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름의 절정을 찍으면서 공원의 분수 근처에서는 실장석들이 시원한 물을 받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데스웅~ 시원한데승~ "
"장녀! 멀리 가면 안 되는 데스우~"
"알겠는테치! 시원시원한 물씨 잔뜩 나오는 테츙~"
"레프프... 이 시간부로 이 물씨는 전부 와타치의 것인 레치! 다들 꺼지는... 레벳"
"날이 더우니 별 똥엄지가 설치는데스..."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지켜보고 있자니 가관이다. 여기저기 운치를 싸지르지 않나, 분수에 총구를 들이밀면서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있는 등
지나가는 학대파가 보면 아마 손이 근질근질 해질거다.
하지만 나는 학대파도 애호파도 아니다. 나한테 피 끼치지 않거나 무언가 보상이 없는한 어떠한 간섭도 하지않는다. 물론 무언가 피해를 받거나 보상이 주어진다면 가만 있지는 않겠지만...
계속 보고있으니 자실장들은 뛰어놀고 있었고, 성체실장들은 물을 이용해 빨래를 하거나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 뭉툭한 손으로 몸이 씻기긴 할까?'
실장석들의 손은 뭉툭하고 팔도 짜리몽땅 하기 때문에 씻기는 커녕 구정물을 온몸에 펴바르고 있었다. 애호파들도 이 날씨에 직접 와서 하나 하나 씻겨줄순 없을테고 그냥 냅두자니 미관상 너무 흉하다. 요즘 분수대가 비위생적 이라는 뉴스를 많이 접했었는데 아마 원인이 저 살구색 덩어리들 때문일것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성체 독라 한마리가 흠뻑 젖은상태로 옷을 들고 '데스웅~' 하고 있었다. 서둘러서 린갈을 켜본다.
"용건이 있나?"
"이제야 보는데스 애호파 닝겐!! 어서 와타시를 씻겨 주는 데스!!!"
내가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으니 나를 애호파로 착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 실장석.. 애호파의 존재를 안다는것을 보니 몇번 씻겨져 본듯 한데 노예닝겐 이라느니 스시 스테이크 같는소리는 하지않는다. 느닷없이 자신을 씻기라고 명령하는 어조는 좀 싸가지없긴 하다만....
그때 문득 번개처럼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친실장아 너... 때밀이 실장이 되는건 어때?"
"데...? 씻겨달라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데스?"
"때밀이 실장이 되면 너의 자들도 모두 깨끗해질수 있단다! 너가 이 공원에서 때를 밀어주는 실장석이 되는거야!"
"데... 자들이.. 깨끗해지는 데스? 깨끗깨끗 해주는건 애호파 닝겐들이 해줘도 되는거 아닌데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아마 이 공원의 실장석들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면 때밀이 실장석 으로서 떠받들어줄걸? 먹을걸 바칠지도 모르는 일이지. "
"데... 그럼 어떻게해야 때밀이 실장석이 되는 데스우?"
"일단 우리집으로 가자."
치이익~
"몸이 나른해지는...데...."
네무리를 뿌리고 집으로 데려왔다. 이놈이 잘만 해준다면... 내 계획도 터무니없는 일은 아닐것이다.
-------
집에 오자마자 실장석을 화장실로 반쯤 던지듯이 놓았다. 실장취가 이렇게 심하게 날줄은 몰랐는데..
여름이고 땀냄새까지 겹쳐서 그런것같네
"데갹!! 좀 더 살살 다뤄주는 데샷!!"
"헛소리 그만하고 넌 이제 초록공원의 때밀이 실장석이다. 내가 시키는 일을 잘 완수하면 실장석 세신사 자격증을 주지. "
라고하며 '자격증' 이라는것을 흔들어 보인다. 목걸이에 쇳조각 명찰이 달려있는게 군번줄 비슷하게 생긴것이다.
물론 그냥 목걸이 일리는 없다. 위치추적기를 심어놓은 목걸이다.
"데... 세레브해 보이는 데스우..."
반짝반짝 한것을 좋아하는 실장석답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럼일단 때밀이 장갑을 만들어올테니 따뜻한물에 몸좀 담그고 있어. "
"데?! 이 날씨에 이딴 물에 어떻게 들어가는 데샷!!!!"
