이토도 준 데스! 고마움도 모르는 분충은 와타시의 자가 아닌데스 썩 꺼지는 데스!”
“레끕!”

자신의 부탁인데 거절이라니 엄지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심지어 귀여운 자신이 울고 있는데 달래주는 것도 아니라 화를 내다니, 삼녀는 자신이 아껴왔던 필살기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눈물을 손으로 닦아낸 다음 머리를 살짝 기울이고 오른손을 뺨에 가져다 댔다.

“레츄웅~ 마마는 귀여운 와타치에게 콘페이토를 바치는 레츄웅~”

콘페이토로 산을 만들어 바쳐도 부족한 자신의 애교였다. 삼녀는 마마와 자매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에 넋을 놀라 도게자하며 콘페이토를 모두 바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삼녀에게 돌아온 것은 콘페이토가 아닌 싸늘한 미도리의 눈빛이었다.

“레...레에....”

우주의 법칙이, 절대 부셔질리 없던 성이 눈앞에서 파도치는 해변의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린다. 삼녀의 눈은 당황, 우울, 분노가 섞여 혼란스러워했다.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인 엄지인 삼녀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작은 뇌로 지금 상황을 정리하려했다.

“장녀 차녀 이제 돌아가는 데스”

돌아가자는 말을 하고 미도리가 왔던 길로 천천히 걸어간다. 장녀와 차녀는 말없이 삼녀를 슬쩍 보고는 뒤따라갔고 울며 눈치를 살피던 삼녀는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마마를 붙잡기 위해 따라가려하다가 넘어졌다.

“레에에엥! 마마! 마마! 미안한레치 이제 투정부리지 않는 레치 말도 잘 듣는 레에에엥 와타치 버리지 마는 레치 와타치 귀여운 엄지인 레에에에엥 버려지면 안되는 레에엥 레에엥”
“이번에는 용서해주는 데스. 다른 자들도 명심하는 데스. 마마의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슬픈일을 당하는 데스! 하지만 말을 잘 들으면 오늘 같이 좋은 것들을 보고 상도 주는 데스.”

미도리는 삼녀를 버릴 생각이 없었다. 비록 덜 아픈 손가락인 엄지라고는 해도 소중한 자였다. 실패했던 첫 번째 출산에서 미도리는 때로는 강하게 나가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받아주다간 분충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다. 미도리는 자들을 두건에 넣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온 미도리는 자들을 앉혀두고 말했다.

“자들은 듣는 데스! 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와타시타치가 살기위해서는 일을 해야하는 데스. 오늘 먹은 콘페이토도, 세레브한 세상을 구경했던 산책도 모두 마마가 일을 하고 받은 여기 있는 실장 코인으로 가능했던 일인 데스!”

미도리는 실장코인이 들어있는 원통을 두드렸다. 화폐에 개념을 모르는 자들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자들 아까 보았던 닝겐상을 기억하는 데스까? 닝겐상에게 이 실장코인을 주면 와타시타치가 원하는 것을 주는 데스. 그림을 잘 보는 데스. 실장코인이 그림 옆에 작은 붉은 선씨에 닿으면 그 물건과 교환가능하다는 말인 데스.”

실장석은 장녀, 차녀, 삼녀, 사녀…, 이런 식으로 자식을 부르지만 자세한 숫자의 개념을 파악하지는 못한다. 추상적인 계념은 이해하지 못하기에 화폐의 개념도 동전이 쌓여있는 높이와 교환가능 한 물품의 그림으로 이해시킬 수밖에 없다.

“아마 말로는 잘 모를 것인데스. 마마가 실장코인을 쓰는 방법을 보여주는 데스.”

미도리는 실장코인이 든 원통을 챙기고 자들과 함께 방을 나갔다. 그리고 관리실 앞에 도착한 미도리는 관리인을 불렀다.

“관리인상! 관리인상! 와타시 물건을 사러 온 데스!”

자들은 커다란 관리인에게 당당하게 말하는 미도리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자신감이 생기는 듯 가슴을 내밀며 크게 콧바람을 내쉬었다.

“뭐가 살 건데.”
“콘페이토 3개하고.... 자들이 가지고 놀 공씨도 하나 주시는 데스...”

관리인은 미도리가 가지고 있던 원통을 받아들고 살짝 흔들었다. 그리고는 동전 몇 개를 꺼낸다음 미도리에게 돌려주었다. 미도리는 확연히 줄어든 게 보이는 실장 코인을 보며 약간 얼굴이 굳었지만 눈을 빛내는 자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야 가져가라.”

관리인은 콘페이토 3알과 엄지만한 스티로폼 공 하나를 던져주었다. 미도리는 재빨리 콘페이토를 가방에 넣고 공은 자들게 굴려주었다.

“앞으로 자들이 가지고 놀 공씨인데스 소중히 가지고 노는 데스.”

살짝 얼굴이 굳은 미도리와 달리 자들은 통통 튀는 스티로폼 공을 보자 서로 차지하기 위해 난리가 났다. 당연히 삼녀는 힘 싸움에서 밀려나 울고 있었고 장녀와 차녀가 결승전을 벌였다.

“똥오네챠! 와타시의 공씨인 테챠!”
“똥이모토챠 그 손 놓지 못하는 테치까!”
“레에에엥 레에에엥”
“자들! 사이좋게 놀지 못하는 데스까! 계속 공씨 가지고 싸운다면 공씨를 마마가 뺏는 데스!”

미도리가 뭐라고 하고나자 장녀와 차녀의 힘 싸움을 끝냈다. 하지만 둘 다 공을 잡은 두 손을 절대 놓지는 않았다.

“마마 왜 공씨는 하나인 테치? 공씨가 하나 더 있으면 이모토챠와 싸우지 않아도 되는 테치.”
“그런테츄! 공씨가 하나더 있으면 문제해결인 테치!”

장녀가 나름 합리적인 물음을 했다. 그런 장녀의 말에 차녀도 가세한다.

“장녀, 실장코인은 공짜가 아닌데스! 마마 혼자라면 몰라도 오마에타치를 낳기 위해 많은 실장코인을 썼고 오메에타치를 어른이 될 때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실장코인이 필요한 데스! 앞으로 오메에타치가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오마에타치가 일해서 번 실장코인으로 사야하는 데스! ”
“와타시타치도 일해야하는 테츄까...?”
“그런 데스요. 일을 하지 않으면 굶어야 하는 데스. 당연히 콘페이토도 먹을 수 없는 데스. 만약 굶는 게 좋다면 일하지 않아도 좋은 데스”

일을 해야 한다는 말에 장녀의 얼굴이 굳어졌다. 차녀는 아예 울상이었다. 미도리는 자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결심했던 것이지만. 오늘 세상에 태어난 자들에게는 태어나자마자 올렸다 내리기 당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마! 와타치는 너무 작은 레치 일할 수 없는 레치!”

아까 장녀와 차녀와 달리 일을 하지 않는다고 들은 삼녀는 이때다 싶은 마음에 자신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말했다.

“그런 데스. 삼녀는 아직 작아서 일을 할 수 없는데스. 삼녀가 자실장이 되기 전까지는 삼녀는 집씨를 지키는 데스”
“그런 레치! 와타치는 집을 지키는 레치~ 일을 안 하는 레츄~”
“삼녀 좋아할 거 없는 데스 삼녀는 일을 안해서 실장코인을 받지 못하는 데스. 실장코인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사지 못한다는 말인 데스! 아까도 말했지만 마마가 무언가 사줄거라고 기대하지 마는 데스”
“일 안하는 레치~ 노는 게 제일 좋은 레치~”
“데휴....장녀와 차녀는 부러워할 필요 없는 데스. 일을 하면 콘페이토도 먹을 수 있는 데스. 마마보다 세레브한 가방을 가질 수도 있는 데스.”
신이 난 삼녀와는 다르게 장녀와 차녀는 힘이 없었다. 그런 일가를 보기만 하던 관리인이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거기 서 있을 거냐. 뒤에 기다리는 줄 안보이냐.”

관리인의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던 미도리는 자신들의 뒤에서 기다리는 많은 실장석들이 눈에 들어왔다. 실장석들은 관리인 때문에 최대한 조용히 있었지만 눈에 서린 살기는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데뎃! 가는데스 자들! 어서 집으로 가는 데스!!”

미도리는 급하게 새끼들과 공을 챙기고는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방에 도착한 미도리는 가뿐 숨을 내쉬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장녀와 차녀는 그런 미도리는 신경쓰지 않고 공놀이에 집중하고 있었다. 엄지 삼녀는 자신도 끼워달라며 이러저리 굴러가는 공을 쫒아가기 바빴다. 그렇 시간이 흐르고 저녁이 되자 드르륵 거리는 무언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저녁인데스! 오마에들 문열고 저녁 받아가는 데스!!”

미도리와는 다른 빨간색의 목걸이를 한 실장석 두 마리가 복도에서 사료가 가득 담긴 수레를 끌어가며 방마다 사료를 나눠주었다.

“데에..벌써 저녁시간인 데스까? 오늘따라 시간이 빠른 것 같은 데스. 자들이 있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는 데스.”
미도리도 사료를 받기위해 개밥그릇을 끌고 방문을 열었다.

“오마에 드디어 출산을 한 데스? 그럭저럭 건강해보이는 자들인 데스. 축하하는 데스. 자들이 생겼으니 앞으로는 더 열심히 일하는 데스.”
“물론인 데스! 자들을 멋지게 키우는 데스!”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은 미도리의 개밥그릇에 사료를 담아주고는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는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고는 다음 방으로 이동했다.

“자들 이제 저녁을 먹는 데스. 장녀 차녀는 이리 와서 마마의 밀크씨를 먹는 데스.”
“마마 그런데 이건 뭐인 테치?”

장녀는 개밥그릇에 담긴 사료를 툭툭 건드리고 냄새도 맡아보며 물었다.

“이건 마마가 먹을 밥씨인 데스. 자들이 먹기에는 아직 딱딱해서 못먹는데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자들도 이걸 먹는 데스.”
“맘마인 레치!? 와타치가 다 먹는 레챠!!!”

먹을 거라는 말에 삼녀가 사료에 달려들었다. 사료 하나를 집어든 삼녀는 누가 말리기도 전에 사료를 강하게 깨물었다. 하지만 이제 막 태어난 그것도 엄지가 먹기에는 사료는 너무 딱딱했다.

“레챠아아아!!! 이... 이빨씨가 아픈 레챠!!”
“삼녀... 욕심부리니까 벌 받는 것인 데스. 장녀 차녀 이리 오는데스.”

삼녀의 이빨이 깨지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아파하는 삼녀의 모습을 보고 장녀와 차녀는 사료에 관심을 버리고 미도리의 젖에 매달렸다. 나중에 삼녀가 정신을 차렸을 무렵에는 이미 미도리의 젖은 바닥을 들어냈고 다시 얼마 없는 젖만 먹는 엄지는 눈물을 흘렸다.

자들과 자신도 밥을 다 먹고 미도리는 자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해주었다.

“자들 자들에게 꼭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 데스. 마마는 사실 사육실장이었던 데스.”

사육실장이라는 말에 자들의 눈이 빛났다. 자들의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느끼며 미도리는 말을 이어갔다. 어느날 우연히 자를 가지게 되었다가 그것에 질투한 주인에게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는 말에 자신의 일인 것 마냥 화내기도하고 슬퍼하기도했다. 그렇게 이야기의 꽃을 피우며 미도리의 하루는 마무리 되어갔다.




“모두 기상하는 데스!! 어서 밥씨를 먹고 일하러 나가는 데스!!!”
“빨리 빨리 일어나란 말인데스! 지각하면 오마에들만 손해인 데스!!”

이른 아침부터 요란한 알람 소리와 함께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이 방을 두드리며 자고 있는 실장석들을 깨웠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시끄러운 소리에 미도리의 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다.

“테찌이이이잇!! 귀씨가 아픈테치!!! 왜 이렇게 시끄러운 테챠앗!”
“마마! 마마! 세상이 멸망하는 테츄!”
“레에에엥 레에에엥”

새끼들은 최대한 귀를 막으며 담요 속으로 파고들었다. 꼼지락 거리며 파고드는 자들을 보며 미도리는 자신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작게 웃음이 나왔다. 미도리는 문을 열고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에게 아침에 먹을 사료를 받았다. 10분 정도가 지나고 알람소리가 잠잠해지자 미도리는 담요 속에서 장녀와 차녀를 끄집어냈다.

“장녀와 차녀는 이제 그만 일어나서 밥씨를 먹고 마마와 함께 일씨에 갈 준비를 하는데스”
“테에에...마마 와타시 더 자고 싶은 테치. 안가면 안퇴는 테츄까?”
“마마 와타시도 졸린테치...”

장녀와 차녀의 투정을 보며 미도리는 고민했다. 어제 태어난 자들이었다. 힘들어하는 자들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중실장이 될 때까지 놀고 먹기만 하던 실장석이 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떻게 되는지 본 미도리는 이내 결심을 굳혔다.

“마마도 처음에는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던 데스. 자들에게 힘든 것까지 요구하지 않는 데스. 마마가 일하는 것만 지켜봐도 괜찮은 데스.”

미도리는 장녀와 차녀의 눈곱을 때어내 먹고는 얼굴을 핥아 주었다. 얼굴을 깨끗하게 해줄 생각도 있지만 잠을 확실하게 깨우기 위함도 있었다.

“마마~ 간지러운 테츙~”

새끼들이 깨끗해진 것을 확인한 미도리는 사료에 물을 넣어 걸죽한 죽처럼 만들었다. 그리고는 장녀와 차녀에게 들이밀며 먹으라고 말했다.

“자들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먹는데스”
“텟? 마마의 밀크는 안먹는 테치?”
“이상하게 생긴테치.”

아침부터 여유롭게 젖먹일 시간이 없던 미도리는 새끼들도 먹을 수 있도록 죽처럼 만들었지만 사료를 먹어본 적 없는 자들은 미도리의 눈치를 보고 먹기를 주저했다. 미도리가 사료죽을 먹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조금씩 퍼서 맛을 보기 시작했다.

“테엣! 생각보다 고소고소 맛있는 테치!”
“그런테치! 생각보다 먹을만 한 테치네.”

장녀와 차녀가 다 먹은 것을 확인한 미도리는 과자상자에 보관했던 사료를 꺼내 밥그릇에 넣고 물을 부었다.

“삼녀! 삼녀는 마마가 돌아오기 전까지 여기 있는 밥씨를 먹으며 기다리는 데스. 한번에 다 먹지 말고 꼭 조금씩 나눠서 먹어야하는 데스. 알겠는 데스까?”
“레츄레츄~ 알았는 레치~ 와타치 더 잘거니까 레치 마마와 오네차타치는 일씨나 가는 레츄~”

삼녀는 담요 속에서 엉덩이를 씩룩거리며 대답했다. 미도리는 건성거리며 대답하는 삼녀가 걱정되서 사료를 조금 더 꺼내 그릇에 담았다. 거듭 나누어 먹을 것을 당부했지만 삼녀는 듣는둥 마는둥 엉덩이만 씰룩거렸다. 미도리는 한숨을 내쉬고는 멀뚱멀뚱 서있기만 하는 장녀와 차녀에게 구석에 있는 배수구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들! 나갈 준비를 해야지 뭐하고 있는 데스까! 어서 운치굴에서 운치를 싸는 데스!”
“테에....? 마마 와타시 별로 운치가 마렵지 않은 테치.”

방금 일어난 자들의 분대는 아직 활발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미도리는 그런 자들을 보며 약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장녀를 강제로 배수구 옆에 눕히고 배를 약하게 꾹꾹 눌러주었다.

“테에엣!? 마마 와타시 우지챠가 아닌 테츄츄츄~”
구더기들이나 받는 프니프니에 장녀가 수치심을 느꼈는지 얼굴을 붉혔지만 참을 수 없었는지 뷰리릭거리는 소리와 함께 총구에서 운치를 한가득 내보냈다. 그런다음 정신 못차리는 장녀를 옆으로 살짝 굴린 다음 차녀에게도 프니프니를 해서 운치를 빼냈다. 금방 정신을 차린 장녀와 차녀는 수치심에 미도리를 째려봤지만 미도리는 이미 문밖에 나가있었다.

“자들! 왜 이리 게으른 데스까! 어서 나오는 데스! 아침부터 마마한테 혼나야 정신을 차리는 데스까!”

혼난다는 말에 장녀와 차녀는 빠른 속도로 방을 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엄지는 기분이 좋은지 비웃고 있었다. 아마도 프니프니를 받는 모습에 장녀와 차녀를 자신보다 낮은 존재로 판단했을 것이다. 문이 닫히고 삼녀는 다시 자려고 했지만 약간의 허기를 느끼고는 담요에서 빠져나왔다.

“테...텟 무서운 테치!”
“마마! 마마 오바상들이 잔뜩인 테치!”

문을 나온 장녀와 차녀는 수많은 실장석들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많은 실장석이 한곳을 향해 걸어갔다.

“자들! 마마의 손을 꼭 잡는 데스! 놓치면 슬픈 일 당하는 데스!”

관리실을 지나 건물을 나온 일가는 자신들이 나온 건물 옆에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이미 많은 실장석들이 넒은 방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다. 미도리는 평소보다 소란스러운 모습에 옆에 있던 실장석에게 말을 걸었다.

“동료상 오늘따라 조금 시끄러운 이유가 있는 데스?”
“오마에는 못 들은 데스까? 오늘은 분충 하나가 독라가 될 예정이라는 데스.”
“데엣? 정말인 데스까? 정말이지 조용히 일만하면 잘먹고 잘 살 수 있는 데스가 왜 일을 안해서 독라가 되는 데스?”
“멍청하니까 분충인 데스 그러니까 독락가 되는 건 당연한말 아닌 데스까.”

미도리는 다른 실장석에 말에 납득한 건지 고개를 끄덕였다. 뚜벅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실내는 조용해졌다. 관리인은 실장석들 앞에 섰다. 그 뒤를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 두 마리가 일반적인 목걸이를 한 실장석을 끌고 따라왔다. 관리인은 실장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어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휴가 비용도 없이 아무 이유도 없이 무려 3일 동안 무단결근한 실장석이 또 나왔다. 언제나 말했지만 게으른 놈들은 일하는 너희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렇기에 여기 있는 이 벌레새끼에게는 독라가 어울린다. 다른 생각이 있는 녀석이 있으면 지금 말해라.”
“그런 똥벌레한테는 독라도 아까운 데스! 죽여야하는데스! 죽여버리는 데스!”
“눈알을 뽑아버려야하는 데스!”
“일씨는 모두에게 평등한 데스! 저녀석만 놀고 먹었다니 용서 못하는 데샤!!”
“투기장에 보내야하는 데스! 목숨으로 일하게 하는 데스!”

관리인의 말이 끝나자 실장석들은 잡혀있는 실장석에게 저주에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관리인은 분노한 실장석 무리를 말리지 않았다. 어느정도의 스트레스풀이는 필요한 법이다.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지며 몇몇 실장석이 뛰쳐나오려고 할 때 관리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모두 맞는 말이지만 이 벌레가 놀고 먹은 시간을 일해서 갚아야하니 죽이지는 않는다. 혹시 정신차리고 열심히 일한다면 옷과 머리도 살 수 있겠지.”

