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이 있는 풍경 8 ~ 가을의 실장 일제 구제



실장이 있는 풍경 8 『가을의 실장 일제구제』


= 오랜만이므로 레귤러 멤버 소개 =
주인공 : 시골의 겸업농부
쥰     : 바보 아들(초딩)
크리  : 눌러앉아 사는 야생실장홍(정식명칭 크림존)


−− 프롤로그 −−


덩굴잎의 풀숲에 실장석의 모녀가 있었다.
어미의 무릎 쪽에 자실장들이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한 마리의 자는 작은 저실장을 품고 있었다.

저실장을 안은 자가 잠결에, 데굴 하고 구더기를 굴렸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구더기였지만 완전히 잠에 빠졌는지 눈을 뜨지 않는다.

그것을 본 친실장은 다른 자에게 걷어차이지 않도록 구더기를 자신의 무릎 위로 대피시켰다. 

「프후~」

잠꼬대를 하는 구더기가 행복한 듯이 몸을 뒤튼다.
하품을 한 친실장이 덩굴 잎의 틈으로 보이는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평화로운 데스우…
언제까지나, 쭉 이런 날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는 데스우……」



−− 1 −−


추분 직후의 일요일에는 매년 단례의 이벤트가 있다.
오늘은 가을의 실장구제 날. 이것은 마을의 의무다.
같은 의무라도 지루한 촌민 운동회보다도 더 달아오른다.
신사 앞에서 실장피해대책위의 임원들이
에잇! 에잇! 오오오오오오!! 하고 기합을 넣고 있다.
가을 축제 전의 전야제 같은 거구만.

어른조와 다르게 마을의 젊은이들인 소방단원들은 줄줄이 서 있었다.
휴일이 날아가서 불만에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안됐지만 그들에게는 행정이 요구하는 쪽의 방화책임자로써 출근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예전에는 나도 했다. 이런 푸른 가을 하늘에 마음은 불편하겠지만 잘 부탁해.

한편, 쭉 늘어선 의기양양한 녀석들이 실창부대다.
가위를 들어올려, 보쿠ㅡ! 보쿠ㅡ! 보쿠보쿠우ㅡㅡ! 하고 기세를 올리고 있다.
당연하지만 농가에서 일반적으로 키워지는 노동용 실장생물은 실창석이 많다.
요새는 마을의 아이들보다도 많다.

숨은 집의 탐색이나 도망가는 성체의 추격 등 실장구제작전에서는 중요한 보조전력으로써 귀하게 여겨지고 있다.

우리 집에 눌러 사는 실장홍 크리는 아들과 함께 구제에 참가.

참고로 초등학생 이상의 남아는 원칙적을 구제에 참가하는 것이 의무가 되어있다.

여기저기 테츄테츄 하고 도망다니는 자충의 무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손이 많이 필요하니까.   



−− 2 −−


강에 가까운 숲의 안에 마을실장들의 콜로니가 있었다.

바위와 풀숲이 있어 다소 시선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강가의 모래밭까지 열려있는 지형이었다.
저 강의 건너편에는 인간이 사는 세계가 있다.
여기에서 주변을 감시, 경계하는 것이 오늘 그녀들의 역할이었다.

숲의 가장자리에 칡덩굴이 감겨있는 바위가 있고, 거기가 좋은 감시장소가 되어있다. 
이것은 원래 아이를 데려와서 느긋하게 있는 역할은 아니다.
인간이 아니라도 물 근처를 지나는 족제비나 담비가 가까이 올 때도 있다.
하지만 긴 기간 동안 계속된 평화로 안일한 매일이 그녀들의 긴장감을 완전히 느슨하게 만들었다.  

날씨도 좋고, 아주 가는 햇빛만이 비춰지는 숲보다도 밝은 곳에서 햇볕을 쬐자. 

그녀는 소풍 겸 숲 안쪽의 둥지에서 자를 데려와 감시장소에 도착했다.
원래 그녀는 흐리멍텅하고 제멋대로인 들실장이었다.

같은 콜로니의 마을실장에도 들계와 산계는 외적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어차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데스.
뭐가 와도 대장이 해결해 주는 데스

외적에게 발견되기 어려운 안전한 장소이다.

칡덩굴에 감긴 바위에서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를 하고 있던 아이들은 놀다 지쳐서 쿨쿨 잠이 들어버렸다.

친실장도 처음에는 넝쿨 틈으로 주위를 경계했지만 어느새 모녀 함께 꾸벅꾸벅 잠들어버렸다.



−− 3 −−


마을에 흘러가는 강의 거의 상류쪽에 작은 골짜기가 있다.
마을과 반대쪽의 강 저편에 있어, 도로나 논밭으로부터 떨어져있어서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다.

호호로골짜기라고 해서, 전국시대에 역병으로 죽은 사람을 거기에 버렸다고 하는 전승이 있다.
그런 공포스러운 땅이니 지금도 사람이 별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장소다.

그런 안전지대에 언제부터인가 똥들이 살기 시작해, 쑴풍쑴풍 수를 늘려갔다.

보름 정도 전에 이 녀석들과 만난 것이 우리 집 크리였다.
부드러운 찻잎을 구하러 새로운 곳을 물색하던 중에 습격당한 것이다.

리더인 듯한 개체의 구령에 조직적으로 던진 돌을 맞은 크리가 상처를 입고 도망쳐왔다.

야구배트를 가지고 달려가려고 하는 바보 아들을 멈추게 하고 구청장에게 보고.
그 후, 실창석의 정찰대가 파견되어 중간 규모의 콜로니의 존재를 확인.
모여서 협의하여, 마을 의무의 주 목표로 설정되었다.



−− 4 −−


…  …  zzz … zzz … zzz … zzz …

친실장은 한참 전의 꿈을 꾸고 있었다.

작년의 가을 일이다.

그녀는 여기와 멀리 떨어진 마을의 공원에 살던 들실장의 자로 태어났다.

그녀의 일가를 멸망시킨 것은, 흔히 말하는 학대파로 불리우는 흉악한 녀석은 아니었다.
어느 날 오후, 펫인 자실장홍을 데리고 공원에 온 독신남성이 있었다.
사육주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행복해 보이는 자실장홍이었다.
그런 모습을 질투한 그녀의 자매들이 자실장홍에게 싸움을 건 것이다.

그 달콤달콤을 내놓으라는 테찌이이잇!

사육주가 잠시 눈을 땐 사이에 자실장홍이 가지고 있는 홍차맛 막대사탕을 뺏으려고 하였다.
좋아하는 것을 뺏기지 않으려고 자실홍이 저항했다.
그것에 짜증이 난 분충자매가 자실홍의 옷에 똥을 발랐다. 

건방진 테치  오마에 따위 와타치의 운치가 어울리는 테치 치프픗

어리석음에 대한 보복은 바로 다가왔다.

돌아온 사육주가 똥자충들을 그 자리에서 걷어찼다.
그 비명을 들은 친실장이 남자에게 데스데스 항의했다.

무슨 짓을 하는 데슷 상처 입은 데스 피가 나오는 데스 사죄하라는 데스 배스븟?!

그게 문제였다. 오히려 남자의 분노를 샀다.
똥자충을 낳아, 키운 죄는 무겁다.
죄의 보복은 벌. 아니 사형!

