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라자실장 1~2

 

겨울시작의 알림... 곤충들은 땅속으로 돌아가버렸고 가벼웠던 외투는 겨울이왔음을 알리듯 두꺼워져간다 
겨울맞이를 준비하던 분주한 실장석들도... 준비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전부 움직임을 최소화하기위해 골판지집으로 그리고 땅굴로 들어가버렸다 

하늘은 높아졌고 바람의 메아리만이 허공을 가른다 
생존의 계절... 약한실장석은 죽고 강하고 지혜로운 자들만 살아남는다 

공원의 자실장들은 처음보는 입김에 신나 즐거워 서로의 얼굴에 호호불어보지만 그모습을 불안한듯 지켜보는 친실장들은 
어떻게해서든 이아이들만큼은 봄의 향기를 맡게 해주고싶은 마음에 다시한번 식량창고를 확인하고 골판지틈을 확인한다 

겨울은 어떤의미로는 실장석들에겐 새로운 경험.... 어떤의미로는 죽음의문턱 ... 어떤의미로는 한번더 견뎌내야하는 시험대 .....
살아남은실장석들은 작년의 지혜를 바탕으로 발전해나아가 더욱 견고히 죽음에 맞선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현명하고 지혜로운 소수의 개체일뿐 대부분의 실장석들은 균형을 맞추려는 자연의 이겨울을 버티지못하고죽어 다음봄의 새싹을위한 거름으로 돌아가고만다 ...

그리고 달빛도없는 어두운밤 좁은 건널목 신호등 붉은빛에 비추어진 한마리의 독라 자실장을 나는 바라보고있었다 ...
보통의 자실장보다는 작지만 엄지와는 확연히 차이가나는 덩치 하지만 영양상태좋은 건실한 친실장도 죽어나가는 겨울의 초입에 
한오라기 옷도 걸치지않은 자신의 자랑인 머리카락도 없는 독라자실장은 그저 ... 

자신의 죽음이 다가온것을 아는지... 아니면 단지 사랑받고 보살핌받던 가족들의 품에서 떠나 독라가된자신을 부정하기위해 그런건지 ... 땅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오직 그자실장이 살아있음을 알게해주는것은 숨을 쉴때마다 작은 체구의 들썩임.. 그리고 입에서 나오는 자그마한 입김...

나는 그장면을 조용히 지켜보고있을뿐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시간이 많은사람도아니었다 남들보다 늦게출근하지만 그만큼 더늦게 퇴근하는 반복된일상에서 조금특별한 모습이 내시선을 빼앗고있는것이었다 

[테...히....]

차량 한대 지나가지 않는 좁고 늦은 이건널목의 신호가 여섯번도 더바뀌었을까 조용히 숨만쉬며 뭘그리 생각하는지 멍하니 앉아 있던 작은 독라자실장의 입에서 한숨이 내쉬어졌다 

그러고는 자신의옆에 거대한 그림자가 있다는걸 확인하고는 천천히 머리를 돌려 나를 쳐다본다 
그눈에는 희망도 꿈도없는 무기력하게 죽음을기다리는 듯한 ....
기존의 실장석이었다면 놀라 기뻐하며 나를 길러라 나의 노예가 되라는 말을 내뱉겟지만 

자신의 처우를 알고있는 독라자실장은 그저 멍한 두눈으로 나를 쳐다볼뿐이다 
그것은 인간을 쳐다보는것이 아닌 죽기전 하나의 풍경을 보는듯한 시선... 

나는 그시선에 동정심을 느껴 주머니속에서 일터의 동료직원이 나눠준 작은 카스테라 빵을 뜯어 독라자실장 앞에 놓아주었다 
그것은마치 망자에게 주는 노잣돈 ... 사형수가 마지막으로 이승을 떠나기전 먹는 식사와도 같은 의미였다 .. 

