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이 끝을 고하고, 겨울이 닥쳐오려고 하고있다.
실장석들에 있어서는 지옥같은 계절의 도래이다.
그것은 그렇잖아도 곤란한 식량의 확보가 올해부터 한층 더 곤란하게 된 때문이기도 하다.
너무 늘어난 실장석에 의한 피해에 속을 끓이던 주민들과 관공서에 의한 철저한 구제와 쓰레기 회수방법의 변경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효과는 확실했고, 그 도시의 공원에 있는 실장석은 꾸준히 그 수를 줄여가고 있었다.
「올해 겨울의 준비는 어떤데스까?」하고, 와타시에게 ”짝귀カタミミ”가 물었다.
그녀는 이 공원에서 처음으로 사이좋게 된 원 사육실장석이다.
덧붙이자면 그 이름은, 원래 한 쪽의 귀가 없었기 때문에 사육주가 붙였다고.
「꽤나 힘겨운 상황인데스. 특히 식량의 확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데스」
자신 혼자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한창 먹을때인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는 압도적으로 양이 부족하다.
이대로라면 전원 굶어죽거나 동료의 먹거리가 되어버리는것 밖에 선택지가 없다.
「솔깃한 이야기가 있는데스」 고민하는 와타시의 표정을 알아챘는지, 짝귀가 속삭인다.
「낙원으로 가는 길을 드디어 발견한데스」
「낙원?」 와타시는 의아하다는 얼굴로 되묻는다.
「그런데스. 그곳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살 수 있는 꿈같은 장소인데스」
「그게 정말인데스까?」
그녀는 정보통이었고, 와타시들 친자도 그 정보 덕분에 몰살과 동료들로부터의 습격 따위의 위기를 몇 번이나 피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디에서 그런 정보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내용은 신뢰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는 너무 갑작스럽다.
닝겐의 함정이 아닌가?
와타시의 그런 생각을 무시하고, 그녀는 이야기를 잇는다.
거기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 상당히 떨어진 장소에 「낙원」이 있다는 것, 하지만 거기에 도달하기에는 다수의 시련을 겪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간단히는 도달할 수 없는 장소라는 것에서, 와타시는 이 이야기가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대로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 보다는 나을지도 모른다.
시간도 별로 없었기에, 이 이야기에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깊은 밤, 자고 있던 아이들을 깨우고 밖으로 나선다. 공원 출구에 ”짝귀”의 가족이 이미 기다리고있다.
자고있는 다른 녀석들에게 눈치채이지 않도록 서로 몸짓으로 신호를 주고받은 후 공원을 출발했다.
낮 동안은 계속 지나가는 차량과 닝겐도 없는 마을은 쥐죽은듯 고요했다.
이렇다면 개 따위의 습격을 마주칠 가능성도 낮다.
그런 이유로 와타시들은 대단한 방해도 없이 마을을 질러가는데에 성공했다.
몇 시간 후, 마을의 변두리에 들어서는 곳에서 쇠로 되어있는 것이 2개 평행으로 늘어서 지면에 깔려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짝귀가 기뻐하며 말했다.
「해낸데스! 이건 ”레일”이라는 것인데스. 이걸 따라가면 간단한데스!」
짝귀의 원 사육주는 ”철덕”이라는 닝겐으로, 여러가지로 그녀에게 그 지식을 전수한 모양이었고, 이런 것에는 이상하게 밝았다.
조금 흥미가 생겨서 시험삼아 그 레일의 위에 올라가보았지만, 폭이 좁아서 평범하게 걸을수가 없다.
조금만 걸어도 균형이 무너져 떨어진다. 몇 번 시도해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와타시들의 몸은 머리가 커서 균형이 나쁘기에, 그것을 보조하기 위해 안짱다리로 보행하는 것이고, 폭이 좁은 이 위에서는 할 수 없다.
성체의 와타시는 어쨌거나, 몸이 부드러운 아이들은 떨어지면 부상을 피할수 없으리라.