보고 있던 인간은 많았다. 하지만 막는 인간인 전혀 없었다.

애호파라고 불리우는 인간이라도, 사육실장에게 똥을 묻힌 분충을 처분하는 것은 당연한 일.
더군다나 그것이 실장석보다 높은 가격인 실장홍이라면 더욱 그렇다.
혹시「그만둬」라고 했다가「그럼 네가 클리닝 비를 내라」라고 하면 곤란하다.

우리 집 아이의 실수라면 몰라도, 천한 들똥자충 때문에 수백 엔이나 쓰고 싶지 않다.
순식간에 똥자충들은 모두 바닥의 얼룩으로, 어미는 옷과 머리카락을 빼앗기고 두들겨 맞았다.
그 사이에, 가까이의 수풀에서 운치를 싸고 있던 그녀는 우연히 참극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남자가 사라지기 전까지 그녀는 일의 진행 모두를 풀숲 안에서 쭉 보고 있었다.
그녀의 어미는 아직 살아있긴 하지만 상처는 깊고 위석도 상처를 입었다.
이미 재생능력도 잃고, 앞으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유일하게 남은 자도 이대로 공원에 있으면 굶주린 동족에게 먹혀버린다.

사람이 보고 있는 낮에는 내숭을 떠는 녀석들이지만, 밤이 되면 침을 흘리며 달려든다.

들의 생활은 방심도 빈틈도 없다. 이미 자기 자신도 그리하니 절대 틀리지 않다.
이미 데프프 쥬르륵 하고 참지 못하는 작은 목소리와 끈적하게 달라붙는 시선을 주위로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공원에 있는 인간은 들의 자충 따위 잘 받아주지 않는다.
민가나 편의점 앞까지 가서 몰래 탁아할 힘도 남아있지 않다.

그러니 적당한 편의점 봉투에 그녀를 넣고, 공원 가까이에 주차되어있는 소형 트럭의 화물칸에 들러붙었다.

잠시 뒤 담배를 사고 돌아온 운전수는 봉투를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 5 −−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실장석의 봄 출산 러쉬는 4월부터 5월에 걸쳐진다.
그리고 봄에 태어난 자가 성체까지 크는 것은 약 2개월 걸린다.
가족 단위로 지내는 단독성 마을실장이라면 장마 직후 쯤에 자와 이별한다.
이렇게 독립한 들의 새로운 성체는 사람의 마을 근처에 적당히 집을 짓는다.

그리고 멍청하고 부끄럼 없는 들실장처럼 먹을 것을 구하러 사람의 밭을 방약무인하게 어지럽힌다. 7월 초에 행해지는 여름의 실장구제는 이런 녀석들의 구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 6 −−



실장석의 쬐그만 손으로 적당히 묶인 편의점봉투는 시골의 공사현장 근처의 비포장도로에서 툭 하고 떨어졌다.
이렇게 그녀는 마을의 공원에서 산간벽지로 흘러 들어왔다.

하지만 근처에 먹을 것도 없고, 야생에서 살아가는 법도 모르는 자실장으로는 금새 떠돌다가 죽을 운명이었다. 

테에에에엥  여기 어디인 테츄? 배 고픈 테츄우우우 마마아ㅡㅡ 마마아아 아…

그런 덧없는 자실장의 목숨을 더 큰 우연이 구했다.
그것은 겨울을 대비하여 물자조달 중이었던 마을실장이었다.

저녁, 인기척이 없어진 공사현장에서 떨어져 나온 못이나 소도구, 남은 도시락, 빈 캔 등을 구하고 돌아가려고 했다.
그 한 마리가 츄ㅡ츄ㅡ 우는 목소리를 내는 편의점 봉투를 눈치챘다.

도시 쪽에 사는 일반적인 들실장이라면 길가에 떨어져있는 자실장 따위 식량일 뿐이다. 하지만 마을의 들실장과 비교하면 시골의 마을실장은 매우 온화한 성질을 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산실장 계통이 강한 리더에게 통솔된 이 무리에는 산쪽의 규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즉 동족 먹기는 금기였다. (※단 저실장은 불문)
커다란 깡통을 주워 들고 가고 있던 것도 다행이었다.
이 콜로니에는 아직 성체 수 10마리 정도의 발달 정도로 노동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마침 오소리의 습격으로 한 가족이 통째로 전멸하여, 머릿수가 적어졌었다.

그녀를 검사한 리더는 이 자실장을 동료로 맞이하기로 했다.
못이나 칫솔을 옮길 인력(석력)으로써 그녀는 주거지에 데려가졌다.
가는 김에 말하자면 시골이라면 편의점 봉투도 의외로 귀중품이다.

노예보다는 매우 나은 종자로써 콜로니에 받아진 그녀는 성장하여, 무사히 겨울을 넘길 수 있었다.

그저 영양부족으로 성장한 것도 있어서, 봄에 태어난 첫 자들은 허약해서 모두 죽어버렸다.

그 후, 봄에서 여름에 걸쳐 영양을 비축한 보람이 있어, 8월 말에는 건강한 자를 낳을 수 있었다. 


Zzz …
…… zzz … zzz … zzz …

건강하고 착한 자들에게 둘러싸여, 그녀는 지금 행복한 잠을 자고 있다.


−− 7 −−



동족의식이 강한 산실장계의 마을실장은 혈족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콜로니를 만드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콜로니 주변의 식량사정 등에 따라서는 개체 수를 감당할 수 없으므로 독립이 일어난다.

이는 여름의 끝자락부터 가을에 걸쳐 기온이 저하되는 시기, 2~3체의 젊은 개체가 신천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일이 많다.

원래 산실장은 경계심이 강하고 배타적이어서 다른 콜로니와의 생활권을 겹치려고 하지 않는다.
모르는 자가 산실장계 마을실장의 순혈 콜로니에 받아들여지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독립이 일어난 그룹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먼저 있던 자들을 쫓아내고 둥지를 침략, 점령하는 일은 하지 않고 다른 개체와 가능하면 공존하려고 한다.   

냉엄한 자연에 도태된 산실장계 마을실장은 육체능력, 지능, 생존기술이 높다. 그러므로 산계 마을실장은 많은 경우 실장 커뮤니티 안에서 지도자적인 입장을 가진다.

그런 지도자에게 인도된 실장집단은 결속이 강하고 질서정연한 콜로니를 형성하여 수년간은 안정된다.   

문제는 안정기를 지난 이 후이다. 카오스 속성이 높은 실장석이라고 하는 녀석은 질서라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걸맞지 않는다.   

주변환경의 큰 변화나 재해, 지도부의 파벌 싸움, 세대교체 등이 방아쇠가 되어 급격한 붕괴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붕괴는 커다란 물방울이 부서지듯이 순식간에 일어난다.    
산실장이 안정된 콜로니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자연의 냉엄함이 개체수 조절과 자질의 유지에 강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적이 적고 식량이 풍부한 인간 마을 근처에서는 어떻게 해도 그 냉엄함이 적다

때때로 그 결과는 가지고 있는 증식력으로 메뚜기처럼 대량 발생한 분충의 무리가 전답에 대량으로 밀어닥치는 악몽이 되는 일이 많다.
부해의 대해일에 버금가는 전답에 파도처럼 몰려오는 분충 대행진.
안정기에 비례해서 붕괴된 때의 민폐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지역의 청년단, 소방단, 파출소 직원까지 총동원되는 섬멸 구제, 불쾌한 대궤멸 쇼에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집요한 구제가 정기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 8 −−


능력 있는 대장에게 통솔되는 콜로니는 안정기에 들어가 순조롭게 경영되었다.
성체의 수는 지금에 이르러 30마리를 넘었다.

