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링걸

 

새삼 실장석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길러보기로 했다.
하지만 별로 돈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중고품 수조, 100엔짜리 장난감, 낡은 수건으로 만든 이불
그리고 주워들은 지식들을 가지고 환경을 조성했다.

아차,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
실장 링걸이다.
나는 초보자니까 실장석의 감정이나 패턴을 추측하는 건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링걸은 돈을 엄청나게 잡아먹는다.
저렴한 걸 사고 싶으니까, 조금 귀찮지만 전자상가까지 계속 걸어가보자.

괜찮은 링걸을 찾지 못하고 뒷골목을 방황하려니, 외국인이 하는 노점상이 있었다.
뭐야, "실장 링걸 1개 500엔" ?
칙칙한 플라스틱에 새겨진 "made in china" 라는 문자를 손가락으로 더듬는다.
구조는 별 차이 없을 것이다. 불필요한 기능도 없고 마음에 들었다.
링걸은 이걸 쓰기로 한다.

문제의 실장석은 친구 토시아키에게서 양도받았다.
토시아키는 실장석 육성에 능숙해서 즉시 적절한 자실장석을 가져와줬다.
그리고 말하길 "엄청나게 조교했으니까 건강해. 훈육도 필요 없으니까, 그냥 재미있게 즐겨줘."
잘 모르겠지만 건강한 아이를 양도받은 것 같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봐야지.

집으로 와 상자에서 꺼낸 실장석을 수조로 옮긴다.
이름은... 모스(モス)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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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는 스테이크(ステーキ, 스테이키)만 인정하는테츄]

실장 푸드를 먹이통에 넣고 수조를 보니 모스가 뭐라고 말하고있다.
링걸을 가동시켜봤다.

"그런건 먹고싶지 않은테츄. 먹이는 버려 유기(捨て遺棄, 스테 이키)만 인정하는테츄."

버리라니... 내버려둘 수가 없는데.
먹이를 먹을 수 없는건지, 그래서 버리라는 걸까.
어쩔 수 없이 먹이통의 내용물은 전부 쓰레기통에 버린다.

아, 이런저런 일때문에 내 밥을 잊었다.
간단하게 고기덩어리를 구워 저녁밥을 준비한다. 나는 이래뵈도 요리를 꽤 잘한다.
단순한 구운 고기도 내가 손댄것만으로 상당히 달라진다.
고기 굽는 냄새가 방 안에 가득 찬다.

"테에? 테에에에 테츄테츄 테츄!"

모스가 떠들기 시작한다. 지금은 손을 뗄 수 없으니 나중에 봐야지.
혹시 고기 굽는 냄새로 식욕이 생긴 건가?
구워진 고기를 수조 앞까지 갖다놓고 모스의 모습을 본다.
테에테에 울면서 수조를 두드리고있다.
링걸을 본다.

"버려 유기 버려 유기 버려 유기테츄-!"

안 되겠네, 고기 냄새를 맡으면 생각이 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모스의 식욕을 자극하도록 앞에서 맛있게 고기를 먹어봤지만, 말하는 건 변함없다.

"테에에엥 테에에엥 테에에엥"

울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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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あたたかい, 아타타카이) 잠자리를 요구하는테츄]

슬슬 날이 저문다.
그러고보니 모스의 잠자리를 수조에 넣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헌 수건과 빈 상자로 만든 침상을 가지고 수조에 다가갔다.
아까까지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던 모스가 사납게 소리지른다.

"뭐하고 있는테츄 때려부숴(叩壊, 타타쿠카이) 잠자리를 요구하는테츄 빨리하는테츄 완전 쓸모없는 인간인테츄."

때려부수라고? 잠자리를?
손 안의 수제 침대를 내려다 보았다.
그런가. 불필요한 것 없이 자연의 상태 그대로 자는게 좋구나.
부끄럽다. 뭐든지 인간의 척도로 보고있으니까 실수한 거다.
빈 상자를 꾸깃꾸깃 뭉치고 수건도 함께 쓰레기통에 던진다.

"테!? 테챠아아아아!?"

이걸로 만족했지?
안심하라고. 이제 밤에는 방에 안 들어올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수조가 있는 방 불을 끄고 난 침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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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치우는(片付ける, 카타즈케루)테츄 청결(清潔, 세이케츠)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테츄]

모스가 집에 오고 2일이 지났다.
사 놓은 고기 말고 맛없는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모스의 수조에서 악취가 풍기는걸 깨달았다.
아이고, 그러고 보니 화장실이라던지 준비하지 않았구나. 모습을 볼까?
우와, 수조의 절반이 똥투성이다. 남은 공간에서만 모스가 생활하고 있다.

"인간 빨리 똥을 때려 붙이는(叩付ける, 타타키츠케루) 테츄 솟아오른 엉덩이(盛ケツ, 세이케츠)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테츄."

