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분이나 탁아, 심한경우에는 가택침입까지.....
들실장을 원인으로하는 피해는 세기 힘들정도로 많고, 당연히 그로인한 민원제기또한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많다.
들실장 관련 민원이 쌓일때마다 지자체에서는 구제업체에 의뢰하여 해당 지역내 들실장들을 구제했지만 그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정도에 불과했다.
날고 긴다는 구제업체라해도 모든 들실장을 잡아들이지는 못하며, 게다가 구제후 들실장의 개체수가 줄어 깨끗해진 공원은 떠돌이 실장들이 정착하기에 좋은 환경이였으므로 결국에는 도로아미타불인것이다.
아니 설령 전력을 다해 들실장을 몰살시킬수 있다해도 분충이라면 몰라도 양충은 구제할 필요가 있냐며 애호파 단체에서 들고일어나기에 완전 구제는 불가능하다.
확실히 양충이라면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니 구제까지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양충 본인에게만 한정되는것. 양충밑에 양충없고 분충밑에 양충없다고했다. 아무리 양충이라해도 그 밑의 새끼들이 전부 양충이라는 장담은 못한다.
친실장의 솎아내기와 교육을 거친다해도 양충인척 행동하다가 독립한뒤에야 비로소 본성을 드러내는 분충도 있는것이다.
하지만 애호단체는 실장석이 일반인들에게 좋지못한 인식이 박혀있다는것을 인정하고 발언력을 높이기위해 지자체에 많은 기부금을 내고있기에 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구제를 진행하는것은 꽤 무리가 있었다.
그러면 분충만을 철저히 골라내 구제하는법을 찾아야 한다는것인데.....
[그게 말이 됩니까?]
[아니 애호파고 나발이고 가능한걸 요구해야 들어주든말든 할거아닙니까!]
[부장님 말좀해주십쇼! 이건 불가능하잖습니까!]
후타바시 들실장 대책부서의 직원들이 회의실에 모여 고충을 토로하고있었다.
[나도 알고있어. 하지만 윗선에서 그렇게하라는데 어쩌겠나.]
상석에 앉아있는 부서장또한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난감한 표정으로 쩔쩔매고있었다.
[이거 저희들끼리 머리를 맞대도 힘들거같은데....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공모전이라도 열어보는게 어떨까요?]
그러던중 한 직원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후타바시청 들실장 대책부서의 이름으로 분충 구제법 공모전이 열렸다.
분충구제 공모전에는 거액의 상금이 걸렸기에 구제업자들은 물론이고 꽤 많은 생물학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참가자들의 무수한 아이디어로 불타오를것 같았던 공모전은 정말 의외로 단 5일만에 싱겁게 우승자를 내며 끝나버렸다.
공모전이 너무 빨리끝나서 아이디어를 제출하지도 못했다며 항의하던 경쟁자들의 입을 단번에 막아버린것은 구제업자도, 생물학자도 아닌 어느 학대파가 투고한 하나의 영상이였다.
영상의 시작은 공원의 입구에 들어서는것으로 시작되었다.
[어디보자.... 이쯤이면 적당하려나?]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 들실장들이 박스를 놓고 살고있는 빈 공터에 도달한 학대파는 우선 콘페이토를 뿌려대며 들실장들을 유인했다.
[데프프! 오랜만에 공물을 바치러온 닝겐인데스!]
[어이 닝겐! 이걸로는 부족한데스! 스테이크와 스시를 가져오는데스!]
[그것도 부족한데스 와타시를 사육으로 하는데스!]
콘페이토를 뿌리자마자 튀어나온 들실장들은 희희낙락하여 콘페이토를 한가득 줍고는 학대파의 주위에 모여서 자기를 키우라며 아우성쳐대기 시작했다.
이때는 양충이고 분충이고 가릴것없이 모두가 자기 새끼가지 끌고나와 콘페이토를 한아름 품에 안고있는 상태였다.
[키운다...키운다라....]
혼잣말로, 그러나 주변의 들실장들에게 모두 들릴정도로 중얼거린 학대파는 근처의 나뭇가지에 실에 메단 목걸이를 하나 걸어두었다.
성체실장이 손을 뻗어도 닿지않을높이. 그러나 발받침대를 가져다 둔다면 어찌어찌 손에 닿을높이에 목걸이가 위치했다.
[.....]
[목걸이데스...]
한참을 아우성쳐대던 들실장들이 목걸이를 알아보고는 일제히 조용해졌다.
[와타시의것인데스!]
[꺼지는데스! 저건 고귀한 와타시에게 어울리는데스!]
마치 폭풍전야와도 같은 몇초간의 침묵후에 일제히 목걸이를 차지하기위해 달려드는 들실장들.
학대파는 몇발짝 물러나서 손에든 카메라의 초점을 목걸이 부근에 맞춰놓고 잠자코 그 장면을 보고있을뿐이였다.
성체고 자실장이고 가릴것없이 목걸이를 향해 달렸고, 이내 목걸이가 손에 닿지 않는다는것을 깨달았다.
[건방진데스! 와타시의 손에 스스로 오지않고 뭘하는데스!]
[데샤아!]
폴짝폴짝 뛰며 목걸이를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아깝게 목걸이를 스칠뿐이다. 그러나 그러는 와중에 점프하고 착지하는것을 반복하던 성체실장들의 발에 자실장들이 깔려죽고있었다.
친실장들의 반응은 여기서 갈린다.
[오로롱! 와타시의 자가!]
