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또 기록을 경신했다.
오늘로 벌써 40건째.
아르바이트를 거절당한 횟수이다.
... 이제는 곤란하다.
나 토시아키는 23세. 프리터 지망생 백수.
어느 날 갑자기 아르바이트하던 곳이 파산했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린 셈이다.
그렇다고 결코 일할 의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 버블이 터져 불경기가 한창인 지금의 일본은 취직은 고사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조차 어렵다.
나는 슬슬 바닥나기 시작한 잔고를 떠올리며 머리를 싸매고 집으로 향한다.
편의점 도시락 봉투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
하아 ... 500엔이 넘는 가격의 편의점 도시락도 오늘부로 마지막일까.
어두운 생각을 하면서 귀로를 서두른다.
그럴 때 문득 편의점 옆에서 실장석과 눈이 마주쳤다.
"데 ..."
"..."
"테츄 ...?"
이런 곳에서 운을 써버리니까, 나는 중요할 때 안 되는 걸까나.
편의점 옆 쓰레기통의 그늘에 서 있는 실장석은 양손으로 아이를 안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탁아의 자세.
최근 이 부근에서 쓸데없이 많아진 실장석의 탁아 피해를 생각나게 한다.
들실장은 환절기에 자신의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되면 인간의 짐 속에 아이를 던져 키우게 하려는 듯하다.
하아 ... 넣기 전에 알아채서 다행이다, 정말로.
그리고, 너희들 ... 내가 실장석을 좋아하는 놈이어서 정말 행운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쯤 바닥의 얼룩이 됐을 거라구.
"야"
"뎃?!"
"나에게 탁아해도 못 키워, 우리 아파트는 애완동물 금지니까"
"테 ..."
"데데 ... 데데 ......!"
"다른 놈에게 탁아하는 것도 집어치워, 그대로 죽을 뿐이다. 참고 함께 겨울을 나려고 노력하는 게 좋을 걸? "
"뎃?! 데뎃! 데뎃!"
"테츄?! 텟, 텟, 테-엣!"
왠지 모르지만 감사하게도 충고해준 나를 향해 실장석들은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
60cm 정도의 성체 실장과 10cm 정도의 자실장.
모두 심하게 더러워진 머리카락과 옷을 하고 있고 얼굴도 더럽다.
마치 진흙탕에서 헤엄치다 온 것만 같다.
이런 놈들은 어차피 그 어떤 애호파라도 거절할 거란 말야.
"그러면 - 뭐, 몸조심들 해"
"데슷! 데슷! 뎃!"
"테츄웃! 테츄웃! 테츄웃!"
탁아하는 실장석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렇게나 시끄러운가?
놈들은 부리나케 걸어가는 나에게 매달리려는 듯 큰소리를 지르고 뒤를 따라왔다.
"이봐! 용서하라고! 키울 수도 없고 키울 생각도 없..!"
"뎃! 뎃! 데에에에에쯔 !!!"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점차 뜀걸음을 하는 나. 그리고 점점 거리가 벌어지는 두 마리.
왜지? 왜 내가 쫓겨야 되는 거야?
"뎃, 데슷 ......"
"테에에 ......"
5분 정도 달렸다고 느꼈을까, 과연 그 두 마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 ~ 급했다, 도대체 뭐야?
어쨌든, 빨리 돌아가서 밥을 먹어야지, 그래.
나는 곧 생각을 전환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서둘렀다.
그리고 5분이 더 지나고 나니 실장석의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엄청나게 낡아빠졌다.
목조 2층 건물로 각 방의 입구가 안쪽으로 나 있는 구조.
듣기로는, 뭐든지 쇼와 30년인지 40년대 (1950~60년대) 에 지어진 것 같다.
복도와 계단은 삐걱 삐걱 소리나고, 욕실과 화장실은 좁은데다가 공용이며, 외풍이 들어와서 겨울은 춥고 변변치 못하다.
단, 관리인 할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과 집세가 저렴한 것, 그리고 나 이외 거주자가 없다는 장점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싫은 점은 없다.
무엇보다, 향후에는 그런 곳에서조차 살기 어려워지는 거지 ... 하아.
움직일 때마다 얇은 유리가 가샤가샤 울리는 현관 문을 빠져나가, 나는 이층의 가장 안쪽에 있는 내 방 201호실을 향했다.
- 그리고, 몇 시간 후.
저녁 식사를 사러 가려고 현관을 나오는데 뭔가 들렸다.
아파트 마당 쪽이다.
나는 얼굴을 내밀어 내다보았다.
그것이 좋지 않았다.
"뎃! 뎃 !!"
"테찌이이잇! 테찌이이잇!"
"게겍?!"
거기에는 아까의 실장석 친자가 있었다.
편의점에서 만나 쫓아온 진흙으로 얼룩진 두 마리.
이 녀석들, 그때부터 내 아파트를 찾아왔다고?!
이 무슨 집념! 이 무슨 추적 능력!
나는, 녀석들에게 기가 막힘과 동시에 희미한 감동도 느꼈다.
"그,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너희를 키울 수 없다"
"데엣, 데스-읏"
끄덕끄덕.
어라? 모친이 수긍하고 있다.
이것의 의미는 알고 있다는 것?
"설마, 내 말을 알아들은 거냐?"
"데슷!"
끄덕끄덕.
어? 정말로?
그럼 이 녀석들, 아는데 온 거냐?
그렇다면 꽤나 뻔뻔한 놈들이구나.
우선 '오마에의 사정따위 알 바 아닌 데스. 괜찮으니 와타시들을 키우는 데스. 최상급의 스테이크와 특상 초밥과 별사탕을 잔뜩 가져오는 데스 "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선수를 쳐 '별사탕도 스테이크도 스시도 아카후쿠(팥떡)도 하나마루 햄버그도 없다고 "라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생긴 음식들
그런데 ...
도리도리.
친실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래도 요구사항은 그런 게 아닌 듯하다.
자실장은 말없이 모친과 나를 번갈아 보고 있다.
이윽고 ...
"뎃, 뎃, 뎃슷!"
나를 가리키며 뭔가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뎃, 뎃, 데-슷 ♪ 뎃, 뎃, 데-슷 ♪"
자실장을 내리고 갑자기 춤추는 친실장.
양손을 올려 좌우로 흔들면서 스텝을 밟고 온몸을 흔든다.
그리고 휙 돌아서 톡 앉는다.
그 움직임을 나는 본 적이 있다.
물론 이것은 옛날에 TV에서 하던 자실장용 춤이다!
왜 이것을 들의, 게다가 성체 녀석이 알고 ......
- 어라, 설마?!
"뎃, 뎃, 데-슷 ♪ 뎃, 뎃, 데-슷 ♪"
친실장이 내 바지자락을 잡는다.
마치 '함께 춤추자"라고 권하는 것 같다.
그래, 나는 과거에 이런 식으로 한 실장석에게 몇번이나 춤을 권유받은 바 있다.
그것은 ... 내가 아직 집에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나는 친실장의 앞치마 가장자리에 주목한다.
진흙 얼룩에 덮여 있었지만, 손가락으로 긁어서 떨어뜨리다 보니, 낯익은 것이 보인다.
"Maru"라고 적힌, 비뚤어진 빨간 자수.
이것은 내 어머니가 놓은 것이다.
"마루...?"
"뎃슷!"
"텟츄웃!"
정답! 이라는 듯 친실장이 크게 점프한다.
거기에 반응하여 자실장도 톡톡 뛴다.
그리고 나는 ... 멍하니 두 마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마루야? 정말? 정말로?!"
"데-슷 ♪ 뎃슷"
꾸벅.
조용히 인사하고 만세와 함께 미소를 보인다.
그래, 틀림없다.
이것은 매일 아침 마루가 우리 가족에게 했던 인사.
그리고 내가 가르친 것이기도하다.
녀석이 아직 어렸을 적에 ...
"설마 아직 살아 있었다니 ... 마루!"
"데-슷!"
겨우 알아주다니, 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표정을 향한다.
2년만의 재회.
나는 과거에 집에서 키우던 사육실장 마루와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 녀석은 자신을 버린 차가운 가족인 나를 계속 기억해주었다.
마루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다.
"데, 데-..."
"기다려라 마루'
"데?"
"나 이제 실장 링갈이 없어, 사갖고 온다!"
"데자?!"
"여기에 있어줘! 곧 돌아올테니까!"
"데-슷 !!"
"테칫!"
역전의 현금 인출기는 아직 사용 가능한 시간일 것이다.
예금 잔고의 돈이라면, 어떻게든 실장 링갈을 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온힘을 다해.
그것을 사버리면 내일부터 큰일난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한 시간이나 지나버렸지만, 마루와 그 아이는 똑바로 마당에서 기다려주었다.
"사왔다 - ♪ 지금, 스위치 넣는다"
"뎃데 ..."
"괜찮아, 너와 다시 만났는데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데에 ... (하지만 토시아키 씨 ...)"
"우와! 된다 된다 ♪"
거금을 털어 구입한, 최신식 음성 변환형 링갈이다.
이것으로 말을 목소리로 변환한다.
좀 허접한 합성 음성을 내는 타입이지만, 제대로 통역하는 것을 확인한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마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웠던 데스, 토시아키 씨. 아주 건강하셔서 다행인 데스 "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어? 힘들었겠네"
"예 데스. 매우 힘들었던 데스 "
"아, 우리가 할 말이 아니지, 의리없게, 미안해"
"어쩔 수 없는 데스. 그리고 옛날인인 데스 "
우리 가족이 마루를 버린 이유.
결코 녀석에 대한 애정이 식었기 때문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작년이었다.
아버지가 경영하던 하청 회사가 모회사 도산의 여파를 맞아 무너져버렸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길거리에 나앉고 우여곡절 끝에 부채의 일부를 그대로 각자 맡아서 생활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 흔히 말하는 일가 이산 · 야반 도주 감행이라는 것.
당시 나는 대학을 그만두고 초등학생 시절부터 조금씩 모았던 저축과 아버지의 이별금에만 의존해 지금까지 살아왔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왠지 멀리 갈 생각이 없어서 이웃 마을의 낡은 아파트에 눌러앉았다.
등잔 밑을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멀리 도망치나 근처에서 들키지 않으나 똑같은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루는 이산 전날 우리들 일가에게서 버려졌다.
물론 그 전에 버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차분히 설명했다.
현명한 마루는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그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슬픈 ... 매우 슬픈 이별을 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외부에서 산 적이 없는 마루가 들실장으로 살아남을 확률은 아주 적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마루는 오래전에 죽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마루는 잘 살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이라고는해도 나를 만났다.
처음 집에 왔을 때부터 가장 먼저 돌보던 나와.
나는 즉시 마루를 알아채지 못한 자신을 비난했다. 그러나 마루는 고개를 저어 물리쳤다.
"와타시가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이전에 토시아키 씨가 가르쳐주었던 지혜 덕분인 데스.
오히려 감사하고 있는 데스"
"테츄 ♪ 닝겐상이 마마의 마마였던 사람인 테츄? "
"이 아이는?"
"와타시의 자랑인 자 데스. 아직 갓난 아기인 데스 "
"테츄 ♪ 닝겐 마마 잘 부탁드리는 테츄 ♪"
"오, 갓난녀석이 인사할 수 있다니 대단하군. 잘 부탁해"
닝겐 마마인지 이상한 이름이 붙었다.
무심코 쓴웃음짓지만 현실을 알아차렸다.
... 잘해서 어쩌자는 거지?
아무 생각없이 링갈을 사버렸지만, 나는 여기에서 마루들을 기를 수 없어.
그 일을 다시 돌아보았다.
"아, 있잖아, 마루, 다시 만난 건 매우 기쁘지만, 그 ..."
"알고 있는 데스. 단지 ... "
그렇게 말하면서, 자실장 쪽을 본다.
그러고보니 마루는 아까 자랑하던 새끼를 탁아하려고 했다.
그만큼 절박한 삶일까.
자신보다 먼저 아이를 살리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현명한 마루다. 분명 탁아해도 제대로 살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면.
"그렇게 힘드냐, 사는 게?"
「네 데스. 요즘 너무 추워지고, 이 자도 몇번 얼어죽을 뻔한 데스. 와타시도 벌써 이틀째 밥을 먹지 못한 데스. 공원의 먹이다툼도 거세져서 매일 많은 동료가 죽어가는 데스 ..."
"테츄 ..."
"겨울의 비축도 없다는 ... 거겠네"
"그런 데스. 그러니 적어도 이 자만이라도 ... "
마루의 필사적인 눈빛을 받고, 나는 숙고한다.
아는 사람도 적은 지금의 나에게, 들실장의 새끼를 지금 시기에 키워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까.
그런 부탁을 들어줄 것 같은 사람은 지인 중에는 전무하다.
충분히 고민한 결과, 나는 무거운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역시, 안 되는 데스"
"미안해, 도움이 못 돼서"
"테 ... 테에에에 ... 이대로라면 마마가 죽는 테츄 "
"우우, 그렇게 말하니 괴롭구나"
자신보다 모친의 몸을 걱정하는 데서 마루의 새끼구나라고 느낀다.
이렇게 현명한 가족인데, 어떻게든 해주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골똘히 생각하다 문득 어떤 것이 생각났다.
"저기, 키우는 건 할 수 없지만, 생활 원조라면 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데? 정말인 데스? "
"응. 조금 정도라면 음식과 따뜻한 물건을 나눠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너희들의 집은 여기서 멀어? "
"그리 멀지 않은 데스. 아마 십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데스 "
마루의 체격으로 충분하다고 하면 공원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꽤 가까운 곳이다.
이 도시의 공원은 숲에 인접해 있어서인지 들실장이 꽤 많이 정착하고 있고, 그만큼 여러가지로 위험이 많다.
마루는 굳이 그곳을 피하고 안전지대를 독자적으로 발견한 것일까.
나는, 마루에게 안내를 부탁해 거처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마루가 사는 곳은 내 아파트 근처에 있는 폐가였다.
아니, 사실은 집도 아니었던 곳을 토지의 관리자가 목재 등의 자재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 구석에 영리하게 위장한 둥지를 만들었다.
수년간 방치되어 있는 듯한 오래된 나무 아래 공간을 확보하고, 녹슨 드럼통을 방패삼아 숨기고 있는 좀처럼 보기 드문 위장 방식이다.
나무에 파란색 비닐을 걸쳐놔서 비바람에도 버틸 수 있게 되어 있다.
과연 마루, 이별할 때 내가 가르쳐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바람을 버틸 수 있는 곳을 찾아 둥지로 삼으면, 집이 파괴될 염려는 없다」라는 것을, 제대로 지켰다.
이것이라면 인간과 동족에게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설마 이런 근처에 살고 있었다니 ....
나는 위치를 확인하자 마루들에게 말하고 일단 집으로 돌아와서 다양한 물건을 가방에 집어담았다.
사두었던 스낵, 사용하지 않는 얻은 수건, 포켓 티슈, 비닐 봉투, 신문지 다발, 남은 사탕, 페트병에 담은 수돗물 ...
가난한 생활이어서 이런 것밖에 준비하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될지도.
나는 물자를 가지고 마루들의 집에 돌아가 그것들을 모두 주었다.
"이, 이렇게 많이 받아도, 괜찮은 데스? "
"와-아! 가득인 테츄 ♪ 밥도 있는 테츄 ♪ "
"없어지면 또 얘기해.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데 ...하지만 왠지 폐인 데스? "
"다른 실장석이라면 몰라도, 마루와 그 아이라면, 이 정도는 싼 편이야, 걱정마라 "
"아, 감사한 데스! 토시아키 씨! "
"키워줄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할테니. 다시 잘 부탁해!"
"하이 데스! "
"닝겐마마 고마운 테츄 ♪ 와타치 닝겐마마도 좋은 테츄! "
"오우, 고마워"
재빨리, 자실장에게 사탕을 주고 마루에게는 스낵 과자를 준다.
나중에 보존식으로 쓸 실장푸드를 사주기로 약속하고, 나는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발길을 돌리는데 마루가 말을 걸었다.
"토시아키 씨, 파파상과 마마상, 오니상은? "
"그때부터 전혀 연락이 없어.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데스? 토시아키 씨를 만나니까, 다른 분들도 만나고 싶어진 데스 "
"응, 나도 ..."
다시 생각하면, 우리들은 매우 사이좋은 가족이었다.
나름대로 반항기도 있었지만, 나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형도 좋아했다.
결코 부유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따뜻한 가정이라는 자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행복했다.
물론 마루도 가족의 일원으로 섞여들었다.
그때는 이 행복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믿었는데.
무엇 때문에 망쳤을까.
나는 일단 마루들의 몸에 달라붙은 먼지를 최대한 세심히 닦아 떨어주고 나중에 씻어주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깔끔해질 수는 없었지만, 진흙 얼룩이 조금 떨어져서 둘다 꽤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너무 여유부릴 수는 없는데. 슬슬 돌아가야지.
"또 올게. 잘자"
"안녕히 주무시는 데스, 토시아키 씨"
"닝겐마마 -! 감사한 테츄 ♪ "
아무래도 자실장이 완전히 따르게 된 것같다.
밤의 장막이 내리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겨우 집에 돌아왔다.
아.
저녁 사러가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
※ ※ ※
뜻밖의 재회.
옛날에 버린 애완 동물과 다시 만나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 아닐까?
게다가 서로 과거와는 다른 곳에서.
이런 멋진 우연은 없어.
나는 다음날도 급히 마루의 집을 찾았다.
이번에는 실장석의 클래식 아이템 별사탕도 있다.
둥지를 들여다보니 자실장만 자고 있었다.
"테츄 ~? 닝겐마마? "
"안녕. 마마는 어딨지?"
"안녕한 테츄. 마마는 밥을 찾으러 간 테츄 "
정중하게 인사하는 자실장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나는 마루를 생각한다.
솔직하게 아파트에 오면 좋을텐데.
마루에게는 어제 아파트 마당에 와서 부르면 바로 나가겠다고 말해뒀는데.
낡은 아파트라 2층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
혹은 갑자기 나에게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고지식한 놈이다.
어쩔 수 없어서, 나는 잠시 자실장과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죽이기로 했다.
자실장에 따르면, 마루는 우리 가족과의 추억을 이전부터 자주 말했던 것 같다.
그 내용의 대부분은 기억이 끊어진 것 같지만, 어쨌든 자실장은 "마마를 키워준 닝겐 마마가 따로 있다'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나라고 이해했다.
그래서 자실장에게 나는 분명히 처음부터 특별한 존재로 생각된 것이다.
그다지 나쁠 것은 없는 이야기다.
"닝겐 마마는 좋은 닝겐상인 테츄. 이야기를 듣다가, 와타찌도 만나고 싶어진 테츄 "
"그거 영광이구나. 그렇지만, 길러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된 테츄. 닝겐 마마와 만나서 그것으로 좋은 테츄. 마마는 사치를 말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 테츄 "
괜찮은 훈육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정도 자실장이라면, 지금은 제멋대로 먼저 자신의 욕망을 주장할 시기인데도.
마루 때는 굉장히 손이 많이 갔지만, 그 녀석은 자신이 받은 징계를 이 새끼에게도 제대로 실시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 후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며 새로이 깨닳았다.
이 자실장은 현명하다면 현명하지만, 결코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내 말의 의미도 잘 이해하지 못했고, 훈육의 의미도 절반은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징계를 받고 문제점을 고치면 마마가 기뻐한다.
그때 마마의 웃는 얼굴을 보면 행복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하고 기억한다고 한다.
이해가 따르지 않는 점은 다소 걸리지만, 매우 긍정적인 태도임은 틀림없다.
실장석으로선 드물게 태생적으로 노력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걸까.
"사실 마마는 닝겐 마마도 만나고 싶어한 테츄"
갑자기 아무 맥락도 없이 자실장이 화제를 전환했다.
"그런가?"
"하이 테츄. 언제 닝겐 마마를 만나도 괜찮도록, 와타찌는 사육실장으로 부끄럽지 않게 배우고 있는 테츄 "
그러면서, 쓸쓸히 고개를 숙인다.
그런가 ... 그런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었구나.
모처럼 노력해서 만났는데, 갑자기 기를 수 없다고 들어버렸다.
그럼, 이 녀석의 노력도 헛되게 만든 것이고 ...
- 으음 ...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
"닝겐 마마, 이제 계속 와타찌들을 키워주지 못하는 테츄? "
"음, 미안하지만 여기에 살고 있는 동안은. 이사할 수 있으면 또 다를 수도 있지만 ..."
거기까지 말하고, 문득 깨달았다.
그래, 딱히 현상에 만족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고 돈을 모아 애완 동물을 기를 수 있는 곳으로 이사가면 되는 거야.
그것 뿐이다.
이 불경기에 일을 쉽게 찾을 수 없고, 거절 기록을 연거푸 갱신 중이지만 목표가 있으면 꺾이지 않는다.
그래,이 녀석들의 존재를 연료로 다시 열심히 해볼까.
"좋아, 그럼 내가 열심히 해서 너희들을 기를 수 있도록 할게"
"테츄?! 저, 정말인 테츄? "
"물론, 하지만 당장은 무리다. 아마 네가 어른이 될 무렵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때까지 참아줄래? "
"와타찌가 마마가 될 정도인 테츄? "
"음 ... 그래.하지만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할게. 그러니까 너도 힘내서 그때까지 마마에게 여러가지를 배우는 거다 "
"하이 테츄! 와타찌도 닝겐 마마와 약속하는 테츄! "
"좋아, 착한 아이구나!"
손가락 걸기를 대신해 내 새끼손가락과 자실장의 오른손이 맞닿는다.
자, 그렇게 정해졌으니 넋놓고 있을 수 없군.
당장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이 자실장이 커지는 것은 아마도 한달에서 석 달 후 정도일까.
만일 지금 당장 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그 짧은 시간에 이사 비용과 신규 계약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
사실 어딘가에서 빌리고 싶지만, 그것은 모처럼 노력하기로 한 의미가 없고, 무엇보다 뒷일이 무섭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저축해야 한다.
일의 종류를 고르고 있을 수는 없군.
나는 마루가 돌아올 때까지 자실장과 놀아주기로 했다.
장난감이 없어서 몸을 이용한 운동이지만, 자실장은 불만없이 즐긴다.
곧 자실장이 비틀거리며 피곤해하기 시작했을 무렵, 마루가 돌아온다.
자실장과 놀고 있는 내 모습에 안심한 것 같다.
놀면서 완전히 배를 비운 자실장을 마루에게 돌려주고, 나는 별사탕 봉투를 건넨다.
마루는 반갑게 답례를 말하고 자실장은 톡톡 뛰어오르면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잠시 마루와도 이야기를 나눈 후, 조속히 행동에 착수하기 위해 돌아가기로 했다.
"다시 올게. 아, 밤에는 실장푸드도 사다줄게"
"감사한 데스. 매우 도움되는 데스 "
"닝겐 마마 - ♪ 나중에 또 놀아주시는 테츄 ~! "
"아, 그런데 아까 약속은 잘 기억해둬"
"테츄! "
자실장은 쫑긋 몸을 펴 경례를 해보인다.
이것은 아까의 놀이 중에 내가 변덕을 부려 가르친 것이다.
본인은 매우 마음에 든 것 같고, 이로써 수십 번 반복하고 있다.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마루에게 경례의 의미를 설명하려고 하는 자실장.
그런 모습에 웃으면서, 나는 아파트로 돌아왔다.
※ ※ ※
얼마 후, 나는 충실한 나날을 보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마루들의 모습을 엿보러 간다.
처음에 마루는 사양하며 스스로 식량을 찾으러 다녔지만, 곧 추위가 심해져 새벽에 식량 조달이 어려워져서 솔직히 말하고 나에게 원조를 받게 되었다.
말마따나 이쪽도 가난해서 전달할 것은 겨우 식빵 귀퉁이나 어묵, 싼 스낵과자나 저가 실장푸드따위 정도지만.
음식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더 이상의 제공은 어려웠다.
그만큼 방한용품은 최대한 제공해주기로 했다.
못입게 된 너덜너덜한 트레이너를 터 안에 솜과 헝겊을 넣고 꿰맸다.
간이 이불과 자실장이 쏙 들어갈 침낭 같은 것, 또한 마루가 입을 만한 작은 머플러 (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공짜 헝겊 조각) 등을 주었다.
한번 손난로를 줘보았지만, 마루가 화상을 입을까봐 그만뒀다.
또한 추위가 심한 밤에는 취침 전에 따뜻한 코코아와 우유를 타서 마시게 했다.
적당한 할인점에서 손에 넣은 조금 고물인 포트를 사용하여 두 실장을 목욕시킨 적도 있다.
작은 노천탕에 들어간 기분인지 두 실장은 매우 기뻐했다.
게다가 자실장은 목욕은 첫 경험이어서, 엄청나게 환희에 찬 듯했다.
역시 매일 그런 것을 제공할 수는 없고 상당히 가끔 있는 일이었지만, 마루와 자실장은 불평 하나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루는 몰라도, 나이상 제멋대로이기 마련인 자실장까지 그런 태도여서 어느 정도 불만을 각오했던 나로서는 상당히 의외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마루가 상당히 설교를 하고 있던 것 같다.
과연, 역시 훈육의 산물이었는가?
과거에 새끼를 독립시킨 적도 있다는 마루의 수완이라는 것일까.
그러나 마루에게 제공하는 물품이 뭐든지 좋은 건 아니었다.
이 근처에는 공원이나 건물의 그늘, 폐가나 공터에 자리잡은 들실장들이 꽤 있다.
물론 그녀석들도 이 추위에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런 녀석들에게 발견되어 다른 곳보다 풍족하게 산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건 재미없다.
그래서 나도, 보존식용 실장 푸드 외에는 가급적 바로 먹어치울 정도의 것만을 추리고, 또 눈에 잘 띄는 것은 주지 않도록 노력했다.
헝겊을 가공한 방한용품을 준 것은 그런 의미도 있다.
만약 사육실장을 위한 확실한 제품을 제공한다면, 그것이 발견될 경우 그들의 입장이 단번에 위험에 노출된다.
질투에 미친 들실장들로부터 학대를 당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몇번이나 들락거리는 곳도 눈치채져서는 안 된다.
따라서 나는 가능한 한 마루들의 둥지에 직접 가지 않고 거기에서 조금 떨어진 버려진 집 옆에 앉아 마루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제공하는 물품도 일부 식료품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조금 떨어진 곳에 두고 자신들이 회수하게 했다.
현명한 마루는 거기에 더해 저녁의 식량 조달은 최대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자신들의 대우를 들키지 않도록 했다.
다행히 추위가 심해져서 낮에 돌아다니는 실장석의 모습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마루도 거의 얼굴을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도 최대한 조심하며 나는 마루들과 시간을 보냈다.
한편, 구직은 여전히 난항 속이었다.
아주 가끔 일용직으로 일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거의 일상 생활비와 마루들의 간식으로 사라지고 그러다 정보지나 이력서를 살 돈이나 면접에 가는 교통비조차 부족해진다.
일용직 일이라도 매일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여러가지 트집을 잡혀 이틀이라도 계속 일하면 좋을 정도.
야간 막일 등으로 좀 비싼 일당을 받아도 겨우 일주일 정도밖에 못 사는 것이다.
전화는 이미 끊어 놨지만, 이 상태면 생명선도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모처럼 목표를 정했는데, 나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린다.
부득이하게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기피하던 직종도 선택 후보에 추가하기로 했다.
그런 걸 가릴 입장이 아니다, 잘 생각해 보면.
접객업 ... 인가.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역 앞에 새로 생긴 애완 동물 가게였다.
여기는 실장석 관련 업무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선은 여기에 손을 들어보도록 하자.
전화 카드의 잔액이 아직 간당간당히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다.
나는 가게 이름과 연락처를 메모하고 정보지를 선반에 놓은 뒤 편의점을 나왔다.
점원이 싫은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 앞을 통과해서 진격한다.
※ ※ ※
그 후, 면접 날짜가 정해졌다.
이틀 후 저녁이다.
나는 조금이지만 기뻐서 마루에게 향했다.
사실 아직 전혀 기뻐할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면접 신청에 늦는 일도 자주 있었기에, 역시 기쁜 것이다.
마루도 보고를 듣고 함께 기뻐해주었다.
"토시아키 씨, 힘내는 데스. 와타시타치가 응원하고 있는 데스 "
"아! 반드시 일을 시작해서 더 좋은 것들을 너희들에게 줄테니까!"
"텟츄우! 닝겐 마마 ♪"
내 다리에 매달려, 보살펴달라고 응석부리는 자실장.
아무래도 내가 그 약속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한 모양이다.
혹은 그저 나와 마루가 좋아하는 모습에 반응한 것뿐일까?
나는 자실장을 안아 손으로 쓰다듬었다.
그것을 보고 마루는 언뜻 눈시울을 찌푸렸다.
"토시아키 씨가 와타시의 아이를 귀여워 해주시는 데스. 와타시는 계속 이렇게 되기를 꿈꾼 데스 ..."
그 말에 의식이 바뀐다.
나는 말없이 마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루 ... 아니, 나는 ..."
"이런 거 말하면 화낼지도 모르는 데스, 와타시는 정말 기쁜 데스. 토시아키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는 절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데스... "
"용서해줘 마루. 난 이제 그 때와는 다르니까"
"하이, 아는 데스"
"첫째, 너와 함께 살았을 때, 나는 이미 ..."
"하이 데스. 매우 귀여워해준 데스. 감사하고 있는 데스. 하지만 ... "
거기서 말이 끊겼다.
마루는 울고 있었다.
투명한 눈물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무의미한 거짓 눈물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 마루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와타시, 토시아키 씨가 너무 무서웠던 데스. 죽는 줄 안 데스. 죽는다고 생각한 데스. 하지만 ...... 잘 돼서 정말 ... 정말 기쁜 데스. 데에에에 ... 데에에엥, 데에에에엥 ... "
"어, 어이, 마루! 울잖아"
"테챠앗?! 닝겐 마마, 마마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하는 테츄!"
"괴롭히지 않았어 ~!"
"데에에에엥, 데에에에엥, 데에에에엥!"
큰소리로 우는 마루와 머리를 쓰다듬으며 필사적으로 진정시키는 나와, 그것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자실장.
조금 이상한 분위기에 싸여 나는 조금 다른 따뜻함을 느꼈다.
역시 마루는 잊지 않았다.
내가 처음 이 녀석과 만났을 때의 일, 그리고 얼마 후의 일.
가슴이 심하게 아프다.
집에서의 삶, 나에게 가장 안타까웠던 때.
마루가 울고 있는 그 때의 쓰라린 추억과 지금의 행복을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루, 미안 -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사과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은 마루 덕분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하지만.
나는 이때 마루의 울음을 무리하게라도 멈춰야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마루의 목을 꺾어서라도 강행해야 했다.
이때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
이년의 공백은 예상보다 나의 주의력을 흐리고 있었던 것 같다.
※ ※ ※
다음날 아침.
창밖에서 데스데스하는 울음 소리가 들려 온다.
이런, 마루가 온 것일까? 생각해 창문에서 얼굴을 내비쳤다.
아파트의 좁은 마당에는 마루와 그 팔에 안긴 자실장의 모습이 있다.
나는 실장 링갈을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안녕, 좋은 아ㅊ .........?"
말이 멈춘다.
거기에 있던 것은 전혀 본 적이 없는 실장석.
"닝겐, 배고픈 데스. 얼른 밥을 준비하는 데스 "
"...... 너, 누구냐?"
"무슨 말인 데스 바보 닝겐. 오마에의 주인 데스. 노예 주제에 자각이 부족한 데스 "
"테에에에 ..."
마당에 있는 실장석은 전신에서 악취가 나고 욕망에 싸인 거무죽죽한 면을 내보이며 데프프 웃고 있다.
안고 있는 게 마루의 자실장인 것만은 틀림 없다.
하지만 안고 있는 이 녀석은 확실히 마루가 아니야.
크기도 체격도 표정도 말투도 태도도 모든 게 다르다.
자실장은 겁에 질린 눈으로 이쪽에 구원을 요구하고있다.
내 가슴 속에 엄청난 불안이 퍼진다.
"마루에게 무슨 짓을 했어?"
"데? 누구인 데스 그녀석은? 그런 것보다 빨리 밥을 준비하는 데스! "
"그 새끼 어디서 가져왔지? 그 녀석의 부모는 어떻게 했어?"
"무, 무슨 말을 하는 데스! 이 녀석은 와타시의 새끼인 데스! 모를 리가 없는 데스! "
"테챠아 ... 닝겐 마마ㄴ ..."
"오마에는 가만히 있는 데스! "
툭!
"텟?!"
자실장의 이마를 가볍게 두드려 침묵시킨다.
이 자식 ... 마루의 행세를 하고 있는 거냐.
내 마음 속에서는 최악의 사태가 예상되고 있었다.
내 안에서 검은 무언가가 크게 퍼진다.
"좋아, 그럼 먹이를 가져온다. 그러니 그 새끼를 건네라"
"밥이 먼저인 데스! 그것과 교환 데스! "
"그 새끼를 구워서 스테이크로 갖다주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건 빨리 말하는 데스! "
"테챠아아아앗 !! 스테이크는 아닌 테추!"
분충은 내 거짓말에 깨끗이 속아 자실장을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인 다음 순간, 나는 낮은 자세로 분충의 목을 향해 발끝을 세웠다!
도갓!
'게 ...... ?! "
비명다운 비명도 내지 못하고 날아가는 분충.
마당을 둘러싸는 울타리에 격돌해 질질 떨어진 곳에 틈을 주지 않고 짓밟았다.
하체, 두 팔, 복부 순으로 잘근잘근 밟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머리.
주저하지 않는다.
와작!
"베챠 ...! "
잘 모르겠는 단말마를 지르며 분충은 시원스럽게 죽었다.
주위에 흩날리는 체액과 살점, 발밑에 펼쳐지는 보기 흉한 고기 덩어리.
그런 광경이 잊고 있던 그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테챠아아 ..."
하지만 손의 자실장의 목소리에 현실로 되돌려졌다.
"어, 어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마마가 ... 마마가 ... 테에에에엥"
나는 즉시 아파트로 돌아와 일단 자실장을 실내에 두고 서둘러 마루의 집으로 향했다.
자실장이 뭔가 필사적으로 외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것을 상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둥지에 겨우 도착한다.
겉보기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 그 냄새가 감돌고있다.
그 꺼림칙한 냄새가 ......
"테찌테찌이 이 돼지 고기는 꽤 맛있는 테찌. 조금 딱딱하지만 감칠맛이 나는 테찌 "
"하지만 마마가 더 대단한 대접을 가져오는 테츄"
"마마의 몫도 남겨주는 테츄. 와타찌 머리가 좋아서 너무 효녀인 테츄 "
질겅질겅 ......
우걱 우걱 ......
구챠 구챠 ......
나무 상자의 한쪽에서.
몰래 다가가는 나의 존재에 주의를 돌리지도 않고, 세 마리의 들실장 새끼가 마루의 시체를 주워먹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이 이쪽을 향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서는 크고 동글동글한 오드아이는 이미 회색으로 변해 있다.
아직 잠들어 있을 때 습격한 것인가?
내가 밤에 두고 간 실장 푸드의 자루는 그대로 남아 있다.
마루의 것이다. 만약 일어나 있을 때였다면 실장 푸드를 전달하는 그 틈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 들실장들은 마루들이 완전히 무저항인 상황을 가늠하고 계획적으로 습격한 것이다.
머릿속이 묘하게 냉정해진다.
나 자신도 무서울 정도로 차분한 마음으로 상황 분석이 반복된다.