애호파도아닌 학대파도아닌 관찰파도아니었던 나의 작은 변덕과도같았다 
자실장은 그저 시에서 지정한 해충일뿐이고 나의인생과는 관련조차있지않는 생명체일뿐 

나의 이작은 자비는 그저 이독라자실장이 받아야할 죽음에대한 예우일뿐이었다 
하지만 죽음을 앞둔 자앞에 작은자비가 무슨소용이랴... 

푹신한 카스테라가 신기한지 조그마한 작은 손으로 만지작댈뿐 입에 가져가질않는다 ...

[테..에... 테..]

카스테라의 작은 조각을 만지작대던 독라자실장에게 나는 차가운말투로 말했다 

[먹어라...]

나의 말에 놀란듯 몸을 살짝 들썩인 독라자실장은 만지작거리는것을 그만두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테에 테.. 테치?]

죽음앞에 선 독라자실장에게 작은자비를 내민것뿐이지 정을 주려한것은 아니기때문에 그말의뜻에 궁금해하지는않았다 
아무말없는 나의 차가운표정을 읽기라도 한것일까 

다시 시선은 카스테라로 옴겨져 만지작만지작 그포근한 느낌을 느끼고있었다 
그모습을 뒤로하고 나는 파란불로바뀌어버린 신호등을 걸어집으로 향했다 
죽음을 앞둔 그 생에 일체관여는 하고싶지않았지만 어딘가모르게 죽음을 기다리는 독라자실장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한편이 살짝 아려오기도햇다 .. 학교를 졸업하고 막막한 세상에 첫발을내딛고 이리치이고 저리치인채 지쳐가는 내모습과 겹쳐보이기도하면서...

아무도 없는 조용한 집 ... 낯설지않은 향기에 몸도 나른해져간다 오늘 느낀 특별한 이기분을 더욱만끽하고싶기에 평소엔 하지않는 욕탕을 사용하기로하였다 
물때낀 욕탕을 청소하고 뜨거운물을 받아 욕조안에 들어가 그독라자실장을 떠올렸다 

추운 세상에서 홀로 외톨이가된채 죽음을 기다리는 그독라자실장의 기분을 떠올렸다 
왜외톨이가된것일까 극단적인 사연과 안타까운 사연이 머리속에서 상상되어간다... 

실장석엔 관심이없는 삶.. 신호등을 떠난 나에게 더이상 그자실장은 나와의 인연이 아니라생각했지만 왠지모르게 그사연에 마음이 가기시작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하나의 제안을 하고만다..

혹시라도 그자실장이 내일 출근길에도 살아있다면 그것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사연만을 물어보기로 목욕을 마친나는 내일을 위해 핸드폰에 평생생각조차 하지않았던 실장 링갈앱을 설치하곤 그대로 포근한 이불속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눈을 뜬것은 몇시간이 지나지않은 새벽5시 어두운방안에서 보이는것이라고는 시계의 야광물질에서 나오는 움직임뿐이었다 
그 독라자실장은 살아있는것일까... 아니면 그대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드리고 세상을 떠난것일까 .. 내가준카스테라는 먹었을까... 
먹었다면 행복해했을까 아니면 죽음앞에 주어진 조롱같은 치욕스러움을 느꼇을까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것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흐르는 정막속 계속 떠오르는 생각덕분에 잠은오지않아 이것도 인연이라 생각하고 대충 걸치고 집밖을 나섰다 

걷기를 3분 집근처의 작은건널목에 도달한 나는 그 독라자실장이 앉아있던 보도블럭의 작은턱앞으로 다가갔다 

[테히...]

그곳엔 반쯤물은 카스테라만 덩그라니 남아있는체 독라자실장의 모습은 존재하지않았다 ...
카스테라엔 적록의 액체만이 조금적셔져있을뿐 깔끔히 부스러기 남기지않은채 반만 먹어치운 흔적만이 존재할뿐 
그곳엔 독라자실장의 모습은 보이지않았다 

머리속에 독라자실장의 한숨이 들려온다 .. 

