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의 일상 (19~20) 겨울의 폐차



그 소형트럭은 오랜 세월동안 버려져 있었다。
운전석 쪽 문은 떨어져 나가고、새하얗던 차체도 여기저기 갈색 빛으로 녹슬어있었다。

「슬슬 나갈 시간인 데스」

「안녕히 다녀오란 테치」

친실장은 운전석 쪽으로부터 약간 노력하여 길가로 내려왔다。

테치테치라고 6마리의 자실장과 1마리의 저실장이 친실장을 배웅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친실장은 편의점 봉투를 한손에 들고、먹이를 찾고 있었다。

・・・・・・‘점점 추워지는 데스。이것이 겨울인 데스?’。

친실장은 어미로부터 겨울에 대해 배웠었다。

「추운 시기가 오는 데스。그 때까지 따뜻한 집과 수건 그리고 밥을 준비해두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데스」

그러나 그 영리한 어미도 지금은 없다。

친실장이 태어난 공원의 들실장들은 과잉 번식、그로인한 먹이가 부족해지는 흔한 케이스로 파멸을 맞이했을 것이다。
다행히 파멸을 맞이한 상황에서、친실장은 어미로부터 교육을 충분히 받았고、몸도 거의 성체가 되어있을 무렵이었다。
그녀는 먹이가 바닥난 공원에서 단신으로 탈출해、이 폐차가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오늘은 많이 있는 데스!」

쓰레기장에 도착한 친실장은 흥분해 크게 소리쳤다。

분명히 쓰레기장에 있는 쓰레기는 평상시의 2배 이상이었다。
참고로 이 쓰레기장은 좀처럼 다른 들실장이 오지 않는 명당이었다。
그래서 주민들도 경계하지 않아、실장석이 성가셔하는 그물도 치지 않았다。

「밥뿐만 아니라、수건까지 있는 데스!」

친실장은 아직 손상되지 않은 수건을 발견하고、매우 기뻐하며 편의점 봉투 안에 담았다。
쓰레기장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중심으로 음식도 풍부했다。
친실장은 되도록 신선한 것들과、보존하는데 용이한 것들을 추려내 모았다。

「데에!」

친실장이 기뻐하며 쓰레기를 찾아다니다가、인간의 발소리가 들리자 황급히 그늘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봉투를 놔두고、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친실장은 안도하며 크게 한숨을 토했다。

그녀는 쓰레기장을 엉망이로 만들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었기에、자신이 쓰레기장을 헤집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세심히 주의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친실장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너무 쓰레기장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친실장은 수집을 마치고、흩어진 쓰레기들을 모아 봉투에 넣고는 쓰레기장 한 구석에 놓아두었다。

친실장은 대충 쓰레기장이 더러워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면서、부풀어 오른 편의점 봉투를 두 손으로 들고、집으로 급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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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는 주택가 변두리에 놓여 있었다。

길가와 공터 가운데에서 세월을 보낸、그 폐차에 다가와 이것저것 살펴보는 인간이 있었다。

「・・・・・・데에。뭘 하는 데스」

친실장은 불안했지만、여기서 나간다면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기 때문에、자신의 자식과 집을 걱정하며、주택 담장 아래 있는 그늘 밑에서 가만히 인간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있었다。

인간이 떠날 때까지、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초초해하던 친실장은 무거운 짐을 들고서、데스데스거리며 자신의 집으로 뛰어갔다。

「마마가 돌아온 데스! 모두 무사한 데스!」

「마마! 무서웠던 테치!」

친실장이 집으로 돌아오자 자실장들이 울상인 채로 운전석 쪽 좌석에서 나타났다。

「갑자기 닌겐이 온 테치! 와타치타치(우리들)가 차 안에서 놀고 있을 때・・・!」

「많이 왔던 테치! 많았던 테치!」

「레후!」

「뭔가 말하고 있었던 테치이!」

친실장은 흥분해 떠들썩거리는 자식들을 진정시키고、일단 조수석 의자 위에 있는 가로로 놓여진 골판지 안에 집어넣었다。

「마마가 있으니깐、이제 괜찮은 데스우」

친실장은 그렇게 말을 했지만、한편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골판지 안에 자식들을 집어넣었으나、그것은 인간 앞에선 전혀 소용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얼굴에 불안함을 표시하면 새끼들도 불안해 할까봐、친실장은 연기를 계속했다。

수확물 중에、먹이를 의자 뒤에 있는 공간에 집어넣었다。
그 공간은 이 실장 일가의 저장고였다。
거기엔 건조한 먹이、나무 열매、실장 푸드、예비용 신문지나 패트병이 놓여있었다。