어쩔수없이 레일 옆의 잡초투성이 지면을 걷기로 했다. 걷기는 어렵지만 어쨌거나 이걸 따라 걸으면 목적의 장소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걷고있는 동안에 하늘이 밝아졌기에 주위의 모습이 잘 보이게 되었다.
그 때, 주위에 녹과 적의 얼룩이 여기저기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틀림없이 실장석의 혈액과 체액이었다.
아마도 마찬가지로 낙원을 향해 여기를 걷고있다가 닝겐들에게 발각되어 죽임당한 것이리라.
이 마을의 닝겐이 보기에 와타시들은 증오의 대상이고, 그저 해충에 지나지 않는다.
들키기라도 하면 그 자리에서 구제의 이름으로 죽임당할게 틀림없다.
또한 ”학-살-파-”라는 닝겐의 집단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싸그리 죽여버렸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이건 위험하다.
와타시들은 상담하여 위험한 낮 동안은 덤불에 숨어 잠자고, 주위가 어두워지면 이동하기로 정했다.
야행성이 아닌 와타시들에 있어서는 힘든 일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딱한 일이지만, 목숨의 위험이 있는 이상 어쩔수 없다.
그렇게 밤낮이 역전되어 행동하고 3일이 지났다.
마을에서는 꽤나 떨어졌고, 주위에 인가가 적어졌기에 낮동안에도 이동이 가능해졌고, 덕분에 상당한 거리를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윽고 전방에서 물소리가 들려오더니 주위의 시야가 갑자기 트였다.
다음 관문이 나타난 것이다.
강이다. 「시련의 시간인데스・・・・」짝귀가 중얼거린다.
강폭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지만, 흐름이 꽤나 빠르기에 떨어지면 살아나지 못할것이다.
달리 갈만한 길이 없는가 찾을 겸, 식량의 확보하러 주면을 조사해본다.
해가 저물도록 주위를 탐색해보았지만, 가까이에는 우회할만한 길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쇠다리의 레일 위를 걸어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의 이른 아침, 레일에 걸터앉고 조금씩 나아간다.
시간이 걸리지만 이게 가장 안전하게 건너가는 방법이다.
레일의 차가움에 무심코 빵콘해버릴것 같지만, 하반신에 힘을 주어 참아낸다.
지려버리면 뒤를 따르는 아이들이 똥에 미끄러져 강에 떨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건너는 동안에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가을임에도 강렬한 햇살이 와타시들을 용서없이 구워댄다.
못견디게 뜨겁고 목이 마르지만 맞은편에 도달할 때까지는 어쩔 도리가 없다.
초조한 속마음과는 상관없이, 나아가는 속도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그때,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것도 서서히 강해지고있다.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레일에 매달린다.
갑자기, 등뒤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레히이이잇!」
「테챠아아아앗!」
돌아보니 짝귀네의 저실장과 와타시의 엄지실장이 허공을 날고있다.
붙잡으려고 손을 뻗지만 닿을 리도 없고, 그 모습은 서서히 작아지더니 강 속으로 사라졌다.
해가 저물 즈음, 필사적으로 맞은편에 도착한 와타시들은 소리를 내어 울었다.
그 아이들에게 와타시들이 해줄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튿날 아침, 스스로의 몸을 채찍질하는 것처럼 걷기 시작한다.
「낙원」에 도착하는 것이 그 아이들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선물이라는 생각만이 버팀대였다.
그로부터 3일간은 아무 트러블도 일어나지 않았다.
순조롭게 낙원으로 가는 길을 나아가다가, 컴컴하고 커다란 숲이 가로막았다.
「다, 다음 시련인데스・・・・・」 짝귀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있다.
아무래도 최대의 난관인 모양이다.
조심하면서 숲에 들어가자 전방에 뭔가 녹색의 덩어리가 보인다.
무엇일까?하고 생각해서 다가가보니 그것은 실장석의 사체였다.
