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날의 꿈



주인이 출근하여 집을 비운 금요일 오전. 
사육실장 미도리는 작은 혼란에 빠져 있었다. 
"데에에... 이건... 권총 아닌 데스우?" 
자들과 함께 배불리 실장푸드를 먹고 운치를 한 뒤 구더기쨩에게 손수 프니프니까지 완료. 
점심 시간이 될 때까지 자들을 재워놓고 그 사이 실장 전문 채널이라도 시청할 요량으로 거실 
로 뒤뚱뒤뚱 걸어나온 미도리의 눈에 비친 것은 카펫 위에서 오전의 햇살을 반사하며 빛나는 
은백색의 권총이었다. 
권총. 주인님이 틀어준 닝겐용 티비 프로그램에서 몇 번인가 본 적이 있었다. 
손잡이 근처의 까딱까딱을 당기면 힘세고 나쁜 닝겐들이 우수수 쓰러져나가는 무서운 물건이 
었다. 
"이게 왜 여기 있는 데스..." 
미도리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은색의 흉기를 향해 다가갔다. 
손가락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작은 돌기가 달린 뭉툭한 손을 이리저리 놀려 권총을 들어올렸 
다. 
"무거운 데스..."
꽉 채운 급수통 정도의 무게일까. 한쪽 팔로 드는 건 힘들었기에 두 팔로 끌어안는다. 
총구가 몸통을 향할 때마다 흠칫흠칫 몸을 뒤로 빼며 이리저리 돌리더니 용케 조준에 성공했 
다. 
"분명 이렇게 하는 것이었던 데스야." 
뎃수웅뎃수웅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시 자세를 잡아본다. 
짧은 팔다리에 퉁퉁한 몸매, 거기에 권총을 엉거주춤 끌어안은 채 자세를 취해본들 그닥 폼도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괴해보일 뿐이었지만 미도리의 상상 속에서만큼은 자신도 티비 
에 나오던 강인한 암컷싸움닝겐(여전사)이었다. 
양손에 권총을 들고 울퉁불퉁 무섭게 생긴 수컷 닝겐을 제압하던 모습에 자신을 겹쳐보며 미 
도리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갔다. 
"그 암컷 닝겐은 결국 수컷 닝겐과 자를 만드는 일을 했던 데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총배설구가 느슨해지는 느낌이었다. 미도리의 팬티가 살짝 축축해졌다. 
"데에에... 그럼 와타시도 주인님과..." 
미도리의 볼이 절로 붉어진다. 
"마마, 뭐하는 테치?" 
"데갸악!" 
자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차녀의 목소리가 어깨 너머로 들려오자 미도리는 품에 안은 권총을 
엉겁결에 꼭 끌어안았다. 
당연한 수순으로 손 끝에 걸려있던 방아쇠가 조여졌다. 
파앙! 챙그랑! 
권총의 격발음과 창유리의 파열음은 거의 동시에 울렸다. 
"데에에에엣!" "테챠아아앗!" 
미도리와 차녀의 머리 속이 동시에 새하얘졌다. 
큰일난 데스! 유리창을 깨고 만 데스! 이를 어쩌면 좋은 데스! 미도리는 끌어안고 있던 권총을 
내던졌고 
뭔 테치! 방금 뭐가 일어난 테치! 차녀는 큰 소리에 놀란 나머지 탈분해버리고 말았다. 
"마마 방금 그건 뭐인 테치! 왜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유리창이 부서진 테치!" 
"마마도 모르는 데스우! 그보다 차녀, 왜 안 자고 나온 데스! 놀라서 쏘고 말지 않았냐는 데 
스! 이를 어쩌면 좋은 데스! 주인님께 또 이따이이따이를 당하고 마는 데샤앗!!" 
야구공만한 뇌를 풀가동시킨 결과 '차녀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면 와타시는 무사할 것인 데 
스!' 라는 지극히 실장석스러운 결론을 내린 미도리였지만 차녀는 그런 친실장의 질책은 아랑 
곳하지 않고 다른 것만을 보고 있었다. 
"차녀! 혼날 땐 마마를 똑바로 보는 데샤앗! 흠씬 두들겨 맞고 싶은 데스? 독라가 되고 싶은 
데스?"
"마마, 그건 권총 아닌 테치?" 
"뎃" 
속사포처럼 데스데스거리던 친실장이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움찔한다. 
"데에... 그, 그런 데스우! 매우 위험한 물건인 데스! 그런데 차녀는 이걸 어떻게 아는 데스?" 
"와타치, 똥닝겐이 보는 티비를 같이 본 테치. 악마같은 닝겐도 이거 한방이면 죽음이었던 테 
치." 