「새로운 수건이 있었던 데스———」

친실장은 웃는 얼굴로 자식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며 그렇게 말했다。
친실장이 양손으로 수건을 펼치자、자실장들의 입에서 환호성을 터져나왔다。

「깨끗한 수건인 테치!」

「새 것인 테치이!」

「자、낡은 수건을 꺼내는 데스」

자식들은 자신들의 골판지에서 낡은 수건을 꺼냈다。
친실장은 걸레가 되기 바로 일보직전인 수건을 받고、새 수건을 자식들에게 주었다。

「모두 골판지 위에 수건을 까는 데스」

「「「「「「네ー에 테치」」」」」」

자식들이 사이좋게 수건을 까는 모습을 보고 친실장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낡은 수건을 조수석 발밑에 깔았다。
그 답답한 공간은 그녀의 잠자리였다。
친실장은 그런 답답한 곳에서 얇은 수건을 몇 장 모아、몸이 차가워지지 않을 정도로 잠을 잤던 것이다。

친실장은 자식들이 새로운 수건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뻐했다。
그녀는 이 추운 겨울을 넘기기 위한 필수품을 입수한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러나、자식들이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무엇보다도 기뻤다。

친실장이 낡은 수건을 깐 뒤 그 가족은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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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밤。

친실장은 자식의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친실장이 무슨 일이 있는가 하고 조수석 바닥에서 일어나니、새끼들이 골판지 밖으로 나와 운전석 의자 위에서 테치테치 떠들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는 것치고 새끼들이 한 번에 다 나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뭔가 일어난 데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면、가로등이 비추는 밖은 백색으로 물들어있었다。

・・・・・・‘이게、눈? 마마가 알려줬던、눈인 데스?’

친실장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의 모습에、압도당했다。
눈은 드문드문 내렸지만、얼지 않고 얇게 쌓여갔다。

「대단한 테치! 아름다운 테치!」

「마마! 마마! 이거 보란 테치! 보란 테치!」

「새하얀 레후—!」

자실장들은 추운 것도 잊고、떠들어댔다。

문득、친실장은 생각했다。
이제 먹이는 충분하다、어미로부터 배운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모두 준비했다。

・・・・・・‘마마、감사한 데스’

어미의 가르침 덕분에 자신의 자식들을 잃지 않게 되어、
설경을 앞에 두고、친실장은 죽은 어미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다음날。

폐차 주변은 은세계였다。
(주: 은세계 - 사방에 눈이 쌓인 곳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테챠아———!」

「새하얀 테치!」

자식들이 땅 위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폐차 근처는 원래 사람들도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라、친실장은 과감히 자식들을 전부 지상에 내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오랜만에 지상으로 내려가고 처음 보는 눈의 모습에、자실장들은 신나게 뛰어다녔다。
그리고 눈을 던져보거나、눈을 가지고 놀았다。
추운 날씨 속에 그것은 유독 따뜻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실장 일가는 한바탕 놀고서、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리 친실장이 경계한다고는 하나 지상에 머무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친실장은 열심히 자식 한 마리씩 옷을 벗기고、신문지로 땀을 닦아주었다。
그것은 친실장이 자식들의 몸을 차갑게 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심에 의한 것이었다。
친실장은 정말로 애정과 지성을 갖춘 보기 드문 개체였던 것이다。


그 다음 친실장은 운전석 의자 위에、자신의 자식들을 전부 끌어안고 수건을 위에 걸쳐주었다。
그러면 자식들을 충분히 보온해줄 거라고 친실장은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대로、실장 일가는 조금 잠들게 되었다。







낮。

친실장은 눈을 뜨고 자식들이 일어나지 않게、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리고 의자 뒤에 있는 저장고에서 소중히 간직해둔 실장 푸드를 자식들의 수에 맞게 꺼내왔다。

「자、슬슬 모두 일어나란 데스」

어미의 상냥한 목소리에、자실장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점심밥이 실장 푸드란 것과 눈이 내린 것에 자실장들은 테치테치거리며 크게 소란을 피웠다。

「마마・・・」

「왜 그러는 데스、장녀」

「밥을 다 먹으면、또 놀아도 되는 테치?」

다른 자실장도 가만히 친실장을 올려다보았다。
지상에서 노는 것은 위험하기에 친실장은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친실장은 잠시 생각하더니、장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오늘은 특별한 데스。앞으로 한 번은 더 놀아도 되는 데스우」

「테챠아! 고마운 테치! 마마!」

「해낸 테치!」

「빨리 밥을 먹는 테치!」

「하얀 거 뭉치고 싶은 테치!」

「기쁜 테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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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실장 일가가 식사하고 있을 무렵、어디선가부터 차의 엔진 소리가 가까워져왔다。

친실장이 일어서 소리가 난 쪽을 보니、트럭 한 대가、폐차 옆에 멈춰섰다。

「으으、추운데」

쾅、문 닫는 소리가 나더니 작업복 차림인 남자 두 명이 땅으로 내려왔다。

「첫눈이 내리는 날에 일하게 되다니 참 운도 없네요」

「그러게、빨리 처리해버리자고」

인간이 접근하자、친실장의 얼굴은 굳어버렸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렇게 자신의 집에 접근한 인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협하지 않으면!’

