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다큐멘터리 - 겨울


오늘 살펴볼 지역은 바로 예전에 찾았었던 한국의 한강입니다.
이곳에서 사는 실장석들도 겨울의 혹독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붙는 한국의 추위는 같은 겨울이라도 그 격차가 매우 현격합니다.

이런 극심한 추위의 반복에서 한국의 실장석들이 어떻게 버텨가느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1월 막 겨울이 시작된 한강에서 실장석들이 이동을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방송했었던 장마철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실장석들은 저마다 골판지 박스를 접어서 몇 마리 되지 않는 자들과 이동을 시작합니다.
한강에서 무리지어 살던 이들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한강은 다른 지역보다 바람이 강하고 강수량이 높습니다.
이는 겨울에도 마찬가지인지라 겨울에 한강에선 칼바람과 모진 눈보라가 잦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방문도 뜸해지기 때문에 먹이를 얻기도 힘들어집니다.
때문에 한강을 벗어나서 주택가나 인근 상가들로 실장석들은 이동을 시작합니다.
적어도 얼어서 죽는 것만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구더기까지 5마리의 자들을 거느린 친실장 한 마리가 얼마 가지 못하고 자리를 잡는군요.

보통의 실장석들은 겨울동안 1마리 내지 2마리의 자실장만을 키웁니다.
물론 먹이가 부족한 겨울동안의 생존을 위해서지요.

그런 점에서 이 친실장은 아마 이번이 처음 출산이어서 겨울이 가져올 비극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친실장은 공원 외각에 위치한 도로와 인도 사이 수풀에 골판지 상자를 설치합니다.
아마 자들이 많기 때문에 공원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자실장 3마리가 친실장을 도와서 열심히 골판지 집을 재건하는군요.
이처럼 자식이 많으면 노동력이 필요할 때 매우 요긴합니다.

그렇지만 이 노동력이 한국의 기나긴 추위동안 크게 필요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죠.
친실장은 겨울동안 슬픈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겨울이 지날 동안 살아남는다는 것이 전제로 붙지만 말입니다.

또한 한강 근처에 자리 잡은 것도 이들의 운명에 치명적인 선택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아무리 춥고 혹독한 한강의 겨울 때문에 사람의 발길이 뜸해진다고 해도
한강은 언제나 사람들의 여가활동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를 기원하면서 다른 무리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실장석들이 한강의 입구를 줄줄이 지나서 각자 주변의 인가로 뿔뿔이 흩어져가는군요.
이들이 겨울동안 찾아갈 안식처는 어디일까요?

이 실장석들은 주로 건물에 딸린 실외기와 건물 지하실을 찾아서 돌아다닙니다.

기계를 가동시켜서 따뜻한 바람과 열기가 나오는 실외기는 겨울동안 쾌적한 생활을 제공합니다.
건물 지하실은 겨울의 냉풍을 막는 것도 가능하며 운이 좋으면 보일러가 설치된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보일러에서 나오는 열기와 주변에 떨어지는 물은 실장석에게 최고의 환경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 최고의 장소를 얻지 못했다고 해서 한강으로 돌아가진 않습니다.
수풀이 우거진 곳 어디든 실장석은 살아갈 수 있기에
겨울철엔 아파트나 학교, 빌라 주변에 반쯤 숨겨져 있는 골판지 박스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이제 위험이란 없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곳이 한강보다 더 실장석들에게 위험한 곳입니다.

길가다가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과 자신의 집에서 빌붙어 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겨울의 추위를 피해서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동물은 실장석 뿐만이 아닙니다.

제작진이 미리 카메라를 설치해 놓은 지하실에 실장석 한 무리가 도착했습니다.
실장석 무리가 지하실로 통하는 작은 창문을 타고 지하실 안으로 들어옵니다.
친실장 한 마리와 자실장 두 마리 그리고 엄지 한 마리가 있군요.

엄지는 이 추운 겨울에 독라인 것을 보면 아마도 비상식량인 것 같습니다.

친실장을 도와서 자실장들이 골판지 상자를 재건하기 시작합니다.
30분 정도가 걸려서야 겨우 실장석들이 골판지 상자를 예전에 살던 모양으로 복원합니다.

친실장도 자실장도 비상식인 엄지마저도 지쳤는지
목마름에 혀를 내밀고 물을 찾아 헉헉대는군요.

마침 보일러가 설치된 지하실이었기 때문에 보일러 관에서 물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친실장과 자실장들은 정신없이 물이 떨어지는 곳에 입을 벌리고 서있습니다.

엄지도 물을 마시러 달려오나 친실장이 엄지를 발로 차서 날려버립니다.
자실장들은 그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리는군요.
이 서러움을 참지 못하고 엄지는 결국 울음을 터뜨려버립니다.

이 울음소리가 지하실을 채워가고... 지하실에 뚫린 구멍 안에서 노란색 점 두 개가 움직입니다.
이 생물체는 엄지의 소리에 반응했는지 수염이 달린 코를 흔들면서 구멍에서 점차 나오기 시작합니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기어 나오는 이 노란색 점의 주인은 바로 쥐입니다.

도시, 시골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지 살 수 있는 이 동물은 생존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지만 쥐는 상당히 잔인한 포식자입니다.
쥐의 작은 몸은 덩치대비 막대한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먹어야 합니다.
쥐는 식물, 동물 가리지 않고 섭취하며 대상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가리지 않습니다.

뛰어난 후각과 미세한 진동도 감지하는 수염은
이 어두운 지하실에서 목표물에 확실히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느다랗고 길쭉한 발은 바닥을 딛는 표면적을 줄이면서 걸어 다니는 소리를 최소화 시켜줍니다.
걸어 다니면서도 어디서 나는지 모를 뾱 뾱 소리를 내는 실장석과는 매우 대조적이지요.