관리인이 덜덜 떨고 있는 실장석을 노려보면서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에게 명령했다.

“뜯어라.”
“하잇데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은 한 마리는 힘으로 깔아뭉게고 다른 한 마리는 평범한 목걸이를 한 실장석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오마에!! 그만두는데스! 와타시의 소중한 옷씨와 머리씨는 오마에들이 건들여도 되는 것이 아닌 데샤!!! 안돼는 데스!! 멈춰 멈추는 데샤아아아아!!”
“닥치고 운명을 받아들이란 말인데스!”

순식간에 실장석은 독라가 되고 남은 거라고는 자신의 번호가 써져있는 검은색 목걸이뿐이었다. 녀석은 찢어진 옷과 머리카락을 열심히 주웠지만 그때마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 그걸 보며 실장석 무리는 비웃기 시작했다.

“자들 저 독라를 기억하는 데스, 이곳에서 일하지 않고 꾀부리는 분충은 머리카락과 실장복을 뺏기고 독라가 되는데스. 자들은 독라가 되고 싶은 데스까?
”아닌테치! 와타시 독라는 싫은테치 독라는 실장실격인 테치. 마마는 그런 끔찍한 말을 하지 마는 테츄!“
”그런테치! 와타시타치는 착한 자들 테치! 겁주지 마는 테치!“
”마마는 자들을 믿고 있지만 걱정 되서 그러는 데스. 자들 저기를 보는 데스“

미도리의 손끝으로 자들의 시선이 이동한다. 미도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분홍색 실장복과 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실장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테에....키라키라한 테치...“
”마마 와타시도 세레브하게 만들어주라는 테챠아아아!“
”자들도 열심히 일한다면 저것보다 세레브한 실장복과 머리씨를 가질 수 있는 데스~ 게으른자는 독라가 되고 부지런한 자는 세레브해지는 곳이 이곳인 데스~ 자들은 이제 열심히 일하고 싶어진 데스?“
”열심히 일하는 테치! 와타시도 저렇게 세레브해지는 테치!“
”와타시는 노란 실장복을 입을 것인 테츄~“
”정말이지 사랑스럽고 착한 자들인 데스~“

미도리는 자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관리인은 쯧거리는 소리로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더 이상 때리지 못하게 막았다. 관리인은 울고있는 실장석을 살짝 차며 말했다.

”똥벌레 새끼야 다시 옷과 머리카락을 가지고 싶으면 꾀부리지 말고 일해라.“

관리인이 실장석 무리를 보며 크게 말했다.

”오늘 일을 시작한다. 농땡이 부리는 녀석은 독라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놀지 말고 일해라.“

관리인의 말이 끝나고 거대한 방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던 셔터가 올라갔다. 셔터가 올라가고 음식물 쓰레기 수거 트럭이 방으로 들어와 내용물을 바닥에 뱉어내고 떠난다. 트럭이 떠나고 실장석들은 약속 이라도 한 듯, 옷을 벗고 두건 속에 옷과 머리카락을 집어넣은 다음 남아있는 음식물 쓰레기 더미를 향해 작은 양동이를 하나씩 들고 다가갔다. 이에 놀란 장녀가 미도리를 흔들면서 말했다.

”마마! 왜 다들 갑자기 독라가 되는 테치? 다들 뭘 잘 못 먹은 테치? 그리고 왜 운치에 가는 테츄?“

장녀는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참기 힘들었는지 코를 막았다.

”저게 와타시타치가 하는 일인데스. 저기에서 먹을 수 없는 것들을 골라내 버리면 되는데스.“
”테엣?! 저 운치더미를 먹는 테츄까?!“
”마마 말도 안되는 테치 운치로 무슨 일인 테치!“
”말로는 잘 모르는 것 같은 데스... 마마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보여주는 데스. 자들도 옷을 벗는데스.“

장녀와 차녀가 미도리에게서 뒷걸음질 치며 도망치려 했다. 미도리는 잽싸게 차녀를 깔고 앉은 다음 장녀를 잡고 억지로 옷을 벗겼다.

”테에에엥 마마! 잘 모르겠지만 와타시가 잘못한 테치! 독라는 안되는 테치!!“
”장녀! 그런 게 아닌 데스! 일하면서 옷씨가 더러워지면 안 되기 때문에 잠깐 벗어서 두건속에 넣어놓는 데스! 장녀는 소중한 옷씨가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데스까!“

미도리는 알몸이 되어도 아무렇지 않아했지만 알몸이 된 자매는 그 짧은 팔로 몸을 가리면서 관리인을 힐끔거렸다. 하지만 관리인은 별 관심도 주지않고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에게 무어라 명령을 한 뒤 냄새가 별로 안나는 곳까지 가서 핸드폰을 했다.

미도리는 자들의 손을 잡고 음식물 쓰레기 더미로 걸어갔다. 자들은 역한 냄새에 질색하며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려고 했지만 성체실장의 힘에 당해낼수 없어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가까워질수록 냄새는 고약해지고 끈적하고 미끌거리는 더러운 국물이 자매의 신발을 더럽혔다. 자매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이 되었다. 미도리는 살짝 가슴이 아팠지만 늦든 빠르든 경험해야할 일이었다. 미도리는 음식물쓰레기 속에서 투명한 비늘과 조개껍데기를 찾아 꺼내 자들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자들은 말하는 데스! 이것은 먹을 수 있는 데스까?“
”무슨 당연한 말을 하는 테츄까! 그런 건 먹을 수 없는 테치!“
”마마 그런 더러운 건 당장 버려 테치!“

미도리는 자매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데스. 이것은 먹을 수 없는 데스. 먹어도 운치가 되지 않는 데스. 자들 이런 먹어도 운치가 되지 않는 것을 찾아서 양동이 옆에 모아두는 데스. 그럼 마마가 양동이에 넣는 데스.“
”테히...“
”더러운 테치...“

장녀와 차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미도리뿐만 아니라 다른 실장석들도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실장석은 그 본능과 투박한 신체 구조 때문에 다른 노동에는 이용하기 어려웠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가공하는 이곳에서는 상당히 유용했다. 어차피 사료를 만드는 곳이니 남아도는 사료를 지급해 주었다. 충분히 먹어 배고프지 않은 실장석은 굳이 짜고 매운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장석은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은 잘 구분했다. 일반 쓰레기가 섞여 들어가면 사료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 쓰레기에 달걀껍데기, 게 껍데기, 동물의 뼈 등을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분류작업은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인력을 써가며 일일이 분리하기에는 너무 번거롭고 사람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장녀! 차녀! 뭐하고 있는 데스! 어서 일을 하는 데스!“

미도리가 언성을 높이며 재촉했다. 그제서야 장녀와 차녀는 미도리의 눈치를 보며 일 하는 척을 했다. 미도리는 작게 한숨이 나왔다. 첫날부터 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건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하고 있어도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미도리는 고개를 젓고는 음식물 쓰레기 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미도리는 일반쓰레기로 양동이를 가득 채웠다. 가득 채운 양동이를 끌고 빨간목걸이의 실장석들에게 다가갔다.

”동료상 와타시 양동이를 다 채운데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은 양동이 속을 슬쩍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관리인사마한테 가도 좋은데스.“

미도리는 이번에는 관리인 조금 떨어진 곳에 양동이를 내려놓았다. 관리인은 양동이가 가득 찬 것을 확인하고는 가지고 있는 종이에 미도리의 번호인 F-91과 번호 옆에 一자를 적었다. 관리인은 미도리에게 가도 좋다고 손짓했다. 미도리는 일반 쓰레기가 가득 찬 양동이를 마대자루에 일반쓰레기를 넣고 있는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 옆에 내려놓았다. 그후 미도리는 근처에 있는 빈 양동이를 들고 다시 음식물 쓰레기 더미로 걸어갔다.

”마마 이제 일씨는 끝난 테치?“

장녀가 물었다.

”아닌데스. 아직 한참 남은 데스.“
”치이.....“
”테에....“

미도리에 말을 들은 장녀와 차녀는 실망감을 숨기지 못했다. 미도리는 굳이 자들을 달래주지 않았다. 장녀와 차녀는 애꿎은 음식물 쓰레기만 발로 찼다. 미도리는 그런 자들을 무시하고 일을 했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지 자들을 계속해서 확인하느라 평소보다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실장석들이 쓰레기가 들어있는 양동이를 끌며 관리인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실장석의 자발적인 노동을 장려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한 실장석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했다. 추가 수당은 하루 할당량인 양동이 10개 이후부터는 추가 수당이 되어 더 많은 코인을 받을 수 있었다.

“데에.....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너무 부족한 데스...”

미도리의 4번째 양동이는 반도 차있지 않았다. 혼자 일할 때는 오전에만 5개 이상을 채웠으니 오후에 할당량을 끝내고 추가 수당을 받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비록 어린 자들이었지만 2마리가 추가 되어 일했는데 평소보다 적은 성과에 당혹스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음식물에 석여있는 쓰레기가 적은 날인가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양동이를 가득 채운 실장석들이 여럿 있는 것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니었다. 미도리는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었다. 미도리가 한숨을 쉬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이 자매는 눈만 껌뻑이며 미도리를 바라봤다.

“마마? 괜찮은 테치?”
“괜찮은 데스... 밥씨를 먹고 힘내서 일하면 되는 데스”
“맘마 먹는 테치? 와타시 열심히 일해서 배고픈 테치! 많이 먹어야 하는 테치!”
“와타시! 와타시도 많이많이 먹고 빨리빨리 크는 테치!”

자매는 밥이라는 말에 눈이 빛났다. 미도리는 자들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 작은 투정하나 없이 열심히 일한 자들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집에가면 마마가 열심히 일한 자들을 위해 콘페이토를 주는 데스~”
“마마! 사랑하는 테츄~”
“콘페이토~ 콘페이토~ 와타시는 세레브한 테치~”

일가가 행복한 순간을 보낼 때 줄의 앞쪽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미도리는 줄에서 살짝 나와 앞을 살폈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과 화난 관리인과 관리인 발밑에 깔려있는 독라가 보였다.

“이 새끼가 밑에다가 음식물쓰레기 넣어두면 모를 줄 알았냐? 그리고 이 새끼들 똑바로 확인 안해?”
“죄송한 데스! 한번만 용서해주시는 데스!!”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 무리를 향해 집개를 들이밀었다. 실장석들은 벌벌 떨며 도개자하며 사과했다. 관리인이 집개로 양동이를 쓰러뜨리자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가 함께 쏟아져 나왔다. 밑에는 음식물쓰레기로 양을 채우고 그 위에 일반쓰레기로 눈속임을 썼었던 것이다.
관리인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고 이내 화났던 관리인의 얼굴이 약간은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관리인은 발밑에 깔린 독라를 향해 말했다.

“와 이 새끼 뺑기치는 쓰레기인줄 알았는데. 140개나 모아놨네. 운이 좋네. 100개면 옷 하나니까. 100개 빼는 걸로 봐준다.”

사기를 치려던 실장석은 일반적인 실장복을 살 코인을 모은 상태였지만 녀석이 원하던 것은 실장코인 300개로 살 수 있는 세레브하게 염색된 고급 실장복이었다. 일이 끝나면 콘페이토나 기타 사치부리는데 써서 저축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 실장석에게 140개면 상당히 많은 양이었고 녀석이 얼마나 단기적인 욕망을 견뎌왔는지 알 수 있다.

“데프프픗 똥닝겐 어차피 와타시를 죽이지도 못할 거면서 그딴 허세가 통할거라 생각한 데스까?”
“뭔 개소리야? 진짜 죽고 싶어?”
“똥닝겐!!!!!! 그 같잖은 허세는 집어치우는 데샤아아아아! 와타시는 다 알고 있는 데스! 오마에가 와타시를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데스. 소중한 와타시를 함부로 죽일 수 없다고 한 말을 똑똑히 들었던 데스!”

관리인은 당황했다. 그 당황은 왜 저딴 개소리를 하는지 몰라서 오는 당황스러움이었다. 그러던 관리인은 문득 아까 점심 메뉴를 물어보러 온 부하 직원에게 한 푸념이 생각났다.

“주임님 이따 점심에 어디로 갈까요?”
“오늘은 그냥 멀리가기 귀찮은데. 짱깨나 먹지?”
“그럼 짬뽕하고 소주 한병이면 되죠?”
“그려. 주문은 자금성에 하는 거 잊지말고”

점심 메뉴의 결정이 끝나자 관리인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크게 숨을 내뱉고는 부하 직원에게 말을 걸었다.

“지원씨. 지원씨는 저 벌레새끼들 어떻게 생각해.”
“네? 저야 뭐... 그냥 뭐 별 생각없죠.”
“예전에는 저런 쓸모없는 벌레 새끼들 보이는 족족 다 죽여버리고 다녔는데. 기분 드럽게 사람 힐끔거리며 쳐다보질 않나. 요즘은 동물 학대니 뭐니 회사꺼라 죽이지도 못하고 세상이 망하려나벼.”
“그래도 쟤들 때문에 우리가 편하게 돈 받으니 참아야죠 뭐.”

지원씨라고 불린 남자 직원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부하직원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약간 과장스러운 정도로 웃으며 말했다.

“그려 그려 지원씨의 그 마음가짐이 참 좋단 말여.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거 안하려 하는데. 지원씨는 참 사람이 좋아.”

남자 직원은 멋쩍은지 웃음을 지으며 몇마디 더 말을 나누고는 나갔다. 아까 전 일이 기억난 관리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독라는 승리의 기쁨에 몸을 부르르 떨며 운치를 지렸다.

”너.... 듣고 있었냐?“
”그런데스~ 데프프프픗 알았으면 당장 발을 치우고 독라가 되어 와타시의 총구를 핥으란 데스!“

관리인의 발이 올라갔다 자신을 짖누르던 압력이 사라지자 녀석은 더욱 쾌감을 느끼며 격렬하게 운치를 지리기 시작했다. 녀석은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강한 바람을 느끼고는 영문을 몰라 옆을 보았다.

”뎃?...데뎃?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와타시의 섬섬옥수가!!!!“

녀석의 팔이 있던 자리에는 관리인의 무거운 안전화가 있었다. 관리인이 녀석의 팔을 밟아 버린 것이다. 녀석은 남은 팔로 힘껏 안전화를 두드렸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데갸아아아아! 똥노예!!!!! 이게 무슨 짓인 데스까! 죽여 버리는 데샤아아아아! 와타시가 일어나기만 하면 오마에는 죽는 데샤!!“

관리인은 밟을 치우는 대신 발에 힘을 주고 바닥에 문질렀다. 이미 쥐포가 된 녀석의 팔은 바닥과 신발밑창사이에서 갈리며 반죽이 되어갔고 신경이 깔리는 엄청난 고통에 녀석이 피눈물을 흘리며 몸부림 쳤다. 팔이 떨어져 나가고 나서야 벗어난 녀석은 팔이 있던 자리를 다른 팔로 지혈하면서 관리인을 노려보았다.

”벌레 새끼가 미쳤나. 일을 제대로 하고 있을 때 그나마 쓸모 있는 거지 일을 못하는 녀석은 필요가 없는데. 알아들었냐?“
”그 입 닥치는 데스! 오마에게 지금 무슨 짓을 한지 알고 잇는 데스까! 최고급 분홍색 실장복과 분홍색 머리씨를 바치고 독라 도게자하며 와타시에게 스시와 스테이크를 산으로 바쳐도 용서 못하는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 씨발 사유서 쓰기 귀찮은데.“

관리인이 발을 들자 녀석의 팔이었던 것이 바닥과 신발사이의 얇은 실을 만들었다. 관리인은 녀석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신발 바닥에 있던 녀석의 살점이 눈에 들어가자 배가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데뎃?! 뎃데로게~ 뎃데로게~ 자들은 듣는데스~ 똥닝겐들은 마마의 노예인데스~ 세상에는 콘페이토와 스시, 스테이크가 가득한 낙원인 데스~ 마마는 세상의 지배자인데스~“

관리인은 발에 무게를 실었다. 머리에 느껴지는 큰 압력의 녀석의 얼굴이 토마토가 되어가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데샤아아아아! 당장 그 더러운 발을 치우는 데스! 와타시는 임신한 몸인 데스! 오마에가 임신시켰으면 응당 책임을 지라는 데샤아아아!“

관리인은 실장석의 외침에도 멈추지 않고 압력은 조금씩 강해진다.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한 실장석이 남은 팔 한쪽으로 안전화를 때리며 소리쳤다.

”데뎃!! 니...닝겐상! 와타시 자를 가진 데스! 사...살려주시는 데스! 그...그런데스! 오마에가 원한다면 지금 임신한 자를 낳고 오마에의 흑발의 자도 낳아주는 데스! 한번 자를 가졌던 몸이니 늘어나서 오마에의 마라도 잘 받을 수 있고 더욱 좋은 흑발의 자를 가질 수 있는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흑발의 자라는 말이 나오자 천천히 올라가던 압력이 갑자기 강해졌다. 녀석의 눈알은 이미 반 이상 튀어나왔고 필사적으로 관리인의 발을 토닥였다. 발은 계속 내려왔다. 뿌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귀에서 누런 젤 형태의 무언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토닥이던 녀석은 죽어가는 개구리처럼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이내 녀석의 머리가 터지고 내용물이 사방으로 튀어갔다. 녀석의 눈알 중 하나가 미도리 일가의 앞에 떨어졌다.

”마마! 마마! 무서운 테츄....“
”와타시타치 죽는 테치? 죽고 싶지 않은 테치! 살려줘 테치“
”자들 진정하는 데스! 저것은 분충이라 죽은 데스! 착한 자들은 슬픈 일 당하지 않는 데스“

미도리는 패닉에 빠진 새끼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일가가 관리인에게 양동이를 확인받을 때 자들은 그 옆에 방치된 독라의 시체를 보며 조금 운치를 지렸다. 다만 적은 양이었고 주변에 가득한 음식물쓰레기 냄새와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리인의 시선으로는 눈치 채지 못했다. 오전일과는 끝낸 일가는 공동샤워실로 이동했다. 샤워실이라고는 해도 사람이 씻는 제대로 된 시설이 아니라 기다란 플라스틱 파이프 구멍에서 나오는 물줄기로 씻는 공간이다.

”테에엥....추운 테치....“
”추워도 씻어야하는 데스. 마마한테 붙는 데스. 조금은 따듯할 것인 데스.“
”마마...와타시도 추운 테치...“
”차녀도 이리 오는 데스요“

겨울도 아닌 봄에 온수가 나올 리가 없었다. 쌀쌀하기는 해도 찬물로 샤워한다고 해도 체온이 높은 실장석이 죽거나 병에 걸릴 온도는 아니었다. 미도리와 자매는 최대한 밀착해서 찬물에 저항하며 몸을 씻었다. 자매는 다른 몇몇의 실장석이 비누를 이용해 거품을 만들면서 씻는 것을 보았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지만 가슴속에서 무언가 일렁이는 느낌을 받았다.

