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비가 그친지 얼마 안되서그런지 냄새가 옅긴 한데스..."
비가 그치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한 성체 실장석이 무언가를 찾아 공원을 걷고있다. 그녀는 어젯밤 도망친 추자를 추적하는 중이었다. 어젯밤 내린 비도 비지만 어제의 공사중에 나름 몸을 씻은것인지 냄새가 많이 옅어졌다. 그래봐야 나가본 데라고는 태어난 화장실이 전부였던 자실장이 공원 지리를 알 수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공원 도로를 따라 공원 밖으로 나가려 한다는것을 금방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었다.
"마마 죄송한테스.. 와따시가 모자라서 추자 한마리를 놓친테스..."
"그래서 와따시가 말하지 않은데스까. 추자년들은 걸을 힘만있으면 도망갈 생각이나 해대니 잡초나 먹이고 쉼없이 굴려야한다고 한데스. 오마에에게 벌을 주는데스! 와따시가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올때까지 팬티차림으로 나머지 추자년들을 관리하는데스!"
"알겠는테스 마마... 나머지 년들은 제대로 관리하겠는테스! 똥벌레 추자들! 오늘부턴 두배로 일하는테스! 도망간 분충의 몫까지 굴려주는테스!"
"테챠아! 똥벌레 때문에 이게 뭐인테치... 돌아오면 핵펀치를... 테챳! 일하는테치! 때리지 마는테치! 테에에엥..."
"어디서 건방진 소리를하고있는테스? 오마에들의 생사여탈은 마마와 와타시의 손에 있는테스!"
아침에 관리소홀을 물어 장녀에게 벌을 주고 나왔다. 추자나 노예에게 틈을 주는 실장은 독립하고 나서 월동준비를 그르치는 법이다. 장녀는 벌을 받아들이면서 독이 바짝올라 나머지 추자들을 두들겨패며 월동 준비를 시작하였다. 도망친 추자는 여름철을 지난 춘자정도로 영민한 모습이 있어 겨우내 가장 마지막으로 잡아먹되 봄까지 살아있거든 자로 삼을까 싶던 개체였다. 하지만 그 영민함을 이용해 도망친 이상 잡아서 본보기를 보이지 않으면 나머지 추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줘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여 그만큼 월동준비가 늦어질것이었다.
"테에에... 테칫!"
"조용하는테치! 나쁜 오바상이면 어쩌려는테치!"
도로 옆 덤불숲을 지나던 친실장의 귀에 자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기들 깐에는 조용히 한다고 한 모양이지만 충분히 들리는 크기의 소리였다. 하우스에 사는 자실장이 깰 시간도 아니고 근처에 친실장이 아는 하우스가 있는것도 아니었기에 친실장은 소리의 근원로 들이쳐 달려으나 덤불 안에 있는것은 독라 자실장 두마리었다.
"텟! 오... 오바상 해치지 마는테치! 와타시다치는 그냥 여기서 지내는 자실장들인테치..."
"묻는 말에 대답하는거에 따라 달라지는데스. 오마에는 누구고 어디서 온데스?"
"와타시다치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공원에서 온 이주실장인테치... 고생해서 겨우 도착했는데 무서운 오바상들이 둘러쌓더니 마마를 독라달마로 만들고 와타시다치는 독라로 만들어 운치굴에 가둔테치... 마마는 겨우 자기몸을 세워서 우리에게 자신을 밟고 도망가라고 디딤돌이 되어주신테치... 테끅! 와타시타치는 달씨를 따라 여기까지 도망쳐온테치. 공원 밖으로 나가고싶은테치 테에엥..."
"울지마는데스. 울어봐야 나쁜일만 불러들이는데스. 혹시 옷을 입지 않은 자실장이 지나가는것을 본데스?"
"본 테치! 어젯밤은 잠을 잘 수 없어서 뜬눈으로 지냈는데 잘 보이진 않았어도 가로등 밑을 지나는 자실장을 본 테치!"
"고마운데스. 혹시 와따시와 같이가지 않겠는데스? 와따시는 공원 밖으로 나가는길인데스. 독라인 오마에들을 누군가 보면 곤란하니 여기 봉투에 들어가 있으면 밖에 데려다 주겠는데스. 잠도 못자서 피곤할텐데 안에서 자두는데스. 여기 먹을것도 조금 있는데스"
"고마운테치 오바상... 이 은혜 잊지않는테치... 성체가 되어서 반드시 갚는테치..."