안정된 식량 확보와 배분이 이루어지고, 산아제한을 걸기 전까지 아직 조금 여유가 있다.
모든 것은 순풍만선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니 사소한 우연이 파멸을 가져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전에도 그녀가 감시를 하던 날, 그 날은 맑은 하늘이었다.
이런 맑은 날에는 인간의 활동성이 높다.
인간에게 발견될 위험을 생각하여 물자 조달대는 하루 종일 쉬기로 했다.
숲 안의 콜로니에 멤버가 모여있었다.

거기에 실장홍이 다가왔다.

자연계에 있는 실장석의 천적은 많다.
번식으로 실장석을 숙주로 삼는 기생생물, 실장등.
종족적 증오로 달려드는 실창석.

고무 타이어로 만들어진(수륙양용) 중전차라고 칭해지는 식욕 왕성한 포식자, 고기딸기(실장추) 
대형육식동물인 곰, 들개의 종류는 따로 보더라도, 너구리, 오소리, 족제비, 담비 등은 실장석을 즐겨 먹는다.
곁에 어미가 있어도 저항다운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자를 빼앗긴다.
까마귀, 올빼미, 맹금류도 위험하다.

하지만 실장석의 천적들과는 다르게, 야생의 실장홍은 실장석에게 있어 별로 위험한 존재는 아니다.

원래 실장홍이라고 하는 실장생물은 먹이사슬에 있어 다른 동물과 거의 관계를 하지 않는다.

찻잎을 주식으로 하는 특이한 식성 때문에 일부 곤충 이외의 초식동물과의 경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체내에 축적한 다량의 타닌은 대부분의 육식동물이 기피하게 만든다.
말하자면 떫은 것이다. (생 잎이 아닌 홍차를 주식으로 하는 사육실홍은 이 성질이 옅다)
실장홍의 홍색은 붉은 와인과 같이 폴리페놀의 붉은 색이다.
동면에서 일어나 배고픈 곰이라도 아닌 이상 야생실홍을 공격하는 육식동물은 없다.
혈액도 강한 단백질 수렴작용을 하므로 모기나 파리매, 거머리조차 다가오지 않는다.

서로 참견만 않는다면 무관계한 존재. 콜로니를 위협할 상대는 아니었다.

그녀가 감시역을 담당하지 않았다면 파멸의 운명은 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장홍이 원인으로 가족을 잃고, 힘든 자실장 시대를 보내게 된 그녀는 실장홍을 심하게 증오하고 있었다.(※들의 노예에 비하면 매우 편하다)


죽여버리는 데스

커다란 돌을 주워서 실장홍에게 던졌다.

하지만 서투른 그녀의 투척은 빗나가고 (오히려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실장홍이 눈치챘다.

거기에 조약돌이나 자갈을 집어 던지니, 과연 화났는지 실장홍이 트윈테일을 늘려서 반격해왔다.

스친 상처였지만 다친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마을로 돌아갔다. 

적이 공격해온 데스으으읏!! 다친 데스으으읏!
아파아파 데스읏!

부상당한 감시역의 보고에 콜로니 멤버는 재빨리 반응했다.

산실장의 피가 진하고, 지식이 풍부한 리더들은 위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였다.
침입자인 실장홍을 멀리서 포위하면서 돌을 던진다.
실장홍은 트윈테일이라고 하는 효과범위가 길고 넓은 무기를 가진다.
수로 이길 수는 있어도 가까이 가면 크게 상처 입는다.
이걸로 돌아가면 쓸데없는 피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계획했던 대로 던진 돌에 상처를 입은 실장홍은 도망갔다.

별로 해가 없는 실장홍을 자극하여 콜로니를 시끄럽게 한 감시역의 그녀는 나중에 크게 혼났다. 

다가온 것이 인간이라면 도망가던지 둥지에 숨어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실창석이라면 서로 쓰러질 각오로 수로 밀어붙였을 것이다.

실창석은 실장석에게 강한 종족적 적의를 가지므로 여기에서 쫓아내도 다시 복수하러 돌아온다.

섣불리 조우한 상대가 실장홍이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화가 되었다. 

야생실장홍은 강자이긴 하지만 굶주린 포식자는 아니고, 실창석 처럼 집념이 강한 살육자도 아니다.

헤맨 것 뿐인 실장홍이라면 한번 아픈 꼴을 당하면 두 번이나 일부러 실장석의 구역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것은 자연계라면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벽촌이라도 여기는 사람의 마을. 지상의 지배종족 인류가 지배하는 곳이다. 


−− 9 −−


도중에 둘로 나뉘어, 오기 전에 꼼꼼히 협의한 대로 배치를 한다.

상대는 중간 규모의 콜로니인듯 하므로 정면으로부터의 공격이 아닌 포위하여 섬멸한다.

산 쪽에 주력과 실창대, 강쪽에 소방단과 아이들을 배치.
먼저 산쪽에서 예초기의 폭음으로 분충들을 강으로 몰아붙인다.
덤으로 숲의 풀을 제거하여 위쪽으로의 도주경로를 막는다.
동시에 콜로니에 실창대를 투입시킨다.
강 쪽으로 도망친 녀석들은 소방단과 아이들이 섬멸한다.
그 후, 강가의 풀숲에 숨은 녀석은 풀을 제거하면서 꼼꼼히 소탕한다.
둥지에 숨은 녀석은 등유 버너로 불태운다.

사실 이 작전은 매우 불안했다.
작전회의도 꽤나 옥신각신 했다.
먼저 포위망에 구멍이 많다.
혹시 산 쪽으로 향해서 일점돌파를 해오면 대다수를 놓칠 것이다.
그리고 마을 숲이라고는 하지만 산을 예초기를 들고 오르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과소화로 손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
뭐 20년~30년 전이라면 사람 손으로 잡아도 제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10 −−


부웅 부르르르릉 끼익 키이이잉 파파파파파파파파

갑자기, 화창한 가을 풍경에 폭음이 울렸다.
그야말로 청천의 벽력이다.

「뎃!? 데에에?!」
「데에에에에에? 뭐인 테치? 무서운 테치ㅡ! 무서운 테치ㅡ!」
「우르릉테치? 천둥 테치?」
「하지만 이런 좋은 날인테치?」
「레후??」

감시역의 그녀가 낮잠을 자지 않았다면, 운명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인간들이 가까이의 강가를 어슬렁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콜로니는 경계체제에 들어갈 것이다.


완전한 기습이 아니라면 리더, 서브리더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도망이 가능했다.
적어도 적이 기다리고 있는 강가 쪽으로 도주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초기의 폭음에 놀라 둥지로부터 나온 실장석은 돌격해온 실창대에 시선을 빼앗겨 공황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인간의 의도대로 행동해버렸다. 