하지만 그 냉정함은 하늘을 뚫는 분노를 덮은 거짓이다..
마루와의 추억이 ... 재회했을 때 기뻤던 기분이 무서운 속도로 랜덤 피드백한다.
- 서늘 -
어젯밤에 헤어질 때를 떠올린 다음 순간, 내 안에 계속 억눌러 왔던 무언가가 일어났다.
이제... 멈출 수 없었다.
나는, 들실장 새끼들에게 다가갔다.
"테챠아아앗 !!!"
구샷!
"아픈테찌그만하는테찌도와주는테찌부서지는테...... 치벳!"
부슉 ......!
"테차아아아아앗!"
팡!
짓밟았다.
쥐어 터뜨렸다.
드럼통에 내동댕이쳤다.
순식간에 세 마리의 들실장 새끼를 섬멸했다.
녹색과 적색으로 더러워진 손을 본다.
웃는다.
미소가 번진다.
즐거워서 어쩔 수 없다.
계속 잊고 있던 이 감각.
약하고, 구질구질한, 덧없이 천박한 녀석들을 압도적인 힘으로 문답무용으로 때려잡는 쾌감.
나는 취한다. 취하고 있었다.
감도는 죽음의 냄새가 기분 좋다.
- 나는 아직 취할 수 있는 건가, 이 참상에!?
오랜만에 맡는 자극적인 냄새가 새로운 먹이를 찾게 만든다.
나는 두드려잡을 다른 실장석이 없을까 주위를 둘러본다.
격앙된 감각은 더이상 실장석이 아니면 가라앉지 않는다.
문득 바로 옆에 또 실장석의 모습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 마루였다.
배를 물어뜯겼다. 내장을 드러내고 눈을 회색으로 변색한 채.
매우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멈춰 있다.
나는 움직임을 멈췄다.
어떻게 된거야 마루?
나는, 너의 원수를 죽인 거야.
너를 죽이고 주워먹은 분충들을 지옥으로 두드려패서 떨어뜨렸다고.
그런데.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는거야?
마루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뚝뚝 눈물을 흘린다.
투명하지도 않은, 빨간색과 녹색도 아닌 ... 칠흑.
콜타르처럼 불투명하고 섬뜩한, 그리고 죽음의 냄새를 풍기는 눈물.
생기를 잃었는데도 흘러내리는 슬픔의 눈물.
마루는 천천히 양손을 앞으로 뻗어 ... 울면서 억지로 미소를 만들었다.
그때 나에게 보여준 그 미소를 ...... 검은 눈물로 뺨을 적시면서.
"마루? "
현실에 되돌려진다.
생각난다, 나는 방금 전까지 나무 상자가 놓여 있던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눈앞에는 끔찍한 마루의 시체가 누워있다.
웃지 않는다.
일어나지도 않는다.
울지도 않는다.
그럴 리 없다.
마루는 역시 죽어 있었다.
들실장 새끼들에게 뜯어먹힌 채였다.
하지만, 마루는 나를 불러주었다.
- 왜?
모처럼 만났는데.
다시는 만날 수 없었을 우리가 기적같은 우연으로 만났는데 ...
왜 ... 왜 이렇게 돼버린거야!
나는 큰 소리로 울었다.
주변의 주민에게 질문받을 일 따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진심으로 울었다.
"통곡"이란 이런 것일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이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다.
"마마아아아 ...... 마마아아아 ......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엥 ..."
"마마를 묻어줄게"
"테슨테슨 ...... 테에에에에 ..."
잠시 타지 않은 자전거를 꺼내 바구니에 마루의 시체를 감싼 비닐봉투를 넣고 자실장은 가슴 주머니에 넣는다.
필요한 물건을 확인하고, 나는 가장 가까운 하천 부지를 향해 달렸다.
근처에서 적당한 가연물을 모아 그 위에 마루의 시체를 눕힌다.
문득 붉은 자수가 수놓아진 앞치마가 눈에 걸린다.
유품을 대신해 그것을 꺼내둘까 생각했지만, 그만두었다.
이것은 마루가 매우 아끼던 심볼이기도했다.
하늘에 갈 때까지 갖고 가게 해주어야 것이다 ......
처음 보는 마루의 비참한 모습에 더 엉엉 우는 자실장.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죽음을 인지시키기 위해 굳이 보여주기로 했다.
피눈물을 흘리며 마루에게 매달리는 자실장.
나는 그것을 막으면서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마마가 하늘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거라"
"테에에에엥! 마마아! 가버리면 안 되는 테츄우우우우웃! 테챠아아아앗 !!! "
불은 의외로 빨리 번져 마루의 시신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다.
내 손에서 통곡하고, 아우성치는 자실장.
나는 튀어나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감쌌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불꽃이 흐릿하게 보인다.
자실장의 울음 소리가 어느덧 내 오열과 합주하고 있다.
마루는 하늘에 올랐다.
4 년 전 부모가 나에게 사준 실장석.
내가 학대의 한계를 맛보여준 실장석.
내가 죽이려고 한 실장석.
그리고 ...... 그런 나를 깊은 어둠 속에서 건져준 매우 소중한 실장석 -
불꽃이 꺼질 때까지 나와 자실장은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마루였던 재를 긁어모아 근처의 땅에 묻을 무렵에야 우리들의 눈물이 마르기 시작했다.
슬픔이 다한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 먼저 눈물이 모두 나와버린 거야 ... 분명.
'마마에게 작별인사를 해라. 마마는 앞으로 계속 여기에 잠들어 있을 거야 "
"마마 ...... 죽은 테츄 ...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테츄 ..."
"자, 작별 인사를 해라"
"예 테츄 ... 마마, 사요나라... 테, 테에 ...... "
마루의 무덤에 경례를 하면서 다시 울기 시작한 자실장.
그 모습은 내 마음 속에 깊이 스며든다.
잿더미로 만들어 흙을 덮으면 마루의 시체가 다른 실장석에 망쳐질 리는 없다.
사실 불법 투기 행위지만, 이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애도 방식이다.
모닥불의 뒤처리를 꼼꼼히 한 후, 나는 자실장과 함께 아파트에 돌아온다.
그 날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다른 일 따위 생각할 심경이 아니었다.
※ ※ ※
아파트로 돌아온 나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자실장의 장래의 일이다.
물론 이 새끼를 혼자 밖에서 지내게 하는 것은 버린다는 말과 진배없다.
그것만은 절대로 피해야 하짐나 이 아파트는 애완 동물 금지.
그러나 백수인 나로서는 당장 아파트를 바꿀 만한 자금 따윈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자실장이 불안스럽게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내가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마루의 유족이 된 이 새끼를 버릴 수는 없다.
마루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은혜를 입었다.
그런데 그 조각도 돌려줄 수 없는 상태이다.
다시는 그런 선택지를 고를 수 없다.
몹시 고민하던, 나는 -
"야"
"테 ... 닝겐 마마 ... 와타찌 ......"
"우선 목욕을 할까"
"테? "
"좀 더러워져버렸는데. 목욕해서 깨끗하게 하고 식사하자"
"테 ...여, 여기에 있어도 좋은 테츄? "
"좀 약속이 빨라졌지만. 넌 오늘부터 이곳의 자식이다. 좋겠네"
"테... 텟, 텟, 텟 ...... 텟츄웃 !!!"
"그래 그래, 지금 물을 끓일테니 좀 기다려라"
이 자는 마루의 새끼이다.
아직 홀로 설 수 없는 매우 덧없는 존재.
만약 이 새끼를 버린다면, 나는 마루와의 유대를 정말 잃을 만다.
그런 위기감이 있었다.
관리인에게는 비밀로 하고 키우자.
다행히 이 아파트는 지금은 나밖에 거주자가 없으니 웬만해서는 들킬 걱정은 없다.
새로운 곳에 이사갈 때까지, 어떻게든 속인다면.
나는 그런 이기적인 생각을 조합해 제멋대로 납득하고 있었다.
주전자에 끓인 물을 물로 온도르 맞추면서 평소 식기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통에 붓는다.
홍수처럼 콜록콜록하는 펌프식 수도의 위화감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간이 욕조로 만든 통에 알몸으로 벗긴 자실장을 넣어준다.
옷을 벗기면 과연 저항하지만, 막상 목욕하면 죽시 "텟츄 ~ 웅 ♪"하고 기분 좋은듯한 목소리를 높인다.
역시 실장석, 타산적이다.
물에 젖은 자실장의 몸을 비누로 씻어준다.
머리도 정성스럽게 씻어주고, 달라붙은 먼지를 손가락으로 훑어 떨어뜨린다.
충분히 20분 정도 씻어 목욕을 끝낸다.
완전히 깨끗이 되어 따뜻해진 자실장은 조금 전까지의 슬픔을 잊은 듯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테츄테츄. 닝겐 마마 감사한 테츄. 깔끔한 테츄 ☆ "
낡은 수건 위에서 몸을 굴리며, 자실장이 말한다.
안정을 되찾은 것을 확인하고 나는 앞으로 여기에서 사는 데 주의사항을 설명하기로했다.
인간이 사는 곳에 들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마마와는 다른 엄격한 훈육을 실시하는 것,
절대로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 것
닝겐 마마의 말에 절대로 따르기
어떤 일이 있어도 큰소리를 내지 않는 것. 또한 울고 아우성치지 않는 것
지키지 못한 즉시 밖에 알몸으로 내던져지는 것
이것들을 단단히 타이른다.
옛날 마루를 길들일 때 참고한 매뉴얼의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자실장은 그것을 듣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지만, 지키기만 하면 귀여워해주고 맘껏 놀아주겠다는 말에 다시 미소를 짓는다.
"마마가 말한 테츄. 말을 잘 듣고 좋은 아이가 되면 훌륭한 테츄. 닝언 엄마, 와타찌 더 훌륭해지는 테츄? "
"그럴지도 .-- 자, 그럼 옷을 빨테니까, 당분간은 알몸으로 참아"
"테츄?! 옷이 없으면 곤란해지는 테츄 ..."
"괜찮아, 여기에는 다른 실장석은 없으니까"
"테에 ...... 정말 괜찮은 테츄? "
"아. 뭔가 들어와도 내가 도와줄테니 걱정하지 마라"
"텟츄우 ♪ 좋은 테츄. 참고 기다리는 테츄! "
피식!
간신히 납득한 자실장은 웃는 얼굴로 그 경례를 보였다.
정말 잘 웃는 놈이다, 이 자실장은.
- 자실장 ... 이라고.
그러고보니 예전에 마루와 이 새끼의 이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저기 마루, 이 새끼는 아직 이름을 지어주지 않은 거냐?"
"예 데스. 와타시들의 이름은 역시 닝겐상이 지어줘야한다고 생각한 데스 "
"왜지?"
"아무리 친이라도 같은 실장석이 지은 이름과 닝겐상이 지어주신 이름은 그 무게가 다른 데스 "
나에게는 막 와닿지 않는 개념이었지만, 어쨌든 마루는 비록 자신의 아이라도 안일하게 "이름"을 붙이는 것은 하고 싶지 않는 모양이다.
이름은 실장석에게 최대의 스탯.
만일 "바보"나 "쓰레기"또는 "좆실장"이라고 장난스레 붙여도 그 녀석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대로 자랑이 되어버린다.
비유하자면, 외국인이 이상한 의미를 가진 한자 문신을 새기고 좋아하는 것과 같을까.
그런 비뚤어진 자부심을 줄 정도라면 확고한 뜻이 담긴 이름을 받아야 한다.
이름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 실장석이 인간에게 인정받았다는 것.
동시에 그만큼 스스로 노력했다는 의미도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마루는 말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내가 줘야 한다.
마루도 분명 그것을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마루의 생각을 존중하는 이상 섣불리 이름을 지을 순 없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이름을 붙이거나 친구의 사육실장의 이름을 베끼는 것은 논외이다.
카트린느 씨나 에메랄드 양, 매들린 양과 앙투아네트 짱 같은 것도 안 된다.
... 어쩐지 부담되는걸 ...
하지만 ... 피하면 안 돼.
"좋아 ... 그럼 더 예의범절을 익히면 포상으로 이름을 지어줄까"
"테츄?! 와타찌가 이름을 받는 테츄? "
"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말을 잘 들으면 훌륭한 이름 지어줄게"
"테츄웃! 와타찌 노력하는 테츄! 힘내서 빨리 이름을 받는 테츄! "
분명히, 자실장은 완전히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무엇보다, 그것이 어디까지 계속될까 우려스럽다.
결국은 실장석, 건망증의 격렬함이나 불편한 일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다반사.
이 녀석도 힘든 징계나 체벌을 받으면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뭐, 겨우 나에 대해서는 기억해주려나.
하지만 그 후, 나는 이 자실장을 과소 평가한 것을 깨닳았다.
건망증이 심하다니 터무니없는 트집이었다.
과자 상자에 화장지를 깔아 만든 화장실을 가리키자, 자실장은 그뿐 아무 것도 듣지 않고 볼일을 해보였다.
놀란 나에게 설명하는 자실장.
아무래도 마루는 자실장이 혼자 서서 걸을 수 있게 되자마자 화장실 사용을 가르친 것 같다.
특정 장소에서 하는 것, 그 이외의 장소에서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속옷에 똥을 지리지 않는 것.
실수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것인지에 관해.
그리고 누설하면 그것은 죽음을 의미.
옛날 내가 마루에게 가르친 것 그대로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 새끼는 그것을 가능한 한 충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 녀석은 지금까지 나랑 놀면서도 흥분해서 누설하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실장석을 처음으로 목욕시키면 그 안온함에 높은 확률로 물에 탈분하지만, 그것도 없었다.
감탄하는 나에게 자실장은 "똥을 눈 후에는 어디에 정리하면 좋은 테츄?"라고 더 묻는다.
무려 그 뒤처리도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과연 나도 여기에는 무심코 소리를 높이며 놀랐다.
다음은 식사.
이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몇번이나 보아서 잘 알고 있다.
이 새끼는 제대로 "잘 먹겠습니다"나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고, 게다가 허가받지 않는 한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또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결코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고 집중해서 먹는다.
물론 흘리거나 하지도 않고 주위와 자신의 옷을 더럽히는 짓도 하지 않는다.
무심코 앞치마를 더럽혀버려도 곧 고개 숙여 사과한다.
실패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성의 태도와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면, 처벌의 대상으로 할 수는 없다.
일단 나쁜 일이니까 "다음에는 충분히 주의하라"고 간단히 설교는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
더하여, 더 달라든지 다른 것을 내놓으라든지, 그러한 실장석다운 요구도 전혀 없다.
그런 식사 태도는 마루라는 직접적인 감시자가 없어져도 변하지 않는다.
시험 삼아 물어보니 이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엄격한 훈육이 있었던 것 같다.
자실장은 징계를 받던 것을 생각하면, 피눈물을 흘리며 오른팔을 문지르고 오열을 섞어 가며 열심히 설명하려고 한다.
당장 팔을 꺾어버리거나 뜯어버리거나 한 것이다.
너무 오열이 섞인 나머지 링갈이 번역할 수 없는 정도니 상당히 괴로운 추억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곤란한 게 있다.
여기까지 기본적인 것이 완벽하면 새로 훈육할 거리가 없다.
과연 자실장이 익힌 예의 범절은 100 %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이름을 주는 계기가 되는 "새로운 가르침」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하면 여러가지로 맛이 안 산다.
좀 더 이 새끼의 성격을 파악하고 나서 약속할 걸 그랬다.
예의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의 발생으로 통한다.
그것은 주인에 대한 태도와 사고 방식의 교정.
기본적으로 자아가 강하고, 세계의 중심에 선 지고의 존재라고 인식하는 실장석에게 주인과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최악의 사태를 초래하는 징후와 연결된다.
곧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키우고 주인을 하인 취급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이제 처분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거친 훈육이 아무래도 필요하다.
기회를 잡을 틈이 없다고 무의미한 폭력을 가해도 비생산적이다, 그렇게 되면 실장석의 불신을 격화시켜 강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폐 성향이 된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키우는'것이 아닌 '간호'에 가까운 생활이 될 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조금씩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는 '훈육된 사육실장"은 미리 인간의 위협과 두려움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서투르게 키우지 않는 한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자실장이 그런 훈육된 사육실장과 같은 수준이라면 이야기는 쉬운 것이지만, 아무리 마루가 키웠다한들 조금 전까지는 들실장이었던 존재.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 리 없다.
몹시 고민한 결과, 나는 다소 무리하게라도 이 녀석의 단점을 찾아 거기서 버릇을 가르치기로 했다.
그래서 당분간은 자실장의 태도의 관찰이다.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지만, 이것도 자실장을 위해서다.
"테츄? 닝겐 마마, 안아주는 테츄 ♪ "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양손을 뻗어 어리광부린다.
음 ... 아무 문제도 일으키고 있지 않다면 따로 놀아주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
그렇게 마음 속으로 확인하고 나는 자실장을 안아주었다.
"테츄 ♪ 닝겐 마마의 냄새가 나는 테츄 ♪"
"빨리 너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와타찌, 닝겐 마마가 지어준 이름을 소중히 하고 싶은 테츄! 열심히 노력하니까 테츄, 여러가지 가득 가르쳐주는 테츄! "
"오, 오 ..."
어쩐지, 자실장은 엄청 기합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만화로 표현한다면 등 뒤에서 활활 불길이 타오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으윽, 부담이 ...
※ ※ ※
그날 결국 자실장은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몇가지 결점은 보이기 시작했다.
여분의 골판지를 가공하고 신문지를 깔아 간단한 전용 방을 만들어주었다.
밤 사이에는 거기에 자실장을 넣었다.
수건을 사용한 이불을 주고 한밤중에 목이 마를 때를 위해 물 접시를 준비한다.
자실장을 살짝 상자 안에 내리자 갑자기 불안한 듯한 얼굴이 되었다.
"테츄 ...이 안은 어두운 테츄. 혼자만은 싫은 테츄 ... "
"외톨이가 아냐. 여기서 나도 자니까"
"닝겐 마마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테츄! "
"어쩔 수 없어. 어차피 전등도 끌 거니까, 여기가 아니어도 얼굴은 보이지 않아"
"테에에에 ... 와타찌, 닝겐 마마와 함께가 좋은 테츄! "
"멋대로 말하지 말고, 말 들어라"
"테챠아아아 ...... 닌겐마마아 ... 테에에에 ..."
"? 왜 그래, 갑자기?"
자실장은 상자의 바닥에서 양손을 펴고 깡총깡총 뛰어오른다.
빨리 여기에서 구해 올려달라는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갑자기 제멋대로다.
지금까지 완벽하게 해내온만큼, 자실장의 태도는 상당히 불균형하다.
"안돼. 여기에서 혼자 자렴"
"테챠아아앗 !! 아니아니, 아니아니 테츄웃 "
"싫어도 아침까지는 여기에서 못 나와"
"테에에에엥! 닝겐 마마, 닝겐 마마, 심술쟁이잇! "
"이제는 혼자서 자는 것을 기억해라. 그리고, 지금 "큰소리 내지 않고 울부짖지 않는다"는 것을 깨고 있다고 "
"테에에에 ... !!"
"더 이상 제멋대로 굴면, 벌거벗겨서 밖으로 버리는거야"
"...... 테 ......"
꽤 불만스런 눈치였지만, 자실장은 내 말에 입을 다물고, 맥없이 물러섰다.
이불을 덮고 슬픈 눈으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그럼 뭐, 잘자"
"... 안녕히 주무세요 테츄 ..."
전등을 끄고, 항상 펴진 상태인 이불에 눕는다.
오늘은 정말 피곤했다.
마루의 죽음과 장례, 자실장, 다양한 일이 머릿속을 누빈다.
자실장과 떨어져 있으니 점점 안타까움이 북받친다.
당분간 실을 당기는 듯한 느낌이다, 이것은 ...
나는, 마루와의 추억을 반추하려고 ...... 멈췄다.
아이쿠?
"테슨테슨, 테슨 ...... 테에에에 ...... 테에에에엥 ......"
자실장이 울고있다.
열심히 목소리를 죽이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새어버리는 것 같다.
이상 하네, 이 녀석, 이렇게 울보였나?
일단 실장석의 아이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생후 몇 주 특히 삼주까지 자실장은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원래 다른 이가 신경써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생물이기에 자신을 보호해주는 존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그토록 확고한 훈육을 마루에게 받았을 이 자실장이 왜 이 정도로 우는 걸까?
역시 실장석의 훈육에는 한계가 있는 것일까 ...?
"테에 ...... 테에에 ...... 테슨테슨"
울음 소리는 그 후로도 이십분 넘게 이어졌다.
어지간히 신경쓰이기 짝이 없었지만, 본인은 열심히 목소리를 죽여 참으려는 듯하니 이번만은 너그럽게 봐준다.
이것은 내가 견딜 수밖에 없다.
나는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내일은 면접 ... 그때까지 조금이라도 정신을 재정비해야 한다.
삼십분쯤 지났다고 느낄 무렵에는 이미 자실장의 울음 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 ※ ※
다음날 아침.
나는 알람이 울리자마자 즉시 일어나 자실장의 모습을 확인한다.
아무래도 울다 지쳐 잠든 것처럼 뺨에 선명하게 눈물자욱이 남아 있다.
잠시 후, 자실장이 나의 기색을 눈치채고 일어난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내 쪽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테찌테찌 울고있다.
링갈을 통해 말을 걸어볼까.
"좋은 아침, 춥진 않았니?"
"테츄 ... 닝겐 마마, 안아주는 테츄 ..."
"일어났을 때의 인사가 있지 않나?"
"테츄 ...! 아, 미, 미안한 테츄. - 안녕하세요 테츄! "
"좋아. 그럼 아침밥을 준비할테니"
"테츄 ... 안아 ......"
양손을 펴고 열심히 응석부리려는 태도를 굳이 무시하고 아침용 실장푸드를 담는다.
인사를 하고 오도카니 앉아 버석버석 푸드를 갉아먹는 자실장.
오늘은 추우니까 따뜻한 음료도 줄까나.
그런 것을 생각하는데, 자실장이 굉장히 안타까운 듯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이봐 이봐, 밥을 먹을 때 한눈을 팔면 안 되지?"
"테츄 ..."
"제대로 다 먹고 나면 조금은 놀아줄게, 제대로"
"테츄! 놀아주는 테츄? "
"좋은 아이로 있는다면"
"테츄! "
순식간에 힘을 내는 자실장.
조금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피드와 집중력으로 오로지 식사만 한다.
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다.
수십 분 후 제대로 깨끗이 식사를마친 자실장은 꾸벅 고개를 숙여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가만히 내 반응을 기다린다.
좋아, 흘리지 않고 제대로 집중해서 먹어서 괜찮다.
나는 미소를 짓고 자실장을 안아올려, 상자 밖으로 꺼내 다다미 위에 내리려고 했다.
그러자 -
"테츄우 ♪"
"응, 뭐야? 손에서 내려도 좋아"
"좀 더 이대로 있는 게 좋은 테츄"
"?"
자실장은 내 손바닥에 찰싹 뺨을 붙이고 눈을 감으며 황홀해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런 식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조금 얼떨떨하다.
왠지 ... 엄청 따르지 않나?
마루가 있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야, 내리지 않아도 좋아? 이대로라면 놀 수 없는데?"
"닝겐 마마에게 안기는 게 좋은 테츄 ♪"
"...?"
왠지 이상한 요청이긴 하지만, 나는 일단 손에 자실장을 태워 요람같이 흔들어주었다.
바로 자실장은 뺨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움직임에 몸을 맡기고 있다.
음, 실수 없이 따르는 것은 좋지만 ... 조금 어리광쟁이구나.
나는, 황홀한 기분의 자실장을 살짝 난폭하게 다다미 위에 내리고 놀라는 앞에 스폰지 공을 굴려본다.
"테챠앗! ... 테에에? "
"자자, 놀이는 네 평소 운동도 겸하고 있으니까,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테츄우 ... 놀면 또 안아주는 테츄? "
'아-니'
"텟?!"
"포옹은 하루에 한번뿐. 자-, 이쪽으로 굴려보렴"
"테츄우 ... 텟! "
데굴데굴...
힘껏 민 듯하지만, 스폰지 공은 나와 자실장의 중간에서 멈춘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잠시 더듬거리며 캐치볼을 해주었다.
몇분 놀아주니, 자실장은 이제 포옹을 조르지 않는다.
그래, 자신의 욕망을 접을 수도 있다니, 대단하다.
그렇다 치더라도, 들실장인데 이렇게 훈육이 잘 되는 놈이 있다니, 나는 처음 보았다.
도대체 이 녀석과 마루는 어떤 생활을 해왔던 것일까?
나는, 녀석들의 과거에 조금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 ※ ※
면접에 갈 시간이 되었다.
나는 가급적 괜찮은 옷을 골라 몸에 걸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자실장이 다시 떠들기 시작한다.
"테츄! 닝겐 마마 뭐하는 테츄?! "
"잠깐 나갔다 온다. 잠시 집을 부탁해. 조용히 하고 있어"
"와타찌도 가는 테츄! 데려가는 테츄! "
"바보같은 말 하지 마라. 일 때문에 가는 거니까"
"닝겐 마마와 떨어지기 싫은 테츄! 그것만은 절대 아닌 테츄! "
"이봐 이봐, 내가 못 나가면, 너와의 약속도 못 지키게 되는데도?"
"테 ...? "
내가 나가는 것과 약속 내용이 머릿속에 맞물리지 않는 것 같다.
부득이하게, 나는 직장에 나가 돈을 벌 필요를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자실장은 어려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내가 나가지 않으면 언제까지도 자신이 진짜 사육실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만은 참을 수 없는 듯, 줄줄 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선물을 사다주겠다고 말하고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방을 나왔다.
"어라, 토시아키 씨!"
갑자기 말을 건다.
누군지 보니 아파트 옆집 현관에서 아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 녀석은 야오아키. 집주인의 손자이다.
아직 포동 포동한 녀석이고 한창 건방질 때지만, 꽤 나를 따르고 있어 귀엽다.
"어디 가는 거야?"
"아, 또 구직"
"이번에는 정해지면 좋겠다 -"
"그래.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붙어주마!"
"아하하, 그래서?!"
"너 말야, 적어도"잘 되기를 기원합니다"정도는 말할 수 있잖아?"
"뭐야 그게?"
이야기하면서 자전거를 끌어내고 있는 야오아키는 아파트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이 녀석은 전부터 함부로 이 아파트에 마음대로 들어가 놀고는 하는데, 지금은 좀 곤란하다.
장난을 좋아하는 녀석이 자실장의 존재를 발견하면 ...
"야, 아파트에 들어가는 마라"
"어, 어째서?"
"왜냐하면 내가 나가는 걸"
"나도 열쇠 받아놔서 괜찮아"
"여기 살고 있는 내가 그만두라고 말하고 있잖아!"
"쳇-"
유일한 주민인 나는, 외출할 때마다 아파트 자체에 열쇠를 걸고 가야 한다.
각 방의 입구가 건물 복도로 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으면 영 안 좋은 셈이다.
무엇보다, 현관문 얇은 유리를 깨면 쉽게 키를 뺄 수 있어서 전혀 방범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들지만.
야오아키는 왠지 토라진 듯, 아파트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딘가로 달려갔다.
나는 아파트의 현관에 열쇠를 걸고 조금 급해져서 자전거에 뛰어 올라탔다.
이번 면접 대상은 애완 동물 숍.
실장석 관련 상품도 취급하고 있는 비교적 새 건물에 확실히 어딘가 큰 기업이 경영하고 있는 체인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인지 가게 자체는 굉장히 작지만 꽤 충실하며 다양한 상품을 자랑하고 있고, 산뜻하게 꾸며진 가게 앞에도 상당수의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그런 곳에 면접을 온 나.
이십대 후반 정도의 여성 점장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러가지를 묻는다.
나는 자신의 경력 이외에 실장석을 키운 경험이 있는 점도 덧붙인다.
점장은 그것을 흥미로운 듯이 듣고 있었지만, 이윽고 표정을 굳히고 단 하나만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실장석을 학대한 경험이 있습니까?"
"어 ...?"
뜻밖의 질문에, 무심코 말이 멈춘다.
뭔가 걸릴만한 것을 말해버린 것일까?
조금 뜸을 들이고, 나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점장은 눈을 감고 "과연 ..."라고 짧게 중얼거리며 나중에 다시 결과를 전달해줄테니 이틀 후에 연락해달라고 했다.
더 특별한 일이 없이 면접은 극히 평범하게 끝났다.
가게를 나오면서서 조금 반성했다.
학대 경험은 ...... 솔직히 말하면, 있다.
아니, 그런 말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을 하고 있었다.
내 손에 걸려 죽은 실장석의 수는 열이나 스물 따위 수준이 아니다.
확실히 "학대"는 아니지만 ...... 아니, 그것은 이제는 옛날의 나.
지금은 보통으로 실장석의 훈육을 할 수 있고, 보통처럼 대할 수 있다.
마루를 그렇게 만든 분충들이 아닌 한은 ...!
온몸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심호흡을 하고 진정한다.
단 하루만에 상당히 평온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자각이 없을 뿐, 역시 마루를 잃은 분노는 펄펄 끓는 것 같다.
이대로라면 무관한 실장석에게까지 뭔가 해버릴 것 같아 무섭다.
나는 생각을 고쳐 지금은 방에 두고 온 자실장의 일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뭔가 사가져가준다고 약속했던가.
지갑 속에 아직 백 엔짜리가 몇장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고, 나는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 ※ ※
"다녀왔 ---다, 헉!"
방에 돌아오니 자실장은 ---- 죽어 있었다.
라고 할까, 정확히는 상자 안에서 가사 상태로 있었다.
혀를 내밀고 초점이 맞지 않는 시선으로 엎어져 있다.
"야! 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방 안의 모습을 살펴보지만 따로 누군가 침입한 흔적도 없고, 바퀴벌레나 쥐에게 습격당한 것도 아닌 듯하다.
자실장에게 외상은 전혀 없다.
영문을 모르고 멍하니 자실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침내 실룩실룩 손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테 ... 테찌 ..."
"야, 괜찮아?"
"테챠 ...... 테에에에 ......"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
"테챠아아 ......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엥!"
멈춰놓은 카세트 테이프가 다시 재생된 것 같다.
자실장은 울면서 어리광부리려고 한다.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심경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편 내 손에 매달려 뺨을 문지른다.
"혹시 ... 외로웠 ......냐?"
"테츄 ... 와타찌는 역시 외톨이은 싫어싫어 테츄우! "
"으, 으응 ..."
"닝겐 마마가 없으면 와타치 안돼 안되는 테츄우!"
"..."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나에게 매달리는 자실장.
어느새 외치지 않는다는 약속을 깨고 있지만,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만큼 나와 떨어져 있는 것이 힘들었을까.
그러나 ... 설마 "외로워서 질식해버린다" 정도라고는 ... 그런 건 처음 들었는데?!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매달리는 자실장을 딱밤으로 날려버린다.
"테챠앗 ?! 테에에에!"
"울부짖었어, 말했을 것이다. 이제는 용서할 수 없어"
"테, 테에에에 ..."
"벌이다"
"테, 테챠아아아아!"
무심코 기세를 타 말해버렸지만,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할지 고민이다.
외로움에 질식할 것 같은 놈, 게다가 방금 전에 소생한 지 얼마 안 된 상태.
엄청은 아니지만 심한 통증을 추가하거나 장시간 정신적 부담을 강요하는 벌은 줄 수 없다.
몹시 고민한 끝에 신체에 직접 손상을 주지 않는 "저녁 굶기"로 낙착한다.
사온 별사탕은 내일의 간식이다.
"마마 ..."
자실장이 눈물을 흘리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다.
마치 나를 통해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와타찌 ...... 마마의 부탁 듣지 못한 테츄 ..."
"..."
"마마 분부를 지키지 못하는 테츄 ... 와타찌 ... 어떻게 하면 좋은 테츄? "
"나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괜찮도록 하지 않으면 안 돼"
"테츄 ... 모르겠는 테츄. 와타찌 나쁜 아이인 테츄? "
"그런 건 아냐"
"테 ..."
심하게 의식이 혼란스러운 것 같다.
말하는 것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럽다.
나는 닝겐 마마, 네 엄마와는 다르다.
내 얼굴을 보면서 엄마라고 불러도, 아 ...
"마마 ... 그런 얼굴 하면 싫은 테츄 ... 와타찌 ..."
"이제 됐으니까, 지금은 조금 쉬어. 나중에 조금 놀아줄게"
"테에 ...... 테슨테슨 ......"
울면서 눈을 감고 자려고 하는 자실장.
나는 이마를 가볍게 손가락으로 쓰다듬어주고, 후우하고 숨을 토한 뒤 벽에 기댔다.
일 ... 결정되면 정말 어떻게 할까.
설마 직장에 데려갈 수 있을 리는 없고.
아무리 애완동물 숍이라도, 구별을 할 수밖에 없고.
그리고 나는, 자실장의 행동과 태도에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만 했다.
이 녀석의 이상한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만은 그저 흔한 훈육으로 해결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부분이 완벽할 뿐, 이쪽의 문제는 뿌리가 너무 깊다.
어쨌든, 외롭다고 언제나 가사 상태에 빠지면 이쪽의 신경도 쓰이고, 무엇보다 이 아이의 위석이 받는 손상의 축적이 걱정이다.
자실장은 무엇인가 하면 나의 관심을 바라고, 테츄테츄 응석부린다.
나도 별로 좋은 게 아닌 것을 알면서도 반응하고 신경써버린다.
자실장은 곧 기운을 되찾았다.
먹이도 잘 먹고 몸도 움직이고 기분 좋게 목욕통에 잠긴다.
점점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은 좋지만, 그때마다 이쪽은 불안이 커진다.
실장석과의 생활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자만을 경계하는 것이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자실장을 힘껏 귀여워했다.
이런저런 일로 순식간에 약속한 이틀 후가 되었다.
나는, 잔고가 적은 전화카드를 가지고 전화를 하기 위해 외출해야 한다.
외출이라고는 해도 불과 수십분 정도이니 그 정도라면 ...... 괜찮겠,지?
※ ※ ※
"- 네? 그, 그건 ..."
"본 채용입니다. 그럼 당장 내일부터 괜찮겠습니까? "
"예 ... 예! 잘 부탁드립니닷!"
바람이 잘 통하는 공중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고 잔액이 한없이 제로에 가까워진 카드를 빼고, 나는 무심코 그 자리에서 주먹을 치켜세웠다.
"앗싸 --- !"
얼마만에 아르바이트 확정이다!
얼마 전의 애완 동물 숍 ... 설마 채용될 줄은 몰랐다.
기분이 고조된다. 휘몰아치는 찬바람따위 지금의 나에게는 상관 없다.
아자아! 우선! 첫 걸음!
기다려라 자실장! 열심히 빨리 돈을 모아, 애완 동물 OK의 아파트에 이사해보이겠어!
공중 전화 앞에서 얼굴을 붉히고 뛰는 나를 신기한 눈으로 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그 시선에 간신히 정신을 차린 나는 당황해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안녕, 슬픈 나날이여.
이제 돌아가지 않아, 이제 물러나지 않아!
지갑의 내용물이 모자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정보지를 서서 읽었던 나날이여 잘 있거라!
공중 전화 요금과 이력서 값만 해도 돈이 부족해 모처럼 정해진 면접을 울면서 놓친 날들이여 안녕!
가진 돈을 털어 확실한 반응을 느끼며 갔는데 보자마자 불채용을 선고받고 세시간을 걸어 귀가한 날이여 아디오스!