친실장은 그렇게 생각했지만、효과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거기다 상대는 두 명이었다、섣불리 그들을 화나게 하면 자신뿐만 아니라、자식들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되어버린다는 것도 있었다。

「마마아」

인간의 모습을 본 자식들은 불안해하는 소리를 내며 친실장에게 달라붙었다。

「너희들은 골판지 안으로 숨는 데스!」

「마마는?」

「괜찮으니깐 빨리 가는 데스!」

테치테치、거리며 자식들은 골판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친실장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뚜껑을 닫고선、인간 쪽을 바라보았다。

「우와、실장석이 있었네요」

「어제 볼 때는 없었는데・・・・・・。뭐 어쩔 수 없지、빨리 정리해버리자고」

라고 상사 같은 남자가 양손을 친실장이 있는 쪽으로 뻗었다。

데、라고 친실장은 공포심에 소리를 냈다。

그러나 친실장은 살짝 들어 올려지고、지면에 내려졌을 뿐이었다。

「미안하구나、집이라면 다른 장소를 찾아보렴」

남자는 할 일을 끝마쳤다는 듯이 말했다。

친실장은 조금 공포심이 옅어져、남자가 있는 쪽을 조용히 올려다보았다。

「하시모토 씨! 자실장까지 있었어요」

젊은 남자가 소리쳤다。그 소리에 테챠아—! 라는 비명이 연이어 들렸다。

・・・・・・‘와타시의 자! 와타시의 자에게 손대지 말란 데스!’

「밖으로 내보내줄게、가만히 있어」

친실장이 뭔가 말하기 전에、두 사람은 자실장을 1마리씩 땅으로 내려주고 있었다。
붙잡힌 자실장은 절규했다。
그리고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면 곧장 어미 곁으로 달려갔다。

「마마! 마아마!」

「무서운 테치! 닌겐 무서운 테챠아아아아!」

「괜찮은 데스! 마마가 있으니깐 괜찮은 데스!」

친실장은 자식들이 갑자기 당한 일에 울고 있었을 것이라 여기며、자식들을 달랬다。
그리고 일단 저실장을 밟히지 않게 하려고、길 한 구석에 놔두었다。

・・・・・・‘대체 인간은 뭘 하러 온 데스。학대파라면 진작에 우리들을 무자비하게 다뤘을 데스’

최악의 사태는 아니라고、여기며 친실장이 인간 쪽을 바라보자 그들이 타고 온 트럭에 있는 작은 크레인이 폐차를 잡고있었다。

「위로 올리겠습니다」

「좋아、그대로」

천천히、폐차는 들어올려졌다。

・・・・・・에에!

친실장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친실장은 (실장석의 관점으로)저 큰 자신의 집이 들어올려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을 가져가버리는 테치이—————!!」

3녀의 비명소리에 친실장이 정신을 차렸다。

「자、잠깐 데스、닌겐상!」

친실장은 상사인 남자에게 매달렸다。

「와타시의 집인 데스、와타시타치(우리들)의 집인 데스! 가지고 가면 살아남을 수 없는 데스우!」

남자는 딱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미안하구나、어딘가에 있는 공원에 가주렴」

그리고、가볍게 친실장을 밀어냈다。

친실장은 엉덩방아를 찧었다。

부하인 남자는 크레인을 조작해 폐차를 트럭의 화물칸에 내려놓았다。

「고정 벨트를 가져다주게」

「예」

두 사람은 척척 폐차를 화물칸에 고정시켰다。
그들은 추운 날씨였기에 작업을 빨리 끝내려는 것이었다。

「안 되는 테치! 집을 가져가 버리면 안 되는 테치!」

용감한 4녀가、청년의 발 근처에서 테치테치 떠들어댔다。

남자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짓고、흘끗 상사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작업에 몰두했다。

「나쁜 닌겐인 테치! 나쁜 놈인 테치!」

5녀가 튀어나와、청년의 발로 달려가、걷어차기 시작했다。

「꺼지란 테치! 꺼져버리란 테치——!」

「・・・・・・오、오마에타치(너희들) 그러면 안 되는 데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용감한 행위 같지만、경험이 풍부한 친실장은 인간에게 거스르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오네챠(언니)들을 응원하는 테치이!」