−− 11 −−



여기저기에 블레이드를 나무에 부딪쳤다가 돌에 부딪쳤다가 하며 챙챙챙챙챙 거린다.
이러면 이쪽에 분충들이 도망쳐와도 제대로 대응 못하겠는걸.

서로 상처만은 입지 않게끔 거리를 벌리고 있고,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들다.

휘릭 하고 머리를 잘라버리려고 해도, 경사면을 아래쪽으로 하고 있으면 예초기는 쓰기 힘들다.

실창대의 활약에 기대할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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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는 데스 어째야 하는 데스우우

넝쿨 숲 안쪽에서 감시역을 하고 있던 실장석은 떨고 있었다.

야단난 데스
좋은 날씨여서 깜박 졸아버린 데스
또 대장이 화내는 데스우

처음에는 그런 정도로 머리를 감싸고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태는 비탈길을 굴러가듯 최악을 지나쳐 파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 13 −−


겨우 분충들의 주거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힘이 없다.

실창대는 분충들을 잘라내 강가에 밀어붙이는 조와 둥지를 찾아내서 표시하는 조로 나뉘어있다.
끝에 형광도료를 바른 눈에 띄는 봉이 숲 여기저기에 서 있다.   

예초기를 멈추고 잠깐 쉬도록 한다.
하아… 이 작전은 좀 무리하고 있다.

어릴 적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로부터 자주 들었던 옛날 이야기를 생각해냈다.

전쟁 중 남쪽 섬에 병대에 대포와 탄약을 메고 산을 넘으려고 했던 바보가 있었던 듯 하다. 무모한 지휘관을 따라가서 그곳에서 전사한 사람이 이 마을에도 있는 듯 하다.
이런 기분이었으려나.



−− 14 −−



궤주에 빠진 마을실장이었지만, 그래도 리더들은 지도자로써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실창석은 혼자여도 강적이다. 그것이 무리 지어서 습격해왔다. 이미 이 주변에 안전한 곳은 없다.
모처럼 개척한 마을을 포기하는 것은 아쉽지만 목숨과는 바꿀 수 없다.
이 습격을 견뎌내면 신천지를 찾아 이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서툴게 저항해서 희생을 늘리는 것 보다 세력을 보존하는 쪽이 낫다. 
이주에 부담이 되는 자는 버리고 일단 이대로 도망간다.
차가운 듯 하지만 이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강으로 도망가는 데슷 자는 포기하는 데스! 이 마을은 이제 끝장인 데스ㅡㅡ

이런 일도 있을까 해서, 마을실장들은 도주 루트중 하나로 강을 이용하는 것을 생각했다.
강가의 수풀에는 공사현장에서 주워온 판 같은 뜨는 것 대신으로 쓸만한 것이 감춰져 있었다.
때가 되면 이것을 써서 강을 내려가 탈출한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목숨만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때, 주변의 동향에 대한 아주 적은 정보라도 있었다면, 이런 틀린 판단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 15 −−


지면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있다.
실창석 탐색조가 예리한 후각으로 이래저래 표시를 해 주었다.

안은 아직 사냥감이 숨어있는 둥지, 빈 둥지, 위장된 탈출구멍, 빈 캔을 박아 넣은 화장실구멍도 있었다.
담겨져 있던 똥은 강에 버리러 간 모양이다.

둥지에 숨어있는 녀석들이 슬금슬금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요원을 남겨두고 강가로 가기로 했다.



−− 16 −−

데뎃!?

실창석에게 쫓겨, 강가로 도망간 마을실장은 겨우 자신들의 실수를 눈치챘다.

「니… 닝 겐 데 갸 아 아 아 아!」


인간을 앞에 두고 굳어버린 한 마리의 마을실장이 소방단원이 휘두른 토비구치에 박살났다. 토비구치라는 것은 소방적재창고에 들어있는 도구로, 창戈이라는 무기와 닮아있다.


「으오오오오리야아아아아아아아아 필살! 국사무쌍! 삼국무쌍! 천하무쌍!!!!」

가장 어린 그는 휴일이 날아간 분노를 분충에게 풀기로 한 모양이다.
방천화극을 지닌 용사처럼 마을실장을 박살내고 있다.
뭐 저런 것은 한 명 뿐이고, 다른 단원은 휘말려서 상처를 입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있다.
투덜투덜 불만을 말하면서, 조용히 나무방망이를 들고 마을실장을 맞이한다.


「히야아아아아아아아앗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젊은 격정에 찬 외침이 강 표면을 떨게 한다.
그 목소리에 겁을 먹고, 뒤를 돌아본 마을실장들은 다시 절망에 휩싸였다.
가위를 쥐고 질서정연하게 일렬횡대를 맞춰 실창대가 몰려온다.
앞을 막는 햣하ㅡ, 뒤에서 밀어붙이는 퍼렁 가위

갸아아앗 데갸아아아!

도망에 실패한 한 마리가 실창석의 가위로 사지가 잘려나가면서 비명을 지른다.

냉혹한 실창석은 테치테치 도망 다니는 자실장들에게도 용서 없다.
한 마리의 자실장이 가위로 다리를 잘려 지면에 넘어진다.

찌이갸아아아아아아아아!! 싫어싫어싫어싫어ㅡ
서걱 싫어ㅡㅡㅡㅡㅡㅡㅡ 용서해 주는 테칫 용서해주는 테에에

쓰러진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울어제낀다.
하지만 임무에 충실한 실창석은 그런 목숨구걸 따위 전혀 듣지 않는다.
기계 같은 익숙한 몸짓으로 넘어진 자의 몸에 가위를 댄다.

죽는 더 싫은 테에에에엥 도와주는 테에에에에엥  마마아아아아아아

버둥버둥 날뛰어도 잔혹한 칼날은 도망가게 놔두지 않는다.
사지를 잘려 달마가 된 마마에게 자실장이 도움을 구한다.

그만두는 데슷! 그만두는 데스우우웃!

애벌레처럼 몸부림치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마마가 외쳤다.
다음 순간, 자실장은 서걱 하고 몸이 두 개로 나뉘었다.

쥬베엣

상반신 A파츠만 남은 자실장은 그래도 살아있었다.

주..우…  욱 기 싫 은  테…  마마…

자실장은 손씨를 뻗어서 마마에게 다가가려고 엉금엉금 기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축 하고 힘이 다 빠졌다.
눈물에 젖은 눈 씨가 마지막까지 마마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달마 마마가 목이 메어 흐느낀다.

……데… 너 무 하 는 데에에에에에에에즈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 17 −−


그늘의 숲을 빠져 나와 밝은 강가를 바라본다.

강가에는 젊은 소방대원이 있었고, 그쪽을 향해서 실창대가 분충들을 쫓아내고 있다.

강 쪽으로 향해 오른손이 상류쪽이다.
억새덤불이 자라있긴 하지만, 그 앞은 바위가 노출된 낭떠러지가 되어있다.

동물이라면 휙 휙 올라갈 수 있을 테지만, 실장석의 운동 능력으로 지나갈 수 있는 지형은 아니라고 판단.
그러니 그쪽에는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하류쪽에는 아이들과 크리가 기다리고 있다.