잘못 쓴 이력서를 수정할 수정액을 살 수 없어서, 그 때문에 불성실한 취급당해 낭비한 이력서에 운 날이여 굿바이!
면접에 가보니 정장 착용 의무인 직장에서 붉으락푸르락 수치를 당했던 날들, 플라이 어웨이!
그래, 이제 내일부터 ... 아니, 오늘부터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나는 편의점에 들러 작은 축하용 음료와 과자를 사 들뜬 마음으로 귀가했다.
- 기대대로 자실장은 훌륭하게 질식하고 있었다.
"아, 아잇 !! 또 시작이구운!"
"테 ...... 테에에엥 ... 닌겐마마아 ...! "
말을 걸면 기절 중이라 생각한 자실장 즉시 반응한다.
좋아, 빠듯한 시점에 저승길에서 낚아챈 것으로 보인다.
아까는 면접 결과의 연락을 하러 가는 일에 의식을 빼앗겨 불과 수십 분이라면 괜찮겠지라고 방심하고 있었다.
설마, 그래도 아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나는 한숨과 함께, 자실장에게 말을 건넨다.
"너 말이지 ... 그렇게 외로움을 잘 타서 어떡할거야"
"테츄 ... 와타찌 외로움을 잘 타는 닌겐상 아닌 테츄"
"왜냐면, 내가 없어지자마자 기절해버리잖아"
"테 ... 그, 그게 ..."
"모처럼 일을 구했는데, 그러면 내가 안심하고 나갈 수 없잖아"
"테츄? 일? "
"뭐야 벌써 잊었냐? 설명했지. 너를 잘 키우려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것이 겨우 조금 이루어진 거야 "
"테 ...... 테테 ... !! 텟츄우우우웃 ♪"
내 말에 자실장은 매우 기뻐하며 뛰어다녔다.
오옷, 언제나의 배는 높이 점프하고 있다! (그래봤자 5센티도 튀지 않지만)
조금 전까지의 반 울상은 즉시 사라지고 언제나처럼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나는, 바로 그것에 반응해 뺨을 누그러뜨려버렸다.
"굉장한 테츄 해낸 테츄 멋진 테츄 ♪ 닝겐 마마 최고인 테츄우! "
"기뻐해주는 것은 좋은데, 그래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너, 참을 수 있어? "
"테츄! 그런 일이라면 괜찮은 테츄! "
뭐지?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
집을 비울 때마다 기절할 것 같은 놈이 그런 말을 해도 설득력이 있을까보냐.
"믿을 수 없다."
"테?!"
"정말 괜찮다면, 그 증거를 보여라"
"테 ... 테테, 어, 어떻게 하면 좋은 테츄? "
"그럼, 나는 지금부터 또 잠시 나갔다 올테니까 그때까지 혼자 놀면서 기다려. 그걸 할 수 있으면 믿지 "
"테츄! 좋은 테츄! "
"이봐 이봐 정말이냐 ..."
몇분 전에 외로움에 기절한 자실장은 이번에는 절대로 괜찮다고 우겨 자신의 가슴을 통통 두드린다.
그 자신감의 정도를 보려고 나는 일단 나간 척하고 한 시간 정도 아파트의 다른 방에 숨어들었다.
굉장히 부주의하지만, 지금 이 아파트 안은 201호실 이외 자유롭게 출입 가능하다.
야오아키가 놀이터에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만, 나는 맞은 편 203 호실에 들어가 적당히 책을 읽고 있기로했다.
십오분 후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으며 문틈으로 안을 엿본다.
자실장은 여기를 돌아볼 새도 없이 테찌테찌와 스폰지 공으로 놀고 있다.
십오 분 더 지난 후.
또 들여다보면, 아까처럼 테찌테찌 놀고있다.
또 다시 십오 분, 다시 더 십오 분 ...
한 시간이 경과했지만, 자실장은 약속대로 외로움으로 기절하지 않고 마치 지금까지의 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건강하게 보냈다.
"어서 오세요 테츄! "
방으로 돌아온 나에게 밝게 인사한다.
"- 왜, 괜찮아?"
"그러니까 와타찌은 외로움을 잘 타는 닌겐상 아닌 테츄"
"으응, 왠지 잘 모르겠지만 ... 어쨌든, 이제 괜찮구나?"
"예 테츄. 와타찌는 이제 안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 괜찮은 테츄 "
"안심? 그게 뭔데?"
"테츄 ♪"
마지막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실장은 내 발에 달려들어 뺨을 비빈다.
정말 뺨부비부비 좋아하는구나, 이 녀석은.
음 ... 이것으로 문제를 하나 해결했다는 판단을 해도 좋은 걸까?
"와타찌, 닝겐 마마를 쭉 지켜보고 싶은 테츄 ♪"
손에 옮긴 자실장이 손바닥에 뺨을 비비면서 중얼거린다.
뭐야 이 녀석, 옛날의 마루와 똑같은 말을 한다.
그렇구나, 네가 지켜봐주면 나도 기쁠지도.
그러고 보니 나는 마루도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마루라는 이름도 "み“ま”も“る"(지켜보다)에서 따온 거지.
... 마루 ......?
내 머리 위에서 전구가 떠올라, 파직하고 갈라졌다.
"마리"
"테츄? "
"조금 단순한가?"
"테 ... 그것은 ..."
"너의 이름 ... 마리, 싫어?"
"테찌 ...... 이름? 와타찌의 와타찌의 이름? 테츄? "
"그래. 마루처럼 【み“ま”も“り”たい】(지켜보고 싶다) 에서 따온거야. 이름의 울림도 비슷하고. 어떨까?"
마루 아이니까 마리.
지켜보고 싶기 때문에, 마리.
나도 조금 지나치고 간단한가 생각했지만, 더 이상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골똘히 생각하는 자실장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며 반응을 기다렸다.
뚝뚝 ......
자실장은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축축해진 눈을 올린다.
"닝겐 마마 ... 기쁜 테츄. 매우 ... 매우 기쁜 테츄 ... "
"마음에 들었구나?"
"마마가 말한 테츄. 이름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 와타찌, 닝겐 마마에게 소중한 실장석이 되는 테츄? "
아, 라고 대답하고 굳이 멈춘다.
나는 헛기침을 하고 일부러 어조를 바꾸어 계속 말했다.
"아니, 이건 선불 같은 것이다. 너는 앞으로 더 단단히 버릇을 익히고, 더 훌륭하고 위대한 실장식이 되도록 "
"테 ... 테츄! 그래도 기쁜 테츄! "
"힘내자, 함께"
"테츄우웃! 닝겐 마마, 사랑하는 테츄웃! "
자실장은 ... 아니, 이제 '마리'가 된 이 새끼는 정말 기쁜 듯이 뛰고 있었다.
내 손에서 떨어져도 상관 없다는 듯이.
이렇게 기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매우 복잡 다단한 바 있었던 일들도 말끔히 잊고 그냥 마리의 환희를 즐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테츄! 다녀오시는 테츄! "
"아, 다녀올게. 너도 좋은 아이로 있는 거야"
"테츄! "
삐싯!
항상 경례로 대답한다.
음, 마리의 기합을 잘 알겠다.
그때부터, 나는 마리에게 부재중일 때의 노하우를 정성스레 알려주었다.
이곳은 애완 동물 금지의 아파트이다, 마리의 존재를 관리인에게 들켰다가는 끝난다.
따라서 마리도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 이외의 인간에게 모습을 보인 시점에 이 생활도 그 약속도 모두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설명은 마리에게 굉장히 알기 쉬웠던 듯 온몸을 떨면서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눈으로 끄덕끄덕 수긍했다.
이해가 빠르다면, 이 다음은 대책과 철저한 실행.
마리는 골판지 하우스째로 벽장에 넣어져, 나의 부재 중에는 계속 거기에서 있으라고 했다.
다행히 옛날에 무심코 사둔 열쇠고리 타입의 미니 라이트가 있어서 이것을 마리에게 맡겨둔다.
마리의 체격으로도 쉽게 스위치를 켤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있으면 벽장 안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
추울 때를 대비해 넉넉하게 수건이나 손수 만든 쿠션을 주고 온기를 보존하도록 해둔다.
밥은 매일 세끼를 준비해두고 절대 한 번에 다 먹지 말라고 분부한다.
빈 요구르트 용기 및 빨대를 가공해 만든 음수기도 두어 마리가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게 한다.
화장실 볼일을 마치면 즉시 비닐에 버리고 그때마다 입을 단단히 묶어 냄새를 누설하지 않도록 시킨다.
쥐 출현 등의 비상 사태가 발생하거나 아무래도 골판지 하우스를 나와야 할 때를 위해 벽 끝을 잘라 문을 만들어둔다.
벽장 미닫이 문을 조금 열어 놓아서 그곳으로 방을 탈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벽장 틈새의 근처에는 헌 잡지의 산을 쌓아 탈출한 마리의 모습이 숨겨지도록 궁리한다.
이 정도면 아마 문제없는 집보기가 될 것이다.
그 후에는 항상 절대 울부짖지 않는 것과 소란을 벌이지 않는 것을 엄중하게 타이른다.
고용 조건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의 근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다.
단순 계산으로 무려 10 시간. 지금까지의 마리에게는 너무 고된 대기시간이다.
하지만 마리는 설명을 하나 하나 들을 때마다 경례를 날려 이해했다고 주장한다.
여러가지로 걱정되지만, 우선 첫날의 모습을 보지 않으면 소용없다.
나는 마리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어주고, 방 밖으로 나와 자물쇠를 채웠다.
요즘 황금색의 황동 도금 열쇠를 쓴다는 것은 도둑에게 제발 열어달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
그래도 일단 여기서 생각을 전환하지 않으면.
자, 새로운 일의 첫날이다, 이쪽도 기합을 넣지 않으면!!
나는 의기양양하게 아파트를 나와서 자전거를 꺼냈다.
※ ※ ※
- 오후 10시.
나는, 비틀거리면서 귀가했다.
... 당했다.
고용 조건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오후 8시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점포의 폐점 시각이었다.
그 후 다양한 폐점 처리와 다음날 개점 준비를 위해, 아무래도 한시간 반 이상 추가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 결과 아무리 서둘러 돌아가도 이런 시간이 된다.
생각해보면 이전 바이트 때도 그랬잖아. 나는 언제쯤 이런 당연한 것을 학습하게 될까?!
첫날만큼은 업무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상품의 운반이나 가게에서 취급되고 있는 각종 애완동물을 보살피는 방법의 지도, 매장 청소, 접객 노하우 학습 등 극히 당연한 일 뿐이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따른다.
또한 점원은 예의 점장 외 3명밖에 안 되고, 그 중 한 명은 자신이라는 상황이다.
그래서 왠지 실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처음에는 애완동물 가게 따위 전혀 별거 아니라고 지레짐작했지만, 터무니없는 착각이었다.
하지만 내 정신에 가장 부담을 지운 것은 하필이면 내 노하우를 가장 살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실장석들이었다.
면접시 점장이 학대 운운했던 이유를 겨우 알았다.
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사람에 따라서는 살의를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놈들은 훈육된 사육 자실장이지만, 이른바 고급 실장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다소 지능과 경험이 부족 ... 말하자면 분충 정도는 아니지만 제멋대로가 지나치다.
아마도 실제로 기른다면 다소 훈육을 실시할 각오가 없다면 잘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정도.
그런 것이 스무 마리 정도 항상 테찌테찌 말하고 있으며, 모두 돌보아야만 한다.
이봐 음식을 가져와라, 어제 먹이는 맛이 없었네, 옆의 아이가 깨물었다 등등 ...
마리가 얼마나 잘 훈육되어 있었는지를 다시금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못난 부분은 전혀 얼굴을 보일 기미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안심했다.
이런 놈들도 들의 분충들에 비하면 훌륭한 것이고, 이래저래 점원의 말을 들을 수 있으며 우리를 크게 곤란케 하는 문제도 일으키지 않으므로, 아직 괜찮은 것이지만.
하지만 역시 작게 와글와글 테찌테찌 시끄러우니 상당히 신경에 거슬린다.
이것만은, 역시 익숙해지는 수밖에는 없구나.
하아, 내일이 또 힘들겠다, 우선 밥 먹고 빨리 자야지... 생각하다가, 마리를 떠올린다.
그때까지도 가끔 마리의 일을 생각했는데, 때마침 중요한 포인트만 머리에서 마구 굴리고 있었던 것 같다.
피곤하면, 생각은 이런 식으로까지 왜곡되는 것일까?
"돌아왔어 ~ ..."
얘기하면서 벽장을 열어 골판지 하우스 안을 들여다보았다.
속으서는 미니 라이트를 켜둔 채로 마리가 테스테스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살짝 골판지 하우스를 벽장 밖으로 꺼내 속의 상태를 확인한다.
화장실 처리, 바닥의 먼지, 장난감 정리, 옷과 머리의 얼룩 ... 모두 문제 없음.
약간 먹이를 흘린 흔적이 있고, 요구르트 용기는 텅 비어 있다.
흠, 물은 양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구나, 내일은 더 큰 용기로 하자.
식사에 대해선 어둡고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본인에게 확인하자.
벽장에서 나온 흔적은 전혀 없고, 아무래도 정말 이 안에서 무사히 지낸 것 같다.
물론 가사에도 빠지지 않았으니, 우선은 최상의 결과이다.
나는 마리를 일으키고 다시 인사를 나눈 후 늦은 데 대해 사과하고 즉시 목욕 준비를 하기로 했다.
"닝겐 마마, 일은 재미 있었던 테츄? "
콧노래를 섞어가며 놀던 마리가 기쁜 듯이 물어본다.
하지만 거기에 지친 미소를 돌려준 순간, 표정이 흐려졌다.
"테츄 ... 재미 없었던 테츄? "
"아니, 일이라는 것은 그런 거야. 즐거움이라든지 그런 것과는 관계없어"
"테츄 ... 잘 모르는 테츄, 하지만 닝겐 엄마 너무 피곤해보이는 테츄 "
"응, 그런가? 하지만 금방 익숙해질 거야, 걱정하게 해서 미안"
"아닌 테츄. 와타찌, 닝겐 마마에게 걱정 끼치지 않도록 하는 테츄, 그러니 열심히 했으면 좋겠는 테츄! "
"고마워 ~ 근데 미안, 오늘은 놀만한 날이 아니네 ~"
"테에엣?!"
마리는 눈이 휘둥그래져 놀랐다.
아무래도, 이것을 위안삼아 계속 기다리고 있던 것 같다.
순식간에 표정이 흐려지고 말없이 손발을 버둥거리기 시작한다.
우우, 죄책감 ...
그러나 여기에서 너그러운 표정을 짓지 않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나는 "아무리 제멋대로 굴어도 소용없다"고 다짐하고 마리의 목욕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목욕 중엔 아주 기분이 좋아서인지, 놀아주지 않는 불만은 일시적으로 사라진 듯하다.
하지만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 다시 옷을 입은 직후에 또 다시 불만의 빛이 떠오른다.
"닝겐 마마, 적어도 안기고는 싶은 테츄 ..."
"정말 넌 응석꾸러기구나"
"테츄 ...그게 ... 테에에 ..."
사실 같이 자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런 어리광이 좋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
나는 굳이 마리의 요구를 거절한다.
다만 골판지 하우스를 평소보다 내 이불에 가까운 위치로 옮겨주었다.
"닝겐 마마에게 가까워진 테츄 ♪"
"그럼 뭐, 자자, 내일이 있으니까"
"안녕히 주무세요 테츄! "
이불 속에서 경례하는 마리에게 미소를 보이며, 나는 전등을 끈다.
잠시 상자 속에서 텟찌텟찌 혼잣말이 들렸다가 곧 조용해진다.
한편 나는 마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것을 희미하게 의식한 직후 빨려 들어가듯이 잠이 들었다.
※ ※ ※
- 어쩌다보니 일주일이 지났다.
겨우 직장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첫날과 같은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일도 없어지고, 귀가 후에도 조금씩 마리를 보살필 여유가 생겼다.
마리는 조금 키가 자라 지금은 13센티미터 정도가 되었다.
울음소리도 "테츄"라는 응석부리는 말투는 사라지고 "테찌"라고 명확하게 발음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일주일간 단지 성장을 지켜보고 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쉬는 날은 곁에 붙어서 마리의 보살핌과 훈육을 실시했다.
화장실, 식사, 집보기, 목욕을 문제없이 클리어한 마리의 다음 도전은 세탁이다.
이것만큼은 과연 미경험이다.
나는 마리에게 세탁 방법을 보여주고 바로 옷을 빼앗아 실시시킨다.
싱크대에 미지근한 물을 넣은 작은 통을 준비하고, 거기서 빨래를 한다.
현명한 마리라면 이것도 분명 ...... 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허점이 드러났다.
"테찌 ... 테찌 ...! 닝겐 마마! 끝난 테찌! "
"어디 보자 ... ?!"
마리는 물에 젖은 옷을 그대로 나에게 건네주었다.
물론, 얼룩은 그대로 붙어 있고 물기도 많다.
전혀 세탁이 되지 않았다.
"마리, 다시 해. 전혀 깨끗해지지 않았잖아."
"테에? 제대로 물에 담가서 첨벙첨벙한 테찌 "
"그게 말야, 아까 봤잖아? 더러움을 없애려면 문질러야해. 그리고, 짜지도 않았고!"
"테찌테찌 ... 알겠는 테찌 다시 한번 하는 테찌! "
내 손에서 옷을 받아 다시 통에 넣고 세탁하는 마리.
그러나 옷을 담근 직후의 과정이 머리에서 날아가버린 듯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말하는듯한 얼굴로 바라본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보며 벌벌 떨면서 다시 도전에 들어간다.
하지만 마리가 하는 것은 단지 물에서 옷을 흔드는 것뿐이다.
아무래도 순서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르침의 의미를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례의 단점이 드러난 것일까?
기가 막힌 나는, 기습적으로 마리의 정수리에 딱밤을 때렸다.
약간 함몰될 정도로 세게.
"치벳?!"
"바보냐 너! 다시 한번 잘봐!"
"테에에에 ...... 아픈 테찌, 닝겐 마마가 두드린 테찌이 ..."
"기억을 못하면 벌이라고 했잖아? 이름을 받았다고 신난 거냐?"
"테에 ... 아픈 테찌이. 테에에엥 ... "
"우는 건 됐으니까, 이봐, 잘 봐!"
다른 천으로 다시 한번 시범을 보인다.
하나 하나 과정을 설명해도 좋지만, 그럼 마리 자신이 그 동작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응용이 몸에 배지 않을 위험이있다.
그래서 나는 마리의 관찰력에 기대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테찌테찌 ... 물에서 첨벙 첨벙하는 테찌"
"달라!"
베칫
"테챠앗?! 테에에 ... 제대로 닝겐 마마처럼 했던 테찌이"
"그럼 왜 이 얼룩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테찌이 ... 다시 하는 테찌"
"빨리하지 않으면 감기걸린다"
"테, 테에에 ...... 쿠츙!"
마리는 난방도 난로도 없는 방의 스테인레스 싱크대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이미 양손은 살갗이 트기 시작하고 몸 색깔도 창백해지고 있다.
사실 세탁이 실패할 때마다 통 속의 물에 물을 더해, 온도를 낮추고 있다.
이젠 거의 온기는 사라져 그냥 냉수가 되어 있다.
조금 전까지 멀쩡하던 마리도 과연 한기가 온몸에 퍼진 것 같고, 이제 거의 제대로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있다.
그래도 좀처럼 요령을 파악할 수 없는 것 같아서, 나는 일부러 들리도록 큰 한숨을 내쉬고 마리를 싱크대에서 풀어놓았다.
"테에? 이제 좋은 테찌? "
"아니. 전혀 안 됐어"
"테, 테에에에? "
"너, 오늘은 옷 입는 거 금지. 그리고, 그 처벌도 추가!"
"테 ...... 테챠아아앗?!?!"
내가 꺼낸 것을 보고 마리는 탁자 위에서 꽈당 넘어지며 놀랐다.
또한, 부리 부리 탈분한다.
실수하지 않는 마리가 탈분할 정도라니 ...?
아니, 단순한 투명 페트병이다.
"테챠아아아앗! 그것만은 싫은 싫은 테츄우우우우웃!"
이전 어조로 퇴행하면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는 마리.
그것을 문답 무용으로 간단히 붙잡고, 나는 총배설구의 오물도 그대로, 페트병 옆에 뚫은 구멍에 처넣었다.
주둥이 가까이에 뚫어놓은 출입구는 페트병을 세워두면 말리의 키로는 결코 닿지 않는다.
바닥으로 질질 떨어진 마리는 경악한 표정으로 위를 바라보고있다.
준비를 마친 나는 마리가 들어간 페트병을 가지고 벽장의 상단에 올라 다락 상판을 열고 그 안쪽에 넣었다.
"테챠아아앗! 깜깜은 싫어싫어 테찌이! 무서운 테찌이! 쥐씨 또 오는 테찌이잇! "
평소 벽장에서 집보는 주제에 이제 와서 무슨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마리는 기다리는 중에 계속 미니 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배터리 소모가 빠른 듯하다.
아무래도 완전한 암흑에는 생리적인 공포감이 있는 것 같고, 이렇게 무저항 상태에 갇히면 항상 평온을 완전히 잃고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벌이 되지 않는다.
이 감금은 겨우 네 시간 정도면 풀어주지만 정작 마리는 이전에 천장의 쥐에게 습격당한 듯 더 강한 공포감을 가져버린 것 같다.
페트병의 출입구는 완전히 열려 있지 않고, 한 변을 남겨 문처럼 닫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로써 쥐가 여는 일은 없다.
즉 절대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지만 ...
츄우 츄우
"테챠아아앗 !! 벌써 나온 테치이이잇..!!"
추 츄우 츄우
"흔, 흔들지 마는 테찌이잇!"
츄우 츄우 츄우 츄우
"구, 굴리지 않았으면 좋은 테찌이잇! 테에에엥! "
원통형의 2 리터 페트병은 쥐에게 좋은 장난감 같다.
많이 굴려져 농락당한 마리는 내부를 녹색 일색으로 물들였다.
완전히 겁먹고 언제까지나 몸을 떨고 있다.
전신을 똥으로 더럽혔으면서도 간청하는 눈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나는 미지근한 물 속에 마리를 떨어뜨리면서 냉혹한 말을 던진다.
"좋아, 그럼 세탁 시작이다"
"테, 테챠아아앗?!?!"
물론 기억할 때까지 몇 번이라도 할거야.
세탁 후 자신이 사용한 골판지의 청소, 이불로 쓰는 수건 세탁 방법 등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기절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마리의 위석에 극도의 부담은 주지 않도록 조정하면서 버릇을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나는 마음을 다잡고 교육에 전념했다.
하긴, 그러고 보니 그때부터 한번도 기절하지 않았잖아, 이 녀석.
휴일 저녁식사 전 시간, 마리는 심신이 완전히 지쳐 안타까운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이제 내가 일을 쉬는 날 = 자신과 충분히 놀아주는 날이라는 인식은 달라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전처럼 무턱대고 응석부리지 않게 되었다.
괜찮은 추세다.
전에 금방 외로워져서 질식해버릴 정도였지만, 조금은 성장했다는 것일까.
하지만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는 제대로 스킨십을 해주어야 한다.
목욕까지 약 한시간, 마리를 듬뿍 귀여워해준다.
물론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진지하게.
하지만 정작 마리는 나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것보다 어쨌든 찰싹 붙어있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이 날도 마리는 내 손바닥에 안겨, 뺨을 딱 붙이고 황홀해하고 있다.
이쪽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마리의 뺨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하며 놀리고 싶어진다.
[마리, 너 ... 나에게 감정이 있구나? ]
- 쿨럭, 켁켁켁!
"테, 테찌!? 닝겐 마마 어떻게 된 테찌? "
"아, 아니 ... 아무것도 ... 켁켁"
"테에에에 ... 감기 걸린 테찌? "
마리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손 위에서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다.
읍, 바보 같은 걸 생각하니까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어!
나는 그리고 잠시 숨을 멈춰 마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마리는 오로지 걱정스럽게 내 엄지를 계속해서 어루만진다.
아니, 그런 짓을 해도 소용 없다니까.
※ ※ ※
또 일주일이 지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마리와 함께 산 지 이주나 지난 것이다.
꽤 시간이 걸렸지만, 그로부터 마리는 어떻게든 세탁 방법을 이해하고 드디어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상자 청소도 시행 착오 끝에 겨우 익혔다.
물론 그 동안 몇번이나 천장에서 울부짖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마리도 나에게서 받는 징계가 결코 학대의 목적이 아님을 이해하는 것 같고, 어느덧 "배우는 자세'와'응석의 자세"를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하나하나 기술을 익힐 때마다 마리를 칭찬하며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마리는 그런 나의 이야기를 기쁘게 듣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이전에 입에 올리는 일이 없던 말을 시작하게 되었다.
"닝겐 마마, 와타찌와 마마, 어느 쪽이 소중한 테찌? "
엄마란 것은 물론 마루이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어느 쪽도 다 소중해. 나에게 마루와 마리는 따로따로 소중한거야"
그러자 마리는 정해진 것처럼 이런 대답을 한다.
"어떻게 다른 테찌? 와타찌 아직도 마마를 이길 수 없는 테찌? "
"왜 마루를 이긴다던가,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것은 ...... 테찌 ......"
대화는 여기에서 중단.
항상 거의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마리는?
나에게 마리는 소중한 실장석이다.
마루라는, 나에게 둘도 없는 존재가 남긴 새끼.
말하자면, 나와 마리를 연결하는 유일한 끈.
한번 끊겼던 그것을, 나는 다시는 놓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마리를 보호, 양육한다.
그런 마음을 알기 쉽게 하나하나씩 마리에게 설명한다.
하지만 마리는 왠지 울상이 되어버린다.
"테에에에 ......"
"왜 그래, 마리? 뭔가 이상한 말을 해버렸나?"
"테에에 ... 와타찌 아직 아기여서 잘 말할 수 없는 테찌. 하지만 그래도 ... 와타찌, 왠지 너무 뭉게뭉게 해버리는 테찌! 테에에엥 ... "
"으, 으음 ..."
어떻게 된 걸까?
아무래도 마리에게 마루라는 존재가 변질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잘 모르지만,이 녀석 나름대로 질투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 왠지 좀 이상해져서 웃어버린다.
나는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조용히 말을 이었다.
"마루는 마루, 마리는 마리잖아?"
"테 ...? "
"나에게 마루는 확실히 특별하지만 ... 이제 없어. 하지만 마리는 지금 여기 있어"
"...... 테찌 ..."
"마루는 내 기억 속에서 소중하다. 그렇지만 마리는 지금의 나에게 소중하다. 어느 쪽도 각각 가장 소중한 거야"
"테칫 ☆"
퐁, 하고 귀여운 소리를 내며 마리가 엄지 손가락에 매달린다.
납득 ... 한 것일까?
눈을 감고 오로지 뺨을 부비는 마리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귀엽다.
마루를 떠올린다.
그 녀석도 내 손을 타기 좋아했다.
금방 커서 그렇게 많이 타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그때의 감각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 그리고 또한 마루의 무참한 죽음을 떠올려버린다.
목욕하기 위해 물을 끓이고 있던 주전자에서 삐 소리가 나고, 나는 정신을 차렸다.
※ ※ ※
「오, 야오아키. 안녕 "
"아, 토시아키 씨. 안녕 -! 지금부터 아르바이트?"
"아. 그 말대로야. 그럼 또 보자"
「응! 가다 넘어지지 말고-! "
"그런 얼간이는 아니라고 -! 그럼!"
... 끼긱, 쿵!
"말하자마자 넘어져서는. 아아 ....., 어?"
카챠 ...... 키이이이 ......
"토시아키 씨, 아파트 열쇠까지 잊어버렸잖아?"
※ ※ ※
방금 토시아키는 몹시 당황하며 방을 뛰쳐나갔다.
아무래도 늦잠을 잔듯, 상당히 당황했다.
그러고 보니 벽장이 언제나처럼 닫혀 있지 않고, 크게 열어져 있는데, 괜찮은가?
항상 나갈 때 밖에서 문이 철컥하고 울렸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괜찮을까?
그래도 마리의 먹이와 물을 준비해 두었으므로, 마리에게 특히 큰 문제는 없었다.
언제나처럼, 벽장 속에서 미니 라이트를 켠다.
정월 보름의 달처럼 빛이 떠오른 골판지 하우스 속에서 마리는 좋아하는 스폰지 공을 손에 들고 골판지 벽쪽으로 굴려보았다.
테찌테찌, 테찌테찌
약하게 굴러 튀어나오는 공을 받는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하자 마리는 곧 질려버려 크게 한숨을 쉬었다.
새로운 장난감이나 놀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또 닝겐 마마가 나가 버렸다.
외롭고 지루한 일상이 시작된다.
머리 위에 펼쳐진 어둠을 응시하며 마리는 평소처럼 생각에 빠져 있었다.
토시아키는 마리에게 철이 들기 전부터 특별한 존재였다.
어머니인 마루가 토시아키와 그 가족과의 추억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지능의 발달이 미숙한 마리조차 외울 만큼 마루는 토시아키를 이야기했다.
그래서 마리는 언젠가 토시아키에 길러지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꿈은 일단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대가로 소중한 마마는 죽어버렸다.
갑자기 찾아온 들실장 가족에게 습격당한 것을 깨달았을 때, 마루는 이미 움직이지 않았다.
들실장들 중 친실장의 말이 떠오른다.
"오마에들에게 먹이를 주는 닝겐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는 데스"
이유도 몰랐고 무엇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닝겐 마마를 만나고 싶어, 만나서 마마를 도와달라고.
오로지 그 생각에 자극받아, 마리는 들실장을 아파트로 안내했다.
혼란에서 회복하기도 전에, 마리는 토시아키를 만났다.
마루로 위장한 들실장에게 안겨 -.
움직이지 않는 마루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토시아키가 치른 장례로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토시아키라는 특별한 사람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거기서부터 마리는 자신의 인식만으로 토시아키를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닝겐 마마를 만나기 위해, 토시아키의 곁에 있기 위하여, 많은 것을 가르쳐준 마마.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필요한 것이라고 울면서 열심히 자신을 훈육시키던 마마.
그 마마가 꿈꾸던 닝겐 마마와의 생활 - 그리고 닝겐 마마와 산다는 것이 가리키는 의미.
마리는 마루가 정말 원했던 것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오로지 생각에 잠기기를 계속했다.
매일 매일.
그리고 그것은 곧 마리에게 큰 변화를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마마는 바랐다.
그것은 닝겐 마마 옆에 있는 것.
계속 계속 지켜보는 것.
와타찌는 마마의 아이.
마마는 와타찌에도 닝겐 마마를 지켜보아주었으면이라고 했다.
와타찌는 마마에게 받은 소중한 일이 있다.
-하지만 이런 어두운 곳에서 그 일은 뭐지?
---마마는 ...... 어떻게 생각했을까?
불안해, 닝겐 마마를 지켜보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요 ...
"테찌이 ......"
무심코 소리가 새어나온다.
그 중얼거림은 실장 링갈 너머로 들으면 애틋한 심정의 대답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링갈이 없는, 그리고 실장석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단순히 다른 생물의 지저분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확!
갑자기 벽장의 문이 비틀려 열렸다.
"테칫?!"
"아악, 뭐야 이건! 왜 이런 곳에 실장석이 있지?!"
누군가가 내려다보고 있다.
누구일까? 본 적이 없다.
닝겐상이다,하지만 닝겐 마마가 아니다.
이쪽을 보고 있다,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손을 뻗어 온다.
무섭고 무서워.
제발 무서운 일을 하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말아줘.
와타찌 나쁜 짓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하지 않았어.
착한 아이로 기다리고 있을 뿐이야.
닝겐 마마, 어디 있어요?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왔어?
닝겐 마마, 도와줘, 도와줘!
"테차아아아아앗!"
"아, 토시아키씨 이런 걸 몰래 기르고 있었구나, 그래서 들어오지 말라고 한 건가, 나쁜 사람이구나 ♪"
낯선 닌겐이 자신의 몸을 손쉽게 잡아 올린다.
거칠게 쥐고 휘두른다.
웃음 소리가 들린다. 너무 무서워, 너무 잔인해 ...
너무 불행한 우연이 이어졌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우연히 미닫이문을 닫는 것을 잊은 토시아키.
우연히 자물쇠를 채우는 것을 잊은 토시아키.
우연히 아파트의 열쇠를 거는 것을 깜빡하고 나간 토시아키.
그것을 깨닫고 장난삼아 아파트에 들어간 야오아키.
우연히 이층에 올라와 우연히 201호실의 문을 열어버린 야오아키.
마리는 불행하게도 최악의 순간에 소리를 높여버렸다.
아마도 이 문제는 원래 굉장히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것이었다.
비유하자면, 처음으로 산 복권이 일등으로 당첨되는 것.
마리는 최악의 제비를 훌륭하게 뽑아버렸다.
또는 이 아파트에 온 후의 행복하고 충실한 생활의 대가를 치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당첨금 지불은 즉각 이루어진다.
게다가 이 당첨은 부상까지 붙어있던 것 같다.
"계약 위반이다! 계약 위반! 그래서! 이 실장석은 내가 처분하겠습니다 ♪"
마리를 포획한 야오아키는 초등학생이면서 실장석에 큰 관심을 보이는 진성 학대파 꿈나무였다.
바로 최악이기 짝이 없는 만남.
지금까지 다양한 문제를 경험해온 마리였지만, 이토록 터무니없는 불행은 겪어보지 못했다.
"테챠아앗!"
"어떡할까, 이놈, 역시 죽여버릴까? 실장석이고"
야오아키는 마리를 손에 든 채 방을 나와 밖을 향한다.
어디 가? 어디 가는 거야?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와, 아파트 현관을 통과한다.
자물쇠가 걸린다.
밖의 경치가 보인다. 그 들실장에게 억지로 끌려온 마당, 토시아키를 쫓아 마리와 함께 걸어온 길 ... 모두 본 기억이 있다.
그만둬, 밖은 무서워, 무서워!
와타찌, 밖은 싫어!
필사적으로 울며 용서를 구하지만 야오아키는 들으려하지 않는다.
자신을 쥔 손아귀 힘이 강해지거나 약해지거나 하여 마리를 수도 없이 압박한다.
토시아키와 마루에게 단단히 금지된 빵콘을 반복하게 된다.
그래도 야오아키의 악력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는다.
마리는 경험하지 못한 공포를 연속으로 겪으면서도, 지금은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워하며 후회했다.
아니, 이제 정신이 착란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너무 엉뚱한 감정에 지배당하던 마리가 정신을 차리자, 본 기억이 없는 넓은 장소로 오고 있었다.
"치벳!"
갑자기 풀숲에 던져진다.
떨어지는 순간, 뒤로 젖힌 오른팔과 오른쪽 다리가 꺾이고 날카로운 잎이 뺨을 베었다.
자신의 배설물의 냄새와 풀 냄새, 그리고 흙의 향기가 섞여 있다.
마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신을 바라보고있는 야오아키의 모습을 보고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너, 그 아파트에 있으면 안 되는 놈이라구?"
"테 ...?"
"그래서 내가 버려준거야. 고맙게 생각해"
"테치이! 테치이!"
싫어, 이런 곳은 싫어!
닝겐 마마에게 돌려줘, 돌려줘!
필사적으로 호소하지만, 야오아키는 히죽히죽 웃을 뿐이다.
하지만 이윽고 서서히 다가온다.