”마마 와타시도 저렇게 씻고 싶은 테치. 그럼 추워도 괜찮을 것 같은 테치....“
”장녀.... 와타시타치는 비누가 없는 데스. 저것도 실장코인이 필요한 데스. 저런 것을 사면 다른 것을 못사는 데스. 참는 데스. 나중에...나중에 사주는 데스....“
”지금 하고 싶은 테치......테에엥 테에에에엥 지금하고 싶단 말인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에엥“
”장녀! 차녀! 울지 마는 데스!“

장녀가 울음을 터뜨리자 눈치를 보던 차녀도 같이 울음을 터뜨렸다. 미도리는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 대었다. 그때 다른 거품으로 샤워를 하고 있던 실장석이 다가왔다.

”오마에 혹시 아와아와가 필요한 데스까? 필요하면 조금 나누어 주는 데스.“
”데뎃?!? 그게 정말인 데스까! 동료상 고마운 데스! 자들도 어서 고맙다고 말하는 데스!
“테에? 고마운 테치. 오바상! 답례로 귀여운 와타시의 필살 애교를 보여주는 테치! 테츄웅~”
“치프프 다 와타시가 귀여워서 선물을 바친 것인 테츄~”

다른 실장석은 미도리의 양손 손에 종이비누를 하나씩 건네주었다. 물기 묻은 손에 종이비누가 떨어지자 바로 녹으며 사라지려고 했다. 미도리는 빠르게 각각의 손으로 자들의 머리를 문질렀다. 그러자 거품이 조금씩 생기고 자들은 거품을 만지작거리며 놀기 시작했다.

“오마에타치를 보고 있으면 콘페이토 별로 떠난 와타시의 자들이 떠오르는 데스...오마에는 자들을 잘 키우길 바라는 데스.”

미도리는 계속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고 일가에게 작은 선물을 준 실장석이 안보일 때까지 계속되었다. 미도리는 추운 것도 잊고 거품을 가지고 놀고 있는 보며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자들이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들이 훌륭한 어른이 될 때 까지 키우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샤워를 끝내고 미도리는 자들에게 옷을 입혀주고 자신도 옷을 입었다. 알몸에서 탈출한 자들은 기분이 좋아졌지만 젖은 옷은 차가웠다. 미도리는 춥다고 칭얼거리는 자들을 안아들어 체온을 나누며 이동했다.

“테챱 테챱 테챱”

일을 했던 탓에 자매는 더욱 허기를 느끼고 아침보다 열심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열악한 구강구조와 급하게 먹는 탓에 반 이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멀쩡한 사료는 자들에게 먹이고 미도리는 바닥에 떨어진 사료를 긁어모아 먹었다. 식사를 마친 일가는 노곤해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실장석들도 바닥에 자리를 깔고 누워 낮잠을 자고 있었다. 미도리는 이미 잠들어 있는 양쪽에 자매를 끼고 잠을 청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오후 일과를 시작하는 알람이 울렸고 낮잠을 자던 실장석들이 하나둘 눈을 떴다. 미도리는 자신의 품으로 파고들려는 자들을 흔들었다.

“자들 일어나는 데스.”
“테엣? 저녁시간인 테치?”
“아닌데스. 다시 일할 시간 데스.”
“마마 일은 끝난 게 아닌테치? 그렇게 오래오래 일했는데 더 일해야 하는 테츄까?”
“일은 반도 안한 데스. 어서 일하러 가는 데스. 늦으면 슬픈 일 당하는 데스.”

자매는 당연히 칭얼거렸다. 하지만 슬픈 일이라는 말과 점심 전에 독라 한마리가 죽는 것을 봤었던 탓에 큰 저항은 없었다. 6시가 되어 하루 일과를 끝내는 알림이 울리고 일이 끝날 때 마침 미도리는 겨우 할당량을 채울 수 있었다. 오전보다 시간이 길기도 했고 미도리가 더욱 바쁘게 움직이 까닭이었다. 가득 찬 양동이를 자랑스럽게 관리인 앞에 내밀었고 무언가를 체크했다. 그리고는 일이 끝나고 씻기위해 샤워실로 이동하면서 미도리는 자들이 거품샤워를 다시 해달라고 칭얼거릴까봐 걱정했지만 피곤했던 자들은 아무런 말없이 씻고 빨리 집으로 가고자했다. 그렇게 무탈하게 하루가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미도리가 잊고 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미도리 일가는 집안 가득한 운치냄새에 얼굴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방구석구석 운치가 안 묻은 곳을 찾기가 힘들었고 특히 보존식이 들어있는 과자상자는 운치범벅이 되어있고 습기를 잔뜩 머금은 탓인지 흐물흐물하게 약간 허물어져있었다. 내용물이 줄어들거나 운치가 묻지는 않았지만 사료에 운치냄새가 스며들어 먹기에는 조금 거부감이 생겼다. 미도리는 이 사태의 원인으로 판단되는 엄지는 담요 위에서 웅크려 자고 있었다. 울었는지 눈은 팅팅 부어있었고 뺨에는 눈물자국이 입에는 초록색의 무언가 남아있었다. 빤히 바라보는 미도리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엄지의 귀가 쫑긋거렸다. 엄지가 눈 비비며 눈을 떴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미도리와 언니들을 보고는 벌떡 일어났다.

“레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엥 똥마마! 똥오네챠! 어딜 갔다가 이제 오는 레치!”
“삼녀! 집이 대체 왜 이런 데스까! 무슨 일이 있었던 데스까!”

시간은 아침으로 돌아간다. 미도리가 나가고 기쁨으로 잊고 있던 배고픔을 느낀 엄지는 담요에서 기어 나왔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린 엄지는 사료가 들어있는 밥그릇에 얼굴을 쳐박고 게걸스럽게 사료를 먹었다. 미도리가 아껴 먹으라고 했고 반도 배불러서 먹기 힘들었지만 엄지는 배가 가득차면 바로 빵콘을 하면서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마음껏 먹어 본적 없는 없어서 오는 보상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 자제력이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실장석 중에서 뇌가 가장 작은 탓에 가장 본능에 충실한 엄지에게 나누어 먹는다는 개념은 없었다. 그 결과 첫끼만에 미도리가 꺼내둔 사료는 없어졌다. 엄지는 운치로 가득차서 운치가 새어나오는 팬티를 벗고 팬티 속 운치를 아무 곳에나 운치를 집어던졌다. 배수구에 버려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배부른 탓에 움직이기 귀찮았던 것이다. 운치를 모두 처리한 다음 녹색으로 변한 팬티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다시입고 만족한 엄지는 본능에 각인된 엄지의 가장 중요한 2개의 일과 중 하나인 식사를 끝냈으니 나머지 중요한 일과인 잠을 청했다.

문제는 점심시간을 알리는 암람이 울리면서 시작되었다.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잠이 깬 엄지는 다시 허기를 느꼈다. 졸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반쯤 감은 눈으로 밥그릇에 기어가 밥그릇에 손을 넣고 더듬거렸다. 엄지는 눈을 크게 뜨고 밥그릇을 보았다. 밥그릇에는 말라 붙은 작은 사료 부스러기 몇 개만 바닥에 있었다. 엄지는 화가 났다.

“레챠아! 똥노예! 어째서 맘마를 채워두지 않은 레치까! 와타시의 핵펀치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는 레치까!”

밥그릇을 노예라고 부르면서 쥐똥만한 주먹을 보이며 위협하지만 무생물에게 말이 통할 리 없다.

“레챠아아아아아! 고귀한 와타치의 말을 무시하다니! 핵펀치를 맛보라는 레챳!”

엄지가 밥그릇을 향해 자칭 핵펀치를 날렸다. 하지만 딱딱한 밥그릇과 물렁한 도토리묵 같은 엄지실장의 주먹이 부딪힌다면 누가 아플지는 실험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엄지는 주먹에서 느껴지는 아픔에 주저앉아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울음을 터뜨렸지만 이곳에는 눈물을 핥아줄 미도리도 따듯하게 안아줄 장녀도, 엄지를 대신해서 밥그릇에게 피의 복수를 행할 차녀도 없었다. 주변을 힐끔거리던 엄지는 오래 지나지 않아서 울음을 그쳤다. 자신을 두고 사라진 자신의 가족을 욕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쓰린 속을 달래본다.

“똥마마! 똥오네챠는 대체 어디에 있는 레치까! 분명 와타치만 놔두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간 것이 틀림없는 레치! 복수하는 레치 똥마마의 가방에 운치를 묻히는 레치!”

가족이 일하러 나갔다는 것도 잊은 엄지는 자신의 키로는 닿지 않는 곳에 걸려있는 미도리가 아끼는 가방에 운치를 집어던졌다. 운치 덩어리로 변한 가방에서 운치가 뚝뚝 떨어졌다. 자신의 성과를 보며 엄지는 성체인 친실장을 이겼다는 것에 벅찬 감동을 느꼈지만 그 감동은 오래가지 않았다. 엄지의 분대가 배가 고프다며 꾸르륵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배고픈 엄지는 밥그릇에 남아있는 사료 부스러기를 핥아보지만 오히려 감질만나서 더 배가 고팠다. 그러던 엄지는 구석에 있는 과자상자를 보았다. 아침에 미도리가 과자상자에서 사료를 꺼냈던 것이 기억났다.

“레치치칫 와타치는 천재인 레치! 맘마는 꺼내먹으면 되는 레치~”

엄지는 과자상자위에 올려져있는 작은 돌을 치우려 했지만 엄지가 힘써봐야 돌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레헥...레헥....똥돌씨는 어째서 와타치를 괴롭히는 레츄까! 똥돌씨는 와타치에게 메로메로 되는 레츄웅~”

엄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무생물인 돌은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엄지인 와타치의 애교를 무시하다니 건방진 돌씨인 레챠! 오마에는 운치나 먹는 레챠!”

돌 위에 올라가 운치를 쌌다. 그 선택이 어리석은 선택인줄도 모르고, 운치를 모두 쏟아내면 분대는 당연히 텅텅 빈 상태가 된다. 엄지가 무언가 잘못 되어간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분대는 깨끗하게 비어버렸고 극심한 배고픔을 느꼈다.

“레에....레에....도..돌씨는 비켜주는 레치.... 와타치 굶어 죽어버리는 레치....마마...마마...”

물론 굶어죽지 죽지 않는다. 영양은 충분한 상태였다. 그리고 정말 안 되겠다. 싶으면 식분이라도 할 수 있으니 굶어 죽는다는 말은 그냥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마마...마마.....어서 와타치를 구하라는 레치....대체 언제까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엔트로피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우주의 보배인 와타치를 혼자 놔두는 레치...”

엄지는 몰랐지만 미도리가 일을 끝내기까지 앞으로 6시간은 남아있었다. 대략 30분정도가 지나고 굶주림을 참지 못한 엄지가 자기가 쌌던 운치를 색눈물 흘리며 핥아먹기 시작했다. 실제로는 30분이었지만 엄지가 느끼기에는 3일 같은 시간이었다. 운치로 조금이나마 주린 배를 채운 엄지는 담요위에서 웅크리고 색 있는 눈물을 흘리다 잠이 들었다. 몇 번이나 눈을 떴지만 가족을 돌아와 있지 않았고 그때마다 다시 눈물을 흘리며 잠을 잘 수 밖에 없었다.

미도리는 혼자 남아 집을 봐야하는 엄지 삼녀가 걱정되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엉망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똥마마! 뭘 멍하니 있는 레치! 와타치가 울고 있는 레치! 배가 고픈 레치! 무능한 똥마마는 나가서 죽어버리란 레치!”
“오마에! 그게 무슨 말버릇인 테치까! 와타시타치는 오마에게 놀고먹을 때 힘들게 일을 하고 온 테치! 오마에같은 일도 못하는 분충은 필요없는 테치! 슬픈 일 당해야하는 테치!”

삼녀의 말에 장녀가 큰소리 치며 화를 냈다. 화내는 장녀를 보면서 미도리는 아직도 작은 뇌를 열심히 굴리고 있었다.

미도리가 자들은 키우는 것은 두 번째였지만 안전이 보장되는 지금의 생활은 야생과 같았던 첫 번째와는 상황이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애당초 미도리에게 자를 키웠다고 할 만한 경험도 없었다. 버려지면서 함께 버려진 사료와 골판지 상자에서 며칠간 버텼고 처음으로 밖에 나가 먹이를 구해왔을 때는 모든 자들을 잃었기에 사실상 어미가 되는 것에 프롤로그도 겪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첫 번째 자들을 잃은 경험 때문에 지금 있는 자들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커져있는 상태였다. 평범한 들실장이나 육아경험이 있는 실장석이라면 과감한 선택을 하겠지만 미도리가 엄지를 버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곳은 안전이 보장되고 먹이도 충분하다. 야생에서는 분충에 가까운 삼녀가 일가 전체의 목숨을 조이는 목줄이 될 요소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장녀!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닌 데스! 가족은 서로를 아껴야하는 데스!”
“마마! 와타시타치는 피곤한테치! 집에서 쉬고 싶었던 테치! 지금 이 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는 테치까!! 엄지는 분충인 테치! 슬픈일을 해야하는 테치!”
“장녀......”

장녀는 본능적으로 엄지를 분충이라 욕했다, 미도리도 장녀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덜 아픈 손가락이지만 막내도 아픈 손가락 중 하나였다. 이곳에서는 본능이 말하는 극약처방은 필요 없다고 미도리는 생각했다. 막내 엄지는 작은 눈알을 열심히 굴렸다. 엄지는 뇌가 작아서 본능이 더 앞선다. 엄지가 구더기를 아끼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유용함을 증명해서 솎아 내지기 않기 위함이 크다. 하지만 미도리 일가에게 구더기는 없고 엄지는 밥만 축내는 쓸모없는 존재였다. 슬픈 일이라는 말이 엄지의 본능을 자극했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눈알과 쥐똥만한 뇌를 굴렸다.

“자들은 듣는데스! 가족을 아끼지 않는 것이야 말로 분충인데스! 자들은 분충인 데스까!”
“그...그런 레치! 가족은 아껴야하는 레치! 오네챠 어서 와타치한테 사과하라는 레치!”
“테에....”

미도리의 말에 자신이 유리해졌다고 생각한 삼녀가 목청을 높이며 말했고 장녀는 단호해보이는 미도리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장녀! 어서 사과하지 않고 뭐하는 데스까! 정말 장녀는 분충이었던 데스까!”
“사과하란 레치! 사과해 레치! 똥노예!!! 어서 도게자 하지 못하는 레츄까! 똥마마 당장 저 노예를 독라로 만들어 레치!”
“삼녀!!!! 그만 닥치지 못하는 데스까!”
“레에? 치벳!!”

시끄러운 삼녀 때문에 화가 난 미도리는 자신도 모르게 팔을 휘둘러 삼녀를 날려버렸다. 잠깐 공중에 떴던 삼녀는 담요위로 떨어지면서 빵콘을 하려했었는지 총구에서 푸쉭 하는 소리와 조금의 운치가 나왔다. 아침이후 제대로 먹은 게 없어서 빵콘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담요에 대짜로 뻗은 삼녀의 한쪽 안면은 살짝 뭉개져 있었다. 장녀와 차녀는 처음 보는 미도리의 폭력에 놀라 빵콘을 했다. 하지만 가장 놀란 것은 미도리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용한 폭력이었고 손을 타고 올라오는 피 냄새에 몸이 덜덜 떨렸다. 엄지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지만 이내 느껴지는 강한 통증에 울음을 터뜨렸다.

“레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엥 아픈 레치! 아파 레치! 아파 죽는 레치! 레에에에엥 ”

울음소리에 정신이 든 미도리는 급히 삼녀를 안아들고 뭉개진 얼굴을 살펴보았다. 재생력이 강한 실장석에게 그리 큰 상처는 아니었다. 잘 먹으면 하루 이틀뒤면 흔적도 없을 것이다.

“레챠아아아아아아 똥마마인 레챠! 똥마마인 레챠아아아아아!”
“아프게 해서 미안한 데스...마마가 잘못한 데스 오로롱 오로롱”

미도리는 품에서 발광하는 엄지를 꼭 끌어안으며 사과했다. 미도리의 젖에서 올라오는 냄새에 엄지는 본능적으로 기회임을 알고 미도리의 옷 속에 파고들어 젖을 빨았다. 본래라면 장녀와 차녀부터 먹게 해야 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미도리는 삼녀를 때어내지 않았다. 그 모습에 장녀와 차녀가 놀라며 운치가 가득 찬 팬티를 질질 끌면서 미도리에게 달려왔다.

“마마! 마마! 장녀인 와타시도 아직 못 먹은 테치!”
“그런테치! 이건 말도 안 되는 테치! 와타시타치가 먼저먹어야하는 테치!”
“자들 삼녀는 다친 데스... 오네챠들이 조금 양보해주는 데스. 착한 오네챠들이 양보하는 데스.”
“테에....”
“착한 것은 싫은 테치...”

더 따지고 싶었지만 미도리의 손에 묻어있는 피를 보고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장녀의 차녀의 순서가 왔을 때 미도리의 젖은 추하게 쳐져있었다. 삼녀는 만족스러운지 빵빵해진 배를 만지면서 꺼억하고 역한 트림을 내뱉었다. 장녀와 차녀는 미도리의 젖을 빨아보지만 거의 나오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장녀와 차녀가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아서 미도리는 급하게 입을 열었다.

“열심히 일했던 장녀와 차녀에게 마마가 콘페이토를 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기억하는 데스까?”
“테치! 기억나는 테치! 마마 어서 콘페이토를 주는 테치!”
“콘페이토인테치~ 행복한 테치~”“
”데프프. 자들 마마와 집씨를 청소하고 주는 데스. 자들도 더러운 집씨에서 콘페이토를 먹는 것은 싫지 않은 데스까.“

장녀와 차녀는 집을 둘러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도리는 빵콘한 자들의 팬티를 벗기고 배수구에 운치를 털어낸 다음, 페트병에 있는 물을 밥그릇에 붓고 자들의 옷을 대충 세탁했다. 그다음 운치 범벅이 된 가방을 바라봤다. 자신이 사육실장이었다는 것을 증명해줄 유일한 증거가 더러워졌다. 미도리는 가슴속에서 무언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꼈지만 뭉게진 엄지의 얼굴을 보며 그 감정을 눌러 담았다. 방 구석구석과 과자상자까지 닦아낸 미도리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고 만족스러운지 크게 콧방귀를 뀌었다. 집안 곳곳에 운치자국과 냄새가 조금씩 남아있긴 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깨끗하다고 생각했다. 미도리는 자들에게 어제 샀던 가방에 들어있던 콘페이토 중 2개를 꺼내 장녀와 차녀에게 하나씩 주었다.
”테에....너무 맛있는 테치! 어제 먹은 콘페이토보다 훨씬 맛있는 테치!“
”마마 이건 특별한 콘페이토인 테치? 그런테치?“
”아닌데스 어제와 같은 콘페이토 데스. 자들이 열심히 일해서 콘페이토가 맛있는 것인 데스.“

피로한 몸에 당분이 들어가자 뇌가 빠르게 당분을 빨아들였다. 자매는 세상이 밝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녀와 차녀는 정신없이 콘페이토를 핥았다. 배부름에 반쯤 졸고 있던 삼녀는 콘페이토의 달콤한 향에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레챠아아아! 와타치도 콘페이토 먹을꺼인 레챠!“

미도리가 저장해둔 콘페이토는 하나뿐이었다. 미도리는 슬쩍 콘페이토를 핥고 있는 장녀와 차녀를 보았다. 그 시선에 장녀와 차녀는 놀라며 콘페이토를 꼭 끌어안으며 미도리의 시야에서 숨기려는 몸짓을 보였다. 오늘 힘들게 일한 보상이었기에 차마 삼녀에게 나누어 주라는 말은 못하고 자발적으로 나누어주기를 바랐지만 그건 힘들어보였다.