[정신차리는데스! 마마데스! 마마가 여기있는데스!]
육편으로 변해버린 자들을 쓸어모으며 울부짖거나,
[자는 또 낳으면 되는데스! 사육이 되면 더 세레브한 자를 낳는데스!]
신경도 쓰지 않거나.
몇몇 친실장들은 서둘러 남은 자실장들을 끌어안고 자신의 골판지상자로 돌아갔다.
사육되는것보다 자식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이쪽은 양충이라 해도 좋을것이다. 그러나 그런 친실장들보다 자들이 깔려죽건말건 목걸이를 탐내는쪽은 분충이라해도 애호파들에게 이의는 없을터.
학대파는 이쯤에서 입을 열었다.
[자실장을 머리위로 올려서 목걸이를 잡게하면 손에 닿지않을까?]
가볍게 던진 한마디였지만 그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약간 부족한 높이를 자실장으로 메울수있다는것을 알게된 친실장들은 일제히 자신의 자실장을 들어올려 머리위로 올렸다.
[어서 목걸이를 잡는데스!]
[분충에게 빼앗기면 용서없는데스!]
[걱정마는테치!]
[아타치들이 사육이되는테치!]
올리는 친실장도, 올려지는 자실장도 비장한 목소리로 목걸이를 쟁취할것을 다짐했다.
그 뒤는 자실장들끼리의 혈전이였다.
[꺼지는테챠!]
[오마에같은 분충은 이렇게 해주는테치!]
친실장의 머리위에 올려진만큼 목걸이는 자실장이라도 쉽게 잡을수있는 높이가 되었고, 그때문에 자실장들은 서로 목걸이를 잡기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자실장의 힘이 약한것은 사실이나 상대도 나약한 자실장이다. 벌레하나도 잡지못할것같은 팔심으로 서로의 얼굴을 가격하며 쟁탈전을 벌이고있었다.
밑에서도 친실장들끼리의 몸싸움이 치열하다.
두손은 자실장이 머리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줘야하므로 몸통을 부딪치거나 발로차는등의 치열한 다툼을 하고있었다.
하지만 그래서야 양손으로 받쳐준다해도 자실장이 친실장의 머리위에서 안정적으로 싸울수가 없어진다.
[테챠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아아!]
친실장의 두건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기위해 버텨보지만 이내 바닥으로 추락해 박살나고, 떨어지는 와중에 친실장의 킥에 피격당해 저멀리 날아가는등 목걸이를 붙잡으라며 머리위로 올렸던 자실장들은 한마리도 남김없이 짧은 실생을 마감하는 처지가 되었다..
[오로로옹!]
[와타시의자가!!!!]
아직 자식을 아끼는 친실장이 남아있었는지 여기저기서 통곡소리가 울렸다.
[용서 못하는데샤아아!]
점프하다 밟히고, 머리위로 올렸다가 떨어트리는등 자실장을 모두 잃은 친실장이 격노하며 눈앞에있는 친실장을 덮쳤다.
[오마에의 분충자는 죽어도 싼데스!]
공격당한 친실장도 자를 잃은것은 마찬가지. 순순히 당해줄리 없이 반격으로 응수한다.
그리고 그러한 싸움은 전체로 퍼져 목걸이는 안중에도 없는 혈전이 시작되었다.
옷가지에 숨겨두었던 대못을 꺼내들거나, 주변에있던 나뭇가지를 집어들었다. 무기를 구하지 못했어도 육탄공세로 몸을 날리며 들실장들은 눈앞에있는 동족을 죽이겠다는 일념하나로 싸움에 뛰어든다.
못이 박힌채 죽어있는 들실장.
상대방의 팔을 뜯어낸것인지 입에 살덩어리를 문채 하반신이 박살난 들실장.
나뭇가지를 서로 크로스하는 형태로 동귀어진한듯 서로의 몸에 박힌 나뭇가지를 꽉 쥔채 쓰러진 두마리의 들실장....
마치 실장석의 지옥이 있다면 여기일까 싶은 참상끝에 단 한마리의 들실장만이 끝까지 살아남을수있었다.
[와...와타...와타시는 세레브한 사육....]
처절했던 싸움의 여파로 독라가 되었긴해도 사지는 재대로 붙어있다. 하지만 한쪽눈이 완전히 뭉개졌고, 신체 여기저기에 입은 상처에서 피를 쏟아내던 최후의 들실장은 자신의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바닥에 쓰러져 절명했다.
전부 끝난것을 확인한 학대파는 나뭇가지에 걸어두었던 목걸이를 회수하고 싸움에 참가하지 않은 들실장의 골판지상자를 찾았다.
[어이 이봐. 너는 사육실장이 되고싶지 않았나?]
[되고싶은데스.... 하지만 싸우고싶지 않았던데스.]
[뭐야 겁쟁이였냐?]
[겁쟁이라도 상관없는데스! 저들처럼 죽어버리는것보단 나은데스!]
이정도로 겁이 많다면 탁아나 투분같은것은 꿈에도 꾸지 못할것이다. 양충인지는 몰라도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다면 상관없다.
그 이후로도 싸움에 참가하지않았던 들실장을 몇마리 더 인터뷰를 한뒤 영상은 종료되었다.
별다른 도구 없이 약간의 콘페이토와 목걸이 하나를 이용해서 분충끼리의 내분을 일으켜 자발적인 구제를 하게 만드는 이 영상은 공모전의 우승 뿐만이 아니라 실장석의 심리를 연구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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