하지만 다른 자식들도 테치테치거리면서 흥분해 청년을 공격하는 데 참가했다。

테치테치거리며 6마리는 청년의 발을 때리고 걷어차고、온갖 폭력을 행사했다。

「작업하기 어려워지는데」

청년이 중얼거렸다。청년은 그의 발밑에서 작은 녀석들이 소란을 피워 일하기 어려워져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있었다。

트럭 반대편에서 상사가 말했다。

「야마니시 군、그 녀석들 밟지 말아주게나」

「알겠ー습니다」

라고 대답하면서 청년은 역겹다는 눈으로 소인들을 쳐다보았다。

・・・・・・‘너희들은 정말로 방해가 된다고’

그리고 벨트로 폐차를 고정하면 청년은 발을 움직였다。

「치베!」

「테베!」

자실장 2마리가、남자의 발에 짓밟혔다。

「테챠아아아! 여동생들이이이!」

「오네챠!」

다른 자실장들이 비명을 지르며 기겁했다。

남자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작업을 끝까지 해냈다。

「4녀! 6녀!」

친실장이 짓밟혀진 자실장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친실장은 일어서、청년에게 달려갔다。

「데쟈아아아!」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담아 남자의 다리를 때렸다!

「데쟈아아!」

친실장은 힘이 다할 때까지、때려댔다。

「너희들이 방해하니깐 그렇게 된거야」

청년은 톡톡 계속 달라붙는 친실장에게 질려버려、발로 「그것」을 밀어냈다。

「일하는 중에 방해만 하지 않았다면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그리고 청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반대쪽에 있는 남자 쪽으로 갔다。

친실장은 눈으로 범벅이 된 채 일어나、청년을 쫓아갔다。

「데쟈아아!」

그리고 다시 청년을 때리기 시작했다。

톡톡、톡톡。

「자가 뭘 했다고 이러는 데스! 집을 가져간 오마에타치 닌겐이 나쁜 데스! 사죄해! 사죄하라는 데스우!」

청년은 맞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고 상사에게 말을 건넸다。

「집을 돌려내란 데스! 4녀하고 6녀를 돌려내란 데스! 돌려내! 돌려내란 데스!」

「응、뭔 일 있나」

「왠지 이 녀석이 놀고 싶은 건지、장난쳐 오거든요」

「아 그런 거였나」

라고 연장자였던 남자가 친실장의 근처로 다가와 웃는 얼굴로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미안하지만 일하는 중이란다」

「데쟈아아! 너희들은 와타시의 가족을 죽인 데스! 죽여버린 데스!」

「한가하다면 상대해주겠지만 지금은 안 된단다」

「집을 돌려내란 데스! 자의 목숨을 돌려내——————! 돌려내란 데스!」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인간과 실장석의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돌아가도록 합세。눈이 오기 전에 말이야」

데스데스 떠들던 친실장을 미소를 보여주며、연장자인 남자는 청년에게 슬슬 돌아가자고、재촉했다。

그 즉시 청년이 트럭의 운전석에 올라타고、연장자 쪽이 조수석에 앉았다。

차 안의 라디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오후는 한 층 더 추워지겠습니다、후타바시에는 눈이 더 내릴・・・・・・」

「그나저나 하시모토 씨」

「응?」

시동을 걸던 청년이 궁금하다는 듯이 연장자였던 남자에게 물어보았다。

「실장석이 어떤 녀석들인가 알고 계십니까?」

「개나 고양이 같은 거 아니야?」

「・・・・・・・・・・・・・・・역시나」

「다른 건가?」

「출발 하겠습니다」

트럭이 출발한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격노한 친실장이 쫓아갔다。

「집을 돌려내란 데스! 돌려내란 데스———!!」

그러나 차의 속도에는 이길 수 없었기에、금방 차를 놓쳐버렸다。

전력으로 질주하던 친실장은 발을 멈추고、탈진해버렸다

・・・・・・‘어째서、이런 일을 당한 데스’

짓밟힌 2마리의 표정을 생각해내면서、친실장은 집이 있던 장소로 돌아갔다。

「마마!」

「마마—!」

「이제 어떻게 하는 테치!」

「마마! 여동생들이・・・!」

「레후—」

남은 자식들이 친실장 곁으로 달려왔다。

그 실장 일가는 은신처도 없는 상태에서、추운 날씨를 맞이하게 되었다。

최악의 상황이 되자、친실장의 얼굴은 굳어져버렸다。

친실장은 이제 울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되었지만、그 기분을 자제하면서 행동을 빨리 취하지 않으면 자실장들이 죽어버린 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가장으로서 친실장은 울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되도록 태연한 자세를 유지하며 자실장들에게 말했다。