”삼녀, 삼녀는 마마의 우마우마한 밀크를 많이많이 먹었으니 배부른데스! 콘페이토는 오네챠들이 열심히 일했기에 먹을 수 있는 것인 데스.“
”그런 거 모르는 레치! 와타치도 콘페이토 먹는 레치! 레에에엥 레에에에에에에에엥“
”이게 뭔 소란이야. 받아 오늘 일당이다.“


관리인이 미도리 일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관리인은 차트를 확인하고는 실장코인 10개를 일가의 원통에 넣었다. 미도리는 실장코인이 들어있는 원통을 보며 웃으면 이야기했다.

”장녀와 차녀가 열심히 일해서 얻은 실장코인인 데스. 앞으로 열심히 모아서 자들이 원하는 것을 사는 데스!“
”테에에엣!? 와타시 분홍 드레스를 사고싶은 테치!“
”실장코인이 부족해서 아직은 살 수 없는 데스.“
”테에....그런 테츄? 그렇게 힘들게 일했는데 아직인 테치..?“

기대에 부풀었던 장녀는 분홍 드레스를 상상하며 웃었지만 아직 살수없다는 미도리의 말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레에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에엥 콘페이토!!!!! 레에에에에엑!!!!!“

미도리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자 삼녀가 눈알이 튀어나올 기세로 울기 시작했다. 미도리는 실장코인이 들어있는 원통과 장녀와 차녀를 번갈아 바라봤다. 미도리는 실장코인으로 콘페이토를 사야할지 망설였다. 장녀와 차녀도 어느새 미도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만약 삼녀에게 콘페이토를 사준다면 장녀와 차녀가 반발할 것 같아보였다. 그렇다고 삼녀한테 콘페이토를 사주고 장녀와 차녀에게 추가로 콘페이토를 사주기에는 실장코인은 무한하지 않았다. 미도리는 바닥과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엄지를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삼녀 콘페이토는 다음에 먹는데스.“
”레챠아아아아아아아 콘페이토 콘페이토오오오오오오오 레에에에에에에에에 레에에에에에에엥!“
”삼녀 울음 뚝 그치는 데스!“
”똥마마나 닥치는 레갸아아아아아아 콘페이토도 안주는 똥마마는 학대마마는 레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엥“
”삼녀! 그만 울라고 말한 데스!“
”더 우는 레에에에엥 안 듣는 레에에에에에엥“
”삼녀!!!“

미도리가 삼녀의 팬티를 벗기고 엉덩이를 때렸다. 무의식중에 휘두른 폭력과는 다른 체벌을 목적으로 한 폭력이었다. 그렇게 강하게 때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삼녀는 비명을 질렀다.

”레챠아아아아아 똥마마 그만 두는 레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데스! 더 맞아야하는 데스!“
”레갸아아아아아 아픈레치 아프단 말인 레챠아아아! 똥마마 죽여버리는 레갸아아아아아아“

꽉 깨문 미도리의 입술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 훈육은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때로는 강하게 나가야 하는 법이다. 삼녀의 엉덩이가 점점 붉게 부어올라 작은 방울토마토처럼 변해갔다. 훈육은 삼녀가 탈진해서 더는 울지 못할 때 까지 계속되었다. 미도리는 탈진한 삼녀를 구석에 던져두고 거친 숨을 쉬었다. 혹시나 장녀와 차녀가 겁을 먹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사이좋게 스티로폼 공으로 놀고 있었다. 긴장이 풀렸다. 콘페이토나 젖을 먹었던 자들과는 달리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탓에 허기를 느꼈다. 가방에서 콘페이토를 꺼냈다. 약간의 운치냄새가 난다. 하지만 이것도 다 돈이었다. 입에 넣었다. 맛은 그대로였다.

장녀와 차녀의 공놀이를 보며 콘페이토를 먹은 미도리가 자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예쁜 드레스를 못샀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는 데스. 열심히 일하면 반드시 살 수 있는 데스. 다른 오바상들도 할 수 있는데 자들이 못할 이유는 없는 데스~“
”그런 테치! 세레브한 와타시에게 불가능은 없는 테치!“
”금방 모아주는 테치!“

몇 주가 지났다.

자매는 어느세 일에 익숙해졌고 양동이를 수월하게 채운 일가는 할당량을 채우고 추가로 5~7개의 실장코인을 받았다. 미도리는 그런 자들에게 추가수당으로 받는 코인을 나누어 주었다. 하지만 자매가 모은 실장코인은 없었다. 모으는 대로 콘페이토를 사먹었기 때문이다.

”레...레에......오네챠..... 제발 딱 한번만 핥아보면 안 되는 레치?“

삼녀가 침을 흘리며 열심히 콘페이토를 핥고 있는 언니들에게 애원했다. 떼를 부릴 법한데도 미도리의 계속된 훈육 덕분인지 삼녀는 힐끔거리며 미도리의 눈치를 살필 뿐, 울거나 떼쓰지 않았다.

”테베베베베베 안돼 테치~ 이건 오네챠의 것인 테치. 먹고 싶으면 오마에도 일을 하는 테치~“
”테베베베베베 그런 테치!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마는 테치!“

침을 질질 흘리며 먹고 싶어 하는 삼녀의 모습은 장녀와 차녀에게 그야말로 콘페이토의 맛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 주는 최고의 조미료였다. 장녀와 차녀는 삼녀가 들으라는 듯이 더욱 게걸스럽게 콘페이토에 침을 묻혔다.

”마마! 와타치도 일하고 싶은 레치! 일을 시켜주는 레치!“
”삼녀. 삼녀는 작아서 일을 못하는 데스. 일은 삼녀가 크면 그때 하는 데스.“
”레에.....“


불과 저번주 까지만 해도 일을 안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삼녀였지만 이제는 달랐다. 장녀와 차녀가 마음대로 콘페이토나 먹을 것을 사는 것을 본 삼녀는 일에 대한 환상이 생겨났다. 하지만 엄지는 일에 쓰기에는 너무나 쓸모가 없었다. 미도리는 삼녀에게 콘페이토를 주고 싶었지만 기껏 열심히 일하기 시작한 장녀와 차녀의 의욕을 꺾을 수는 없었다.

”삼녀는 마마와 같이 맘마를 먹는 데스요~ 맛있는 맘마인 데수~“
”지겨운 레치....와타치도 콘페이토....레......레에에엥.“
”삼녀! 울면 맘마가 아닌 맴매인 데스! 잊은 데스까!“

오랜만에 울음을 터뜨리려하자 미도리가 인상을 썼다. 예전에는 혼낼 때마다 가슴이 아팠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았다. 삼녀는 엉덩이를 숨기며 억지로 울음소리를 참았다. 그럼에도 흐르는 눈물은 참을 수 없었고 눈물을 흘리며 억지로 사료를 먹었다.

”콘페이토는 맛있는 테치~ 혀끝을 타고 올라오는 이 짜릿함은 말로 할 수 없는 테치~ 혀 끝에 낙원이 있는 테치~“

차녀는 일부러 큰소리를 내며 말했다. 차녀의 말에 삼녀의 눈물방울이 굵어졌다.

”차녀! 삼녀를 약올리지 마는 데스!“
”약 올린 거 아닌 테치! 콘페이토가 너무 맛있어서 와타시도 모르게 말씨가 나온 것인 테치! 오네챠 그렇지 않은 테치?“
”그런 테치! 차녀챠! 콘페이토의 우마우마는 저절로 입이 열리는 테치!“

차녀의 말에 장녀가 거들어준다.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삼녀의 몸이 떨렸다. 얼굴은 눈물과 콧물의 강이 모여 밥그릇에 바다를 만들고 있었다.

”데휴......장녀와 차녀가 계속 그런다면 어쩔 수 없는 데스. 삼녀! 울지마는 데스. 오늘 특별히 마마가 콘페이토를 주는 데스.“
”테에엣?! 마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인 테치! 삼녀는 일도 안 한테치! 콘페이토를 먹을 자격이 없는 테치!“
”그런테치!!“
”마마가 먹을 콘페이토를 삼녀한테 양보해주는 것인 데스. 문제는 없는 데스.“

장녀와 차녀는 마치 운치라도 씹은 표정을 지었다. 미도리는 가방에서 아껴뒀던 콘페이토를 꺼냈다. 콘페이토를 보자 삼녀의 귀가 미친 듯이 파닥거렸다.

”삼녀. 콘페이토를 받는 데스.“
”레츄웅~ 마마 사랑하는 레치! 마마가 최고인 레치!“
”정말이지 삼녀는 귀여운 데스.“
”레츄웅~ 역시 와타치는 귀여운 레치~“

삼녀가 색눈물을 흘리며 콘페이토를 핥아먹는 모습에 입맛이 떨어진 장녀와 차녀는 남은 콘페이토를 빠르게 씹어 먹고는 공놀이를 하러갔다. 미도리는 콘페이토를 핥는 엄지 삼녀를 쓰다듬었다. 콘페이토를 핥던 엄지가 웃으며 기분 좋은지 레츄웅 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삼녀를 보느라 미도리는 장녀와 차녀가 차가운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봄이 끝나가고 날은 점점 더워졌다. 미지근하고 끈적한 바람은 땀을 식혀주기는커녕 오히려 땀을 만들어냈다. 음식물쓰레기는 더운 날씨에 금세 부패했고 부패해서 나오는 가스와 실장석의 땀 냄새가 뒤섞인 공간에서 노동중인 실장석들은 죽을 맛이었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 더는 못하는 데샤아아아아!! 똥닝겐! 어서 와타시를 시원한 곳으로 모시고 모히또에서 판다는 몰디브를 대령하는 데스!”

더위에 정신이 나간 실장석 한마리가 관리인이 있는 방향을 향해 음식물쓰레기를 던졌다. 멀리 떨어져있던 관리인에게 닿지는 않았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급하게 녀석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

“오마에! 미친 데스까! 감히 관리인 사마에게 반기를 드는 데스?”
“데샤!! 빨간 목걸이 노예들은 닥치는 데스! 닝겐의 노예 따위가 어딜 와타시에게 말을 거는 데스까!!! 와타시는 사실 공주님인 데샤!!! 오마에들이 감히 말을 걸어도 되는 존재가 아닌데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웃기 시작했다.

“데퍄퍄퍄 더워 죽겠는데 오마에 와타시타치를 웃겨죽일 생각인 데스까.”
“저런 병신은 처음인데스. 데퍄퍄퍄퍄”

조롱당한 실장석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녀석은 의자에 누워있는 관리인을 향해 소리쳤다.

“똥닝겐!!! 오마에의 노예들이 건방진 데샤! 책임지고 와타시 앞에서 저 노예들을 당장 쳐죽이는 데스!”

관리인이 조용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은 순식간에 웃음을 멈추고 얼어붙었다.

“과...관리인 사마! 오;..오마에들 빨리 저 분충을 제압하는 데스!!!”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빠르게 실장석을 제압하고 바닥에 눕혔다. 관리인이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떨어져 있을 때는 견딜만했지만 가까이에서 맡는 냄새는 더욱 심했다.

“데샤!!! 이거 놓는 데스! 똥닝겐!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이 똥노예들을 죽이는 데스! 두 번의 경고는 없는 데스!”

관리인은 가지고 있던 생수를 녀석에게 부었다. 약간은 미지근한 물이었지만 체온보다는 낮고 샤워하기에는 적당한 온도였던 탓에 녀석은 관리인이 자신을 목욕시키는 줄 알고 웃기 시작했다.

“데프프픗 멍청한 똥노예인줄 알았는데 제법 눈치가 있는 데스. 목욕은 충분하니 공주사마인 와타시에게 어서 시원한 몰디브를 대령하는 데스!”

생수통을 근처에 던지자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빠르게 치웠다. 관리인은 가지고 있던 집개를 이용해 녀석의 머리에 있는 두건을 잡았다. 두건 속에는 녀석의 실장복이 들어있어서 두툼했고 그 때문에 머리에 있는 열기가 식지 않아서 더욱 더위를 느꼈을 것이다. 대부분의 실장석들은 두건을 벗고 목에 거는 보따리 형태로 해서 실장복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고 더위도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아예 옷을 집에서 벗고 나오는 녀석들도 있었다. 하지만 녀석은 그러지 않았다. 최소한 머리만은 감싸고 있던 녀석들은 민머리가 들어난 다른 실장석들을 비웃으며 쾌감을 느껴왔었다.

“똥노예! 와타시의 옷은 똥노예가 만질 수 있는 것이 아닌 데스!”
“좀 조용히 해라. 짜증나니까.”

관리인이 두건을 잡아당겼다. 무언가 잘못 되어간다는 것은 인지한 녀석이 발버둥 쳤다. 하지만 빨간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의 힘을 이길 수 는 없었다. 두건이 뜯어지며 녀석의 머리와 작별인사를 했다. 땀에 절여진 실장복에서 역한 실장취가 올라오자 관리인은 얼굴을 찡그렸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 똥노예들 이거 놓는 데스!!!! 와타시의 세레브한 옷씨를 돌려주는 데스!”

관리인이 냄새나는 녀석의 옷을 집어던졌다. 실장복은 미도리 옆에 있는 음식물쓰레기 더미 위로 떨어졌다. 초록색 옷에 어두운 색으로 물이 들어갔다. 열심히 세탁해도 얼룩이 남을 것 같았다. 그 광경에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그렇다고 벗어날 수는 없었다.

“야 스스로 옷을 찢으면 머리는 용서해 준다.”
“데샤아아아 미친 데스까! 오마에나 독라가 되는 데샤!”

관리인은 마지막으로 녀석에게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이미 정신줄을 놔버린 녀석은 거부했다.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관리인은 녀석의 실장복 옆에 있던 미도리를 보며 말했다.

“야! 너 거기 있는 옷 찢어라.”
“뎃?! 와...와타시 말인 데스까?”

본래는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관리인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침 바로 옆에 미도리가 있기도 했고 귀찮은 일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미도리한테 시킨 것이었다.

“그래 너 말이야. 왜 싫냐?”
“아...아닌데스! 당장 하는 데스!”

미도리는 관리인과 제압당해 있는 실장석을 보면서 조금씩 옷을 찢었다. 조금 찢고 다시 눈치를 보기를 반복했다.

“데갸아아아아아 오마에! 그만두는 데샤아아아아아아! 와타시의 세레브한 옷씨를 당장 놔두는 데스!!”

미도리는 미안한 마음에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옷을 찢었다. 하지만 옷이 찢기는 녀석에게는 그럴수록 고통이 커질 뿐이었다. 옷이 찢어질 때 마다 녀석의 몸도 찢어지는 것처럼 비틀렸다. 그 모습을 보며 미도리의 장녀와 차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다.

“치프프픗 더웠는데 재미있는 것을 보니 조금은 시원해진 기분인 테치~”
“그런 테치~ 분충의 옷이 찢어질 때마다 오싹오싹한 테츄~”
“데갸아아아아아아! 똥닝겐! 똥분충! 죽여버리는 데샤아아아아아아!”
“머리털도 뽑히기 싫으면 조용히 일해라.”

관리인은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에게 손짓했다. 해방된 녀석이 찢어진 자신의 옷으로 기어와서 넝마조각을 몸에 붙였다. 국물에 쩔은 넝마 조각은 몸에 잠깐 붙었다가 이내 떨어졌다.

“데에에에엥 데에에에엥 어째서인 데스. 아무 잘못도 없는데스... 어째서 행복하게 살아야할 의무를 가지고 태어난 와타시가 이런 꼴을 당해야하는 데스. 데에엥”

울고 있는 녀석에게 쭈뼛거리며 미도리가 다가왔다.

“이웃상...미안한데스. 하지만 관리인상에게 덤빈 이웃상의 잘못인 데스... 와타시는 그저 관리인상이 시켜서 했을 뿐인 데스.”

울고 있던 녀석이 울음을 그치고 미도리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는 급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무언가 발견한 듯 달려간 녀석은 부셔져서 날카로운 닭의 날개 뼈를 집어 들었다.

“오마에!!! 똥분충! 죽여주는 데샤!! 와타시의 세레브한 옷씨의 복수인 데샤!!”

날카로운 뼈로 미도리를 공격했다. 같은 성체 실장이라고 해도 무기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무엇보다 갑작스런 습격에 미도리는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무차별로 흉기를 휘두르는 녀석의 공격을 피하려고 미도리는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김치 조각을 밟고 넘어지고 말았다.

“이웃상! 진정하는 데스! 위험한 짓 그만 두는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
“분충은 죽는 데샤아아!”

미도리가 넘어지자 녀석이 재빠르게 올라탔다. 닭뼈를 높게 들고는 미도리의 어깨부분에 날카로운 뼈를 찔러 넣었다. 처음 느껴보는 강한 통증에 미도리는 발버둥 쳤다. 하지만 이미 깔려있는 불리한 자세와 미끄러운 바닥 탓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데갸아아아아아! 관리인사아앙! 살려주는 데스! 이웃상타치! 도와주는 데스!”
“테챳 테챳! 똥오바상! 마마를 괴롭히지 마는 테치!”

얼어붙어서 꼼짝을 못하는 차녀와 달리 장녀가 용감하게 실장석의 다리를 때렸다. 주변에 다른 실장석들은 구경만할 뿐 누구하나 도우려고 하지 않았다. 관리인이 이미 소란을 눈치 채고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장녀는 혼심의 힘을 다해 미도리의 위에 올라타 있는 실장석의 다리를 열심히 때렸지만 그런다고 녀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거슬리는 분충인데스! 다음은 오마에의 차례인데스! 조용히 기다리는 데샷!”
“테에? 테벳!”
“장녀!!!”
“오네챠!!!”

실장석은 귀찮다는 듯이 발로 장녀를 걷어찼다. 걷어차인 장녀가 잠깐 날다가 음식물 쓰레기 더미에 추락했다. 얼어붙어있던 차녀가 급하게 다가가서 장녀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지만 놀랐던 탓인지 장녀는 성태한 빵콘과 함께 기절해 있었다. 미도리는 그 모습을 보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와타시의 자를 건들다니 용서 못하는 데스! 죽여버리는 데샤아아아아아아!”
“데프프픗 용서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데스? 죽는 것은 오마에인 데스!”