"잔말 말고 들어가 있어봐"
하며 때밀이 장갑 하나를 꺼내 가위로 자르고 재봉을한다. 그냥 쓰기에는 실장석의 피부에 거칠것 같으니 문질러서 헤지게 만든다.
"자 이거 껴봐"
"데... 손씨에 딱맞는 데스!! 그런데 이게 뭐인데스?"
"그게 때밀이 장갑 이라는거야. 그걸로 이제 몸을 문질러봐. "
성체실장이 몸을 문지르자 구정물과 함께 때가 벗겨져 나온다.
"어우 드러씨... 칼국수가 계속 뽑히네"
"데히이익~!! 따가운 뎃.... 스가 뭔가 시원한 데스..?"
"등은 내가 해줄테니까 아프면말해"
"데히.... 아픈듯 홀가분한 데스웅~~"
다 씻기고 미리 빨아둔 옷을 돌려주니 이제좀 사육실장 이라고 착각할만한 몰골이 되었다.
"어때 개운하지않나? 깔끔해졌다는게 느껴지지?"
"그런데스우!! 이런걸 닝겐들만 알고있었다니 비겁한 데샥!!"
"이제부터 니 이름은 '녹조' 다. 이제 손님을 데려와 볼테니 얌전히 있어라. "
"뎃...? 와타시 사육실장인 데스우? "
"그건 아니고 일단 다른 들실장들이랑 구분은 해야될거 아니냐"
때를 미는법은 대충 다 알려 줬으니 이제 다른 실장석들을 밀게 해볼 시간이다. 공원에 돌아다니는 독라 고아 자실장 하나를 데려와 보았다.
"테프프.. 이제 와타치는 사육실장인 테챳!! 어이 노예닝겐!! 어서 목욕과 스시 스테이크를..."
"그래 그래 목욕은 이미 준비됐단다"
"눈치가 빠른 노예인 테츙~ 특별히 와타치가 먹고 남는 스테이크 소스는 양보하는 테치! 영광으로아는 테챠!"
스테이크는 준다고 하지 않았는데 혼자서 망상하면서 말하는 꼴을 보니 왜 어미에게 버림받았는지 알것같네.
"세신사! 손님이다!! "
"데.. 손님인 데스우? "
"테프프 이 오바상은 뭐인테치? 노예인 테치? "
"손님으로 온거니까 때리지 말고 밀어줘봐. "
따뜻한 물에 넣었다가 녹조가 때를 밀어주자 '테츄웅~~~' 하면서 황홀한 표정이다. 근데 무슨 때가 이렇게 많이나와??
그나저나 녹조 이녀석... 처음 알려주자마자 깔끔하게 미는것부터 알아봤지만 때밀이에 재능이 있다!
강약 조절이 절묘한것이 바로 계획에 들어가도 되겠는데..
"잘했다 녹조. 이거먹고있어. "
"뎃!! 콘페이토!! 고마운데스 닝겐! 데스웅~"
"테챠앗!!! 와타치는 주지않고 노예한테 먼저주는 테치? 미친테치? 쳐맞기 싫으면 와타치는 배로 주는 테챠앗!!"
녹조한테 콘페이토 한알을 던져주고 고아 자실장을 공원에 풀어주었다. 이제 네놈은 필요없으니 알아서 잘살아가렴.
집에 돌아와서 녹조를 부른다.
"아까처럼만 하면 된다. 이제 내일부터 공원에 풀어줄테니 다른 실장석들도 목욕시키도록. 꾸준히 때를 밀어준다면 진짜로 사육실장으로 삼아주지. "
"데?? 정말인데스우??? "
"난 거짓말은 하지않는다. "
"하지만... 와타시가 계속 아와아와만 해주면 밥은 어떻게 구하는 데스? "
"그건 걱정마라. 너 자는있나? "
"아직 없는데스.."
"그럼 일단 푸드 세봉지를 주지. 네놈 골판지로 가자."
초록공원에 다시 와서 녹조의 하우스에 푸드 세봉지를 넣어줬다.
"세봉지면 두달은 버틸거다. 한번에 많이먹지말고 적당히 먹어. "
"아...알겠는데스우.."
"그럼이제 때밀이를 시작해봐. "
라고하며 때밀이 수건과 조금 이상한 비누를 두개 주었다. 이걸로 성공하면 좋겠는데...
