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츄.... "
어린 자실장이 골판지 상자 속에서 구더기를 안고
밖을 바라보고 있다. 박스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하얀 구름과 푸른색밖에 보이지 않았다.
" 우지챠... "
" 레후? "
옆에있는 구더기에게 말을 걸어도 대답은 잘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났다.
하늘이 화가 난것인지 , 아니면 우지챠나 내가 잘못한것인지 비가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골판지박스가 약간 젖어갔지만 , 형태는 유지하고 있었다.
자실장은 박스 구석에서 우지챠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우지챠...무서운레후... "
" 조금만 참는테츄...투둑투둑씨가 곧 그만할것인 테츄.. "
우두두 쏟아지는 빗물사이로 찰박찰박 걸어가는소리가
들려오며 자실장과 우지챠는 밤새 떨었다.
" 오네챠..우지챠는 투둑투둑씨가 무서운레후..
우지챠를 보호해주는레후... "
구더기가 꼬물대며 말하자 , 자실장은 박스안에있던
천을 가져와 구더기를 감쌌다. 구더기는 천에서
나오지 않았다.
비는 그치고 , 언제 그랬냐는듯이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자 우지챠는 그제서야 밖으로 나왔다.
" 너무 더운레후! 오네챠! 나좀 도와주시는 레후! "
자실장은 물이담긴 참치캔에 구더기를 담궜다.
시원하다고 꼬물꼬물대는 구더기를 보자 뿌듯했다.
" 오네챠~ "
" 이거 해주시는 레후! "
" 레후 ~ "
날이갈수록 구더기의 요구는 늘어났고 , 자실장은
이제 박스 밖으로 나가 음식이나 물건을 가져와야한다고 생각했다.
" 우지챠. 잠깐 밖에 다녀오는테츄.. 안에서 잘 기다리는테츄. "
" 알겠는 레후~ "
간신히 상자에서 나오자 , 광활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자실장이 툭 하고 내려오자 , 잔디가 자실장의 발을 간지럽혔다. 위를 올려다보니 풀과 나무 , 꽃들이
자실장을 반겨주고 있었다. 물건이나 음식을 찾으러온 자실장은 자연에 푹 빠져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얼마나 뛰어다녔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과 같은 실장들이 돌아다니고있었다. 세상에 실장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한 기분과 동시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탐험을 계속하던중 , 발에 무언가 걸려 내려다보니
구더기였다.
" 오네챠 안녕하신레후~프니프니해주는레훙~ "
자실장은 놀랐다.
우지챠는 이세상에 혼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지챠는 이세상에 너무나도 많았다.
당황스러워 자실장은 뛰었다. 계속 뛰었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 계속 뛰어갔다.
얼마나 뛰었는지 피로가 몸을 찢고 나오려는쯤에 ,
누군가랑 부닥쳤다.
" 테챠악! "
" 앗. 참피인가. 이런곳에서 뭘하는거야? "
자실장은 자신보다 수천배는 커보이는 인간앞에서
떨었다. 하지만 궁금함은 이를 이겨냈다.
" 닌겐상...미안한테츄...앞을 보지 못한 내잘못인 테츄.. "
사과를 하고 인간을 향에 소리쳤다.
" 닌겐상...! 이세상에는 우지챠가 얼마나 많은 테츄카!!! "
인간은 곧 쭈그려 앉아 침착하게 말했다.
" 으음...구더기를 말하는거라면 지천에 깔려있지.
왜 그런걸 묻는거니? "
" 아타치에게는 우지챠가 하나 있는테츄. 지금까지
하나뿐인줄 알았던 우지챠가 이렇게 많은 테츄.
그렇다면 아타치의 우지챠는...그냥 평범한 우지챠인 레후? "
" 으음....그러면 오늘 공원에서 만난 우지챠와
너의 우지챠는 하나도 다름없이 다 똑같은거니? "
" 그렇진 않은 테츄... "
자실장은 곰곰히 생각했다.
우지챠는 다른 우지챠와는 다르다
" 그러면 너의 구더기는 특별한 구더기가 아니겠니? "
" 그...그런테츄...? "
자실장은 부들부들 떨다가 말했다.
" 닌겐상!!! 아타치랑...친구가 되어주는 테츄!!! 친구가 되어 아타치를 바로잡아주었으면 좋겠는테츄...!!! "
" 예의바른 참피네. 하지만 너와내가 친구가 될려면
길들여져야하는거야. "
길들여지다. 저실장은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 무슨소리인 테츄? "
" 무작정 친해지는것보다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거야. "
인간은 참피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천천히 설명했다.
" 너한테 나는 세상에 많은 인간중에 하나인거고 ,
나한테 너는 길가에서 흔히 보는 참피중에 하나인거야.
하지만 서로에게 길들여지면 , 너는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인간이 되는거고 , 나는 너에게 하나밖에 없는 인간이 되는거지. "
" 닌겐상... "
인간에 말에 자실장은 깨달음을 얻은듯 돌아서서
눈물을 흘렸다.
" 닌겐상...아타치는 우지챠에게 길들여졌던거 같은 테츄..
하지만 그걸 눈치 못채고 우지챠를 원망했던 테츄...
아타치는....분충인테츄...!! "
인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그렇지 않아. 이렇게 깨달았잖아. 집에 돌아가면 우지챠를 소중히 대해줘. "
" 닌겐상...다시만나면...꼭 친구가 되는데스... "
" 그래. 다시 만나길 빌게. "
석양속으로 손을 흔들며 멀어져가는 인간을 자실장은 멍하니 바라보다 집으로 뛰쳐나간다.
이 글은 어린왕자를 각색한글인데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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