천천히 마리의 옷에 손을 대 힘껏 잡아 찢었다.
비리비릿!
"테, 테차아아아아앗!"
소중한 옷!
마마에게서 받고, 닝겐 마마가 빨래를 가르쳐준 옷!
왜 어째서 그런 걸 하는 거야?!
와타찌, 그대로 알몸이 되어버려!
"너같은 작은 건, 어차피 곧 죽을 거니까 이런 거 필요없잖아♪"
비릿!
끝을 잡아 흥이 올라 팬티까지 벗겨낸다.
완전히 알몸이 된 마리를 냉혹한 눈으로 내려다보는 야오아키.
그 손은 마리의 똥에 더러워지는 것 따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손이 더러운 것보다 자실장을 학대하는 것에 정신이 쏠리는 것 같다.
"이쯤 되니, 머리도 뜯어버릴까 ♪ 독라인 실장녀석을 아직 본 적이 없어서 ♪"
"테, 테챠아아앗 !! 테,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엥!"
야오아키의 손길이 미친다. 앞머리에 닿는다.
검지와 엄지 손가락을 끼워 힘을 싣는다.
툭, 하고 그어지는 심한 통증이 이마에 퍼진다.
그만, 부탁이니까 그만!
머리는 이제 나지 않아, 없어지면 안돼!
제발, 무엇이든 할테니, 그것만은 하지 말아!
닝겐 마마에게 미움받아버려! 닝겐 마마가 불쾌하게 되니까!
"테챠아아앗 ... 테에에에에 ... 테찌이이잇 ...!"
"무슨 소리야, 모르-겠는데♪ ......그러면!"
부직 ... 부지부지부지직......!
"테, 테갸아아앗!"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채, 마리는 앞머리를 모두 뽑혔다.
머리 뿌리의 피부까지.
실수로 안 뽑힌 부분까지 세심하게 비틀어서 뽑아낸다.
물론 그것만이라면 그렇게 유감은 아니다.
연달아서 뒤에 난 머리 두 다발도 완전히 빼앗겨 주위에 마구 흩어진다.
마리는 이제 완전한 독라실장으로 전락했다.
"뭐야, 이거 이것대로 귀엽잖아 ♪ 좋아! 점점 재미있어지네!"
"테찌 ... 테찌 ... 테 ......"
와타찌 머리가 ...... 옷이 ......
이제, 닝겐 마마 만날 수 없어져버렸어.
그렇게 소중히 하라고 말했는데 ... 그렇게 소중한 것이라고 배웠는데 ...
왜 왜 이렇게 돼버렸어?
닌겐상, 와타찌 ... 왜 이런 일 당해야만 하는 거야?
"그리고! 슛-!"
팍!
"데게 ......!"
마리의 질문에 대한 응답은 심한 킥의 일격이었다.
작은 호를 그리며 더 먼 풀숲 속으로 낙하한다.
배가 휘어지면서 뒤통수가 격렬하게 부딪쳤기 때문에 마리는 단번에 반생반사의 상태에 빠졌다.
마마 ... 닝겐 마마 ......
도와 ...... 줘 ......
"하하하 ♪ 재밌었어! 하지만 별로 날지 못했네, 이번엔 특별하게 도전해볼게!"
유쾌하게 웃는 야오아키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마리는 또 야오아키의 다음 행동을 경계할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리는 몽롱한 의식 속에서 야오아키의 추격이 멈춘 것을 감각으로 깨달았다.
몸이 아프다. 여러 곳이 쑤신다.
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이다, 훈육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다.
간신히 무사했던 왼손으로 약하게 몸을 만진다.
그리고 옷이 없는 것을 깨닫고 당황한다.
그래, 옷이 없어졌어.
마리는 아픈 몸을 채찍질하여 자신의 옷을 찾기 시작했다.
다리가 으스러졌기 때문에 일어설 수 없다.
하지만 마리는 필사적으로 몸을 흔들어 풀숲 사이를 이동했다.
날카로운 잎이 칼날처럼 마리의 몸을 잘게 자른다.
그러나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마리에게는 그런 것은 대단한 고통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보다, 그토록 가혹한 벌로 기억해서 겨우 스스로 깨끗하게 세탁한 옷을 잃는 것이 싫었다.
독라가 된 실장석이 어떤 입장에 몰릴지는 어린 마리도 이해하고 있었다.
그 공포감도, 마리의 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걷어차 날려진 지 몇 시간.
몇번 토하고, 몇번 탈분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마리는 겨우 자신의 옷조각 하나를 발견했다.
"테 ...... 치 ......"
있었다.
하지만 이것밖에.
더 모으지 않으면 더 모으지 않으면.
저쪽에도 녹색 물건이 있다.
저쪽에도 떨어져 있어. 다행이야.
주워 세탁하고 세탁하자.
그러면 반드시 깨끗해져서 옷도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세탁, 건조하면 반드시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그렇지, 닝겐 마마?
온통 진흙과 오물로 더럽혀지면서 마리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옷조각을 모았다.
물론 모든 모은 것이 그녀의 옷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중엔 무관한 종이 조각이나 비닐 조각도 섞여 있었다.
그러나 마리에게는 모든 것이 자신의 옷으로 보였다.
정상적인 판단력은 벌써 상실했다.
지금은 그냥 조금이라도 빨리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토시아키의 용서를 받고 싶었다.
왼손에 안고 있을 뿐인 조각들, 그 양은 마리의 두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래도 지금의 마리에겐 더 이상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서둘러 물가를 찾는다. 세탁을 하기 위해.
또 한 시간 후, 우연히 떨어진 편의점용 비닐 봉투에 빗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물이다.
빨래를 할 수 있다!
닝겐 마마가 용서받을 수 있어!
서둘러야, 서둘러야 ...
애벌레같은 둔중한 움직임으로 조금씩 물가에 다가가는 마리.
기절할 것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감각에 사로잡히면서 마리는 팔에 간신히 남아 있던 천조각을 떨어뜨렸다.
깨끗한 맑은 물이 순식간에 탁해진다.
마리는 그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물에 담근 것만으로는 안 돼.
쓱쓱, 쓱쓱 문지르지 않으면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얼룩이 지워지지 않아.
빨리 빨리, 쓱쓱하지 않으면.
서둘러야, 서둘러야 ...
마지막으로, 제대로 짜지 않으면 안 돼, 마르지 않아.
빨리하지 않으면 ... 닝겐 마마, 웃어주지 않아 ......
"데갸아앗 !! 와타시들의 식수에 무엇을 하고 있는 데스웃!"
뒤에서 쿵쿵대는 둔한 발소리와 함께 강한 기척이 갑자기 접근한다.
※ ※ ※
오후 열시.
나는 아파트로 돌아와 내 방 열쇠를 꺼내 자물쇠에 밀어넣으려다가 새파랗게 질렸다.
잠겨 있지 않다!
도둑인가?
아니, 자물쇠는 실내에 평소 두는 곳에 놓인 상태로 있다. 역시 완전히 걸어잠그는 것을 잊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 아파트의 열쇠는 걸려 있었어? 무슨 일일까?
나 자신의 방 열쇠는 잠그지 않았는데, 아파트 열쇠만 잠갔다는 것인가?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았지만, 일단 도둑맞은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괜찮을까,라고 결론짓는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벽장을 열고...... 경직했다.
열린 미닫이 문, 꺼내진 골판지 하우스, 띄엄띄엄 붙어 있는 녹색 악취의 원.
마리가 누군가에게 끌려간 것은 명백하다.
게다가 그 사람은 검토해볼 필요도 없다!
나는 곧 아파트를 나와 관리인의 집 현관을 두드렸다.
잠시 후, 야오아키의 어머니가 성가신 듯한 표정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에요? 이런 시간에 ... 아, 토시아키 씨"
"죄송합니다, 야오아키 군은 있습니까?"
"지금 몇시라고 생각해요? 야오아키는 자고 있어요"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죄송하지만 불러주세요!"
"무슨 말을 하려고! 게다가 당신, 아파트에서 동물을 기르고 있었다면서요?"
"뭐 ...!"
심장이 멈출 것같다.
어째서 이 사람에게서 그런 말이?
"야오아키가 실장석을 발견했다고 해요 위층에서. 그러면 당신이 기른 것밖에 더 되겠어요?"
"...라는 건, 야오아키가 ... 내 방에 함부로 들어갔다는 건데요"
"아니, 야오아키는 2층 복도에서 실장석을 찾아냈다고 말했어요. 게다가 당신 방은 열쇠는 잠긴 채였다고. 당신의 방에서 도망친 놈을 잡은 거에요, 분명 "
거짓말이다.
마리는 결코 방에서 나오지 않고 하물며 키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문을 열 수 없다.
이것은 초기에 시도해보았기 때문에, 틀림없는 것이다.
게다가 어질러진 방 모습을 보면 누군가가 숨어든 것은 명백하다.
나는 머리에 피가 쏠리는 것을 실감했다.
"당신, 전에 한 층에 살던 고하쿠씨의 강아지를 기억하시죠? 계약 위반이니까, 사실이라면 당신도 나가야 되는 거야! "
"... 내 방에 무단 침입한 것에 대한 사과도 없이 그런 말을 합니까 ...?"
"그래서 복도에서라고 ..."
"그럼 내 방에 지금 와서 봐! 침입이 있었다는 증거를 보여줄테니!"
나는 무심코 야오아키의 어머니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 손은 공중에서 멈췄다.
어느새 현관에 와 있던 관리인 할아버지가 내 팔을 잡아 멈춘 것이다.
"야오아키는 지금 불러올거야"
"관리인 ..."
"아버님! 그만두세요.이 사람은 ..."
"야오아키가 정말 몰래 들어갔다면 그것은 범죄니까. 우리의 관리 책임 문제이다. - 토시아키 씨, 잠깐만 기다리라구 "
미소에 독특한 박력을 지닌 할아버지.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까 쥐어진 팔뚝을 문질렀다.
손가락이 박혀 있던 부분이 아직 얼얼하고 아린다.
무슨 바보같은 힘이야 그 할아버지.
잠시 후, 파자마 차림의 야오아키가 끌려왔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창백해진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밝혀졌다.
관리인 할아버지는 야오아키의 안색을 살피자 아무 말도 않고 귀를 잡아, 문답 무용으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아, 아파 아파! 할아버지 아파!"
"토시아키씨 방에 갈까. 거기서 다시 한번 실장석을 발견했을 때의 일을 가르쳐주지 않겠냐?"
"아 ......! 아, 싫어 싫어 !! 나는 ...!"
"야오아키, 실장석을 어떻게 했어?"
중간에 끼어든다.
나는, 대답에 따라서는 야오아키을 후려갈길 각오로 다가갔다.
그 후의 일은 알 바 아니다.
그 박력에 기가 죽었는지, 야오아키는 무서움이 가득한 눈으로 되돌아본다.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은 채 야오아키의 목덜미를 잡는다.
저쪽에서 어머니가 뭔가 외치고 있지만, 어쩐지 우리 중 아무도 듣지 않는다.
나의 호소로 할아버지는 야오아키에게 마리를 어떻게 했는지 추궁했다.
하필이면 마루를 묻은 하천 부지에 버리고 온 것 같다.
그 말을 들은 할아버지는 야오아키에게 잠옷 차림 그대로 안내를 시켰다.
이 시간은 옷을 걸치고 있어도 꽤 춥다.
그런데 할아버지도 야오아키도 상의도 없이 잠옷 차림 그대로이다.
야오아키는 덜덜 떨고 있지만, 할아버지는 전혀 용서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잠시 후, 하천 부지에 다다랐다.
거기는 마루의 무덤이 있는 쪽 건너편이었다.
"왜 너는,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는 나쁜 버릇이 있을까? 응?"
"아 ......아저씨 ...... 미안 ... 미안 ......"
"물론 애완 동물은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마음대로 할 게 아닐텐데? 알겠나?"
"응 ...응, 미 ...... 미안 ..헹...."
"그럼 버린 실장석을 찾아라. 지금 당장"
"에, 에에에엣?! 지금부터?!"
"그래. 자, 서둘러라. 찾을 때까지 집에 돌려보내지 않을테니까"
반발하는 야오아키에게 재빨리 할아버지의 살기가 담긴 째려보기가 작렬한다.
무서운 할아버지다!
지금까지 몇번이나 만났지만, 이렇게 무서운 줄은 몰랐다.
게다가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아까부터 계속 웃고 있다는 것이다 ...
나는, 조금 전까지 펄펄 끓어올랐을 터인 분노가 빠지는 것을 실감했다.
불쌍한, 야오아키는 울면서 잠옷 그대로 풀숲을 뒤지는 처지가 되었다.
나도 마리의 이름을 부르면서 필사적으로 찾았다.
물론 할아버지도 도와주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몇 마리의 들실장을 발견하기는 했지만, 마리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저리고 헐떡이며 나는 아까 잡은 들실장에게 링갈로 말을 걸었다.
"야! 여기에 이 정도 크기의 자실장이 없었나?"
"그런 자 따위 모르는 데스. 이 근처에는 우리 가족과 아까 발견한 독라 똥벌레밖에 없었던 데스 "
"독라?"
싫은 예감이 들었다.
나는 마리의 선물로 사온 별사탕을 들실장에게 주고, 독라가 있던 장소를 가르쳐주도록 했다.
잠시 후, 조금 키가 큰 풀숲 속에서 거무칙칙하게 변색된 섬뜩한 물체가 발견되었다.
...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은 마리와 비슷한 체격의 자실장이었다.
양팔은 뜯어먹히고 온몸은 똥범벅이 되어 간신히 발만은 원형을 보존하고 있었지만 얼굴은 구타로 엉망진창, 귀는 부러지고 척추도 구부러졌다.
그 모습을 본 들실장이 데프프프 웃고 있다.
구샷!
"데벳!"
다음 순간, 그 녀석은 내 발 아래에서 생을 마감했다.
검은 덩어리가 된 자실장을 안아올린다.
'마리 ... 니? "
"테 ..."
힘없지만 응답이 있었다.
나에게는 왠지 확신이 있었다. 이것은 역시 마리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여러가지 의미로.
"찾았습니다. 이런 꼴이 되어 있었지만"
야오아키와 할아버지 앞에 마리의 무참한 모습을 들이댄다.
무심코 물러나는 야오아키에게 할아버지가 사정을 묻고 있다.
독라로 만든 것은 분명히 야오아키 자신 같다.
그 순간 나는, 야오아키에게 명확한 살의를 품었다.
방금 잡아 죽인 들실장처럼.
아니, 아이가 한 짓에 어른답지 않다고 하면 그 말도 맞지만,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다.
원래대로라면, 나는 다음 순간 확실히 야오아키에게 주먹을 휘둘렀을 것이다.
온몸의 피가 끓고 임계에 도달하는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자각이 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아니, 할 수 없었다.
야오아키는 할아버지에게 실컷 얻어맞고 공중제비를 치며 쓰러졌다.
"야아, 미안하구나"
날아간 손자는 상관 없다는 듯한 태도로 할아버지가 말을 걸었다.
"전에 고하쿠씨의 강아지가 없어진 적이 있었지. 그것도 실은 이 녀석이 마음대로 꺼내서 어딘가에 버리고 왔기 때문이에요.
그 다음은 고하쿠씨의 무서운 책망이었죠,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
"... 그, 그랬나요?!"
"그 때도 그 건으로 녀석을 몹시 꾸짖었을텐데요, 아무래도 이 바보는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약한 걸 괴롭히기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이죠, 곤란한 놈입니다 "
"하, 하아 ..."
왠지 알 수있다.
전에도 이녀석이 잡아온 딱정벌레와 사슴벌레를 일부러 같은 용기에 넣어 죽을 때까지 싸우고 있는 것을 바라보거나 낚아온 가재가 동족상잔하는 모습을 보고 웃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하쿠씨와 제니도 녀석의 짓이었던 것인가.
물론 끝까지 발견되지 않았지, 그녀석.
자신의 죽은 아이 대신으로 굉장히 소중히 길렀다고 ... 규약 위반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별로 공감 못했지만.
고하쿠씨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이사 갈 때의 일이 생각난다.
"앞으로 이 녀석은 내가 잘 타이르겠습니다. 그러므로 부디 이것으로 봐주시지 않겠습니까?"
"에 ... 아, 하아 ..."
지나친 전개에 나는 이미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오늘 처음 모습을 보일 때 그대로의 모습으로 쓰러져 있는 야오아키을 억지로 끌어세웠다.
정작 야오아키는 더 이상 울음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덜덜 떨면서 실금하고 있다.
무, 무섭게 박력넘치는 교육이다 ...이 할아버지가 있으면 야오아키는 분명 훌륭한 성인이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데 할아버지는 이번에는 이쪽에 등을 돌린 채 말을 걸어왔다.
"- 그렇지만 토시아키 씨, 계약 위반은 위반입니다"
"그 ...!"
"애완 동물 금지인데 애완 동물을 길렀다는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이쪽의 문제는 깨끗이 했지만, 이번에는 그쪽도 이치에 따라야 하겠지요"
"..."
이치에 따른다고 하면?!
얻어맞는 것인가?! 죽이는 것일까?!
도무지 이길 생각이 안 나지만, 나는 앞으로도 마리를 도와주지 않으면 안 돼.
아무리 관리인 할아버지라도 온다면 죽기살기로 반격한다!
등과 다리를 부들 부들 떨면서 생각하고 있으니 ...
"그 실장석은 그대로 길러도 괜찮습니다"
"- 헷?"
"그렇게 소중한 아이라면 버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다만"
"다만?"
"다음 아파트 계약 갱신은 거절입니다 .-- 계약 종료까지 애완 동물이 가능한 새로운 집을 찾아주세요 "
뭐, 진짜입니까?
계약 기간 ...... 남은 기간은 반년밖에 없는데 .........
"애완 동물 문제는 그때까지 눈을 감고, 이 녀석도 아들들도 간섭은 시키지 않는 대신, 이 녀석이 마음대로 방에 들어간 것도, 용서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
그 제의를 지금의 내가 거절할 리가 없었다.
절대, 그런 배짱은 어디를 짜내도 나올 리가 없다!
상황은 ...... 힘든 지경에 처해 있다.
어째서, 어째서 그런 사건 후에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건데 ....
나는 깜깜한 기분으로 아파트에 돌아왔다.
마리는 약간 의식을 되찾았다.
춥지 않다.
매우 따뜻하다. 그리고 부드럽다.
조금 전까지의 차갑고 아픈 곳이 아니다.
와타찌는 산산조각으로 된 옷을 모았다.
손씨가 아팠지만, 발씨가 움직이지 않았지만, 열심히 노력해 모았다.
더러워져서, 물을 찾아서, 세탁하고 있었다.
그랬더니 모르는 동족이 와서 와타찌를 때렸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그만두라고 말해도 그만두지 않았다.
빨래는 할 수 없었다. 손씨가 먹혔다, 발씨도 뜯겼다.
온몸이 아팠다.
닝겐 마마의 이름을 가득 불렀다. 하지만 누군가가 와타찌의 입에 똥을 넣어 조용히 시켰다.
가득 괴롭힘당하고 죽을 뻔했다.
마마를 만나고 싶었다, 닝겐 마마를 만나고 싶었다.
이제 죽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와타찌 아직 마마의 소원을 이루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죽지 않는다.
- 마마 ...
아직 마마는 웃어줄까?
닝겐 마마의 옆에서 웃어주겠지 -?
※ ※ ※
마리의 눈이 살짝 뜨였다.
나는 안심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심한 상태였다. 잘도 살아 있다고 감탄할 정도로.
하지만 ... 어쨌든 다행이다!
나는 마리를 찾아 돌아오는 즉시 위석을 적출하고 시판되는 영양제에 담갔다.
별로 쓰고 싶지 않은 수단이었지만 굳이 강행한다.
이 정도까지 극한의 타격을 받고 있는 이상, 위석을 적출해두지 않으면 어떤 계기로 치사에 이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것은 아르바이트할 때 본 실장석 치료에 관한 문서에서 설명된 중상을 입은 실장석에 대한 조치이다.
만약 그것을 보지 않았다면, 이런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일을 구한 것에 새삼 감사를 느낀다.
그 후에 최대한의 치료를 하고, 겨우 대충의 처치를 마쳤다.
라고 생각했지만 입안과 내장의 세척까지 해야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설마, 똥까지 먹였을 줄은 몰랐다.
정말 곤욕을 치른 듯하다.
울고 싶은 기분을 필사적으로 참고 나는 마리를 구하려고 애썼다.
한때 많은 실장석을 학살한 내가.
단 한 마리의 자실장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라니.
옛날의 나 자신이 본다면 웃을까?
바보 같은 행위,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비웃을까?
하지만, 그런 것 따위 아무래도 좋다.
실장석이라서가 아니다.
애완 동물이기 때문이다.
나와 녀석은 인연이 있다.
너무 가늘고 약해 자칫 어떤 계기로 쉽게 끊어져버릴 것만 같은, 어설픈 인연.
하지만 그것을 잃을 수 없다.
그 이유를 나는 이 아이의 모친, 마루에게서 찾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대가를 아직 치르지 않았다.
게다가, 이 아이와의 약속도 있다.
상대가 누구든 한 약속은 약속이다.
나는 그것을 지켜야만 하는 것이다.
엉터리같은 신체 구조의 실장석은 충분한 영양과 휴식을 취하면 즉시 부활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위석이 무사할 때의 이야기.
아니나 다를까, 마리의 위석에는 금이 가 있었다.
그것은 간과하고 지나갈 만큼 희미했지만, 영양제에 담근 순간 그 존재를 어필하는 것처럼 기포가 한방울 떠올랐다.
이번 일은 역시 마리의 위석에 상상 이상의 데미지를 주었던 것 같다.
혹시 발견이 늦었으면 자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단 금이 가버린 이상 이 균열은 더 이상 복구할 수 없다.
기껏해야 더 이상 위석이 갈라지지 않게 조심할 수밖에 없다.
마리의 몸이 충분히 회복되면 위석을 되돌려주기로 하자.
하지만 그때까지는 ...
"테츄 ..."
"정신이 드니, 마리?"
"테 ..."
"이제 걱정 마라, 마리, 푹 쉬어"
"테에 ... 테에에에 ..."
"오늘은 내가 곁에서 보살필테니 안심해도 좋다"
"테츄 ..."
마리는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죽여 울고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지만 심한 부상 때문에 그것도 여의치 않다.
손을 잡고 안심시켜주고 싶지만, 뜯어먹혔기 때문에 그것도 할 수 없다.
이제 회복되기 전까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나는 그저 가능한 한 마리의 옆에 있어줄 수밖에 없었다.
마리, 죽지 마.
무조건 도와줄테니까 ...
"닝겐 마마 ..."
링갈로 번역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귀가하고 세 시간이 지난 뒤였다.
"미안해요 테츄 ... 와타찌 옷 잃어버린 테츄 ... 모아서 빨았는데 ... 테에에에 ... "
"괜찮아, 이제 ... 괜찮아"
"테챠아아 ...... 머리도 ... 닝겐 마마가 씻어준 머리도 없어진 테츄 ... 테챠아아아 ..."
"그런 건 상관 없어, 나는 .-- 그래도 마리를 제대로 지켜보고 있으니까"
"테 ......"
마리가 한순간 경직된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곧 힘이 빠져버린다.
정말 괴로운 것 같다. 보고 있는 나도 괴롭다.
이런 마리를 보고 있으면 몇번이고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것이 "실장석 활성제"라는 약품이다.
이것은 전용으로 기른 자실장에게서 추출한 엑기스를 정제한 것으로, 실장석의 피해를 극적으로 회복시켜버리는 것이다.
너무 효과가 좋기 때문에 보통은 수백 배 희석하여 사용하는 듯하다.
그것은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 너무 비싸다.
월 중간부터 아르바이트에 들어간 내 월급이 단번에 전부 없어져버릴 정도인 것이다.
... 모처럼 일이 구해져 슬슬 저금을 생각했는데 배와 배꼽을 바꿀 순 없지.
내일 점장에게 간절히 부탁해보도록 하자.
그날 밤 나는 밤새 마리를 간병하고 비틀거리면서 출근하게 됐다.
그동안 마리는 안정 상태.
이제 벽장에서 몰래 기를 필요는 없어져서 테이블 위에 놓아둔 상자 침대에서 자고 있다.
돌아올 때까지 먹이도 물도 주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다.
점심 시간에 한번 와서 모습을 보기로 하자.
각각의 열쇠를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확인하고 나는 아르바이트를 서두른다.
오늘 아침에는 야오아키를 만나는 일이 없었다.
※ ※ ※
오전 중 자꾸 엄습하는 수마와 필사적으로 싸우며 어떻게든 점심 시간까지 버텼다.
나는 점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여 일시적인 귀가 허가를 받으려 했다.
이야기를 들은 점장은 눈살을 찌푸리고 내 얼굴을 노려봤다.
윽. 설마 안 된다고 하려나?
"통근 시간, 몇 분이죠?"
"네?"
"그러니까,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 시간"
"아, 자전거로 대략 10분 정도입니다."
"왕복 20분인가, 그 아이의 치료는 얼마나 걸리죠?"
"아, 아마 ... 그게~ ..."
"휴식 시간 45분? 빠듯하지 않아?"
"에, 아, 하아 ... 그게 그렇습니다만 ..."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나의 점심 시간은 지나간다.
무심코 발을 동동 구르고 점장은 그것을 보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돌아가면 바로 여기로 돌아오세요"
"네? 하지만 그러면 ..."
"집에서 치료하면 당신이 점심을 먹을 시간도 없겠지? 그 아이를 여기에 데려오면 간단하잖아 "
"네?"
발구름을 멈춘다.
"점장님, 그거 설마 ..."
"시간 간다, 멍하니 있으려고요?"
"하, 하이!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
점장은 멋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감사합니다 점장! 정말 멋진 배려!
내가 가게의 뒷문으로 뛰쳐나와 자전거에 걸터앉고 질주하기 시작한 것은 그 대화의 불과 30초 후였다.
집에 돌아가 마리의 모습을 살핀다.
조용히 잠들어 있다. 그리고 희미한 숨소리도 들린다.
좋아,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보아하니, 특히 문제도 없는 듯하다.
이대로 상자 침대를 비닐 봉투에 넣으려고 살짝 든다.
일단, 위석을 넣은 용기도 가지고 가자.
나는 신속하게 준비하면서 자전거의 오른쪽 손잡이 부분에 가방을 매달고 달리기 시작했다.
바구니를 달지 않아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다려 마리, 곧 괜찮아질테니까.
가게로 가는 도중에 배에서 소리가 난다.
그러고 보니, 아침도 먹지 못했다.
과연 점심까지 굶으면, 오후에는 일이 될 리 없지.
부득이하게 도중에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이라도 사기로 한다.
지갑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확인하자 나는 길을 벗어나 편의점으로 향했다.
나로서는 밤을 샌 것 치고는 상당히 머리가 맑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극도의 피로에서 오는 장렬한 "착각"이었다.
나는 과연 편의점 안에 마리를 데리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자전거 핸들에 걸려 있는 상태로 자전거를 세웠다.
금방 돌아오니까 기다리고 있어 마리.
테스, 테스 ......
"데스데스우. 데스, 데스데스"
"테츄테츄, 텟츄!"
"데스우 ... 데스데스!"
"테츄!"
"오-오잇!"
- 쿵
※ ※ ※
자전거를 세운 뒤 편의점 봉투를 가지고 매장에 뛰어든다.
꽤 여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점심 시간은 남아 있지 않았다.
가게의 뒷문을 통해 휴게실에 들어간다.
여러가지 업무상의 사정으로, 마리는 매장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여기까지가 한계이다.
편의점 봉투에서 주먹밥을 꺼내 억지로 입에 넣으려고 한 그 순간 ... 왠지 굉장한 악취가 풍기는 것을 깨닳았다.
뭐, 뭐야 이거?!
"토시아키 씨, 돌아왔 ...... ?"
아르바이트 동료인 아이가 휴게실에 들어오자마자 경직한다.
그리고 조용히 문을 닫고 잠시 후 점장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동안 나는 냄새의 근원인 듯한 '마리가 들어 있는 편의점 봉투」의 내용물을 보고 눈을 치켜뜨고 있었다.
"토시아키 군! 이것은 도대체 ...?"
"저,점장님?! 아, 아니 이것은 ... 도대체 뭐가 뭔지"
「뭐, 뭐냐고! "
"텟츄우 ♪"
실내에 가득한 냄새는 실장석의 똥냄새이다.
마리가 들어간 봉투 속에 어느새 다른 자실장이 한마리 섞여 있었다.
그 녀석은 상자 침대에 상당량을 배설한 뒤, 황홀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양손을 올려 테츄테츄 자신의 귀여움을 어필하고 있다. ...... 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 녀석이 싼 대량의 배설물 아래 마리가 파묻혀 있는 것을 즉시 깨닫고 여느때처럼 스위치를 당겨버렸다.
그 후 취한 행동에 어떠한 망설임도 없었다.
툭
"텟츄우 ♪"
-꾸욱!
"치벳?!"
철퍽!
들자실장은 순식간에 적록색 얼룩으로 변했다.
즉시 마리의 상자 침대를 봉투에서 꺼내 똥을 긁어내고 구출한다.
더러움은 심했지만 얼굴을 벌름 벌름거리고 있기 때문에 간신히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나는 후우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토, 토시아키 군?!"
"끄, 꺄아아앗!"
"아, 죄, 죄송합니다! 바로 이 분충의 똥을 처리하고 ..."
"그건 아니잖아!"
순간적으로 의미를 몰랐다.
아무런 의문 없이 티슈로 손의 오물을 닦아 떨어뜨리고 있는 나의 발 밑을 보고, 점장과 아르바이트 동료 아이가 표정을 바꾸고 있다.
아, 아.
아차, 언제나의 감으로 그만!
"아, 아니, 점장님, 이, 이건!"
"당신 ... 지금 아무 망설임도 없이 ... 죽였지?"
"지독해 ... 토시아키 씨, 짜부러뜨리고 ... 게다가 내팽개치다니 ... !!"
무언가가 마지막을 고하는 느낌이 들었다.
※ ※ ※
결국 마리의 안면에 똥을 싼 새끼벌레의 배설물은 점도가 높았던 것이 다행으로 마리의 체내에 들어간 것은 없고 기도도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질식할 일은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상당히 약화한 것은 틀림없다.
점장은 처음의 말대로 마리에게 간단한 치료를 해주었다.
내가 원했던 활성제 주사를 놓고 그 날의 영업이 끝날 때까지 휴게실 구석에 마리를 두게 했다.
덕분에 마리는 여기에 데려오기 전보다 건강을 되찾고 폐점 무렵에는 테찌테찌하고 울고 웃는 얼굴을 보여줄 정도가 되었다.
과연 활성제, 그 효과는 극적이다.
하지만.
치료의 대가는 너무 비싸고 지나쳤다.
나는, 자실장의 잔해와 배설물의 처리를 맡아 그날의 매장 업무에서 빠졌다.
그리고 두려웠던 엄중 지적 및 처분을 검토하겠다는 권고.
그 이유는 먼저의 자실장 말살 행위가 새로운 사태를 발생시켜버려서, 영업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점장은 애완 동물 가게 경영자라지만 그렇다고 결코 실장석 애호파는 아니다.
그러나 탁아된 자실장을 아무 생각없이 말살한 것으로 발생하는 제반 문제는 확고한 근거가 있었다.
먼저 심한 실장석 애호파임이 판명된 아르바이트 동료 아이가 반 광란 상태가 되어 나를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게다가 자기 일까지 내팽개치고 그런 것이다.
이는 매장 카운터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하였다.
또한 자실장의 냄새를 따라 나중에 온 친실장이 뒷문에서 계속 소란을 피웠다.
이것을 쫓아내려고 밖으로 나온 나를 아르바이트 동료 아이가 멈춰세워 비난을 추가한다.
친실장은 그 틈을 타 우리들의 발밑을 지나 뒷문으로 침입, 휴게실 바닥에서 냄새로 자실장의 죽음을 깨닫고 흥분, 또 다시 내 추적을 빠져나가 매장에 들어가버렸다.
- 그 참상은 상상에 맡긴다.
친실장이 다른 애완 동물에 직접 위해를 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낮은 층에 놓여 있는 사육실장 수조를 발견, 이 녀석들에게 똥을 던져 위협한 것은 위험했다.
수조의 천장에 환기용으로 철망이 쳐져 있었는데, 거기에 친실장이 던진 똥이 들어가 안으로 푸드득 쏟아졌다.
이 시점에서 이 사육실장들의 운명은 정해졌다.
뭐든지 들과 접촉해버린 애완 동물 판매용 실장석은 소위 감염의 문제가 우려되어, 위생 관리상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왠지 약관에 따라 무조건 일제 처분해야만 하는 듯하다.
그런 이유로 매장에 전시 중이던 약 20마리의 자실장들은 아무 잘못도 없이 쓰레기 봉투에 담겨 불쌍하게도 폐기 처분되었다.
또한 매입 문제로 두 달 정도 뒤까지 실장석의 재고를 입하할 수 없는 듯하다.
이외에도 친실장 때문에 쓸모없어진 상품이 많이 나왔다.
자신의 자가 살해당한 것을 깨닳아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잡을 때까지 친실장은 필사적으로 날뛰었다.
아르바이트 동료 아이의 비난과 불필요한 제지 행동의 결과 필요 이상의 시간이 걸려, 매장은 아까 이상의 악취가 진동해 손님이 입장할 상황이 안 되었다.
마침 한가한 시간대여서 손님이 없었기 망정이지 만약 손님이 있었다면 더 심한 결과였을 것이다.
모든 게 끝난 친실장을 담은 비닐 봉투가 콘크리트 블록 위로 떨어졌을 때 시계는 오후 10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런 대형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탓에 나도 아르바이트 동료 아이도 모두 처분 검토가 되어버린 셈이다.
매장의 실제 피해는 더 이상 아르바이트생의 사과로 어물쩡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
물론 실제 원인은 마리를 가게에 들이도록 허가해준 일이므로 점장 자신도 큰 페널티를 받게 되는 듯, 나만 불평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가게는 삼일 정도 휴업하고 소독 청소한 후 상품도 대폭 교체한다고 한다.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 중에는 이 소동에 완전히 겁을 먹어 익숙한 점장조차 피할 정도가 되어, 이쪽에서도 다양한 까다로운 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전말로 많이는 아니지만 활성제 재고를 받기로 한 일은 없어졌다.
또한, 아르바이트 동료 아이에게 따귀를 맞고 악다구니를 받은 결과, 힘든 심정까지 떠안았다.
또한 중요한 초임도 지급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악몽 같은 한 마디가 더해진다.
하아 ...... 이제 어떻게 하라고요, 정말로 ...
세세한 처리 및 처분에 대한 보고는 나중에 다시 할 것이라는 냉혹한 선언을 점장에게 들은 나는, 날짜가 바뀔 무렵에야, 마침내 아파트로 돌아왔다.
처분 보고 저기, 하아, 그런 거 들어볼 필요도 없잖아.
이제 ...... 역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닝겐 마마? 괜찮은테찌? "
조금 전까지 전혀 괜찮지 않던 놈이 나에게 호소한다.
나는 지친 목소리로 직장에서 해고당한 일을 말했다.
"테 ... 해고는 무슨 뜻인 테찌? "
"일이 없어졌다는 말이야 .-- 그 약속도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거고 ..."
"테찌?! ... 큐우"
꽈당
"응? 어, 이봐, 마리?! 마리?!?!"
오랜만에 마리는 기절했다.