자 그럼, 계획이 무너지지 않으면 좋겠군



−− 18 −−


앞에는 무기를 휘둘렀던 햣하ㅡ가 발광난무한다.
뒤에는 실창석이 가위를 서걱서걱 울리면서 다가온다.
위석에 깊이 각인된 종족적 공포에 둘러싸인 마을실장들은 얼어붙었다.


「으랏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용권처럼 손에 든 것을 휘두르면서 실장석의 무리에 닝겐이 덮쳐왔다.

압도적인 공포를 앞에 두고, 콜로니의 리더인 실장석은 손에 든 무기를 보고 용기를 짜냈다.


포… 포기하지 않는 데스 싸우는 데스
모두를 지키는 데스 닝겐을 해치우는 데스

나뭇가지 끝에 공사현장에서 주운 못을 묶은 원시적인 창이다.
이것은 작년 겨울, 마을을 습격한 오소리를 쫓아낸 무기였다.

고기를 차지하려 머리를 쳐 박은 오소리의 코 언저리를 창으로 때렸다.
그때처럼 급소에 날카로운 일격을 먹이면…

움직임이 느린 멍청이의 틈을 노려서 찔러주는 데스
허세에 가득 찬 큰 녀석은 아파 아파 당하면 꼴 보기 싫게 울면서 강한 와타시에게 꿇는 데스.
그러면 닝겐도 퍼런 것도 모두 무서워하면서 항복하는 데스
헌상품으로 스시와 스테이크와 콘페이토를 가져오게 해서 매일 주지육리…데…엣?!


「죽어라아아아아아 똥벌레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중간부터…
절망적 상황에서 발동된 행복회로가 그런 망상에 빠져있었다.

핫 하고 알아챘을 때에는 머리 위에 토비구치(소방용 갈고리)가 다가왔다.
리더인 실장석은 자랑거리인 창을 내질렀다.

하지만 사신의 낫처럼 휘둘러진 토비구치는 빈약한 막대기 채로 리더를 정수리부터 박살냈다.   
곰이라도 즉사할 듯한 무거운 일격이다.
뇌수를 뿌리고 머리 부분은 산산조각, 머리부터 아래쪽은 거의 이등분.
양쪽으로 찢어지듯이 몸이 털썩 쓰러졌다.
그 기세로 부서진 위석의 파편이 반짝반짝 하고 하늘을 날았다. 
냉엄한 실생에 있어서 긴 시간 봉인되었던 행복회로.
그 생의 마지막에 있었던 감미로운 환상에 처음으로 몸을 맡기고, 몸을 망쳤다.
산의 피가 진한 마을실장이라고 해도, 실장석은 실장석이었다.
이미 어떻게 굴러도 구함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망상에 빠진 채로 괴로워하지 않고 간 쪽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 19 −−


아무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 구제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강 기슭에서 꽤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 목소리는 킨야 카즈오 군이려나?
최근 도시에서 마을로 돌아와서 힘쓰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을 텐데.
마을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해준다니 최근에는 드문 호청년이다.

그런 건장한 청년들이 많이 돌아와주면 마을의 미래는 밝을 것이지만…

…그럼, 우리들도 아직 젊은 녀석들에게 지지 않도록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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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하던 리더를 문자 그대로 분쇄당한 마을실장들은 이번에야말로 제각각 흩어져 도망갔다.
이렇게 되면 인원이 부족하므로 대응이 힘들어진다.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소방단원들이 나무방망이로 마을실장을 흠씬 두들겨 팬다.
우당탕 쿠당탕 두들겨 맞은 마을실장은 웅크리고 데갸아데갸아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성인 남성에게 맞아 비명을 지를 수 있는 것 자체가, 아직 여유가 있다는 증거.

의욕이 떨어지는 그 외의 소방단원이 막아선 곳을 몇 마리인가가 잘 돌파했다. 
한 마리가 강의 바로 옆에 있는 숲에 뛰어들어갔다.
풀숲의 안에서 바스락바스락 판을 꺼낸다.
어디에서 주워왔는지는 모르지만, 소면 선물용 빈 상자였다.

「다행인 데스 이걸로 도망칠 수 있는 데스」

이런 물건이라도 실장석이 사용하면 비트판 정도로 도움이 된다.
원래 이 마을실장은 자신이 도망치기 위해 판을 꺼내든 것은 아니었다.

실장복의 안에 팔을 집어넣고는, 느릿느릿 무언가를 꺼낸다.
자실장이었다.

모친의 옷 안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지 모르지만, 들려오는 공포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판에 올리려고 했지만, 어미의 팔에 들러붙어 잘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여기에 타는 데슷 빨리 하는 데슷!」 

자실장은 불안한 시선으로 어미를 바라본다.

「마마는 어떻게 하는 데치? 이래서는 마마는 탈 수 없는 테치」

「마마는… 마마는 괜찮은 데스. 마마는 수영을 잘 하는 데스」

물론 거짓말이다.
수영한다기 보다 벌거숭이 두더지쥐의 강 건너기다

다만 이 개체는 리더의 여동생인 만큼, 다소는 산쪽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잠깐 물에 빠진다고 죽을 정도로 약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다.
만약 물에 빠져 죽어도 여울을 잘 타면 소생할 수 있다.
주변의 지형은 숙지하고 있다. 이 앞에는 여울이 몇 군데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추적자의 소리가 가까워진다.
자를 태운 믿음직스럽지 못한 배를 안고서 강에 뛰어든다.
허둥지둥 배를 흐름의 안쪽으로 밀고는 자신도 강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제대로 수영할 수 없는 몸이 부글부글하고 물 안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자의 비명이 들렸다.

마마아아아아ㅡㅡ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몸이 자유롭지 않다.
숨 쉬기 괴롭다.
하지만 참아라 참아야 한다.
여기서 죽으면 저 아이는 어떻게 되나

죽을 수 없는 데스 절대로 죽을 수 없는 데…


뭔가에 걸린 것을 느꼈다.
물에서 끌어올려진다.
숨이 쉬어진다. 


에? 데에데에……데? …


조금 작은 인간들이 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실창석 이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분충 게에에에엣ㅡㅡ♪」

강 하류에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아이가 무참하게 물에 빠져있던 그녀를 뜰채로 쑥 건져낸 것이다.
자 쪽은 벌레잡이망으로 잡혀, 부젓가락으로 찔리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테에에에엥 바로 잡혀버린 테찌이이이이이  마마아ㅡㅡ


데엑?! 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ㅡ!

세상 그렇게 쉽지 않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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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기슭의 섬멸전은 거의 끝난 모양이다.
실창대는 숨어있는 남은 적의 탐색을 하기 위해 흩어지고, 소방단은 메고 있는 펌프나 호스를 가지고 세팅하기 시작했다.

우리들도 예초기를 다시 기동시켜 덤불을 쳐낸다.

풀숲에서 자실장이 테치테치 나오거나, 츄벳 하고 육편이 되어 날아가거나 하며 꽤나 숨어있다.
자충은 거미의 아이를 흩뿌리듯이 도망가니까 말이지.

성체는 어설프지만 도망갈 능력은 있는 만큼, 돌아가서 강 기슭의 포위망에 붙잡힐 것이다.

제거한 풀숲을 실창대가 꼼꼼히 탐색했지만, 결국 한 마리도 나오지 않았다.