[마지막엔 행복했을까...]

공허한 ... 어둠이 깔려 적막한 이건널목에 붉은 빛이 혼자서 중얼거린 나를 비추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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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에게 계절의 개념은 피부로와닿는 온도의차이와 변해가는 주변환경의 모습일뿐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계절이 가고 오는지는 모른다...

현명한 개체라면 마마의 마마때부터 내려오는 경험담을 머리속깊히 새기어 예상을 할수는 있어도 극소수의 실장석만이 구전으로만 전해져내려오는 지혜를 실천할뿐 대부분의 실장석들은 그저 오늘하루 배불리먹고 자는것만 생각하는 본능의충실한 야생동물일뿐이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포근한 느낌의 계절에 태어나 하늘의 강한 빛을 쏘는 햇님의 계절을 거쳐 높아져버린 구름님이 불어보는 쌀쌀한 바람의 계절이지나면 하늘도무심한 춥디추운 죽음의 계절이 다가온다 

현명한 개체들은 이 높아져만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그리고 풍족한 열매가 땅에떨어지는것을보고 죽음의 계절이 오고있음을 눈치챈다 하지만 그러한 개체가 아닐경우 그저 조금은 쌀쌀하지만 풍족하기만한 이계절이 영원할꺼란 착각속에 행복의나날을 보낼뿐... 

가을은 그렇게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실장석들을 시험에들게한다 ... 시험에 통과한 개체는 오는봄에 자를 낳아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지만 시험에 탈락한개체들은 가을의 풍족함에 취해 방탕한 생활을한후 겨울에 처참히 죽는다 

자들이 무슨 잘못이랴 .. 어리석은 부모를 둔 아이들은 찬바람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세상이 언제나 행복하지만을 않다는것을 배우지만 이미 때는늦고 다음 세대를 위한 거름으로 변해버린다 

자연은 선택받은 현명한 개체들을 선별하기위해 그리고 훌륭한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기위해 수많은 실장석들을 시험에들게한다 
하지만 그와별개로 운명이라는 변수는 항상 존재해왔다 아무리 훌륭한 개체이더라도 한순간의 운명의 장난에의해 시험에서 탈락하기도한다 ..

[준비해왔던 데스우우.... 노력해왔던 데스우..... 왜 와타치와 자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않으면 안되는 데스우... 너무한데스우우우..]

마마의 철저한 솎아냄속에서 살아남고 애정으로 컸으며 마마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최선을다해 전수한 차녀였던 자실장은 성체가 
되어 독립하여 첫번째 겨울을 맞이하고있었었다
실장석 중에서도 보기드문 가장현명한 개체 만약 살아남았다면 실장석 삶의 질에 진화를 가져올 개체였지만 아쉽게도 초겨울 
모아둔 먹이상자를 한번더 확인하는도중 학대파 인간을만나 머리가 뽑힌 다섯마리의 자들앞에 독라가되어 울부짖고있었다 

머리가뽑힌 차가워진 자들의 몸체는 이쪽저쪽 쓰레기처럼 바닥에 나뒹굴며 귀여웠고 사랑스러웠던 장녀 차녀 삼녀 사녀 오녀의 머리는 고통속에 일그러져 차례차례 젠가처럼 쌓아올려지고있었다 

[푸하하하.. 니새끼들이 행복해하잖아 웃어? 응? 엄마~ 언니의 머리위에서바라보는 세상은 너무즐거워요~]

맨밑 장녀부터 쌓아올린 자실장들의 머리는 마지막 오녀의 머리를 손에쥔 학대파 인간에게 조롱받으며 오녀의 머리는 어미들실장 눈앞에서 춤을 추고있었다 
이윽고 마지막 오녀의머리까지 조심스레 쌓아올린 인간은 현명했던 친실장의 머리를 한번쓰다듬어주고는 

[자들을 이렇게까지 키워내서 수고했어.. 얼마나 고생했겟니... 이제그만 자유로워져라 하하]

하고는 벌떡일어나 쌓아올려진 자실장들의 머리를 친실장의방향으로 차버리고는 그자리를 떠났다 

다방향으로 굴러다니는 사랑스러운 자식들의 머리는 추하게 뽑혀 비참한 독라가되어버린 친실장 주변을 맴돌고있었다 
마치 그모습은 독라가되어버린 현명했던 친실장을 비참하게 바라보듯... 