아마도 그녀들도 ”낙원”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조사해보니 치명상이 될만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굉장히 무서운 꼴을 당했는지 그 표정이 굉장히 일그러져있다.
아마도 공포로 위석이 무너져버린 것이리라.
와타시들의 위석은 상당히 무르다. 물리적인 의미로도 당연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이 공포, 분노, 슬픔이라는 감정에 지배되는 것 만으로도 덧없이 무너진다.
그런 점으로 말하자면, 와타시들의 최대의 적은 자기자신의 마음인 것이다.
불쌩하다고 생각해서 묻어주는 대신에 낙엽이라도 덮어줄까 생각하다가 문득 의문이 생겼다.
”그녀들은 어째서 이런데에서 죽어있는 것인가? ”
즉시 머리에 떠올렸다.
이것은 실창석으로부터의 「경고」이다!
여기부터 안으로 들어오는 녀석(실장석)은 죽인다는 표식인 것이다.
그 본보기로 사체를 여기에 방치해둔것이 틀림없다.
온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멈추지않는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본다.
실창석같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와타시들은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이 숲은 꽤 넓기에 우회하면 적어도 며칠은 잃게될 것이고, 무엇보다 「낙원」에의 길을 잃어버릴 위험성이 높다.
여기에서는 승부에 나설수밖에 없다.
야음을 틈타 이 숲을 빠져나가기로 한다. 그 쪽이 녀석들에게 발견될 확률도 낮아질터이다.
일단 가까운 덤불에 숨어 밤이 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심야가 되었기에 다시 숲 안에 발을 들인다.
울창한 나무들은 흐릿한 빛 조차 가로막고 있다.
진짜 어둠이다.
언제나 길거리의 등불이 있는 공원에서 살던 와타시들에 있어서는 처음 있는 경험.
온몸에 어둠이 덮어오는것 같아서 왠지 갑갑하다.
위석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성체인 와타시조차 이렇다면, 아이들은 한층 괴로운 상황일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앞으로 나가는 것 밖에 방법은 없다.
한 손으로 레일을 만지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몇 시간동안 걸었을까, 갑자기 옛날 기억이 되살아났다.
지금은 돌아가신 주인사마와의 대화였다.
「와타시들은 분명히 천국에 갈수있는데스. 거기에서 다같이 즐겁게 지내는데스」
「호오.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래도 정말로 천국이라는게 있는겔까?
죽으면 허무의 어둠이 펼쳐지있는것 뿐일지도 모르잖니?」
「그럴 일은 절대로 없는데스! 와타시도 주인사마도 꽃이 가득한 낙원에서 즐겁게 지내는데스!」
「하하하・・・ 그렇구나. 그러길 바라자꾸나」
어째서 그런 이야기가 되었는지는 잊었지만, 이 대화만은 희한하게 기억하고있다.
그리고 다음날, 와타시의 주인사마는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않았다.
그 후, 집에 찾아온 ”친-척-”이라는 닝겐에 의해 모든것을 빼앗긴 와타시는 가까스로 공원에 도달하였다.
「네놈들! 멋대로 우리들의 땅을 침입하다니 무슨 생각인 보쿠?」
갑자기, 어둠에서 목소리가 들려와서 와타시는 현실로 끌려돌아왔다.
이 목소리는 누구?
본능이 대답한다. ”실창석이다!”라고.
갑자기 온몸이 떨린다. 어금니가 덜덜 부딛히면서 허섭한 타악기처럼 울린다.
「네놈들따위가 우리들의 토지를 더럽히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수없는 보쿠.
그 죄, 너희의 목숨으로 갚는 보쿠!!」
이 어둠속에서도 실창석은 와타시들의 장소를 아는 것인지,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온다.
「테, 테에, 테에・・・, 테히잇!」
그런 소리 다음에 털썩 하고 쓰러지는 소리.
동시에 와타시의 옷자락을 잡고있던 손의 감촉이 사라진다.
틀림없다, 쓰러진 것은 와타시의 자실장이다.