※ ※ ※
다음날부터 내 구직은 재개되었다.
그런 일이 일어난 이상, 이제 가게에 얼굴을 내밀 수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포기한 나는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진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정보지를 서서 읽고 유익한 것 같은 정보를 찾으면 메모해 공중 전화로 가고, 거기서 "이제 마감했습니다 ♪ "라는 대답을 받고 맥이 탁 풀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 전화 카드도 연이은 마감 완료 고지 탓에 점점 잔액이 줄어들어 이제 열번 정도 쓸까말까한 수준까지 갔다.
웬일인지 이번에는 일용직 막노동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다.
마침내 새로운 이력서를 살 돈도, 이력서용 사진을 찍을 돈도 없어져버려, 결국은 전에 돌려받은 이력서를 다시 사용하는 꼴이 된다.
방안의 책이나 안 쓰는 물품을 아울렛 숍에 파는 날들이 계속되지만, 매입 금액은 쥐꼬리만큼.
수중의 소중한 만화책을 거의 전부 팔아 넘긴 것으로 어떻게든 당분간의 생활비는 확보했지만, 이것도 언제까지 갈런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예전보다 불행이 커지고 있다.
뭐야, 이건? 도대체 어디서부터 궁색해진 거야?
나는 몇 번째인가의 거절 전화를 끊은 후 아파트로 돌아가면서 지금까지의 불행을 돌아보았다.
아르바이트 해고, 갑작스런 탁아, 아파트의 계약 갱신 중단 권고, 마리의 납치 및 학대, 마루의 죽음 ......
생각해보니, 마루, 마리와 만난 것과 아르바이트를 구해 잠시 일했다는 것 외에는 좋은 일이 하나도 없잖은가!
적어도 마루들과 만나기 전까지는 좀더 괜찮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 있었다.
이상하다, 뭐가 이렇게까지 상황을 망치는 거지?!
방에 돌아온 나는, 마중하는 마리의 얼굴을 바라본다.
마리는 활성제 덕분에 벌써 완전히 회복하고 건강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있었다.
하지만 역시 독라인 상태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얇은 수건을 찢어 만든 망토 같은 옷을 걸치고 있지만, 그 모습은 별로 실장석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실루엣을 본다면 조잡한 저주 인형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마리는 한껏 미소를 지어 나를 반겨주었다.
"닝겐 마마, 어서 오세요 테찌. 일 찾은 테찌? "
"아니, 아직이다"
"그런 테치 ...... 그래도 힘내는 테찌! 와타찌 응원하는 테찌! "
"네가 응원해봤자 ..."
"테? "
그만 입밖으로 나온 말에,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는, 순간 입을 손으로 막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테찌 ... 닝겐 마마? "
"아, 아니, 아니다. 아니야"
"테 ..."
싫은 기분을 뿌리치고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의 식사는 오늘부터 드디어 마리와 똑같아졌다.
떨이로 산 양배추와 소금, 그리고 빵 귀퉁이가 가득 든 봉투.
이것을 조금씩 나눠서 살아야 한다.
통조림이나 약간의 레토르트 식품이 남아는 있지만, 저것에 손을 대는 것은 마지막 순간.
조금이라도 절약하여 생활하지 않으면 나중이 무섭다.
어쨌든 나는, 다섯달 이내에 직장을 찾아 새 아파트의 계약금과 이사 비용을 벌어야만 하니까.
눈앞이 깜깜하다는 것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통통.
갑자기 방 문에 노크가 울린다.
누구일까?
우편이나 택배는 요즘 전혀 온 적이 없는데.
대답하고 문을 열자 거기에는 관리인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아 ... 관리인 씨?!"
"실례합니다. 오, 건강해진 것 같군요"
"테찌?"
내 어깨 너머로 안을 들여다보다 마리를 발견한 관리인.
그 표정은 언제나 온화한 미소이지만, 예전의 그것을 본 이상 본심을 읽지 못해 당황스럽다.
"귀엽군요. 이렇게 보면 토시아키씨가 애착을 가지는 이유도 알만하군요"
"하, 하아 ..."
"아, 그래. 이거, 남는 건데, 괜찮겠다 싶어서"
그렇게 말하고 할아버지는 반찬통이 여러개 들어간 비닐 봉투를 내밀었다.
무엇인가, 여러가지 반찬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제법 묵직한 것으로 보아, 상당한 양이다.
-는 건, 어?! 진짜?
"아, 감사합니다! 괜찮습니까, 이렇게 받아도?!"
"걱정 마시오. 너무 많이 만들어서 말이지. 아, 이상한 거 안 탔으니까, 그 꼬마랑 함께 드시길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풍선 인형처럼 몇 번이고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나의 태도에 신기한 듯 소리를 높이는 마리.
할아버지는 허리를 굽혀 마리에게 손짓을 한다.
조금 경계하고 있었지만, 내가 아무 말도 없자 경계심을 풀었는지 테찌테찌 달려온다.
할아버지가 머리를 쓰다듬자, 만족하여 기뻐하는 마리.
마리의 기묘한 모습에 아무 말도 없이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 마리의 머리와 쫑긋 움직이는 귀를 만지작거리며, 귀여워했다.
"정말 귀여운 아이네. 하지만, 우리 아들 부부는 이번 일로 꽤 화가 났어요. 아무래도, 야오아키가 내게 혼난 것은 토시아키 씨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
"네?"
"하지만, 약속은 지킵니다. 저것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너무 오래는 안 되지만, 이 아이를 여기서 소중히 키우시구려 "
"하, 하아"
"우선, 아들 부부와 야오아키는 토시아키 씨에게 색안경이 씌워진 듯해서 별로 얼굴을 맞대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여러모로 '
"뭐, 나쁜 것은 야오아키 쪽이지요, 게다가 그 건은 이미 끝났고. 그래서 이제 걱정할 것은 없소"
"..."
유쾌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리는 할아버지.
죄송한 마음이 가득한 나와, 할아버지를 향해 테찌테찌하고 우는 마리.
나는 아무 말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이 아이는 이대로는 춥겠네"
"네, 이제 옷이 없어져서"
"그럼, 이건 약소하지만 ..."
"네?"
할아버지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엔짜리 지폐를 한장 꺼내 나에게 건넸다.
"아, 이... 이건?!"
"나는 별로 실장석은 잘 몰라서, 알맞은 걸 사줄 수 없으니까. 이걸로 이 아이에게 뭔가 따뜻한 옷을 사주세요"
"하,하지만 ... 아무리 그래도 이런 ..."
"말하자면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 은 어떻습니까? 내가 이 꼬마에게 주는"
"어 ... 아, 하아 ... 감사합니다 ...!"
물론, 이것이라면 자실장용 기성복을 충분히 살 수 있다.
오히려 꽤 여유가 남을 것이다.
격한 빈곤에 처한 나에게는 너무나도 고마운 것이다.
하지만 ... 왜?
"그럼, 난 이만. 꼬마야, 감기 걸리지 마라"
"테칫!"비싯
"아, 경례입니까? 재밌는 걸 아는구나. 그럼 나도 ..."
- 비싯!
할아버지가 날카로운 경례를 돌려준다.
그것은 너무도 훌륭하게 절도가 넘쳤다.
대단해 ... 순식간에 자세를 갖추고 주위의 공기가 차가워진다.
이것은 설마 직업병?!
정작 마리는 경례를 돌려받은 것을 매우 기뻐하는 듯하고, 할아버지에게 미소짓고 있다.
나는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오직 계단으로 향하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테찌 ♪ 그 닝겐상 매우 좋은 사람인 테찌! 와타찌 마음에 드는 테찌 "
"아, 아, 그래 ..."
할아버지가 가져다준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한다.
쇠고기 감자조림, 죽순과 연근이 들어간 무침, 녹미채 조림, 양배추와 오이 장아찌, 그리고 약간의 쌀이 들어 있었다.
"맛있는 밥인 테찌 ♪"
"관리인님 감사합니다, 관리인님 감사합니다 관리인님 감사합니다"
"테찌? 관리인님 감사합니다 테치-"
내 흉내를 내며 마리가 손을 모아 복창한다.
솔직히 이 반찬 덕분에 나는 완전히 살아났다.
게다가 아주 맛있고 간이 다소 싱겁기 때문에 마리도 기꺼이 먹었다.
그나저나 할아버지는 마치 내 처지를 내다보고 있는 듯한 행동을 했다.
우연인가, 아니면 나이를 먹으면 그런 것을 알 수 있게 될까?
불행 후에, 이런 뜻밖의 행운도 온다고 재차 인식한다.
그러고보니 아르바이트가 정해진 것도 마루가 죽는 불행 뒤에 온 것 같군.
흔히 '행운과 불운은 번갈아 찾아오는 것 "이라지만,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뭐, 정말 불행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어떻게든 해야 하지.
우선, 마리의 옷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것이라면 내가 마음대로 쓸 수는 없다.
마리의 체격에 맞는 실장 옷 ...이라고 생각한 시점에 문득 무서운 사실을 깨닫는다.
이 마을에서 실장 옷을 파는 가게는, 내가 원래 아르바이트하던 곳밖에 없는데?!
※ ※ ※
다음날, 나는 마리를 보살피다 얻은 것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며 원래 직장에 가기로 했다.
마리의 실장 옷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마리의 크기는 어제 집에서 재놓았다.
그 후는 구입뿐이지 만 ...... 으윽, 점장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
밖에 나가기 전에 마리에게 말을 걸도록 시켜 또 열쇠 잠그기를 잊지 않도록 한다.
나는 자전거에 올라타 애완 동물 가게로 달렸다.
그런데.
가게에 도착한 나는, 의외의 사태에 경악했다.
먼저 입장 직후 점장과 마주쳤다.
우와, 위험해 ...라고 생각하고, 아니나 다를까 가게의 안쪽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그리고 치열한 추궁.
왜 연락하지 않았는가와 파도같은 설교가 시작되었다.
어?
어쩐지 이야기가 이상한데?
왜 해고당한 내가, 무단 결근으로 혼나야 되는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누가 해고한다고 했어요? 나중에 처우를 전할테니 연락하라고 했죠?"
라고 생각을 궤뚫어보는 듯한 말을 한다.
어, 나 아직 잘리지 않았어?
"일손 부족으로 고용했는데, 갑자기 두 명이나 해고는 불가능합니다. 당신이 전혀 연락하지 않으니까, 요 며칠간 나 혼자 힘들었다고요. "
라는 푸념까지 한다.
아무래도 이번 건은 모회사에 보고, 여러가지로 검토된 것 같다.
확실히, 다음날은 영업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기에 전문 청소 업체를 부를 정도라 보고는 불가피한 것이다.
점장도 이만큼의 문제가 발생했으니 아르바이트생의 해고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왠지 이번은 처분이 보류되었다고 한다.
이 문제는 들실장의 침입을 막기 위한 충분한 장치가 점포측에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흘러 뒤늦은 새 영업 매뉴얼 작성 및 매장 관리 체제의 재검토 형태로 마무리된 것 같다.
상부의 한 높으신 분이 문제를 지적 · 주장해준 덕분에 내 목은 가죽 한 장으로 이어진 것 같다.
나는 낯선 높으신 분께 감사하면서 점장의 한층 더 깊어지는 설교를 듣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동료인 애호파 아이는 스스로 그만둬버린 듯하고, 지금은 대리인을 본사에서 파견받아 버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조속히 내일부터 복귀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그럼 ...... 뭐, 뭐야? 이 행운 연발?!
들떠 있는 건 됐고, 나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마리의 실장복 구입이다.
기성품의 실장복은 물론 실장석의 성장에 맞추어 커질 수 없다.
한달간 극적으로 성장하는 자실장 등은 옷을 사자마자 바로 쓸모없게되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서, 필연적으로 소모품이고 수요도 많아진다.
현재는 화학 섬유의 발달로 약간이라면 신체 성장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눈속임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구매자는 대개는 "조금 큰 옷"을 사 간다.
10 센티의 자실장에 대해 15 ~ 20 센티 체격의 옷을 사거나.
그러나 그 결과 헐렁한 옷을 입은 자실장은 어색한 자신의 모습에 스트레스를 느껴버리게 된다고 한다.
요컨대 ... 자실장용 옷이라는 물건은 몇 번이고 구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혀, 교묘하다고 할까 뭐라고 할까.
결국 나는 마리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도록 사이즈가 딱 맞는 옷과 그보다 한 단계 큰 옷을 한꺼번에 구입하기로 했다.
가급적 싼 것을 선택하긴 했지만, 당연히 할아버지가 준 돈은 깨끗이 사라졌다.
으윽, 하지만 사태는 호전되고 있어.
나는, 약간의 잔금을 움켜쥐고 점장에게 인사하고, 파견 사원에게도 감사와 사죄를 한 뒤 급히 아파트로 돌아왔다.
※ ※ ※
"닝겐 마마 - ♪ 따뜻한 테찌! 감사한 테찌! 정말 기쁜 테찌! "
새로운 실장 옷을 입고, 마리는 기쁜 듯이 뛰어다녔다.
아마도 오늘은 마리에게도 좋은 날이다.
아르바이트의 부활 보고, 잔금으로 사온 별사탕과 푸딩 간식까지 따라온 것이다.
마리의 기쁨처럼, 그것은 정말 굉장했다.
손 안에서 싱글벙글 미소짓는 마리를 데굴데굴 굴려주면서 나도 덩달아 웃고 만다.
"마리, 이번에야말로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할테니까. 너도 제대로 기억하는 거야"
"예 테찌! 닝겐 마마와의 약속도 지키는 테찌 "
"도?"
문득 마리의 말이 마음에 걸린다.
"나 말고 다른 누군가 약속한 게 있나?"
"테찌. 있는 테찌. 마마와의 약속인 테찌 "
「에, 마루와? 그것은 어떤 거지? "
"테에에 ... 그것은 비밀인 테찌 ♪"
"에, 뭔데그래"
"어쩐지 말하기 쑥스러운 테찌 ♪"
"뭐야"
어쩐지 잘 모르겠지만, 마리는 손을 입에 대고 킥킥 웃고 있다.
치프프프 하는 그 모욕스러운 웃음은 아니다.
글쎄, 특별히 수상하지는 않아보인다, 그리고 마루와의 약속이라고 한다면 존중해줘도 좋겠지?
"좋아, 그럼 오늘부터 새로운 훈육 재개다. 이번에는 이불로 쓰는 수건 세탁 방법과 잠자리 정돈이다.
제대로 배우도록"
"테에에에에 ...열심히 할테니까, 그 손에 든 페트병은 넣어줬으면 하는 테찌이"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나날이 시작되었다.
※ ※ ※
- 그리고 3개월이 지났다.
점점 따뜻해져 겨울의 기운은 이미 지나갔다.
나는 일에 완전히 이골이 나 어느덧 그 들실장 난입 사건조차 잊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이쯤 되자 드디어 "월 소득'이라는 것에 눈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집세, 생활비, 공과금, 마리의 사육비용과 예산을 나누어 저축을 쌓는다.
아르바이트 수입은 결코 괜찮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체납하고 있던 돈도 지불해 겨우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되었다.
한때 끊어졌던 전기도 들어오고 쉬는 날에는 전기 요금을 걱정하지 않고 TV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마리도 텔레비전을 아주 좋아하여 어쩐지 여러가지를 기억하기 시작한 것 같다.
통신판매 프로그램이나 낮 멜로드라마, 또는 오래된 시대극을 좋아하는 것 같고, 이전에는 "오동 나무 장롱을 원하는 데스. 분명 에도시대 영주의 생활 분위기가 나올 터인 데스 '등의 영문 모를 말을 지껄이고 있었다.
어, 마리의 말투가 바뀌지 않았냐고?
그렇다, 이 석달만에 마리는 완전히 성체로 성장했다.
지금은 대강 키가 40센티미터 정도로, 여기에 처음 왔을 때의 4배 정도 커졌다.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일이지만, 뭐 커진 것은 경사.
물론 적출됐던 위석도 이미 체내로 돌려졌기 때문에 컨디션도 완벽했다..
그러나 반면 그에 따른 생활의 변화는 두드러졌다.
먼저 식사의 사정.
마리는 결코 과식하지 않고 처음처럼 적당량으로 참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적당량' 자체가 많아졌다.
이전에는 한 달이 갔던 실장 푸드는 이제 일주일 미만이면 떨어지고, 소비량을 생각하면 좋은 등급품을 살 수 없게 되었다.
지금 먹고 있는 것은 꽤 맛이 떨어지는 타입이다.
자실장 시절에 먹고 있던 것에 비하면 훨씬 먹기 어려운 듯하다.
그래도 마리는 불평 한마디 없이 깨끗이 먹어치우고 있었다.
다음은 목욕이나 세탁 등 물을 사용하는 행위.
이미 싱크대에서 목욕이나 세탁을 할 수 없어서 최근에는 아파트의 욕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세탁기 자체는 욕조 밖에서 하기 때문에 괜찮지만, 문제는 욕조이다.
비치된 세면기로는 마리가 몸이 잠기기 불충분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욕조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욕조에 마리가 혼자 들어가는 것은 키 문제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가게에서 팔다 남은 실장석용 받침대를 하나 싸게 구입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 받침대는 엄지실장 이상의 체격이라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기구의 일종답게 측면부에 작은 턱이 붙어 있다.
마리의 키가 닿지 않는 욕조 옆에 받침대를 놓고 이것을 계단 삼아 욕조로 미끄러져내린다.
안에는 내가 미리 얕게 물을 받아놨기 때문에 무심코 손이 미끄러져도 다치지는 않는다.
역시 욕조에서 나올 때는 손을 빌려줘야 하지만, 그 이외라면, 마리는 대체로 혼자 목욕할 수 있게 되었다.
머리가 없기 때문에 머리감기를 도울 필요는 없고, 마리는 전용 때밀이를 솜씨 좋게 사용해 정수리를 북북 문지른다.
지금은 더러움이 남는 일도 거의 없어 완벽하게 깨끗이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에 따라 마리 전용 목욕제 등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데다 겨울에는 피부 건조나 목욕 후 체온 보존을 고려하여 입욕제도 갖추어야 한다.
옛날 집에 마루가 있을 때에도 필요했던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모두 사려고 하면 상당한 부담이다.
게다가, 마리는 세제의 소비량이 너무 많다.
몸에 보글보글 거품이 이는 것이 좋은지 자꾸 과도하게 몸을 씻는다.
이것은 여러 번 당부했는데, 아무래도 양보할 수 없는 듯, 매번 반복된다.
이만큼 크게 성장한 마리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훈육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꾸지람보다는 '협상'에 가깝다.
하지만 평소 오락이 적은 마리니까, 이 정도는 ...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해버리는 나 자신도 있는 것이다.
다음은 실장 옷이다.
그때부터 매달 새 옷을 사는 처지가 되어, 지금 입고 있는 통산 네번째인 옷은 자실장용 옷과 차원이 다른 가격에 이르고 있다
적어도, 내가 가진 어떤 옷보다도 비싸다는 것은 곤란하다.
그래도 아마 앞으로 2개월 정도 지나면 교체다.
60센티미터 대까지 성장하면 대체로 멈출 듯해서 앞으로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
아프다, 너무 지출이 아파!
어쨌든, 이러한 다수의 지출이 겹쳐서, 나의 저축은 아주 조금씩밖에 되지 않았다.
말하자면 예정됐던 매월 저축액의 1/3 이하이다.
물론, 내 물건은 거의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기와 소프트까지 팔아치우고 이전부터 있었던 오락조차 깎고 있는 형편이다.
덕분에 내 방은 이제 "가서 밥 먹고 자는 곳」이 되고 있다.
그리고 집을 비운 사이는 오로지 마리의 차례라는 느낌이다.
마리가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지만 ...
내 안의 소중한 무언가가 조금씩 깎이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마리를 위해 쓰는 금액은 커졌지만. 그것은 결코 마리가 사치를 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마리도 검소한 생활을 강요당하는 상태인 것이다.
그럼에도 마리가 기세를 타 분충화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아직까지 주어지는 것에 사양과 감사의 말을 표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있다.
마리는 자라도 변함없는 응석받이 성격으로 집에 있는 동안 나에게 찰싹 붙어 떠나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커져도 포옹을 조를 정도로 아기 느낌이다.
옷을 입고 있지만 머리가 없는 마리와 산책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놀이는 모두 방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 때문인지 나와 노는 것도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이 되는 듯하다.
부모 (보호자) 와 떨어지라고 모질게 훈육했다지만 ... 이것만은 아무래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마리.
일로 나가있을 때는 아무 말도 없는데, 일단 귀가하면 임시 외출조차 슬픈 얼굴을 한다.
정말 나와 함께 있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버린 것 같지만, 도대체 어떡해야 할까?
뭐, 가사에 빠지기보다야 괜찮은 것이지만.
마루는 이 쯤에서 완전히 독립했었지만 ...
"닝겐 마마, 그게 무엇인 데스? "
"이건, 맥주라는 술이다"
"맥주? 처음 보는 데스. 맛있는 데스? "
"글쎄 ... 나도 몰라"
"데에? "
퇴근길에 내가 사온 것은 평범한 맥주 캔이었다.
평소에는 별로 마시지 않고 다 마시지도 못하는데, 오늘은 어딘지 모르게 충동적으로 사버렸다.
아니 ... 정확하게는 초조한 마음을 속이고 싶어진 것 뿐이다.
삼월도 곧 끝나려 하고 있었다.
내 아파트의 계약 만료까지 앞으로 두 달.
이 시점에서 내 저축은 이사 비용조차 되지 않는다.
차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으면 무리하게 부탁해서 운반을 도와주게 할 수도 있지지만, 공교롭게도 야반 도주를 경험한
입장의 나에게는 더 이상 그런 친한 친구는 없다.
하물며 이사 비용은 어떻게든 한다 해도 새로운 아파트의 신규 계약금도 없다.
나는 오늘 아침 출근 전에 역전의 부동산 중개업소의 리스트를 보았다.
- 도저히 안 닿는 건 아니지만, 손을 댈 수 없다!
아니, 만일 신규 계약금을 갖춘다해도 이번에는 너무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로 값을 올리게 될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다.
애완 동물이 가능한 매물은 방음 시설이라든지 어쩐지 여러가지가 추가돼서 임대료 시세가 이 아파트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이 정도라면 나 혼자서도 살기 어렵다.
하물며 지금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되면 이제 그 시점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가혹한 현실도 어른거린다.
요컨대.
이 시점에서.
나는, 이제 마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고달픈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에 마시지 않고 익숙하지도 않은 술 따위를 -
"너도 좀 마셔볼래?"
"데스? 하,하지만 ... 그래도 되는 데스? "
"오늘은 특별히. 이봐, 조금 핥아봐. 네 컵에 따라줄게"
약간의 장난으로 나는 마리 전용의 작은 플라스틱 컵에 맥주를 부었다.
그렇다고 해도, 1 센티미터도 안 되는 정도의 극히 소량이다.
나는 마리와 무의미한 건배를 하며 뱃속에 맥주를 떨어 넣었다.
너무 쓴맛과 지나치게 많은 탄산의 자극이 목으로 쏜살같이 내려간다.
눈살을 찡그리며 나는 맥주를 억지로 삼켰다.
게후-
게푸-
마리도 자기 몫을 마신 것 같다.
순식간에 뺨이 새빨개다.
이런, 뒤뚱거리기 시작했다.
곧 털퍼덕 그 자리에 주저앉은 마리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 뺨도 알코올 때문에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둘의 모습은 마치 사랑에 떨고 ......... 아니 실례, 잊어줘 농담이니까.
어쨌든, 나는 갑자기 과묵해진 마리의 모습이 신경쓰여, 안주인 오징어를 갉으면서 이유를 물었다.
"마마가 없는 데스"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이봐 이봐, 나는 여기에 있잖아가"
내 말에, 마리가 고개를 젓는다.
"닝겐 마마 아닌 데스. 와타시의 마마 데스 "
"엄마는, 마루 말이야?"
끄덕하고 수긍하는 마리.
잘 모르겠지만, 그 모습은 왠지 너무 힘들어 보인다.
술에 취해 있기 때문일까?
"마리, 여러 번 설명했잖아. 마루는 이미 죽어 ..."
"알고 있는 데스. 하지만 와타시는 계속 엄마가 보이는 데스 "
"어?"
왠지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이봐 이봐, 농담은 그만두자.
괴담을 이야기할 생각인가? 타이밍이 꽝이라구?
"기끔 마마가 옆에 서 있는 것이 보였던 데스. 마마가 보이면 닝겐 마마에게 좋은 일이 있었던 데스.
지금까지 계속 그랬던 데스 "
"뭐 ...?"
마루가? 서 있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정말 마루의 유령이 나온 것 같잖아!
글쎄, 만일 사실이라 해도 마루라면 무서울 것은 없지만 ...
마리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마마, 옆에 계속 있었던 데스. - 그런데 이제 보이지 않게되어버린 데스 ... 데에에에 ... "
마리의 눈에 갑자기 눈물이 고인다.
투명한 눈물.
하지만 그것이 가짜 울음이 아닌 것은 안다.
마리는 슬픔을 느낀다.
나는, 마리가 하고 싶은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능한 한 말을 골라 부드럽게 진정시킨다.
"마루는 내가 아니라 네가 걱정돼 지켜보고 있었을지도 몰라"
"뎃 ..."
"네가 어떤 곤욕을 치러도 반드시 살아난 것은 분명 마루가 지켜줬기 때문이야"
"데데, 그, 그것은 ......"
"하지만 너는 이미 훌륭하게 자랐다. 그래서 마루는 이제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납득했는지 아니면 이해되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마리는 어느덧 말을 멈추고 그저 나에게 안겨 있는 상황에 안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항상 마리는 얌전해진다.
아주 편안하다.
마루 ..?.
마리는 아직 마루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완전히 실장석치고는 드물게 정이 깊은 녀석이다.
생각해보니, 그 녀석이 죽은 지 벌써 네달 가까이 지난 것인가?
시간이 흐르는 것은 빠르다.
더 시간을 두고 취기가 빠지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 다음 행동에 옮긴다.
졸린 마리를 일으켜 목욕 준비를 시킨다.
수건 등 필요한 것을 모아 오면 마리는 내 무릎 위에 톡 올라탄다.
"이봐 이봐, 목욕이라고"
"데스우 ♪ 닝겐 마마, 안고 데려다주는 데스"
"뭐, 응석부리고 있네. 이봐, 내려와"
"데에에 ... 나중에 맛있는 차를 우려내주는 데스, 부탁하는 데스우"
"정말, 언제까지 나에게 응석부리려나, 이 녀석은"
져버린 나는 마리를 안아 목욕탕으로 향한다.
우우, 이런 달콤함이 치명적이 것은 잘 알고 있는데. 알고 있을 터인데.
실장석이 기세를 타게 하면, 점점 겉잡을 수 없어지는데 ...
아무래도, 이 녀석을 멀리할 수 없다.
멀리하는 맛이 맵다 -
언제 그 약속이 파탄날 지 모른다는 우려가있는 이상, 아무래도 -
마리를 목욕시키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여러가지를 생각한다.
마리는 몸을 씻으면서 고개를 갸웃하고 나를 바라본다.
"데에? 닝겐 마마, 무슨 일인 데스? 아까부터 조용한 데스 "
"응, 너보고 생각 좀 했어"
"데, 데에에에?!에 닝언 엄마, 야한 데스! 지지인 데스! 처녀 목욕을 들여다보다니 마이칭구인 데스! "
욕조 안에서 텀벙텀벙 물을 튀기는 마리.
그것을 보고 나는 오늘 처음으로 배를 잡고 웃었다.
"하하하, 이제 와서 무슨, 안심해라, 농담도 참"
"데에에! 위, 위험하지 않는 데스! 처녀의 순결이 더렵혀질까 생각한 데스 "
"무슨 바보같은 말이야. 이봐, 감기 걸리지 않게 단단히 잠겨라"
"데스우!" 비싯!
겨우 안심했는지, 마리는 경례를 하고 욕조 바닥에 앉아 어깨까지 잠겼다.
빠직 ...
"뎃? "
"왜그래, 마리?"
"지금,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난 데스? "
"아니, 안 들렸는데?"
"이상한 데스. 하지만 지금 확실히 ... "
빠직
어라 정말이다.
방금 나도 똑똑히 들었다.
어디선지 모르겠지만, 뭔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이다.
나는 욕실 창문을 확인하고 유리를 확인하지만 문제가 없다.
스테인레스도 주방의 통도 특별히 문제 없다.
욕조에 씌우는 뚜껑도 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어느덧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나는 단순한 "집 울림" 같은 것이라고 해석하기로 했다.
"자, 슬슬 올라와라 마리. 나도 빨리 목욕하고 싶다"
"닝겐 마마도 함께 들어가면 되는 데스"
"그렇지 않아. 내가 들어가려면 더 물을 넣지 않으면 ..."
마리를 욕조에서 안아서 물을 일단 뺀다.
기분 탓일까, 아직 마개를 뽑지 않았는데, 물이 조금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일단 기분 탓이라 하고 나는 물을 전부 비우고 새 물을 받기 시작한 뒤 마리가 잠옷으로 대용하는 다른 옷 (오래된 실장복을 꿰매서 만든 유용품)을 준다.
그리고 물이 모일 때까지 마리를 방으로 올렸다.
욕조에 물이 차는 시간은 대략 13분.
나는 시계를 확인하고 욕실로 향한다.
기분 탓인지 평소보다 더 느린 것 같다.
평소 팔할 정도밖에 없는 것 같은데 ... 수도꼭지를 충분히 틀지 않았던 것일까?
더 기다리는 것도 귀찮아서, 나는 참고 들어갔다.
빨리 목욕하고 나오지 않으면 마리가 또 퉁퉁 부으니까.
하고 웃으면 서 물을 멈추고 몸을 넣어 욕조에 잠긴다.
문득, ~ 오늘도 수고했구나! ... 라고 마음 속으로 자신에게 외친다.
빠직 빠직 ......
빠직빠직빠직, 빠직 ...!
"응?"
아까 들린 소리가 더욱 심하게 연발해서 울린다.
이상하다, 이것은 창문과 통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도대체 뭐가 ...라고 생각한 다음 순간.
- 뚝!
도-자-바아아아아악 !!!
"우, 우와아아앗?!?!"
자자자자자자자자자아아아앗 -
갑자기 욕조가 호쾌하게 갈라졌다.
욕조의 붕괴는 건축연도에 의한 노후화로 판명되었고, 집주인도 그것을 인정했다.
따라서 토시아키가 변상할 필요는 없었고 그 자신도 부상당한 곳은 없다.
불행 중 다행이긴 헀지만 토시아키의 불운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집주인은 아파트의 욕조를 즉시 수리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이 아파트의 거주자는 토시아키 단 한 명.
게다가 앞으로 2개월 뒤 퇴거가 확정되어 있다.
그렇다는 것은 고쳐도 당분간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수리했다고 해도 새로운 입주인이 들어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주인으로서는 쓸데없는 돈을 쓰지 싶지 않다는 심리가 작동한다.
아무리 임대료가 저렴해도 이 시골 마을에서 일부러 이런 곳에서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관리인 일가도 토시아키가 퇴거하면 아파트 입대업을 그만둘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즉 토시아키만 일방적으로 목욕을 빼앗긴 결과가 되어버렸다.
물론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욕조뿐이므로 샤워기나 수도꼭지는 계속 이용 가능하고, 몸도 씻을 수 있다.
그러나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거나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의외로 큰 문제다.
아무래도 목욕이 하고 싶어지면 목욕탕에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또 지출이 늘어난다.
마리에게는 샤워로 참아달라고 하지만, 그래서 부담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토시아키는 연달아 일어나는 터무니없는 불행에 답답해하기 시작했다.
그런 토시아키를 마리는 조금 떨어져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 ※
닌겐 마마, 몹시 짜증내고 있다.
와타시는 알 수있다. 계속 계속 봐왔기 때문에.
어떻게 된 걸까?
"통장'이라는 얇은 책을 보면서 항상 한숨만 쉰다.
그리고 슬픈 얼굴로 와타시를 본다.
아니 아니, 그런 얼굴은 싫어.
닝겐 마마 요즘 웃지 않아.
더 즐겁게 웃었으면 좋겠어.
와타시, 그러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게.
포트로 차를 탈 수 있어.
냉장고에서 과자를 꺼낼 수 있어.
TV를 보고 난 후 잘 끌 수 있어.
TV에서 배운 노래도 부를 수 있어.
아직 잘하지는 못하지만, 방 청소도 하는 거야.
닝겐 마마가 도와주는 일도 가득 있지만, 그래도 와타시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스스로 해.
그러니 ... 포옹 정도는 좋지?
와타시, 닝겐 마마의 옆에 있고 싶어.
안겨 있으면 닝겐 마마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본다.
그러면, 와타시도 닝겐 마마도 분명 안심이야.
하지만 ......
마마 ...
와타시, 엄마처럼, 닝겐 마마를 지켜볼 수 있을까 ...?
점점 불안해져 -
토시아키의 안타까움을 민감하게 감지한 마리는 스스로 최대한 어리광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직장에서 돌아온 토시아키를 보면 아무래도 마음이 풀어져 찰싹 달라붙어버린다.
마리는 이전과는 다른 이유로 토시아키에게 매달린다.
정확하게는 본인은 응석부릴 생각이 없다.
안기는 것으로, 토시아키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리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야오아키로부터 받은 학대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토시아키를 떠나서 겪은 공포와 옆에 있는 것으로 주어지는 안정감의 비교.
그것은 몇 번이고 마음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토시아키를 떠나는 것은, 마리에게 있어 죽음보다 무서운 고통이 찾아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토시아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시달리는 일이었다.
만약 자신이 마루와의 약속대로 토시아키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때는 죽어도 상관 없다.
아니, 행복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필요하다면 언제 내놓아도 상관 없다.
하지만 ... 토시아키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외롭게 죽는 것만은 절대 싫었다.
보통의 실장석이라면 절대 가지지 못할 헌신적인 감각.
마리에게 자신보다 토시아키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은 당연하고 의문을 품을 이유조차 없다.
마리는 철이 들기 전부터 토시아키에 대해 다양한 것을 배웠다.
자신을 낳아준 마마, 그 마마를 키워준, 더 멋진 마마.
그런 인식이 각인되어 있다.
토시아키 곁에서 살고 있는 것은, 마리에게 최고의 자랑이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 곁에서 살 수 있다면 어떤 고생도 문제될 리 없다.
식사를 참아도 좋고, 새 옷도 필요 없다.
자신이 부담이 될 것 같으면 모든 것을 잃어도 좋다.
그래서 토시아키가 기뻐한다면 -
계속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시아키 마리의 삶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팔아치우면서까지 새로운 실장 옷을 사거나. 쉬는 날은 계속 옆에 있어주었다.
자신을 위해 중요한 것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것은 실장석인 마리조차 짐작할 수 있었다.
닝겐 마마 -
이제 와타시는 괜찮아.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돼.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
독라라도 상관없어, 닝겐 마마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옷 따위 필요 없어, 추워도 참고 밥도 참는다.
간식도 필요 없어.
그러니까 ... 더 웃어?
즐겁게 웃어?
와타시 ... 닝겐 마마의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 ......
마리의 최대의 불행.
그것은 야오아키에게 받은 학대로부터 시작했다.
그때 위석에 금이 갔기 때문에 토시아키는 마리의 컨디션을 과도하게 걱정하기 시작했다.
위석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큰 충격을주지 않도록.
소중하게 소중하게 다룬다.
그것이 마리의 소망과의 엇갈림을 낳고 있었다.