「・・・・・・모두、잘 들으라는 데스。집은 닌겐이 가져가버린 데스、그러니까 이제부터 이사를 하는 데스」

장녀가 물어보았다。

「어디로 가는 테치?」

「공원 데스」

저실장을 차녀에게 맡기면서 친실장이 단언했다。

가고 싶지는 않았으나、이렇게 되면 달리 갈 곳도 없었다。

실장 일가는 비틀비틀 근처의 공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눈이 쌓인 도로 위를 행진하게 되었다、그것은 교통 상황이 악화됨으로 인해 체력을 소진하게 되는 것을 의미했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이 추운 날씨 속에서 공원으로 가야했다。

잠시 있으면 자실장이 마음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았다。

「마마、이제 걸을 수 없는 테치」

「・・・・・・조금 휴식하는 데스」

친실장은 길 한 구석에서 자식들을 안고 잠깐 쉬게 되었다。

꾸르륵、자실장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마마、배고픈 테치」

・・・・・・‘점심을 먹지 못한 데스!’

친실장은 이제 와서 눈치 챘지만 그것은 소용없는 것이었다。

몸이 작은 생물은 체내에 영양을 비축하지 않는다、그렇기에 자실장이 한 끼를 거르는 것은 성체가 1일동안 굶는 것과 맞먹는다。

「・・・・・・! 슬슬 가는 데스!」

「테에。이제 걸을 수 없는 테치」

「지금부터 밥이 있는 장소로 걸어가는 데스! 걸어가면 밥을 먹을 수 있는 데스!」

예정을 변경해、친실장은 먼저 어느 쓰레기장으로 가기로 했다。
그 쓰레기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게을렀는지、대낮까지 쓰레기를 버렸다。
친실장으로선 그것밖에 의지할 수 없었다。
어쨌든、체력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쓰레기장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자실장이 살아남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

몸이 작은 자실장은 순식간에 체온을 빼았겼다。
자실장들은 자매를 잃은 충격과、자신들의 집을 빼앗긴 상실감에 정신적으로도 상처를 입고 있었다。
자실장들의 발걸음이 둔한 상태였다。

「마마、밥 먹고 싶은 테치」

「되도록 말하지 말고 걷는 데스・・・・・・」

친실장의 입은 무거웠다。
무엇보다도、겨울이 되었는데、비축해둔 먹이와 수건을 빼앗겨버렸기에 친실장은 충격을 받았다。

・・・・・・‘모으는데、얼마나 노력했는데 데스。열심히 모았는데 데스’。

다리가 뻗도록 찾아 다녔다。
맛있는 것이라도 보존하기 위해、먹지 않으려고 했다。
새 것 같은 신문지도 쓰지 않았다。

친실장은 깨닫지 못했지만、뚝뚝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마마、밥은 어디에 있는 테치?」

「・・・・・・・・・・・・・・・・・・・・・・・・」

실장 일가가 한 시간 정도 걷자、결국 쓰레기장에 도착했다。
그러나、그곳엔 쓰레기봉투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그 대신 종이가 한 장、전봇대에 붙어있었다。

『연말의 쓰레기 회수는 28일이 마지막 입니다。연초의 회수는 1월 3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반상회』

쓰레기가 없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친실장은 좌우를 둘러보았다。

・・・・・・‘이상한 데스! 이상한 데스! 언제나 있었던 데스! 언제나 있었던 데스!’

그렇지만 없는 건 없는 것이었다。

「마마、배고픈 테치」

「밥! 바아아압!」

배가 빈 자실장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친실장도 자실장과 마찬가지로 의미 없이、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잠시 후、친실장은 멈춰서 주저앉았다。

