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실장 판츠 1~4



도쿄에 상경한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외로운 삶이었다.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다.
좁아터진 것에 비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월세가 높은 아파트에서 사는 그는, 도쿄에서 입신양명을 이루려던 꿈은 잊은지 오래고, 그저 그날그날을 살아가기 위한 일용직 일에만 매달려 있게 됐다.

정열도 끈기도 없이 나날을 보낼 뿐이다.
까짓거 얼굴에 철판 깔고, 고향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다.
그러나 남자의 작은 긍지가, 쓸데없는 자존심만이 그것을 거부했다. 올해까지만...올해까지만...
그렇게 하던 것이 이미 5년이 지나버렸다. 그런 갈등에 흔들리며 올해도 해가 바뀌어 간다.

남자는 피곤했다. 도시의 고독으로 피곤했다.
뭐든지 좋아. 마음의 고독을 없애주면...조금은 힘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해....열정을 기울일 수 있는 뭔가가...
그런 일을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을 때.
남자는 자실장을 만났다.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방에서 자실장은 눈을 떴다.

"테에……?“

둘러보면 온몸에 흰색 천이 칭칭 감겨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실장 옷이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온몸에 엄습하는 통증으로 상태가 말이 아니다.

"테에...!!테에...!!“

온 몸에서 전해지는 격통에도 자실장은 자신이 뉘여져 있던 간이 침대에서 기어나와, 무의식 중에 도망치려고 든다. 그때 자실장에 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무리는 하지 마"
"테에엣!?“

동공이 잔뜩 커진 눈으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며 굳어버린 자실장.

"좋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건가...‘
"......테에에에에에츄!"

"그래 그래, 붕대를 갈아줄 테니 가만히 있으렴"
"테샤아아아아아아아아앗!!!“

남자가 다가와, 자실장에게 손을 데려던 순간, 자실장은 엎어져 남자에게 위협을 가했다.

"테샤아아아앗ーー!!치이이이잇ーー!“

순간 한 손을 움츠린 남자.
붕대에 감긴 자실장은 뭉툭한 손끝을 최대한 세워 허공을 할퀴며 황급히 뒷걸음질쳤다.
그리고 계속 해서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을 가한다. 위협을 계속하는 이유. 그것은 남자도 알고 있었다.
새끼 실장에 나있는 온 몸의 상처는 분명 동족으로부터 얻은 상처다.
최악의 경우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 일 수도 있다.


물어뜯은 상처. 찰과상. 할퀸 자국. 찢어진 상처. 푸른색 멍자국...
거기에 머리카락은 듬성듬성 빠져있었고, 옷도 상당 부분 찢겨져 있었다.
그런 학대를 받아온 자실장이 눈을 떠보니, 전혀 낯선 곳에 끌려와, 낯선 괴물이 손을 뻗으니 얼마나 두렵겠는가. 위협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테샤아아아아앗ーー!"
"알았다, 알았어. 여기 콘페이토 두고 간다“

"테샤아아아아앗ーー!"
"마음이 내키면 먹거라.“

도쿄에서 고독에 시달리던 남자와 무리에서 쫓겨난 자실장. 둘의 묘한 생활이 여기에 시작됐다.









"츄우~웅 ♪ 츄우~웅 ♪"

자실장이 남자의 집으로 온 지 3일째. 이젠 남자를 따르기 시작했다. 지금 자실장은 남자가 스푼으로 떠주는 푸딩을 맛있게 먹고 있다.
자실장은 입을 짭짭 다시며 행복 가득 찬 탄성을 내지른다.

"하하하...잘 먹는구나 판츠"
"테츄웅~♪“

자실장의 이름은 "판츠"라고 지었다.
거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테츄우~웅♪ 테츄우~웅♪"
"하하하. 잘했어, 판츠“

판츠는 이따금씩 작은 엉덩이를 내밀고 그 엉덩이를 좌우로 씰룩씰룩 흔드는 행동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엉덩이를 흔들 때마다 판츠의 치마사이로 자실장의 헐렁한 판츠가 어른거리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호박 바지"






<호박바지>


판츠가 입고 있던 판츠는 보통의 자실장이 입는 판츠와 달리, 꽤 크고 헐랑한 사이즈의 호박 바지다.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학대당한 구실 중 하나란 사실은 확실하다.
실장석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다름’은 멸시의 대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자에게는 오히려 호감이었다.
흔들리는 치마사이로 같이 살랑거리며 보이는 헐렁한 판츠는 귀여운 애교 부리는 몸짓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판츠~한 입 더 먹을까?"
"테에? 테츄우우~♪“

고독한 생활에 질려버린 남자에게 있어서 판츠는, 마음을 달래 주는 가족같은 일원이 되었다.

"이봐요, 판츠. 목욕이야"
"테츙♪ 테엣츙♪"

"그렇게도 좋니?"
"츄웅♪ 츄우우♪“

남자에게 판츠는 너무나 귀여웠다. 실제로 판츠도 남자에게 상당히 애교를 부렸다. 남자도 언제까지나, 판츠와 이러한 생활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테에에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에에엥!“

부엌에서 판츠가 울고 있다. 판츠는 남자를 향해 실장푸드 알갱이를 잡히는 대로 던지며 울고 보챈다.

"판츠. 더 이상 푸딩은 없어 간식은 오늘 아침 먹었잖니?"
"테에에끅...테에에끅...“

남자는 판츠의 밥그릇 앞에서 머리를 긁적일 뿐이다.

"텟슨..텟슨...테에에에에츄...!!테에에에에에ー엥!!!!"

"알았어. 자, 마지막 1개다"
"테치이!! 테츄우ー-!!! 테츄우우~~웅 ♪“

판츠에게 굴복한 남자는 냉장고에서 푸팅 1개를 꺼낸다.
판츠는 실장푸드가 쌓여있는 밥그릇 위를 짓밟고 올라가 남자의 발 밑에 볼을 갖다 대고 달콤한 목소리를 낸다.
판츠의 호박 바지도 기분 좋게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앗. 벌써 이렇게 됐나?“

출근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된 것을 확인한 남자는 남아있는 밥을 입에 쑤셔넣고, 황급히 옷을 낚아채 현관으로 뛰어나간다.

"판츠. 오늘 하루도 얌전히 하고 있으렴"
"테츄우~웅 ♪ 테츄우~웅 ♪“

황급히 달려나가는 남자 뒤를 그림책을 들고 따라가는 판츠.

"판츠. 난 지금부터 출근이야. 갔다와서 읽어주마.“
"테츄우우우ーー!!테츄우우우우ーー!"

현관 앞에서 구두를 신는 남자의 바지에 대고 들고 있는 그림책을 내밀며 읽어달라고 조르는 판츠.

"판츠. 포기하렴"
"테에에츄!! 테에에츄!! 테에에끅...!! 테에끅...!!“

남자가 완강하게 거절하자 판츠의 커다란 눈동자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곧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ー엥!“

똥을 지렸는지 고약한 악취가 확 풍기며 현관을 가득 메웠다.

"안돼. 지금 늦었다고. 안돼, 판츠“

"테츄우우ー!! 테츄우우ー!!"

<부리리릿!! 브쥬우우우웃!>

판츠는 쾅 하고 닫혀버린 현관문에 매달려, 탈분을 한다. 그리고 굳게 닫혀 있는 현관문을 두들기며 이미 사라진 남자를 계속 찾는다.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에에ーー엥!"

자신의 자랑인 호박 바지에 가득 차버린 녹색똥의 감촉이 기분 나쁜지 판츠는 더욱 크게 운다.
판츠는 남자가 돌아올 때까지 현관 앞에서 드러누워 두 다리로 허공에 마구 발길질을 하며 하루종일 계속 울기만 하였다.




판츠와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2주일. 남자는 판츠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었다.
판츠는 귀엽다. 언제까지나 판츠와 함께 살고 싶다. 이 고독한 도쿄 생활에 한 가닥 빛을 내밀어 준 것은 바로 판츠의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남자는 판츠와 생활에 의문이 들고 있었다.

최근, 판츠의 버릇없는 요구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판츠와 가족으로서 지내고 싶다.
그러나 그런 소망과는 반대로 판츠는 남자의 말은 전혀 들어주지 않는다.

