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인] 어느 포목 원단 가게의 작업 풍경

 

본 작품에 등장하는 실장인은 사람이 기르던 실장석이 인화해서 사람으로 변한 인화실장이 아니라, 먼 미래, 환경오염으로 인해 인간이 지구를 버리고 떠난 뒤, 실장석에서 유사인류로 진화해서 새로운 생태계와 문화를 이루고 사는 종족의 이야기입니다.
원 출처는 2014년 후타바의 실장인 스레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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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정육점에서의 정기 배달이 도착했다.
"확실히 전해준 나노"
"매번 고맙습니다"






나는 자루의 내용인 실장 옷, 실장 두건, 기타 등등을 대충 확인하고,






세탁통에 담아서 빨고 널어서 말려놓는다.




"휴우~. 이것으로 끝났네요 ♪"




"인간씨, 인간씨"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면 바구니를 가진 들실장이 한마리.




바구니에선 많은 구더기짱이 레후레후 소리내고 있다.
" 이걸 식량과 교환하고 싶은 데스"
"알았어요. 조금 기다리세요 " 
미리 준비된 식량 바구니와 통을 건넨다.
"……다른 때보다 많은 데스?"
"올해는 나무 열매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들었어요?"
"……감사한 데스"






들실장석은 고개숙여 인사를 한뒤 바구니를 짊어지고 걸어간다.
"조심해서 가세요~"






"실장석을 보내고 받은 구더기짱을 손에 올려놓는다.
"푸니푸니 해주는 레후~"
이것은 합격. 
"함부로 건드리지마라 쿠소닌겐 레후" 
분충은 불합격이고. 
"너는 살생하지 말지어다.....레후"
왠지 무섭기 때문에 불합격. 






구더기짱의 선별을 마치고 합격 구더기짱에게 먹이를 주면, 오늘의 일은 끝. 
불합격 구더기짱과 장대를 가지고 오랜만에 낚시를 가기로 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생선 요리입니다 ~ ♪"









"뭘 하는 레후? 우지챠가 그렇게 사랑스러운 레후?"
오늘은 낚시하기에 딱좋은 날씨, 구더기 미끼를 달아 낚시줄을 늘어뜨리고 느긋하게 기다릴 뿐이다.





"우지챠의 화려한 수영에 심취하는게 좋은 레후우~♪"
아, 정말 좋은 날씨구나…….




"레후에에! 쿠소닌겐, 뭐 하고 있는 레훗!! 빨리 우지챠를 도와...레퍄쯔!"





소음과 비명으로 번쩍 정신이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낚시줄이 툭하고 끊어져 버렸다.
"데에에……"





마음을 가다듬고, 손으로 더듬어 다음 미끼 구더기를 찾지만 찾을수가 없다.






"데스!?"
 돌아본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대로 굳어버린 한마리의 들실장. 
그 입은 붉게 물들고, 미끼용 구더기의 꼬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오늘은 대어가 낚였어요~♪"
저녁이 생선 요리에서 고기 요리로 변경되긴 했지만, 오늘은 대체로 좋은 하루였다.







다음날 세탁과 건조가 끝난 실장 옷을 특별히 깨끗한 것,
적당히 깨끗한 것, 더러움이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선별한다.






특별히 깨끗한 것은 도우미 실장의 예비 옷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정성스럽게 개어 놓는다.






불을 피우고 더러움이 떨어지지 않은 것을 불쏘시개로 써서 불꽃을 크게 만들고,
장작을 투입해서 화력을 안정시킨다. 그 위에 아까의 냄비를 올려놓고
천천히 가열하면 실장옷의 형태는 점차 무너져 내리고, 
이윽고 걸쭉한 액체로 모습을 바꾼다. 





화력이 지나치게 강하면 바로 새카맣게 타버리므로,
이 작업을 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액화한 것을 마을 밖의 유적에서 뜯어온 판 위에 붓고
식기 전에 재빨리 넓게 편다.





균등한 두께를 유지하면서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가 장인으로서의 실력을 발휘할 순간이다.






대강 바르는게 끝나면, 남은 액체로 다른 작업을 할 생각이다.







얼마 전, 세탁한 실장석의 머리카락이 다 말랐기기에, 
이전부터 만들던 것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주머니 모양으로 만들어둔 실장 옷감에, 적당한 길이로 자른 실장 머리카락을 채워나간다.
충분히 좋은 탄력이 날 정도로 조인 뒤, 
달군 돌을 옷감의 연결할 부분에 눌러서 용착시키면 완성!
큰 구더기짱 형태의 안는 베개. 흔히 말하는 "구더기 베개"이다.
내가 만들었지만 "텟테레?"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훌륭한 솜씨다.
곧바로 옷을 갈아 입고 마을에 사는 친구의 집으로 간다.







역시나 친구는 직장때문에 집에 없었지만, 원래의 목적인 딸은 만날수 있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선물이예요 ♪"
구더기 베개를 내밀자,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기뻐했다.
"언니, 고마운 르트!!! 르트~ 너무 좋은 르트~ 폭신폭신한 르트~♪"
" 고맙습니다데스. 마님도 틀림없이 기뻐하실 겁니다데스"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도우미 실장은 베개를 껴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만드는 것은 힘들었지만, 역시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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