"괜찮은데스. 은혜갚기는 매우 힘들것일데스."
친실장은 독라 자실장 두마리를 봉투에 넣고 계속해서 공원 밖을 향하는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친실장은 목표로 하였던 하우스가 보이자 추자의 행방을 물을 겸 이웃을 불러내었다.
"좋은 아침인데스 이웃상. 와따시의 집에서 추자 한마리가 도망쳤는데 이방향인것 같은데스. 혹시 아는것이 있는데스?"
"와따시의 장녀가 이른아침에 운치를 누다가 추자 한마리를 봤다고 한데스. 비도 내렸는데 아침부터 수집작업인가 했는데 그녀석인 모양인데스."
"정보 고마운데스. 오는길에 덤불에서 자실장 노예 두마리를 발견한데스. 왔다는 방향이 여기라고 해서 데려왔는데 확인해보는데스."
"고마운데스 이웃상! 잃어버리고 해씨가 세번 지나서 포기하던 차였는데 그방향이었는데스? 녀석들의 친이 이걸보고 얼마나 기뻐할지 기대되는데스! 데프픗!"
"그럼 좋은하루 보내는데스 이웃상."
"오마에도 추자 잘찾기를 바라는데스~"
고작 자실장 두마리분 무게였지만 한결 가벼워진 걸음으로 하우스를 떠날 수 있었다. 금방 녀석을 따라잡을 수 있을것이다. 하우스를 떠난지 머지않아 자실장들의 비명소리와 성체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웃의 하우스를 떠나 어느정도 걷고난 뒤 친실장의 눈에 공원 관리인이 들어왔다. 공원 관리인은 어지간하면 실장석들에게 사신과 같은 존재였지만, 친실장은 조금도 겁먹지 않고 관리인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안녕하신데스 닝겐상. 오늘은 빨리오신데스?"
"원래 비내린 다음날엔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널려있거든. 안치우면 아침부터 산책나온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근데 뭔가를 찾고있는모양인데?
"와따시의 집에서 추자가 도망친데스. 혹시 보신적 있는데스?"
"아 너희집거였구나. 구속해놨는데 잠깐 다른사람하고 이야기 하는사이에 도망갔네. 멀리가진 못했을거다."
관리인은 아침일찍 출근하여 도로에 널린 젖은 낙엽과 쓰레기를 보면서 한숨짓다가 자신의 발치에서 테치거리는 자실장을 발견하였다. 그는 공원의 실장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하하 자실장이 어쩌다 옷을 벗어두고 공원을 돌아다니는걸까? 몸을 씻다가 나비에라도 홀려서 길을 잃었나보지? 너희 마마는 어디있는거니?"
"테에에엥... 똥마마가 와따시가 가을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심하게 대한테치... 분충 똥마마를 혼내주시는테치 닝겐상..."
"아... 추자였구만... 어차피 노예인데 왜 굳이 추자는 머리를 붙여두고있는지 모르겠네... 실장석들 나름의 분류표시겠지?"
"테챠앗! 이게 뭐인테치! 푸는테치 똥닌겐!"
부드럽게 말하는 인간의 말을 듣고 자실장은 울먹이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다. 이렇게 호의적인 인간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똥마마와 그녀의 분충자식들을 굴복시키기 충분할 것이었다. 그러나 자실장은 우는척을 하느라 자신을 보는 인간의 눈빛이 차가워진것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 대가로 팔이 테이프로 묶이고 말았다. 하지만 누군가가 공원 관리인을 불러 자실장을 괴롭히는게 보이고싶지 않았던 관리인이 잠시 내려놓은사이 필사적으로 도망친 것이다.
"어디 나뭇가지에 걸어놓을걸 그랬네. 같이 찾아줄까?"
"아닌데스. 일보시는데스 닝겐상. 나중에 보고드리는데스."