"똥닝겐이라니 무슨 말버릇인 데샤앗! 주인님에게 그런 말 쓰면 안 되는 데스! 우리를 길러주 
시는 고마운 분인 데스!" 
"마마는 바보인테치! 매일 특식을 바치지 않는 노예는 똥닝겐으로 충분한 테치!" 
"주인님 앞에서 그런 말 하면 이따이이따이를 당하는 데스! 차녀는 깨진 유리창만으로도 얼마 
나 이따이이따이를 당할지 모르는 데스!" 
이미 미도리의 머리속에선 유리창=차녀가 깬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실장석의 근력을 고려하 
면 차녀의 전신 근육을 쥐어짜도 방아쇠를 당기는 건 무리일 터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행 
복회로 가동의 산물이었다. 
"왜 와타치가 이따이이따이를 당하는 테치! 똥닝겐 따위 그 권총으로 해치워버리면 되는 테챠 
앗!" 
"데에엣?!" 
차녀의 충격적인 발언에 미도리의 머릿속 실타래가 복잡하게 헝클어졌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깔리고 분을 이기지 못한 차녀가 씩씩거리는 소리만 거실 바닥에 쏟아진 
다. 
'데에에... 주, 주인님을 해...치우는 데스우?' 
그렇다. 이것만 있으면. 
적록색 눈을 홀린 듯이 뜬 미도리가 바닥으로 내던졌던 권총을 향해 다시금 몸을 굽혔다. 
밀어도 때려도 꿈쩍하지 않던 저 단단한 유리창을 한번에 깨뜨려버린 이 권총만 있으면. 
이것만 있으면 데코핀도 실장채도 두렵지 않다. 
주인님을 이길 수 있다. 
아니, 똥닝겐을 해치울 수 있다. 
그 생각이 머리 속에서 번뜩인 순간, 미도리의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변했다. 
"데픗, 데픗, 데프프프픗!" 
비어져나온 웃음에 입매가 느슨해지고 곧 얼굴 근육 전체가 흉하게 이지러졌다. 
"데캬캬캬캬캬캬캬캿!" 
닝겐에게 거두어져 사육실장이 되기 전 들생활을 하던 자실장 시절부터, 마마의 분대 안에서 
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실장석이라는 종의 DNA 자체에 깊게 새겨진 분 
충성이 눈을 떴다.
"테에... 마마 무서운 테츄..." 
돌변한 친실장의 모습에 차녀가 불안에 빠졌지만 미도리의 안중엔 이미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 데스! 와타시는 이제 자유인 데스!' 
죽은 친실장의 옆에서 울던 자신을 거두어 엄격히 훈육하고 지금까지 길러준 은혜. 
출산 금지라는 규칙을 깨고 충동적으로 총배설구에 꽃을 문질러 자를 임신했을 때 너그러이 
출산을 허락해준 은혜. 
매일의 끼니와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특식. 자신과 자들만을 위한 별실. 외출 시에도 틀어놓는 
냉난방. 지금도 자신과 자들의 몸에 둘러져있는 핑크색 고급 사육실장옷. 
이 모든 것이 미도리의 머리 속에서 지워져갔다. 
"그런 데스. 이걸로 똥닝겐은 와타시 일가의 노예가 되는 데스." 
미도리에게 있어 이 은백색 권총은 닝겐의 머리에 들이대고 협박하면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 
는 만능의 물건이었다. 이 역시 티비에서 본 적이 있었다. 
똥닝겐은 분명 깜짝 놀라서 탈분하고는 알아서 스테이크와 스시를 가져다 바칠 것이다. 
"역시 차녀는 와타시를 닮아 영리한 데스. 와타시의 계획을 꿰뚫어본 데스." 
미도리는 방금 전까지 보인 얼빠진 모습과 전혀 맞지 않는 말을 태연스레 늘어놓으며 자신의 
자를 상대로 한껏 허세를 부렸다.
권총을 한쪽 팔로 끌어안고는, 다른 손으로 차녀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는다. 
"테에? 그럼 마마의 특식은 와타치가 먹어도 되는 테츄?" 
영문은 잘 모르겠지만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차녀가 그에 걸맞는 포상을 요구해왔다. 
"얼마든지 먹어도 되는 데스. 오늘부터는 매일매일 특식인 데스야." 
그렇게 말한 미도리는 권총을 다시 양팔로 고쳐안더니 손끝으로 슬라이드를 사랑스럽다는 듯 
쓰다듬었다. 
그 날 저녁. 
"미도리, 다녀왔다." 
"늦은 데스." 
미도리는 평소와는 달리 어정쩡한 꼴로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어 미안미안. 일이 많아서. 대신 오늘은 오는 길에 컵케익을 좀 사왔다." 
남자는 한손에 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사육실장의 투정을 순순히 받으며 다른 한손으로 컵 
케익 봉지를 내밀었다. 