하지만 친실장은 독라가되어버린 두려움 보다.. 자식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더 두려워했다.. 
항상 깔끔한모습 숙녀다운 모습을 자들에게 강조했고 자신도 그렇게 훈육받았던 한끗의 빈틈도없이 참어미다웟던 
친실장은 인간으로 치면 추락한 창녀같은 모습으로 독라가된채 자식들앞에 부끄러운 자태를 보여주고있었다 ..

[그렇게 바라보지말라는 데스우우우.... 어미가 잘못한데스우..... 사랑하는나의자들... 추우니 어서집으로돌아가는 뎃승...]

정신이나가버린 현명한 친실장은 그렇게 자들의 머리를 하나둘씩 들고는 다쓰러져버린 부숴진 골판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고있었다... 하지만 그모습을 바라보던 수많은 적록색 눈동자들은 하나둘씩 어두운숲속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서서히 그형체를 들어내며 부숴진 골판지로 사랑하는 자들과함께 돌아가던 정신이나가버린 친실장의 뒤를 따라가고있었다 .. 

대자연의 시험을 통과한 우수한 존재들도 .... 운명의 장난앞에 무너져내려간다
자연과 운명의 장난스런 내기에 유린당하는 실장석들은 오늘도 그렇게 인생의 외줄을 아슬아슬하게 타며 내일의 아침해를 반드시 볼수있길 희망하며 살아가고있었다 ..

[마마~ 이거보는테치!! 너무예쁜테치~]
[테엥... 오네챠 와타치도 보여주는데치!!]

그날도 어미와함께 음식을 주우러온 두마리의 자실장은 바닥에 죽어 딱딱해진 풍댕이의 예쁜 등껍질을 들고 어미에게 달려가고있었다 

[오마에들 어미가 몇번말하는 데스? 음식을 구하러올땐 항상 조심하고 또조심하는데스 장난은 집앞에서만 하는데스]

음식을 구하러 다니는 순간은 항상 긴장의 연속이다 쓰레기를 헤집는 모습을 인간에게 걸리기라도하면 구제당할수도있고 들고양이 나 까마귀등 쓰레기를 뒤지는 천적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들실장들을 노리고 있기때문이다 

아직 그위험성을 모르는 자실장들을 이해하지못하는건 아니지만 목숨을 건 생존경쟁속에서 긴장을풀고 장난을 친다는건 죽을수도있기때문에 어미는 마음이 아프지만 시무룩해하는 사랑스러운 자들에게 혼을내고는 다시 쓰레기통을 뒤지기시작한다 

쓰래기통을 뒤지기엔 너무 작은 자실장들이기떄문에 나뭇잎속 숨겨져있는 도토리나 밤알맹이들 자신들이 구할수있는 식량들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고있다

[테텟!? 마마 찾은테츄!]

차녀는 나뭇잎속에 숨겨져있던 작은 알맹이를 들고와선 어미에게 자랑하지만 

[이건 먹을수잇는게 아닌데스... 딱딱한 씨앗은 잘못먹으면 아야아야 하는데스 그러니 다시버리는데스..]