"그래 기대하고있을게"
친실장이 인간과 헤어진지 얼마되지않아 친실장은 자신의 추자가 다른 성체에게 붙들린것을 발견하였다. 추자는 친실장을 보자마자 눈이 커지면서 성체에게 다급하게 재잘거리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고, 친실장이 자실장을 보며 멈춰선것을 본 성체는 친실장에게 물었다.
"이거 오마에의 추자인데스? 머리카락은 붙어있는거보니 운치굴 노예는 아닌듯한데스."
"주인님! 저 똥분충은 주인님을 해치러온 똥분충인테치! 강하신 주인님은 저런 나약한 분충따윈 금방 자판기 노예로 만들수 있는테치! 와따시 자판기 잘 다룰 수 있는테치!"
추자는 자신을 붙잡은 성체실장과 본인의 친을 싸움붙이려는듯 성체를 한껏 추켜세우는 동시에 친을 공격할것을 종용하였다.
"와따시의 추자가 맞는데스. 고마운데스 이웃상"
"?!"
"이년 제법 머리가 도는 녀석인데스? 오마에 하우스에서 여기까지 도망온데다 이와중에도 우리를 싸움붙이려고 맘에도 없는말을 지껄이는데스."
"텟?!"
"그래봐야 자실장의 지혜인데스. 그래도 와따시의 장녀가 넘어가서 여기 오기전에 장녀를 벌주고온데스. 추자따위의 도망을 허용하고서야 어엿한 실장임을 말할 수 있겠는데스?"
"테치?!"
"고생이 많은데스. 와따시의 춘자들에게도 단단히 일러둬야겠는데스. 어서 데려가서 볼일 보는데스."
"테테텟?!"
"고마운데스. 이건 와따시의 시간을 절약하게 도와준 보상이니 받아주는데스.
"아닌데스. 오마에가 저번에 운치굴 노예를 찾아 돌려준 덕분에 구더기를 충분히 말려둘 수 있었던데스. 나중에 이 추자년을 어떻게 했는지나 들려주는데스."
"기대해도 좋은데스. 장녀가 독이 바짝올랐을것이니 분명 재밌을것인데스."
"테에에엥..."
막다른길에서 마지막 수가 막힌 자실장은 망연자실 눈물만 흘릴수밖에 없었다. 악몽과도 같은 현실이었다. 자신의 계획과는 달리 두 성체는 훈훈하게 덕담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처우를 결정하고있었다. 두 성체가 사투를 벌이는동안 도망쳐서 헐벗고 묶여있는 자신을 인간에게 보인다면 어느인간이든 동정심을 느끼고 구해줄것이란게 자실장의 계획이었다. 한계까지 몰린 자실장은 공원 관리인이 자신이 추자임을 밝히자마자 싸늘하게 변해 팔을 테이프로 묶어버린것은 잊은듯하였다.
자실장이 간과한 것이 있다면 이 공원의 실장들은 이미 작은 사회를 이루어 추자와 노예문제에 대해서 서로 돕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노예수급은 이주실장이나 버려진 사육실장과 같이 철저히 외부실장을 대상으로 행하여 내부결속을 다졌으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자신의 자를 트집잡아 노예로 만듦으로써 자가수급하였다. 심지어 공원 관리인마저 포섭되어있어 추자나 노예가 탈출해봤자 공원 안이라면 시체가 되어도 주인에게 돌아가게 되어있었다.
친실장은 가져온 비닐봉투를 펼치고 추자를 안에 넣었다. 마음같아서는 바닥에 끌고가면서 고통을 주고 싶지만 이미 충분한 시간을 낭비하였다. 월동대비를 위해 아직 할일도 많고 이쯤됐으면 감시하던 추자들을 두들기면서 장녀의 분노도 많이 누그러졌을것이다. 복수는 냉정한 마음으로 해야하는법이다.
"와따시의 장녀가 오마에를 잔뜩 이뻐해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스. 와따시가 힘조절이라던지 잘 가르칠거라 쉽게 죽진 않을테니 각오를 다져두길 바라는데스. 봉투로 이동시켜주는건 마지막 서비스이니 그동안 마음정리 해두는데스~"
"테차아앗! 누군가! 누군가 없는테치? 누가 이 똥마마를 처리해주는테챠아앗! 주인님으로 모시는테챠앗!"
1004의 섬 신안드레아스가 생각난당께. 우덜 강간은 착한 강간이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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