"엄마~!! 저거 사줘~!! 사줘~!"
"안돼 타케시군! 그럼 버릇없어! 엄마 버릇없는 건 싫어"

"에에에ーーー엥!"
"타케시군!! 엄마한테 혼난다!!“

회사건물의 현관을 나서면서 울부짓는 아이를 훈계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안돼! 타케시군!"
"에에에에ーーー엥!“

아이는 울면서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잡고 늘어지만 어머니는 아이의 손길을 뿌리친다.
목소리에 노기를 띄고 다그치는 저 어머니에겐 애정이 없는 것일까?
아니. 저것 또한 자식에 대한 애정의 표현의 하나이다.
혹시, 귀여워하는 것만으로는 안 될까?
말을 듣지 않으면 가끔은 훈육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 반드시 그렇다.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된 모자를 바라보며 남자는 판츠에게 훈육을 실시하기로 결심했다.




"테에에에에ー엥!“

역시 아침부터 실장푸드를 발로 걷어차 내던진다.
평소 같으면 30분 정도의 실랑이를 반복한 끝에 항복한 남자가 냉장고를 열었을 것이다. 판츠에게 줄 푸딩을 두는 곳이다.
그러나 이 날만큼은 남자의 대응은 달랐다.

"판츠! 먹어라!“

남자는 강한 어조로 말하다.
일부러 판츠의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큰소리로 말한다.

"판츠! 버릇없이 굴지마라!!"
"테에츄? 테에에에에에.....“

혼이 난 판츠는 당황했다. 이 집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남자에게 혼이 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판츠! 음식투정 부리지마라!!"
"테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ーー엥!“

판츠는 몸을 엉거주춤 뒤로 빼며, 엉덩이를 흔들며 울기 시작했다.
판츠의 호박바지는 쏟아져 나오는 똥으로 인해 점점 불룩해지며 치마 밖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판츠가 치마를 흔들 때마다 똥이 고여 뚱뚱해진 호박바지도 출렁거린다. 그리고 소리 높여 울면서, 이따금씩 살짝살짝 울음을 멈추고 남자의 안색을 살펴가며 울음소리의 톤을 조절한다.

"울어도 소용없다! 얌전히 푸드를 먹어라! 판츠!"

"테에에에츄!? 테츄우우ーーー!! 테츄우우우ーーー!“

주특기인 눈물작전도 교태도 먹히지 않는다. 판츠는 영문을 모르고 그저 눈을 희번덕거리며 울먹일 뿐이었다.

"판츠!!!"
"테에에엥!! 테에에에에...!“

드디어 졌다. 판츠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부엌에서 허둥지둥 달아나기 시작한다.
판츠는 부엌 구석으로 뛰어가 그 자리에서 웅크리고 앉아 빵콘을 하며 판츠를 크게 부풀리기 시작한다.
남자의 지나친 훈육에 겁에 질린 것 인걸까?

"테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에ーー엥!"

아니. 판츠는 그저 자신의 응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슬펐을 뿐 이다.
남자도 그것을 알고 울고 있는 판츠를 머리를 긁적이며 바라보기만 한다.




그냥 소리 지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이 집에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판츠에게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이 집에 살려면 규칙을 지켜야 하며, 그 룰을 어긴 때에는 혼이 난다는 것을 판츠가 이해해 줘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 규칙을 제대로 지켰을 때는 칭찬하자. 그리고 어길 때에 화를 낸다.
그것의 반복으로 판츠에게 법칙이라는 것을 이해시키자.
휴일. 남자는 판츠에게 우선 룰을 가르치는 일부터 시작한다.

"츄우우우-!! 테에츄우우우~!!“

판츠는 책장에서 그림책을 빼내, 방에 있던 남자에게 책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판츠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 그림책을 남자에게 읽어달라고 졸라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집의 규칙으로 "그림책의 날"은 이미 어제 끝났다.
바로 어제 남자의 무릎 위에서 재잘거리며 봤던 그림책을 오늘도 판츠를 흔들어대며 졸른다.

"판츠. 그림책은 어제 읽었잖니"

"테츄우우우-!! 테츄우우우!“

남자의 말을 전혀 듣지 않으며, 판츠는 콧김을 씨익씨익 내뿜는다.
그리고 꿈쩍도 하지 않고 볼을 부풀리며 남자에게 요구의 눈길을 보낸다.

"판츠. 안돼. 다음에 오는 그림책 날까지 참아라!“

사육실장으로서, 판츠와 앞으로 오래 같이 살기 위해서는 참는다라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테츄우우~~웃!! 테츄우우~~웃!!“

목소리가 점점 울음소리를 띠기 시작했고, 응석부리는 목소리로 바뀌어 간다.

"안돼! 참아라!!"

"츄우우우우~~!! 츄우우우우~~~!!"

"그림책의 날은 끝났어! 판츠! 참아!!“

큰소리로 고함친다. 일부러 판츠의 귓가에서 큰소리로 고함친다.

"테에에에에......,. 테에에에에에ーー엥!“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판츠가 울기 시작한다.

"테에치!! 테에칫!! 테츄우우우~~웅♪“

허리 흔들기 춤, 안의 판츠를 살짝 살짝 내보이며 입가에 손을 대며 아양을 부리기 시작한 판츠.

"아첨해서도 안돼! 책 제자리에 돌려놔!"
"테츄우우우우~~웅♪"

"다시 돌려놔!"
"테츄우우우우~~웅 ♪"

"다시 돌려놔!"
"테에에츄? 테에에에에ー엥!"

생각대로 되지 않는 답답함. 왜 화 내는 것인가.
남자가 거부하는 이유를 단순히 심술부리는 것으로 치부하며, 판츠는 책을 내던지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테치이이이이ー!! 테치이이이이ー!"

점점 다다미를 콩콩 치며, 힐끔힐끔 남자의 눈치를 보지만 남자는 못 본 체한다.

"텟승...텟승.....“

울다가 지쳤는지, 판츠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자신이 내던진 그림책을 주워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놓는다.

"텟승...텟승....테에...?"

그림책을 도로 꼿은 판츠의 머리에 남자의 손이 실렸다.









" 훌륭하다. 판츠. 잘 참았구나"
"........테에♥"

"규칙을 지키면 제대로 칭찬해 준다고."
".....테츄~"

"그치만, 어기면 혼난다"
"테츄우~웅 "

"안다 알어 서러운 거. 그치만 규칙은 규칙이다."
"테츄우우우ーー!! 테츄우우우ーー!“

우느라 두 눈이 벌게진 판츠는 상냥하게 웃는 남자에게 다시 책장에서 그림책을 빼내고,
테츄우우우ーー!!라고 울며 발그스레한 얼굴로 다시 그림책을 내민다.



=자실장 판츠2=


남자는 판츠에 집의 규칙을 사사건건 주입하고 갔다.

"식사"는 하루 3회.
"간식"은 하루 1회.
"목욕"는 매일 들어가는 것.
"화장실"장소는 세면소.
"그림책의 날"은 3일 1회.
"장난감 날"은 1주일에 1회.

집안에서는 큰 소리로 울어서는 안됀다. 잘 때는 자기 침대에서 혼자 자는 것. 기타 등등.
설명해도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고작 실장석 따위가 룰이라는 것이 이해할 리가 없다.
그저, 훈육을 통한 "채찍과 당근"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히는 방법 밖에 없다.
남자는 판츠가 규칙을 지켰을 때는 "당근"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귀여워해준다.
판츠에게 있어서 그 포상은 하늘에 붕 뜬 것 같은 황홀이었다.
대신 규칙을 어긴 경우에는 남자는 "채찍"으로 불같이 화를 내며, 목소리를 높여 판츠를 혼냈다.
통상, 실장석의 훈육의 경우는 “강한 통증”을 유발하는 식의 훈육방법이 유일하게 효과가 있지만, 남자는 그런 것을 이행 할 수 없었다.
"통증"을 줄 수 없는 이상, 남자가 고작 할 수 있는 훈육은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목청을 높이고, 판츠에게 고함을 칠 수밖에 없었다.