마리를 염려하면서, 그녀의 소원을 깨닫지 못한 토시아키.
토시아키를 생각하면서 그의 걱정을 깨닫지 못하는 마리.
서로 강한 의지와 애정이 있지만 그 때문에 엇갈림은 커져 간다.
하지만 마리는 그것을 알만한 지식도 경험도 지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보통보다 정이 깊은 뿐인 실장석에 불과했다.
그래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가질 수 없었다.
"닝겐 마마"
마리는 토시아키의 다리에 매달렸다.
"추워?"
"아니, 아닌 데스. 닝겐 마마를 따뜻하게 해주는 데스 "
"..."
"와타시가 데워줄 테니 기운 냈으면 하는 데스 ♪"
한껏 밝은 표정을 만들어 토시아키의 다리를 껴안는다.
토시아키는 서투른 미소를 띄우고 말없이 마리를 떼어내 옆으로 피했다.
"데에에 ... 닝겐 마마 와타시가 옆에 있으면 싫은 데스? "
"..."
"닝겐 마마, 마치 와타시가 싫어진 것 같은 데스"
"..."
토시아키는 대답하지 않는다.
말없이 일어나 겉옷을 걸치고 옆의 202호실로 향했다.
"데에에, 어디 가는 데스? "
"옆방, 싫겠지만 잠시 혼자 있지 않겠나"
"데스 ......"
쓸쓸하게 토시아키의 등을 응시한다.
또 옆방에 가고 말았다.
최근에 자주 혼자 있고 싶어한다.
역시 ... 와타시의 존재가 방해되는 것일까?
마리의 마음에 초조함이 축적된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마리는 모른다.
다른 사육실장이면 날뛰거나 뭔가에 화풀이하여 스트레스 해소를 추구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더욱 토시아키에 부담을 주는 것을 마리는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슴 속이 답답해진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흐른다.
닝겐 마마 ...
그렇게 힘들어?
와타시, 닝겐 마마의 괴로움을 도와줄 수 없어?
만약 그렇다면 ...
와타시, 무엇을 위해 여기 있는 거야?
어떡하지? 어떻게 와타시, 마마처럼 될 수 있지?
가르쳐줘, 마마 -
- 또 한달 반이 지났다.
계약은 만료 직전이다.
토시아키의 초조함은 절정에 달했고 마리도 그 영향을 받아 괴로워하고 있었다.
빈 202호실에 벌렁 누운 토시아키.
무의미하게 천장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생활과 이사하기 위한 수단을 여러 번 검토한다.
하지만 여러 번 사고 실험을 반복해도, 마리의 존재가 걸림돌이 되어버린다.
마리가 있기 때문에 돈이 모이지 않았다.
가뜩이나 박봉인데, 사육 비용은 점점 늘어난다.
그렇다고 그것을 깎을 수는 없다.
이대로라면, 만일 기적적으로 이사를 해낸다 해도 어딘가에서 반드시 넘어진다.
지금은 다른 일을 찾으면 그만이지만, 버블이 꺼진 이 불경기 속에서 아르바이트 하나 찾기조차 어려움을 수반한다.
지금 이상의 좋은 조건의 일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물며, 나머지 보름 안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리와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어쨌든 돈.
그렇게 생각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권이나 도박에도 손을 댄 결과는 오히려 목을 조르는 형국이 되었다.
다행히 그렇게 쏟아부을 자금도 없었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이 냉혹한 현실은 토시아키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고 거칠어지게 했다.
사면초가.
그것이 지금 토시아키의 심경이었다.
최악의 경우 노숙이라도 해야 하나?
마리와 함께 나까지 들 생활인가 ...... 그것도 재미있을지도 ......
이제 왠지 피곤하다.
점점 마음이 가라 앉는다.
하지만 토시아키는 어떻게든 눈앞의 문제만이라도 해결해두고 싶었다.
방금 세탁하던 모습을 보고, 마리의 옷이 또 작아진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 입고 있는 것은 40 센티미터 크기의 실장석용이지만, 아무래도 마리는 어느새 45 센티미터 클래스의 체격이 됐나보다.
움직임도 상당히 답답한 것 같았다.
이대로 무리하게 작은 옷을 입고 계속 스트레스를 축적시키면 위석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모른다.
새 옷을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돈은 어디서 나오는가?
이번 달 저축하기로 계획한 비용을 전부 쏟아부어도 부족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토시아키는 고민하면서 실장 링갈을 만지작거렸다.
생각하면 이것은 상당히 비싼 등급의 것이었다.
충동 구매라고 해도 그때 왜 더 싼 물건을 사지 않은 걸까 ...
토시아키는 낯익은 실장 링갈을 힘껏 움켜쥐었다.
※ ※ ※
"데스우 ..."
"자, 사양말고 먹어라. 다 니 거니까"
"데스 ... 데스? 데스 ..."
"응, 뭐 ... 아무튼 먹어라!"
"데스 ..."
테이블 위에는 작은 잔치.
그날 저녁은, 양배추도 빵 귀퉁이도 아니다.
오랜만에 사온 편의점 도시락.
게다가 600엔이 넘는 스테이크 도시락이었다.
그 고기를 크게 잘라 마리에게 나눠준다.
편의점에서 데워온 것이지만, 아직 충분히 따뜻하다.
토시아키는 자기 몫을 먹으면서 오랜만에 호화스러운 맛을 만끽했다.
"데스 데스?"
"응, 왠지 식욕아 없어?"
풀풀
"데스우 ... 뎃뎃, 데에에에 ..."
"아, 뭐 그 ... 좋은 게 좋은 거지 ♪"
"데 ..."
마리는 상황의 변화를 민감하게 깨달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못하고 있었다.
토시아키는 다시 마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는 태도와 제스처만으로 말하고 싶은 것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덕분에 새로운 실장 옷을 구입할 수 있었다.
약간 남은 잔금으로 스테이크 도시락을 샀다.
이 스테이크 도시락은 마리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의 표시였다.
새로운 실장복을 착용한 마리는 복잡한 표정으로 토시아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데에에, 데에에"
샤워구나, 그래 그래.
지금 당장 준비할테니까.
목욕탕에 갈까?
"뎃스우, 뎃스우 ♪"
기분이 좋은 건가?
씻을 때는 스스로 씻어야지?
"데-, 데-, 데스우"
좋았어, 그럼 조금 놀아줄까.
"뎃스우 ......"
이봐 이봐, 이제 어른이니까 언제까지 응석부리고 있을 순 없어.
간신히 의사 소통은 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을 듯하다.
마리의 의지가 직접 전해지지 않게 되어버린 것은 괴롭지만, 그래도 마리에게 신체적 부담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직 문제는 방치된 상태였지만, 그것은 나중에 생각하자.
토시아키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솔직히 이제 될대로 되라는 기분이었다.
옷을 갈아입히고 전용 이불에 누워 쉬라고 얘기하자, 마리는 "데스우" 경례를 돌려준다.
토시아키는 미소를 지으며 전등의 불빛을 껐다.
마리의 체격은 더 이상 골판지 속 수건 이불에서 잘 수 없다.
따라서 토시아키는 두달 전에 실장석용 침구 세트를 구입했다.
이 때문에, 토시아키 극한까지 월 식비를 깎아 한번은 빈혈로 쓰러졌다.
하지만, 마리와의 약속이 토시아키를 떠받쳤다.
비록 자신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몰려도, 마리와의 약속과 마루와의 인연을 잃기보다는 좋다고 생각했다.
한편 마리는 이불에 기어 들어갈 때마다 복잡한 심경에 빠져 있었다.
마리는 이전처럼 허름한 골판지에서 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 어릴 때는 젖은 나무 판자 위에서 뒹굴고 있었으니까.
토시아키가 빈혈로 쓰러졌을 때, 마리는 세상의 종말이 온 듯 격렬하게 울었다.
토시아키의 분부를 어겨가며 큰 소리로 울었다.
필사적으로 간병하려고 했지만 실장석으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그냥 울면서 옆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분했다, 자신이 실장석이라는 현실이 너무 야속했다.
만약 자신이 닝겐이라면.
자신도 열심히 노력하여 토시아키와의 약속을 이루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더욱 가슴 안쪽이 아프다.
이번에도 새로운 옷을 위해 어떤 고생을 한 것일까?
토시아키가 자신을 위해 많이 걱정해주는 것은 기쁘다.
그렇지만 ...
둘이 잠자리에 몇 시간 후 마리는 살며시 이불을 빠져나와 토시아키의 머리맡에 섰다.
창문으로 조금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으로 방심하고 있는 얼굴이 보인다.
토시아키의 뺨을 살짝 건드리고 희미한 목소리로 「데스 ... "라고 울었다.
마리는 슬픈 기분을 필사적으로 억제했다.
토시아키는 실장 링갈을 ... 자신의 말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를 가지지 않게 되었다.
자신의 말이 직접 전해지지 않게 된 것은 마리에게 큰 충격이었다.
마리의 지능으로는 링갈이 없어진 것과 자신에게 새 옷이 주어진 일을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쨌든, 토시아키가 말을 걸지 않게 된 것이 괴롭다.
최소한의 말을 하면서 서투른 미소를 건넬 뿐이다.
그래도 충분히 기쁘지만 역시 슬펐다.
더 가득 말했으면 좋았다.
닝겐 마마.
와타시, 닝겐 마마를 정말로 좋아해요.
하지만 이제는 전해지지 않는거야?
와타시, 닝겐 마마와 이야기할 수 없어?
더 이야기하고 싶어.
좀 더, 닝겐 마마 정말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어.
오늘 생각난 것을 가득 전하고 싶어.
알아들었어?
아까 목욕 시간, 와타시 닝겐 마마가, 마마보다 좋다고 말했어.
하지만 ... 닝겐 마마는 가만 있었다.
역시 ... 와타시의 말, 모르겠어?
일단 인간과의 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경험한 실장석은 그것이 중단되면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주인에 대한 의존도나 애착이 클 수록 그 스트레스는 증가하게 된다.
단순한 이야기 상대도, 맛있는 먹이를 요구하는 것도, 이전에는 보통으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었을텐데 상대방이 원하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욕망에 대한 거부 반응도 포함한 의미이다.
맛있는 먹이의 제공을 거절해도 실장석은 이에 대해 "불만의 뜻을 표시'라는 다음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반응에 대한 반응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응 자체가 기존과 크게 달라져버리면, 실장석은 인간의 생각 이상으로 불안을 느낀다.
그만큼 실장석은 역경에 약한 것이다.
조바심에 사로잡힌 토시아키는 중요한 포인트마저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의사 소통이 불충분한 관계라면 이런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물론, 시간이 있으면 어느새 익숙해져스 의문을 품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한때 직접 대화를 나누던 때처럼 면밀한 관계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주인과 펫'의 관계로 정착하는 일이다.
실장 링갈은 인간과 실장석의 관계를 '주인과 애완 동물"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지만.
원래 관계의 균형을 변질시키기 위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없어져버리면 자연과 균형에 의해 원래의 관계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주인도 실장석도 서로의 입장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이지만.
그러나 마리는 다르다.
마리의 마음에는 단순한 사육실장 이상의 자각이 싹트고 있었다.
그것은 결코 여기에 오고나서부터의 일이 아니다.
토시아키와 만나기 전부터이다.
그래서 그 관계가 균형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마리에게 또다른 큰 불행은 만난 직후에 토시아키가 실장 링갈을 구입해온 시점에서 이미 시작했던 것이다.
토시아키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마리는 과거의 기억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마마, 닝겐 마마의 이야기해주는 테츄"
"좋은 데스. 그럼 오늘은 마마가 처음 토시아키 씨와 만난 날의 일을 이야기하는 데스"
"테에에에 그건 들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 테츄"
"지금까지 일부러 말하지 않은 데스. 그렇지만, 오마에도 이제 진짜 토시아키 씨를 알고 있어야 하는 데스 "
"진짜 ... 닝겐 마마?"
"그런 데스. 와타시는 옛날 ......"
※ ※ ※
지금으로부터 4 년 전.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였던 토시아키는 평범하고 변화 없는 생활을 답답하게 기억했다.
명확한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사소한 것이 자꾸 신경에 거슬렸다.
특히 실장석.
지금까지는 특히 흥미를 가지지 않았지만, 인근 공원에서 대량 발생해 자주 눈에 띄게 되고 나서, 그 외모, 성격, 행동, 소리 따위 특징 모두가 마음에 안 든다.
인간이 가진 추악한 욕망을 응축하여 인형 크기에 집어넣은 듯한 존재·실장석.
그런 놈들이 멋대로 길을 걷고 자신을 가리키며 유쾌하게 비웃고 있다.
가장 밑바닥의 분충에게 비웃음당한 굴욕과 일상의 무료함이 결합한 때.
어느덧 토시아키는 눈에 띄는 실장석을 살육하기 시작했다.
걷어차 날려 차도에서 차에 짓밟히게 한다.
강에 내던져, 익사.
벽이나 노면에 강하게 내동댕이친다.
옆차기로 머리를 날려버린다.
방망이로 때려 죽인다.
빠루 같은 물체를 사용하여 찌르고 후빈다, 때리고 찌그러뜨린다.
실장석이라면 뭐든지 좋다.
보이면, 죽인다.
비록 시야에 없어도, 찾아 죽인다.
골판지 하우스에 뛰어들어 가족을 몰살한다.
등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다.
죽인다, 죽인다, 어쨌든 죽어라!
모든 실장석은 내가 죽인다!
이윽고 토시아키는 실장석의 살육 자체에 쾌락을 찾게 되었다.
따분함을 억제하기 위함이었을 터인 행위가 굴욕감을 풀기위해 폭력의 '열락'을 추구하는 광기의 행동으로 변화한다.
매일 밤, 도구를 가지고 공원이나 교외의 숲, 하천 부지로 가서 처절한 말살 행위를 반복한다.
토시아키가 하고 있던 것은, 결코 학대가 아니다.
- 더 질이 나쁜 무분별한 "학살'이었다.
근교의 강가에서 놀고 있던 사육실장 가족을 문답 무용으로 전멸시킨 일도 있다.
그때는 주인에게 쫓겨, 하마터면 잡힐 뻔했다.
어떻게든 무사히 달아나 신분이 알려지는 것은 면했지만 그 이후 옆에 주인이 있을 때는 자제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점점 실장석 살육의 욕구를 키울 뿐이었다.
당연히 가족은 토시아키의 흉행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없이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추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묵인하려면 너무 심각한 행동이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여러번 주의를 주고 꾸짖은 적도 있지만, 「실장석은 해충인데, 구제하는 게 뭐가 나빠? "라는 반론에 정확한 대답을 말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하나의 이유가있다.
80년대 후반.
실장석의 성격과 사고방식은 현재의 정도로 확립되어 있지 않았고 해수로 취급되는 반면, 개 이상으로 인간과 친해진 애완 동물이라는 견해도 크고, 모두가 뒤섞여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애완 동물인 사육 실장이 산책하는 바로 옆을 들실장이 걷고 있어도, 주인은 그것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 현재 시점에서 보면 매우 문제있는 인식이 당연하다는 듯이 만연했다.
그런 혼란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장석이 해충이라고 해도, 인간의 친구라고 해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
토시아키의 부모가 그의 말에 강하게 반박할 수 없는 것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토시아키는 그 때는 대답을 피하고 나중에 완전히 머리에서 날려버렸다.
결국 부모는 토시아키를 막을 수 없어 마침내 어느 상담소를 방문, 적절한 대처를 강구해보자는 이야기로까지 발전했다.
그런 토시아키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오랜만에 귀향한 토시아키의 형 히로아키가 스스로 문제 해결을 맡은 것이다.
히로아키는 당시 해외 자본의 대형 동물 관련 기업에 근무하고 있었으며, 실장석을 이용한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 중이었다.
히로아키가 관리하고 있던 프로젝트는 전문 교육을 실시한 자실장을 육성시킴으로써 인간 정신면의 문제를 치료 또는 교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다른 동물에서 비슷한 일은 있었지만, 히로아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장석 측에 인간을 생각하는 마음을 각인시키는 것 "양측의 거리를 좁혀 친근감을 심기"타자와의 관계」나 「위로·상냥함"을 자각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일부 시설·가정에서 샘플의 배포와 테스트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사용된 자실장은 전문 시설에서 우수한 성적을 남긴 모체 실장이 낳은 것으로, 전문 기술을 가진 실장석에 의해 "현명한 개체'로 구분된, 본래라면 계열사의 각 애완 동물 숍에 보내져 사육실장 후보생이 되어야 할 자들이다.
그리고 그 중 몇 할인지는 프로젝트 실험을 위해 특별한 조치가 행해졌다.
모체 실장을 통해 특별한 태교를 철저하게 실시, 인간에 대한 생각을 잠재의식에서 변화시킨다.
출산 직후 모체에서 떼어 놓아, 분별을 실시하고 더 인식력 테스트를 거친 뒤 전문 브리더에 의한 교육을 한다.
일주일 후까지 살아남은 개체를 이용하여 실험에 돌입.
이것을 받은 사람은 인간에 대해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자실장과 접함으로써, 내적 변화를 촉진한다.
그러한 전망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좌절 상태였다.
아니, 다시말해 한없이 실패에 가까운 상태였다.
제공 단계에서 자실장이 "처음 접촉한 브리더 이외의 인간을"주인님"으로 인식한다"는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것은 "알에서 태어난 아이가 처음 보는 "움직이는 물체"를 부모로 인식하는 "각인" 효과를 닮은 현상일지도 모른다.
인간에 대한 인식 바꿔 치기의 결과, 자실장들은 "우선 누구를 주인으로 인식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처음 자신을 '보호'해준 사람을 주인으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후에, 이것은 실장석 자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이분법적인 인식력의 결여'가 초래한 결과라고 판명되지만 이로써 가장 필요로 하는 인간을 주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본래 요구되는 관계를 언제까지고 쌓아올릴 수 없다는 결과를 이끌어낼 위험이 있다.
현명했기 때문에 실장석은 가장 먼저 품은 인식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히로아키의 밑으로 "자실장이 대상자를 경계하고 낯설어한다" "대상자를 적으로 인식하고 제공자에게 보호를 요구한다"는 곤란한 보고서가 산처럼 쌓이고 있었다.
하지만 히로아키는 이번에는 이를 역이용하는 것을 떠올렸다.
자신을 주인으로 인식시킨 자실장을 제공하고 이에 "동생과 접하는 것"을 명령한다.
주인의 명령을 받아들인 자실장은 토시아키가 어떤 인간인가라는 개요를 배우고 준비한다.
이를 토시아키에게 주는 것으로, "타인의 실장석의 육성과 보살핌을 강요'하는 것이다.
친족이 소중하게 여기는 실장석이면, 아무리 죽이고 싶어도 손을 댈 수 없다.
그리고 자실장은 주인의 절대적 명령에 따라 무섭고 괴로워도 토시아키에게 붙어 있으려 한다.
그 결과 토시아키에게 실장석 학살을 억제하는 제어 능력이 몸에 붙으면 좋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어차피 불필요하게 된 테스트용 개체가 하나 줄어들 뿐이므로 큰 손해는 없고, 그때는 당초 예정했던 일을 하면 좋을 뿐이다.
이 "잘 되면 대박" 발상의 계획에 양친도 깊은 이해를 표시.
그리고 이 무모하다고 생각되는 대책은 실행에 옮겨지게 되었다.
토시아키의 밑으로 한 마리의 자실장이 온다.
이름이 없어 토시아키가 지어주어야 한다.
전부터 형을 이기지 못하는 토시아키는 "절대로 녀석을 죽이지 말라 "는 명령을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사고로 가장해 죽이는 것도 못하고, 하물며 그런 수단이 울분을 풀 수는 없다.
토시아키는 "죽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보살펴야 한다'는 고난의 삶을 강요당하게 되었다.
이 자실장이 나중의 마루이다.
토시아키는 뭐라고 테찌테찌 울면서 다가오는 자실장을 물리 치고, 멀리 새장에 가둬 거리를 두려고 했다.
눈에 띄면 무심코 죽여버릴 것 같아서, 사각 지대에 놓아 방치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상정하고 있던 히로아키는 "가끔 육성 정도를 확인하러 온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싫어도 자실장을 상대해야 한다.
토시아키는 실수없이 말하는 것은 전부 듣는 자실장에게 굳이 생트집을 잡아가며 학대를 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울분을 풀고 있었지만 그때마다 실장석에 빠삭한 히로아키에게 간파당하고 만다.
결국 토시아키는 「히로아키가 원하는 형태로 자실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꼴이 되어 내키지 않는 육성과 훈육 방법 및 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끊어질 것 같은 기분을 필사적으로 억제하면서 자실장을 훈육하는 토시아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가족도 예의 범절에 협력한 덕분에 자실장은 가족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면 점점 자실장에 손을 대기도 힘들어지는 것이다.
토시아키의 인내는 싫은 것 이상으로 강해지고 있었다.
자실장에 대한 훈육 방법도 결코 만전이 아니라 때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대에 가까운 행위를 해버리거나 돌발적으로 가사 상태로 만든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토시아키는 조금씩 힘을 조절하는 경험을 쌓고 올바른 훈육 방법을 익혔다.
그리고 어느덧 자신이 가르친 것을 자실장이 해냈을 때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고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훈육의 공부에 의하여 토시아키는 "실장석의 본질」도 배우게 되었다.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 무엇이든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인간을 노예처럼 생각하는 뻔뻔함.
그런 것이 마루 속에도 숨어 있다는 현실의 직시.
그것이 토시아키 마음의 해방에 제동을 걸고 있었다.
따라서 토시아키는 마지막 단계에서 마루와 함께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었다.
한편 자실장은 토시아키의 횡포에 가까운 교육 방침과 지나치게 엄격한 훈육을 두려워하면서도 열심히 토시아키에게 붙어 응석부렸다.
언제 뚜껑이 열릴지 모르는 상대에게 필사적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해야만 한다는 공포.
그것은 언뜻 보면 보통 주인과 사육실장의 관계로 보이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곧 자실장은 배웠다.
자신이 순순히 명령을 받아들이고 얌전히 있으면 토시아키는 화내지 않고 그만둔다.
즉, 거리 두는 방법을 익히면 좋다,라고.
그것에 더해, 배운 것을 제대로 해내면 좋다.
이것은 결코 이론으로 생각해본 게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라는 감각적인 것에 불과했지만 점차 효과가 보였다.
그런 서투르기 짝이 없는 생활이 일년이 넘어 곧 「마루」이라고 이름붙여진 자실장은 완전히 제 몫을 하는 성체 실장이 되었다.
어느덧 토시아키는 마루에게 손을 대지 않고, 스스로 함께 산책을 나가게 되었다.
몰래 집을 빠져나와 실장석 학살을 즐기는 일도 더러 있었지만, 어느새 그것도 없어졌다.
학살하고 돌아오면 동족의 피 냄새에 반응하여 마루가 심하게 무서워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토시아키는 마루가 싫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었다.
그러던 무렵, 사건이 일어났다.
공원에 나갔을 때 갑자기 들실장이 마루를 습격한 것이다.
그 들실장은 미쳐 있었다.
동족에 의해 독라가 되고 전신이 더럽혀져 상처투성이에 철저하게 멸시된 전 사육실장.
과도한 학대에 "미치는 '것 외에 저항할 수단이 없었던 그것은 과거의 자신과 같은 사육실장을 격렬하게 미워했다.
덤불에서 갑자기 덤벼들어 마루를 쓰러뜨리고 때렸다.
우연히 토시아키가 공원 화장실을 이용하고, 마루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무서웠던 토시아키가 상냥해졌고 자신과 부담없이 외출해주게 되었다고 진심으로 기뻐하던 때 일어난 사고는 마루의 마음을 심하게 손상시켰다.
옷을 찢고 팔을 물어뜯으며 큰 소리로 짖으면서 마루를 가지고 놀다 죽이려 한 독라 들실장.
울부짖는 마루의 머리가 쥐어뜯길 뻔한 순간, 들실장은 토시아키의 일격을 받아 머리가 산산조각나 죽었다.
마루는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상당한 중상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서 동족을 살해한 토시아키에 대해 잊으려 했던 공포감이 되살아났다.
지금까지는 상상에 지나지 않았던 "토시아키의 학살"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현실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진 것이다.
그것은 마침내 양호해진 양자의 관계가 붕괴할 정도의 충격.
중간에서 마루의 공포의 대상은 들실장이 아니라 토시아키로 바뀌어 있었다.
탈분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뜯긴 팔의 통증조차 잊고 덜덜 몸을 떤다.
그리고 마루의 태도에서 지금 자신이 한 일의 의미를 깨달은 토시아키도 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루는 그런 상태이면서도 힘겹게 이렇게 말했다.
"- 감사한 데스, 토시아키 씨 -"
상처 투성이의 몸이 드러나고, 만신창이에 공포로 탈분하면서도 열심히 미소를 지으려는 마루.
그것은 미소라기보다는 단순한 경련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코 호감을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강한 공포를 느끼고는 있었지만 생명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분명히 있었다.
마루는 그만큼 하고 나서, 무너지게 울기 시작했다.
그 너무도 비참하고 가여운 모습에 토시아키는 결국 부러졌다.
울면서 마루를 껴안고 동물 병원에 달려갔다.
마루의 치료를 간청하고 의사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며칠간 입원할 동안 필사적으로 회복을 기도한다.
토시아키는 의사가 말한 "위석에 부담이 있었을 경우"를 계속하여 걱정했던 것이다.
마루가 무사히 회복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 기뻤던 사람은 토시아키였다.
그 시점에서 더 이상 토시아키의 마루에 대한 편견은 없었다.
마루는 소중한 가족의 일원.
실장석에 관한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그것으로 마루를 왜곡된 눈으로 보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학살 행위에도 큰 저항감을 갖게 되었다.
무엇보다 마루가 싫어하니까.
또 반년이 지났다.
완전히 허물어져 마치 남매처럼 사이 좋게 지내게 된 토시아키와 마루를 보고, 히로아키와 부모는 깊게 안도했다.
프로젝트는 전면 재검토, 실질적으로 중단이라는 결과에 봉착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 히로아키가 목표했던 결과가 나와 있었다.
일년 반 동안의 긴 기간을 통해 토시아키는 마루를 받아들이고 마루도 토시아키을 인정했다.
히로아키는 감시를 중지하고 토시아키에게 마루를 정식으로 물려주고 다시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마루가 토시아키에 대해 경계심을 풀게 된 가장 큰 이유.
그것은 토시아키가 주었던 공포감이 통째로 뒤집어졌기 때문이었다.
가장 무서운 상대가 최고로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된 때.
마루의 마음 속에 절대적인 신뢰감이 싹튼 것이다.
토시아키도 같은 것이었다.
혐오감을 품고 왜곡된 편견으로만 보던 불길한 생물이 ... 죽는 것밖에 인간의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오랫동안 자신의 옆에서, 계속 지켜봐주고 있었다.
거기서 생겨나는 안도감을 받아들인 것이다.
토시아키에게 마루는 실장석인 것은 상관없이 아무래도 좋아지고 있었다.
마루니까 믿을 수있다. 애정을 쏟을 수 있다.
그렇게 강하게 맹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둘은 이전에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을 정도의 단짝이 되어 생활에 최고의 파트너가 되었다.
모두 잘 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 다음의 불행은 토시아키와 마루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닥쳤다.
"- 으응 ...?"
문득 한밤중에 깨어난다.
커튼 너머로 비치는 불빛이 머리맡의 실루엣을 부각시킨다.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바라보고, 후우하고 숨을 내쉰다.
마리가 잠에 취해 머리맡에 앉아있는 것 같다.
곤란하다, 또 내 잠자는 얼굴을 보러 온 것일까?
희미한 숨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그 자세 그대로 잠들어버린 것 같다.
이불에서 일어나 마리를 이불로 되돌린다.
태평하게 테스테스 숨소리를 내고 있다.
토시아키는 마리를 이불에 눕히고 살짝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없는 매끈한 피부의 감촉이 안타깝다.
토시아키는 자기 전까지 생각했던 그 다음 일을 회상하며 복잡한 심경에 빠졌다.
일단 마리를 키우는 이상
내 사정만으로 마리를 버리면 안 된다
마리의 존재가 내 삶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나는 그것을 무릅쓰고 마리를 거둔 것이다
마리를 버리는 것은 나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아무리 어려워져도 얼마나 힘들더라도
역시 나는, 마리와 계속 함께 살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아
아니, 걸신들린 게 아니라면, 기합 넣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어떻게든 되겠지
밤, 통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던 최후의 수단을 검토한다.
가족 이산의 직접적인 원인이기 도하므로, 가능하면 의지하고 싶지 않았는데 ...
- 내일 금융 업체를 찾아보자.
결론에 이른 토시아키는 다시 이불에 들어가, 눈꺼풀을 내렸다.
※ ※ ※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근 준비를 갖춘 토시아키눈 마리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부드럽게 당부했다.
"마리, 오늘 어떻게든 사정해서 너를 잘 키울 수 있는 곳을 찾아올게"
"데에?"
고개를 갸웃하는 마리.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밤의 우울함이 사라지고, 오늘 아침은 매우 개운한 얼굴이다.
궁금하면서도 토시아키를 배웅했다.
토시아키가 집을 나간 후 마리는 방 정리를 시작한다.
바닥에 흩어진 토시아키의 옷이나 수건을 접어 한 곳에 정리한다.
눈에 띄는 바닥 쓰레기를 주워 휴지통에 버린다.
어느 정도 주웠으면 이번에는 마리 크기의 작은 탁상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사용하여 정성스럽게 바닥을 쓴다.
방바닥 전체 청소를 마칠 무렵에는 완전히 낮이 되어 있다.
자신의 소지품을 정리하고 원래 살던 골판지 하우스 속에서 실장 푸드의 봉투를 꺼내 전용 용기에 담는다.
아침에 토시아키가 넣어준 생수도 준비하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식사를 시작한다.
마리는 성체가 되어도 어렸을 때와 같이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소량으로도 배가 상당히 부른 것을 알고 있었다.
마리는 3회분의 식사량을 4회로 나눠먹어 조금이라도 토시아키의 부담을 줄이자고 생각했다.
자신이 너무 많이 먹어서 토시아키가 곤란한 것이라고 멋대로 판단하고 있다.
아침은 토시아키가 직접 나눠주기 때문에 본래의 한 회분을 제대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두끼분을 세 번에 나누어 먹기 때문에 각각의 양은 2/3로 줄어든다.
이것은 식욕이 왕성한데다 성체로 최종 단계의 성장을 맞이하려 하는 마리에게는 혹독한 면이 있다.
저녁 전에 공복감이 찾아와, 저녁 식사 때 아찔해진다.
그래도 마리는 토시아키를 위해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토시아키 스스로, 마리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금씩 끼니당 식사량을 줄이고 있었다.
현재 토시아키가 한 회분으로 마리에게 주고 있는 분량은 성체 실장 표준 식사량의 80%에 불과하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은 아니지만 다른 필요 소모품을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세끼는 거르지 않도록 하고 조금이라도 마리가 배고픔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마리 자신이 거기에 더해 섭취를 줄이고 있으므로, 굶주리지 않을 리가 없다.
간식도 마리의 건의에 이미 주지 않게 된 지 오래.
오후 5시를지나 토시아키의 귀가까지 앞으로 다섯 시간이 남을 쯤이 되면, 마리는 이제 완전히 움직일 기력을 잃어버리고 방 한가운데 픽 쓰러진다.
이것이 마리의 최근의 생활상이었다.
토시아키와 매일 행복하게 살고 있을 생각이었지만, 들실장 시절과는 다른 어려움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있었다.
- 즈킷
또 가슴 안쪽이 아프다.
위석이 되돌려지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통증.
결코 참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다.
마리는 이것이 과도한 인내를 할 때마다 반드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했다.
이 통증은 야오아키에게 학대를 받았을 때 생긴 그 희미한 균열이 원인이었다.
실장석조차 치유할 수 없는 생명의 근원에 가버린 균열.
이것이 강한 배고픔과 피로를 느낄 때마다 쑤신다.
강렬한 스트레스가 위석을 조금씩 침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리는 토시아키의 옆에 있는 것이 이 고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토시아키에 응석부리고 안기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실장 링갈이 없어 말이 통하지 않게 된 지금.
그 생각이 실현되는 기회는 현저하게 감소했다.
괴로웠다.
몸도 마음도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자신은 '약속'이 있다.
어머니 마루와 맺은 약속.
그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을 수 없다.
그런 강한 ...... 실장석에게는 있을 수 없다고 할 만큼의 강력한 의지가 마리의 존재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오마에에게 부탁이 있는 데스"
그날 마루는 마리에게 갑자기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그것은 토시아키와 처음 만난 날 밤의 일이었다.
"무엇인 테츄, 마마? 공부할 게 있는 테츄?"
"다른 데스. 이것은 버릇도 공부도 아닌 마마의 "부탁" 데스"
"테츄?"
"마마, 이제 그렇게 오래 살지 못하는 데스"
"테에?! 테, 테츗! 마마 그런 말하면 싫어싫어 테츄!"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데스. 와타시는 원래 위석에 금이 가버린 데스. 오히려 이 만큼 살아와서 다행인 데스. 그래서 멀지 않아, 와타시는 ... "
"테챠아앗! 마마아 그런 쓸쓸한 말 하지 말아주는 테츄!"
"오마에는 조금이라도 빨리 커지는 데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더욱 더 토시아키씨와 친해지길 원하는 데스 '
"테에에 ... 알겠는 테츄. 마마가 없어지면 싫지만, 약속하는 테츄 ..."
"- 이 말을 잘 기억하는 데스"
마루는 손에 마리를 안고 그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마리도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만약 마마가 죽으면 마마 대신 토시아키 씨를 지켜봐주는 데스"
"테에?!"
"지금까지 마마가 토시아키 씨를 계속 지켜본 데스. 그래서 그 아파트에 가까운 이곳을 집으로 한 데스 "
"테에에 ... 그랬던 테츄?"
"토시아키 씨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주의한 데스, 그래서 다행인 데스. 와타시는 토시아키 씨가 행복해질 때까지 지켜 볼 의무가 있는 데스 "
"행복 ...?"
"부디 오마에도 그 의무를 ... 마마의 약속을 이어주는 데스"
마루는 마리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2년 전, 토시아키의 집에 갑자기 찾아온 불행.
물론 그것은 마루가 이해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내용이었다.
토시아키의 아버지가 경영하던 하청 업체가 갑자기 무너져 온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다른 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주인님·히로아키도 그 여파로 회사에 있을 수 없어 퇴사.
밤낮없이 폭풍처럼 들이닥치는 추심없자의 폭거에 무서워 떤 날들.
완전히 갚을 수 없게 된 아버지는 어느 날 가족을 모아 야반 도주 감행을 선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가족은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마루는 버려지게 되었다.
마루는 그런 사정을 그녀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것이 있었다.
왜 이런 불행이 닥친 것일까?
모처럼 모두와 토시아키 씨와 친해졌는데.
모처럼 앞으로 다같이 행복하려고 했는데.
어디서부터 이상해진거야?
이제 누구도 집에 있을 수는 없으며 그 결과 자신도 버려지는 것은 불가피해 단념했지만, 부조리하게 밀려오는 불행만은 이해되지 않았다.
토시아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를 주고 들실장에 대한 대책을 배운 후, 마루는 몰래 변두리에 방사됐다.
양자가 합의한 행위였지만, 그 이별은 너무 힘들었다.
어젯밤에 모두 모여 먹은 저녁 식사가 생각나 눈물이 흘러넘치게 된다.