손으로 더듬어 쓰러진 딸을 안아든다.
2, 3번 가볍게 경직하더니 조용해진다.
그녀의 짧은 삶에 종지부가 찍힌 징표이다.
상냥하고 섬세했지만 그렇게이 이 공포에 위석이 버티지 못한 것이다.
와타시는 목소리를 높여 울부짖고싶었지만, 상황이 그것을 허락치 않았다.
통곡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그저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다.
「부, 부탁인데스, 아, 아무쪼록 여기를 지나가게 해주는데스.
여기에 산다든가 하는 것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데스」
짝귀가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쥐어짜 말한다.
「・・・그러면 무엇을 위해 여기를 걷고있는 것인 보쿠?」
「와, 와타시들은 그저 ”낙원”에 가고싶은것 뿐인데스.
그, 그러려면 여기를 지나가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는데스」
「낙원? 그런게 있을리가・・・아니, ・・・설마・・・」
실창석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갑자기 지금까지의 태도를 갑자기 바꾸며 말한다.
「새벽이 될때까지 이 숲을 빠져나가는 보쿠. 그리고 죽은 자실장은 두고가는 보쿠. 우리가 대신해서 묻어주는 보쿠」
동쪽 하늘이 밝아질 즈음, 와타시들은 간신히 숲 바깥에 도달했다.
공포와 슬픔과 피로로 그 자리에서 드러누웠다.
정신을 차려보니 짝귀의 엄지실장이 행방불명되어있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도 탐색을 위해 돌아갈수도 없다.
와타시들은 얼마나 무력하고 어리석은 존재인 것인가.
그 후, 와타시들은 마치 좀비처럼 비틀거리면서 걸었지만 어떤 것에도 공격당하지 않았고, 나아가기에 곤란한 장해도 나타나지 않았다.
7일후, 높은 울타리에 둘러싸인 장소에 도달했다.
울타리 안쪽에는 키가 큰 잡초때문에 안을 잘 볼수없다.
들어갈만한 구멍을 찾아, 잡초를 헤치면서 들어가자 시야가 트인다.
거기에는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거대한 건물이 있었다.
조용하다. 닝겐은 물론이고 개나 까마귀, 쥐 따위의 동물의 기색조차 없다.
짝귀는 부르르 떨면서 외친다.
「드디어 해낸데스! 낙원에 도착한데스!」
이게 낙원?
이런 살풍경한 곳이?
그냥 닝겐과 와타시들을 공격할만한 동물이 없을뿐인 장소가 아닌가?
낙원이라는 것은 꽃이 잔뜩 피어있는 예쁘고 따뜻한 장소라고 생각하던 와타시는 맥이 빠져버렸다.
하지만 지쳐있었기에 그 이상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우선 살만한 장소를 확보하기로 했다.
이 건물은 너무 커서 안정되지 않았기에 그 옆의 오두막을 임시 거처로 정했다.
이것으로도 와타시들의 골판지하우스와 비교하면 궁전같은 것이었다.
일단은 마른 풀을 담요 대신으로 삼아 잠든다.
문득,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하며 반성한다.
이 여행에서 운좋게 도달할 수 있었지만, 희생이 너무 컸다.
남겨진 아이는 와타시가 저실장 한 마리, 짝귀도 자실장 한 마리 뿐이 되어버렸다.
꾸벅꾸벅 졸고있을때, 짝귀가 마치 자신에게 들려주는 것처럼 중얼거린다.
「봄에는 잔뜩 아이를 낳는데스. 그리고 다같이 행복하게 사는데스」
그래, 그렇게 하자.
그것 밖에 없다.
이튿날부터 식량의 조달을 위해 이 낙원의 부지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닝겐이 없기에 잔반같은 호사스러운 것은 있을리가 없다는 것은 알고있었지만, 동물따위의 시체 정도는 굴러다니고있지 않을까 하고 담담히 기대하면서 걸어다녀보아도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어쩔수없이 여기저기에 자라있는 풀을 먹기로 한다.