"테효요우츄-!! 텟츄우!“

오늘은 일주일에 1번의 "장난감 날".
판츠는 장난감 상자의 장난감을 방에 펼치며 흥분한 나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고 있다.

"츄후~한 ♪ 츄쯔후~한 ♪"

호박 바지를 흔들흔들거리며 자실장용 장난감 마법스틱을 땅땅하고 밑으로 휘두르며 교성을 지르는 판츠.
그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남자의 마음 속에 따뜻한 것이 충족되는 느낌이 든다.

"테츄우우우우우ーー ♪“

이어 스펀지 공을 양손으로 들어 남자를 향해서 놀아 달라고 조른다.
남자도 뺨을 느슨하게 하고,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스펀지 공을 튕기며, 판츠와 시간을 보낸다.

“테에~응..테~응..”

남자의 집 시계가 시간을 새긴다.
그래. 장난감 시간의 끝을 알리는 시계 소리이다.

"테츄우~~웅 ♪“

판츠는 스펀지 공놀이에 이어 장난감 상자에서 블록으로 꺼내 하나하나 쌓는 놀이에 정신이 없다.

"판츠. 시간 다 됐어"
"테츄?"

"시간이다. 장난감의 시간은 끝"

남자가 벽에 걸린 시계를 가리키며 "장난감 시간"의 종료를 고한다.

"테츄?"

" 치우세요"

"테…"

남자는 " 치운다"라는 행위를 가르쳐 주기 위해, 시범을 보인다.
판츠가 쌓은 블록을 무너뜨리고 그것을 장난감 상자에 넣어 보였다.

"이것이 정리하는 거야. 알아들었나"
"…테에"

모처럼 쌓은 블록이 남자의 손에 의해서 뿔뿔이 무너진 것을, 넋이 나간 표정으로 굳게 바라보는 판츠.

"자, 판츠. 치우세요"
"……테에에에엣"

" 치우세요"
"테에에에에에에엣!"

"판츠!"
"테에에에에에ー엥!"

판츠는 그 자리에서 호박 바지를 풀썩이며 주저앉은 후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테치이이이ー잇!! 테치이이ー잇!"

양팔과 양다리를 파닥거리며 목소리 높여 우는 판츠. 분명, 남자가 블록을 무너뜨린 것을 비난하는 울음소리다.

"판츠! 벌써 시간이야. 장난감의 시간은 끝났어!!"
"테에에에에에에ー엥!!테에에에에에에ー엥!“

남자가 언성을 높이며 판츠에게 지시했지만 판츠는 텟승…텟승하고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고, 방금 전 남자가 치운 장남감 상자 속에서 다시 블록을 뒤진다.
그리고 한 개씩 꺼내 다시 블록쌓기를 시작한다.

"안돼!"

"텟승…텟승..."

"장난감의 시간은 끝났어!"

그러면서 남자는 다시 쌓은 블록을 판츠의 눈 앞에서 무너뜨리다.

"테에에에엣? 테에에에에ーー츄!"
"울지 마라!! 집에서는 큰소리 지르지 마라!"

"테에에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에에ー엥!"
"판츠!"

(쿵!)

남자는 판츠의 바로 옆 바닥을 주먹으로 세게 내리친다.






"테에에에에에에츄우!“

"판츠! 빨리 치워라!"

"테에츄!! 테에츄우우!! 테에에에에에에ー엥!"

30분 가까이 실랑이를 벌였을까
판츠를 흐느끼면서도 블록을 하나하나 장난감 상자에 넣는 데 성공했다.

"텟승…텟승..."

마지막 하나의 장난감을 장난감 상자에 넣은 판츠.

"판츠"
"테에? 테에에에에에에...!!"

남자가 거는 목소리에 몸을 움츠리고 굳은 판츠.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아까의 노기는 돌변하고 상냥함에 찬 따뜻한 음색이었다.

"잘했어. 판츠"

"테에!?"

"하면 되잖아"

채찍과 당근.
혼을 낼 때는 꾸짖고 규칙을 준수한 때는 칭찬하다.
판츠에게 규칙을 이해시킨다, 판츠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다 치웠잖아. 잘했어"

남자는 판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어 준다.









"테에승…텟승…테에츄~“

판츠도 안심을 했을까, 달콤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테츄~웅 ♪ 테츄~웅 ♪"

언제나 부드러운 남자이다. 판츠가 상투적인 호박 바지를 스커트에서 이리저리 허리를 흔들며 남자에게 응석 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테츄~웅♪하고 울며 장난감 상자로 다시 뛰어가 장난감 상자를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테츄~웅 ♪"
(바스락 바스락...)

"........"

"테츄~웅 ♪"
(바스락 바스락...)

"판츠?뭐 하는 거야"

"테츄우우~~웅 ♪"
(바스락 바스락...)

남자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츠는 블록을 꺼내들고 다시 그것을 쌓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결국 판츠는 사육실장으로서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간식을 요구할 때도 야단을 치며 울고불고 하는 것.
야단을 맞고도 30분이 지나면 다시 간식을 요구한다.
화장실의 훈육도 실수할 때 고함을 지르며, 화장실 아닌 곳에서 똥을 싸지 말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밤에 잘 때도 남자의 이불 속에 파고들어가, 울면서 거기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남자는 고민하고 있었다.

"꾸짖는다" 라는 행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단발성 고함지르기는 일시적으로 판츠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뭔가 근본적으로 규칙을 각인시키는 교육 효과는 전혀 없었다.
남자도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은 "통증"이 따르는 훈육이다.
생물은 근본적으로 “통증”을 싫어한다. "통증"이 따르는 훈육을 하면 판츠의 교육은 더욱 효과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자의 마음의 위안을 주는 판츠에게 그런 처사를 하는 것 자체가 별로 내키지 않는다.
괜히 했다가 오히려 남자만 마음고생을 더 심하게 할 것이 틀림없다.
그런 갈등 속에서 남자는 힘든 선택을 결정하고 판츠의 빠른 변화를 비는 수 밖에 없었다.

"테츄우ー!! 테치이이ー!"

오늘도 아침부터 판츠는 푸딩을 요구한다.
눈앞의 실장 푸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땅땅 발길질을 하면서 남자에게 불만을 호소한다.

"판츠. 버릇없는 말을 하지 마라"
"테에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에ー엥!!“

양손으로 눈을 덮고, 입으로는 계속 흐느낀다.
커다른 눈망울에서는 눈물을 계속 뚝뚝 흘러나온다.
하지만 동시에 힐끔힐끔 고개를 들어 푸딩이 들어있는 냉장고를 곁눈질로 살피며 다시 날카롭게 운다.

"판츠... 버릇없는 아이는 우리집 식구가 아니다.“
"테에에엥...테에에에에...테에에에에에ー엥!"

"판츠. 나가거라"
"테에에에에에ー엥!! 테에엣??“

남자는 마치 쓰레기를 잡는 것 같은 동작으로 판츠의 두건을 손가락으로 잡고, 그대로 현관까지 걸어나간다.

"테에?테에!?“

두건에서 매달린 모습 그대로, 판츠는 신기한 듯 고개를 두리번 거린다.

"버릇없는 아이는 집에 들어가지 않아. 나가거라“

그러면서 남자는 현관을 열고 그 자리에 달랑 판츠를 내려놓는다.

"……테에?? 테에에엣!?"

"그럼, 판츠"

쾅 문을 닫고 남자.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판츠.

"테에?테에!?“

잠시 판츠는 되어 바래듯이 주위를 둘러보고 집 주위의 울타리와 인접 도로의 아스팔트 등을 그저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테츄?“

한참 호기심 많은 자실장이다.
판츠는 집의 경치와는 다른 바깥 경치에 흥미를 나타내며, 방금 전 남자의 훈육도 이미 까맣게 잊는다.
몇 분 후에는 테츄~웅♪거리며 화초를 뒤쫓거나 호박 바지를 흔들며 빰을 붉히며 도로의 경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테에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에ー엥!!“

30분 정도가 지나자, 판츠는 허기에 시달리게 되었다.
거기에 혼자 남겨진 것이 무서워진 녀석은 현관문을 정신없이 두들긴다.