모스가 맹렬하게 소리지른다.
우우... 이 참상을 이대로 두는건 참기 힘든데, 그래도 만족한다면 할 수 없다.
구석에 쌓인 똥을 편의점에서 사온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퍼서 모스를 향해 던진다.

"테쟈아!?"

부족한건가. 더 던진다.

"테보오아 테에 부바아!?"

얼굴과 옷에 점점 똥이 묻어간다. 대단한 광경이다.
"게보오 부파아 테에에에에..." 뿌직뿌직뿌직뿌직

결국 모스는 쭈그리고 앉아 팬티에 똥을 싸고말았다.
아 이것이 바로 '솟아오른 엉덩이'... 빵콘이라는 건가.
이런 걸 요구하다니 실장석은 정말 이상한 생물이다.
어쨌건 냄새가 지독하기 때문에 수조의 뚜껑을 닫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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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빗질하는(梳かす, 토카스)테츄 옷도 빨리 깨끗(キレイ, 키레이)하게테츄]

똥을 붙이라는 요청을 한 다음날.
모스의 모습을 보니 전신이 똥투성이로 수조 구석에 쓰러져있었다.
반응도 "테에에..." 하는 약한 목소리.
살아있는 것 같지만, 이건 더이상 생물이라고 할 수도 없다.
목욕탕에서 씻어주기로 했다.

샤워로 대강 씻어낸다음, 가볍게 비누로 문지른다. 가볍게 해도 똥투성이라 큰일이다.
그 후, 물을 세면기에 받고 모스를 넣는다.

"테치이이이이♪"

이제야 겨우 생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손이 많이 가는 생물이구나.
음? 또 뭐라고 이쪽으로 테치테치 말하고 있다. 링걸을 보니...

...에? 너 무슨소릴 하는거야?

...빨리 하라고? 그렇게까지 말하면 할 수 없다.
욕실 구석에 있던 강력세제를 가볍게 브러시에 묻히고, 이제야 원래 모습을 되찾은 긴 황갈색 머리카락에 문지른다.
퐁퐁퐁 하고 작은 거품이 터지는 소리가 나며, 뒷머리와 앞머리가 사라져간다.
과연 강력 세제. 단백질에 대해 발군의 파괴력. 피부까지 미치지 않도록 살짝 헹군다.

"테치이이! 테샤테샤!"

갑자기 물로 헹궈서 놀란 것 같다.

그럼, 다음 요구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모스의 얼룩이 빠지지 않는 더러운 팬티를 물 속에서 벗긴다.
이대로 작업하려면 너무 더럽기때문에 조심스럽게 비누로 옷을 깨끗이 세탁한다.
모스는 그것을 만족스럽게 보고있다.

다른 상자에 옮겨 둔 모스를 세척된 수조에 다시 넣는다.
그 무렵에는 옷도 완전히 말라 있었다. 딱 알맞다.
깨끗해진 수조에서 소란을 피우는 모스의 앞에 녹색 천 조각을 놓았다.
모스가 신기하다는 듯 들어올리자 사각형으로 작게 조각난 실장옷이 나풀거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테? 테테!?"

해달라는대로 해줬는데도 모스의 모습을 보니 왠지 불안하다.
목욕탕에서 본 실장 링걸을 확인한다.

"머리를 녹이는(溶かす, 토카스)테츄 옷도 빨리 잘라(キレ, 키레)내게테츄."

음, 틀리지 않았는데. 너무 작게 자른건가.
그렇다면 나쁜 일을 했군...

"테갸!? 테쟈아아아아아아아아!? 테에에에에엥!!"

그 무렵 모스는 반짝이는 수조 벽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더욱 충격을 받고있는 것 같았다.
머리만 녹였다구. 괜찮아. 피부염에 걸리진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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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내놓는(よこす, 요코스)테츄]

목욕탕 사건 이후 완전히 생기를 잃은 모스.
수조 한구석에서 가끔 잊은 듯 똥을 싸고는 그대로 쓰러져 잔다.
머리를 잃고 옷을 잃으니 작은 몸이 더 작아 보인다.
먹이는 안 먹어도 좋지만, 적당히 물을 마시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
물 그릇을 가져가니, 또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한다.

"빨리 그 물을 더럽히는(汚す, 요고스)테츄 목 말라 죽는테츄..."

맑은 물은 못 마시는건가? 어쩔 수 없이 수조에 떨어진 모스의 똥을 물에 녹여서 풀고, 수조를 청소한 세제를 조금 떨어뜨렸다.
멋진 오염수 완성이다.
수조에 두니 모스는 허겁지겁 그 오염수를 마시고는

"테부베에에에" 뿌지직

입과 엉덩이에서 이것저것을 분출하며 기절했다.
마조히스트 기질... 인가? 알 수 없는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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