그것은 야생동물이 먹고버린 감나무씨앗 맛도없을뿐더러 연약한 실장석이 씹기라도하는순간 이빨이 부러질수도있기떄문에 아무리잡식성이라하는 실장석들도 감나무씨앗은 먹지않는다 

[테엥... 마마... 이런것밖에없는테츄... ]

감나무씨앗을 내팽겨쳐버린채 다시 음식을 주우러가는 차녀의 옆에서 장녀가 무언가를 뒤지고있었다 

[테에? 맛있는냄새가 나는 테츄 빨리 파보는 테츄테츄~ ]

작고뭉툭한 손으로 땅을 파나아가는 장녀는 이윽고 한마리의 통통한 지렁이를 발견했다 

[마마! 와타치가 지렁이를 발견한 테츄~ 잘한테츄?~ 칭찬해 주는테츄~]
[와아~ 정말로 통통한 데스 잘한데스 오마에 역시 노련한데스]

비닐봉투를 벌리자 신이난 장녀는 행복의 실룩실룩 댄스를 보이며 지렁이를 비닐봉투에 넣었다 
차녀도 질세라 밤알맹이 두개를 찾아 비닐봉투에 넣었다 

인적이 드물어진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얻을수있는수확은 없었지만 그래도 장녀와 차녀가 지렁이나 밤알맹이등 여러가지 음식을 찾아 넣은덕분에 오늘도 배불리먹을수있게되었다 

[오마에들덕에 오늘도 배부를수 있게된 데승 ~]
[마마 쓰다듬어주는 테츄~]
[와타치도!! ]

셋이서 나란히 걸어가며 친실장은 양옆에 자실장들을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집으로돌아간다 

포근하거나 따듯하진않지만 가족이있어 더욱 행복한 낡은 골판지 집안에서 옹기종기모여 오늘의 수확을 바닥에 뿌린다 
한마리의 지렁이와 세알의 밤알맹이 다섯알의 썩거나 딱딱해진 도토리를 바라보며 내일 아침에먹을 양을 따로 보관하고는 오늘의 특식 지렁이를 세등분한후 각자의 앞에 한토막씩 세알의 도토리도 적당히 손질하여 각장의앞에 하나씩 놓는다 

현명하진않지만 멍청하지도않은 개체였던 이친실장은 어차피 사육실장따위 기대하지도않았다 
사육실장이될수있는 훈육은 하지않았지만 적당히 살아갈수있는 생존지식만큼은 전수해 똥을 집안에서 지리거나 부모에게 대들거나하는일은 있지않았다 

[마마 너무맛있는 테츄 쫄깃하고 단백한 테츄~]
[도토리는 딱딱하지만 우마한테츄~ 오네챠 지렁이맛있는 테츄?~]

오늘 얻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자실장들을 바라보며 친실장은 행복해했다 ... 가슴한편히 따뜻함으로 채워지는 이순간 가족애라는것은 아무리 살기 퍽퍽하고 힘들어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충전재와도 같은것이었다 

세등분한 지렁이와 도토리 가지곤 배가부를리 만무했지만 먹을수있다는것에 감사한 두마리의 자실장들은 손에 눌러붙은 지렁이의 육즙까지 쪽쪽빨아먹고는 행복에겨워 그자리에 드러누웠다 

[먹고 바로 자면 내일까지 든든한테츄~]
[마마 즐거운이야기 기다리는테츄 빨리해주는테치~]

드러누워있는 자실장들 곁으로 다가가 함께 누워 옛날 친실장의 마마가 해주던 행복한 실장석 이야기를 해주었다 
스테이크 라던지 스시 라던지 콘페이토 라던지... 항상 같은 레파토리의 창의성도 부족한 말그대로 헛점투성이의 이야기였지만 

그것이뭔지모르고 단지 우마우마하다느니 육즙이넘치고 단백하다느니 하는 이야기에 오늘도 두마리의 자실장들은 행복한 상상을하며 살짝여윈 마마의 겨드랑이에 머리를 파묻은채 잠에들었다 ..

[너무...행복한 테츄... 영원한 순간이길 바라는 테츄응~]

장녀인 자실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마마의 채취를 맡으며 꿈속으로 들어갔다 ..... 