−− 22 −−


넝쿨 숲에서 사태를 어쩔 수 없이 보고 있던 감시역의 실장석은 당황해 하고 있었다.
실창석이 여기저기 어슬렁거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쪽에 와서 발견될지도 모른다.

넝쿨 숲이라는 것은 실장석이 인간으로부터 몸을 감추기에는 좋은 장소이다.

햇빛을 흡수하기 편하도록 옆으로 넓게 자란 넝쿨 잎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부터 실장석의 모습을 잘 숨겨준다.
하지만 같은 낮은 위치로부터 시선을 주는 실창석이라면 은닉효과가 줄어든다.

…어찌하면 좋은 데스우우

콜로니에 있어서 그녀의 입장은 처음부터 잡부에 심부름꾼이었다.
지혜, 지식, 기능, 판단력이나 결단력 어느 것 하나 존재하지 않는다.

딱 잘라 말하면 리더의 명령에 전혀 반항하지 않고 따르는 정도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절박한 때에 오는 행운만이 그녀를 성체에까지 도달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녀였지만, 이대로 여기에 있으면 일가 전멸이라는 것은 이해했다. 

테에에에 테츄우 츄ㅡ 레후ㅡ


발 아래에 들러붙는 귀여운 아이들. 이 아이들 만이라도 어떻게든 구해주고 싶다.

그녀는 가족이 살아남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 23 −−


강가의 소탕이 일단락되었으므로 둥지가 있는 숲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감시계와 실창석은 둥지에 숨은 실장석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확실히 감시했다.

둥지의 소탕은 풀을 태우기 위한 등유 버너를 사용해서 불 공격을 한다.

코로리 스프레이를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실장석에게 듣는 약제는 실창석에게도 약간 독성을 가지므로 공동작업을 할 때에는 별로 쓰지 않는다.
그리고 스프레이 가스에 첨가된 향이 실창석의 후각을 둔하게 만든다.

불 공격이라고 해도 잠자리로 쓰고 있던 마른 풀 등에 불을 붙일 뿐이다.
쾌적한 둥지일수록 잘 불탄다.
그 후는 산소결핍과 연기에 질식된 실장석이 구멍에서 도망친다.
혹시 입구와 다른 탈출구가 있다면 뿜어져 나오는 연기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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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서운 테찌이 테… 텟… 테에에에…음음음

울면 안 되는 데스 착한 아이니까 목소리를 내면 안 되는 데스

둥지 속에서 그 모녀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
밖에서 서거어어어억  서거어어어억 하는 무서운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실창석이 가위를 울리는 소리다.
실장석에게 있어 위석본능에 각인된 공포의 소리.
막 태어난 자실장이라도 죽음의 공포를 이해하고 떨기 시작한다.
연약한 구더기나 엄지라면 들은 것 만으로도 파킨사할 가능성이 높다.
참지 못하고 울어제끼려고 하는 자의 입을 친실장이 안아서 막는다.
이 구멍에 숨어있는 것을 알아차리면 안 된다고 필사적이었다.


뭐, 모녀 함께 빵콘이 멈추지 않으므로 후각이 발달한 실창석에게는 이미 들켰지만. 

인간과 실창석의 대부분이 강가의 소탕에 전념하고 있는 사이, 숲 안은 매우 한산했다.
그 시점에서 마을실장들이 연계해서 일제히 도망가려고 하면 많은 개체가 도망에 성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숲에 남은 실창석은 둥지에 몰아넣어진 실장석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있었다. 
바깥의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는 실장석들은 각자의 둥지에서 그저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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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홋데홋데홋 데햐아아아ㅡㅡ
테호테호테호 테지테휴우ㅡ 쥬에에에에엥

발 아래의 둥지에서 실장모녀의 비명이 들려온다.

참지 못하고 뛰쳐나온 어미를 때리고 실창석에게 포획시킨다.
슬금슬금 나온 자충도 실창석에게 명해서 확보한다.
어미만 확실히 처리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녀석들이지만 쓸 곳이 있다.

다음부터 구멍의 입구에 불을 붙인 자실장을 던져 넣으면 불이 빨리 붙는다.
슥슥 소탕이 진행되었다.



−− 26 −−


뜨거워뜨거워츄우우우우우우우우ㅡㅡㅡ!!
쟈아아아아아아?! 와타치가 불타는 테츄! 뜨거운 테쮸아아아아아아악ㅡㅡ!

실창석의 가위로 밀려진 자실장이 등유 버너로 등에 불이 붙여졌다.

활활 불타기 시작하면 부젓가락으로 휙 하고 둥지에 던져 넣는다.
기본적으로 지방을 포함한 짐승 털인 실장복은 잘 탄다.
불타오르는 덩어리가 된 자실장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안쪽으로 뛰쳐 들어간다.
누군가가 꺼주는 테찌이이이이이이이! 아무나 구해주는 테에에에에엥

이 둥지에는 듬뿍 마른 풀이 쌓여있었다.

주인인 애정 깊은 어미실장은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따끈따끈 잠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독신남성의 밤낮으로 펴진 이부자리처럼 습기가 침투하지 못하게, 맑은 날에는 강가에서 잘 말린 새로운 마른 풀을 가져와서 교환했다.
그런 쾌적하고 따뜻한 가족의 주거지에 불덩어리 자실장이 뛰쳐들어왔다.

데쟈아아아아아아ㅡㅡ!! 와타시의 집이 타는 데슷 여기에서 꺼지라는 데스으으으읏

둥지의 주인은 난입해 온 옆집 자를 때려서 나가게 하려고 했지만 실장석에게 있어서 타오르는 불은 공포 그 자체.

화상을 두려워하여 망설이고 있는 동안에 마른 풀 이불이 여기저기 붉게 변한다. 



츄아아아아아아악! 도와줘테찌익! 도와주는 테찌아아악 아줌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갸아아아아아ㅡㅡ!
이쪽으로 오지 마는 데스으으읏! 빨리 밖으로 나가라는 데스ㅡㅡㅡ읏

공포에 빠진 둥지의 주인은 불덩어리 자실장을 툭 하고 날렸다.

튕겨나간 자실장은 팽이처럼 데굴데굴 굴러 마른 풀 더미에 머리부터 쳐박았다.
그 결과는 말 할 것도 없으려나

찌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ㅡㅡㅡㅡ!!!!!!

단말마의 외침과 동시에 주위가 울긋불긋 밝아진다.

데에에에에엣! 무슨 일인 데스ㅡㅡㅡ읏!
이제 끝장인 데스우우우우우웃!!
테햐아아아아아아아!
집이 뜨거뜨거가 되어버버린 테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ㅡㅡㅡ!!!



−− 25 −−



한바탕 실창석이 체크한 둥지는 전부 확인했으므로, 소방단과 작업을 교대한다.

그들에게는 산불방지용의 펌프를 사용해서 강에서 호스로 물을 끌어오게 했다.

만일 불을 붙였던 둥지를 그대로 둔 채 돌아가면 산불이 날 위험이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진화는 꼼꼼히 해둔다.
그 후에 빈 둥지에도 대량의 물을 집어넣었다.
이걸로 안쪽의 보존식 등 모아둔 것이 있어도 전부 쓸모 없게 될 것이다.