외로이 멀어져가는 토시아키를 바라보며 마루는 생각했다.
와타시는 마루.
주인님이 "토시아키 씨를"지켜보는"일에서 따서 지어준 소중한 이름.
와타시는 이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토시아키 씨를 지켜보고 싶다.
토시아키 씨는 그렇게 난폭했는데 마지막에는 와타시와 친해졌다.
그것은 분명히 지켜봤던 의미가 있었기 때문.
그렇다면 토시아키 씨만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 더 좋게 바뀌도록 앞으로도 지켜봐야 한다.
히로아키가 마루에게 처음 명령한 것.
그것은 2년의 세월을 거쳐 「완수해야 할 사명"으로까지 승화했다.
그리고 마리는 토시아키에서 거리를 두면서 계속 생활상을 지켜봤다.
그렇다고는 해도 실제로는 단지 아파트를 그늘에 숨어 보는 정도다.
들 생활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기 때문에 상시 감시하는 것은 매우 무리였지만, 그래도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는 보람이 있었다.
때로는 하루의 아주 잠깐 동안 모습을 보는 정도이거나, 사흘 이상 보지 못해 걱정했을 때도 있었지만, 가능한 한 토시아키를 지켜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토시아키의 무사 건강한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쁨이었다.
그 느낌은 과거의 남매같은 관계가 아니라 모성애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이윽고 마루에게도 아이가 생겨 훌륭하게 성장한다.
하지만 그 모두 마루의 뜻을 계승할 정도의 똑똑함과 사명감을 가지지 못했다.
어떤 아이도 어머니의 자장가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또한 토시아키를 지켜 보는 의미도 중요성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모두 자립한 후 한때는 이대로 혼자 끝까지 지켜보며 조용히 일생을 마무리하려고 포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럴 때 마리를 가졌다.
노령이어서 단 한 마리밖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마지막 아이는 마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빼다박은 듯한 겸손과 영리함, 그리고 상냥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마루는 지금까지의 아이들 이상으로 토시아키를 지켜보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해 다양한 지식을 전했다.
마리 자신도 그것을 흡수하고 마침내 토시아키를 "닝겐 마마'라고 부르며 존경하게 되었다.
사실 이대로 두 실장은 지금까지처럼 조용히 토시아키을 계속 지켜보려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시적이나마 이상 한파가 몰아닥쳐, 마루도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의 추위를 겪었다.
마리는 동사 직전의 상태에 여러 번 빠져 더 이상 마루의 체온만으로는 충분히 따뜻하게 해줄 수 없었다.
마지막 아이를 추위 따위로 잃을 여유는 없다.
마리를 안고 먹을것을 찾으로 가던 마루는 우연히 토시아키의 모습을 편의점에서 발견했다.
그 순간, 지금까지의 맹세를 깰 것을 결의했다.
토시아키에게 이 아이를 탁아한다.
그 밖에 이 새끼를 구할 수단은 없다.
그림자에서 지켜보겠다는 맹세는 깨져버리지만, 이대로 추위로 죽게 두는 것보다는 낫다.
자신이 마루인 것을 들키지 않도록 가까운 진창에 몸을 더럽혀두면 좋을 것이다.
토시아키라면, 탁아되어도 무참하게 죽이거나 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 어떻게든 해준다.
하지만 토시아키는 마루가 행동을 개시하는 것보다 먼저 알아차렸다.
예상대로, 마리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부드럽게 거절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마루는 자신의 얕은 계산을 진심으로 깨닳았다.
2년만에 가까이서 만난 토시아키가 마루의 안에서 봉인되어 있던 스위치를 넣어버렸다.
그리움과 애틋함에 지배되고 냉정한 판단력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니, 토시아키에게 탁아하려고 한 시점에서 이미 눈이 뒤집힌 것이다.
하지만 이제 멈출 수 없어.
마루는 어느새 토시아키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쫓는 이유나 추후 어떻게 될지, 그런 것은 모른다.
하지만 마루의 머리 속에서는 지금까지 구축해온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만큼 토시아키와의 재회가 기뻤던 것이다.
이제 멈출 수 없어.
토시아키 씨,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토시아키 씨의 이야기를 들려준 이 새끼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새끼를 -
- 마마?
마마는 이제 닝겐 마마를 지켜보지 않아?
마마는 죽어버리고 나서도 닝겐 마마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마다 닝겐 마마는 행복하게 웃었다.
좋은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닝겐 마마는 마마를 몰랐지만, 그래도 행복해했다.
하지만 와타시가 지켜봐도 닝겐 마마는 괴로운 얼굴을 할 뿐.
와타시는 닝겐 마마를 지켜볼 자격이 없는거야?
와타시는 ...... 닝겐 마마의 곁에 있어야 하잖아?
어떻게 ... 마마처럼, 닝겐 마마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몰라, 모르겠어 ...
배고픔이 더욱 거세지고,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이번 것은 평소보다 왠지 강렬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마치 어두운 구렁텅이에 끌려가는 것 같다.
마리는 그 하천 부지에서 들실장에게 받은 학대를 왠지모르게 떠올렸다.
"데프프프, 이놈 분명 사육실장인 데스. 이런 좋은 냄새가 나는 약한 녀석은 틀림 없는 데스 "
"마마아 이녀석 갖고 놀아도 좋은 테찌? 장난감하고 싶은 테찌"
"팔 맛있는 테찌 ♪ 발씨도 먹는 테찌"
"이 녀석 건방지게 울고 있는 테찌. 가축 돼지따위가 우쭐대는 테찌 "
똥벌레들로부터 뒤집어쓴 추악한 말이 왠지 자꾸 되돌아온다.
혐오감 ... 몸부림칠 정도로 열악한 혐오감이 지배한다.
왜 기억나는 것일까 ...?
그런 것, 생각하고 싶지 않았는데 ... 이제 잊고 싶은데 ...
"데프프프, 사육실장이란 건 어차피 이 정도 데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똥벌레인 데스. 그러니 적어도, 와타시타치의 가축이 되어 도움을 주는 데스! "
똥벌레들의 친실장이 매도한다.
이제 괴롭히지 말아줘 ... 제발 부탁해!
와타시는 똥벌레가 아냐.
닝겐 마마와 마마 밑에서 자랐어.
그러니 ......
하지만 ... 도움된다는 게, 무슨 뜻이야?
와타시가 정말 닝겐 마마에게 도움되는 것은, 뭐야 -?
마리의 안에서 뭔가가 터졌다.
※ ※ ※
"돌아왔어 ~ ..."
지친 얼굴로 토시아키가 돌아왔다.
짐을 털썩 놓고 마리에게 얼굴을 돌린다.
마리는 말없이 가만히 토시아키를 응시하고 있다.
"아, 아직 저녁 먹지 않았구나 ,지금 준비해줄테니 ..."
그러면서 실장 푸드를 담는다.
휴, 한숨을 토하고 벽에 기댄 토시아키의 귀에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쨍그랑!
"데스우! 데스우데스우 !! 뎃샤아아아앗!"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마리는 실장 푸드를 담은 접시를 걷어차고, 토시아키을 격렬하게 노려보고 울부짖었다.
"데갸아앗 !!! 데샤아아아아앗 !!! 뎃규와아아아아앗!!!!"
적당히 하는 데스!
이런 똥같은 먹이를 언제까지 먹일 생각인 데슷?!
고귀하고 아름다운 와타시를 위해 더 고급스럽고 맛있는 먹이를 산더미처럼 바치는 데스!
이 쓸모없는 똥 닌겐 !!!
--- 너따위 죽어버리는 게 나은 데스웃 !!!
실장석이라는 것은 어리석고 불행하며 불쌍한 생명체이다.
그 중에는 현명한 것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실장석이라는 생물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당히 지능적인 돌연변이가 아니라면, 그녀들은 어디까지나 실장석이라는 종족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회피할 수 있는 위험이나 불운에도 자연스럽게 한계가 생긴다.
들실장에게는 들 생활에 다수의 위험이 항상 따라다닌다, 사소한 일로 죽음에 이른다.
그 요인은 인간에 의한 학대, 동족에 의한 린치·포식, 조수에 의한 피해, 굶주림과 질병, 극단적인 환경 변화 등 다양하지만, 이 "재앙"의 순환 빈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
들이 아닌 삶이 주어진 실장석들에게도 다른 형태의 불운이 닥친다.
주인에 의한 학대, 성격 불일치 일방적인 학살과 투기, 거세 처리, 산책 중에 들실장 및 기타 생물에게 습격당하는 등 자신의 '재앙'에 쫓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평화적 성격의 실장석이 어느 날 갑자기 들의 비바람에 노출될지도 모른다.
비록 그 이유가 부조리한 것이었다 해도, 그녀들에게 거역할 방법은 없다.
이와 같이 실장석에게는 수많은 '불운과 불행'이 뒤따른다.
본인들의 성격과 행동, 경력에 관계없이 갑자기, 불합리하게 재앙이 덮친다.
그리고 실장석들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이해하여 삶에 대한 집착을 품고 또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자신만이라도 행복해지고 싶은 소원, 아첨, 강요하는 그 의식의 배경에는 그런 것이 숨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실장석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자신이 관련된 다른 존재도, 불행·불운이 닥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통계학이 아니라 오히려 오컬트적인 분야에 속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보충이 필요하지만.
실장석을 키우며 또한 실장석과 깊이 교제하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행복을 얻었다는 예는 사실 현저히 적다.
물론 정확한 통계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크든 작든 「손실」「피해」「낭비」를 본 사람이 더 눈에 띈다.
만일 그들이 학대파·학살파라고 해서 본인들의 행복도 객관적으로 볼 때 그 존재가 행복이 깃든 것으로 비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냉정하게 판단하면 실장석과 관련된 일로 잃은 것이 더 많다 할 것이다.
실장석은.
자신만 불행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불행이라는 것을 사방에 흩뿌리는 존재.
아니, 불행을 만들어 그것을 자타 구별없이 강제적으로 지우는 존재로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물론 마루와 그 자실장 마리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 두 마리는.
그래도 마지막까지 토시아키라는 남자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토시아키의 행복을 계속 기도했다 -
쨍그랑!
"데스우! 데스우데스우 !! 뎃샤아아아앗!"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마리는 실장 푸드를 담은 접시를 걷어차고, 나를 격렬하게 노려보고 울부짖었다.
"데갸아앗 !!! 데샤아아아아앗 !!! 뎃규와아아아아앗!!!!"
마리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시켰다.
지금까지 아무 불평 없이 먹어 왔던 실장푸드를 짓밟는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려 치아를 노출하고 부르짖는다.
이 태도와 함성은 분충의 그것이다.
당장 더 맛있는 밥을, 이라고 짖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어째서 마리가 갑자기 그런 일을?
나는, 영문을 모르고 그저 멍하니 마리를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데갸아아아앗! 데기이이이이잇!!! 데샤아아아앗!"
외치며 아장아장 문을 향해 걸어가는 마리.
열심히 문을 열려고하지만 키가 부족하다.
나는 멍하니 마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몇 번 톡톡 뛰어오른 후 마리는 다시 중얼거렸다.
"데스우우 ...... 데기이이이 ..."
짝짝, 하고 힘없이 문을 두드린다.
아니, 본인으서는 있는 힘껏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체라고 해도 무력한 실장석의 힘으로는 문을 두드리는 것조차 버겁다.
나는 흩어진 실장푸드를 챙기면서 곁눈질로 마리의 모습을 바라본다.
어느새 문 두드림을 멈춘 마리는 원망스러운 시선을 돌리고 우두커니 서있었다.
"지이이이 ...... 데지이이이......"
마리는 역시, 나도 모르는 새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던 것가 ...?
그렇게 생각한 순간 ...
부릿
부리부리부릿
부리리리릿
"뎃 ...... 갸아아아아아앗 !!!!"
"우, 우와, 냄새에엣!?"
마리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힘을 주고, 빵콘했다.
그랬으면 다행인데 ...
페챳, 페챳
"아, 그만둬, 마리!"
페챳, 페챳
"데샤아앗! 데갸아아아아앗!"
페챳, 페챳, 페챳
어떻게 부풀은 팬티 속에 손을 넣고 무른 변을 차례차례 던진다!
다다미와 벽, 문이나 내 옷과 손, 얼굴이 마리가 던지는 배설물로 더러워진다.
"데지이이이이이잇!!! 뎃갸아아앗 !!!"
"그만둬, 마리! 뭐,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거야!"
"데갸아앗 !!! 데샤아아아아앗 !!! 뎃규와아아아아아앗!!!!"
바로 광란!
마리는 더 이상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나의 주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저 방을 더럽힌다.
큰 소리로 짖으면서 주저없이 날뛴다.
누출된 자신의 똥을 발로 밟고 있기 때문에 다다미는 더 심하게 더러워진다.
멈춰야 ...하지만 어떻게?!
이런 상태의 실장석을 중지하는 방법 ... 내가 아는 방법은 ... 죽이는 것뿐이다.
하지만 마리는 -
무의식적으로 치켜든 팔이 멈춘다.
나는 마리를 자비에 맡긴다.
만약 이 팔로 내리치면 다음 순간, 마리는 전신 추악하게 우그러져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 죽을 것이다.
하지만 왜 내가 그런 일을 해야만 하지?
모처럼 ... 마리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
나는 결국 말리의 투분 공격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그 자리에 정지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 순간 내 안의 마루와의 약속이 무너져버릴 것 같았다.
닝겐 마마 -
와타시 이렇게 나쁜 새끼잖아?
그러니 와타시를 버려줘.
마마의 아이인데, 이런 나쁜 일밖에 못하는 와타시가 밉다.
똥을 던지지 않아도, 닝겐 마마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도, 괴로워지는 것 -
그것을 오늘에야 겨우 알았어.
와타시는 ... 닝겐 마마를 불행하게 한다
닝겐 마마를 좋아하는데 ...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데.
약속을 지킬 수 없어 - 마마와의 약속은 절대 지킬 수 없어.
그러니, 그만 버려줘!
버려져도 멀리서 좋아하는 닝겐 마마를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와타시 ...... 이제 힘들어 ......
"데에에에 ...... 데에에에에 ... 데슨데슨, 데에에에에에 ......"
손과 발을 똥으로 더럽히면서 마리가 오열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얼굴을 눈물로 엉망으로 만들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나는, 치켜든 손을 조용히 내리고, 마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데 ...?"
"마리, 이것 봐라"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 같은 것을 꺼낸다.
그것은 조금 큰 액정이 달린 열쇠 고리 모양을 하고 있고, 옆에 몇 가지 버튼이 붙어 있다.
그중 하나인 전원 버튼을 누른다.
"데스 ..."
"그것은 ...?"
"좋아, 잘 작동하고 있어"
"데스데스 ...?"
"설마 ...?"
액정 화면에 표시되는 문자를 눈으로 좇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겉이 망가진 처분품인데. 오늘 가게에서 싸게 사온 거야"
"데 ...... 데데 ......"
"닝겐 ... 마마 ..."
"전처럼 음성으로 들을 수는 없지만, 이것으로 어떻게든 네가 하는 말은 알 수 있어"
"데스 ... 데, 데에에에에 ......"
"그런 ... 그런 ..."
당황하는 마리, 나는 조금 엄한 어조로 촉구한다.
"자, 설명해주려무나. 왜 그런 거야?"
마리는 체념하듯 착 무릎을 꿇고 주변의 처참한 모습을 보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 왜 ...?
닝겐 마마가 뭔가 이유가 있어 "말을 알려주는 도구"를 없애버린 것은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런데 ...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좋아"
"데 ...?"
"말할 수 있게 되면 그때 가르쳐줘..."
그렇게 말하고, 나는 마리를 끌어안았다.
묻은 똥은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어쨌든, 지금 이렇게 마리를 안아줘야.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이윽고 마리는 소리를 죽여 울기 시작했다.
그 뒤, 마리는 결국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나는, 뿌려진 똥을 최대한 신중하게 처리하고 무저항이 된 마리를 샤워기로 씻었다.
모처럼 링갈이 다시 손에 들어왔는데 결국 그날 밤은 더이상 대화를 나누는 일은 없었다.
심한 냄새가 자욱한 201호실에서 나와, 냄새가 닿지 않는 206호실로 이동한 나는, 드러누워 무념무상으로 천장을 바라본다.
마리는 뭔가 이유가 있어서 분충 흉내를 내고 있었다.
스스로도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은 잘 안다.
그 태도는 분충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어색하다.
뭔가를 참고하여 "연기한"상황이 뻔하다.
마리의 안에서 나의 상상이 닿지 않는 복잡한 심경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기엔 지금은 너무 급하다.
조금 거리를 두고 녀석이 평온해졌을 때, 다시 이야기하기로 한다.
그것은 가족이라 해도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대부업자와의 이야기는 대강 되었다.
아직 돈은 빌리지 않았지만, 이사 갈 곳을 찾으면 바로 계약해준다는 것이다.
점장은 필사적으로 단념하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모양은 어떻든 이곳을 제대로 된 형태로 나갈 수 있다면, 지금은 그것으로 좋다.
반드시, 마리와 함께 살 최고의 물건을 찾아내고 말겠다.
자, 다음 과제는 부동산 순회이다.
이제는 여러가지로 힘들 것이다.
이 정도의 문제로 좌절할 때가 아니야.
이제 시계를 확인하는 것도 귀찮다.
졸음이 몰려와 나는 빨려들듯 잠을 잤다.
이불도 없고, 아직 조금 한기가 남아 있었만,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마리는 ... 잘 자고 있을까?
※ ※ ※
닝겐 마마 -
- 사요나라
※ ※ ※
아침 햇살이 눈에 쏟아진다.
어느새 아침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려는 것보다 먼저 누군가가 20 호실의 문을 열었다.
"이런 곳에서 자고 있었네요!"
"어...? 아,앗! 관, 관리인님!"
문을 연 사람은 관리인 할아버지였다.
언제나 상냥한 표정이지만, 약간 "골치아픈 녀석"이라는 감정이 비쳐 보였다는...생각이 들었다.
"왠지 방이 어질러져 있었지만, 이런 곳에 대피해 있었던 건가"
"죄, 죄송합니다, 그만!"
"어쩔 수 없네요. 뭐, 굳이 이유는 듣지 않아요 .-- 이런, 그보다 전화가 왔어"
"저, 전화? 나에게?"
"아 그래, 아직 잡고 있으니 얼른 집으로 오세요"
"네, 하아"
누구일까? 전혀 짐작이 안 된다.
나는, 할아버지에 이끌려 서둘러 관리인의 집으로 향한다.
도중에 야오아키와 그 어머니를 만나 가볍게 인사했지만, 흥, 코웃음을 칠 뿐 제대로 인사받을 수 없었다.
괜찮다, 어차피 조금만 더 참으면.
나는 오래된 검은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기, 기다리게 했습니다. 토시아키입니다만 ..."
"- 오랜만이구나 토시아키, 잘 지냈니? "
"혀, 형?!"
반가운 목소리에 무심코 몸이 떨린다.
전화의 주인공은 내 형 히로아키이다.
2년 만에 듣는 걸까.
아니, 그것보다 왜 지금?! 게다가 어떻게 내가 있는 곳을?
"어떻게 이 전화번호를 알았어?"
"아, 네 이력서를 봤거든"
"이, 이력서?! "
"그래, 네가 아르바이트하는 애완 동물 숍은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가 운영하는 곳이야"
"...라고, 형! 어느새 그런 곳에 숨어든거야?!"
"후후후 이 형을 깔보지 마! "
형의 이야기는 이랬다.
일가 이산 후 형은 잠시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어떤 기회에 실장석 관계의 큰 업무를 맡고 있던 경험을 살려 변신을 꾀하는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전에 근무하고 있던 회사의 경쟁사에 멋지게 들어가 과거에 계획했던 프로젝트를 공물로 감쪽같이 사내의 지위 확보에 성공했다.
그 계획은 바로 과거에 크게 실패한 실장석을 이용한 멘탈 개선의 그것이다.
이전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내 예를 참고하여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만든 듯하다.
다만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 같아, 아직 형태가 갖춰지지 않은 듯하다.
현재는 각 방면의 자료와 연구·실험을 위해 각지를 돌고 있어서, 최근 우연히 이 마을에 오게 되었다.
그럴 때 내가 일하는 애완동물 가게의 점장이 말을 걸었다.
애완동물 가게의 점장은 이전에 본사에서 근무했지만, 컨디션을 무너뜨린 바람에 직책에서 내려와 본가 근처의 매장 책임자의 직책을 받았으며, 형과 같은 부서에도 있어서 아는 사람이었다.
내가 면접을 온 시점에서 어쩌면 눈치챈 것 같지만, 형은 자신의 존재를 나에게 밝히지 않도록 점장에게 부탁했고, 그림자처럼 지켜주고 있던 것 같다.
이전 들실장이 섞여들어왔을 때의 문제를 관리 체제의 문제점으로 바꿔치기하고 나를 구해준 훌륭한 높으신 분은 형이었던 것 같다.
형은 내가 모처럼 노력 중인만큼 직접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지켜볼 생각이었지만, 내가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이사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점장에게 들었기 때문에 금령을 깨고 연락했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그늘에서 지지해주던 형에게 감사하면서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야, 토시아키. 너, 수상한 곳에서 돈 빌리는 것만은 그만둬라"
형이 본론을 꺼낸다.
그러나 이것은 나에게 양보할 수 없는 문제였다.
"아니, 그것은 불가능해. 나는 아무래도 이사가야만 해 ..."
"그건 들었어. 하지만 기억해, 아버지가 왜 저렇게 내몰렸는지. 너 이대로라면 아버지의 두 번째 전철을 밟게 될 거다 "
"하,하지만 ..."
"거기까지야. 너 ... 나를 따라오지 않을래? "
"엣?"
갑자기 형이 의미 불명한 말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나는 다음 주말에 본사가 있는 뉴욕으로 돌아가는데, 너 우리 직원이 돼서 날 돕지 않겠나? "
"- 뭐, 뭐라고?!"
뉴욕?!
미국?
바다 건너?!
토요일 밤은 디스코 피버 피버 한 그 미국입니까?!
혼란스러운 나의 태도를 간파한 듯, 형은 계속했다.
형에게 나는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중요한 "산 증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옆에 있으면 무언가 판매에 이용할 수 있고, 또한 나 자신이 마루와의 관계에서 익힌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살린다면 예전의 자신과 같은 입장의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기여할 수있는 무언가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개요는 대략밖에 몰랐지만, 어쨌든, 함께 가면 형에게 아주 유리한 것은 알겠다.
물론 저쪽에 가면 생활은 어떻게든 되고, 적어도 지금보다는 여러가지 면에서 개선된다.
언어와 생활 습관 등 문제는 많아 보이지만,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달콤한 이야기였다.
나는 반사적으로 흔쾌히 승낙한다고 답하려다 뚝 그쳤다.
"뭐, 형 ... 실은 ..."
나는 마리의 일을 말했다.
마루와의 재회, 그리고 죽음과 장례와 지금의 생활 ...
형은 내가 실장석을 기르고 있다는 것은 점장을 통해 알고 있던 것 같지만, 그것이 마루의 유족이라는 것까지는 모른다.
전화 너머에서 잠시 말을 잃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형도 마루를 꽤 귀여워했으니 당연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형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에게 더 이상 없을 정도로 잔혹한 것이었다.
"미안하지만 토시아키. 그 마리라는 아이는 데려갈 수 없다 "
※ ※ ※
형의 말은 반박할 여지 없는 정당한 이유에 근거한 것이었다.
애완 동물을 해외로 반출할 때는 농림수산성 동물 검역소에서 필요한 수속을 밟아 일본과 해외 모두 수출입 검역을 받을 필요가있다.
어쨌든, 애완 동물 자체가 이상한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은 것을 검사 확인, 운송 업체의 법률과 비교하여 수입이 문제 없이 진행되는지 확인이 이루어져야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애완 동물로 취급되는 동물에 한정된 이야기"이며, 결코 모든 동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장석돌은 현재 일본과 미국의 법률에서 애완 동물로 인지되지 않고, 또한 수출입 검역 절차도 할 수 없다.
이것은 어떤 사육실장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도 아직 실장석 검역이 충분하지 않다.
언젠가는 이 점도 개선될지 모르는 전망이지만, 적어도 그것은 당장 없다.
형에게도 이 문제는 심각하고 따라서 업무에서 사용하는 실장석의 샘플은 그때마다 현지 조달해야한다고 한다.
- 즉, 나는.
형을 따라간다면 스스로 마루와 마리와의 약속을 깨야한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안 돼 형?! 몰래 어딘가에 들어가게 하거나 ..."
"바보같은 말 하지 마라. 이런 프로젝트를하고 있는 나 자신이 그런 위험한 일을 하고 있었다고 발각되면 어떻게 될까? "
"하,하지만 지금은 ..."
"냉정한 것 같지만, 여기에선 너의 생활의 문제를 중요시하라. - 그 새끼는 두고 가라 "
"두고 ... 가? 라니 ...?"
형이 굳이 싸늘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그 말을 삼키지 못하겠다.
나는 ... 우리 가족은 이미 한 번 마루를 버렸어.
그리고 오랫동안 고생을 강요했다.
그 끝에 아이인 마리가 열심히 살아 남았는데, 그것을 ... 다시 한번 버린다는 말인가!
내 사정으로만!?
다음 순간, 내 대답은 정해졌다.
"나, 관둘게"
"뭐라고? "
"형을 따라가지 않겠어. 나는 마리와 함께 살거야"
"바보같은 말 하지마. 너,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
"나는 나밖에 생각하지 않는 비열한 놈은 되고 싶지 않아! 비록 상대가 실장석이라도 약속은 지키고 싶어! "
"토시아 ......"
딸깍!
수화기를 내동댕이치고, 나는 할아버지들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서둘러 아파트로 돌아왔다.
마리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빨리 만나고 싶었다.
아파트로 돌아갈 때, 그만 열쇠를 깜박했던 일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나는 황급히 나가면서 열쇠 잠그는 것을 잊어버리는 나쁜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아파트 입구의 열쇠는 201호실에밖에 없다.
방에 돌아가려는데 왠지 아파트의 입구에 야오아키가 서 있었다.
"토시아키씨, 열쇠, 잊어버렸네"
"아, 아, 알고있어"
이전에는 무심코 듣던 목소리가 왠지 심하게 나를 자극한다.
무의식적으로 험악한 얼굴이 되어 있었는지, 야오아키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서 고개를 저었다.
"뭐, 안에는 들어간 적 없어! 나는 조금 전까지 집에 있었잖아"
"그럼, 왜 여기에 있는 거야?"
"할아버지한테 들었어, 키 깜빡했으니 토시아키 씨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으라고. 하지만 안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 "
"지키고 있었다는 뜻이냐?"
"으, 응, 어차피 곧 전화도 끝나니까 말야"
그 말을 듣고 조금 안심했지만, 상대는 야오아키다, 방심은 할 수 없다.
아파트로 돌아가기 전에 야오아키가 뭔가 숨기지 않았는지 조사했지만 수상한 모습은 없다.
나는 겨우 안심하여 야오아키에게 인사하고, 아파트의 문을 열었다.
야오아키는 말 없이 달려서 멀어졌다.
"- 토시아키씨, 나, 아 파 트에는 들어가지 않았어"
"데스... 데에 ......"
"좋았어, 토시아키 씨에게 들키지 않았지... 자, 갈까"
※ ※ ※
201호실에 돌아온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열린 창문과 창가에 약간 흐른 실장석의 똥이었다.
순간적으로 들실장의 침입을 생각했지만 이곳은 2층, 실장석이 외부에서 올라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아까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는 마리 ... 설마 여기에서 뛰어내렸을까?!
창문 아래를 보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황급히 아파트를 뛰쳐나가 다시 관리인의 ... 야오아키의 집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까 마주쳤던 야오아키는 이미 외출하고 있었다.
자전거도 없고, 집안 누구에게도 행선지를 말하지 않았다.
싫은 예감이 가슴 속에 소용돌이친다.
나는 내 자전거를 끌어내고 야오아키의 모습을 찾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 녀석 ... 또, 설마?!
만약 그렇다면 ...... 나는, 나는 이번에야말로 그 녀석을 죽일지도 모른다!
※ ※ ※
야오아키의 자전거에 실려 마리가 그 하천 부지에 도착한 것은 수십분 후였다.
이미 신체의 아픔은 마비되고, 심한 통증도 그다지 느끼지 않고 있었다.
다소 회복되고 있었지만, 2층에서 떨어져 전신을 강타한 피해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여기면 정말 괜찮은 거야?"
야오아키가 안장에 앉은 채로 마리에게 말을 건다.
마리는 손에 든 링갈을 야오아키에 바치며 데스데스 힘없이 대답했다.
"뭐뭐 ..."여기가 좋은 데스, 닝겐상 고마운 데스 "...네. 그래그래"
야오아키는 조금 갈라진 액정에 표시된 번역 문자를 보자 납득하고 마리를 바구니에서 안아내려 하천 부지를 내려갔다.
이곳은 마루의 무덤이 있는 곳.
이전에 토시아키와 함께 방문한 장소.
과거 들실장에게 중상을 입은 곳의 건너편.
마리가 스스로 요구한 곳이었다.
"나는 어디까지나 네 부탁을 들어줬을 뿐이니까. 나쁜짓한 게 아냐"
"데 ... 데데 ... 스"
"알고 있는 데스. 감사한 데스"
"토시아키 씨와 할아버지에게 들켜도 나에게는 책임없다는 거, 괜찮지?"
"데스우 ......"
"그것도 물론인 데스 ..."
"알고 있다면 됐어. 그럼 이 근처가 좋을까?"
그렇게 말하고, 야오아키는 마리를 발밑의 풀숲에 던져버렸다.
결코 난폭하게 던진 것은 아니었지만, 척추가 손상되고, 팔과 다리가 하나씩 부러진 마리에게는 굉장한 추가 격통이었다.
"데갸 ......!"
"왜냐하면, 정중하게 다뤄달라 말하지 않았잖아. 게다가 네가 스스로 토시아키 씨의 애완 동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으니, 이제는 보통 들실장이잖아? "
"데 ... 데데 ... 데데 ..."
"그, 그런 데스 ...하,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
"그래서 .-- 겨우, 그 때의 보복이 가능한 셈이다 ♪"
'- 데?! "
그렇게 말하자마자, 야오아키는 무저항인 마리에게 달려들어 실장옷을 북북 찢어버렸다.
그때처럼.
토시아키가 실장 링갈을 팔아서까지 사준 소중한 실장 옷이 순식간에 잘게 뿌려진다.
"데, 데갸아아앗!"
"하하하 ♪ 역시 넌, 독라 쪽이 어울린다고"
"데 데기 ...... 기이이이 ..."
"이런, 이제 소원은 들어주었으니까. 그 뒤는 몰라"
야오아키는 그렇게 말하고 마리가 가져온 실장 링갈을 발로 짓밟아 부수고 강을 향해 힘껏 집어던졌다.
- 퐁당!
"데 ...!"
"이것으로,너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그래,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이대로 지켜볼 뿐이니까 "
"데 ... 데데 ..."
"네 흉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말야, 직접 괴롭히는 것보다 재미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돼"
"데... 히이 ..."
야오아키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위치에 서서 싸늘한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 아주 소년답지 않은 냉혹한 시선에 마리는 진심으로 떨렸다.
"이대로 니가 회복되고 어딘가 숨을 수 있을지, 그 전에 들실장에게 발견돼 괴롭혀지다 죽을지, 어느 쪽이 될지 기대된다. - 나 그때부터 실장석에 자세해졌어. 들실장은, 독라인 동료를 희롱하다 죽이는 걸 사랑한다네 ♪ "
"데샤아아 ..."
반사적으로 소리를 내게 되지만, 순간적으로 야오아키가 손바닥을 돌려 그것을 정지한다.
"이런, 소리를 내면 곧 알아차린다구?"
"데... !!"
유쾌, 정말 재밌어, 엷은 웃음을 지으며 야오아키가 중얼거린다.
일부러 목소리를 숨기는 태도에서 야오아키의 마음의 어둠을 엿보인다.
마리는 자신의 중대한 선택 실수를 통감하고 말을 잃고 있었다.
순진했다.
아무리 현명한 실장석이라고 해도, 마리는 "달콤함"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너무 안이하게 인간을 믿어버린 것이다.
저녁, 토시아키가 206호실로 이동한 후 잠시 흐른 시간.
마리는 자신의 힘으로 아파트를 나와 토시아키의 곁을 떠나려고 결심했다.
자신이 아무리 분충짓을 해도.
아무리 날뛰어도.
토시아키는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 그러면 안돼.
자신이 토시아키의 부담이 되어서는 안돼.
마리는 201호실의 창 여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전에 토시아키에게서 환기를 위해 여는 기술과 요령을 배웠기 때문이다.
마리는 거기에서 밖으로 뛰어내려 아파트를 나서기로 했다.
방문을 열고 복도를 걸어 계단을 내려가면 분명 토시아키에게 들켜서 잠겨버려 이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토시아키가 방에 남긴 실장 링갈을 들고 떠나는 결심을 굳힌다.
이것은 어떤 이유에선지 아무래도 가지고 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창가에 선 마리는 창밖의 모습이 자신의 상상을 훨씬 넘는다는 것을 깨닳았다.
지금까지 토시아키와 함께 2층으로 이동하던 마리는 "201호실의 높이"라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창문으로 뛰어내리면 약간 다치는 것만으로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달콤한 생각은 훌륭하게 꺾였다.
훨씬 아래에 펼쳐진 어두운 마당은 심연을 연상시키는 박력이 있다.
여기에서 낙하하면 확실히 죽을 것이다.
하지만 마리는 그것을 밖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밝아지면 아래가 잘 보이게 되어 지금보다 뛰어내리기 쉬울 거라고 무근거로 상상한다.
현명한 마리도 "사물을 좋을대로 해석하는" 단락적 발상이 작용하는 것이다.
이제 아래로 내려가는 행위에 모든 의식을 빼앗긴 마리는 창을 열어둔 채 새벽을 기다리기를 계속했다.
졸린 눈을 부릅뜨고 배고픔을 필사적으로 참아가며 마당이 잘 보이게 되기를 기다렸다.
아침이 오면 창문에서 정원까지의 높이가 줄어들거라고 생각했는지.
하지만 밝아지자, 반대로 높이가 명확하게 파악되어 오히려 공포감이 늘어난다.
잔인한 사실을 깨닳은 마리는 밤에 맛본 이상의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에게 다짐했다.
같은 무렵, 토시아키가 206호실에서 일어나고 관리인에 이끌려 아파트를 나온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만약 이때 토시아키가 아파트의 열쇠를 가지러 201호실에 돌아왔다면.
확실히 마리는 살아 있었다.
또, 마리는 자신에게 닥치는 불행의 세례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윽고 아래에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을 토시아키의 그림자라고 생각한 마리는 당황해 어지러진 방으로 돌아가려다 그만 발이 미끄러졌다.
- 바로 밑에는 무심코 201호실 창문을 올려다보고 있었던 야오아키가 있었다.
떨어지는 마리를 순간적으로 받아내려고 했지만, 양팔의 틈새를 빠져나가버렸다.
야오아키의 팔에 순간 걸린 덕분에 어느 정도 충격은 완화되었다.
그래도 땅에 부딪친 피해는 컸다.
성체였기 때문에 즉사는 면했지만, 만약 지금보다 발육이 나빴다면 확실히 몸이 부서졌을 것이다.
마리는 빈사 상태에도 불구하고 실장 링갈을 야오아키에게 건네고 열심히 목소리를 짜냈다.