"테에쮸우우!! 테에쮸우우우!! 테츄우우우우ーー!!테츄우우우우ーー!“

가끔 뻗은 도로의 차량에 테챠아아아!!! 라고 소리를 지르는 판츠

"데스~웅♪"

"테에? 테에에에에에에……"

산책을 하던 이웃집 사육실장이 눈 앞으로 지나가자 판츠는 심장이 털컥 내려앉을 정도로 놀랐다.
판츠는 화분에 머리를 집어넣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공포로 인해 빵콘을 하여, 호박바지는 대변으로 점점 크게 부풀어 오른다.
어렸을 때 동족으로부터 학대를 당해온 판츠에게 있어서, 다른 실장석들은 모두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테에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에ー엥!"

30분, 1시간, 남자도 고통스럽긴 매한가지다.
당장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판츠를 들이고 싶은 충동을 이를 악물며 억누른다.

"테에에……"

2시간이 경과하자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도, 새된 울음도 들리지 않았다. 남자는 이제 적당히 되었다 생각하고, 조용히진 현관으로 서둘러 나가, 문을 연다.

"테에!!"

문을 열자 뜰의 나뭇잎 속에 숨었던 판츠가 작은 비명을 지르고 현관으로 뛰어 다가간다.

"테에에에에에에.......“

"……판츠. 반성했어?"

"테츄우우ー!! 테츄우우ー!!"

눈이 붉게 충혈된 판츠는 남자의 바지에 매달리며 떠나려 하지 않는다.

"판츠. 이런게 싫으면, 버릇없는 짓을 하지 마라."

"테츄우우ー!!테츄우우ー!!"

정말 효과가 있었을까. 남자는 의아하면서도 응석을 부리는 판츠를 집어서, 집 안에 넣어 주었다.

"테에에에에에...!!"

처음, 남자는 이 훈육에 반신반의했으나 효과는 만점이었다.




"테요오오츄우-!! 테에에츄우우우!"

"판츠. 밖에 내보낸다!“

남자가 판츠의 두건을 손가락으로 집어 올리고 현관으로 향한다.

"테에에엣!! 테츄우우우우ーー!! 테츄우우우우ーー!“

두건을 손가락으로 집었을 뿐인데도 판츠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떨기 시작한다.
바닥에 도로 내려놓자 판츠는 방금 읽어달라며 조르던 그림책을 손에 들고 책장에 넣기 위해 뛰어나간다.

"그래 그래. 훌륭하다. 판츠"

그 후, 밖에 방치하는 훈육을 싫어한 판츠에게 이 훈육은 효과 만점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곤란한 사태도 발생했다.

"테에?테에에에에에에...!"

남자가 그림책을 넣은 판츠에게 칭찬과 손을 올리면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듯 방 구석으로 달아난다.
그리고 판츠는 쿠션 뒤에 숨어 호박 바지를 조그맣게 떨고 있는다.

"테치...테치이이...테치테치...테치테치테치테치테치테치..."

" 괜찮다. 판츠. 밖으로 내쫒지 않을 테니깐“

"테에?테에에에에에에ー응!“

남자가 손가락을 내밀자 판츠는 그 손가락에 뛰듯이 매달리며 볼을 부비기 시작한다.






"판츠. 안심해라"

"테츄~~웅 ♪"

여기까진 좋다. 주인에게 믿음을 가진 실장의 몸짓이다.

"자, 판츠, 이제 좀 떨어지렴"

남자가 손가락을 빼고 부엌으로 향하려 하자 판츠는 테츄우우~♪하고 울면서, 어디까지라도 따라온다.

"테츄우우우~~웅 ♪ 테츄우우우~~웅 ♪"

좁은 방은 아니지만 남자가 있는 곳, 남자가 있는 곳, 판츠는 어디까지나 남자만 따라다니는 것이다.
그렇다. 그 훈육 이후 판츠는 극단적으로 겁쟁이가 되어, 아기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판츠가 울고 있다. 방을 이리저리 방황하며 남자를 찾아 헤메고 있다.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남자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판츠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테츄우우우ーー!!테츄우우우ーー!"

판츠가 탈의실의 주위를 빙글빙글 맴돌고 울부짖고 있다.
별수없이 욕실의 문을 열어 주면 판츠는 옷을 입은 채 욕실로 난입한다.

"테츄우~~웅 ♪ 테츄우~~웅 ♪"

남자는 철벅철벅하게 된 판츠의 젖은 모습을 남자는 욕조 속에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그 일 이후 방의 문을 열 때마다, 항상 아수라장이다.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판츠. 일이야. 울음 좀 그치렴"

"테에에에에에에ーー에엣!“

쉴새 없이 울부짖는 판츠에 머리가 아파진 남자.

"울음 그쳐 판츠! 밖에 내보내겠어!"

손가락으로 판츠의 두건을 잡고, 또 한 손으로는 현관문을 열어보인다.

"테에?테챠아아아!!!지지지ー쯔!"







열어젖힌 현관에서 밖의 경치가 눈에 비친 것이다.
공중에 매달린 채 그대로 덜컥!!하고 성대하게 똥을 지리는 판츠.

"쟈아아아아아아!! 테치이이ー!“

똥의 무게로 인해 호박바지가 질질 흘러내리더니 철푸덕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다.
그 판츠를 바닥에 내려놓고, 지독한 똥냄새를 맡으며, 멍하니 고개를 숙이며 내려보는 남자.

"테치! 테치 테치!! 테치테치테치테치테치테치..."

안 된다. 이대로는 있지 않다. 판츠의 지금 모습은 모범적인 사육실장에서 좀 멀다.
판츠를 모범적인 사육실장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렸을 적에 훈육을 베풀지 않으면 안 된다.
"테에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ー에에엥!!“

판츠에게 자실장으로서 남겨진 시간은 그리 오래 남지않았다.
착실하게 버릇을 들여야 한다면 지금뿐이다.
남자는 고개를 숙이며 "통증"을 따른 훈육을 할 것을 조용히 결의를 했다.



=자실장 판츠3=


남자는 100엔 숍에서 판츠의 훈육을 위한 도구를 입수했다.
행여나 판츠가 너무 아파할 것 같아 가급적 통증이 적을 것 같은 것으로 선별했다.

최근 들어 판츠는 너무 버릇없는 요구가 부쩍 늘었다.
사육실장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판츠.
남자는 지금껏 판츠의 몸을 생각해 입에서 거품이 날 정도로 판츠에게 규칙을 교육하고 또 꾸짖었지만 결과는 엉망이었다.

결국 남자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하기로 한다.
고함만으로 안 된다면 직접 몸에 새겨주는 수밖에...




"테츄~♪ 테츄~♪"

판츠는 부엌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다. 호박바지를 나풀거리며 흥겹게 춤을 춘다.
지금은 식사시간. 판츠에게 있어 아주 행복한 시간이다.
남자는 춤을 추고 있는 판츠를 애정넘치는 눈으로 흘깃 보고 판츠의 밥그릇에 실장푸드를 잔뜩 담아 내준다.

분량은 판츠의 신체사이즈에 맞추어, 작은 계량컵으로 3번 퍼 담는다. 남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수돗물을 100cc정도 부어 실장푸드를 촉촉하게 적신다.
아직 자실장인 판츠를 배려한 처사다.

"테츄ーー!"

부엌바닥에서 아직 멀었나? 멀었나? 하고 발돋움을 하고 기웃거리는 판츠.
남자가 푸드가 가득담긴 접시를 들고 오는 것을 보자 판츠는 환희의 울음소리를 내며 두손을 들고 폴짝폴짝 날뛴다.

남자는 자실장이 먹기 좋도록 촉촉하게 적셔진 실장푸드가 담긴 밥그릇을 판츠 앞에 내놓는다.

"테츄우ー!! 테츄우..
테에...?“

앞에 놓인 접시에 고작 실장푸드만이 가득 담긴 것을 보자, 판츠는 방금 전까지 질러대던 교성을 뚝 그친다.
그리곤 굳은 표정으로 밥그릇과 남자를 번갈아 바라본다.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판츠에게 어서 먹으라는 제스쳐를 취하지만, 판츠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판츠는 밥그릇 주변을 킁킁거리며 푸드의 냄새를 맡는다. 뭔가 역겨운 냄새를 맡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젓더니, 뭉툭한 손 끝으로 그릇을 집으려 애를 쓴다.