실장석은 미도리의 어깨에서 날카로운 뼈를 뽑은 다음 미도리의 머리를 겨냥해서 찍으려 했다. 미도리는 살기위해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다. 그때 우연히 미도리의 팔에 묻어있던 붉은 김칫국물이 녀석에 눈에 들어갔다. 순식간에 올라타고 있던 실장석의 배가 커졌다.

“데...뎃?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자들은 나오면 안되는 데스!!!”
“레후~레후~”
“마마레후~”

출산을 최대한 막으려고 실장석은 총구를 막으려했다. 녀석의 자세가 무너진 틈을 타 미도리가 녀석을 힘껏 밀치며 일어났다. 뒤로 넘어가며 총구가 풀린 녀석이 강제출산을 시작했다. 총구에서 구더기들이 마치 설사를 하는 것처럼 쏟아져 나왔다.

“씨벌....이게 뭔 상황이여....”

양쪽눈이 붉은색으로 변해 구더기를 강제출산하고 있는 실장석과 어깨에 상처를 입은 실장석, 그리고 빵콘한 체 기절해있는 자실장 하나를 보며 자신의 실책임을 인지한 관리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미도리는 굳어진 관리인의 얼굴을 보며 식은 땀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과...관리인사마 와타시타치는 피..피해자인 데스. 살기위해서 저항한 것 밖에 없는 데스.”
“하...담배나 한 대 피고 온다. 정리 해놔라.”

관리인이 빨간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에게 손을 휙휙 내저으며 말했다. 몇 마리 실장석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강제 출산중인 실장석을 끌고나갔다. 남은 몇몇은 강제 출산된 새끼들을 양동이에 담았다.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는 관리인이 나갔다.

“장녀! 장녀는 괜찮은 데스까!!!”

미도리는 급하게 장녀를 안아들고 장녀의 상태를 살폈다. 크게 다친 곳이 없다는 것에 미도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뭘 구경하고 있는 데스까! 오마에타치 일 안하는 데스까! 오마에타치도 혼나고 싶은 데스까!!”

멀뚱멀뚱 구경중인 다른 실장석을 향해 빨간목걸이를 한 실장석이 말했다. 그제야 실장석들은 음식물쓰레기에서 일반쓰레기를 찾기 시작했다.

“마마 괜찮은 테치? 많이 아픈테치?”

아직도 무서운지 미도리의 안부를 걱정하는 차녀의 얼굴은 겁에 질려 있었다. 미도리는 장녀 걱정에 잊고 있던 통증이 다시 올라옴을 느꼈지만 차녀를 보며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데프픗. 걱정마는 데스 마마는 무적인데스. 이정도 상처는 아프지 않은 데스.”

미도리의 웃는 얼굴을 보고나서 긴장이 풀린 차녀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정말 미친 똥오바상이었던 테치! 와타시의 핵펀치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운 테치! 다음에는 와타시가 마마를 구하는 테치!”

미도리는 차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테...테에...? 와타시...왜 누워있는 테치?”

미도리의 품속에서 장녀가 눈을 떴다. 깨어난 장녀를 보고 차녀가 말을 걸었다.

“오네챠! 일어난 테치! 오네챠는 똥오바상한테 맞아서 기절한 테치! 하지만 괜찮은 테치! 그런 똥오바상은 와타시가 처리한 테치!”

차녀는 자신의 업적인 양 가슴을 내밀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방금전 일이 기억난 장녀는 미도리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조금씩 눈물을 흘렸다.

“마마... 마마...와타시 무서웠던 테치....테에엥...테에에엥”
“이제 괜찮은데스....”

미도리는 울고 있는 장녀를 달래주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장녀는 울음을 그치고 웃으며 미도리를 바라봤다.

“그래도 마마가 무사해서 다행인테치.”
“그런테치 정말 다행인 테치네.”
“정말...사랑스런 효녀들은 데스...”

이번에는 미도리의 눈에서 눈물이 조금씩 흘러 나왔다. 미도리와 장녀와 차녀의 유대가 깊어져 갈 때, 분위기를 깨며 빨간목걸이를 한 실장석이 말을 걸었다.

“오마에 감동적인 순간에 미안한 데스가. 이제 관리인사마가 돌아오실 것인 데스. 일을 못할 정도의 부상은 아닌 것 같으니 오마에도 다시 일을 하는 데스.”
이곳에서 특별대우는 없었다. 물론 미도리가 부상을 입었긴 하지만 미도리 일가를 쉬게 만들면 편범을 쓰는 실장석이 분명 나올 것이다. 미도리는 어쩔 수 없이 일반 쓰레기를 찾았다. 미도리의 부상을 아는 자매가 평소보다 열심히 일을 도왔다. 점심시간이오고 그날 점심에는 평소에 먹던 사료와 함께 특별한 반찬으로 출처를 모를 고기가 나왔다. 몇몇 실장석들은 서로 무어라 대화하면서 크게 웃었다. 미도리는 다른 실장석이 왜 웃는지 몰랐다. 자매는 처음 먹어보는 신선한 고기에 귀를 파닥이며 맛있게 먹었다. 그런 자매를 보고는 미도리도 이게 뭘까하는 생각은 그만두고 고기를 열심히 씹어 삼켰다. 미도리는 신선한 고기를 먹은 덕분에 상처가 더욱 빨리 회복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보다 큰 피로에 일가는 기절하듯 낮잠을 잤다.


오후 일과가 시작되고 미도리의 부상으로 자매가 열심히 일했음에도 오늘은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없었다. 할당량도 양동이 하나가 부족했다. 미도리는 두려움에 관리인의 눈치를 살폈다. 관리인은 미도리가 아까 다쳤던 실장석임을 알고는 한숨을 내쉬고는 다음이라고 말하며 넘어가 주었다. 본인의 책임도 있으니 뭐라 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 온 미도리일가는 평소보다 더욱 피곤해보였다. 미도리와 장녀는 공격받아 상처를 입었었고 특히 미도리는 한쪽 팔이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더운 날씨로 인해 지쳐가며 신체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극한까지 갔던 일가였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장녀와 차녀는 드러누웠다.

“너무 힘들었던 테치.... 오늘은 아이스를 먹어야하는 테치...”
“그런테치....아이스를 먹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테치....”

엄지인 삼녀를 약 올렸다고 미도리가 삼녀한테 콘페이토를 줬던 날 이후로 장녀와 차녀는 콘페이토에 흥미를 잃고 거의 먹지 않고 실장 코인을 모아왔다. 잘 모아왔지만 날이 더워지고 둘은 정말 피곤한 날이면 콘페이토 말고 다른 것을 사먹었다. 그것은 쥬스를 얼린 얼음이었다. 실장코인 2개로 살 수 있는 얼음은 달콤하고 새콤하며 시원하기까지 했다. 오렌지맛, 포도맛, 복숭아맛 등등 다양한 맛은 매번 다른 즐거움을 선물했다. 거기에 보존할 수도 없어서 쉬는 날이 아니면 일이 끝난 이후 저녁에만 먹을 수 있는 한정 상품 같은 것이었다.

“마마! 마마! 오늘은 아이스를 사러가는 테치!”
“더 늦으면 긴긴 줄씨가 생기는 테치 빨리 가야하는 테치”

방금 방에 누웠던 장녀와 차녀는 시원한 얼음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나 미도리를 재촉했다. 얼음은 콘페이토나 다른 물건과 달리 가방에 넣고 오면 녹아버리니 미도리 혼자 갔다올 수 없었다. 미도리도 피곤했지만 자매의 말에 시원한 얼음을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실장코인이 든 원통을 챙겼다.

“테츄우우~ 시원한 테치~ 와타시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살았던 테갹”
“그런테치 이것이 행복인 테갹!”

관리실 옆 구석에서 장녀와 차녀는 열심히 쥬스를 얼린 얼음을 핥았다. 얼음을 핥다가 머리가 찌릿찌릿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오지만 장녀와 차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고통과 희열이 섞인 괴상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표정을 할 만큼 땀 흘린 뒤에 먹는 얼음은 특별한 것이었다. 거기에 오늘의 힘겨운 일을 생각하면 더욱 특별했다.

“마마! 마마! 와타치도 아이스가 먹고 싶은 레치! 사주면 좋겠는 레치”
“삼녀..... 알겠는 데스. 하나만 사주는 데스”
“역시 마마가 최고인 레치~ 사랑하는 레츄~”

유난히 더운 것 같았던 하루를 생각하며 미도리는 땀을 잔뜩 흘리고 있는 삼녀에게 얼음을 사주려고 마음먹었다. 집에만 있다고는 해도 덥지 않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거기에 삼녀는 공을 가지고 놀아서 더욱 더위를 느꼈었다.

“마마! 안 되는 테치! 마마가 삼녀에게 아이스를 사주겠다면 와타시타치는 파업을 경고하는 테치!”
“그런테치! 파업인 테치! 경고인 테치!”
“데엑?! 장녀 파업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 데스!”

놀라서 입이 쫙 벌어진 미도리를 보며 장녀가 언성을 높이며 이야기했다.

“와타시타치는 더운 날에도 힘들게 일을 했던 테치! 거기에 와타시는 오늘 죽을 뻔했던 테치! 그런데 삼녀는 안전한 집에서 놀기만 했던 테치! 그런 삼녀는 아이스를 먹을 자격이 없는 테치! 일하지 않아도 아이스와 콘페이토를 먹을 수 있다면 어째서 와타시타치는 목숨을 걸고 일해야하는 테츄까! 그건 불공평한 테치! 말도 안되는 테치! 와타시타치는 엄지였던 시절이 없는 테치! 삼녀가 자실장이 되면 콘페이토를 스스로 사먹을 수 있게 되는 테치! 그렇게 되면 와타시타치보다 많이 먹게 되는 테치! 불공평한테치! 불합리한 테치! 마마! 와타시의 말인 틀린 테츄까!”
“틀린 테치까!”

장녀는 미도리의 자들 중에 가장 똑똑했고 실장석은 이상한 쪽으로는 머리가 잘 굴러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 둘이 합해져서 만든 논리에 미도리는 반박하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렸다.

“마마는 확실히 결정하는 테치! 삼녀에게 무언가 사줄 때는 와타시타치에게도 똑같이 사줘야하는 테치! 그것이 공평한 테치! 앞으로 삼녀만 특별대우를 해준다면 와타시타치는 파업인 테치! 일하지 않는 테치!”
“않아 테치!”

자실장 두 마리가 일하지 않는다고 미도리가 할당량을 못 채우지는 않겠지만 자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를 낳는다. 자들이 일하지 않고 미도리 혼자 일하며 가끔씩 콘페이토 같은 간식을 사주고 사료만 먹이면서 키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성체가 될 때까지 일하지 않고 자란 실장석들은 성체가 돼서도 쉽게 일하지 않으려한다. 어릴 때야 자신이 힘으로 강하니 가르칠 수 있지만 성체가 되면 힘으로 제압하기도 힘들어진다. 어렸을 때 교육받지 못하고 처음 나간 노동 현장에서 관리인을 향해 똥노예라고 소리치고 난동을 부리다가 사라진 사례를 여럿 봐왔다. 그렇기에 자들에게 일하는 것을 천천히 적응시킨 것인데 자들이 일의 소중함을 잃어버리기 진전인 이 상황에 미도리는 당황하며 땀을 흘렸다.

“마마? 와타치의 아이스는 언제 주는 레치?”

뒤에 줄서있는 실장석들이 안 살거면 빨리 비키라고 소리질렀다. 그런 말에 불안감을 느낀 삼녀가 미도리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미도리는 삼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삼녀....아이스나 콘페이토는 삼녀가 크면 그때 스스로 사먹는 데스.....”

미도리는 장녀의 논리에 굴복하고 말았다. 엄지 삼녀는 미도리의 말에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레에?! 그게 무슨 말인 레치! 사주기로 약속한레치! 똥마마는 거짓말쟁이인 레치! 죽어버려 레에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에에엥”
“닥치는 테챠! 마마와 와타시타치는 오늘 죽을 위기를 넘겼던 테치! 그렇게 해서 받은 소중한 실장코인을 오마에 같은 놀기만 하는 분충이 쓰는 것은 용서 못하는 테챠!!!!”

장녀의 위협에 삼녀가 움츠려들며 미도리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미도리는 애써 그 시선을 무시했다. 차라리 구더기가 있었다면 엄지인 삼녀는 구더기를 돌본다는 일 아닌 일이라도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 핑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엄지가 아니라 자실장으로 낳았다면 사이좋은 세자매가 되어 행복한 하루하루 보냈을지도 모른다.

“와타치는 분충이 아닌 레치! 욕심쟁이 똥오네챠가 분충인 레치! 실장코인이 많으면서 양보도 하지 않는 레치! 와타치는 어려서 일을 못하는 레치! 보살핌 받아야 마땅한 레치!”
“와타시보다 조금 늦게 태어났으면서 어리다고 말하지 말란 테챠아아! 오마에는 어린 게 아닌 테치! 그냥 병신으로 태어난 것인 테치!”
“그런테치! 병신 테치!”
“아닌 레치...레에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엥 마마! 마마! 똥오네챠들이 괴롭히는 레에에에에에엥”

미도리는 삼녀를 꼭 끌어안아주었지만 장녀와 차녀한테 뭐라고 하지 못했다. 삼녀를 미숙아로 낳은 것은 미도리 자신이었다. 하지만 삼녀에게 미숙아로 낳아줘서 미안하다고 차마 말은 하지 못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죄책감만 커질 뿐이었다. 삼녀는 미도리가 아무 말 하지 않자 더욱 크게 울었다,

“시끄러운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좀 닥치는 데스! 오마에 때문에 와타시가 아이스를 못 먹고 있는 데스!!!!”
“대체 어떤 똥분충이 시끄럽게 하는 데스까!!!”

미도리 뒤에 줄을 서있던 실장석들이 엄지 특유의 거슬리는 울음소리에 견디다 못해 폭발해서 화내기 시작했다. 미도리는 급하게 관리실 앞에서 벗어나 빠르게 방으로 달려갔다. 얼음을 다 먹은 장녀와 차녀도 급하게 미도리를 따라갔다. 방에 도착해서도 계속 울고 있는 삼녀를 미도리를 달래기 위해 미도리가 말했다.

“삼녀 조용히 하는 데스! 뚝 착한아이는 뚝 하는 데스!”
“레에에에에에엥 레에에에엥 똥마마! 똥마마는 저주하는 레치!”
“삼녀!”

미도리는 억지로 삼녀의 입을 막았다. 삼녀가 발버둥쳤지만 힘으로 이길 수 없었다. 숨이 막혀 빠져나가기 위해 삼녀는 있는 힘껏 미도리의 손을 깨물었다.

“데겍?!?”
“레프프 레벳?!”

미도리가 아픔에 놀라서 삼녀를 놓자 삼녀는 성공했다는 마음에 웃다가 바닥에 떨어져 다리가 부려졌다.

“레에에에에에엥! 똥마마가 학대한 레치 똥노예 어서 와타치를 구하라는 레에에에에에엥”
“삼녀!!!!!!”

잔뜩 화가났는지 미도리의 얼굴에서 핏줄이 꿈틀거렸다. 그 모습에 혼나는 대상이 자신이 아님에도 장녀와 차녀는 빵콘을 해버렸고 당사자인 삼녀는 빵콘하지도 못하고 완전히 얼어버렸다.

“삼녀 한번만 더 마마를 힘들게 하면! 오마에는 슬픈 일을 당하는 데스! 알겠는 데스까!”

겁에 질린 삼녀는 딸꾹질하며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미도리는 분노를 식히기 위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고 장녀와 차녀는 조용히 미도리의 눈치를 살피면서 자신이 빵콘한 운치를 처리했다.

삼녀는 그런 미도리의 등을 노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언젠가 똥마마와 똥오네챠들에 어울리는 복수를 하겠다고, 그런 미래를 상상하며 최대한 행복회로를 돌렸다.



 분명 행복해야할 하루였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 미도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라고는 멍하니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리는 것이었다. 독라가 되어 빈 실장코인 저금통을 흔들며 눈물 흘리는 차녀와 그 옆에서 팬티를 부풀리며 어쩔 줄 몰라 하며 미도리와 차녀를 번갈아 보는 장녀, 그리고 어째서인지 알몸으로 땀을 줄줄 흘리는 막내 삼녀까지, 미도리의 작은 뇌는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마! 정신차리는 테치! 마마가 정신차리지 않으면 일가실각인 테치!”
     
 장녀는 미도리를 토닥였다. 아프지는 않다. 하지만 정신을 돌아오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흘러내리는 침을 닦아내고 장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미도리는 이상할 정도로 땀을 흘리는 삼녀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삼녀에게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
     
“삼녀! 와타시타치가 없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데스까! 어째서 와타시타치의 실장코인이 하나도 없냐는 말인 데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어서 말을 하는 데스!”
     
 미도리가 가까워질수록 삼녀가 흘리는 땀의 양이 눈에 보일 정도로 늘어났다. 엄지의 그 작은 몸에서 나왔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땀을 흘렸다. 아무리 머리나 나쁜 실장석이라도 엄지 삼녀의 모습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얼굴을 잔뜩 구긴 미도리는 삼녀는 내려다보았다.
     
“설마 오마에 짓인 데스까.”
     
 삼녀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작은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턱을 덜덜 떨었다. 이빨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겁에 질린 삼녀가 운치도 질질 흘렸다. 운치도 흘러들어 땀과 운치가 섞인 고약한 냄새가 올라왔다.
     
“왜 아무 말도 못하는 데스까? 역시 오마에가 한 짓인 데스까. 진작에 슬픈 일을 했어야했는데 와타시의 작은 실수였던 데스.....”
     
 따듯하게 껴안아 주던 미도리의 양팔이 단두대가 되어 삼녀를 붙잡았다. 덜덜 떠는 삼녀의 이빨에 금이 가며 피가 흘러 나왔다. 미도리는 입을 벌렸다. 미도리의 입이 지옥의 입구로 변해버렸다. 자신의 죽음을 감지한 삼녀의 두뇌는 평소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활성화 되었다. 미도리의 이빨이 단두대가 되어 내리 꽂으려 할 때 삼녀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도...도두국 도둑인 레치! 도둑이었던 레치! 도둑이 실장코인을 훔쳐갔던 레챠!!”
“데에..? 그게 무슨 말인 데스? 제대로 설명해보는 데스.”
     
 삼녀를 입에서 꺼내고 노려보며 미도리가 말했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삼녀는 두팔을 열심히 흔들며 자신의 무고함을 설명했다.
     
“그 것은 마마가 일을 하러 나갔을 때 일인 레치.... 와타시는 언제나처럼 맘마를 먹으려 했던 레치. 그런데 와타시는 발견한 레치. 문씨가 조금 열려있던 레치. 와타시는 마마가 잘 안닫고 나갔던 문씨를 닫으려고 했었던 레치. 하지만 와타시가 닫으려 했지만 닫히지 않은 레치. 건방진 문씨에게 메로메로되라고 귀여운 와타시의 모습을 보여줘도 멍청한 똥문씨는 와타시를 무시하고 가만히 있던 레치!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레챠아아!”
“데에.... 삼녀는 진정하고 계속 말해보는 데스”
“그게...레에.....열린 문씨에서 도둑이 들어왔던 레치...레에....와타시는 막으려고 했지만 도둑이 너무 강해서 막을 수 없었던 레치..”
     