"잘 먹고 알아서 치워야 한다?"
"또, 똔닝게흔." 
달콤한 컵케익 냄새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발음이 새고 말았다. 
"응?" 
링갈 어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인지, 남자가 핸드폰을 귓가에 가까이 대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똥닝겐, 이라고 한 데스." 
"뭐?" 
툭, 하고 컵케익 봉지가 떨어졌다. 
남자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미도리의 입으로부터 거의 1년 반만에 나온 단어였다. 
"두 번 말하지 않으니까 잘 듣는 데스, 똥닝겐." 
"너 지금 뭐라고..." 
남자의 말을 자르듯 미도리가 바로 옆의 신발장으로 향했다. 
신발 사이에 끼워뒀던 은백색 권총을 낑낑대며 양팔로 끌어당겨 품에 안은 뒤 자신에게 총구 
를 향하는 그 모습을 남자는 멍하니 지켜볼 따름이었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지는 오마에가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 데스."
"그런 테치! 이따이이따이한 테치!" 
뒤에서 지켜보던 세 명의 자실장들 가운데 차녀가 쪼르르 튀어나와 말을 보탰다. 
"오마에는 똥닝겐치고는 제법 말이 통한 데스. 그러니 너그러운 와타시가 목숨은 살려주는 데 
스. 와타시 일가의 집노예로 삼아주는 데스." 
"미도리..." 
남자의 눈에는 당혹감과 노여움, 그리고 슬픔이 어려있었다. 
"매일매일 특식을 바치는 데스! 그리고 밤에는 마라노예가 되어 와타시의 밤시중을 드는 데스! 
데프프픗!" 
"테에에엣! 마마는 어른인 테치! 엣찌인 테치!" 
차녀가 양손을 모으고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데프프픗, 그럼 복종의 맹세로 와타시의 총배설구에 입을 맞추는 데스. 지금 당장인 데스!" 
약간의 운치와 애액 탓에 초록색으로 물든 고간을 앞으로 내밀며 미도리가 선언했다.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쉰 남자가 잠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잔머리 굴리지 않는 데스! 두번 말하지 않는 데샤앗!"
이윽고 남자가 후련해진 얼굴로 고개를 들더니 핸드폰의 링갈 어플을 종료시키고 주머니에 넣 
었다. 
그리고는 미도리를 향해 몸을 숙였다. 
수컷의 땀냄새가 진하게 풍겨오자 미도리의 사타구니가 다시 움찔거리며 젖은 팬티에 애액을 
더해갔다. 
"데, 데에에... 와타시가 입을 맞추라고 하긴 했지만 어지간히 밝히는 노예인 데스우... 데프-" 
뿌드득. 
남자의 손이 미도리의 앞머리를 쥐어뜯었다. 
"-프픗?" 
이마를 덮친 낯선 감각이 꽃밭에 있던 미도리의 정신을 현실로 되돌렸다. 
얼굴을 붉히고 콧구멍을 벌름거리던 미도리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데샤아아아아앗!!!" 
분노한 미도리가 양손으로 끌어안은 권총을 붕쯔붕쯔 휘둘렀다. 
"똥노예에에!! 이게 뭐하는 짓인 데샤아아앗!!"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거침없는 손놀림으로 뒷머리마저 뜯어버린다.
"데갸아아아아악!!! 와타시의 세레브한 머리카락이이잇!! 죽이는!! 죽여버리는 데샤아아앗!!!" 
파앙! 파앙! 파앙! 
실장석의 근력과 신경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연사속도로 쏟아낸 총알은 빗나가는 일 없이 전탄 
남자의 몸에 명중했다. 
하지만 남자는 눈썹 한번 까딱하지 않고 핑크색 두건과 실장복, Midori라고 쓰인 노란 명찰을 
갈기갈기 찢어나갔다. 
"데에에엑?!! 왜 쓰러지지 않는 데스우!! 왜 이따이이따이하지 않는 데스우!!" 
공포와 분노에 찬 미도리의 눈에서 적록색 눈물이 줄줄 흘렀다. 
채 30초도 안 걸려 미도리를 깔끔하게 독라로 만든 남자가 몸을 일으켰다. 
"데... 데에에..." 
"테챠아앗! 테챠아앗!" 
미도리는 방금 전까지 위세좋던 모습은 간데 없이 멍청하게 데에에 거리고 있었고 차녀는 이 
미 탈분하여 뒹굴며 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다. 
"아, 맞다." 
남자가 다시 상반신을 굽혔다. 
그리고는 자신이 지난밤 수리하다가 깜빡 잊고 거실에 놓아두었던 가스충전식 BB탄 권총을 
미도리의 품에서 빼앗았다. 