"테에에....테..."

저 역겨운 물건들이 들어있는 그릇을 엎어버릴려는 심산이다.
그런 판츠를 보고 남자가 엄한 얼굴을 가까이 하면 테치잇~?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판츠...또 시작이군“

이것이 항상 판츠의 식사 풍경이었다.
식사 전의 판츠는 푸딩 등의 단것을 기대하며 엉덩이를 흔들며 애교를 부린다.
그러나 이후엔 항상 변함없는 그릇 속 실장푸드를 들여다보곤, 이상한 얼굴을 하고 남자와 기싸움을 벌인다.

"테츄ーー!!테츄ーー!"

시작됐다.

판츠의 요구가 시작됬다.

"테츄우우우ーーー!"

몇 번이나 버릇을 들이려고 소리를 쳐봐도 판츠는 식사때마다 달콤한 푸딩을 요구한다.
판츠를 주웠을 당시 푸딩을 자주 내어준 것이 잘못이다.
그 때의 달콤한 푸딩의 맛은 판츠에게 강하게 각인됐고, 판츠는 자신이 요구하면 남자는 당연히 푸딩을 내어오는 것으로 굳게 믿은 것이다.
이런 시시한 풀냄새의 실장푸드에 비하면 푸딩의 달콤함은 그야말로 천상계의 맛.

"테츄우우우ーーー!!테츄우우우ーーー!“

판츠의 요구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남자는 무표정한 눈으로 판츠를 행동을 바라본다.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곧 이어 목소리에 울음이 섞이기 시작한다.

"얼씨구?"

이젠 아예 울음이 되었다. 조금 지나자 뒤로 벌러덩 자빠져 발버둥치기 시작한다.

"오늘은 약간 액션이 크구나."

남자는 실장푸드 한 알을 집어, 판츠의 눈 앞에서 흔든다.

"자 봐라 여기 밥이 있다. 그렇게 울지마라 판츠. 냉장고를 힐끔힐끔 훔쳐봐야 문 안 열린다.
앞으로도 사육실장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면 영양가가 균형 잡힌 실장푸드가 제일이다."

"자실장 때부터 인간의 짙은 양념 맛에 길들여 지면 그 후론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일이야."

"아아...판츠. 음식을 함부로 하잖아. 밥그릇에 올라가지 마라. 음식은 밟는 게 아니다."

"좋아 거기까지다 판츠."

남자는 밥그릇 위에 올라가 실장푸드를 실장푸드를 잘근잘근 밟아대는 판츠를 잠시 노려본다.
그리고 아까 100엔샵에서 사온 물건을 꺼내기 위해 비닐봉지에 손을 넣는다.
부스럭 부스럭

"테에에츄우...테에츄...테츄우? 테츄우우ー ♪ 테츄우우ー ♪“

남자가 비닐봉지를 뒤적거리자, 거기에 귀신같이 반응한 판츠.
금새 울음을 멈추고 밥그릇 위에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곧 푸딩을 받는다고 착각한 판츠는 방긋거리며 허리를 흔들어 대며 춤을 춘다.
그러나 비닐 봉투로부터 꺼낸 것은 물론, 푸딩이 아니라 100엔 샵에서 구입한 바느질 도구였다.

"테츄우우ー ♪ 테츄우우ー ♪“

남자는 바느질 도구에서 바늘을 꺼내들고, 두 손을 내미는 판츠의 오른손을 붙잡는다.

"판츠. 음식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테츄우우ー ♪ 테츄우우ー ♪"

"함부로 하면 아픈 일을 당한다"

"테츄우우ー ♪ 테에……?"

남자가 손에 들고 바늘이 천천히 팬티의 오른손에 다가간다.

"테치이이?"

호기심 왕성한 판츠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흥미진진해 하며, 호박 바지를 더 흔들어 갔다.
이내 바늘 끝은 판츠의 보드라운 오른손 손을 쑤욱 파고들었다.

"........테?“

판츠는 망연자실하며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고 있다.

"…테에에에에에에에엣!"

처음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통증이 판츠의 뇌를 엄습해 왔다.
통증에 반사적으로 손을 뗀 판츠는 남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누르고 발악하듯 부엌을 뒹굴었다.

"테에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엣? 테에에에ーー엣!?“

판츠는 난생 처음 받은 통증에 당황하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느끼는 통증은 현실이다. 몸은 통증에 정직하게 반응한다.
판츠의 오른손에는 붉은 구슬이 불쑥 드러났다.

"테에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에에ーー엥!"

"아프냐 판츠"

"테에츄으!! 테에츄우!"

"알겠지? 판츠? 음식을 함부로 하면 심하게 혼난단다“

남자는 손에 든 바늘을 바닥에 내려놓고 판츠를 안아 올린다.
판츠는 오른손의 극심한 통증의 이유가 남자 때문이라는 것도 잊은채, 눈 앞에 보이는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인 남자의 손가락에 폭 안긴다.

"텟승…텟승..츄우! 츄우!"

"그래 아팠지. 자, 이제 밥 먹으렴“

남자는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판츠를 떼어내 바닥에 내려놓고, 실장푸드가 담긴 그릇을 다시 판츠 앞에 두었다.

"텟승…텟승..."

통증이 좀 가셨는지, 판츠는 훌쩍이며 소매로 적록색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겨우 울음을 그친다.

"자, 판츠. 먹어라"
"테에..."

통증이 가신 오른손으로, 실장푸드를 한 입 갉아보고는 그것을 즉시 접시에 되돌린다.

"테츄우~♪ 테츄우~♪"

팬티는 방금 전 자신을 부드럽게 타일러 준 남자에게 다시 호박 바지를 흔들며 얼굴을 붉힌다.

"테츄우우우ーーー!"

목을 쥐어짜며 우는 판츠. 다시 푸딩을 요구하는 것이다.
남자도 이미 예상한 것으로, 1번의 훈육에서 알아들어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시 판츠의 오른손을 붙잡은 다음 바닥에 놓인 바늘을 집어 들어 다시 판츠의 오른손을 찌른다.

"테에에에엣? 테에에에에에ーー엥!"

판츠는 다시 한번 오른손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울부짖으며 자빠진다.

"테에에!! 테에에!! 테에에에에에ーー엥!"

남자는 몇 번이고 계속할 생각이었다.
앞으로 푸딩을 멋대로 요구하면 아픈 일을 당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줘야 한다.
그렇게 몸으로 이해할 때까지 남자는 이를 계속할 생각이었다.

"테치잇!! 테치이잇!"

판츠도 바보가 아니다.
2번, 3번. 계속해서 당하는 아픈 것은 왜 그런 것인가?
그것은 남자가 손에 들고 있는 뾰족한 꼬챙이 때문이다.
이 아픈 것은 남자가 저 꼬챙이를 오른손에 대고 찌를 때마다 발생하는 것이다.
이 아픈 것을 주고 있는 것은 이 남자다.
이 남자가 자신에게 아픈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테샤아아아아아아앗!! 테샤아아아아아아아아앗!"

4번째의 훈육을 가하려고 하자 판츠는 남자에게 위협을 하기 시작했다.
규칙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이 아픈 일을 하는 남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는 본능이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판츠! 적당히 해라!!“

주인과 사육실장.
애호파들은 흔히들 사육실장을 자신들의 "가족"의 일원이라 주장하지만, 결국은 주인과 애완동물의 관계다.
주인에게 거스르는 애완동물이 그 집에서 원활하게 살 수 있을 리가 없다.
둘이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다면 불만은 쌓이고, 처우에 반발하다 결국 몇 주 안에 주인은 자신의 말썽꾸러기에게 질려버릴 것은 자명한 이치다.

힘. 상하 관계. 주인과 애완 동물.
단순한 비호자가 아닌 이 집에서는 절대적인 군주.
그런 관계를 새끼 시절에 교육시켜 두지 않으면 안 된다.

"테샤아아아아아아아아앗!"

"판츠!“

판츠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네 손발로 위협을 계속한다.
그리고 오른손을 남자에게 향해 휘두르며 몇 번이나 허공을 할퀴기를 계속하고 있다.
남자는 그 허공을 할퀴어 대는 판츠의 오른손을 노리고 바늘을 찌른다.