자실장들도 떠들 기력조차 남지 않아、친실장과 같은 자세로 주저앉았다。

「오네챠、배고픈 레후」

「조금만 참는 테치」

저실장을 안은 차녀가 여동생을 달래고 있었다。
친실장은 그 광경을 보고、일어서 차녀의 근처로 갔다。


「우지쨩을 건네는 데스」

차녀가 아무생각 없이 넘기려는 순간、장녀가 소리질렀다。

「마마。우지쨩을 어떻게 하려는 테치」

「너는 조용히 하란 데스」

「차녀쨩! 우지쨩을 마마에게 건네주면 안 되는 테치!」

장녀는 안색을 바꾸고、친실장과 차녀 사이에 끼어들었다。
장녀는 뭔가를 눈치챈 것이었다。

「마마! 마마! 안 되는 테치、안 되는 테치—!」







친실장은 떠들어대는 장녀를 아무 말 없이 누르고、차녀에게서 강제로 저실장을 빼앗았다。

「그만두는 테치! 마마! 와타치의 이모우토쨩(여동생)인 테치이!」

「와타시의 자이기도 한 데스! 그래도 이대로라면、너희들은 모두 죽어버리는 데스!」

「끄떡없는 테치! 전혀 배고프지 않은 테치!」

「마마도 알고 있는 데스! 하지만 이대로라면 너희들까지 죽어버리는 데스! 공원에 갈 때까지、뭐라도 먹지 않으면 공원에 도착하지 못하는 데스!」

「그만두는 테챠아————————————!!」

「마마를 원망하란 데스!」

살짝 친실장이 자식들로부터 등을 돌렸다。
저실장은 동그랗게 뜬 귀여운 눈으로 친실장을 바라보았다。
친실장은 순간、망설였지만 힘을 주었다。

「레햐아」

고기가 찌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

「・・・・・・・・・・・・・・・」

「・・・・・・・・・・・・・・・」

「・・・・・・・・・・・・・・・」

자실장들은 아무 소리도 내지않고、그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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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먹으란 데스」

친실장은 사등분한 아주 작은、살점을 내밀었다。

장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털썩 쓰러져버렸다。

차녀와 나머지 자식들도 새파란 얼굴로 서로 쳐다볼 뿐이었다。

「먹어!! 먹으란 데스!」

친실장은 살의를 담은 소리를 냈다。

「너희들이 먹지 않으면、우지쨩의 목숨이 쓸데없어지는 데스!」

깜짝、놀라며 장녀 이외의 자식들은 조심조심 손을 피고、살점을 입으로 가져갔다。

자식들이 우물우물 눈을 감고 먹는 모습을 확인하고、친실장은 땅에 뻗어있는 장녀에게 살점을 내밀었다。

「・・・・・・먹는 데스、먹고 체력을 보존하란 데스」

장녀는 눈물을 흘리면서、얼굴을 들어올렸다。

「우지쨩은、우지쨩은 밥이 아닌 테치이!」

「먹는 데스! 먹고 살아남으란 데스!」

「싫은 테치!」

친실장은、억지로 장녀의 입을 벌리고、살점을 억지로 쑤셔 넣었다。

「어쩔 수 없는 데스! 이건 어쩔 수 없는 것인 데스!」

친실장이 눈물을 흘렸다。
장녀도 눈물을 흘렸다。



얼마 안 있어 자실장들은 동족을 잡아먹고 친실장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수 백 미터의 거리는 그녀들에겐 대단히 장거리였다。
주택가에도 얇게 눈이 쌓여있어、그녀들의 발걸음은 무거워져갔다。

어느 정도 걷고서、실장 일가는 휴식을 취했다。

그럴 때、5녀가 친실장에게 다가와、말을 했다。

「마마、좋은 생각이 난 테치」

「뭐인 데스」

「이렇게나 잔뜩 닌겐의 집이 있는 테치、아무 집에 가서 길러달라고 하면 되는 테치」

친실장은 그것을 어리석은 짓이라고、속단했다。

그러나 어린 자실장으로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3녀 오네챠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지쳐버린 테치、이 근처에 있는 닌겐상에게 길러달라고 하는 테치」

「무리인 데스、4녀나 6녀가 당한 일을 생각해보는 데스」

「그래도、그래도 좋은 닌겐상도 있다고 마마가 전에 말했던 테치!」

「좋은 닌겐상은 거의 없는 데스。거기다 좋지 않은 닌겐상에게 간다면、와타시타치에게 엄청난 일이 일어나는 데스
그러니깐 힘내서 걷으란 데스」

「공원에 가면 집이 있는 테치?」

「・・・・・・・・・・・・」

「밥은 있는 테치?」

「・・・・・・・・・・・・」

장녀가 이 대화를 듣고 다가왔다。

「5녀짱、제멋대로 말하면 안 되는、테치。마마가 곤란해 하는 테치」

장녀는 여동생의 고기를 먹어버린 탓에 초췌한 모습이었지만、장녀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내고 있었다・・・。

「5녀쨩、모두 공원으로 가는 테치。모두 새로운 집을 찾아서、거기서 살면 되는 테치」

「모두 테치、4녀 오네챠는? 6녀쨩은?、테치」

「5녀쨩・・・・・・」

「우지쨩은 와타치타치의 배속에 있지만 테치」

「・・・・・・・・・・・・・・・!」

「5녀!」

친실장이 고함쳤다。

「오마에는! 제멋대로 말할 뿐 좋은 것과 나쁜 것도 구별도 못하는 데스! 오마에는 분충인 데스!」

「당연한 걸 말했을 뿐인 테치! 당연한 걸 말한 것뿐인 테치!」

5녀도 분노해 얼굴을 빨갛게 된 상태에서 말을 했다。

「이대로라면、약해져 버린 자매는 밥이 되어버리는 테치! 먹혀버리는 테치!」

「5녀!」

「그러니깐 상냥한 닌겐상에게 길러달라고 하는 테치! 그것밖에 방법이 없는 테챠아! 그것밖에、그것밖에・・ 닌겐상은 큰 집을 가지고 있는 테치!
분명 상냥한 닌겐상도 있는 테치!」