 미도리는 돌아왔을 때 조금이지만 문이 열려있던 것을 생각했다. 엄지는 절대 열 수 없는 문이 열려있다는 것은 누군가 열었거나 자신이 제대로 닫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늘 아침은 늦장을 부리다가 급하게 집을 나간 탓에 문단속을 확실히 했던 기억이 없었다. 그 정도로 오늘 아침은 정신없는 시작이었다.





 미도리는 양팔에 자신의 새끼들을 끼고 텅 빈 복도를 열심히 달렸다. 늦은 시간까지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보채는 자들이 너무나 귀여워서 재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늦게 자버렸다.
     
“데훅! 데훅! 큰일인데스! 늦어버린 데샤! 자들 어서 일어나는 데스! 마마는 힘이 드는 데스!”
“테하아압....마마...졸린테치...”
“흔들리는 테치...흔들지마 테치.”
     
 아무리 익숙해졌다지만 암람소리도 빨간 목걸이의 실장석들이 깨우는 소리도 못 들었다. 다른 실장석들이 모두 나간 뒤에 일어난 미도리는 자신이 너무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했다. 건물안에서는 햇빛을 볼 수도 없고 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거라고는 식사시간마다 울리는 알람소리와 저녁에 돌아다니는 관리인 정도였다. 다시 자리에 누운 미도리는 뭔가 이상한 느낌에 벌떡 일어났다.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자신의 자들의 코고는 소리를 빼면 다른 실장석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문을 열고 나간 미도리는 자신이 일찍 일어난 것이 아니라 늦게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들의 칭얼거림도 무시하고 열심히 달리던 미도리는 미도리는 일터의 문이 닫히는 것을 보았다.
     
“데갸아아아아아! 관리인 사마! 아직인데스! 와타시가 아직 안들어간 데스! 기다려주시는 데샤아아아!”
     
 미도리의 다급한 마음을 모르는지 관리인은 천천히 문을 닫았다. 문이 반쯤 닫히고 들어갈 수 없다고 포기하려할 때 관리인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하늘이 내려준 기회를 얻은 미도리는 마지막 힘을 짜내며 들어갈 수 있었다. 관리인은 온몸에 국물을 줄줄 흘리는 미도리를 슬쩍 바라보다가 문을 닫았다.
     
“마마 기분 나쁜테치 내려주는 테치.”
“내려줘 테치.”
     
 장녀와 차녀가 미도리의 옆구리에서 버둥거렸다. 미도리의 흘러내린 땀이 자신들의 등을 적시고 계속 흔들렸던 탓에 어지럽기도 했다. 미도리는 장녀와 차녀를 내려놓았다. 조용히 실장석 무리 속으로 끼어들었다. 관리인은 실장석 무리를 보고는 말했다.
     
“다들 잘 들어라. 오늘은 자원봉사자들이 오는 날이다. 오늘은 오전 작업만 하고 오후에는  놀게 될 거다.”
     
 자원봉사자라는 단어가 들리자마자 실장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처음 보는 환호성에 아침에 운치를 싸고 오지 않은 장녀와 차녀는 하마터면 운치를 지릴 뻔했다. 공장에 온지 얼마 안되는 일부 실장석도 상황을 이해 못하고 두리번거렸다. 관리인은 잠깐 환호성을 들어주다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조용! 대부분의 녀석들은 규칙을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번이 처음인 녀석들도 있으니 설명하겠다. 일단 양동이 5개의 할당량을 채운 녀석부터 씻고 점심을 먹은 다음에 나가서 놀 수 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에게 투분, 아첨, 위협, 때 쓰는 등 분충 짓을 하면 바로 처분할거다. 모든 사람을 대할 때는 관리자들을 대하는 것처럼 조심하면서 행동해야하는 것을 잊지마라.”
     
 관리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실장석들이 일하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중 두 마리는 서로 부딪히다가 싸우기 시작했다.
     
“데샤아아아! 오마에 앞을 막지마는 데스! ”
“오마에나 비키는 데샤! 와타시가 첫 번째인 데샤아!”
     
 뒤엉키고 서로 싸우는 실장석들을 보면서 관리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싸움을 구경하던 실장석들은 관리인의 눈치를 보면서 흥분한 녀석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야! 이새끼들이 질서 지키라고 말 끝난지 10초도 안 되서 지랄이야!”
“데엣?!”
“데샤아아.......?”
     
 녀석들은 상황파악을 못하고 침을 흘렸다. 그러다가 관리인과 눈이 마주치고는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데수웅?”
“데수우우우우우~”
     
 약속이라고 한 것처럼 관리인의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두 마리는 아첨을 했다. 관리인은 빨간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에게 말했다.

“이 두 놈은 오늘 저녁까지 감금해라.
”알겠는 데스! 오마에들 어서 저 분충들을 체포하는 데스!“

빨간 목걸이를 한 실장석들은 기분이 좋은지 웃으며 두 실장석들을 제압하고 끌고 갔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 관리인사마!!! 용서해주시는 데스! 와타시의 낙원이 낙원을 돌려주시는 데갸아아아아아아아!”
“똥분충이 잘못한 것인 데스! 관리인사마 세레브한 와타시는 낙원에 가야하는 데스! 어서 문을 여는 데스!!!”
“꺼져라 뒤지기 싫으면”
“어서 문을 열어 데샤아아아아아아아! 똥노예!!! 오마에나 죽어버리는 데샤아아아아아!”
“세레브한 와타시의 낙원을 뺏어가려하는 죄는 용서 못하는 데수!!! 오로롱 오로롱”
     
 관리인은 한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한숨을 쉬었다. 지켜보는 실장석들이 일제히 침을 삼켰다. 관리인은 말없이 손가락으로 움직이라고 지시했다. 관리인을 향해 뭐라고 떠들던 두 실장석의 소리가 비명소리로 변하며 바닥에 적록색 선을 만들었다. 실장석들은 말없이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마마 오늘은 뭐하는 날인 테치? 나가서 노는 테치?”
“테츄웅~? 오늘은 놀아놀아하는 것인 테치~?”
“그런데스요~ 오늘 오후에는 낙원에서 놀 수 있는 데스~ 맛나맛나도 잔뜩 먹고 장난감도 많고! 실장카도 타고 실장코스터도 실장바이킹도 타는 데스요~”
     
 실장카, 실장코스터 같은 것들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새끼들의 눈은 어느 때보다 빛이 났다. 미도리는 자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곳은 노력하는 만큼 보상이 돌아왔다. 사육실장 시절 주인에게 받아먹는 것은 확실히 편한 생활이었지만 자도 못가지고 자유롭지 않았다. 당장 눈앞의 목숨을 걱정해야하는 들실장 시절은 말할 것도 없다. 자들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했다.

“마마.. 부끄러운 테츄...”
     
 장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얼굴을 붉혔다. 몇몇 사람은 힘내라며 소리를 쳤고 몇몇은 손을 흔들었다. 관리인의 차가운 표정은 익숙했지만 저런 시선은 익숙하지 않았다. 장녀 뿐만 아닌 다른 실장석들도 부끄러운지 쭈뼛거리며 최대한 지방으로 가득한 몸을 가렸다. 오랜 기간 공장에 일하던 녀석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일했다. 빠르게 할당량을 채운 실장석들이 씻기위해 나갔다. 몇몇 실장석들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속임수를 쓰다가 적발되어 쫓겨났다. 미도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자들은 부끄러운지 일에 집중하지 못해서 할당량을 채우는데 조금 오래 걸렸다. 미도리는 닝겐상들에게 잘 보이려면 깨끗해야한다고 말하며 꼼꼼히 씻겼다. 관리인은 실장석들의 청결상태를 확인하고는 더러운 녀석은 돌려보내고 깨끗한 녀석에게는 초록색 콘페이토를 하나씩 주었다. 사실은 콘페이토가 아닌 역도돈파였지만 콘페이토와 맛이 거의 비슷하니 실장석들은 코로리나 게로리, 도돈파 같이 즉효성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면 알 수 없다. 관리인은 미도리 일가가 역도돈파를 다 먹은 것을 확인하고는 나가라고 손짓했다.
     
“데...관리인사마..?”
“뭔데. 왜 부른 건데.”
“괜찮으시다면 와타시의 삼녀도 데려와도 괜찮은 데스까...? 작고 귀여운 삼녀에게도 낙원을 보여주고 싶은데스.”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니 새끼는 니가 알아서 관리해.”
     
미도리는 혼자 집을 지키고 있을 삼녀가 마음에 걸렸다. 오늘이 지나면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몰랐다. 하지만 엄지가 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놀이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도리는 자실장이나 성체 실장들이 타는 기구만 있던 것을 기억했다. 미도리가 고민하고 있을 때, 미도리 옆을 다른 실장석 한 마리가 지나치며 소리쳤다.

“와타시의 섬섬옥수씨 빨리 달리는 데샤아아!! 늦으면 많이 못노는 데스!!”

그 말을 들은 미도리는 홀린 듯이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온 일가는 눈부심에 얼굴을 찡그리다가 눈앞에 모습을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낙원인 테치!”
“마마! 마마! 저것은 뭐인테치?! 대단한 테치!!!”
“데프픗 자들은 진정하는 데스요~ 너무 흥분해서 뛰어다니다가는 미아가 되버리는 데스~”
     
주말이면 가끔씩 놀러나왔던 단지 내에 있는 공터가 작은 놀이동산으로 변해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놀이기구들과 음식들, 어떤 실장석이 솜사탕을 들고 지나가자 놀란 장녀는 미도리의 옷을 흔들며 물었다.
     
“마마! 마마! 저 오바상이 구름씨를 먹고 있는 테치!”
“데프픗 저 구름씨는 콘페이토 맛이 나는 데스. 먹어보고 싶은 데스까?”
“먹어보고 싶은 테치!”
“그런테치! 와타시도 먹고 싶은테치! 구름씨가 와타시를 보기위해 내려온 테츄~”
     
 솜사탕을 나누어 주는 줄은 길었다. 새치기를 하려는 실장석도 있었고 기다리다가 난리를 치는 실장석도 있었지만 그런 녀석들은 관리인에 손에 붙잡혀 끌려갔다. 끌려가면서 죄송하다고 용서해달라고 빌었지만 스스로 걷어찬 낙원은 돌아오지 않았다.

‘데에... 삼녀를 데리러갔으면 줄씨가 더 길었을 것인 데스.’

 미도리는 속으로 삼녀를 버린 것에 합리화를 했다. 미도리는 끌려가는 실장석을 가리키면서 자들에게 분충은 낙원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도 좋은 자들로 남아야지 다시 낙원에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녀와 차녀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미도리는 역시 와타시의 자는 착하고 똑똑하다며 핥아주었다. 일가의 순서가 찾아오고 솜사탕에 얼굴을 파묻은 장녀와 차녀는 솜사탕의 푹신하고 달콤한 향기에 힘을 주며 빵콘하려고 했지만 역도돈파로 굳게 닫힌 총구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솜사탕은 사라지고 미도리는 자들의 얼굴에 묻은 끈적이는 솜사탕을 열심히 핥았다.
     
“마마 저게 타고 싶은 테치!”
“와타시는 저게 먹고 싶은 테치!!”
“자들 마마의 몸은 하나인 데스요~ 차례차례 하면 되는 데스~”
     
 먹고 싶은 것은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마음껏 놀 수 있었다. 실장코스터와 실장바이킹은 짜릿했다. 총구가 간질간질한 것이 운치가 나올 것 같았지만 운치는 나오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놀고먹는데 정신이 나간 일가는 그런 것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아이스크림을 사고 다른 놀이기구를 타려고 이동하고 있을 때 장녀가 말했다.
     
“마마 마마 내일은 낙원이 없는 테치?”
“그런 데스. 하지만 장녀가 열심히 착한 아이로 있는 다면 낙원은 분명 다시 찾아오는 데스”
“그냥 저 닝겐들한테 키워달라고 하면 안 되는 테치? 저 닝겐들은 와타시타치를 좋아하는 테치. 사육실장으로 길러줄 것인 테치. 저 닝겐들을 따라가면 매일매일 낙원인 테치.”
“장녀! 안되는데스 와타시타치는 이미 사육실장이나 마찬가지인 데스.”
“그게 무슨 말 테치? 관리닝겐은 와타시를 기르는 것이 아닌 테치.”
“와타시타치의 주인사마는 사장사마라고 하는 데스. 마마도 본적은 없지만 이곳의 지배자라고 들었던 데스.”
“테에....이상한 테치.......왜 와타시는 주인사마가 있는데도 일을 하는테치? 어째서 와타시는 귀여운데 주인사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테치? 어째서인 테치? 와타시는 나쁜 아이인 테치....?”
     
 미도리는 할 말을 잃었다. 미도리는 공장에서 사는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 자신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보다는 자들을 사랑할 수 있는 삶이 더욱 행복했다. 그러나 장녀는 아니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자신이 사랑받고픈 마음이 더욱 컸다. 미도리의 자들은 머리가 좋은 편이지만 지금의 생활과 비교할 만한 다른 경험도 없었고 무엇보다 미도리는 사육실장과 노동실장의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자신들을 사육실장이라고 말해버렸다. 이는 명백한 실수였다. 차라리 주인이 아닌 보스라고 설명했다면 장녀는 이해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설득한다면 납득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미도리는 장녀가 다른 분충들처럼 때를 쓰며 자원봉사자들의 사육실장이 될 거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다가 잘못된 선택을 해버렸다.
     
“데에....아닌데스.........뎃?! 장녀! 차녀는 어디있는 데스까!”
“마마...그게 무슨 소리인 테츄까...차녀는 와타시 옆에...테테...테엣?! 차녀챠가 없는 테치!”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서 그저 껴안아 주려고 했을 때, 미도리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다. 차녀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차녀! 어디있는 데스! 어서 나오는 데스! 마마를 슬프게하면 나쁜 아이인 데스 그만 나오는 데스!”
“이모토챠 나오는 테치! 숨바꼭질은 재미없는 테치 어서 나오는 테치! 와타치 놀이기구 더 타고 싶은 테치!”

 미도리와 장녀는 최대한 큰소리로 말하며 차녀를 불렀지만 시끄러운 놀이공원에서 둘의 목소리는 넓게 퍼지지 않았다. 수많은 실장석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작은 자실장 하나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사람이 찾으려 해도 어려운 일인데. 사람보다 훨씬 시야가 낮은 실장석 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냄새로 찾아보려고 했지만 수많은 실장석들의 냄새와 달콤한 과자나 음식들의 냄새로 차녀의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미도리가 자신의 힘으로는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챈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한 다는 것을 깨달은 미도리는 근처에 보이는 관리인에게 달려가 관리인에게 말했다.

“관리인상 관리인상! 도와주시는 데스! 와타시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차녀가 없어진 데스! 와타시가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는 데스 도와주시는 데스 부탁드리겠는 데스!”
“네가 잃어버린 걸 내가 왜 찾아줘야 하는데.”
“뎃?!”

 관리인은 미도리를 보며 귀찮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 그냥 걷어차서 쫒어내고 싶었만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 것을 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주변에 있던 자원봉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아 저기 실례합니다. 이 녀석이 새끼를...아니 자식을 잃어버렸다는데 혹시 보신 적 있나요?”

 관리인은 자원봉사자가 미도리의 차녀를 본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미아가 된 차녀를 봤다면 관리인이 다가가기 전에 먼저 와서 관리인에게 말을 걸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관리인이 자원봉사자에게 말을 건 이유는 귀찮은 일을 떠넘기기 위해서였다. 자원봉사자들은 공장에서 일하는 실장석들이 안타까우면서 대견해서 조금이라도 도와주겠다며 자원해서 온 사람들이다. 물론 음식물쓰레기를 분류하거나 더러운 일은 절대 하지 않지만, 자식을 잃은 불쌍한 실장석을 그냥 지나칠 사람들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 분 말이 사실이니? 아기는 어디서 잃어버렸니?”
“모르는 데스,...차녀가 없어진 데스... 차녀는 와타시를 닮아 귀엽고 사랑스러운 데스.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데수... 장녀와 함께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던데스. 하지만 키가 큰 닝겐상이라면 금방 알아보실 수 있으실 거인 데스. 도와주시는 데스 오로롱 오로롱”

 항상 냉담했던 관리인들과 다른 자원봉사자의 따듯한 반응에 미도리는 울음을 터뜨렸다. 자원봉사자는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미도리의 눈물과 콧물을 닦아주고는 장녀와 함께 안아들었다.

“테에에엣! 높아 높아 테치!! 대단한 테치! 테프프프”
“데에....주인사마가..생각나는데스..”

 장녀는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에 놀라며 총구가 근질거리는 것을 느꼈다. 약간의 공포심도 있었지만 놀이기구에 익숙해진 장녀에게는 새로운 놀이기구를 타는 것과 같았다. 장녀는 총구가 근질거리며 빵콘하고 싶어도 운치가 안 나오는 것에 작은 의구심이 생겼지만 이내 자신 같은 요조숙녀는 운치를 지리지 않는 거라 생각하고 주변 풍경을 관찰했다. 미도리는 오랜만에 보는 높은 시야에 주인이 안아주던 시절이 떠올라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에 빠져있었다.

“자 그럼 같이 차녀를 찾아보자!”
“데수웅~”
“테츄웅~”

 자원봉사자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아첨으로 대답한 미도리와 장녀였지만 자원봉사자는 그 모습을 보며 웃어준 다음 차녀를 찾기 위해 주변을 살피며 걸었다. 미도리와 장녀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차녀를 찾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차녀의 존재를 잊은 체 주변을 구경하는 것뿐이었다. 다행이라면 차녀의 존제를 잊고 ‘저 놀이기구는 아직 안탔는데 타고 싶다. 당장 저걸 타자’, ‘저것도 못 먹어본 건데 먹고 싶다’, 거나 실장석 전용 코스프레 의상을 보며 ‘저 예쁜 옷은 자신에게 어울릴거다.’ 등의 생각이 가득 했지만 무엇부터 할지 정리가 안 되고 목구멍에서 맴돌아 입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음...안보이네. 혹시 미아보호소에 있을지 모르니까. 가볼까?”
“좋은데스! 당장가는데스!”
“신나는 테치! 미아보호소 테치~!”

 몇분 정도 둘러보며 다른 봉사자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차녀를 본 사람은 없었다. 공터는 인간 기준으로는 그리 크지 않지만 수백마리가 넘는 실장석 사이에서 작은 자실장은 눈으로 보기 어렵다. 거기에 인간기준으로는 다 똑같이 생긴 자실장들 사이에서 차녀를 찾기는 더 어렵다. 주변에 없다면 결국 가장 빠르고 편한 방법이 미아보호소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 자원봉사자였지만 미아보호소를 모르는 미도리와 장녀는 그곳이 새로운 놀이기구거나 맛있는 음식을 주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사실을 자원 봉사자는 몰랐지만 말이다.