"츄아아아아아앗!“

오른손을 맹렬하게 움직이고 있던 바람에 바늘이 그만 오른손에 깊게 꽃혀버린다.

"테치이이이ー!! 테치이이이ー!"

통증 때문에 오른손을 붕붕 젓는다.
남자는 그 순간에 바늘을 놓쳐버려, 바늘은 판츠의 오른손에 박힌 꼴이 됐다.

"테칫!! 텟치이이이!! 테칫! 텟치이이이ーーー!"

아무리 오른손을 필사적으로 흔들어도 빠지지 않는 바늘에 판츠는 공포에 휩싸인다.
판츠는 그대로 웅크리고, 바닥에 뒹굴며 날뛰기 시작했다.

"테챠아!!! 테챠 아 아 아~~~!!"

바늘이 박힌 상태에서 마구 손발을 휘두르며 바닥을 뒹구는 바람에 바늘은 판츠의 오른손을 완전히 관통한다.
판츠의 비명소리는 한 옥타브가 더 높아졌다.

"테치이이이이ーー!"

"가만있어, 판츠! 움직이지마!"

남자가 날뛰는 판츠를 진정시키려 손을 대자 판츠의 눈은 희번덕거리며 그의 얼굴을 응시한다.

"테에엣!! 테에에에에에......."

(딱! 딱딱! 딱딱……)

공포로 인해 동공이 활짝 열린 눈으로 남자를 응시하는 판츠의 이빨은 딱딱 소리를 내며 서로 부딪친다.
판츠는 오들오들 떨며 오줌을 지린다.
이 아픔을 준 장본인의 얼굴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본다.

"테아아아!! 테츄아아아아아아!"

간신히 테치의 등을 눌러 제압한 남자는 바늘 신속하게 뽑아냈고, 판츠는 새로운 고통에, 날카로운 목소리를 부엌에 가득 메운다.

"퍄아아...퍄아.."

판츠의 입에서는 거품이 뽀각뽀각 흘러나온다. 눈도 흐리멍텅 해져서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만을 응시한다.
남자의 손바닥 위에서 파들파들 떨며 가느다랗게 숨만 쉴 뿐이다.
남자는 끌어안은 판츠를 당장 치료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지만, 지금 계속 훈육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판츠! 나를 거스르지 마라!"
"테에에……테에에……"

"그리고 푸딩은 안 된다!! 밥은 이것이다!"
"테에에……"

"앞으로 절대로 식사 때에 푸딩을 요구하면 두고봐라"
"……테에엥"

"이 바늘로 가차 없이 니 손을 찌를테니깐!"
"…테브으..."

얼빠진 눈으로 자신의 오른손만 쳐다보는 판츠. 판츠의 오른손은 적록의 피가 퐁퐁 솟고 있었다.




그날은 판츠에게 간식인 푸딩도 주지 않고 아침밥인 실장푸드를 먹을 때까지 다음 식사를 주지 않았다.

"텟승…텟스응..."

판츠는 부엌 구석에 있는, "판츠의 집"라고 적힌 골판지 하우스 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
오늘 아침 받은 충격적 사건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저 슬퍼서 울 수밖에 없었다.

"테에에에엣!! 테에에에에에ーー엥!"

간간히 오른손이 욱신거리는지 아니면 아침의 고통을 떠올린 모양인지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골판지 하우스에 울린다.
원래는 함부로 시끄러운 소리를 냈을 때도 훈육을 해야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훈육을 실시하는 것은 역효과라고 생각했는지, 남자는 거실에서 조용히 판츠의 회복을 기다린다.

시간은 낮이 지나 저녁이 됐다. 역시 성장기의 자실장이다. 공복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판츠는 조심스럽게 골판지 하우스의 입구에서 고개를 내밀고 주변을 살핀다.

남자가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골판지 하우스 밖으로 걸어나온 판츠.

"…테에!?“

살금살금 냉장고로 향하던 판츠는 거실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남자의 시선을 눈치 챈다.

"테에에에에......."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듯 급히 골판지 하우스 안에 도로 틀어박히는 판츠.
얌전히 눈앞에 있는 실장 푸드를 먹으면 좋은 것을, 그토록 험한 꼴을 당하면서도 그 놈의 입은 그 매혹의 단맛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모양이다.

"…테에에엣!"

골판지 하우스에 틀어박힌 판츠.
골판지 하우스는 꼭 판츠만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입구를 뚫어주어 남자는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없도록 했고, 이 안에서는 판츠의 사생활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거듭되는 훈육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없으면 스트레스로 죽을 수도 있다. 그런 남자의 배려로 만들어 진 골판지 하우스다.

남자는 골판지 하우스 앞으로 걸어와 냉장고 옆에 있는 실장 푸드가 담긴 접시를 바라본다.
실장푸드는 손대지 않아서 아침의 상태 그대로다. 그 말인즉슨 판츠는 오늘 하루종일 공복이란 뜻이다.

"판츠...힘내자..."

판츠는 여전히 남자에 대한 공포 때문에 골판지 하우스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런 판츠를 배려해 남자는 실장푸드 그릇을 골판지 하우스 안에 밀어 넣어주었다.




그날 밤 남자는 문득 잠에서 깬다.
오줌이 마려운지 잠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한다.

"........“

졸린 눈으로 머리를 긁으며 부엌구석을 본다.
골판지 하우스는 고요한 어둠 속에 묻혀있다. 별일은 없는 모양이다.
판츠는 오늘 저녁에 남자로부터 도망쳐 집에 들어간 이후 전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조금 너무 심했나.
그렇게 반성하면서도, 진정으로 판츠를 위한다면 반드시 넘어야할 벽이라 자신을 타이른다.
남자가 화장실에 들어설 그 때였다.

"…테에엣!"








어둠 속, 희미한 화장실 불빛에 반사되어 은은하게 빛나는 적록색 눈 한 쌍이 작은 발소리와 비명과 함께 남자의 두 발 사이를 지나 달려간다.

판츠였다.

"........“

아무 말 없이 남자의 발목을 지나쳐 급히 골판지 하우스에 향했고, 이내 녀셕의 모습은 어둠에 삼켜졌다.

"저 녀석도 화장실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도 소변을 보게 화장실에 들어간다.

"이건......아아아아?!"

볼일을 본 남자는 온 김에 판츠가 어질러놓았을 것도 치워둘까하고 판츠의 화장실로 향했었다.
이어 부엌의 불이 켜지고 남자의 고함이 들리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판츠! 나와라!! 판츠!"

파닥파닥 좁은 골판지 하우스 내를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남자는 판츠 사이즈밖에 안 되는 작은 입구에 손을 집어넣어 하우스 내를 더듬거리며 기어코 판츠의 발목을 잡고 억지로 끌어낸다.

"판츠! 너!!"

"테에에에에에에에엣!"

환하게 켜진 부엌의 형광등 아래 판츠의 입가와 옷은 녹색 똥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손으로 급하게 훔친 모양이지만 흔적은 분명하다.

"테요우우우-!! 테에츄우우우!"

"설마 너 똥을 먹었냐...?"

"니 똥을 니가 먹었어?!"

"바보야!! 너!! 사육실장이잖아!"

"테치치ー!!테치치ー!"

초록빛으로 물든 송곳니를 드러내고 판츠는 남자를 향해 이빨을 들어내며 항의한다.
부엌 바닥에는 오늘 아침에 준, 손도 안댄 실장푸드가 또그르르 부엌 바닥에 나뒹굴었다.



=자실장 판츠4=


남자의 집 부엌에 1마리의 자실장이 힘없이 앉아있다.
자실장의 목에는 비닐끈으로 된 목줄이 감겨 있었고, 그 비닐끈은 옆에 놓여있는 의자에 묶여 있었다. 자실장은 행동의 자유를 빼앗긴 것이다.

자실장 눈 앞에는 실장푸드가 담긴 그릇이 있다.
그 옆의 비닐봉지에는 녹색의 물체가 담겨있었는데, 생김새나 냄새로부터 그것이 실장석의 배설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테에...."

