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짓소


 


와짓소라는 이름을 누가 붙였는지, 어떠한 뜻이 있는지 아는 실장은 없었다. 수 마리의 자실장이 하나의 바퀴가 되어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은, 인간에겐 그 자체로도 폭소를 자아냈으나 와짓소의 바퀴보다 작은 실장석들에겐 그 자체로 공포의 존재였다고 한다. 


보검을 든 성체실장도 와짓소가 한번 구르면 연기처럼 사라지고, 성체보다 어린 자실장과 엄지는 말 할 것도 없다고 하더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와짓소는 맑은 하늘에 어둠이 가득 찬 자시와 축시 사이를 돌아다녔다. 자시가 끝나갈때쯤, 후타바 공원에 낄 리가 없는 안개가 끼면, 눈치 빠른 실장은 일어나 공원 밖을 빠져나갔으나, 아둔한 다른 실장석들은 와짓소의 바퀴에 눌려 "데벳!"하는 흔한 소리도 내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다른 실장들의 공포를 자아냈더라.


후타바 공원의 성체실장이였던 미도리는 원사육실장이 된지 얼마 안된 아이였다. 그녀의 주인은 미도리를 자실장이라 귀여워서 구매했는데, 성체가 되어 귀엽지 않게 되자 후타바 공원에 유기하고 도망쳐버린 인분충 그 자체 였다. 아둔한 미도리는 공원에 버려졌음에도 주인을 그리워하며 소리내어 울었는데, 그 소리에 수 마리의 성체가 자신을 감쌌더라.


미도리는 주인을 그리워하며 울었으나 주인은 미도리따위 잊은지 오래였더라. 미도리는 가엾게도 독라달마가 되어, 한 실장석의 운치굴에 처박혔으니. 미도리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자시가 끝나감에도 잠을 못 이루고 있었고, 갑자기 맑은 하늘에 안개가 끼었다더라. 미도리는 화들짝 놀라 도망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달마인 미도리가 도망갈 수 있을리 없더라.


"테에엥...테에엥..."


안개가 끼며 주위가 삽시간에 차가워졌고, 미도리는 운치를 지리며 피눈물을 쏟아내는거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안개가 미도리에게 서서히 다가오고, 테에엥 하고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미도리를 운치굴에 처박은 실장석은 아무것도 모른 채 쿨쿨 잘 자고 있었더라, 와짓소는 그 실장석이 자고 있던 골판지 박스로 다가왔다.


"테에엥...테에엥..."


미도리는 그 광경을 똑똑히 두 눈에 담았다. 와짓소의 외형은 독라자실장이 여러마리 모이고, 그 자실장을 억지로 모아 총구에 입을 대고 손발을 묶어 고정한 형태더라. 주변에 안개를 몰고 온 와짓소는, 잠시 동안 불꽃을 튀기며 그 실장석의 골판지 하우스를 삼켰다. 와짓소가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 흔적도 남지 않았다. 


또 다른 이야기는, 멍청한 실장석 모녀가 늦게까지 먹이를 모으고 있었더라. 그 날의 와짓소는 자시의 중간즈음에 나타났는데 와짓소의 테에엥 소리를 듣지 못한 모녀는 와짓소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테에엥..테에엥..."
"저리 꺼지는 데샤아아!!"


용감한 친실장이 소리쳤으나, 이미 와짓소는 사라지고 없었다. 의기양양한 친실장이 제 장녀보고 가자고 재촉했는데, 제 옆에는 자신의 장녀였었던, 실장석의 얼룩만이 남아있을 뿐이더라.


와짓소는 홀연이 나타나 아둔한 실장석들을 감추었는데, 전날까지만 해도 테치테치 하는 실장석의 울음소리로 시끄러웠던 공원이 다음날 이상하게 조용하여 그것을 수상하게 여긴 인간이 공원을 찾아가니 전날까지 가득했던 골판지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한다. 구제를 했다기엔 실장석의 피도, 살점도, 운치도 남지 않아 세상에서 실장석이란 존재를 지운 공간 같았다고 그 인간은 말했었다.


와짓소가 가는 곳에는 불꽃이 튀고, 안개로 덮인다는 소문은 실장석들 사이에서 쉽게 퍼졌고, 그 후부터 안개를 무서워하는 실장석들이 생겨났다. 이웃상이 자고 일어나니 사라졌다는 소문은 이미 흔했다. 어느새 와짓소는 학대파와 같이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렸다. 낮에는 학대파의 손을 피해 도망치는 실장석들은, 밤에는 와짓소를 두려워하며 공포에 떨어야 했다.


"바보야. 실장요괴 따윈 없다고."


실장석 집단 실종이 있고 난 후, 후타바 공원은 나름의 심령스팟으로 유명해 졌다. 호기롭게 와짓소를 보겠다고 공언한 자들은 자시가 시작되는 11시부터 축시가 끝나는 3시까지 공원 앞에 쭈그려 앉아 와짓소를 보겠다고 나섰는데, 그 꼴이 꽤 웃겼다한다.


"테에엥...테에엥..."


정오가 되면 공원 입구에 안개를 두른 와짓소가 나타난다. 와짓소는 수레바퀴처럼 구르며 약간의 불꽃을 튀기는데, 와짓소가 원래 노리는건 실장석이지만 인간과도 가끔씩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테에엥."


낮게 운 와짓소의 눈알이 인간의 얼굴을 바라볼때, 그 10개가 넘는 실장석의 안구에 약간의 섬뜩함을 느끼는 인간도 있더라. 어떤 용기있는 인간이 와짓소를 만져보려고 공원에 들어갔으나, 와짓소는 인간의 손에 만져지지 않고 스쳐지나갔다더라. 그 인간의 손은 경미한 화상을 입어, 그 후 아무도 와짓소를 만지려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


"테에엥, 테에엥"


사람들이 와짓소의 존재를 확인하고 잠에 들려고 하면, 귓가에 와짓소의 울음소리가 들릴때가 있더라. 한번 의식하면 와짓소의 울음소리를 떨쳐낼 길이 없어, 몇몇 인간들이 잠을 설치기도 했더라. 와짓소의 울음소리는 마치 데에에엥하며 우는 성체의 울음크기를 연상시켜, 잠을 방해하는 존재였다.


'이곳은 실창의 집'


고통받는 인간들은 실장석이 무서워하는 실창석을 이용하여, 부적처럼 집 앞에 붙이니 신기하게도 와짓소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더라. 이 부적의 덕을 본 사람들은 실창석을 애호하게 되었다고 전술되어 있다. 그때부터 실창석은 집을 지키는 충견의 이미지를 갖게 된것 같다고, 가장 최근에 와짓소를 마주쳤던 인물인 하시아키가 진술했다.


"테에엥...테에엥..."


정오에서 축시가 끝날때까지, 오늘도 와짓소는 안개를 몰고, 그 안에서 자그마한 불꽃을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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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뉴도라는 요괴가 모티브.
와뉴도를 본 자는 혼이 뺏기고, 아이를 덮치는 존재, 불꽃을 튀기며 굴러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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