이 물 주입 작업에 의해 구멍에서 자실장이 몇 마리 뛰쳐나왔다.
젖은 쥐…가 아닌 젖은 자충들은 이미 써먹을 곳이 없으므로 처리한다.
빈 캔이 박혀있는 화장실 구멍에 시체를 집어넣고 임무완료.
붙잡은 성체를 끌고 숲을 나서기로 한다.   



−− 26 −−


감시역이었던 실장석은 드디어 각오를 했다.

아이들을 여기에 남기고, 스스로 미끼가 되어 적의 눈을 분산시킨다.

하지만 자신이 적의 눈을 분산시켜도 여기에 숨어있는 아이들이 적에게 발견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그녀는 과거의 경험을 살리기로 했다.
언젠가 그림자에서 운치를 뿌직뿌직 싸고 있던 자신에게 인간은 공격하지 않았다.
그러니 숨어있는 동안 쭉 운치를 하고 있으면 적에게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아이들을 바위의 틈에 밀어 넣고는「여기서 운치싸는 데스. 마마가 돌아올 때까지 쭉 쭉 운치하라는 데스」라고 말했다.

착한 자실장들은 팬티를 내리고 끙끙 운치를 시작했다.
뇌가 딸리는 저실장도 함께 뿌직뿌직 운치를 시작했다.
이유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싸는 것은 빵콘을 참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
공포를 잊어버리려는 듯이 눈을 감고 전 신경을 그저 배변에 집중했다.

푸득푸득 하고 배변하고 있는 동안에 쾌락중추를 자극된 자실장들은 스트레스가 감소되어 서서히 침착해졌다.
새파래졌던 안색도 조금 좋아졌다.

아이들이 운치를 시작한 것을 보고 친실장은 마음 속에서 사랑하는 자신의 자에게 작별을 고했다. 

와타시는 오마에들의 마마가 되어서 행복했던 데스.
그러니까 살아서… 반드시 살아서 행복해지라는 데스우
그때의 와타시와 다르게 혼자가 아닌 데스
자매끼리 도우면서 확실히 살아남으라는 데스… 

마음을 굳게 먹은 그녀는 숨어있던 넝쿨에서 튀어나왔다.

똥 닌 겐 느 림 보 ㅡ ㅡ
얼 간 이 퍼 렁 벌 레 멍 청 한 벌 레 ㅡ ㅡ
엉 덩 이 팡 팡 데 스 ㅡ ㅡ 데퍄퍄퍄퍄퍄퍄


강가에 있는 인간과 실창석을 향해, 그녀는 가능한 한 목소리를 크게 내어 욕을 했다.

그 후는 추적자를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분산시켜서 아이들로부터 멀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안녕인 데스… 와타시의 귀여운 자들…… 










넝쿨로부터 그녀가 튀어나온 그 때, 소방펌프를 시동시킨 엔진음이 주위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욕은 엔진의 폭음에 묻혀 사라졌다.
주위의 신경도 펌프가 설치된 강 기슭에 향했다. 

그 때문에, 산쪽을 향해서 허둥지둥 달려가는 실장석을 알아챈 자는 없었다.

더군다나 숲 안에는 둥지를 불로 공격할 때의 연기가 가득해 있었다.

원래 어두운 숲 안쪽, 있지도 않은 추적자를 끌고 가려고 산으로 향하는 그녀를 본 자는 없었다. 

절박할 때의 강운, 그것이 그녀가 타고난 운명이다…




−− 27 −−



숲의 바로 바깥에 쥰과 크리, 그리고 마을의 아이들이 넝쿨 숲을 어슬렁거렸다.

말을 들어봤을 때 이 근처에서 크리에게 처음으로 돌을 던졌다는 듯 하다.

암벽에 들러붙은 덩굴은 예초기로 제거하기 힘들다.
돌을 깎으면 블레이드가 상한다.
비닐 끈의 어태치먼트로 교환하면 되지만, 이번에는 준비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런 장소는 실장대에 자신의 가위로 자르면서 탐색하라고 명해두었다.   


그러자 마치 계산한 듯이 「어, 으엑…똥자충 발겨어어언」하고 가까이에서 싫은 듯한 목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무언가를 발견한 모양이다.
보러 가보니 바위의 틈에 자실장 3마리와 구더기가 있었다.


자충들은 흥 흥 하고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면서 똥싸는 자세로 힘을 주고 있었다.

구더기도 눈을 감고 레훗 레훗 하고 복근운동하는 듯이 움직여 필사적으로 몸을 뒤틀고 있다.

좁은 공간에 싸지른 자신의 똥으로 똥범벅이 되어있다.
?…뭘 하는 거지 이 녀석들…

생각해보면 이것도 인간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확실히 유효한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일이 손을 집어넣어서 잡을 필요도 없다.
구제도 대충 끝났으니, 코로리 스프레이를 뿌려서 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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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에엥   테에에에에~엥  여기에서 내보내주는테에에에엥

테승, 테승… 도와주는테에에

부탁드리는테츄ㅡㅡ  마마에게 아픈 거 하지 마는 테츄ㅡㅡ웅

도와주는테에에에엥 집에 돌려보내주는테에에엥

무서운테치ㅡ 어디인테치ㅡ  마마아ㅡㅡ 어디一一


……데에에… 뎃스우우우우……


인간에게 붙잡힌 자실장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강에 뛰어들어 도망치려고 했던 실장석은 기진맥진하여 축 늘어져있었다.

닝겐의 아이에게 모녀 모두 망으로 포획된 뒤, 잔뜩 날뛰어서 탈주하려고 하였지만 손도 발도 쓰지 못했다. 

이를 드러내고 쟈아ㅡ쟈아ㅡ 위협한 입에 장화킥을 먹여서 닥치게 되었다.
기절해 있는 동안에 동료들이 있는 곳에 끌려왔다.
모두 두들겨 맞아서 상처투성이, 옷을 빼앗겨서 나체가 되어있었다.
주위를 둘러싼 실창석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와타시들은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지……

쓸데없는 짓인 줄 알지만 가까이에 있는 실창석에게 물어보았다.
무뚝뚝하게 돌아온 대답은 의외의 것이었다.

주인님의 밭에서 도움이 되는 보쿠.
추워지면 비닐 하우스에서 따끈따끈하게 해주는 보쿠.
확실히 일하게 하는 보쿠.


…아무래도 와타시들은 닝겐의 노예가 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제대로 일을 하면 겨울을 넘기게 해주는 듯 하다.

와타시들은 마을의 멍청이들과는 몸 자체가 틀리다.
지금까지도 닝겐에게 기대지 않고 쭉 잘 해왔다.
밭일 같은 것도 잘 할 수 있다.
써먹을 수 있는 노예라면 죽임 당하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희망은 있다.
살아있기만 하면…… 언젠가…



−− 29 −−



실장피해대책위원의 임원들과 함께 이후의 일을 논의하고 있으니, 실창석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해왔다.
보러 가니 강가의 모래밭에 고구마가 심어져 있었다.

땅을 파고 두렁 같은 것을 만들었다.
아무래도 여기의 마을실장은 원시적인 농경기술을 익히고 있는 듯 하다.
고구마라면 척박한 땅에서도 재배할 수 있고, 고구마줄기는 먹을 수 있다.
비옥하지 않은 모래땅 쪽이 맛있는 고구마가 나올 정도다.
혹시나 해서 파보았더니 제대로 된 고구마가 달려있었다.