[테에.. 추운테츄.... 마마... 더꼬옥안아주는테츄~~]

친실장을 좀더 가까이 꼭껴안으려는 장녀자실장 은 허전한 마음에 눈을떳다 ...
꺼져버린 행복회로.... 차가운 아스팔트바닥에 독라인채로 온몸에 멍이든채로 멍하니 앉아있는자신을발견했다 .. 

행복회로가 꺼져버린 순간 모든희망이 산산히 부숴지고 그간 학대받은 일들이 떠오르기시작했다 ..
말조차나오지않는 슬픔에 그저 멍하니...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맏긴채 ... 

[테에....]

흙한줌도없는 차갑고 어두운 아스팔드 바닥위에 그려진 횡단보도 줄무늬를 바라보며 
다시한번 행복회로로 돌아가려 애쓴다... 

겨울의시작... 차가운 밤바람은 독라자실장의 행복회로를 방해하며 공허한 바람의 메아리는 처량한 독라자실장을 비웃듯 웃음치고있다 

[그만.... 그만하는테츄....]

너무많이울었다 ... 너무 많이 흘린 눈물은 이제 나오지도않는다 그래서일까 .. 멍하니 땅만쳐다보는 이자실장은 무기력함에 짖눌려져간다.... 움직여야한다는건 알지만 그럴수없다 ... 

팔다리가 떨어져나간채로 자들만이라도 살려달라 울부짖던 마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아름답고 다정했던 마마의 얼굴이 일순간 처절하고 무섭게 변해가며 울부짖는모습따윈 평소에도 상상할수없었기에 독라자실장의 머리속에 떠나가질않는다 

마마의 하반신에서 흘러나오던 내장들... 팔다리가 꺽인채 강제로 마마의입안으로들어가던 차녀쨩의 비명이뒤섞여 독라자실장을 괴롭힌다 .. 

[와타치... 마마곁으로 가고싶은테츄... 혼자는 외로워 마음이 아야아야하는테츄우....]

혼이나가 중얼대는 자실장옆으로 한남자가 다가와 뭐라 말을걸지만 들리지않는다.. 인간은 무서운존재 행복한 가족과 즐거운 인생을 송두리째 부숴버렸다 절대 길다곤할수없지만 그래도 이독라자실장이 느꼇었던 길고길었던 행복한 순간을 처참히 끝내버렷다 .. 

자신의 차례가 왓다는것을 느낀 독라자실장은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감았다 

[마마... ]

눈을감고 죽음을 기다리던 독라자실장은 가까워져가는 인간의 손의 기척을 느낄수있었다 .. 
손을꽉쥐고 눈을 좀더 꼭 감아 강하지만 짧은 고통의시간을 받아드린다 

무서운테츄... 하지만 견뎌야하는테츄.... 라며 마음속으로 외치는그순간... 
독라자실장손위에 느껴지는 푹신함 아파아파 하고 딱딱하고 차가운것이아닌 푹신하고 달콤한 냄새가나는 무언가가 손에 얹어지자 놀란 자실장은 놀라 몸을 들썩였다 

커져버린 눈꼽끼고 탁해진 두눈동자가 바라본것은 작게 쪼개져있는 싸구려 카스테라... 
처음보는 그카스테라 에 멍하니 시선이 꼿혀있다... 
멈춰버린 사고... 왜 나는 고통받지않는것인가? 이것은뭐지? 하는생각이 머리속에서 마구 스쳐지나간다 ... 

추움도잊어버린채 어두운 건널목에서 빨간 신호등불빛에 비추어진 작고 달콤한 카스테라가 왠지 미워진다.... 
뭐하나 자신의뜻대로 되지않는 운명의 변수앞에 무기력함마져 느껴져간다.. 

[먹어라...] 
그것은 마치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들리는 천둥소리와도같은 낮고 엄격한 목소리 하지만 그목소리에서 상냥함이 느껴지고 이윽고 커다란 손이 한번 독라자실장의 반들반들한 머리를 쓰다듬자.. 

