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에 도로에 챰피들이 자동으로 보존식이 되는 계절
공원 외곽 어느 한 운치굴
여느 들실장 일가의 운치굴과 같이 이곳엔 수많은 구더기와 푸니푸니 백치 노예가 한 마리 있었다.
"레후"
"푸니 푸니후"
"운치 우마우마"
평범한 운치굴인 이곳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었다.
구더기 사이엔 옷과 머리가 온전한 엄지 한마리가 운치를 주워 먹고 있었다.
분충 짓을 해서 솎아진 걸까?
그렇다기엔 옷과 머리가 온전했다
그럼, 운치를 누다 발을 헛딛어 빠진 걸까?
그렇다기엔 누군가 운치를 누기와도 어둠을 숨을 뿐이지 살려달라는 소리는 일절 없었다.
그렇다면 왜 이 엄지는 여기 있을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선 한 달 전 장마가 시작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무리 버린 자식들이 있는 운치굴이라도 장마로 인한 침수는 일가에게 있어 큰 손실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구 주변에 흙을 쌓아 빗물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자들에게 운치를 누는 동안 입구를 최소한으로 열라고 당부한다.
이 때문에 장마 시에는 내부 확인이 사실상 불가하다.
이때 구더기 한 마리가 고치를 틀었다.
원래라면 우화하기 전에 보양식이 되어야 할 운명이었으나 일찍 시작한 장마에 기적적으로 안전하게 고치를 틀고 장마 막바지에 무사히 우화해 엄지로 성장한 것이다.
"마마 와타치 손발 긴긴씨인 레치"
"오네챠 손발 긴긴씨인 레후? 부러운 레후. 세레브한 레후"
"렛? 여긴 운치굴인 레후?"
엄지는 총명했다.
우화를 마친후 바로 자신의 상황을 인지했다.
"여길 나가야 하는 레치. 하지만…."
엄지는 생각했다.
자신의 자매들이 밖으로 끌려가는 것이 과연 마마가 말한 밖으로 나가 세레브한 삶을 누리는 것인가.
처음엔 그렇다고 믿었으나 백치 노예와 독라 구더기들을 보곤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여긴 지옥인 레치. 도망가야 하는 레치'
그렇게 엄지는 탈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다.
처음 시도는 입구로 나가는 것이었다.
엄지의 짧은 다리로는 불가했다.
다음은 땅굴을 파는 것이었다.
다행히 기나긴 장마로 수분을 머금어 부드러워진 땅은 유약한 엄지의 팔로도 충분히 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조금만 파내어도 부드러워진 흙은 무너져 내렸다.
이러한 방법 말고도 정말 다양한 방법을 시도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성장이다.
영양이 가득한 운치를 먹어 성장해 탈출하는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이 계획을 위해 엄지는 배가 터질 때까지 운치를 먹었다.
자란 몸을 숨기기 위해 흙으로 흙 무더기를 만들어 낮엔 그뒤에선 잠을 청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다.
엄지는 몇 주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자랐다.
이제 며칠이면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온 레치"
"오네챠 많이 큰 레후!"
"축하하는 레후. 와타치가 푸니푸니 해주는 레후"
구더기 한마리가 엄지의 품으로 푸고들어 열심히 꿈틀거렸다.
"고마운 레치. 헤헤 푸니푸니는 와타치가 해주는 레치"
구더기들도 크게 자란 엄지를 축하해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엄지는 밤새 구더기들을 푸니푸니해주었고 오랜만에 구더기들 사이에서 잠들었다.
"운치를 똥벌레들에게 선물하는 테치"
"잠시 기다리는 데스. 비상식들을 먼저 확인하는 데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엄지는 잠에서 깼다.
친실장과 자실장이 운치를 누기 위해 온 것이다.
'핀치인 레치.'
엄지는 빠르게 흙 무더기에 몸을 숨겼으나, 어제의 격력한 푸니푸니에 흙무더기 일부가 무너져 몸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다.
'여기까지인 레치. 하지만 마지막엔 즐거웠던 레치'
운치굴을 막고 있던 플라스틱이 열리고 친실장의 눈이 보였다.
'레치...'
털썩
그때 갑자기 앉아 있던 백치 자판기가 넘어졌다.
엄지는 재빠르게 그 뒤로 숨을 수 있었다.
"흠 문제없는 데스. 슬슬 몸보신할 겸 한두 마리 꺼내 먹어도 될 거 같은 데스. 자는 기대하는 데스"
"테치테치"
플라스틱이 닫히고 엄지는 백치를 보고 말했다.
"덕분에 살아남은 레치 고마운레치"
감사 인사 후 자판기를 다시 세워 앉혔다.
그리고 며칠 후 밤
오늘도 운치를 배터지게 먹고 구더기들과 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플라스틱이 열리더니
자실장의 얼굴이 보였다.
자실장인 밤중 돌아다니지 말라는 말을 까먹고 밤에 운치를 누러온것이다.
"텟? 엄지? 마마에게 말하는 테치"
엄지를 보자 자실장은 마마에게 달려갔다.
필히 자신에 대해 말할 것이다.
"계획보다 이르지만 탈출하는 레치"
엄지는 열린 입구로 나가기 위해 점프했으나 약간 부족했다.
"아... 역시인 레치"
"손발 긴긴 엄지챠를 돕는 레후"
"레후~~"
그때 구더기들이 발 아래로 모이더니 엄지를 들어 올리는 것이었다.
"거의 닿은 레치"
손을 뻗은 엄지는 입구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제 올라가는 레치. 레!!!!!"
힘겹게 조금씩 올라가는 도중 밖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친실장이 나오는 소리였다.
"조금만 더 레치!!!"
이 속도라면 들키고 말 것이다.
운치먹던 힘까지 냈으나 느리다.
엄지는 걷는 것도 힘들어 한다.
그런 엄지가 빠르게 절벽은 타는 건 불가능하다.
"레에엥! 최선을 다했지만, 엄지 따위로 탈출은 불가했던 레치. 아니 와타치가 조금더 조심했더라면"
포기하기 직전 갑자기 몸이 날아오르듯 올라갔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탈출한 엄지는 뒤를 보았다.
그곳엔 백치 자판기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마에가 도와준 레치?"
"빠...ㄹ...가....는...ㄷ....ㅔ....ㅅ"
백치가 말하는 것에 놀란 것도 잠시 친실장의 그림자가 보여 엄지는 풀숲으로 몸을 숨겼다.
"뭐인 레치. 이해가 안 되는 레치. 그래도 탈출한 레치"
엄지는 무사히 탈출했지만, 긴장이 풀리는지 풀숲 안에서 곤히 잠들었다.
이제부터 더 큰 고난이 있다는 것을 모른 채 곤히
그 시각 운치굴
"아무리 봐도 없는 데스. 자판기 위치가 바뀌였지만 아마 넘어진 것인 데스. 문제없는 데스"
"하무라뾰 메빠소"
안에는 자판기가 특유의 울음소리를 낼뿐이었다
"분명 엄지였던 테치"
"거짓말은 나쁜 데스. 그것보다 이 한밤중에 나온 데스까?. 마마가 절대 밤에 나오지 말라고 하지 않은 데스까?"
테츄우웅
테븟
친실장은 아첨하는 자실장의 머리를 내려쳤다
"테에에엥"
"행.....ㅂ...ㅗ..ㄱ..하....ㄱ...ㅔ...사....ㄴ...ㅡ..ㄴ...데....ㅅ...장....ㄴ...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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