그렇게 단언하는 5녀의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이대로라면 일가가 전멸할 가능성이 높다、그럴 바에는、차라리 길러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 친실장에게도 있었다。
그러나 친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왜냐하면 들실장인 가족을 길러주는 인간은、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들실장이 굶거나、부상을 당하든지、인간은 손을 내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개체는 인간이 숨통을 끊어버렸다。
드물게 먹이를 뿌리는 애호파도 있었지만、그 친실장은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왠지 의심스럽게 여겼다。


・・・・・・‘정말로 돕고 싶다면、어째서 키워주지 않는 데스?’


그것은 공원에 먹이가 바닥났던 자실장 시절에 친실장이 몇 번이고 생각했던 것이다。
들실장들은 길러주는 것을 가장 갈망하고、그리고 목숨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지만 인간은 들실장을 길러주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친실장의 머릿속엔 인간은 실장석을 구하지 않는다고 깊이 새겨지게 되었다。
거기다、인간이 길거리를 해매는 실장 일가를 갑자기 길러줄 리도 없었다。


「자、공원으로 가는 데스」

친실장은 재촉하자 장녀、차녀、3녀가 일어섰다。
마지못해 5녀도 일어섰다。

그녀들이 조금 걷고 있으면、전방에 있는 집에서 여자아이가 나왔다。

「봐봐、눈이야!」

「그래、아름답구나」

어린 아이에게 아버지가 대답했다。

「어이쿠、잊은 게 있었네。미키、조금만 기다려줘」

집안으로 아버지가 돌아갔다。

「・・・・・・조금 빨리 걷는 데스」

조심스럽게 말하던 친실장의 곁에서、5녀가 뛰쳐나갔다。

「5녀!」

친실장의 외침은 5녀에게 닿지 않았다。
현관 앞에서 하얀 입김을 뿜어내는 아이의 발 근처로、5녀가 달려았다。

「닌겐상、닌겐상! 와타치타치를 기르란 테치! 길러달라는 테치! 추워서 죽을 것 같은 테치! 배고파 죽을 것 같은 테치!」

5녀는 단번에 그렇게 외쳤다。
여자아이는 그 소리에 겨우 5녀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내려다보았다。

「와、실장석이네。・・・・・・춥지 않으려나」

5녀는 피눈물(눈 색대로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작은 몸을 떨고 있었다。
그 모습에 여자아이는 뭔가 마음에 느끼는 것이 있었다。

「도와 테치! 도와달라는 테치이!」

「뭔가、불쌍해 보이네」


여자아이와 5녀가 접촉하는 것을 보고、친실장은 다른 3마리의 자식들과 함께 황급히 전신주 뒤쪽으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5녀와 여자아이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마、혹시」

친실장은 모르겠다는 눈초리로 차녀의 기대심을 눌렀다。

「아직 알 수 없는 데스・・・。그래도、5녀가 그만 두고 돌아와 주었으면 하는 데스」



「왜 그러니 미키」

뒤에서 가방을 가져온 아버지가 미키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저기 말이야、이 작은 실장석이 말이야、아까 여기로 왔었어」

「길러 테치! 와타치타치를 길러달라는 테치!」

5녀는 뛰어다니며、요란하게 어필했다。

자신의 딸이 돌아보는 틈에、아버지는 조속히 발로 앞에 있는 것을 밟았다。

「테햐」

「・・・・・・여기、실장석이・・・어라?」

「어디론가 가버린 모양이네。자、빨리 가자꾸나。오늘은 추우니깐、빨리 가야겠네」

아버지는 상냥한 목소리로 딸에게 말을 건넸다。

「응・・・・・・그래도 아까까지 있었는데、어디로 가버린 거지」

「분명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을 거야。자 출발하자」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본 실장 일가는、뚝뚝 눈물을 흘렸다。



*************************************



얼마나 걸었을까。
실장 일가는 조그만 공원 입구 앞에 서있었다。아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공원 입구 부근에 실장석의 흰 뼈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테쟈아아아아아아・・・・・・・・・」

어디에선가 자실장의 단말마가 들려왔다。
눈에 보이는 모든 골판지는 어느 것이나 너덜너덜해져 있었다、공원의 들실장들은 도저히 겨울을 넘길 수 없었던 것이다。