모처럼이니까 아이들에게 고구마 캐기를 하게 해줬다.

별로 할 일이 없어서 불만인 듯 했던 아이들이었지만, 마지막에 좋은 선물이 되어서 기쁜 듯 했다.  


강가에는 손이 빈 녀석들이 잡아온 마을실장을 구분해서 마을로 데려갈 준비를 했다.

성체는 옷을 빼앗고는 비닐 로프로 염주묶기를 하여, 수확한 고구마를 들려주고 걷게 한다.
줄의 끝에는 손발을 실창석에게 잘린 달마가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누군가가 했는지 정중한 귀갑묶기가 된 본레스햄을 끌고 가는 걸로도 보인다.   

아이들이 망으로 잡은 자실장은 수가 적으므로 양동이에 넣어서 그대로 가져간다.
작은 자충을 끈으로 묶거나, 옷을 벗기는 것은 귀찮다.

장마가 걷히는 초여름의 실장구제와 다르게, 가을의 실장구제에서는 별로 생포를 하지 않는다.

초여름의 실장구제 때에는 실장석을 가능하면 생포한다.
여름 전부터라면 이런 저런 쓸모가 있다.

그냥 농노로 쓰는 것 뿐이 아니라, 전기 케이블용 발전기에 쓰는 실장엔진의 구동석, 동물 방지 허수아비의 내용물, 방충용 모기잡이 실장, 등등.
하지만 이미 작물의 수확을 거의 끝낸 지금이라면 별로 쓸모가 없다.

비닐 하우스를 데우는 연료석으로써도,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직 좀 더 후의 일이다.
너무 많이 잡아도 쓸데없는 먹이를 먹이게 될 뿐이므로 취급이 곤란하다.


하지만 수년 전 까지라면 실장구제에 일부러 실장석을 생포하던가 하는 것은 하지 않았다. 
예외 없이 전부 때려죽였다.

그것이 효율이 높은 실장농업용품이 차례차례로 개발, 실용화되어 사정이 바뀌었다.  

못써먹는 것의 대명사, 꿈틀거리는 산업폐기물이었던 실장석은 지금은 일본의 농업을 책임지는 훌륭한 초석으로써 평가되고 있다.

봄 피안으로부터 가을 피안의 먹지 못하는 실장석을 보이는 대로 박살, 가을축제에는 맛있는 실장석은 발견한 자가 잡아 먹는다.

이것이 상식이었는데, 요 몇 년 만에 너무 시대가 변해버렸다고 생각한다.



−− 에필로그 −−


가을의 저녁은 빨리 찾아온다. 태양이 서쪽 산에 도달할 쯤에는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인기척이 없어진 강가에는 죽음의 냄새를 맡은 까마귀들이 바로 몰려들었다.
죽은 고기를 먹어 치우고 창자를 뺏고 빼앗기면서 까악까악 시끄럽다.
감시역이었던 실장석도 산에서 슬쩍 내려왔다.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는 까마귀를 신경 쓰면서 살금살금 넝쿨 숲으로 향했다.


아이들을 숨긴 바위 틈을 들여다본다.

아이들은 거기에 있었다.
운치에 잠겨서 죽어있었다.
번뜩 하고 눈을 크게 뜨고, 피를 토하며 죽어있었다.


왜인지 잘 도망쳐버렸던 그녀는 후회했다…

무슨 일인 데스우…
분명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죽어버린 데스우
계속 계속 운치 싸라고 했던 것이 문제였던 데스우우우웅
이렇게 될 거라면 함께 도망쳤으면 되었던 데스우우우우

어찌 됐건…뭐, 그녀는 후회했다…


푹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였지만, 이윽고 터벅터벅 하고 둥지가 있는 숲 쪽으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데스ㅡㅡ 대답하라는 데스ㅡㅡ

살아남은 동료가 있는지 끈기 있게 외쳤다.

대답은 없었다.

둥지는 여기저기 불타고, 물에 잠겨 있었다.

움푹 파이고, 밟혀 죽은 자실장의 시체가 화장실 구멍에 접혀져서 던져져 있었다.

…끔찍한… 데스 너무하는 데스우우우우

그녀가 포기하려고 한 그때였다.


츄… 우  우


어딘가에서 자실장의 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향했다.
멀지는 않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린 주변을 돌아본다.
가운데 수풀에 파묻힌 썩은 나무의 구멍에서 자실장이 얼굴을 보이게 하고 있었다.

테츙   테츙   테츄우우우우웅 

이쪽을 발견한 자실장이 기쁜 듯이 울었다.
아장아장 구멍에서 나와 울며 달려온다.

희망을 발견한 어린 눈동자가 그저 그녀만을 바라본다.

그때, 그녀는 자신을 주워 키워준 어미를 생각해내었다.
콘페이토의 추억 하나 없고, 놀 틈도 없는 자실장시대였다.

도토리의 껍데기 까기, 굴 파기, 흙 옮기기, 눈 파기, 운치 청소, 자실장에게는 엄하고 힘든 일이 맡겨졌다.
맛 없고 적은 밥의 몫을 원망도 했다.


하지만 고아였던 자신을 위험한 외적으로부터 몸을 던져 지키고, 제대로 키워준 어미였다.
그 덕분에 이렇게 성체가 되어, 자를 낳을 수 있게까지 된 것이다.


이 자를 나의 자로 하는 데스.
어른이 될 때까지 소중히 키우는 데스.
이제부터 와타시가 마을의 어른이 되는 데스.
또 여기를 모두가 웃는 평화로운 마을로 하는 데스.


작은 눈동자의 빛남에 그녀도 또한 살아갈 희망을 발견했다.(크게 자신의 역량을 알아내지 못한 꿈 같은 이야기이긴 했지만)
그녀는 아장아장 눈 앞까지 다가온 자실장을 안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 재빠른 그림자가 휙 하고 눈 앞을 지나갔다.


테에에ㅡㅡ엣?!

데베에에에엣!?

갈색 그림자에게 납치된 자실장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팔이 허공을 가르고, 발버둥을 치며 휙 뒤집힌다.

지면에 납작 엎드린 채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가는 갈색의 생물이 자실장을 물고 있었다.
족제비였다.
죽음의 냄새를 맡고 다가온 생물은 까마귀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쫓아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기민한 족제비는 자실장을 문 채로 넘어진 나무나 풀숲을 휙 휙 하고 뛰어넘어, 순식간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챠아아아아아ㅡㅡ  쵸와아아아아아ㅡㅡㅡ 츄에에에에에ㅡㅡㅡ…


도움을 구하며 울부짖는 자실장의 비통한 비명도 금새 들리지 않게 되었다.
작은 희망의 등불은 일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잠시 멍 하니 서있던 그녀였지만, 풀썩 무너지듯이 쓰러졌다. 

오………오로로로로오오오오~~~옹 오로로ㅡㅡ옹  오  로  오 오 오 오 오 오 오 로오 오 오 오 ~ ~ 옹


날이 저물고, 시커먼 어둠이 된 숲에 오열의 목소리가 울렸다.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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