"부탁인 데스, 와타시을 -한 곳으로 데려가서 버려주는 데스 ..."
토시아키가 전화를 마치고 돌아오기 약 십분 전의 일이었다.
※ ※ ※
강둑에 버려진 마리는 강을 가로지르는 교각 아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었다.
제방을 따라 비스듬히 세워진 콘크리트 교각은 특이한 모양의 틈새를 만들어내, 마리 정도의 체격의 실장석에게는 최적의 장소였다.
게다가 앞에는 키 큰 풀이 자라 속을 쉽게 들여다볼 수도 없다.
다행히 이 하천 부지에는 그다지 많은 들실장이 살지 않는 듯하고, 버려진 후, 아직 한 가족밖에 만나지 않았다.
그 가족과의 만남은 마리에게 행운이었다.
우연히 만난 들실장 가족은 너덜너덜한 마리를 발견하고 서둘러 여기에 옮겨 상처를 씻어주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음식을 나누어준 것이다.
그 가족은 한때 사육실장이었던 자들이고, 분별없는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것이라고 한다.
겨우 익힌 들 생활의 지혜를 주저 없이 마리에게 전수하고 구해준 친절한 가족이었다.
자신보다 큰 친실장과 사랑스러운 두 마리의 자실장.
독라임에도 불구하고 상냥하게 대해준다.
마리는 너무 감사하고 감격해 상처가 나으면 꼭 사례를 하고 싶다고 강력히 원했다.
실장석끼리 이런 따뜻한 관계를 형성한 것은 마리에게 첫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상냥했던 실장석은 어머니인 마루 뿐이며, 그 외에는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협밖에 없었다.
잠시 따뜻한 분위기의 대화가 활기를 띠며, 마리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됐을 때.
자실장 한 마리가 어디선가 한 송이의 꽃을 뽑아와 웃는 얼굴로 마리에게 보였다.
"꼬마야 ♪ 매우 귀엽고 예쁜 꽃인 데스"
친실장은 자실장에게 그 꽃을 받아 더 마리의 눈앞에 들이댄다.
"자, 이것을 사용하는 데스"
친실장이 갑자기 의미 불명의 말을 한다.
"데? 무, 무슨 뜻인 데스?"
"이것을 사용하여 바로 아이를 만드는 데스"
"데?"
친실장은 꽃을 자신의 고간에 대고 가볍게 파닥파닥 흔들어보인다.
그리고 아까보다 조금 진지한 표정이 되어, 설명을 계속했다.
"여기는 동료가 적고 공원보다 안전한 대신 식량을 구하기 매우 불편한 데스.
와타시타치도 더 이상 당신을 위해 소중한 식량을 나눠줄 수 없는 데스. 그래서 식량은 직접 만드는 데스 "
"스스로 만드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데스 ... 그것은 ...?"
"오바상, 이 꽃으로 아훙아훙해서 구더기쨩이나 엄지쨩을 가득 낳는 테츄!"
"그래서 그 새끼들을 먹으면 좋은 테츄!"
"데 ... ?!"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했지만, 친실장도 자실장들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분위기로 이해할 수 있었다.
동족식 ... 게다가 낳은 아이를 자신의 양식으로 하는 ...
그것은 마리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다.
그것을 이 상냥한 일가가 권장하고 있다.
"여기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살아갈 수 없는 곳인 데스.
와타시도 영리한 이 자들만 남겨두고 새끼들을 먹고 살아 있었던 데스.
강제로 하지는 않는 데스. 하지만 잘 생각하는 게 좋은 데스 ... "
"데데 ..."
그만큼 말하자 친실장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은신처에서 떠나갔다.
그 자리에 남겨진 마리는 멍하니, 옆에 놓인 한송이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그것밖에 할 수 없었다.
※ ※ ※
자전거를 몰고 짐작가는 곳을 돌아다닌다.
이전에 야오아키가 마리를 학대한 강둑, 숲과 연결되어 있는 공원, 방치된 폐허 건물, 공장 뒤쪽, 산기슭 ...하지만 마리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저녁 전에 한번 귀가해서, 배 안에 집어넣을 음식을 가지고 돌아간다.
그때 관리인의 집 근처에서 야오아키의 모습을 보고 멈췄다.
"야오아키! 너 ... 마리를 -"
"뭐, 또 그 실장석? 적당히 해"
"뭐?!"
"나, 토 시 아 키 씨 의 소 중 한 실 장 은 건드리지도 않았어? 꼬투리 잡을 거면 그만해 "
당당한 태도로 정면 부정하는 야오아키.
그 태도는 뭔가 숨기는 것 같지는 않다.
녀석이 뭔가 장난을 치고 조용히 있을 때는 더 안절부절 못할 것이다.
하지만 ... 뭔가가 걸려 어쩔 수 없다.
"하,하지만 ... 그럼, 그 녀석은 ...?"
"몰라. 첫째, 그토록 할아버지에게 혼났는데, 또 내가 뭔가 한다고 생각해? 너무해 토시아키씨 "
"- 으 ..."
"제발, 이제 나를 의심하는 거, 멈춰주면 안돼? 정말 귀찮다고"
그렇게 단언하는 야오아키의 얼굴이 냉혹한 미소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에, 나는 알아챘다.
아마도 이 녀석이 말하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외의 뭔가를 알고 있는 것도 틀림 없다.
마리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과 자신이 마리에게 뭔가 한 것은 관계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나는, 야오아키에게 도게자를 했다.
"제발 ... 뭐든 좋으니까 가르쳐줘!
그 녀석은 ... 마리는 내가 무조건 지켜야 하는 특별한 실장석이야!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녀석을 잃을 수 없다고!
무슨 말이든 듣는다.
그러니 이 정도다, 마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좋으니까 가르쳐줘! "
필사적으로 고개를 숙여 호소한다.
나를 내려다보던 야오아키가 순간 뭔가를 말하려다 멈춘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는 자신의 정신력의 한계에 도전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야오아키는 킥킥대며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럼 말야, 실장석을 죽이는 거 보여줘"
"응?"
"나 봤어. 전에 그 실장석을 찾으러 갔을 때, 들실장을 밟아 죽였지? 나, 그때 토시아키씨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어. 사람이 실장석을 죽이는 거 처음 봤다니까 "
"...?"
싫은 예감이 든다.
엄청나게 싫은 예감이.
비할 게 없을 정도로 시커먼 무언가가 내 가슴 속에 깃든다.
"그때처럼, 문답무용으로 실장석을 죽이는 토시아키 씨를 다시 보고 싶어.
그걸 보여준다면, 나, 토시아키 씨 사육실장 정보를 가르쳐줄게 ♪ "
※ ※ ※
밤의 장막이 내린 하천 부지는 지옥 세계가 되었다.
은신처 안에서 바깥의 모습을 보던 마리는 그것을 뼛속까지 실감했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성체 들실장.
그것이 서로의 아이들의 고기를 요구하고 다투고 싸운다.
수가 많지 않지만, 여기저기에서 비통한 비명과 함성 소리가 들린다.
그 모습에 마리는 단지 떨 수밖에 없었다.
그 친자가 말한 것은 진실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급 자족은 없으며, 이것조차도 자칫하면 다른 이에게 빼앗겨버린다.
그토록 가혹한 생존 경쟁.
그것은 단지 조그마한 강둑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리가 숨어있는 곳까지 오는 실장석은 아직 없다.
그 친자가 비장의 사각지대를 가르쳐준 것 같고, 곁을 지나는 실장석 중 아무도 이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마치 투명 인간의 시각에서 실장석끼리의 싸움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런 불가사의 한 감각 속에 마리는 오로지 토시아키의 이름을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도와, 도와 줘, 닝겐 마마!
무서워 ... 여기 이렇게 무서워!
미안해요, 미안해요! 와타시 역시 닝겐 마마의 곁에 있고 싶어!
도와, 도와줘!
닝겐 마마아 ......
아파트를 나왔을 때의 결의는 벌써 공포에 침식되어 소멸하고 있다.
지금 마리는 단지 외래의 경이에 떠는 어리석고 무기력한 실장석에 불과했다.
토시아키와 마루에게 받은 교육도 지금까지의 행복한 삶의 기억도 모두 관계 없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 순간 자신의 존재가 사라져버리는 절망 ...
다만 그것에 필사적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었다.
마루가 왜 그런 위치를 선택했는지.
왜 다른 들실장에게서 거리를 두고 있었는지.
지금까지 그곳을 막연하게밖에 이해하지 못했던 마리는 새삼 마루의 영리함을 실감했다.
마리는 어머니 마루의 무덤 근처에서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왜 그때 토시아키가 일부러 마루를 화장했는지 그 의미를 고려하지 못했다.
토시아키는 여기에 마루의 시체를 해코지하는 존재가 숨어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생각을 조금이라도 읽었다면 마리가 자신이 버려져야 할 곳으로 하천 부지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단 마루와 함께 했던 그 버려진 집 구석이 그녀에게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루가 죽고 먹혔다는 무서운 기억이 있다.
어머니를 죽게 한 그 장소는 마리에게 무서운 곳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판단이 더욱 마리를 "평온한 환경"에서 멀리 내몬 것이다.
무엇보다, 야오아키를 만난 시점에서, 그곳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 데갸아앗!"
"데, 데, 데기이이잇 !!!"
"테챠아아앗! 치벳!"
갑자기 밖의 상황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들린 고함과 비명의 질이 바뀌면서 마치 밖에 있는 실장석들 모두 다른 공포에 떨고 있는 듯한 기색을 느낀다.
조심스럽게 밖의 상황을 엿본다.
그 순간 머리가 반파된 성체 실장이 마리의 위치로 고개가 처박혔다.
"데갸?!"
"다, 다즈게 ...... 데, 데즈 ......"
"데, 데뎃?! 오마에는 설마 ... ?!"
마리는 감각으로 이해했다.
그 반죽음당한 실장석은 아까 이 곳을 알려준 그 친절한 친실장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더 볼 것도 없다.
뭔가 큰 힘으로 때려눕혀진 듯, 머리뿐만 아니라 전신에 중상을 입고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자실장의 머리통을 하나, 왼손에는 자실장의 하반신이 매달려 있었다.
"설마 ... 그, 그건 ...!"
"도망치는 ... 데즈우우 ...... 닝겐, 학대 ... 닌게 ..."
- 빠킨!
거기까지 말하고 친실장은 대량으로 토혈하고 자괴했다.
위석이 깨지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마리의 귀에 닿는다.
그리고 마치 거기에 호응하는 것처럼, 가슴 속의 아픔이 되살아난다.
- 즈킨 - !!
"데 ... !!"
무심코 신음 소리를 올린다.
그 순간, 눈앞의 친실장의 시체가 움직이기 시작해 질질 밖으로 끌려간다.
누군가가 시체를 끌어낸 듯하다.
"- 여기에 아직 있어 ♪ 토시아키 씨!"
"......"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
토시아키 ... 씨?
토시아키 씨는, 닝겐 마마의 이름이다.
닝겐 마마 ...... 도와주러 왔어?!
"데 ...... 데갸아아아아아앗!"
안을 들여다보는 야오아키의 그림자에 떨면서도 마리는 있는 힘껏 외쳤다.
- 닝겐 마마아아아앗 - !!!
실장석들의 단말마는 아직 끊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곧 조용해진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마른 풀이나 자갈을 밟고 걷어차면서 접근하고 있었다.
"토시아키 씨, 이 안에 아직 있어, 이 녀석도 죽여버려"
"- 그 녀석 다쳤잖아"
"뭘 새삼스럽게, 더 죽여줘! 나 점점 텐션 올라간다니까 ♪"
"이제 됐어, 도대체가 ... 벌써 수십 마리 죽였는데 부족해?"
"에에? 이제 끝이라고? 재미없어"
"...... 적당히 해라, 야오아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
"... 헤 ... !!"
신경질적인 아이의 목소리와 상냥하고 ... 그런데 지금은 너무 무서운 그리운 목소리가 번갈아 울린다.
토시아키가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떨리고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것 같다.
마리는 어느덧 은신처의 한층 더 깊숙이 숨고 있었다.
왜 거리를 두었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
- 구멍 속을 들여다본 토시아키는 이 모습을 보고, 자신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알몸이 되어 진흙과 피로 얼룩진 모습은 더 이상 토시아키에게 마리가 아니었다.
아니, 그래도 힘껏 나서면 토시아키가 자신을 받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마리는 - 왜 여기에 오기를 바랐는가? 본래의 목적을 깨닳을 수 있었다.
토시아키가 알아채지 못했다는 작은 억울한 마음이 공포의 소용돌이에 빠졌던 마리의 생각을, 일시적으로 정상으로 복원한 것이다.
"자, 말해봐, 마리는 어디 갔지?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아, 알았어, 그러니까 멱살 잡지마!"
"빨리 말해! 나는 ... 이제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이렇게까지 했어. 너도 약속은 지키라고 ... "
"아, 알았어! 알았다고요!"
말다툼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잠깐의 침묵 후, 가볍게 기침 소리가 난다.
이윽고 안정을 되찾은 야오아키의 목소리가 들린다.
"토시아키 씨의 사육실장은 창문으로 떨어져서 나에게 버려달라고 부탁한 거야"
"거짓말 마! 어떻게 그런 일이 ..."
"실장 링갈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내가 그 녀석의 말을 들어준거야"
"거짓말 하지마 ... 야오아키 너 이 상황에 ..."
"으, 거짓말 아니라니까! 왜냐하면, 실장 링갈 없었지?! 그래서 나 그 실장석을 버리러 갔단 말야 이웃 마을까지! "
"-!"
야오아키가 토시아키에게 반항하면서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마리는 야오아키의 교활함이 미우면서도 그 발언에 조금 감사했다.
자신은 닝겐 마마의 곁에 있다
하지만 이제 만나면 안 되는 거야
그래, 와타시는 ... 스스로 버려지기를 바랐어
그래서 이것으로 좋아
이것으로 좋아 -
가슴 안이 심하게 아프다.
이 정도까지 심한 통증의 연속은 처음이었다.
괴로워 숨을 쉴 수 없다.
몸이 움직이지 않고 비명도 지를 수 없다.
마치 몸의 중추부를 직접 비트는 듯한 둔하고 강한 저항 불능의 격통.
자신의 마음으로 맹세하지만 진짜 마음과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따라서 비명을 지르는 상처난 위석.
마리 최대의 불행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웃 마을 폐공장이구나"
"응, 틀림 없어"
"- 거기도 흉포한 들실장의 소굴이잖아!"
"어, 토시아키 씨 어째서 알고 있어?"
"옛날, 거기서 ...... 아니, 아무것도 아냐"
"?- 아무려면 좋지만, 가지 않아도 돼? 빨리 안 찾으면, 그 실장석 죽을지도 몰라?"
"...!"
야오아키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토시아키가 전력으로 달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사적으로 심한 통증과 싸우면서 마리는 토시아키와의 진정한 이별이 찾아온 것을 자각했다.
비싯
간신히 움직이는 오른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경례한다.
그것은 토시아키에 대한 마지막 이별의 인사였다.
다음 순간, 갑자기 몸이 끌렸다.
"뎃?!"
저항의 여지없이 순식간에 은신처에서 끌어내진 마리는 그대로 땅바닥에 내던져졌다.
"- 데벳!"
"좋았어"
"데 ..."
"이제 정말 버려졌구만요 축하해♪"
야오아키가 또 그 냉혹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있다.
마리는 이 순간 모든 행운을 탕진했다.
조각의 조각조차 남기지 않고.
※ ※ ※
마리 - 마리!
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했어!
나는 너를 절대 지켜준다고 결정한 거다!
나의 삶을 바꿔준, 마루에 맹세코!
- 아니, 이제 마루는 상관없다!
나는, 마리, 니가 소중하니까 ... 좋아하니까, 곁에 있길 바란다고!
그것뿐이다 ... 그것뿐이야!
그것을 위해서라면 나는 어떤 고생을 해도 좋아!
기다려라 마리!
내가 반드시 널 구해줄게!
그리고 이번이야말로 함께 - 사이좋게 살자... !!
※ ※ ※
죽어가는 모습에 싫증을 느낀 야오아키가 떠난 후.
마리는 자신이 던져진 위치가 "새로운 지옥"이었음을 이해했다.
주위에는 수많은 실장석의 시체.
모두 망가져, 밟히고 찢기고 비틀려 잘린 것뿐.
하나라도 제대로 된 모양의 시체는 없다.
모두 토시아키가 한 흉행의 결과이다.
야오아키의 명령대로, 마리를 구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한 학살의 흔적.
토시아키는 더 이상 예전처럼 철저한 학살 욕망을 내세우는 일은 없어졌다.
이전에는 어떤 개체도 원형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을 냈지만, 이 시체 더미는 모두 살해방법이 잔인하지만, 모두 일격에 죽었다.
죽을 정도로 다쳐서 자괴한 것도 있었지만, 그러한 것에 집요하게 결정타를 꽂는 짓은 하지 않았다.
다만, 야오아키가 원하는대로 모양만 낸 '분별없는 학살 "
하지만, 그런 토시아키의 행위도 지금의 마리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 어중간한 참상은 더욱 의외의 비극을 연쇄적으로 낳고 있었다.
어디선가 살아남은 실장석들이 다가왔다.
수는 많다.
지금까지 어떻게 숨어 있었는지 신기하게도 자꾸자꾸 모여든다.
그 목적이 토시아키가 잡아죽인 들실장들의 시체인 것은 분명했다.
하천 부지의 실장석의 수가 적다는 마리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그 친실장이 말했다.
이 하천 부지의 식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를 먹어서라도 살아남을 필요가 있다고.
즉 그것은이 하천 부지를 근거지로 하는 들실장의 거의 전부가 동족식을 태연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데... 나, 나 ...!"
조용히 마치 좀비처럼 다가오는 들실장 생존자들.
그 숫자는 사실 그다지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성체가 5,6 마리, 자실장이 3,4 마리 정도다.
하지만 마리에게는 그것이 무수한 대군처럼 보였다.
잘 먹겠는 데스
똥닝겐이 먹을 것을 베풀어준 데스
좋은 볼거리였던 데스
맛있는 맛있는 테츄, 이녀석 너무 맛있는 테츄
구더기쨩은 이 뇌가 못 견디게 맛있는 레후-
지금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는 데스
무서운 속삭임이 계속해서 귀에 들려온다.
시체의 산마루 쪽에 위치한 마리의 존재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바로 눈앞의 신선한 시체에 신경이 매료되어 있는 것 같다.
처참한 광경은 마리에게 그 무서운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어머니의 시체를 뜯어먹는, 자실장들 ...
그 순간 마리의 마음 속에서 뭔가 더 터졌다.
그래, 잊고 있었었다
마마는 그때 죽었는데
그래도 계속 닝겐 마마의 옆에 있었다
닝겐 마마의 어깨 뒤에서 생긋 웃었다
닝겐 마마의 행복을 계속 바라고 있었어
와타시 마마와 약속했어
닝겐 마마를 지켜보기로
닝겐 마마와 약속했어
와타시가 지켜보기로
- 와타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데갸?!
아직 안 죽은 녀석이 있는 테츄!
그녀석도 잡아먹는 데스
가면서 산채로 먹는 레츄 ♪
들실장들이 마리의 존재를 눈치챘다.
하지만 마리는 열심히, 사지에서 벗어나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부서진 손발이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다.
간신히 일어났지만, 흔들리고 제대로 걸을 수 없다.
게다가 가슴의 통증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마리는 그런 몸을 필사적으로 재촉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에서 도망친다.
그리고 토시아키의 곁에.
토시아키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토시아키을 지켜보며 행복하기 위해.
어느덧 마리의 마음 속에서 자신이 지켜 보면, 토시아키는 반드시 행복해진다는 도식이 성립하고 있었다.
그것은 실장석 특유의 제멋대로인 망상의 발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금의 너덜너덜한 마리는 그것에밖에 기댈 수 없었다.
비록 아무리 희미할지라도 자신이 매달릴 곳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마리는 금방이라도 쓰러져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도망치는 데스우우웃
금방 잡아주는 데스우우웃
뒤에서 점점 들실장들의 목소리가 다가온다.
절대 잡히지 않는다!
와타시는 닝겐 마마에게 가는 거야!
닝겐 마마를 지켜볼 수 있는 곳으로!
- 꼭!
하지만 마리가 붙잡힌 것은 그 직후였다.
등 뒤에서 다리가 걸려 앞으로 기우뚱하며 쓰러진다.
그리고 차례로 들실장들이 몰려 온다.
이놈 독라인 데스
살아있는 먹이는 최고인 데스
뼈까지 쪽쪽 빨아먹어주는 테츄
쳐죽이는 레츄-
"데, 데갸아아 --- 앗 !!!"
왼손에 오른발에 뒤통수에 통증이 치민다.
산채로 고기를 물어뜯긴다.
머리카락과 옷이라는 장애물이 없기 때문에 마리는 여러 들실장들에 의해 전신이 동시에 갉아먹히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저항할 방법은 없다.
마리는 그저 굶주린 들실장들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토시아키도 마루도 도와주지 않는다.
토시아키를 지켜보는 것도 이루지 못했다.
가슴 통증이 격렬함을 더한다.
그것은 육체가 느끼는 표면적인 고통을 훨씬 능가하는, 실장석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다.
- 위석의 붕괴.
삐시 ...
닝겐 마마 ... 마마, 미안해 -
삐킷 ...
하지만 ... 고마워 -
삐싯
닝겐 마마 ... 멋진 이름을 줘서 ...... 고마워 ...
파키 ...
마리 - 와타시의 이름은 "지켜보고 싶다"에서 마리 -
와 타 시 는 마 리
파킨
위석이 부서졌다.
마리의 가슴 통증은 영원히 사라졌다.
- 즈릿
즈릿 ...
"데?!"
"어떻게 된 데스? 마마"
"이, 이 녀석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데슷!"
"데?! 데, 데샤아앗?!"
"어, 어째서인 데스?! 아까 위석은 깨진 데스?!"
즈릿 ... 즈릿 ...
즈릿 ... 즈릿 ...
"위석이 깨진 소리 ... 잘 들은 데스"
"그럼 죽은 것인 ... 데스 ...... 그런데 ..."
"데, 데갸아아아앗 !!!"
들실장들의 말대로 마리는 죽어서도 움직이고 있었다.
위석이 부서져 몸에서 빠져나가고 왼팔도 다리도 거의 잃었어도.
오드 아이는 색깔을 잃고 이미 회색으로 물들었는데도.
그 얼굴에는 죽음을 맞이한 직후의 절망의 색깔을 남기고 있는데도.
그런데도 마리는 여전히 몸을 흔들어 간신히 남은 오른팔을 움직여 나아가려고 했다.
죽음의 직전 자신의 이름에 담긴 사명을 기억해내고 생명이 다한 후에도 집념만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들실장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효과가 있었다.
성체 실장들은 모두 빵콘하거나 달아나고 자실장 중에는 너무 겁에 질려 위석을 자괴하는 자도 있었고, 갑자기 착란에 빠져 구더기 실장을 먹기 시작한 무리까지 있었다.
결국 마리는 몇 센티 정도 기어간 후 곧바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이동 시간도 극히 짧았다.
하지만 들실장들에게는 더이상 마리는 괴물 이외의 무엇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시체의 산의 일각에 방치된 마리는 그대로 바람에 노출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다음날 공포를 잊은 들실장들이 먹어치우기 전까지 잠깐 동안의 일이었다.
결국 토시아키가 마리와 재회하는 일은 없었다.
■ □ ■ EPILOGUE ■ □ ■
- 그로부터, 십오년이 지났다.
그 후 나는 형에게 다시 설득당해, 결국 부러졌다.
마리와 헤어진 것이 계기가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나는 형과 함께 일본을 떠났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모두 떨쳐버릴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일한 나는, 그 후 순조롭게 승진을 거듭, 어떻게든 나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신분이 됐다.
지금의 부하들에게 나의 옛날 이야기를 해도 아마 누구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일본 지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형의 영향인지, 나는 본래의 지위보다 훨씬 고위직에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되고 있는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나는 지금도 그때의 고생을 잊지 않고 살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마음 속에는 -
나는 어느 날 유급휴가를 받아 문득 이전에 살던 그 마을에 가보았다.
그리운 아파트는 그때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입구는 나무 판으로 폐쇄됐고 창문에는 커튼도 없어 사람이 살고 있는 기색은 전혀 없다.
내가 살던 201호실 창문만, 왠지 약간 열려 있었다.
관리인 가족은 만나지 못했지만, 바람의 소문에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알았다.
야오아키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학대파일까.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존재이지만 ... 새삼 그때의 감정을 되살려도 의미는 없다.
이 아파트도 조만간 철거일이 정해진다고 한다.
아픈 기억이 많지만, 나에게 소중한 나날을 보낸 곳이 없어져버리는 것은 역시 서글프다.
나는 불과 몇분간만 그 추억의 방 창문을 바라보고 떠났다.
이 마을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아파트 주변도, 다녀서 익숙한 편의점도, 몹시 신세를 진 공중 전화까지 그대로였다.
전화를 기다리는 심심풀이로, 공중 전화 옆에 살짝 붙인 취업 정보지 스티커가 아직 남아 있어 쓴웃음을 짓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한 애완 동물 가게도 점장은 바뀌었지만 여전했다.
쇼 윈도우 너머에서 훈육된 실장석들이 테찌테찌 울고 있는 듯하다.
그로부터 실장석 상품 수요는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이곳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문득 시선이 마주친 점원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나는 길을 재촉했다.
마루와 마리가 살던, 폐옥의 자재 창고.
여기도 그때 그대로 시간이 멈춰 있었다.
나무 상자도, 기대 둔 용도 불명의 나무도, 그 위의 비닐 시트도 드럼통도 ...
내가 만든 헝겊 쿠션이었던 것처럼 보이는 잔해까지 정중하게 남아 있었다.
마치 여기에서 잠시 기다리면 마루가 데스데스거리며 돌아올 것 같다.
그리고 나를 보고 미소를 짓고 ......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그 하천 부지이었다.
또, 계속 오지 않았던 마루의 무덤.
마지막으로 무서운 추억을 만들어버렸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기 힘들었던 곳.
시간이 멈춘 이 도시에서 그 묘비는 아직 남아 있는 것일까?
마루의 무덤은 더 이상 거기에 무엇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약간 열려 있던 주위는 완전히 긴 풀로 뒤덮였다.
처음 봤을 때 정말 여기였는지 싶을 정도로 기억과 달랐다.
- 마루의 무덤은 단지 지면의 일각이있다.
뭐가 지나더라도 거기가 무덤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겠다.
아마도 이 근처에 둥지를 튼 실장석들도 간단하게 짓밟고 지나갈 것이다.
나는 그래도 마루의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마루의 유골을 묻은 주위를 손으로 어루만졌다.
- 돌아왔어, 마루.
조용히 자고 있었어?
약간의 습기를 띤 흙이 서늘한 감촉을 손에 전한다.
혹시, 마루의 영혼은 이미 벌써 여기에서 떠나버린 것인지도.
다시는 여기에 돌아오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는 가정이 있고 진정한 의미에서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돌아가야 한다.
십오 년 전, 내 인생의 전환점에 크게 관여한 실장석 ... 마루에게 마음 속으로 무거운 사의를 표한다.
그리고 이별을 조용히 속삭인다.
이상하게도 슬프지 않았다.
다만, 비유할 수 없는 허무감이 있었다.
그리고 깊은 감사와 -
도시에서 멀어지는 전차에서 마리의 일을 생각한다.
그로부터 그 녀석은 어떻게 되었을까?
분명 마리의 일이다, 마루가 들 생활에 적응한 것처럼 타고난 힘으로 능숙하게 살아남은 게 틀림없다.
그렇게 믿고, 나는 살아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이웃 마을의 폐공장을 밤새 수소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리는 결국 만날 수 없었다.
그때 새벽빛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한다.
나는 다시는 마리를 만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울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 이제, 마리는 살아있지 않을 것이다.
십오 년이라는 시간은 사람과 실장석을 잇기에는 너무 긴 시간.
마리는 최후에 무엇을 보았을까?
그 녀석은 최후에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 생각 속에 나의 모습은 있었을까?
나는 이 마을에 오기 직전까지, 마리의 일을 까맣게 잊고 있던 것을 깨닳았다.
그만큼 내가 십오 년은 격동의 세월이었다.
물론 마음의 어디선가 희미하게 걸려는 있었지만.
그렇게 소중히 생각한 실장석인데, 이런 차가운 놈이라고 자신을 욕한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마리에게 깊이 사과한다.
※ ※ ※
유급휴가도 끝나고 집에 돌아온 지 며칠 후.
활짝 갠 일요일 오후, 나는 집 근처를 사랑하는 딸과 함께 산책하고 있었다.
"파파 ♪ 요기요기!"
아직 어린 딸은 가차없이 아버지의 쉬는 시간을 빼앗아간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보다 행복한 증거이기도 하다.
쨍쨍 비추는 따뜻한 햇살, 한가로운 한때.
그때는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다고 생각한 알찬 시간이 여기 있다.
불행의 밑바닥에서 신음하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나는 딸을 껴안고 지금의 행복을 하늘에 감사했다.
"파파. 봐, 저기"
"응?"
딸이 우리 집 문 근처를 가리키고 있다.
"쟤 어디서 온 거야?"
"응?"
거기에는 한 마리의 성체 실장석이 있었다.
머리는 없어졌지만, 실장 옷을 입고, 조용히 멈춰서 있다.
아무것도 울지 않고 떠들지도 않고 아첨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웃 중 어느 집도 실장석을 기르고 있지 않다.
물론 우리집도 기르지 않는다.
보아하니 옷도 깨끗하고 들이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묘하게 얌전하다.
무엇보다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이 기이하다.
"쟤, 웃고있어"
"웃어?"
"응, 엄청 기쁜가봐"
무심코 딸에게 되묻는다.
오롯이 자리잡은 무표정한 실장석.
그것은 매우 맑은 눈빛으로 마치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그 실장석을 응시한다.
내 안에서 뭔가가 소리를 내며 이어진다.
그렇다, 나는 ...이 녀석을 알고 있다.
맑은 눈빛의 실장석은 접근한 나를 향해 문득 미소짓는다.
이번에는 분명히 그 미소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녀석이 왜 거기에 있는 것인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반가웠다.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나는 - 오래전에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겨우 다시 만났다.
"마리"
조용히 말을 건다.
아마도 딸은 이상한 얼굴로 나를 보고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나는 더 말을 걸었다.
"너 계속 여기 있었니?"
"그로부터 몇년이 지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십오년이야?
도대체 ...... 어째서 너는 그렇게, 솔직하고 바보같이 정직한 거야 "
"너, 나는 ... 잊고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런데 ...... 넌 - "
마리는 그때부터 나와의 약속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
내 앞에서 사라지고 ... 지금까지 줄곧 나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 쓸데없는 수다 속에서 문득 나눈 정도의 별거 아닌 약속이었는데.
"고맙다, 마리 ... 고마워"
목소리를 짜내, 온갖 감사의 마음을 담아 중얼거린다.
나는 한심한 주인이었다.
깊이 다짐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정말 너보고 지켜달라고 할 가치가 없는 사람인데.
그런데 너는 계속 약속에 매달려 있었구나.
마리가 또 미소를 지었다.
천진난만하고 덧없는, 그리고 상냥한 미소.
내가 좋아했던 치유의 표정.
내 마음의 어둠을 몇 번이고 몰아내준 소중한 모습.
나는, 말해야 했던 말을 쏟아낸다.
그 마을에서 돌아 오는 길에 내 마음 속에서 나왔던 말.
마리 - 나를 계속 지켜봐준 이 아이에게 어떻게든 전해야 한다, 마음을.
"-하지만 뭐, 마리.
이제 괜찮아 "
마리가 있던 날의 모습을 떠올리며 속삭인다.
오열과 섞인다.
"나는 이제 내 힘만으로 행복할 수 있어.
그래서 마리가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
눈물이 말을 멈춘다.
- 거짓말이다.
그건 거짓말이다!
내 곁에 돌아와줘!
그리고 다시 나와 살자!
이번이야말로 이제 너를 괴롭게 하지 않을테니까!
그러니 ...... 그러니 ...... 이제 아무데도 가지 말아줘!
부탁이야, 평생의 부탁이니까 ... !!
당장 속마음이 입을 뚫고 튀어나올 듯하다.
하지만 나는, 한심하게 흐트러지는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짜내 말을 계속했다.
딸이 무슨 말을 하지만, 내 귀에는 닿지 않는다.
나는 마리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마리는 잠깐 슬픈 눈빛을 했지만 곧, 다시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제 잠들거라.
그리고 눈을 뜨면 이번에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거야.
다시 태어나면, 내가 아니라 너만의 ...... 행복을. "
행복까지의 여정은 비록 누군가에게 이끌리더라도 그 앞은 스스로 걷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내가 정말 마루와 마리에게서 행복을 받았다면, 여기에 또 의지하면 안 된다.
자신의 의지로, 마리의 은혜와 결별해야 한다.
마리가 필사적으로 약속을 지켜주었다면.
죽어서도, 나에게 행복을 주었다면.
나는 마지막으로 이번에야말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
"행복의 약속'을 -
- 안녕, 마리
- 데스우
환청일까.
그리운 마리의 목소리가 들린 듯했다.
눈앞에 있던 희미한 낌새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런 실감을 느낀다.
공기에 녹아들듯, 사랑스러운 모습이 엷어진다.
마리가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살짝 오른손을 이마에 댔다.
- 경례.
나는 목놓아 울었다.
마리의 모습도 사라졌다.
마치 그곳에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런 기척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내 등에 딸이 안겨왔다.
"닝겐 마마 - ♪"
「어, 어떻게 한 거야 마리? "
"와타시, 닝겐 마마와 쭉 함께 있고 싶은 데스 ♪"
"괜찮아? 나는 가난하고 불행한 놈이라 고생할지도 모르는데?"
"완전 좋은 데스"
"왜?"
"와타시가 계속 지켜보고, 닝겐 마마를 꼭 행복하게 해주는 데스.
와타시 좋아하는 닝겐 마마와 약속하는 데스! "
(행복의 약속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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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스크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의 약속'은 자작'사랑해도 되나요? 2"의 리메이크로 써보았습니다.
당시에는 갑자기 애호 주제로 정리해버리고, 다수의 엄격한 지적을 받았으므로,
그 얻은 경험치를 살려 「애호 주제이지만 실장다운 전개"를 목표로 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유행하는 직스 전개는 노골적으로 피했습니다 (웃음).
후 고치화 등의 전개도 피하고 어디까지나 실장석과 인간의 관계만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이론 따지기 (의 차원)에서 쓴 탓인지, 개인적으로 좀 분위기가 나쁘...다고 할까
철저하지 못한 감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즐기셨다면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라고 먼저 쓴 놈에 여러가지 덧붙여서 이런 용량이 되어 버렸잖아, 너
... 미안
보증금 ◆ lvc / muchiU
일본 스크 특유의 그 답답한 느낌과 속터지는 결말이 킹받네 ㅋㅋㅋㅋ 진짜 괜히 읽음 ㅋㅋㅋㅋ
답글삭제테치도 그렇고 일본 스크는 답답하고 속터지게 하는 독자 학대물이 많은 데스..
답글삭제테치, 사쿠라랑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너무 발암이네 이거ㅋㅋㅋ 몰래 실장석 키우다가 쫓겨나질 않나 실장석 신경쓰다가 일도 짤리고 직장도 포기하고 아주 난리났네 어째 일본스크 주인공들은 실장석에 목숨거는 인간들 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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