・・・・・・‘이건 무리인 데스’

공원은 한눈에 봐도 황폐해져 있었고、그런 공원에서 신참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었다。

「다음 공원으로 가는 데스」

「테에・・・・・・」

「다음 공원은 분명 괜찮은 데스」

친실장은 걸어가기 시작했고、자실장들도 아무 말 없이 친실장을 쫓아갔다。

공원에서、또 비명이 울려퍼졌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쌓인 눈의 일부가 흩날렸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 걷고 있는 실장 일가는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 밟는 소리만 들려왔다。

반나절 전까진、이 눈으로 놀고 있었다。
그때 있던 7자매들도 3마리밖에 남지않았다。



찬바람이 실장옷의 수분을 얼어붙게 했다。
실장옷 여기저기에 얇은 얼음이 생겼지만、실장일가는 그것을 털어낼 기력조차 없었다。

바람에 휘날려 옷에 눈이 묻었다。
실장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녹색은 반쯤 눈으로 묻혀、실장 일가는 하얀 덩어리처럼 되어버렸다。

가볍게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3녀가 넘어져、일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마마아」

3녀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소리를 내봤지만 그 소리는 가늘었다。

「도와 테치、마마」

그 소리에、어미와 언니들은 뒤돌아보았다。

앞으로 푹 쓰려져、도움을 요청하는 3녀의 모습을 보고・・・・・・。가족들은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장녀 오네챠」

누구도 3녀를 도와줄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다、그녀들에겐 오직 걷는 힘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차녀 오네챠」

목소리를 들으면 괴로워졌다。그래서 장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두고 가지 말란 테치、두고 가면 안 되는 테치・・・」

조용히 3마리는 계속 걸어갔다。

「와타치를 도와 테치이、추운 테치、죽어버리는 테치」

들실장의 세계는 비정하다、들실장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미나 자매들이라도 버려야만 한다。

이제 3녀를 바라보지도 않고 3마리는 계속 걸어갔다。

「・・・・・・가족인 테치、와타치타치는 가족인 테치이」




가족들은 3녀를 모른 척하기로 했다。




여전히 실장 일가는 걷고 있었다。

바람은 멎었지만 태양이 구름에 가려져 여전히 얼어붙을 것 같은 날씨였다。

「테치」

차녀가 눈 속로 넘어졌다。
차녀는 얼굴만 올린 채、양 눈에서 엄청나게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테、테챠아아・・・・・・」

차녀는 제대로 소리 내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눈물로 뿌예지는 눈으로 차녀는 어미나 장녀를 바라보며、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를 냈다。

「테・・・챠아」

친실장과 장녀는 그 소리를 들었다、아니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녀들은 차녀를 보지도 않았다。
그녀들은 체력이 아까웠기에、보는 것도 구해주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차녀는 희미한 의식 속에서도、자신이 버림받은 것이라고 느꼈다。

・・・・・・‘마마、오네챠。와타치 추워、추운 테치’。

차녀는 조금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추운 테치’。





차녀도 버려졌다。




장녀는 걷다가 의식을 잃어버렸다。
힘없이 눈 속에 파묻힌 그 때、이제 그녀의 생명의 불빛은 사라져버렸다。
결국 여동생의 시체를 먹었지만、그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어버렸다。




문득、본능적으로 친실장은 뒤돌아보았다。

흰 눈 속에서、점점이 자신의 자식들의 시체가 나란히 파묻혀있었다。




・・・・・・장녀、차녀、3녀어!

눈가가 얼어붙지 않았다면、친실장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마음은 아직 얼지 않았으니 말이다。
친실장은 자신의 자식들 전부가 단시간에 죽어버렸다는 사실에、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왜、왜 저 자들이 죽어야만 하는 데스!? 저 자들이 뭔 짓을 저지르기라도 했던 데스!?’

・・・・・・‘왜 닌겐은 와타시타치의 따뜻한 보금자리를 빼앗아버린 데스!? 왜 비축해둔 것들을 빼앗은 데스!?’

・・・・・・‘왜 자식들을 짓밟아버린 데스!? 왜 도와주지 않는 데스!?’


실장석을 둘러싼 세계와 인간에게、굉장한 부조리함과 불합리를 느끼면서、
친실장은 눈 위로 넘어졌다。


그리고 급속히 의식을 잃어버렸다。




・・・・・・왜・・・・・・




세계도 인간도 그 누구도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들실장 일가가 반나절 만에 전멸한 것뿐이었다。

그 일가의 시체는 먹히거나、아니면 사람들의 손에 처분되어 일가가 살아있었다는 증거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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