굶주린 자실장은 느릿느릿 몸을 움직여 녹색 배설물 쪽으로 군침을 흘리며 기어간다.
자실장이 식분행위를 시도하려 하자 사정없이 머리를 내리 찌르는 바늘.








"테츄아아아아아아!“

두건이 벗겨져 두피가 노촐 되어 있는 자실장의 머리에는 방금 꼿힌 바늘을 포함해 총 10개에 가까운 바늘이 호저의 가시처럼 박혀있다.
고통에 뒹구는 자실장. 녀석의 바지는 펑퍼짐한, 흔히 말하는 호박바지이다.
그런 호박바지를 입고 있는 자실장은 판츠 밖에 없었다.

식분행위(똥먹기)를 적발한 그 순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남자는 잔뜩 배고파 있을 판츠의 목을 비닐끈으로 묶어 판츠의 행동을 제한했다. 그리고 그릇에 담은 실장푸드와 판츠의 똥을 담은 봉투를 앞에 두고 식분행위의 교정을 철저히 하려 한다.

본래 실장석에게 있어, “식분”은 본능에 새겨진 당연한 행위이다.
식량사정이 곤란해진 야생의 실장석이 자신의 똥이라도 먹는 것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행동이다.
반면, 식량사정이 어렵지 않은 사육실장이 식분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은 거의 보고된 적이 없다.

그러나 판츠의 경우, 실장푸드를 전혀 못 먹는 것으로 인지하고 거부한 결과, 스스로 심각한 기아감을 자초하였고, 녀석은 사육실장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똥을 먹는다라는 본능적 행동을 취한 것이다.

식분행위는 일단 시작되면 계속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처음 발각되었을 때 엄격하게 교정하지 않으면, 판츠는 앞으로도 남자 몰래 식분을 계속 하려들 것이다.

"테에에엣!! 테에에에에엣!"

머리에 꼿힌 바늘이 가하는 고통과 배고픔의 이중고에 시달리며 판츠는 무력감을 느낀다.
그저 하렴없이 적록의 피눈물을 뚝뚝 흘린다.
남자도 괴롭다. 바늘에 찔린 판츠의 두피에서 적록색 핏방울이 송골송골 솟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측은했다.

"........"

남자는 조용하게, 하렴없이 눈물을 흘리는 판츠를 내려다 본다.
아직 면도도 하지 못했는지 남자의 턱에는 어렴풋이 수염도 나고 있다.
밤새 한 식분행위에 대한 교정. 이미 날은 밝고 말았다.

"테..."

울어서 퉁퉁 보은 눈으로 남자를 올려다보는 판츠.
다시 공복감이 엄습하는지 판츠는 코를 벌름거리며 다시 자신의 배설물 쪽으로 다가간다.

"테..."

"........"

"테치아아아아아쯔쯔!“

남자는 말없이 바늘로 찌른다. 몇 번이고...몇 번이라도...
판츠가 실장푸드를 제대로 먹을 때 까지 남자는 이 훈육을 계속할 생각이다.




남자는 출근을 해서 집을 비웠고, 판츠은 덩그러니 부엌에 앉아있다.
판츠 앞에는 아직 손도 안 댄 실장푸드와 똥이 나란히 있다.

판츠는 목에 감긴 비닐끈을 힘껏 잡아당겨본다. 숨이 막히자 금새 손을 땐다.
이번엔 물어뜯어본다. 가녀린 자실장의 이빨은 오히려 뽑혀버린다.
새로 추가된 고통에 판츠는 서럽게 운다.

"테에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에ー엥!!"

그저 슬프고 슬프고, 울고 울었다.

"테에에엥!!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ー엥!“

판츠는 왜 자신이 이러한 처사를 받는지 전혀 모른다.
판츠 입장에선 배고픔을 참지 못해 자신의 배설물을 먹은 것 뿐이다.
그것은 타고난 실장석과 본능에 따랐을 뿐이다.

"텟승…텟승..."

판츠는 생각한다. 배가 고팠다. 너무 너무 배가 고팠다.
그도 그럴것이, 판츠는 어제 아침부터 자신의 똥 이외엔 아무것도 제대로 먹은 것이 없다.

눈이 부어오른 판츠는 망연자실 오른쪽 전방의 담긴 똥을 쳐다본다.
푸우~로하고 코에 감기는 똥의 독특한 냄새.
내키지는 않지만 저것을 입에 넣으면 이 배고픔은 없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 팬티는 다시 바늘에 꼿혀 무거워진 머리를 들어 올리며 똥의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다.

"테요우우우! 테효오오오-!! 츄아아아앗!“

시야에 똥밖에 들어오지 않는 판츠는 남자가 뿌려놓은 “압정”을 전혀 보지 못했다.
일로 집을 비울 수밖에 없는 남자가 어쩔 수 없이 취한 안전장치로 100엔샵에서 구입한 압정을 똥이 담긴 봉지 주변에 두른 것 이다.
남자가 없는 사이에 똥을 선택한 경우에는 압정들이 통증을 가할 것이다.

"테에엣? 테챠아아아!“

아니나 다를까 오른발에 푹 압정을 찔리고만 판츠.

"테치이이이ー잇!"

통증 때문에 본능적으로 오른발을 들어 올렸고

"테에에앗?? 테챠아아아아아아ーー앗!"

이어 균형 잃고 쓰러진 판츠는 바닥에 깔린 압정의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테에에에에엣!!? 테에에에에ーー엣!"

온몸에 전해지는 끔찍한 통증. 하지만 그것을 끝이 아니다. 판츠가 통증으로 인해 몸을 틀 때마다 새로운 통증에 시달린다.

"테비베데치벳!! 삐아아아아!! 삐아아아아!!!"

머리에는 무수한 바늘. 몸에는 무수한 압정. 판츠는 경련을 일으키다 입에 거품을 물며 기절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실장석의 저주받은 특성은 판츠를 놓아주질 않는다. 판츠는 30분도 지나지 않고 소생한다.

"테에에츄우...테에츄우...테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ー엥!!!"

끊임없이 받는 고통. 마치 그것과도 같다. 판츠는 태어나면서부터 박해를 당한 기억을 떠올린다.









이 리본의 호박바지.
마마는 이 바지를 보고 귀신처럼 화를 냈다.
언니도 여동생도 똑같이 자신을 때렸다.
아프다 아픈 것은 싫어. 그래서 달아났다.
배고픈 것은 싫어. 그래서 달아났다.

여기도 아프다. 여기도
배가 고프다.
여기 싫어. 여기 싫어. 정말 싫어.

"테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에ーー엥!"

배가 고파서일까? 아파서일까?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워서일까?
판츠는 한참동안 언제까지고 큰 소리로 흐느꼈다.
울다 지치면 잠시 잠을 자고, 허기와 통증으로 잠이 깨면 또 울기 시작한다.

"…테브으으.."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팬티는 지금까지 거절한 실장 푸드로 다가가, 몇 알을 손으로 집는다.

카작-카작. 카작.

무기질의 카작거리는 소리가 조용히 부엌을 울렸다.




이후 판츠는 식사시간 때마다 푸딩을 요구하지 않게 되었다.






"자, 판츠. 아침밥이다"
"…테에"

기쁜 듯한 몸짓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르지만, 얌전히 실장 푸드를 먹는 것이 어디겠는가.
카작카작거리며 입에 넣고 갉아먹는다.
오늘은 좀 넉넉하게 담았다. 작은 컵으로 4잔.

판츠는 그것을 말도 없이 깨끗이 먹어 치웠다.
결국은 어릴 때부터 흔히 부렸던 움식투정이 드디어 끝난 모양이다.

그러나 이로써 훈육이 모두 완료했냐고 말하면 그렇지도 않다.
남자의 눈에는 판츠는 아직도 사육실장으로서 가야할 길이 먼 문제아였다.




"테에에에에...!!!"

판츠가 골판지 하우스에서 황급히 달려나온다.
두 손으로 엉덩이를 막고, 초조하게 달려나가는 모습으로 화장실임을 짐작할 수 있다.

"테에엣!! 테에에에……"

실장석 전용 화장실에 깔린 모래밭을 지나 배변용기를 기어오르는 손발은 인내력의 한계인지 가늘게 떨리고 있다.