행복했던 그순간들속 마마의 쓰다듬이 느껴졌다 ... 
차가운 바람이 스치고 보라색으로 변해가던 독라자실장의 맨들한 머리위로 느껴지는 마마의따듯함에 그동안 터지고 찌그러져 고통받던 마마의 모습은 사라지고 작고 낡은 골판지속 행복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마마의 손길이 느껴졌다 ... 

이것은 혹시 마마인가? 마마가 다시돌아온것인가? 그모습을 보고싶어 올려다보지만 보이는건 거대한 인간의 형상뿐 그얼굴의 모습은 보이지않는다... 그저 인간의등뒤로 비추어진 붉은 신호등불빛에가려져 어떤표정을 짓고잇는지 모르는 인간의 검은 형상만을 바라볼수잇었다 .. 

그것은 마마의 모습이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인간의형상일 뿐이었다... 

[먹어도.. 되는 테치? 때리지않는테치?]

현실로돌아와버린 작은독라실장은 경계를 늦추지않았지만 왠지모를 고마움에 살짝 고게를 숙이고는 손에든 카스테라를 한입베어물었다... 

입에서 퍼지는 달콤함.... 한번도 먹어본적도... 본적도없는 우마우마함이라는것은 ... 이렇게 달콤한것이었다... 
마마는 거짓말쟁이었다... 마마가 말한것보다 더큰 행복감 달콤함이 입안에 전해졌다... 

[마마.....]

우마우마함을 서툴게표현했다는것을 .... 입안에서 퍼져가는 달콤함이 말해준다.... 아마.. 마마도 절대경험해보지못한 이달콤함.....
갑자기 매마른 눈에서 눈물이 나기시작했다.... 

보고싶은 마음과 달콤함을 맛보지못한채 죽어간 차녀와 마마가 너무 불쌍하게 느껴져 가슴한편이 아려온다.... 
위석이 흐느끼고있다는것을 독라자실장은 알게되었다 ... 

두려움이배제된 진정한 슬픔은.. 그렇게 아리고 아린것이었다... 
카스테라에 얼굴을 파묻고 폭신한 어미의 품을 상상하며 눈물을 흘렷다 ... 

[마마... 아마아마한 것은 이런것이었던 테치....마마....마마도 차녀쨩도 맛보았으면 좋았을테치...]

카스테라를 꼬옥껴안고 흐르는 눈물을 참으려 애썻지만 멈추지않아 더욱 마음이아팠다...

[닌겐상 고마운테치... 닌겐상처럼좋은 닌겐도 있었던 테치... 마치 마마같은 ....]

남자에게 인사하려고 고게를 들은 독라자실장은 어디에도 보이지않게된 남자를 찾으려 시선을 이리저리 돌려보았지만 그어느곳에도 남자는 존재하지않았다... 또다시 혼자가되었다는 마음에.. 말을 흐리며 더이상 아무말도하지않게되었다 ..

초록색 신호등불빛이 다시 붉은빛으로 변하고 다시 초록빛으로 바뀌기를 몇번..... 올려다본 하늘에 수놓아진 별빛을 보며 예전에 해줬던 마마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죽은 실장은 영원히 사라지지않고 하늘의 별이되어 살아간다는 꿈만같은 이야기... 인간에게 신화와같은이야기지만 실장석들에겐 믿음이었다 ... 

[와타치가 이것을 다먹어버리면 마마와 차녀쨩도 맛을 볼수없는테치...]

땅에다 내려놓은 카스테라는 그리움의 상징이었다 .. 달콤함을 추구하고 욕심내는 실장석의 본능을 그리움과 아련함이 눌러버린것이었다... 

마마도 맛보았으면... 차녀쨩도 맛보았으면 좋았을.. 달콤함... 그렇기때문에 더욕심내지않고 양보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에 두면 마마와 차녀쨩이 내려와 맛볼수있을꺼란 기대를 품고있었다... 