녹조를 풀어둔지 한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다른 들실장들도 녹조가 하는말이 말인지 막걸리인지 반신반의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소문이 퍼져 어느새 녹조가 운영하는 목욕탕 (그래봤자 공중화장실 이지만...) 에는 소문을 들은 들실장들이 몰려있었다.
"정말로 '때밀이' 라는것을 받으면 깨끗깨끗 해지는 데스?"
"데프프... 이것으로 더욱 아름다워져서 마라닝겐을 메로메로 시키는 데스우~"
가끔씩 찾아와서 상황을 보고받았더니 인기있는것은 물론이고 자리도 얼추 잡힌모양이었다.
때밀이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자실장은 구더기 한마리, 성체실장은 구더기 두마리이고 덩치에 따라 가격이 변동된다. 이놈 가격도 매기고 꽤 똑똑한걸?
"데.. 닝겐!! 오늘도 온데스? "
"녹조, 내가 준 비누는 쓰고있는건가? "
"그런 데스우~ 오마에 말대로 때밀이를 다하고 비누씨로 후와후와 거품을 내서 문질러주고 있는 데스우~ 다들 좋아하는 데스! "
이렇게 인기가 많을줄은 몰랐다. 이미 때를민 실장들도 다시 와서 때를 밀고 가는것이었다. 내가 노린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럼 열심히해봐. 다음에 또 오지. "
"왔으면 뭐라도 주고가는 데샤!!!! "
2주가 지났다.
때밀이를 받은 초록공원의 실장석들은 왜인지 모르게 다들 힘이 빠지고 걷는것 조차 힘들어하고 있었다.
"데.. 요즘 손님이 없는데스..."
녹조는 요즘 손님이 없어진것에 불만인듯하다.
"어이 녹조 나왔다. "
"데!! 어이 닝겐!! 요즘 손님이 뜸한데스우!! 무슨일인데스?"
"글쎄~ 나야모르지~"
그때 한 들실장이 비틀비틀 걸어왔다.
"덱..."
"뭐인데스? 손님인데스? 구더기 둘인데스! 오마에 빈손으로는 때를 밀어주지 않는 데....스..?"
이리로 온 들실장은 갑자기 철푸덕 넘어지더니 피를 토한다.
"데갹!!! 아픈... 아픈데스우!!! 똥닝겐!!! 와타시를 치료해주는 데샷!! 고귀한 와타시가 죽는....데기아악!!!"
"데히익!!! 무..무슨일인데스!!!"
"데기익!!! 죄... 죄송한데스 닝겐상!!! 아니 닝겐사마!! 제발 와타시를 살려주시는... 부웨엙..."
"정신 차려 보는데스!!! 대체 무슨일인데스!!"
"오...마에...때문인....파킨!"
"오로롱.. 대체 무슨일인 데스우..."
"별일 아닐거야 녹조. 그냥 어디 아팠나보지. 그것보다 얼른 장사해야되는거 아니야? 저기 손님들 또 오는데? "
"데.. 그런데스!! 때밀이는 와타시의 사명인 데샷!!"
역시 속이기 쉽단 말이지. 실장석들은.
아무튼 녹조가 열심히 때를 밀어준지 또다시 한달이 지났다.
"슬슬...인가.."
위석 탐지기와 실장 케이지를 들고 공원에 다시 가보니 입구부터 피를토한 실장석의 시체들이 널려있다. 위석 탐지기로 보아도 살아남은 실장석은 보이지 않는다.
"녹조!!! 거기있나!!?"
공중 화장실 근처에서 큰소리로 부르자 녹조가 쪼르르 달려온다.
"데.. 닝겐!! 오마에말대로 열심히 때를 밀어주는데스!! 언제쯤 사육실장이 되는 데샷!!! "
"그래 수고했다. 앞으로도 잘부탁해. "
"그게 무슨소리인....*치이익* 데...쿨..."
녹조를 케이지에 집어넣고 전화를 건다.
" 네. 작업 성공했습니다. 입금은... 네 모레요? 알겠습니다. 코로리 비누가 효과가 좋았습니다. 좀더 확보해 주세요. 수고하십쇼. "
약속대로 녹조는 이제 사육실장겸 나의 사업 파트너이다. 손안대고 코푸는 방법인데 버릴수는 없지. 무엇보다 거짓말은 안한다.
'물론 무언가 피해를 받거나 보상이 주어진다면 가만 있지는 않겠지만...'
내이름은 토시아키.
구제업자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무분별한 악플과 찐따 댓글은 삭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