"테츄우웃!! 테츄츗!!"

자신의 자랑인 호박 바지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웅크려 앉아 힘주기 시작한다.









"테슈우~!!테슈우~!!“

기세 사납게 피식피식 콧김을 내뿜고, 볼을 붉히며 변을 보기에 혈안이다.

"테츄테츄테츄"

배변 후의 표정은 화창하다. 똥이 나온 것에 대한 만족인 것인가.
상당히 쾌감이었을 것이다. 변을 본 일에 만족하고 한숨 돌리는 판츠.
내린 호박 바지를 도로 올리며 모래밭에 폴짝 내려선다. 그리고 골판지 하우스로 돌아간다.

"테츄...테츄..."

판츠가 지나간 화장실에서 골판지 하우스까지의 길은 점점이 초록색 똥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판츠!"
"테에에에엣!! 테에에에엣!"

"몇번 말해야 알어!! 화장실의 뒤처리는 잘하라고!!"
"테에에에에ーー엥!! 테에에에에ーー엥!“

남자는 골판지 하우스로 도망가는 판츠를 다시 잡아 부엌 바닥에 팽개친다. 그리고 100엔샵에서 구입한 플라스틱 재질의 실장채를 꺼내 판츠의 볼을 때린다.
실장채가 판츠의 빰을 칠 때마다 녀석의 뺨은 빨갛게 부어오른다.

"이봐! 니가 저지른 것은 스스로 치워!!"

남자는 판츠용으로 정한 작은 걸레를 판츠에게 집어던져 청소를 하도록 촉구한다.

"텟승…텟승....“

판츠는 자신의 걸레를 집어 서투르게 청소를 하는데, 그때마다 오히려 속옷에서 다시 똥이 흘러내린다.








"판츠. 먼저 바지를 벗어라"
"테에?"

"지금 니 바지 안에 남은 똥들이 새어나와서 계속 더러워지고 있잖아“
"테에?테에!?"

놀란 판츠가 자신의 엉덩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쿠루쿠루 돌때마다 판츠를 중심으로 초록의 변이 원형으로 푸드득 푸드득 뿌려진다.

"벗어라!!"

남자는 억지로 판츠의 바지에 손을 대어 그것을 벗긴다.

"테에? 테에에쯔!"

그러나 판츠는 남자의 의도를 모른다. 자신의 자랑인 이 바지를 남자가 빼앗으려한다.
그것 만을 이해한 판츠는 자신의 바지를 지키기 위해 남자에게 걸레를 집어던져가며 저항한다.
남자는 바지를 쥐고 벗기려 하지만, 판츠는 두 손으로 자신의 바지를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는다.

"판츠! 놓아라!!"
"테에에에에엣!!! 테에에에에엣!"

"뺏는게 아니야!! 씻을 뿐이다!! 이대로 청소하면 또 더러워지잖아!"
"테에에에에엣!!! 테에에에에엣!!“

판츠에게 있어선 가장 소중한 호박바지. 그것을 지키려는 것은 실장석의 본능이다.
그러나 어차피 실장석의 힘. 판츠의 속옷은 벗겨졌고, 판츠는 마지막 힘을 끌어 모아, 빼앗기는 자신의 호박바지를 양손으로 붙잡고 대롱대롱 매달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판츠! 놓아라!!"
"테에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ー에엣!"
(부릿!!브리리릿!!)

노팬티 상태에서 새로 물 모양의 똥이 포물선을 그리며 사방에 흩날린다.






"판츠!"
"테에에에에에에엣!“

노호와 함께 실장채로 몇 차례 엉덩이를 때린다.
그 고통에 판츠는 눈을 크게 뜨며 비명을 지른다.
그래도 꼭 붙들고 놓아주지 않자 남자는 더욱 세게 판츠의 온몸을 후려갈긴다.
결국 바지를 놓쳐버린 판츠는 부엌바닥에 떨어진다.
이후 판츠는 나머지 옷도 벗겨지고 목욕탕에서 찬물이 끼얹어지는 꼴이 되었다.

"테에에엣!! 테에에에에에...!!"
( 딱딱딱딱……)

그리고 몸을 말릴 틈도 없이 다시 부엌으로 끌려와 어금니를 덜덜 부딪치며 바닥청소를 계속하게 되었다.

"텟승…텟승...."

아픔을 유발하는 훈육을 통해 판츠의 교육은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루어졌다.
실제로 이 훈육 이후 판츠는 배설을 할 때마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배설구의 더러움을 휴지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닦게 되었다.
그러나 통증에 대한 훈육의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자가 일을 마치고 피곤한 기색으로 현관문을 연다.

"휴우..."

예전에는 집으로 가봤자 남자를 반겨주는 것은 어둠과 정적뿐이었지만 지금은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어이. 판츠. 돌아오셨어요-해야지……어라?"

평소 같으면, 텟츄 ♪ 텟츄 ♪하며 응석부리는 판츠인데 그 날만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판츠...왜 그래? 자니?"

남자는 가방을 두고 부엌 구석의 골판지 하우스의 모습을 살핀다.
팬티의 몸이 꼭 들어가는 입구를 들여다보자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적록의 눈동자와 눈이 맞는다.

"테에? 테에에에에엣!“

남자와 눈이 마주친 판츠는 작은 비명을 지르고 골판지 하우스의 안쪽으로 깊숙이 틀어박힌다.
도대체 왜 이래?
남자도 판츠의 모습에 의아해 하지만, 순간 짚이는 바가 하나 있었다.

하긴 어제는 판츠에 상당히 힘든 훈육을 가했던 것이다.
원인은 판츠가 책상 위에 마음대로 오르다가 컵을 쓰러뜨려 깨버렸기 때문이다.








바늘을 머리에 몇 차례 찌른 후에 그 상처위에 뜸을 들였다.
끝내는 브리브리 탈분을 하여 바지를 크게 부풀리며 골판지 하우스로 도망쳐 지금에 이른 것이다.
어쩌면 그 때의 충격이 아직 판츠에 남았을까.

"판츠. 이제 화 안 났다. 그만 나오렴.“
"……테에엣!! 테에에에에에에엣!!"

남자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바스락거리며 골판지 하우스 내를 도망 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테에쯔!!짓!"
(탕!)

골판지 하우스가 가볍게 흔들린다. 아무래도 어둠 속에서 달리다 벽에 부딪친 모양이다.

"(뭐 지금은 그냥 둘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남자는 간단히 넘겼다. 하지만 이 뿌리는 의외로 깊은 것이었다.




"음......?"

"테에!?"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문득 부엌의 판츠와 눈이 마주쳤다.

"테츄~웅 ♪"

오른손을 입가에 붙이며 판츠는 남자를 향해 울었다. 언제나의 판츠다.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깊게 마음에 두지 않고, 다시 텔레비전을 본다.

"자, 잘까"

잠시 뒤 남자는 텔레비전을 끄고 크게 기지개를 켜고 잠자리의 준비를 한다.

"어이. 판츠. 슬슬 불 끈다"
"테에에엣!?"

초조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판츠에게 남자는 그렇게 말을 건넸다.

"왜 그래? 판츠?"

아무래도 판츠의 모습이 이상하다.

"테츄~우웃 ♪ 테츄~우웅 ♪"

아양을 부리는 목소리로 남자을 보며 방긋거리고 있다. 별로 좋지 않은 것이다.
아무래도 태도가 어색하다. 뭔가 오버액션인 듯 한 행동과 볼에 붙인 손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다.

"테츄우~~우웅 ♪"

자연스럽게 나오는 어리광이 아니라 어딘가에 절박함이 있는 달콤한 목소리다.

"판츠"
"테츄우~~웅 ♪"

남자가 판츠를 안아 올리면 판츠의 가면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테에에에엣!! 테에에에에에~!!!"

필사적으로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공에 손발을 휘두르지만 결국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 다시 달콤한 목소리로 아양을 계속한다.

"...에에엣!!! 테츄우~웅 ♪ 테츄우~~웅 ♪"

"너..설마 아첨하는 거냐?"

"테츄우우~~웅 ♪“

판츠가 남자에게 타산적으로 영합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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