쥐는 구멍에서 완전히 나와 구멍 밖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후각과 청각을 집중합니다.
실장석 특유의 운치 냄새와 시끄러운 울음소리는 쥐의 민감한 감각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쥐는 대상에게서 모은 정보로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일 것입니다.
만약 포식자라면 구멍으로 돌아갈 것이고 먹이라면 사냥을 시작할 것이지요.

쥐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 속에서 실장석을 먹이로 보고 있었나보군요.
어둠을 가로지르며 쥐가 빠른 속력으로 조용하게 실장석들에게 다가갑니다.

실장석들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군요.
친실장은 보일러 주변의 열기에 꾸벅꾸벅 졸고 있으며
자실장들은 엄지를 괴롭히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조금 씩 조금 씩 거리를 좁히던 쥐가 마침내 속력을 내서 달립니다.
엄지를 깔아뭉개고 위에 서서 조롱하던 자실장의 몸통을 쥐가 거세게 물고 구멍으로 도망칩니다.

자실장은 다급하게 친실장에게 비명을 지르고 친실장은 졸음에서 깨어나 구멍으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느릿느릿한 실장석이 구멍에 도달하기 한참 전에 쥐는 이미 구멍 속으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오직 지하실엔 물려간 자실장이 내는 울음소리만 울려 퍼지는군요.
아까 전에도 말했다시피 쥐는 먹이가 살아있던 죽어있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산채로 뜯어 먹히는 고통에 자실장의 절규에 가까운 비명이 지하실을 채워갑니다.

이 소리에 친실장과 자실장은 이미 빵콘해서 팬티가 가득 부풀어 올랐으며
독라 상태인 엄지는 이미 바닥을 녹색으로 진하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윽고 자실장의 비명이 멈추자 친실장이 정신을 차리고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골판지 집도 포기할 정도로 다급하게 아까 내려온 길을 따라서 창문으로 도망치려 하는군요.
그러나 이 친실장은 아직 비명이 들리는 동안에 도망갔었어야 합니다.

게다가 혼자 도망가도 모자를 시간에 친실장은 마지막 남은 자가 매우 중요한 모양입니다.
자실장을 뒤에서 밀어 올려주면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하는군요.

맨 밑 부분에서 엄지도 자신을 데려가라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앞서서 말씀드리지 못한 사실이지만 사실 무리를 짓는 동물은 실장석뿐만이 아닙니다.
한 배에서 많으면 24마리의 새끼가 나오는 쥐들도 대량의 무리를 지어서 생활합니다.
이 지하실의 쥐들도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구멍을 통해서 10마리가 넘는 쥐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먹이가 부족한 동안 굶주리던 쥐들에게 신선한 자실장은 매우 별미였을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이 정도 수의 무리에게 자실장 한 마리는 당연히 부족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수없이 많은 노란 빛의 눈동자를 본 엄지가 발광을 하면서 주저앉는군요.
엄지가 비명을 지르기가 무섭게 쥐 한 마리가 그대로 엄지를 뜯어먹기 시작합니다.

엄지의 비명에 친실장과 자실장의 움직임은 더욱 더 바빠져 가는군요.
이제 창문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쥐들이 너무 빠릅니다.

공포에 질린 자실장은 눈물을 흘리면서 다가올 죽음에 절망합니다.
자실장은 공포가 극에 달했는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벌이기 시작하는군요.

자실장을 올려주고 자신도 올라가려는 친실장에게 자실장이 주변의 돌을 주워서 던지기 시작합니다.
이 충격적인 패륜의 현장의 당사자인 친실장은 얼굴로 날아오는 돌을 막으면서 올라가지 못하는군요.

결국 자실장이 바라는 대로 일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그들에겐 결코 잠깐의 시간이 아니었을 중요한 시간이 날아갔습니다.
어느새 쥐들은 친실장의 뒤까지 와버렸고 천천히 포위망을 좁히면서 친실장에게 다가갑니다.

자실장은 황급히 창문을 통해서 도망가고 친실장은 그 모습을 보면서 울부짖습니다.
친실장은 쥐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쥐들도 함부로 다가가지 못할 것 같지만
굶주린 쥐들과 한 방에 갇힌다면 고양이조차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쥐들의 오랜 굶주림을 끝마칠 고기 파티가 시작되었군요.
친실장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치지만 몸을 뜯어먹는 10마리의 쥐들을 제지하기엔 힘이 부족합니다.
친실장은 입으로 무언가 소리를 질러대다가 결국 끔찍한 비명소리만을 남기고 사라져갑니다.

창문 밖으로 뛰쳐나간 패륜아는 들려오는 비명을 외면하고자 귀를 막고 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습니다.
좀 더 도망가는 게 좋을 텐데 실장석의 머리론 당장의 위험만 모면하면 되나 봅니다.
눈에서 나오는 눈물은 친실장에 대한 미안함에선지 혹은 살았다는 안도감에선지 알 수 없습니다.

쓰러져서 흐느끼는 자실장의 위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눈물을 쥐어짜던 자실장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이 신기한지
울던 것도 멈추고 떨어지는 눈을 바라봅니다.

지금은 그저 신기한 감정이겠지만
이 자실장은 오늘이 가기 전에 사무치게 후회할 것입니다.
아까 지하실에서 자신의 친실장과 함께 죽지 못한 것을 말이죠.

앞으로 올 비극은 알지도 못한 채
자실장은 비극의 눈송이를 손으로 잡아보려 애쓰면서 점차 지하실과 멀어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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