"데, 데샤아앗!! 당장 돌려주는 데샤아앗!! 그건 와타시의 보물인 데샤앗! 도둑!! 도둑인 데샤 
앗!! 강도인 데샤아앗!! 신고하는 데샤아아앗!!" 
정신을 차리고 달려드는 미도리의 배에 아직 구두를 벗지 않은 남자의 발차기가 꽂혔다. 
"데뷋!" 
미도리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현관에서 거실까지 초록색 운치 자국을 끌며 굴러갔다. 
소파에 부딪혀 정지하더니 입에서는 노란 위액과 함께 반쯤 소화된 실장푸드를, 총배설구에서 
는 초록색 운치를 토해낸다. 
남자는 줄곧 무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더니 구두도 벗지 않고 거실로 걸어들어갔다. 
뚜벅. 뚜벅. 뚜벅("치벳!"). 뚜벅. 뚜벅. 
거실 바닥을 타고 전해져 고막을 울리는 발소리에 처음 훈육을 받을 때의, 아니 그 이상의 공 
포가 미도리를 엄습했다. 
"데... 데이..." 
분대가 뒤꼬이는 고통과 적록색 눈물로 일그러져 핑핑 도는 시야 속에서 남자의 무표정은 지 
금까지 보아왔던 어떤 화난 표정보다도 무서웠다. 
미도리는 그만 자신도 모르게 한쪽 손을 얼굴에 갖다대고는, 
"데... 뎃수웅~♡"
본능적으로 아양을 떨어버리고 말았다. 
남자는 변함없는 무표정으로 그 꼴을 내려다보다가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 걷어차일 때 입은 대미지를 회복하지 못한 미도리는 그 뒷모습을 눈으로 좇을 수밖에 없 
었다. 
덜컹덜컹, 하고 서랍을 여닫는 소리. 
부스럭부스럭, 하고 무언가를 찾는 소리. 
쿵, 하고 무거운 것이 바닥을 치는 소리. 
위이이잉- 하고 드릴의 상태를 점검해보는 소리. 
카가가각- 하고 무언가 썰려나가는 소리. 
실장석의 상상력만으로도 남자가 대충 뭘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그런 소리들이 잔혹한 
사형 선고가 되어 미도리의 귀로 쏟아졌다. 
잠시 후, 남자가 방에서 나왔다. 
말끔한 양복과 구두를 후줄근한 훈육용 차림으로 갈아입은 채였고 한손에는 주황색 공구 상자 
를 들고 있었다. 
"데에에엣!!"
양손을 모아서 싹싹 비는 흉내를 하는 미도리의 목덜미를 남자가 거친 손으로 움켜쥐었다. 
독라가 되어 공중에서 사지를 버둥거리며 가랑이 사이에서 녹색 운치를 뚝뚝 흘리는 마마의 
모습을 장녀와 삼녀가 테에에엥 테에에엥 울며 따라간다. 
하지만 미도리의 눈길과 말은 자신의 뒤를 울면서 따라오는 자실장들이 아닌 남자를 향하고 
있었다. 
"주인님데스! 자들이 우는 데스! 달래주시는 데스! 와타시를 내려주시는 데스!" 
죽음의 공포 앞에선 자신의 배로 낳아 기른 자들마저 목숨을 구걸하기 위한 재료에 지나지 않 
았다. 
그런 미도리를 무시한 채 남자가 향한 곳, 그리고 그 뒤를 졸졸 따라온 자실장들이 도착한 곳 
은 욕실 앞이었다. 
욕실. 
피가 흐르고 살점이 떨어져 나와도 금방 흘려보낼 수 있는 곳.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은 독라의 입에서 다시금 사죄의 말이 터져나왔다. 
"주인님 데스!! 와타시가 잘못한 데스!! 다시는 그러지 않겠는 데스!!" 
"테에에엥~ 마마를 괴롭히지 마는 테치! 놓는 테치!" 
"에잇 테치! 이얍 테치! 이거나 먹어라 테치!" 
작은 손으로 남자의 바짓자락을 붙들고 늘어지는 장녀와 남자의 발목을 투닥거리던 삼녀의 위
로 남자의 맨발이 떨어져내렸다. 
"테벳" "지잇" 
두 마리는 순식간에 으깨져 바닥의 얼룩이 되었다. 
끼이익- 
욕실문이 음산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미도리의 사죄와 변명의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와타시는 좋은 사육실장인 데스!! 절대 그럴 마음이 없었는 데스!! 그런 데스! 차녀!! 차녀인 
데스!! 차녀가 부추긴 데샤!! 차녀에게 협박당한 데샤앗!! 데, 데겍, 데갸아아아아악!!!" 
하지만 이미 핸드폰의 링갈을 꺼버린 남자의 귀에는 의미없는 울부짖음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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