 자원봉사자는 꾀나 큰 사각형 철장 앞에 미도리와 장녀를 내려놓고 근처 그늘아래 앉아있던 관리인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다. 사각형 철장 안에는 많은 자실장들이 울거나 소리 지르고 있었다. 몇몇은 독라였고 몇몇은 그런 독라를 괴롭히고 있었다. 미도리와 장녀는 이런 초라한 것이 무슨 놀이기구인지 몰라서 자원봉사자와 관리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마마? 마마!!! 마아아아마!! 기다린테치! 왜 이제 온 테치!!”

 머리는 몇가닥만 남고 옷은 아예없는 독라 자실장이 다른 자실장들을 밀치고 철장을 두드리며 소리 질렀다. 미도리는 그런 추한 모습에 얼굴이 구겨졌지만 문득 바람과 함께 풍기는 익숙한 냄새에 당황했다.

“데...뎃?! 서...설마 차녀인데스까?”
“테엣? 이모토챠인테치?”
“그런테치 와타치인 테치! 마마의 차녀인 와타치인테치!”

 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차녀는 자신을 닮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어째서 저런 추한 독라에게서 차녀의 냄새가 나는 걸까. 이 상황을 미도리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추한테치...징그러운 독라테치...”

 장녀는 무의식적으로 본심을 내뱉었다. 물론 소중한 동생이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소중한 동생은 동생이고 보기에 추한 것은 추한 것이었다.

“테....테...테에에엥 아닌테치 와타치는 독라가 아닌테치..테챠아아악! 추하지 않아 테에에엥!”

 가족을 찾았다는 너무 기쁜 상황으로 자신이 독라였다는 사실을 잊었던 차녀는 자신의 몸을 더듬거리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아니 울음보다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그런 차녀의 모습에 정신이든 미도리는 철장앞으로 달려가 차녀를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

“장녀! 오마에의 이모토짱에게 무슨 말인데스까!! 차녀! 차녀 진정하는 데스!! 마마가 있는데스! 괜찮은 데스!”
“아닌...아니테치...이모토챠..이럴려고 한게 아닌테치...”

 그런 혼란스러운 가족을 뒤에서 자원봉사자는 눈물을 닦으며 웃었다. 방금 전까지 관리인과 이야기하느라 정확한 상황을 모르는 자원봉사자가 보기에는 눈물겨운 가족상봉의 순간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런 눈물겨운 가족상봉의 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자원봉사자는 관리인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낸 뒤에 떠났다.

“야 그거 니 새끼냐.”

일일 미아보호소를 담당 관리인은 아무런 감정 없이 미도리에게 물었다.

“관리인상! 관리인상 이게 어떻게 된 일 인데스까!!! 어째서 와타시의 사랑스럽고 귀여웠던 차녀가 저런 모습이 된 것이냐는 말인 데스!!! 설명하는 데스!!”

흥분한 미도리는 관리인에게 따지듯이 소리를 질렀다.

“지금 나한테 성질내는 거냐?”

위기감을 느낀 미도리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엎드렸다.

“죄...죄송한데스. 와타시가 잠시 미쳤던 데스. 제발 용서해 주시는 데스.”
“하...씨발..미쳤다고 내가 저런 걸 건들겠냐.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니 새끼나 꺼내가라.”
“가...감사한데스 금방 가는 데스.”

미도리는 철장의 문을 열었다. 철장의 문이 열리자 안에 있던 차녀가 미도리의 품으로 뛰어 들었다.

“마마! 마마!! 무서웠던 테치 아파아파했던 테치이이!”
“차녀! 그만울고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보라는 데스!”

 미도리의 단호한 어조에 차녀는 눈물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말인테치네... 와타치...아마아마가 보여서 먹으려고 달렸던테치...아마아마를 받았는데 마마가 사라졌던 테치. 와타치.. 울었던 테치. 마마를 불렀던 테치. 오바상이 와타시의 아마아마를 뺏은 테치. 와타시 싫다고 한 테치... 오바상이 와타치를 때린 테치.... 그리고 여기 온 테치...”

 미도리는 차녀의 말을 대강 이해했다. 미도리는 차녀를 토닥이며 쓰다듬었다.

“어쩌면 좋은데스...차녀는 좋은 자인데...어쩌면 좋은데스까....”
“옷은 니들이 실장코인 좀 모아놨으면 사면되는 거 아니냐?”
“뎃?! 그...그런데스! 차녀 기뻐하는데스! 실장코인이 많으니 차녀에게 마마가 새로운 옷을 사주는 데스! 부족하면 더 열심히 일해서 금방 사주는 데스!”
“마마! 마마! 와타시! 와타시도 보태는 테치! 이모토챠는 소중한 가족인 테치!”
“마마... 오네챠.... 모두 고마운 테치 테에에엥 테에에엥”

 관리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파극을 보기 싫어서 꺼낸 말이 더욱 강한 신파극을 만들어버렸다. 관리인은 옆에 있던 나뭇가지로 철장을 툭툭쳤다. 철장이 흔들리자 안에 있던 자실장들은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사방이 막힌 철장안에서 달렸다. 그 모습에 관리인은 재미있는지 몇 번더 철장을 툭툭 쳤다. 하지만 관리인은 금세 질렸는지 나뭇가지를 내려놓고 미도리한테 말했다.

“야 새끼 찾았으면 그만 꺼져라.”
“아..알겠는 데스. 금방 가는 데스.”

 관리인 입장에서는 별로 학대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미도리 입장에서는 눈앞에 관리인이 무서운 학대파로 보였다. 겁먹은 미도리는 빨리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무언가 자신의 옷 자락을 잡아당겼다. 미도리는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철장 안에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자실장 하나가 미도리의 옷을 잡고 있었다.

“오마에는 뭐인데스?”

미도리의 물음에 자실장이 기분나쁘게 웃으며 미도리를 툭툭 건드렸다.

“마아마아~ 장난치지 마는 테치네~ 와.타.시. 인테치. 마마의 자인 테치~ 와타시도 데려가는 테츄웅~”
“뭐냐. 그것도 니 새끼냐? 많이도 싸질렀구만.”
“뎃?! 아..아닌데스! 와타시는 절조있는 숙녀인 데스!!! 오..오마에 꺼지는데스! 와타시는 오마에 같은 자가 없는 데스!”
“아닌테치! 와타시는 마마의 자가 맞는 테치~ 어서 집으로가서 콘페이토, 스테이크 사주는 테치~ 똥마마는 메로메로되는 테츄웅~”

 당연히 미도리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자실장은 미도리의 새끼가 아니었다. 미도리의 자로 위장하려는 속셈이지만 당연히 미도리가 그런 허술한 거짓말에 속지 않았다. 자실장이 이런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친실장이 찾으러 오지 않으면 모두 처분 한다는 말 때문이었다. 보통은 친실장이 노는데 정신 팔려서 잊혀지거나, 이 기회에 밥만 축내고 귀찮은 자를 솎아낸다는 명목으로 그냥 버리기도 한다. 다른 자실장들은 친실장이 찾으러 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이 자실장은 어느덧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면서 살기위한 도박을 걸어본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뭐든 미도리에게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고 미도리는 이 귀찮은 자실장을 밀치고 가려고 마음먹었다,

“마마...마마...차녀 이모토챠가 이상한 테치...”
“장녀? 그게 무슨...차녀?”

 미도리는 장녀의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이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차녀를 보았다. 차녀는 덜덜 떨며 자신의 옷을 잡고 있는 자실장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미도리는 자실장에게서 차녀의 피냄새가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서 저 분충을 죽이고 차녀를 괴롭힌 다른 분충들도 처분하자고 생각했다.

“잠깐 너 그거 죽이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

관리인이 나뭇가지로 미도리의 손을 막았다. 미도리는 자신을 제지 관리인을 바라봤다.

“관리인상. 이 분충은 와타시의 자를 건드린 데스! 죽여야 하는데스!!”
“테..!! 테히이이이...”

미도리의 말을 들을 자실장은 넘어지며 바닥을 기며 미도리에게서 도망쳤다.

“다른 실장석을 공격하면 같이 처분되는 거 알고있지? 죽어도 상관없으면 그냥 죽이던가.”
“데...데스가..!”
“뭐 불만있냐?”

 미도리는 도망가는 자실장과 다른 자실장을 최대한 노려보았다. 대부분의 자실장은 오늘까지 친실장 말고는 다른 실장석을 본적 없고 위협을 당한 적도 없었기에 미도리의 위협에 몇몇은 기절하고 몇몇을 비명을 지르며 철장안에서 내달렸다. 어느정도 분노가 사그라진 미도리는 관리인에게 물었다.

“관리인상 저 분충들은 어떻게 되는 데스까..,...”
“쟤들? 오늘 친실장이 안 오면 처분되겠지. 뭐 어떻게 처분되는지 알고 싶으면 너도 저녁에 있는 게임에 참가하든가. 이제 만족하냐?”
“감사한....데스....”

 자원봉사자들이 오는 날이면 저녁에 특별한 게임이 있었다. 실장코인을 걸고 잘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몇 번 가볼 기회가 있었지만 미도리는 가본 적은 없었다. 대부분이 전재산을 잃었다고 울며 일하는 것을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오늘은 게임에 참여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저 분충들이 죽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자들...집에 가는데스... 차녀의 옷씨를 사야하는 데스....”

 미도리는 장녀도 안아들고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장녀는 놀이기구들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조금 더 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미도리와 차녀의 슬픈 표정을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눌러 담았다. 미도리 일가는 더 큰 불행이 기다리는 것도 모르고 실장코인이라는 희망을 향해서 터덜터덜 걸어갔다.



“레챠아아악! 생각할수록 화가나는 레치! 와타치의 핵 펀치로 똥도둑을 죽여버려야 했던 레치! 와타치가 마음만 먹었다면 똥도둑 따위는 한방이었던 레치! 하지만 와타치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마마가 슬퍼해서 참은 레치!”

“삼녀 진정하는 데스. 삼녀가 무사하면 충분한 데스.....”
“레치치칫~ 레츄웅~”

미도리는 과장된 몸짓으로 팔을 흔들며 화를 내는 삼녀를 쓰다듬었다.

“마마... 이제 어떻게 하는 테츄...?”

장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미도리에게 말했다. 미도리는 장녀도 쓰다듬어주었다.

“당연히 도둑을 잡으러 가는 데스! 도둑에게 와타시의 보물을 훔쳐간 죄와 와타시의 사랑스러운 자들을 슬프게 한 죄를 묻는 데스!”

기분 좋게 웃고 있던 삼녀는 미도리의 말에 많이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마...마마! 똥도둑은 도망친 레치! 이제 잡을 수 없는 레치! 멀리멀리 도망쳤을 것인 레치!”
“삼녀 실장코인은 어차피 이곳에서만 쓸 수 있는데스. 도망쳐봐야 멀리 못가는 데스. 그리고 관리인상들은 멀리서도 와타시타치를 볼 수 있는 데스. 지금까지 마마는 많은 도둑들을 봤지만 모두 관리인상에게 잡힌 데스. 관리인상이라면 분명 와타시타치의 실장코인을 찾아줄 것인 데스.”

미도리의 말을 들은 삼녀의 얼굴이 약간 파랗게 변했다.

“마마 꼭 도둑을 찾아야하는 레치? 안 찾으면 안되는 레치? 도둑도 뭔가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는 레치. 실장코인은 또 모으면 되는 레치.”
“삼녀 이상한 소리 하지마는 데스. 오마에의 오네챠를 보는 데스. 독라가 된 데스. 실장코인으로 옷씨를 사야하는 데스.”
“레치치치칫 마마 오네챠는 어차피 못생겨서 독라가 어울리는 레치. 그러니 도둑을 잡는 것은 그만두는 레츙~.”

삼녀가 독라가 된 차녀를 보며 비웃었다. 그 말을 들은 차녀는 소리를 죽이고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삼녀!! 장난으로라도 그런 못된 말은 하지마는 데스! 한번만 더 이상한 말을 하면 마마가 용서하지 않는 데스!”
“레끕...”

미도리가 크게 화내자 삼녀는 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미도리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차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안아들었다.

“차녀 그만 우는 데스. 미녀는 울면 안되는 데스. 도둑을 잡고 세레브한 옷씨를 사는 데스. 차녀가 좋아하는 노란 옷씨를 사주는 데스!”
“노란...옷씨인 테치..? 와타시 꼭 노란 옷씨를 입을 거인 테치!”

미도리는 울음을 그친 차녀를 대견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리고는 장녀도 안아들고 방을 나갔다.

“마마! 마마! 와타치도 같이 가는 레치!!”

삼녀가 급하게 미도리를 불러 세웠다. 미도리는 싸늘한 눈빛으로 삼녀를 바라봤다.

“오마에도 가고 싶은 데스까? 굳이 안 따라와도 되는 데스.”
“아...아닌 레치! 와타시도 같이 가는 레치. 안아주는 레치!”
“와타시는 이미 장녀와 차녀를 들고 있는 데스. 남은 팔씨가 없는 데스. 정 따라오고 싶으면 오마에가 직접 걸어서 오는 데스.”

미도리는 할말을 끝내고는 삼녀에게 등 돌리고 걸어갔다. 놀란 삼녀는 급하게 미도리를 따라갔다. 빠르게 걸어가는 미도리를 보고 삼녀는 미도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로 넘어졌다.

“레에에엥 레에에엥 와타치 넘어진 레치! 마마 호 해주는 레치! 레에에엥 레에에엥”

울음소리를 듣고 미도리가 뒤를 돌아보았다. 미도리가 뒤를 돌아보자 삼녀는 미도리의 관심을 끌기위해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더욱 크게 울었다. 하지만 삼녀의 기대와 달리 미도리의 반응은 싸늘했다.

“아프면 돌아가는 데스. 마마는 바쁜 데스.”

미도리는 넘어진 삼녀를 무시하고는 다시 걸어갔다.

“레챳! 마마 멈추는 레치! 천천히 가는 레치! 저...저기 보는 레치. 신기한 게 있는 것 같은 레치네!”

삼녀가 급하게 미도리를 따라갔다. 어떻게든 미도리의 발걸음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도리는 삼녀가 무슨 말을 하든 무시했다. 오히려 삼녀의 바람과는 달리 미도리의 발걸음은 삼녀를 따돌리려는 듯 점점 빨라졌다. 삼녀는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고 숨이 막혔지만 삼녀는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을 기다릴 미래가 무엇인지 삼녀는 알고 있었다.




몇 시간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삼녀는 게으른 하루를 시작했다. 미도리가 일을 나가고 한참 뒤에 일어난 삼녀는 본능적으로 밥그릇으로 향했다. 매일 아침 피어나는 작은 기대감으로 밥그릇을 들여다봤다.

“레에.... 또 이거인 레치..? 지겨운 레치.”

가득 쌓여있는 사료를 보며 삼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 같이 먹는 사료는 지겨웠다. 자주 간식을 사먹는 장녀와 차녀와는 달리 삼녀는 다른 음식을 먹지 못했다. 무엇보다 삼녀는 일을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방에만 있는 삼녀에게 식사란 몇 없는 자극 중 하나였다. 그런 몇 없는 자극이 매일 같이 변함없다는 것은 상당히 괴로운 일이었다.

“똥마마인 레치... 분명 와타치의 친마마가 아닌 레치. 그런 못생긴 오바상이 와타치의 마마일리 없는 레치. 와타치는 불행한 공주님인 레에에엥”

엄지는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아는지 그 울음은 금방 그쳤다. 울음을 그치고 주변을 살폈다. 엄지는 사료 꺼내서 조심스럽게 배수구로 향했다. 배수구 앞에 쪼그려 앉은 엄지 삼녀는 말라붙은 운치를 긁어모았다. 삼녀는 정성스럽게 긁어모은 운치 가루를 사료에 뿌리고 망설임 없이 입안에 넣었다. 천천히 사료를 오물거렸다.

“레츄웅~ 오늘은 복숭아 맛인 레츄~”

얼마 전부터 삼녀는 사료에 운치가루를 뿌려 먹기 시작했다. 보통 실장석들이 식분은 굶주렸을 때 나오는 행동이다. 굶어 죽을 것 같은 순간에야 모두 포기하고 하는 행동이었지만 엄지인 삼녀는 운치에 대한 저항감이 적었고, 무엇보다 장녀와 차녀가 먹는 간식들에 대한 갈망도 컸다.

“배 빵빵 레치~ 운코 싸는 레치~ 레히히~”

배가 부른 삼녀는 팬티를 벗고 운치를 싸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지 얼굴을 붉히며 소리 내었다. 운치를 모두 싼 삼녀는 한손으로 자신이 싼 운치를 푹 찍었다. 그리고는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레치칫 이건 콘페이토 레치~, 그리고 이건 세레브한 와타치인 레치. 와타치는 좀 더 열심히 그려주는 레치! 와타치는 착하니 똥마마 똥오네챠도 특별히 그려주는 레치~ 레프프 똥오네챠타치 못생긴 레치.”

어린 실장석이 운치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이었다. 다른 실장석이 본다면 운치자국이라고 생각할 콘페이토 그림, 크게 그린 자신의 모습과 그 옆에 최대한 작게 그린 나머지 일가의 모습, 삼녀는 자신의 일가를 그리던 손을 멈췄다.

“레에....똥마마...”

삼녀는 외로움을 느꼈다.

“똥마마 똥오네챠타치인 레치! 이렇게 귀엽고 세레브한 와타치를 혼자 두다니 모두 바보인 레치!”

삼녀는 근처에 있던 공을 힘껏 걷어찼다. 공이 굴러가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빠져 나갔다. 이제야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삼녀가 조심스럽게 문 쪽으로 걸어갔다. 살짝 열린 문앞에 선 삼녀는 작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쉬는 날이나 일가가 무언가 사러갈 때면 나갔지만 지금까지 삼녀는 혼자서 방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레...레챳!”

삼녀가 소리를 지르며 살짝 열림 문틈으로 빠르게 손을 넣었다가 뺐다. 자신의 손을 봐라봤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 손을 문틈으로 넣고 흔들었다. 복도의 차가운 바람이 손끝을 스쳤다. 용기가 생긴 삼녀는 문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조용하고 넒은 복도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아무도 없는 복도는 처음이었다. 삼녀는 작은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동시에 미지에 대한 호기심도 차올랐다.

“와타치는 대단한 레치! 이런건 아무것도 아닌 레치!”

혼잣말로 자신감을 키운 삼녀는 눈을 질끈 감고 문밖으로 발을 내딛었다. 몇초가 지나고 천천히 눈을 떴다. 자신이 멀쩡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엄청난 일을 해낸 것 같은 성취감에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흥분했다.

“레챠! 와타치는 최강인 레치! 모두 덤비는 레치!! 누구든지 와타치의 앞을 가로막으면 한방에 날려버리는 레치!”

삼녀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팔을 열심히 흔들며 걸었다. 행복회로에 빠져 별 생각 없이 이동하던 삼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레...레에? 와타치의 방은 어디인 레치?”

삼녀는 길을 잃었다. 길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두려움이 가득차 올랐다. 왔던 길만 돌아가면 되는 간단한 방법조차 당황한 삼녀는 생각하지 못했다.