맛은 최악이다. 단단한 이파리가 많아서 턱이 아프도록 오래 씹지않으면 삼키기도 여의치않다.
단백질이 무척 고팠기에 이따금 보이는 벌레를 먹어보았다.
맛은 말 할 것도 없다.
똥을 먹는것 보다는 낫다는 정도였다.
그건 그렇고, 이 벌레는 어째서 다리가 5개나 9개나 하는 숫자일까?
이것이 자연의 세상이라는 것일까?
바깥세상을 별로 알지못하는 와타시에게는, 이 것이 의미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때에는.
이윽고 계절은 봄, 그리고 초여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실장석에 있어서는 출산과 육아로 바쁜 계절이다.
하지만 와타시들은 왠지 임신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도무지 성장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말라가는 것을 알아챘다.
식량과 환경이 바뀐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리저리 생각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던 때문이기도 하다.
여름도 끝이 가까워질 무렵, 와타시의 저실장이 죽었다.
무척 빼빼 말라서, 그 모습은 마치 지저분한 녹색 끈같았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짝귀의 자실장이 마찬가지로 바짝 마른 끝에 피를 토하고 죽었다.
이상해!
이 장소는 이상하다!
하지만 눈치챘을 때에는 너무나 늦어있었다.
이미 와타시들은 몇 분 정도 걷는것 만으로도 숨이 차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이래서는 이 광대한 부지에서 떨어지는 것도 할 수 없다.
가을도 끝이 가까워오고, 겨울의 발소리가 들려오는 시기가 되었다.
짝귀가 죽었다.
울지 않았다.
게다가 와타시도 방금 피를 토했다.
곧 짝귀와 마찬가지로 죽게 되겠지만 도무지 슬프지 않았다.
그저, 적어도 마지막은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죽고싶다고 생각하면서, 얼마 남지않은 힘을 쥐어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풀밭 위에 드러누웠다.
몸은 납처럼 무겁고, 이젠 손발도 움직일 수가 없다.
하늘은 석양으로 오렌지색으로 물들어있어 무척 아름답다.
천국도 저렇게 아름다운 곳일까・・・
이윽고 시야의 주변부터 검은 것이 슬금슬금 다가오면서 오렌지색 하늘을 덮어간다.
그때, 와타시는 보았다.
무엇을 본것인가?
허무.
아마도 와타시는 그때, 웃음을 띄우고 있었던게 틀림없다.
마치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같은 시각, 숲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실창석이 있다.
「그때의 실장석 가족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미 살아있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변덕을 부려 녀석들을 도망치게 한게 잘못이었어. 차라리 그 자리에서 모두 죽여주는 것이 오히려 자비였을텐데」
실장석들이 「낙원」이라고 부르는 장소는, 과거에 화학공장이었다.
그것이 어떤 사고로 유독한 물질이 새어나와, 부지와 주변의 토양을 오염시켜 버렸다.
그 독성때문에 인간은 출입이 금지된 장소였던 것이다.
동물들은 야생의 예리한 감각 덕분에 다가가지 않았지만, 먹을것을 찾기 위한 후각 이외에는 굉장히 무딘 실장석에게는 어려운 이야기이다.
정착해 살면서 오염된 풀을 먹어 서서히 몸안에 독을 쌓다가 결국 죽어가는 것이다.
녀석들은 모른다.
이 「낙원」이라는 이야기 자체가, 실장석을 고깝게 여긴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것이 인간으로 부터 나온 정보라는 것을 알수없도록 흘러나온 것이었다.
당연한 것이지만, 그곳이 위험한 장소라는 것은 숨긴 채로・・・
그리고 공원이라는 일종의 폐쇄된 환경에서 사는 실장석들에게는 그 이야기의 내용을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
애초에 「낙원」이라는 단어에 눈이 어두워, 의문을 가진다는것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올해도 또다시 겨울이 다가오고, 여기저기의 공원에서 실장석들이 일제히 여행을 떠난다.
「낙원」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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