[그런테치!.... ]

갑자기 생각났다는듯 벌떡일어선 자실장... 어디서 그런힘이 났는지 아마 카스테라의 달콤함이 선사한 기운인지 독라자실장은 그대로 이주변에서 가장높은 산이라볼수없는 작은 동산언덕을 오르기시작했다... 차가운바람도 잊고 딱딱하고 아픈 신발도없는 발로 오르는 동산의 이곳저곳에 널려있는 가시나무와 날카로운 돌맹이가 독라자실장의 몸을 이리베고 저리베어도 아픔을 느끼지않고 단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동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 

이곳저곳에서 야생동물의 울음소리가들린다.. 무섭고 떨리지만 희망을갖고 오르는 독라자실장에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몇시간을 쉬지않고 달리고 올랐을까.... 정상에선 독라자실장은 주변의 빛이 완전히 없어져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며 크게외쳤다... 

[테치이이이이이!!!] 

마마와 차녀를 부르는 목소리는 널리메아리쳐 이곳저곳에 널리퍼지게되었다... 
보고싶은 마마와 차녀가 독라자실장이두고간 작은카스테라를 알아챌수있게 더크게외쳤다... 

공허히 메아리 쳐지는 독라자실장의 목소리가 저멀리 어둠속으로 사라지자 더욱 별빛들이 반짝이는것같아
독라자실장은 알수없는 미소로 웃고있었다 ... 

[분명.. .마마도 차녀쨩도 들었을테치... 아마아마한 맛을 느껴볼수있을테치...]

그자리에 앉아 가픈숨을 내쉬는 독라자실장은 기운이 서서히 빠져감을 느꼇다.. 
아까까지만해도 느껴지지않았던 추위가 다시 독라자실장을 휘감기 시작한다.. 

긴장감이 풀려서일까.. 덜덜덜 떠는 몸을 이끌고 좀더 바람이 덜부는 숲속으로 들어가는 독라자실장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쓸쓸해보였다.. 

추운.. 그리고 외로운 독라자실장의 걸음걸이는 서서히 느려져 작은 약수터앞에 멈춰서 그대로 무릅꿇고 차가운바닥만 바라보게되었다.. 

[마마... 맛본테치? 차녀쨩... 맛있는테치?] 

혼이나간 독라자실장은 그렇게 중얼대며 앞을 멍하니바라보자 
마마와 차녀쨩이 보이기시작했다.. 

아름답고 깔끔하고 정숙한 마마와 까불이 차녀쨩이 마마의몸에 철썩달라붙은채 맛있는 그것을 맛보고있었다 
그리고 독라자실장을 발견한듯 손을 흔들자 독라자실장은 울음을 터트렷다 

[마마... 차녀쨩,... 보고싶었던테치....]

기력이 다떨어져 주저앉은 독라자실장은....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기력을 짜내어 그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 걸어갈때마다 마마의 따듯함이 느껴진다.. 차녀의 행복한 목소리가 들린다 .. 

없는 기력을 짜내어 도착한 마마의 품에 엎드려 마마의 향기를 마음것 느낀다... 
[오네챠 너무맛있는 테치 이것이 우마우마한것인테치? 행복해 눈물이나는테챠아아아....]

마마를 껴안은 독라자실장의 등뒤로 차녀쨩이 독라자실장을 안아준다 
[차녀쨩.. .마마... 행복해하니 와타치도 너무 기분좋은테치이이ㅣ....] 
[장녀쨩... 그동안 고생해온 데스... 이제 쉬는데스 내일도 즐겁게 뛰어놀려면 이제 쉬어야하는데스 자 마마가 자장가를 불러주는데스 차녀쨩도 이리와서 함께 눕는데스요..]

그렇게 마마에게 안긴 장녀는 차녀를 꼭안아준채 그리운 마마의 부드러운 자장가속에 잠속으로 빠지기시작했다...
서서히 따듯해져가는 무거워져만가는 몸을 마마에게 맏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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