“마...마마! 마마!!! 와타치 무서운 레치! 어디인 레치! 마마!! 마마!!! 레에에엥 레에에엥”

겁에 질린 삼녀가 미도리를 찾으며 울었다. 하지만 미도리가 그런 삼녀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삼녀는 계속 울며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걸었다. 몇분의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울고 있는 삼녀에게 말을 걸었다.

“왜 혼자 울고 있니?”
“레엣? 닝겐인 레치?”

삼녀는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기위해 고개를 들었다. 지금까지 봐왔던 사람하고는 달랐다. 지금까지 봤던 사람들은 관리인뿐이었고 모두 남자들이었다. 태어나서 여자를 처음 본 삼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삼녀를 보고 여자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엄지 공주님이 왜 이런 곳에서 혼자 울고 계실까? 길을 잃으셨나요?”
“레에에엣?! 와타치 공주인 레치?!”
“어머? 이렇게 작고 귀여운데 엄지 공주님이 아니셨나요? 엄지 공주님이 바보같이 울고 있을 리 없나? 내가 착각했나보네?”

여자는 연극을 하는 것처럼 과장된 억양으로 말했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어색함을 느꼈겠지만 실장석인 삼녀는 눈치 채지 못했다. 무엇보다 관심과 애정에 굶주렸던 삼녀는 더더욱 그럴 겨를이 없었다. 삼녀는 급하게 눈물을 닦았다.

“아닌 레치! 와타치 운적 없는 레치! 오마에는 바보인 레츄까! 작고 귀여운 와타치가 엄지 공주인 레치!”
“역시나 엄지 공주님이셨군요!”
“그런 레치! 와타치는 공주님인 레치! 잘 보라는 레치!”

삼녀는 기분이 좋은지 크게 콧김을 내쉬었다. 빙글빙글 춤을 자신의 모습을 여자에게 과시했다. 여자는 그런 삼녀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웃고 있었다. 

“그런데....”
“레에?”

여자는 삼녀를 슬쩍 바라보며 언제 웃었냐는 듯 심각한 표정을 했다. 그 표정을 보고 삼녀는 춤을 멈추고 여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엄지 공주님인데 왜 평범한 옷을 입고 계신거죠?”
“레...레엣?! 그...그건.,..그건 레...레에...”

삼녀는 자신의 옷이 부끄러워서 작은 팔로 옷을 가렸다. 당황하며 얼굴을 붉히는 삼녀를 보며 여자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실장코인이 있으면 예쁜 공주님 옷을 살 수 있을 텐데. 공주님이라면 실장코인도 많이 있을 텐데.”

여자는 혼잣말 하는 척하며 삼녀에게 들릴 정도로 말했다. 여자의 말을 들은 삼녀는 방에 있는 실장코인을 기억해내고는 웃었다.

“레프프프 와타치 실장코인이 있는 레치! 공주님 옷을 사는 레치! 똥노예! 오마에는 따라오는 레치! 와타치의 실장코인을 가지러 가는 레치!”

언제 길을 잃었냐는 듯 삼녀가 방으로 뛰어갔다. 방에 도착한 삼녀는 실장코인이 들어있는 원통을 자신 있게 여자 앞에 내밀며 말했다.

“똥노예 보이는 레치? 와타치는 이렇게 실장코인이 많은 레치! 당장에 공주님 옷을 사러가는 레치!”
“어머나! 이렇게 실장코인이 많으면 예쁜 드레스도 사고 스테이크도 먹을 수 있겠어요!”

여자가 삼녀의 욕망에 부채질했다.

“레프프 오마에! 뭘 보고있는 레치! 어서 와타치를 스테이크와 드레스 앞으로 안내하라는 레챠! 아니면 와타치의 핵펀치를 맞아야 정신 차리는 레츄까!”
“네네~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레츄웅~”

팔을 흔들며 자신을 위협하는 삼녀를 작게 쓰다듬었다. 여자의 손길이 기분 좋은지 삼녀는 소리를 내었다. 여자는 삼녀를 한손에 올려놓고 관리실로 걸어갔다. 관리실에 도착한 여자는 관리실로 들어갔다.

“지수씨 손에 그건...”

관리실에 앉아있던 젊은 관리인이 여자의 손에 있는 삼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자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삼녀를 관리인 앞에 있는 책상에 내려놓고 대답했다.

“길을 잃고 울고 있어서 데려왔어요.”
“레챠아아! 와타치 운적 없는 레치! 똥노예! 와타치의 핵펀치맛을 정말 보고 싶은 레츄까!”
“엄지 공주님 그보다 여기에 왜 왔는지 기억하시나요? 드레스랑 스테이크는 안 사시나요?”
“렛? 레치칫! 거기 관리닝겐 오마에! 어서 와타치를 위한 드레스와 스테이크를 바치는 레치!”

삼녀는 관리인을 향해 소리쳤다. 삼녀는 드레스와 스테이크를 상상하며 행복회로에 빠져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관리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삼녀를 보다가 난감하다는 얼굴로 여자를 바라봤다.

“지수씨 이건 좀 장난이 지나친 거 같은데요.”
“괜찮지 않아요? 우리가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달라 하는데.”
“하지만...”

남자가 말끝을 흐렸다. 원칙적으로 모든 실장석은 실장코인을 사용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관리인들은 성체 실장석한테서 실장코인을 받고 물건을 교환해준다. 전에 어린 실장석들이 멋대로 실장코인을 쓰고 몰락한 일가가 몇 번이나 생기고 나서 암묵적으로 생긴 규칙이었다.

“아 저번에 지원씨가 같이 저녁한번 먹자고 했잖아요? 오늘 저녁 어때요?”

여자가 화제를 돌렸다. 여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는 관리인은 살짝 한숨을 내쉬고는 엄지용 드레스 몇 개를 꺼내 삼녀 앞에 내려놓았다.

“하나만 골라라.”
“레츄아아아! 와타치의 드레스인 레치! 세레브한 와타치만의 드레스인 레챠!”

흥분한 삼녀는 침을 잔뜩 흘리며 큐빅이 잔뜩 달린 검은 드레스에 달라 붙었다. 그걸 본 관리인은 남은 드레스와 원통에서 실장코인을 가져갔다. 눈에 띄게 실장코인이 줄어들었다. 삼녀는 빠르게 옷을 벗었다. 옷을 벗던 삼녀는 관리인을 보고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질렀다.

“레챠아아아! 변태인 레치! 오마에!! 어딜 레이디의 못을 훔쳐보려는 레츄까! 아무리 와타치의 몸이 아름다워도 오마에는 가질 수 없는 레치! 와타치의 처음은 왕자님으로 정해진 레챠!”

삼녀의 분충 발언에 화가 난 관리인은 당장이라도 삼녀를 죽일 것 같았지만 여자가 참으라는 제스처를 보내자 참으며 삼녀에게 등을 돌렸다.

“자 공주님 드레스 입는 것을 도와드릴게요.”
“레프프 제법 쓸만한 노예인 레치. 오마에에게 와타치의 몸을 만질 수 있는 영광을 하사하는 레치.”

옷을 갈아입은 삼녀의 앞에 여자가 작은 손거울을 내밀었다. 삼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에 모습에 놀라 소리쳤다.

“레츄아! 이...이게 와타치인 레치까! 세레브한 레치!”

하늘거리는 레이스를 흔들면서 삼녀가 춤을 추었다. 여자는 삼녀에게 삼녀가 벗은 옷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 더러운 옷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공주님이라면 이런 더러운 옷 따위는 한방에 찢어 버릴 수 있을 텐데.”
“당장 이리 내는 레치! 이딴 더러운 옷 따위 와타치가 찢어 버리는 레치!”

여자의 말을 들은 삼녀는 자신의 옷을 낚아채고 입으로 물어 찢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여자는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봤다.

“지원씨 혹시 관리실에 제가 대신 있어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 주시고, 지수씨 저녁에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글쎄요. 간단하게 파스타 같은 거나 먹죠.”

남자 관리인은 삼녀만 바라보며 대답하는 여자를 보고 살짝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같이 저녁이라도 먹는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은 관리인은 조용히 관리실을 나갔다. 남자가 나가고 여자는 옷을 다 찢어버리고 거친 숨을 쉬고 있는 삼녀 앞에 실장석용 햄버그 스테이크를 내려놓았다.

“공주님 스테이크랍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게 스테이크인 레츄? 우마우마한 냄새가 나는 레치.”

살짝 깨물어 맛을 본 삼녀의 눈동자가 커졌다.

“우마우마 레치! 지금까지 먹었던 것들은 모두 운치인 레치! 앞으로는 스테이크만 먹는 레치!”

삼녀는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게걸스럽게 스테이크를 탐했다. 반도 못먹은 삼녀는 빵빵해진 배를 만지며 역겨운 트림을 끄윽 하고 내뱉었다.

“공주님 후식은 어떤 걸로 드실 건가요.”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삼녀는 곁눈질로 여자를 보았다. 후식을 생각하던 삼녀는 얼마 전에 못 먹었던 얼음을 생각했다.

“후식은 아이스가 좋은 레치. 아이스를 가져오는 레치.”

여자는 삼녀에게 얼음 덩어리를 건냈다. 삼녀는 이미 배가 빵빵했지만 열심히 얼음덩어리를 핥았다. 머리가 지끈하고 아프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얼음덩어리를 다 먹은 삼녀는 드러누웠다.

“레츄~ 더는 못 먹는 레치~”

여자는 삼녀에게 거품 목욕시켰다. 삼녀는 목욕을 하며 운치를 쌌다. 어느정도 배가 비워지자 삼녀는 목욕 후 다양한 맛의 콘페이토를 요구했다. 한두번 핥고는 안 먹는 사치를 부렸다.

“레프픗 공주인 와타치는 콘페이토도 다 안먹고 버리는 레치.”

미도리가 몇 달동안 아끼면서 모은 실장코인은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아서 모두 사라졌다. 여자는 비어있는 원통을 확인했다. 그리고 콘페이토를 발로 차며 놀고 있는 삼녀를 집어 들었다. 말없이 여자는 걸었다.

“렛? 똥노예 이번에는 산책인 레치? 레프프프 역시 와타치의 노예인 레치. 눈치가 빠른 레치.”

산책을 간다고 생각한 삼녀의 생각과는 달리 여자는 미도리 일가의 방 앞으로 왔다. 아직도 행복회로에 빠져있는 삼녀를 내려놓았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삼녀는 둘러보다가 여자를 바라봤다.

“여긴 와타치의 방인 레치? 똥노예 왜 와타치의 방으로 데려온 레치까! 와타치가 산책을 가자고 말한 레치! 똥노예 혼나고 싶은 레치까!”
“엄지는 정말로 멍청하네.”
“레챠아아악! 똥노예가 드디어 정신이 나간 레치? 봐주려 했는데 레치. 똥노예를 반죽음으로 만드는 레챠!”

삼녀가 팔을 흔들며 여자의 구두 끝을 토닥였다. 여자는 쪼그려 앉아서 그런 삼녀를 가만히 구경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삼녀는 힘이 드는지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

“레엑....레엑... 똥노예 그러니까 와타치가 좋게 이야기 레찟?!”

삼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여자는 삼녀에게 약하게 딱밤을 날렸다. 바닥을 구른 삼녀는 놀라서 울지도 못하고 여자를 바라봤다. 어째서 여자가 멀쩡한지 이해하지 못했다. 삼녀는 여자가 이미 반죽음되어 자신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손가락으로 삼녀의 머리를 가볍게 눌렀다.

“레쨔아아아 아픈레찌! 아픈 레치! 그만 두는 레찌이이! 머리가 터져버리는 레치!!”

삼녀가 여자의 손가락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 발버둥이 의미 없지 않았는지 삼녀는 여자의 손가락에서 탈출해서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똥노예가 미쳐버린 레치! 오마에는 마마한테 말해서 죽여버리는 레치! 그때가서 후회해도 와타치는 용서 못하는 레챠아아아!”

삼녀는 방안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천장이 뚫려 있음에도 여자가 자신을 못 잡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런 삼녀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마마한테 이거는 어떻게 설명할건데.”

여자가 빈 실장코인 저금통을 던졌다.

“레에?”

삼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마가 힘들게 모은 실장코인을 다 썼다고 하면 혼나는 건 누가 될까? 오히려 마마한테 말하면 죽는 건 엄지짱이 아닐까?”

삼녀의 머리가 빠르게 식어갔다. 무언가 잘못 되어감을 깨달은 삼녀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고 흔들렸다. 그런 삼녀를 보며 여자는 기분 좋게 웃었다.

“하나 충고하자면 마마가 왔을 때 죽기 싫으면 그 옷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그럼 엄지공주님 행운을 빌게.”

여자는 말을 끝내고 관리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삼녀는 방에서 뛰쳐나와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또...똥노예 엄지공주의 이름으로 명령하는 레치!! 당장 돌아와서 와타치를 지키는 레치! 와타치의 말을 들으란 말인 레챠아아아아악!”

삼녀가 뭐라고 소리 지르든 여자는 뒤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 혼자 남겨진 삼녀는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 덜덜 떨던 삼녀는 뭐라도 해야한다는 마음에 급하게 옷을 벗고 담요 아래 옷을 숨겼다. 비어있는 통을 보며 실장코인은 나오라며 아첨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아첨을 하고 화를 내고 때리고 깨물어도 빈 통은 빈 통이었다.



미도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현재 미도리 일가는 빠르게 관리실을 향해 갔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기 위한 삼녀의 모든 노력은 실패했다. 어느새 관리실에 도착한 미도리는 장녀와 차녀를 내려놓고 크게 소리쳤다.

“관리인상!!! 관리인상!!! 도둑인데샤!!! 도둑이 든 데샤!!!”
“어머나 도둑이라니 그거 참 큰일이네. 그런데 뒤에 있는 엄지는 혹시 너의 새끼니?”

평소에는 남자관리인들만 보던 미도리는 여자를 보고 조금 당황했다.

“그...그런데스. 그보다 도둑인 데스. 도둑을 잡아야 하는데스!!”
“도둑.... 도둑 말이지? 도둑은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
“뎃? 그게 무슨 말인 데스까?”

여자는 삼녀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여자를 보며 삼녀가 덜덜 떨었다. 여자는 손가락으로 삼녀를 가리켰다. 미도리와 장녀 그리고 차녀는 삼녀를 바라봤다. 삼녀는 보기에도 이상할 정도로 덜덜 떨고 있었다. 미도리는 삼녀가 걱정되어 삼녀의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삼녀? 괜찮은 데스?”
“도...도둑인 레치!! 저 똥닝겐이 도둑인 레챠!”
“데엑?! 삼녀 그게 무슨!?”

미도리는 여자를 바라봤다.

“관리인상 그게 사실인 데스까? 관리인상이 와타시의 실장코인을 가져간 데스?”
“너무하네. 뒤집어씌우다니. 시장코인은 엄지짱이 전부 썼잖아.”
“아닌레치! 아닌레치! 마마 저 똥닝겐의 말을 듣지 마는레치! 저 똥닝겐이 훔쳐간 것인 레치! 어서 쳐죽여버리는 레치!”

삼녀가 색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흘리는 눈물이었지만 미도리에게는 결백을 호소하는 눈물로 보였다. 미도리는 그 모습을 보며 여자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관리인상.... 혹시나 장난이었다면 와타시의 실장코인을 돌려주시는 데스. 와타시의 차녀가 독라가 되어 옷을 사야만 하는 데스. 부탁 드리는 데스.”
“레프프프”

삼녀가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울음을 그치고 웃고 있었다. 여자는 재미있다는 듯이 미도리와 삼녀를 보았다. 여자가 삼녀를 향해 말했다.

“엄지짱 드레스는 잘 버렸니?”
“레엣!!!”

미도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삼녀에게 물었다.

“드레스라니 무슨 말인 데스?”
“모...모르는 레치! 그런거 와타치는 모르는 레치!”
“이런... 엄지짱 드레스를 안버렸나보구나? 내가 기껏 충고해줬는데 말이야. 얘들아 엄지짱의 예쁜 드레스를 보러갈까?”

여자는 관리실에서 나와 삼녀를 한손에 잡았다. 앞장서서 미도리의 방으로 걸어갔다. 미도리의 방에 도착하고 여자는 담요를 들추어 삼녀의 드레스를 찾아내 미도리에게 건냈다.

“자 이게 삼녀의 드레스야. 참 예쁘지 않니?”
“데....데....데에...”

미도리는 말문이 막혀 말을 잊지 못했다. 장녀와 차녀도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한 것 같았다.

“레챠! 와타치의 드레스인 레치!”

삼녀가 소리질렀다. 여자는 삼녀를 내려놓았다. 삼녀는 미도리에게 달려가 자신의 드레스에 매달렸다.

“당장 내놓는 레치! 와타치의 와타치만의 드레스씨인 레치!”
“삼녀....삼녀!!! 오마에가!!!”

미도리가 삼녀의 드레스를 찢기 시작했다.

“레갸아아!! 똥마마 그만 두는 레치. 와타치의 세레브한 보물인 레치!!! 똥노예 빨리 저 똥마마를 쳐죽이고 와타치의 드레스를 구하는 레치!!”

삼녀가 찢어져 떨어지는 옷들을 주워 모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닌레치! 아닌레치 와타치의 세레브한 드레스씨가 이렇게 찢어질리 없는 레치!”

색눈물 흘리며 찢어진 옷조각을 몸에 붙여보는 삼녀지만 그런다고 찢어진 옷은 돌아오지 않았다.

“진작에 죽였어야 했던 데스! 와타시가 멍청했던 데스! 분충은 죽는 데스!”
“레찌이.....마...마마 사...사려....사려주는레찌이이이.....”

미도리가 삼녀의 목을 졸랐다. 순식간에 삼녀의 얼굴이 파랗게 변했다. 삼녀가 운치를 지리며 눈깔이 뒤집혔다.

“있잖아 엄지를 나한테 주지 않을래?”

여자가 미도리에게 말했다. 삼녀의 목을 조르던 미도리는 여자를 노려봤다.

“그게 무슨 소리인 데스까! 이 분충은 죽어야 하는 데스! 관리인상은 와타시를 말리지 마는 데샤!”
“그냥 죽이면 아깝잖아. 차라리 이따가 하는 게임에 참가시켜보는 건 어때? 만약에 운이 좋다면 오늘 잃은 실장코인을 다시 되찾을 수도 있는데.”
“그게...정말인 데스까?”
“내가 뭐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알겠는데스...삼녀를 데려가는 데스.”

미도리는 기절한 삼녀를 여자에게 내밀었다. 여자는 미도리에게 이따가 보자는 말과 함께 기절한 삼녀를 데리고 떠났다.

“마마... 괜찮은 테치?”
“와타시 언제쯤 옷씨를 입을 수 있는 테치.....?”

장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미도리를 올려다봤다. 차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반쯤 체념한 것처럼 보였다. 미도리는 장녀와 차녀를 껴안았다.

“미안한데스... 모두 못난 마마 잘못인 데스. 오로롱 오로롱”
“테에에엥 마마 울지 마는 테에엥”
“테에에엥 테에에엥”

조용한 복도에 미도리 일가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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